제1장

삶의 수많은 진실들은 소설이라는 방식으로 표현할 필요가 있다.
그렇다면 소설의 방식으로 이를 표현하기로 하자. 어떤 진실한 삶의 모습은 허구라는 교량을 통해서만 비로소 확실한 경지에 도달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한 가지 사건이 발생했다면 이는 소설 속의 사건이기도 하고 삶속의 사건이기도 하다. 혹자는 삶이 인민을 위해 복무하라 라는 소설 속의 사건을 재현하고 있다고 말하기도 한다.
- P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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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민가의 삶을 들여다본어느 아웃사이더의 하루

7시 30분, 코카인 소굴에서 나는 잠이 깨었다. 로버트 테일러 홈스2301번지 아파트 건물에 있는 1603 호였다. 이 1603호는 아주 높아서꼭대기‘ 라고 불렸다. 보통 우리가 보는 빌딩들의 꼭대기층보다 훨씬 더높았다.
- P13

한번은 제이티가 사회학자들이 갱단과 도심의 빈곤 문제를 어떻게 보는지 물었다. 나는 일부 사회학자들은 ‘빈곤 문화‘를 인정한다고 말해주었다. 즉, 가난한 흑인은 다른 인종 집단만큼 직업을 갖는 것을 높이 평가하지 않기 때문에 일하지 않으며, 이런 태도가 세대에 걸쳐 전해 진다는 것이었다.
"그럼, 넌 내가 직업에 자부심을 갖길 바라는 거야? 최저 임금만 받으면서? 너야말로 직업에 대해 별로 생각 안 해본 것 같은데." 제이티의어조는 변명을 한다기보다는 진심인 듯했다. 사실 제이티의 대답은 일부 사회학자들이 ‘빈곤 문화‘라는 관점에 치우쳐 있다는 비판을 그대로반영하고 있었다.
- P49

언젠가는 메이 부인에게 음식 값으로 얼마를 주려고 했다. "젊은이, 다신 그러지 마우" 메이 부인은 내 쪽으로 지폐를 도로 밀어내며 꾸짖었다. "자네, 우리 얘기 좀 들어보게, 우리가 가난할지 몰라도 여기 오면 우리를 불쌍히 여기지 말게. 우리를 더 관대하게 봐주지 말란 소리네. 그리고 우리에게, 자네가 자네 자신에게 적용하는 것보다 더 낮은 기준을 적용하지 말게나"
- P68

폭력을 목격한 적이 없었던 나는 혼자 폭력이 존재하지 않는다고 다소 확신하고 있었던 것이다. 이 순간, 나는 제이티가 휘두르는 권력의 어두운 이면, 훨씬 더 거친 면을 본 것이었다.
몇 주 후에는 더 많은 폭력, 어쩌면 훨씬 더 치명적인 사건을 목격하게 될 수도 있었다. 여전히 나는 제이티의 갱단을 가까이에서 관찰할 수있다는 기대에 부풀어 있었지만 왠지 수치심이 느껴졌다. 나는 단지 사심없이 객관적인 사회학 관찰자일 뿐이라는 내 확신이 잘못되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누군가 부당하게 얻어맞고 있는 동안 나는 정말로 그저 서 있기만 했어야 했을까? 다른 학자들이 알려고 하지 않는 어두운 문화, 즉 폭력 세계에 가까이 접근하려는 내 욕망이 한없이 부끄러웠다. - P9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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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민가의 삶을 들여다본어느 아웃사이더의 하루

7시 30분, 코카인 소굴에서 나는 잠이 깨었다. 로버트 테일러 홈스2301번지 아파트 건물에 있는 1603호였다. 이 1603호는 아주 높아서 ‘꼭대기‘ 라고 불렸다. 보통 우리가 보는 빌딩들의 꼭대기층보다 훨씬 더높았다.
- P13

한번은 제이티가 사회학자들이 갱단과 도심의 빈곤 문제를 어떻게 보는지 물었다. 나는 일부 사회학자들은 ‘빈곤 문화‘를 인정한다고 말해주었다. 즉, 가난한 흑인은 다른 인종 집단만큼 직업을 갖는 것을 높이 평가하지 않기 때문에 일하지 않으며, 이런 태도가 세대에 걸쳐 전해 진다는 것이었다.
"그럼, 넌 내가 직업에 자부심을 갖길 바라는 거야? 최저 임금만 받으면서? 너야말로 직업에 대해 별로 생각 안 해본 것 같은데." 제이티의 어조는 변명을 한다기보다는 진심인 듯했다. 사실 제이티의 대답은 일부 사회학자들이 ‘빈곤문화‘라는 관점에 치우쳐있다는 비판을 그대로 반영하고 있었다.
- P49

 언젠가 메이 부인에게 음식 값으로얼마를 주려고 했다. "젊은이, 다신 그러지 마우. 메이 부인은 내 쪽으로 지폐를 도로 밀어내며 꾸짖었다. "자네, 우리 얘기 좀 들어보게. 우리가 가난할지 몰라도 여기 오면 우리를 불쌍히 여기지 말게. 우리를 더 관대하게 봐주지 말란 소리네. 그리고 우리에게, 자네가 자네 자신에게 적용하는 것보다 더 낮은 기준을 적용하지 말게나."
- P68

 폭력을 목격한 적이 없었던 나는 혼자 폭력이 존재하지 않는다고 다소 확신하고 있었던 것이다. 이 순간, 나는 제이티가 휘두르는 권력의 어두운 이면, 훨씬 더 거친 면을 본 것이었다.
몇 주 후에는 더 많은 폭력, 어쩌면 훨씬 더 치명적인 사건을 목격하게 될 수도 있었다. 여전히 나는 제이티의 갱단을 가까이에서 관찰할 수있다는 기대에 부풀어 있었지만 왠지 수치심이 느껴졌다. 나는 단지 사심 없이 객관적인 사회학 관찰자일 뿐이라는 내 확신이 잘못되었다는생각이 들었다. 누군가 부당하게 얻어맞고 있는 동안 나는 정말로 그저서 있기만 했어야 했을까? 다른 학자들이 알려고 하지 않는 어두운 문화, 즉 폭력 세계에 가까이 접근하려는 내 욕망이 한없이 부끄러웠다.
- P9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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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누구나 특정한 사회적 정체성을 지닌 사람으로서 자신을 둘러싼 환경을 이해한다. 나는 누군가의 아들이거나 딸, 또는 사촌이거나 삼촌이다. 나는 이 도시나 저 도시의 시민이며, 이 조합 아니면 저 조합의 회원이다. 나는 이 친족, 저 부족, 이 나라에 속한다. 따라서 내게 이로운것은 그러한 역할과 관련된 사람들에게도 이로워야 한다. 이처럼 나는내 가족, 내 도시, 내 부족, 내 나라의 과거에서 다양한 빚, 유산, 적절한기대와 의무를 물려받는다. 이는 내 삶에서 기정사실이며 도덕의 출발점이다. 또한 내 삶에 도덕적 특수성을 부여하는 것이기도 하다. 
...

자아를 서사적으로 보는 관점과 명확히 대조되는 입장이다. 내 삶의이야기는 언제나 내 정체성이 형성된 공동체의 이야기에 속하기 때문이다. 나는 과거를 안고 태어나는데, 개인주의자처럼 나를 과거와 분리하려는 시도는 내가 맺은 현재의 관계를 변형하려는 시도다. - 알래스데어 매킨타이어「덕의 상실」
- P311

 자연적 의무와 달리 연대 의무는 보편적이지 않고 특수하다. 그 의무에는 우리가 떠안아야 할 도덕적 책임이있다. 이 책임은 상대를 이성적 존재가 아닌, 역사를 공유하는 존재로 인식한다. 그러나 자발적 의무와 달리, 합의에 좌우되지는 않는다. 이 책임에 담긴 도덕의 무게는 소속된 자아라는 도덕적 고민에서, 그리고 내 삶의 이야기는 다른 사람의 이야기와 연관된다는 인식에서 나온다.
- P314

연대와 소속 의무는 내부만이 아니라외부로도 향한다. 내가 사는 특정 공동체에서 나오는 특별한 의무 가운데 일부는 같은 공동체 사람에 대한 의무다. 그러나 나머지는 내공동체가 역사적으로 도덕적 책임을 져야 하는 사람들에 대한 의무다. 이를테면 독일인이 유대인과의 관계에서, 미국 백인이 미국 흑인과의 관계에서 부담해야 하는 책임이다. 역사적 부당 행위에 대한 집단적 사죄와 보상은 연대 의식이 내 공동체가 아닌 다른 공동체에도도덕적 책임을 지게 하는 좋은 예다. 내 나라가 저지른 과거의 잘못을 보상하는 일은 내 나라에 충성을 맹세하는 한 방법이다.
- P326

여기까지 오는 동안 우리는 정의를 이해하는 세 가지 방식을 탐색했다. 어떤 이는 정의란 공리나 행복 극대화, 즉 최대 다수의 최대 행복을 추구하는 것이라고 말한다. 또 어떤 이는 정의란 선택의 자유를존중하는 것이라고 말한다. 그 선택은 자유시장에서 사람들이 실제로 행하는 선택일 수도 있고(자유지상주의의 견해), 원초적으로 평등한위치에서 ‘행할 법한 가상적 선택일 수도 있다(자유주의적 평등주의의견해), 마지막으로 어떤 이는 정의란 미덕을 키우고 공동선을 고민하는 것이라 말한다.
공리주의적 이해 방식은 두 가지 단점이 있다. 첫째는 정의와 권리를 원칙이 아닌 계산의 문제로 만든다는 점이고, 둘째는 인간 행위의가치를 하나의 도량형으로 환산해 획일화하면서 그것들의 질적 차이를 무시한다는 점이다.
자유에 기초한 이론들은 첫 번째 문제를 해결하지만 두 번째 문제를 해결하지 못한다. 자유 이론은 권리를 진지하게 다루고, 정의는단순한 계산 이상이라고 주장한다. 자유에 기초한 이론들 사이에서도 어떤 권리가 공리주의에서 생각하는 것보다 중시되어야 하는가를 놓고 의견이 분분하지만, 근본 권리로 존중받아야 한다는 데 의견일치를 보이는 것도 있다. 그러나 이 이론들은 존중받을 권리를 가려내기 전에, 사람들의 기호를 있는 그대로 인정한다. 그러면서 우리가공적 삶에서 드러내는 취향과 욕구에 의문을 품으라고 요구하지 않는다. 이 이론에 따르면, 우리가 추구하는 목적의 도덕적 가치, 우리삶의 의미와 중요성, 우리 모두가 공유하는 삶의 특성과 질은 하나같이 정의의 영역을 벗어난다.
...
정의에는 어쩔 수 없이 판단이 끼어든다. 정의는 올바른 분배만의 문제는 아니다. 올바른 가치 측정의 문제이기도 하다. - P360

도덕에 개입하는 정치는 회피하는 정치보다 시민의 사기 진작에 더 도움이 된다. 더불어 정의로운 사회 건설에 더 희망찬 기반을 제공한다.
- P37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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뼈대,
뼈대가 몸 안에 있는 것이 나을까, 거죽에 있는 것이 나을까?
뼈대가 몸 거죽에 있으면 외부의 위험을 막는 껍질의 형태를 띤다. 살은 외부의 위험으로부터 보호를 받으면서 물렁물렁해지고 거의 액체상태에 가까워진다. 그래서 그 껍데기를 뚫고 어떤 뾰족한 것이 들어오게 되면, 그 피해가 돌이킬 수 없을 만큼 치명적이다.
뼈대가 몸 안에 있으면 가늘고 단단한 막대 모양을 띤다. 꿈틀거리는살이 밖의 모든 위험에 노출되어 있다. 상처가 수없이 많이 생기고 그칠 날이 없다. 그러나 바로 밖으로 드러난 이 약점이 근육을 단단하게만들고 섬유의 저항력을 키워 준다. 살이 진화하는 것이다.
내가 만난 사람들 가운데는 출중한 지력으로 지적인 갑각을 만들어 뒤집어쓰고 다른 생각을 가진 사람들의 공격으로부터 자기를 지키는 사람들이 있었다. 그들은 보통 사람들보다 훨씬 견고해 보였다. 그들은 〈웃기고 있네>라고 말하면서 모든 것을 비웃었다. 그러나 어떤 상반된 견해가 그들의 단단한 껍질을 비집고 들어갔을 때, 그 타격은 이루 말할 수 없었다.
또 내가 만난 사람들 가운데는 아주 사소한 이견, 아주 사소한 부조화에도 고통을 받는 사람들이 있었다. 그러나 그들의 정신은 열려 있었기 때문에 그들은 모든 것에 민감했고 어떠한 공격에서도 배우는 바가 있었다.
- P354

신은 지구라는 행성을 어떤 실험을 하기위해 이용하고 있는것처럼 보인다. 신은 어느 쪽이 더 빨리 가는가를 보려고 완전히 상반된 철학을 가진 두 종을 의식의 경주 위에 던져 놓았다.
그 경주의 목표는ㅊ아마도 지구적인 집단의식에 도달하는 것일 게다.
즉, 그 종의 모든 뇌를 융합시키는 것이다. 그것이 내가 보기에는 의식의 경주가 나아가게 될 다음 단계이고 복잡성을 지향하는 진화의다음 수준이다.
그러나 선두에 선 두 종은 비슷한 발전 경로를 걸어왔다.
- 지능을 발달시키기 위해 인간은 괴물 같은 느낌이 들 정도로 뇌의크기를 부풀렸다. 장밋빛이 도는 커다란 꽃양배추 같다.
똑같은 결과를 얻기 위해서 개미들은 수천 개의 작은 뇌를 아주미묘한 의사소통 체계로 결합하는 방법을 선택했다.
개미들의 양배추 가루 더미와 인간의 꽃양배추는 절대적인 의미에서보면 재료나 지능 면에서 동등하다. 경쟁은 막상막하이다.
그러나 지능을 가진 두 생명이 나란히 달리지 않고 협력한다면 어떤일이 벌어질까?
- P437

새 여왕개미는 다소곳이 머리를 조아리고 자기 더듬이를 어머니 이마에 갖다 댄다. 그러고는 아주 오랫동안 꼼짝하지 않는다. 길고 긴 완전 소통에 몰입해 있는 듯하다.
- P4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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