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의 존재가 본질적으로 일회적이라는 사실을 염두에 두고있는 로고테라피는 염세적인 것이 아니라 오히려 적극적인 것이다. 이것을 비유를 들어 설명해 보자. 염세주의자는 매일같이 벽에 걸린 달력을 찢어내면서 날이 갈수록 그것이 얇아지는 것을 두려움과 슬픔으로 바라보는 사람과 비슷하다. 반면에 삶의 문제에적극적으로 대처하는 사람은 떼어낸 달력의 뒷장에다 중요한 일과를 적어 놓은 다음 그것을 순서대로 깔끔하게 차곡차곡 쌓아 놓는 사람과 같다. - P199

자살에 실패한지 몇 주일 후에, 몇 달 후에, 그리고 몇 년 후에, 그들은 이렇게 회고했다. 당시에도 자기에게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이 있었고, 의문에 대한 해답이 있었으며, 삶에 의미가 있었다는 것을.
"비록 사정이 좋아질 확률이 천 분의 일이라고 할지라도."
나는 말을 이었다.
"그런 일이 당신에게 어느 날 조만간 일어나지 않으리라는 보장이 어디 있습니까? 우선은 그런 일이 일어나는 날이 있는지 알아보기 위해 살아야 하고, 그런 날이 밝아오는 것을 보기 위해살아남아야 합니다. 그리고 지금부터는 살아남아야 할 책임감이 당신을 그냥 내버려 두지는 않을 겁니다."
- P226

 이런 삶의 일회성이야말로 우리에게 삶의 각 순간들을 최대한 활용해서 살아야 한다는 사실을 일깨워 주는 것이 아닐까? 그것은 분명 그렇다. 따라서 나는 이렇게 권한다.
"두번째 인생을 사는 것처럼 살아라. 그리고 당신이 지금 막하려고 하는 행동이 첫번째 인생에서 그릇되게 했던 바로 그 행동이라고 생각하라."
- P237

 왜냐하면 이 세상은 지금 아주 좋지 않은 상태에 있고,
우리 각자가 최선을 다 하지 않으면 모든 것이 더욱 더 나빠질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니 이제 경계심을 갖자. 두 가지 측면에서의 경계심을.
아우슈비츠 이후로 우리는 인간이 무엇을 할 수 있는지 알게되었다.
그리고 히로시마 이후로 우리는 무엇이 위험한지를 알게 되었다.
- P2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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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문
우리 삶의 모든 것은지리에서 시작되었다!


블라디미르 푸틴은 스스로를 일컬어 러시아 정교회의 열렬한 후원자이면서 신심이 깊은 사람이라고 말한다. 이 말이 사실이라면 그는 매일 밤 잠들기 전, 신에게 이렇게 물을지도 모른다.
"신이시어, 어찌하여 우크라이나에 산맥을 펼쳐두지 않으셨나이까?"
만약 신이 우크라이나에 산악지대를 펼쳐두었다면 건너편 세력들이 북유럽평원 North European Plain 이라는 드넓은 평지를 넘어 그처럼 꾸준히 러시아 땅을 침략하고픈 유혹을 느낄 일도 없었을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는 푸틴이라도 달리 선택할 게 없다. 서쪽으로 펼쳐진 평지를 관리하는 정도밖에는. - P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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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렇게 심한 정신적 압박을, 그렇게 오랜 시간 동안 받았던 사람에게는 자유를 얻은 후에도 그전과 똑같은 위험요소가 도사리고 있다는 사실을 빈드시 일아아한다. 특히 그런 정신적 억압상태에서 갑자기 벗어난 경우에는 더욱 그렇다.
이런 위험은 정신위생학적인 의미에서 일종의 잠수병과 같은것이라 할 수 있다. 물 속의 잠함에서 일히던 잠수부가 엄칭난 압력을 받고 있다가 갑자기 밖으로 나올 때 가장 위험한 것처럼 엄청난 정신적 억압을 받다가 갑자기 풀려난 사람은 도덕적, 정신적건강에 손상을 입을 위험이 크다.
이런 심리적 단계에서 원색적인 기질을 지닌 사람들이 수용소에서 자신을 둘러싸고 있던 야만성의 영향에서 쉽게 빠져 나오지 못하는 것을 관칠할 수 있다. 그들은 이제 사유의 몸이 되었으니 이 자유를 마치 특허를 받은 것처럼 잔인하게 사용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변한 것이 있다면 그것은 그들이 이제는 억압을 받는 쪽이 아니라 억압을 하는 쪽이 되었다는 것뿐이다. 그들은 이제 폭력과 불의의 대상이 아니라 그것을 자행하는 가해자가 된다.
- P157

로고테라피는 환자의 미래에 초점을 맞춘다. 말하자면 미래에 환자가 이루어야 할 과제가 갖고 있는 의미에 초점을 맞춘다는말이다. 동시에 로고테라피는 정신질환을 일으키는 데 아주 커다.
란 역할을 하는 악순환 형성vicious-circle formation과 송환기재feedbackmechanism 를 약화시킨다. 그렇게 해서 정신질환 환자에게 전형적인자기집중증상이 발생하고 심화되는 것을 막는다.
•••••
로고테라피 이론에서는 인간이 자신의 삶에서 어떤 의미를 찾고자 하는 노력을 인간의 원초적 동력으로 보고 있다. 내가 로고테라피를 프로이트 학파가 중점을 두고 있는 쾌락의 원칙이나, 아드리안 학파에서 ‘우월하려는욕구‘로 불리는 권력에의 추구와 대비시켜 ‘의미를 찾고자 하는의지‘ 라고 부르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 P167

의미를 찾으려는 인간의 의지도 좌절을 당할 수 있다. 이것을 로고테라피에서는 ‘실존적 좌절‘ 이라고 한다. 여기서 ‘실존적‘ 이라는 단어는 다음의 세 가지 의미로 쓰일 수 있다. 1) 존재 그 자체,즉 인간 특유의 존재방식 2) 존재의 의미 그리고 3) 각 개인의 삶에서 구체적인 의미를 찾아내려는 노력, 즉 의미를 찾으려는 의지를 말한다.
실존적 좌절 역시 정신질환을 초래할 수 있다.  - P170

갈등을 겪는다고 해서 다 신경질환이라고 말할 수는 없다. 어느 정도의 갈등은 정상적이고 건강한 것이기 때문이다. 같은 의미에서 고통도 역시 모두 다 병적인 현상이라고 할 수는 없다. 특히 그 고통이 실존적 좌절 때문에 생긴 경우에는 그것을 신경질환 증세라기보다는 인간적인 성취로 보아야 할 것이다. 사람이 자기 존재의 의미를 찾거나 아니면 그런 것이 과연 있을까 하고 의심하거나 간에 이런 현상이 병 때문에 생긴다거나 혹은 이것 때문에 결국은 병이 생길 것이라고 하는 생각을 나는 단호하게 부정한다.
실존적 좌절 그 자체는 병적인 것도 병원적인 것도 아니다. 가치있는 삶에 대한 인간의 관심은 물론이고 심지어는 그것에 대한 질망도 실존적 고민이지 정신질환은 아니다. 후자의 견지에서 전자를 해석하다 보면 의사는 환자의 실존적 절망감을 한 움큼의 신경안정제로 해결하려고 하게 된다. 하지만 의사의 역할은 이런 것이아니다. 의사는 환자의 실존적 위기를 통해 그가 성장하고 발전할수 있도록 도와 주어야 한다.
- P173

 "오늘날 정신건강 철학은 인간은 반드시 행복해야 하며, 불행은 부적응의 징후라는 생각을 강조하고 있다. 이런 가치체계가 불행하다는 생각 때문에 점점 더 불행해지면서 피할 수 없는 불행의 짐이 더욱 가중되는 상황을 만들어온 것이다."
- P1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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덩샤오핑 최측근 중 한 명이자 초창기 시장 개혁의 핵심 설계자라 할 수있는 첸윤은 대부분 당 동료의 경제에 대한 시각을 ‘새장 안의 새‘에비유해 한마디로 설명한 바 있다. 중국 경제는 한 마리 새이기 때문에이 새가 건강하고 활달하게 자랄 수 있도록 당의 통제력에 해당하는 새장을 확대해야 하지만, 새가 날아갈지 모르니 새장을 열어주거나 없애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 P617

중국의 사례에서는 선진국 따라잡기와 해외 기술 수입, 값싼 공산품수출에 의존하는 성장이 당분간 지속될 수 있다. 하지만 중국식 성장도,특히 중진국의 생활수준에 도달하면 결국 막을 내릴 가능성이 있다. 가장 가능성이 높은 시나리오는 중국공산당과 갈수록 막강해지는 경제엘리트층이 향후 수십 년간 권력을 단단히 틀어쥐는 것이다. 그렇게 되면 역사와 우리의 이론이 증명하듯 창조적 파괴와 진정한 혁신이 도래하지 못할 것이고 중국의 괄목할 만한 성장 역시 서서히 제동이 걸릴 것이다. 그렇다고 이런 결과가 필연적인 것은 아니다. 착취적 제도하의 성장이 한계에 도달하기 전에 중국이 포용적 정치제도로 방향 선회를 한다면 피할 수 있는 일이다. 그렇지만 앞으로 살펴보듯이 중국에서 포용적 정치제도를 향한 움직임이 일어날 가능성은 높지 않으며, 설령 가능하다 해도 저절로 꼬는 아무런 고통 없이 그런 일이 벌어지지는 않을 것이다. - P622

둘째, 근대화이론이 주장하는 바와 대조적으로 권위주의적 성장이 민주주의 또는 포용적 정치제도로 이어질 것이라 기대해서는 안 된다. 현재 일정 수준의 성장을 경험하고 있는 중국과 러시아 등 여러 권위주의정권은 정치제도를 포용적인 방향으로 손질하려는 노력을 기울이기도전에 이미 성장이 한계에 부닥칠 가능성이 높다. 엘리트층 사이에서 그런 변화에 대한 욕구가 커지거나 강한 반대 세력의 부상으로 어쩔 수 없이 변화를 선택하는 시기가 온다 해도 이미 성장이 멈춘 지 오래일 가능성이 높다.
- P627

우리는 여기서 두 가지 중요한 교훈을 얻을 수 있다. 첫째, 해외원조는 오늘날 전 세계에서 목격되는 국가 실패에 대처하는 데 그다지 효과적인 수단이 아니다. 오히려 해법과는 거리가 멀다. 그런 나라가 빈곤의악순환을 벗어나려면 포용적 정치 · 경제 제도가 필요하다. 그런 면에서해외원조로 할 수 있는 일은 거의 없다. 또 현행대로 집행되는 방식이라면 두말할 나위가 없다. 세계 불평등과 빈곤의 뿌리를 이해하는 것은 헛된 희망에 기대를 걸지 않기 위해서도 대단히 중요한 일이다. 문제의 뿌리가 제도에 닿아 있기 때문에 수혜국의 제도라는 테두리 안에서 주어지는 해외원조는 지속 가능한 경제성장을 촉진하는 데 아무런 도움이되지 않는다.
둘째, 포용적 성치 · 경제 제도를 발전시키는 것이 핵심이기 때문에 기존의 해외원조 흐름을 최소한 그런 발전을 촉진하는 방향으로 사용하는 것이 도움되리라 믿는다. 앞서도 보았듯이 기존 지배층에 양보를 강요하는 조건부 원조는 해답이 될 수 없다. 그보다는 권력에서 밀려나 있던 집단이나 지도자를 의사결정 과정에 참여시키고 폭넓은 계층의 인민에 힘을 실어줄 수 있도록 해외원조를 사용하고 집행하는 것이 훨씬더 유망한 대안일 것이다.
- P639

 하지만 당연히 자유언론과 신생 통신 기술은 제도의 포용성을 강화하려는 이들의 요구와 행동을 널리 알리고 조율하는 측면에서만 도움을 줄 수 있다. 이런 도움이 의미 있는 변화로 이어지려면 사회의 광범위한 계층이 결집해 조직력을 갖추고 정치 변혁을 이끌어내야 한다. 또한 그런 노력은 파벌의 이익이나 착취적 제도를 차지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포용적 제도로 대체하기 위한 것이어야 한다. 그런 과정에 불을 지펴 더 폭넓은 권한강화로 이어지고 궁극적으로 지속 가능한 정치개혁으로 발전할 수 있을지는 앞서 여러 다른 사례를 통해 살펴보았듯이, 정치·경제 제도의 역사와 작지만 중요한 차이, 그리고 역사의 우발성에 달려 있다.
- P6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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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에 대한 구원은 사랑을 통해서, 그리고 사랑 안에서 실현된다."
그때 나는 이 세상에 남길 것이 하나도 없는 사람이라도 사랑하는 사람을 생각하며(그것이 비록 아주 짧은 순간이라고 해도) 여전히 더 말할 나위없는 행복을 느낄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극단적으로 소외된 상황에서 자기 자신을 적극적으로 표현할 수 없을 때, 주어진 고통을 올바르게 명예롭게 견디는 것만이 자기가할 수 있는 일의 전부일 때, 사람은 그가 간직하고 있던 사랑하는사람의 모습을 생각하는 것으로 충족감을 느낄 수 있다. 내 생애처음으로 나는 다음과 같은 말의 의미를 이해하게 되었다.
‘천사들은 한없는 영광 속에서 영원한 묵상에 잠겨 있나니.‘ - P78

 수용소에서의 체험을 통해 나는 수용소에서도 사람이 자기 행동의 선택권을 가질 수 있다는 것을 알수 있었다. 이것을 입증해 주는 예(이런 이야기는 종종 영웅적인 성격을 띠게 되는데) 즉 무감각 증세를 극복하고, 불안감을 제압한 경우는 얼마든지 많이 있다. 가혹한 정신적, 육체적 스트레스를 받는 그런 환경에서도 인간은 정신적 독립과 영적인 자유의 자취를간직할 수 있다는 것이다.
강제수용소에 있었던 우리들은 수용소에도 막사를 지나가면서 다른 사람들을 위로하거나 마지막 남은 빵을 나누어 주었던 사람들이 있었다는 것을 기억하고 있다. 물론 그런 사람이 아주 극소수였는지도 모른다. 하지만 이것만 가지고도 다음과 같은 진리가 옳다는 것을 입증하기에 충분하다. 그 진리란 인간에게 모든것을 빼앗아갈 수 있어도 단 한 가지. 마지막 남은 인간의 자유,
주어진 환경에서 자신의 태도를 결정하고, 자기 자신의 길을 선택할 수 있는 자유만은 빼앗아갈 수 없다는 것이다.
- P120

 당시 모든 것 중에서 가장 절망적이었던 것은 자기가 얼마나오랫동안 수용소 생활을 해야 하는지를 알지 못하는 것이었다고 이구동성으로 얘기한다. 우리는 언제 석방되는지를 몰랐다.(내가있던 수용소에서는 그것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조차 무의미한 짓이라고생각했다). 실제로 수형 기간은 불확실했으며, 끝이 있는 것도 아니었다. 한 저명한 연구전문 심리학자는 강제수용소의 이런 삶을 ‘일시적인 삶‘ provisional existence 이라고 부를 수 있다고 지적했다. 여기에 한마디 더 붙이자면 ‘끝을 알 수 없는 일시적인 삶‘ 이라고할 수 있을 것이다.
- P127

평범하고 의욕 없는 사람들에게는 비스마르크의 이 말을 들려 주는 것이 좋을 것이다.
"인생이란 치과의사 앞에 있는 것과 같다. 그 앞에 앉을 때마다 최악의 통증이 곧 찾아올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그러다 보면 어느새 통증이 끝나 있는 것이다."
강제수용소에 있던 대부분의 사람들은 무언가를 성취할 수있는 인생의 진정한 기회는 자기들에게 다시 오지 않을 것이라고믿었다. 그러나 실제는 그렇지 않았다. 그곳에도 기회가 있고, 도전이 있었다. 삶의 지침을 들려 놓았던 그런 경험의 승리를 정신적인 승리로 만들 수도 있었고, 그와는 반대로 그런 도전을 무시하고, 다른 대부분의 수감자들처럼 무의미하게 보낼 수도 있었다.
- P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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