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보세요.
상대방은 잠시 말이 없다. 하지만 곧,
- 저예요.
자동응답기는 자동으로 응답한다.
- 또 왜요!
여자는 고백한다.
- 당신을 껴안고 싶어요.
여자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자동응답기가 말을 받는다.
오오, 젠장. 난 존재하지 않아요. 그래도 할말이 있으면 아무 말이나 녹음하세요.
삐이익, 그리고 뚜우뚜우뚜우, 존재하지 않는 자, 제이는 잠이 든다.
무한으로 확대된다. 그의 부재.
- P2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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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령 세 판을 둔다면 첫판은 한 방쯤 져줘야 돼, 두번째 판은 만방으로 이기지. 그리고 세번째 판은 조금만 이기든가 져주든가. 그럼 상대는 자신이 실력은 나은데운이 모자랐다고 생각하게 되지. 이런 협잡은 프로의 세계에서는 통하지 않지. 만방으로 이긴다고 반집 이긴 것보다 더 쳐주는 것도 아니고,
오로지 승부에만 신경을 쓰지. 그래서 프로의 바둑은 고도로 정밀하고 집중적이고 순수한 거야. 이강철 같은 프로가 나한테 진 건 내기 바둑의 세계를 잘 몰랐기 때문이지. 그 친구는 어릴 때부터 바둑 신동으로 자라와서 그대로 프로에 입단했어. 내기 바둑이니 뭐니 하는 잡스러운데는 눈 한 번 준 적이 없었을 것이고, 사실 그런 상대하고 그냥 두어서는 절대로 이길 수가 없어. 내가 다섯 점 깔아주는 상대를 그 사람은 두점이나 석 점밖에 못 접는다고 해서 그 사람 실력이 나보다 약한가. 천만에. 그건 세상을 대하는 태도의 차이지. 본질적인 면에서 나는 그 사람, 그리고 순수하게 입단을 목표로 공부해 온 사람들을 이길 수가 없어. 처음에는 같은 실력이라고 해. 가는 길이 서로 다른 거야. 시간이 갈수록 내 바둑은 불순해지고 그 사람들 바둑은 순수해지지. 그런 식으로 실력 차가 나면 영원히 극복할 수 없어.
- P19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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똥깐의 본명은 동관이며 성은 조이다. 그럴싸한 자호(字號)가 있을리 없고 이름난 조상도, 남긴 후손도 없다. 동관이라는 이름이 똥간으로 변한 데는 수다한 사연이 있어 한마디로 말할 수는 없다. 다만 똥간이와 한 시대를 산 사람들이 똥깐이를 낳고 똥깐이를 만들고 똥깐이를죽이는 과정에서 자신들의 일부로 평범한 사람 조동관을, 자신들과는다른 비범한 인간 똥까이로 받아들이게 되었다는 것은 분명하다. 똥깐이 살다 간 은척읍에서 세 살 먹은 아이부터 여든 먹은 노인에 이르기까지 남녀노소 불문하고 동관을 칭할 때 똥깐이라고 하지 않은 사람은없었다. 그러나 똥까이 보고 듣는 데서는 아무도 그를 동관으로도, 똥깐으로도 부를 수 없었다.
- P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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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이름은 숀 맥다니엘, 내 삶은 ‘좋은 소식과 나쁜 소식‘
류의 농담 같다. "좋은 소식과 나쁜 소식이 있는데, 뭐부터 들을래?" 뭐, 이런 농담이랄까.
- P5

사랑한다."
나는 가만히 마음속 가장 깊은 곳에서 말을 이끌어 낸다.
"저도 사랑해요. 아빠."
제발 그렇게 말할 수 있기를 희망하면서, 부디 아빠에게 들리기를 희망하면서!
하지만 누가 먼저 다시 말을 하기도 전에 타닥, 타닥 타닥,
느낌이 온다. 이제 무슨 일이 닥칠지 나는 모른다. 발작이 서서히 내 몸을 휘감고 돌기 시작한다. 아빠는 어떤 결정을 내릴까? 무엇이 됐든 다음 순간 나는 자유롭게 날아오를 것이다. 어차피 아빠가 어느 쪽을 택하든 나는 하늘 높이 날아오를 것이다.
- P1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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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서 한 가지만 더 추가적으로 논급하자.
이러한 유형의 공격은 우리가 다른 장소에서 잃은 것을 다시 만회하기에 항상 적절한 것은 아니다. 우리가 일부 지역의 정복에 분주한동안 적도 다른 장소에서 동일한 행동을 할 수 있다. 우리의 계획이 압도적 중요성을 띠지 못한다면 이 계획은 적이 자신의 계획을 포기할만큼 강제력을 발휘하지 못할 것이다. 따라서 한 편에서 얻는 것보다다른 한 편에서 더 많이 잃지 않도록 충분한 심사숙고가 필요하다.
양측의 지역이 갖는 가치가 동등할지라도 일반적으로 적 지역을 정복하여 얻는 것보다는 적에 의해 정복되어 잃는 것이 더욱 많다.  - P421

최소한 시간적으로 전투력의 집중이 가능하려면 공격이 적절한 모든 장소에서 동시에 개시되어야 한다. 그러나 이 공격으로 인해 다른이익, 즉 훨씬 약한 전투력으로 개별 장소의 방어를 통해 얻을 수 있는이익은 상실된다. 제한된 목표를 지향할 경우 모든 것은 이러한 방식으로 다음과 같은 수준에 이르게 된다. 즉 모든 군사적 행동이 더 이상하나의 주력작전에 집중될 수 없으므로, 이 주력작전은 주요이익에 따라 실시될 수 없다. 모든 군사적 행동은 더욱 분산되고 전반적으로 마찰이 증대되며, 우연의 영역이 확대된다.
이러한 현상은 전쟁의 자연적 경향으로서 야전사령관을 쇠락시키고 점점 더 좌절시킨다. 그가 자신의 힘을 많이 느끼고 내적 수단(자기신뢰)과 외적 폭력(전투력)을 더욱 많이 보유할수록 이러한 현상에서벗어나려는 시도는 커다란 위험을 감수해야 하지만, 결정적 장소에 전투력을 집중하기 위해 더욱 적극적으로 시도할 수 있을 것이다.  - P422

지금까지 이 주제에 관해 논급한 모든 것에 따르면 전체 전쟁 계획의 기초가 되며 모든 다른 원칙들을 지배하는 두 가지 기본 원칙을 확인할 수 있다.
첫번째 원칙은 적 전투력의 본질이 가능한 소수의 중심으로 환원되어야 하며, 하나의 중심으로 환원된다면 더할 나위 없이 바람직하다는것이다. 바꿔 말하면 이러한 중심에 대한 타격은 가능한 소수의 주요작전으로 집약되어야 하며, 하나의 주요 작전으로 집약된다면 최선일것이다. 결국 모든 부수적 작전들을 가능한 종속적으로 유지하는 것이다. 요컨대 첫번째 원칙은 최대한 집중하여 행동하는 것이다.
두 번째 원칙은 최대한 신속하게 행동하는 것이다. 충분한 이유 없는 정체나 우회는 허용되지 않는다.
- P429

오스트리아와 프로이센은 독일제국 내에서 공격의 양대 중심이고,
진동의 중심과 강력한 칼날을 형성한다. 양국은 전쟁에 익숙한 왕국이다. 양국의 이익은 명백하게 규정되어 있다. 양국은 독립적 군사력을보유하고 있으며 다른 국가들의 군사력보다 우월하다. 그러므로 독일의 군사조직은 통일이라는 그릇된 관념이 아닌 자연적 노선을 추구해야 한다. 이러한 조건에서 통일은 결코 불가능하며, 불가능한 것을 추구하기 위해 가능한 것을 희생시키는 사람은 바보이다.
- P46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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