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셜은 절제되고 자기훈련이 잘된 사람들 가운데 하나였다. 이런 사람들은 자신의 내면 깊숙한 곳에서 동기부여와 보상을 받으며, 많은 사람들의 격려나 갈채를 필요로 하지 않는다. 이들은 또 지독하리만치 혼자인 경우가 많다. 많은 사람들과 생각이나 감정을 공유하며 느낄 수 있는 해방감을 갖지 못한다. 이렇게 자족적인 성향에도 불구하고 그들은 완성되지 않은 존재들이다. 그중 운이 좋은 사람들은 한 명 혹은 두 명 정도 영혼의 동반자를 만나 자신을 완성하기도한다. 그러나 보통 절대 두 명을 넘어서지는 않아서, 심장은 사랑하는 사람에게, 두뇌는 친구에게만 연다. - P220
2차 대전 당시 활약한 장군들 중에는 맥아더와 패튼처럼 드라마틱한 성격을 지닌 사람들도 있었다. 그러나 마셜과 아이젠하워를 비롯한 대부분의 장군들은 극적인 분위기를 만들어 내는 걸 좋아하지 않았다. 그들은 정확하고 치밀한 조직력을 지닌 사람들이었지, 화려한 쇼맨십을 자랑하는 유형은 아니었다. 마셜은 소리를 지르며 테이블을 쳐 대는 장군들을 경멸했다. 그는 또 단순하고 수수한 군복을 좋아했다. 오늘날 장군들이 즐겨 입는 장식적인 군복, 그러니까 자기 가슴이 무슨 광고판이라도 되는 것처럼 각종 훈장을 잔뜩 단 군복은 입지 않았다. 이 기간 동안 마셜은 엄청난 명성을 쌓았다. CBS 종군기자 에릭 세버레이드의 보도는 당시 분위기를 잘 보여 준다. "몸집이 크고 수수한 느낌을 주는 이 사내는 눈부신 지적 능력의 소유자인 동시에 비범한천재, 진실한 그리스도교 성인을 연상시킨다. 그가 내뿜는 제어된 힘의 분위기는 그 앞에 선 누구라도 약해지는 느낌을 받게 만든다. 임무에대한 그의 사심 없는 헌신은 공적 압박이나 사적 우정의 영향으로부터도 자유로웠다." - P224
전기 작가들은 대부분 메리 앤(죠지엘리엇)이 어머니의 사랑을 받지 못해서 가슴 한가운데에 구멍이 생겼고, 평생 그 구멍을 채우려고 절박하게 몸부림쳤다는 데 동의한다. 그러나 일종의 자기도취적 성향도 작용을 한 것같다. 자신의 사랑에 대한 사랑, 자신의 숭고함에 대한 사랑, 자신의치열한 열정에 대한 사랑 말이다. 그녀는 자신을 주인공으로 드라마를만들고, 그 안에서 탐닉하고, 사람들의 관심을 즐기고, 자신의 감정적깊이를 음미하고, 자신이 중요하다는 느낌을 만끽했다. 스스로를 이 세상의 중심으로 여기는 사람들은 자기 자신의 끔찍한. 그러나 동시에 감칠맛나는 고통에 도취되는 경우가 간혹 있다. 자기 자신을 더 큰 우주의 일부이자, 더 긴 이야기의 한 부분일 뿐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은 그렇지 않다. 그녀는 훗날 이렇게 썼다. "시인이 된다는 것은 그 어떤 미묘한 차이도 놓치지 않고 재빨리 포착해 내는 영혼의 소유자가 되는 것이다. 재빨리 감지해 내는 영혼의 안목은 섬세하게 질서 지워진 다양한 감정의 화음 위에서 노니는 손일 뿐이다. 지식이 순식간에 감정의 일부로 녹아들고, 감정이 불현듯 지식이라는 오르간으로 되살려지는 곳이 시인의 영혼이다." 메리 앤은 그런 영혼을 가지고 있었다. 그녀에게 감정과 행동과 생각은 모두 같은 것이었다. 그러나 그녀는 자신의 열정을 쏟아부을 사람이 없었고, 그 열정을 규율하고 형태 잡으려는 어떠한 노력도 하지 않았다. - P29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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