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여지지 않은 철학
F.M.콘퍼드 지음, 이명훈 옮김 / 라티오 / 2008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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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희랍철학의 대가 이면서 플라톤의 저작에 대한 주석서로 유명한 F.M.콘퍼드는 진화론자인 다윈의 외손녀딸과 결혼했다. 플라톤의 상기설과 정반대의 위치에 있는 다윈의 진화론과의 묘한 만남이 웬지 인간적이지 않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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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교철학의 핵심 동문선 문예신서 149
윌리엄 J. 웨인라이트 지음, 김희수 옮김 / 동문선 / 199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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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사게 된 계기는 김용규 선생님의 『서양문명을 읽는 코드 신』으로 부터 비롯 되었다. 

『서양문명을 읽는 코드 신』은 책의 두께만큼이나 많은 참고문헌 리스트를 자랑하고 있고, 지적 호기심을 자극하는 내용 때문에 참고문헌과 관련된 책들에 대해서도 관심이 가는것은 당연지사일 것이다. 

결국 칸트의 《순수이성비판》과 종교철학분야에 대해 관심을 가지게 되었고, 칸트관련 책 몇 권과 이 책을 구입하게 되었다. 

종교철학분야에 큰 관심을 갖고 있는것은 아니지만 신의 존재와 관련된 논증부분이 재미가 있어서 좀더 자세한 내용을 알고 싶었고, 얼마 전에 읽었던 민음인 출판사의 『종교철학』에서 2%정도 부족했던 무언가가 있었던 것 같아서 큰맘 먹고 이 책을 구입하였다.  

이 책은『서양문명을 읽는 코드 신』이나 『종교철학』처럼 쉽게 읽혀지지 않았다. 번역서 특유의 어체 때문이라고 생각하며 꾸역꾸역 읽다가 결국 62페이지에서 책을 덮어 버리고 말았다. 

이유는 다음과 같았다.  

철학자들은 그 주장의 가치에 관하여 첨예하게 분열되어 있다. 이마누엘 칸트(1724-1804)에 따르면,“유명한 존재론적 주장에 의하여 신의 존재를 입증하려는 시도는 단지 정말 잃어버린 노동과 노력일 뿐이다. 상인이 그의 현금 구좌에 얼마의 보잘것 없는 것들을 더 첨가함으로써 그의 위치를 더 낫게 만드는 것보다, 우리가 우리의 이론적 영감을 단순한 아이디어들에 의하여 더 늘릴 수는 없다”  (『종교철학의 핵심』62쪽 ) 

위의 구절을 여러번 읽어 보아도 그 의미가 잘 이해가 안되었다. 그러다가 이 구절들을 어디서 본 듯한 느낌이 강하게 들어서 어딜까 하고 곰곰히 생각해보다가 결국 아래와 같은 구절을 찾아내었다. 

“최고 존재자의 현존을 개념으로부터 증명하려는 그 유명한 (테카르트의) 존재론적 증명을 위한 모든 노고와 작업은 헛된 것이다. 인간이 순전한 이념들로부터 통찰을 더 늘리고자 해도 할 수 없는 것은, 상인이 그의 재산을 늘리기 위해 자기의 현금 잔고에 동그라미를 몇 개 더 그려 넣어도 재산이 불어나지 않는 것과 마찬가지다.” (『서양문명을 읽는 코드 신』187쪽 ) 

위의 글은 신의 존재론적 증명에 관한 논증 부분에서 많이 제시되는 《순수이성비판》에 나오는 칸트의 논리인데, 어떤 것이 눈과 마음에 더 들어오는 번역인지 뻔하지 않은가? 

앞의 것은 영어원서의 번역본 으로서 각주에 제시된 출처가 《순수이성비판》의 영역본이라서『종교철학의 핵심』의 원저자 또는 출처로 제시된 영역본 자체가 문제인지, 아니면 역자의 번역이 문제인지 정확히 알 수는 없기에 누구를 탓할 수는 없겠다.   

나는 여기서 책을 그만 읽는 것이 정신건강에 도움이 될것 같아서 책을 덮어 버리고 말았고, 리뷰를 쓰기 위해 한 번 더 열어 보는 것을 마지막으로 영원히 덮어 버렸다.

누군가가 잘못 했음을 따지려는 것은 아니며 독일어 원전만이 번역의 기준이라고 주장하려는 것도 아니다. 다만 한글이 한글로서 읽혀질 때 외계어로 읽혀지는 번역투의 문제가 아직도 공부하는 많은 학도들에게 많은 괴로움을 안겨주는게 안쓰러울 뿐이다. 

내가 별것도 아닌 것에 너무 까탈스러운건지 아니면 뭘 모르고 지껄이고 있는건지 잘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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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에 빠진 아이 구하기 - 어떻게 세계의 절반을 가난으로부터 구할 것인가
피터 싱어 지음, 함규진 옮김 / 산책자 / 200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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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오직 테러범을 고문해야만 뉴욕 한복판에 핵폭탄이 떨어지는 것을 막을 수 있다고 한다면, 나는 그를 고문해야 마땅하다. p.205 

내 눈을 의심했지만 그렇게 씌어져 있었다. 

평화의 얼굴』을 쓰신 김두식 교수와 『야만시대의 기록』을  쓰신 박원순 변호사께서 이 책을 보셨다면 어떤 표정을 지으셨을까 궁금하다. 

싱어는 공리주의자이고, 공리주의자는 100명의 목숨을 건지기 위해 1명을 포기할 수 있다지만, 기부를 권유하기 위해서 고문  비유를 서슴없이 사용하는걸 보니 마음이 무거워진다.  

적어도 마이클 샌델의 『정의란 무엇인가』에서 처럼 철로위의 다리위에 서있는 남자를 밀어서 다수를 구할 것인가 말 것인가를 철학적으로 고민하는 모습은 찾아볼 수 없었다. 

마음이 무거워졌다기 보다 가슴이 무너져 버린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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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 고전 강의 - 오래된 지식, 새로운 지혜 고전 연속 강의 1
강유원 지음 / 라티오 / 201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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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부는‘자기학대’이다. 스스로를 괴롭히면서도 즐거울 수 있는 매저키스트가 된다면 남이 뭐라하든 신경쓰지 않고,공부를 해서 명예를 얻지 않아도 슬프지 않으며, 공부가 돈이 되지 않는다 해도 서럽지않다.”

강유원선생의 책『몸으로 하는 공부』의 말미 부분에 나오는 말이다. 강유원 선생은 이러한 공부를 위기지학(爲己之學)이라고 평했다.

돈이 모든 것의 잣대가 되는 지금, 공부도 남보다 더 높이 올라가 출세하기 위한 수단으로 전락한지 오래다. 그러나 강유원 선생이 말하는  공부는 그런 공부가 아니다.  나를 위한 공부, 나를 바르게 갈고 닦아 나를 바르게 세우는 공부, 바로 위기지학인 것이다.

언젠가 강유원 선생이 강연 중에 이런 말씀을 하셨다. 

"시장에서 거래되지 않는 것을 많이 남겨둔 사회가 좋은 사회이다." 

몸으로 공부한 사람의 내공이 느껴지는, 정말 흉내 내기 어려운 멋진 표현이다.  공부와 스펙이 시장에서 거래되는 지금, 많은 생각을 하게 해주는 명언이 아니가 한다.

이 책은 ‘강유원식’ 대로 표현 한다면 한 마디로 ‘엑기스’ 되시겠다.  그러나 이 한 권 만으로 효과를 보려고 한다면, 당신 역시 모든 것을 ‘돈’으로 환산하는 그런 부류들과 다르지 않다고 장담할 수 있다. 최소한  이 책에서 다루고 있는 열두 권의 기본 도서를 같이 통독하며 읽어 나가야 제대로 약효를 볼 수 있을 것이다.  

이 책의 미덕이 또 하나 있다.  

열두 권의 기본도서 이외에 참고로 필요한 도서들까지 섭렵한다면 헤쳐 나오기 힘든 인문학 공부의 파도 속으로 휩쓸려 들어가는 커다란 행운을 누릴 수도 있을 것이다.  예를 들면 제레미 벤담의《 파놉티콘 》부분만 해도 푸코의 《감시와 처벌》등 한 두 권의 참고 서적이 더 필요할 수도 있고, 일리아스 편에서도 일리아스 연구자인 강대진 선생의 다른 책들도 참고가 많이 될 수도 있는데, 이렇게 된다면 한권의 책이 결국엔 수십 수백 권의 독서로 이어지게 되는 인문학 공부의 빅뱅을 경험할 수도 있을 것이다.  물론 강유원 선생님이 수업중에 언급 하셨던 "구입옵션 도서" 목록이나, 이 책 중간 중간에 제시되고 있는 도서들을 참고한다면 더 말할 필요도 없겠다. 

아! 녹음파일도 있는데 깜빡했다. 이 책의 모태가 된 실제 강의를 강유원선생이 운영하는 사이트에 가서 다운받아 들어보는 것도 좋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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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대한 연설 - 고대 아테네 10대 연설가를 통해 보는 서구의 뿌리
김헌 지음 / 인물과사상사 / 2008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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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넉넉한 가운데서 편안하게 공부하던 사람이 아니라, 굵직한 선택지들을 놓고 치열하게 고민하면서 순간순간을 넘기며 공부를 하던 사람이라는 것. 나에게 공부는 하나의 직업으로 선택된 것이 아니라, 삶의 방식으로 선택된 것이라는 사실 말이다.”

 

 
위의 글을 읽으면서 이 책이 어떻게 써졌는지 알게 되었다.   

이 책의 저자 서문 격에 해당하는 ‘들머리’를 읽으면서 저자의 치열한 공부와 삶에 대해 존경심을 가지게 되었고, 지금도 돈 안 되는 인문학에 매진하며 땀을 쏟고 있을 많은 연구자들에게 격려와 감사를 보내고 싶다.

책의 내용은 말 안 해도 알겠다. 

고대 그리스의 고전과 역사에 대한 해박한 지식과 정성스런 주석에 감동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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