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짜: 2011년 6월21일 화요일

경유지:여원치민박/ 운봉면/인월면/함양읍내/지곡면

걸은 거리: 40km

소용경비: 맥주 7000원, 점심 국수-20000원, 오후 맥주 2000원 숙박비 없음

 

 

 

 



 

 

아침 6시 정각에 눈이 떠졌다.

아주 잘 잤다.
창문이 살짝 열어져 있었는데 지리산 맑은 공기를 밤새 마시고 좋은 분들과 인연을 맺어져 행복해서 인지 컨디션이 좋다. 오늘도 무덥지만 힘과 용기를 얻었다.

 

 



 

 

 

간밤에 못봤던 여원치 민박집을 구경했다.

집뒤에 이렇게 아담하게 장소를 마련해 놓았다.
백두대간길의 한 구간이라 아는 사람은 다 안다고 한다.
이 곳에서 백숙도 파시고 막걸리도 파시고 민박도 하신단다.
나도 이렇게 노후에 이런 일도 쾐찮다 싶다.

 

 



 

 

백두대간의 길이다.
이길이 여원치 민박과 만난다.
 

그때 결심했다.

전국 해안도로 자전거 일주후에 백두대간 여행을 해야겠다고 말이다.
내가 좋아하는 산을 그 것도 백두대간을 걷는다.
얼마나 멋지고 신나는 일인가?
나는 남이 하지않는 일을 할 때 희열과 기쁨을 느낀다.

 

 

 



 

 

그 밑의 민박집을 알리는 표시가 있다.

063-634-1858

010-9283-1858

보기만 해도 정겹다. 백두대간 종주시 또 찾아뵈리라...!!!

 

 



 



 

 

많이 다녀간 흔적과 정겨운 외부 풍경.

장작이 많이 쌓였는데 지금 생각하니까 도끼질 좀 해드리고 올 걸...

 

 



 

 

여원치 민박의 외부 전 풍광.

저 잔디밭에서 어제 그 파티를 했다.

얼마나 감사하던지... 사람의 인연이라는 게 얼마나 소중하던지...

추억을 만들어 준 두 분께 진심으로 감사를 드린다.

 

 



 

 

승용차 옆에 민박집에서 어떤 한분이 홀로 10일째

숙박을 하고 계신다. 회사를 퇴직하고 쉬고 있다고 하길래 간밤에 잠깐 이야기를 나누었다.

식사를 하셔야지. 라면만 드시면 몸이 상하는데...

 

 

 



 

 

안녕~~!!!  백구야..

초복,중복 때 조심해라^^

 

 



 

 

어머니께서 주시는 닭죽 한 그릇을 맛있게 먹었다.

계산을 해드리려고 여쭤보니 4만원을 달라고 하신다.

먹고 마시고 재워주고 이 정도면 저렴하다.

"점심이라도 먹게 조금 깍아주세요." 말씀드리니 3만원에 해주셨다.

진심으로 감사를 드린다.

 

그 우렁찬 웃음과 여장부의 호탕함을 배웠다.

제가 나중에 백두대간 종주시 꼭 찾아뵐게요^^

 

 



 

오늘도 여전히 무더운 날씨.

고행의 길이 다시 시작된다.

즐겁게 행복하게 시간과 먹을 거리를 먹어서인지 힘들다는 생각은 들지 않았다.

 



 

 

드디어 운봉,운봉, 운봉면 노래를 불렀는데 그 운봉이 얼마 남지 않았다.

 

나는 여기서 어쩌면 실수(?) 아닌 실수를 하게 된다.국토종단의 갈림길에서 지도를 체크하지 못한 그 실수를 하게 된다. 모든 것은 이렇게 사소하게 시작된다.

 

그렇다.

 

운봉에서 장수로 향했어야 한다.
지도를 보면 장수로 무주로 영동으로 황간으로 가는 길이 가장 빠르다.
내 고향 바로 옆의 지명을 제대로 한 번만 더 생각했더라면...
지나고 안의면에서 얼마나 후회를 했는지 모른다.
꼭 무주를 지나고 싶었기 때문이다.

최단시간과 국토종단도 중요하지만 멋진 풍광과 거리를 걷고 싶었기 때문이다.
그래도 내가 함양으로 걸었던 것은 어떤 책 덕분이었다.
그 책에서 저자가 운봉을 지나 함양,지곡면,안의면,무주로 입성했기 때문이다.

 

운봉, 이 운봉이 나를 설레게 한다.
국토종단을 계획했다면 자신만의 루트로 가야 한다.
그런데 지나고 나니 다 전화위복이 되더라. 길은 다 만나게 된다.
조금의 차이가 있을 뿐이지... 그 차이도 다 나중에 생각하니까 약이 되더라....

 

 



 

 

2시간여를 걷고 그늘에 쉬었다.

지칠 때 무리하지 말고 쉬어야 한다.

이 휴식이 나를 걷게 하는 힘이 되기 때문이다.

 

 

 



 

 

운봉을 지나 인월면을 걷게 되었다.

운봉,인웛 그렇게 말했는데 다 이렇게 지나가는구나.

한 걸음, 한 걸음 걷다보면 이렇게 목적지에 도착하는 구나.

세상살이도 이렇게 하나 하나 서서히 끊임없이 하면 이루어지겠지...

 

 



 

인월면에 거의 도착할 무렵,

아주 아담한 집을 발견햇다. 내가 좋아하는 풍경의 집이다.

이렇게 아담하게 통나무와 황토로 지어서 살고 싶다.

 

 



 

 

얼마나 아담한가?

고즈넉하고 단출한 분위기가 그만이다.

이런 집에서 책 읽고 글쓰면 아주 그만이겠지.

 

 



 

 

인월면에 도착한 시각이 10시를 넘었다.

날씨도 덥고 맥주 생각이 간절했는데 슈퍼가 눈에 띄였다.

주인장에게 맥주 2병, 과자, 생수를 주문했다.

얼굴이 아주 차갑다. 손님이 그러든 말든 아주 냉담하다.

말투도 아주 정나미 떨어지게 말한다.

 

휴대폰 충전 좀 합시다. 했더니 아주 없단다. 말도 차갑게...

그래서 집 안에서 좀 충전해주시죠? 했더니 마지못해 해준다.

"왕 싸가지" 이 말이 정답이다. 손님이 왕이라고 대접은 고사하고 아주 불친절의 여왕이다.

 

그래도 맥주는 시원하게 잘 먹었다. 친절하게 말하고 라면까지 끓여주었더라면 얼마나 더 좋았을까?

다 먹고 그래도 이렇게 시원한 그늘과 음식을 준 걸 감사해하자... 마음을 긍정적으로 먹었다.

"잘 먹고 갑니다. 수고하세요~~" 말하니 대답도 없다.

속으로 그렇게 계속 인생 쭉 ~~ 사셔야 할 것 같네요...

 

 



 

 

드디어 함양으로 진입하는 순간이다.

 

 



 



 

 

함양을 진입하여 재를 넘다가 정류장에 쉬어가기로 했다.

날씨는 죽인다. 아주 폭염의 날씨다.

아스팔트는 아주 후라이팬이다.

 

 



 

그런 정류장에 십자가가 걸려 있다.

그것도 삐딱하게 걸려 있다.

 

 



 

 

그래서 내가 제 자리에 걸어 주었다.

아주 반듯하게...

누가 이 정류장에 이렇게 십자가를 가져다 두었을까?

 

 



 

 

고개를 내려오는 데 두 부부가 농사에 여념이 없다.

그 모습이 얼마나 아름다운지 이렇게 카메라에 담아 보았다.

아내와 나도 이렇게 농사를 지으면서 살았으면 좋겠다. 절대 많이는 말고 말이다.

많이 지으면 아내에게 혼난다...

 

 

 



 

 

고개를 거의 내려왔을 때,

덥고 지쳐있었다. 이제 좀 쉬고 싶었는데
드디어 오늘의 최고 선물을 만났다. 지금 생각해도 최고의 선물이다.
내가 좋아하는 그런 삶의 정겨운 풍광과 맛과 사람이라고나 할까?
느티나무 아래에 자리 잡은 평상 2개. 이 집이 어떤 집이냐?

 

 

 



 

그렇다.

번지없는 주막이다.

이름 그대로 아주 번지 없는 주막이다.

이 글귀를 보는 데 얼마나 정겨웠는지 모른다.

 



 

 

 

 

주인 아주머니가 직접 국수를 삶으시는 데,
보라~~ 가마솥에 직접 국수를 삶으시질 않는가?
그 것도 장작을 넣어서 말이다.
이런 풍경을 어디서 다시 볼 수 있다는 말인가?
도시에서 기계에 그저 육수만 담가주는 그런 국수 맛하고 어떻게 비교할 수 있다는 말인가?

 



 

 

장작을 태워서 가마솥을 덥힌다.
그런 정성의 육수를 끓인 국수가 얼마나 맛이 좋겠는가?
나중에 여쭤보니까 한 그릇을 긇여도 직접 가마솥에 끓이신다고 한다.
내가 주문했을 때 동네분들이 양파 수확을 하시고 점심겸 간식으로 10분가까이 드시고 가셨다.
보기에도 맛이 있어 보였다.

 

 

 

 



 

 

 

 

먼저 주문한 막걸리와 오이,김치,된장이 나왔다.

함양 생살 막걸리를 한 사발 마시고 오이를 찍어 먹으니 이거 10명이 옆에서 죽어도 모를 맛이다.
김치는 갓 담아서 얼마나 아삭 하던지 여행의 피로가 확 가시는 순간이다.
이 맛에 국토종단 한다. 이 맛에 이 힘든 여행의 피로를 날린다.

 

 

 

 

 



 

 

 

 

드디어 본 메뉴인 국수가 등장이다.

쨔쨘~~~

감칠맛나게 나오는 등장의 포스가 예사롭지 않다.

보기만 해도 군침이 돌 정도로 맛나게 나온다. ( 이 글을 쓰고 있는 이 순간에도 아 ~~ 먹고 싶다.)

음식은 눈으로 먹고 맛으로 먹는다고 하지 않았던가?

 

 



 

 

이제 모든 세트가 준비되었다.

막걸리에 김치,된장, 국수까지 최고다.

이보다 더 좋을 순 없다. 삶이 아름다운 것은 이 좋은 풍경에서 진정한 땀을 흘리고 좋은 음식을 먹는 그 맛이다. 이러니 내가 살만 나지 않겠는가?

 

 



 

 

아주 잘 어우리는 막걸리와 김치.

김치의 아삭한 맛과 막걸리의 그 오묘한 맛이 아주 찰떡 궁합이다.

 

 



 

한 병을 비웠더니 기분 최고다.

얼굴도 발그레해지고 이거 완전 최곤데...

애들아~~ 풍악을 울려라^^

 

 

 



 

 

이분이 번지없는 주막의 사장님이시다.

손님이 다 가시자 국수를 한 그릇 말아보시더니 겸상을 하게 되었다.

작년부터 이 곳에서 국수를 팔게 됬다고 하셨다.

처음에는 심심해서 동네 사람들에게 팔았는데 이 재를 넘고 가는 사람들이 그늘이 있는 이곳에 자주 정차해 국수를 쾌 많이 팔게 됐다고 하시면서 이제는 아주 멀리서도 한번 먹고간 손님들이 자주 찾아온다고 한다. (나도 다시 그 맛있는 국수를 또 먹고 싶은데...)

지금 앉아있는 느티나무도 25년전에 심었는데 이렇게 크게 자랐다고 자랑하신다.

 

 



 

 

이분은 내 옆에서 국수를 주문하셨는데 내가 같이 겸상하자고 부탁드렸다.

장수가 고향이시고 중고 자동차 회사를 운영한다고 하셨다.

이렇게 맛있는 국수는 처음 먹어본다고 서로 많은 이야기를 나누었다.

삶은 때로 이렇게 나그네 인생에서 우연을 가장해 만나는 이런 인연때문에 기쁘다.잠시 누는 이야기에서 많은 것을 배우고 깨닫는다.
그래서 여행지에서는 모두 친구가 되고 추억이 된다.

 

 

 



 

 

 

 

 

번지없는 주막의 주인 아주머니와 추억을 담았다.
세상에 그렇게 맛있는 국수와 부침개는 처음이요,
나중에 너무 맛있어 다른 메뉴없냐고 물어보니 부침개를 종류별로 5장을 해다 주셨다.
 

꼭 다시 찾아가리라~~~
"번지없는 주막 아주머니~~~ 건강하시고 국수 맛있게 파세요~~
제가 또 찾아갈게요^^!!"
(다정하게 사진 찍었다고 아내에게 또 혼나는 거 아니여? 화천 산천어 사건, 할머니 사건,
킥복싱으로 또 맞는 것은 아닌지...)

 

 



 

 

 

 

중고차 사업하시는 선생님~~

직원 집들이는 잘 가셨는지요?

제가 청해서 같이 겸상했는데 맛있게 먹고 좋은 이야기 나누어서 반가웠습니다.

나중에 인연이 되면 또 볼날이 있겠죠?

 

내가 계산을 했다.

이런 계산은 전혀 돈이 아깝지 않다.

누가 계산해도 기쁘게 하는 계산이다. 돈벌어서 뭐하나 이렇게 좋은 음식와 추억을 쌓을 때 쓰는 거지... 그런데 너무 금액이 터무니없이 많이 나왔다.

너무 터무니 없이 많이(?) 나와서 황당했다.

 
국수 3그릇, 막걸리 2병, 부침개, 사이다 1병까지 계산된 금액이
단돈 20000원이다. 단돈 2만원에 이렇게 많이 맛있게 먹은 거다.
사장님께 연신 이렇게 맛있는 음식을 저렴하게 잘 해주셨다고 감사의 인사를 드렸다.

그리고 꼭 다시 찾아 올 것을 약속했다.

 

 

 



 

 

막걸리를 마시고 다시 도보여행이 시작되었다.

막거리까지 먹어서 몸은 더 덥지만 기분좋은 땀과 걸음이다.

1시간 30분동안 먹고 즐겼던 번지없는 주막의 힘이 이렇게 크다.

행복이란 게 바로 이런 것 아니겠는가?

 

 

 

 



 

셀카도 한장 찍어본다..

 

 



 

 

여기 저기 온통 양파 천지다.

양파수확을 제대로 했다.

모르는 내가 보아도 풍년이다.

 

 



 

 

함양에 거의 다 다랐을 때 구멍가게에서 저녁에 먹을 캔맥주와 컵라면을 샀다.

 

 



 

 

얼마나 오랜된 가게인지 한 눈에 알 수 있다.

왜 이런 풍광이 나에게는 더 정겹고 소중하게 느껴지지...

정말 오랜 세월을 느낄 수 있지 않은가?

 

 

 

 



 

 

걷고 또 걷다가 지곡면에 입성했다.

 

그 때 시각이 7시30분을 넘었다.
아~~ 오늘은 도저히 걷기 힘들다.
이 곳 마을에서 하루 유숙을 하고 가자.

그런 마음이 들었다.

 

동네 이장님 댁을 여쭈어보았다.
몇번을 물어 물어 찾아간 이장님은 농약을 하러 가셨더 안 계셨다.
20여분을 기다리니 이장님이 오셨다.
마을회관은 운영을 안하고 노인정을 운영하니 내가 허락해도 노인회장님이또 허락해야 한다고 한다.
그래서 또 노인회장님 댁을 물어 물어 찾아서 말씀을 드렸다.

 세상이 무섭고 ...... 그래서 주민등록증을 제출해서 적었다.
여차 여차 참 힘들게 잠자리를 구했다.
여기 아니면 안된다는 신념뿐이었다. 너무도 지치고 힘들었기에... 그렇게 잠이 들어 잠자고 있는 데 12시를 넘어 잠자고 있는 데 대구에 사는 군대 후임이 전화가 왔다.

 

"형님~~ 나 술 마시는 데 형님은 뭐합니까?"

 "개시끼야~~ 나 지금 잠 자다가 전화받는다."  소리를 고래 고래 질렀다.

 그렇게 11일차의 밤이 흘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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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짜- 2011년 6월20일 월요일
걸은시간- 오전 9시출발~저녁 7시30분 총 10시간30분
걸은 km수- 40km
경유지- 금지면에서 남원시내,남원시내,주천면,이백면,여원재,여원치민박
소요경비- 추어탕 7000원,점심 10000원,민박겸 식사 30000원
 

 

 

 

 

 

아침 7시 기상.
샤워 반신욕을 하고 나니 살 것 같다.
어제같은 컨디션이면 도저히 걷기 힘들 것 같은데 자고나니까 살만하다.
시원한 반바지를 드디어 꺼내 입었다.
아침부터 내리 쬐는 이 불볕같은 무더위.

 
이제 다시 도보여행을 시작하자.

 

 

 

 



 

 

내가 묵었던 신라장 여관.
길가와 인접해서 차소리,사람소리가 유난히 많이 났다.
내가 덜 피곤했나?

 



 

 

평화로워보이는 남원시내.

8시를 넘어서부터 벌써 무덥다.

 

 



 

 

지나가는 아줌마에게 부탁하여 사진을 찍어본다.

"나 사진 못 찍어요..."  그냥 눌러만 달라고 했다.

사진은 나의 분신, 생각은 사라지지만 기록과 사진은 추억이라는 이름으로 나의 추억창고에 저장된다. 창피하다는 생각하지말고 무조건 찍자!!!

 

 

 



 

금강산도 식후경.

일단 배를 채우자.

든든하게 먹어야 한다. 이 무더위에 대충 먹었다가는 병난다.

먹은 만큼 걷는다. 고단백 추어탕을 주문해본다.

추어탕은 남원 추어탕^^

 

 

 

 



 

 

음식이 깔끔하다.

고소하고 맛있다.

밑반찬도 휼륭하다. 그래서 남기지않고 다 먹었다.

 

 

 

 

식사를 마치고 다시 오가는 차를 세우려 손을 흔들었다.

시내라 끔적도 안한다. 버스를 기다리자니 30여분을 기다려야하고 그래서 택시를 탔다.

금지파출소라고 말하고 한참을 갔다.

1만원 택시 요금을 지불했다.

나같이 귀한 시간을 낸 여행자는 시간이 재산이다.

어차피 시작한 여행, 빨리 많이 걷는 것도 중요하지만 팔도유람이 아닌 이상 목표달성은 해야한다.

시작했으면 끝을 보자.

 

 



 

 

간밤의 그 자리, 교회에 섰다.

아~~ 어제의 그 힘들던 기억이 새록 새록 난다.

 

 



 

 

다시 힘내고 인증샷을 찍어본다.

 

 



 

 

어제와 다르게 컨디션은 좋아졌다.

마을도 구경하고 여유를 느껴보며 "나가부치 쯔요시" 노래를 들으면서 힘내어 걷는다.

역시 아침에는 "샤본다마"가 최고다.

 

 

 



 

 

지나가다가 김주열 열사 추모비 앞에도 서본다.

20도 안된 젊은 청년의 기록이다.

 

 



 

 

11시가 넘어서 날씨가 장난 아니다.

그늘 밑에서 오늘 처음으로 쉬어본다.

남원시내까지는 12km다.

 

 

 



 

 

남원시내가 가까워지며 사진도 찍어본다.

 

 



 

 

 

남원시내를 지나 길을 물었다.

어머니와 아들, 두분이 나무 밑에서 택시를 기다리시는 듯 했다.

운봉가는 길을 물으니 친절하게 잘 알려주셨다.

세세하게 수첩에 표시를 해주시면서 알려주는 데 그 어떤 정이 느껴졌다.

 

"한병재" 선생.

어머니와 다정히 택시를 기다리는 모습이 아름다웠지만 마인드 또한 휼륭했다.

고교때 수영하다가 다쳐 팔과 다리에 장애를 가지게 됐다고 한다.

많은 고난과 시련을 딛고 지금은 대학교 문예창작과를 다니고 있다고 했다.

웬지 모를 그의 자신감에서 전혀 장애는 찾아 수 없었다.

육모정을 지나 정령치로 춘향이 묘를 지나면 빼어난 경관을 자랑한다고 말했다.

 

나이는 알 수 없지만 그의 정신과 사상은 일반인보다 더 멋지고 건강하다.

그에게 내가 가지고 있던 책, "죽음의 수용소에서"를 선물했다. 그의 멋진 삶과 건강한 인생에 많은 도움이 되길 기도했다. 어머니의 밝은 미소도 생각이 난다.

 

"병재씨~~어머니와 항상 행복하시고 좋은 공부하셔서 멋진 책 꼭 쓰세요^^"

 

 



 

 

병재씨 어머니께서 몇장의 사진을 찍어주셨다.

사진이 귀하니 좋은 분을 만나면 꼭 찍어야 한다.

 



 

 

인생은 한 걸음, 한 걸음이 만들어 낸 선물이다.

천천히 그러나 끊임없이 .... 이것이 정답이다.

 

 



 



 

 

항상 웃자~~

인상쓴다고 되는 일은 하나도 없다.

잘되서 웃는 것이 아니라 웃다보니까 잘 되는 것이다...

 

 



 

 

여행에서 많은 걸 배운다.

힘들게 하염없이 걷는 그 자체도 때론 고통이다.

내 자신과의 끝없는 대화에서 풀리지 않는 생각의 막힘도 고통이다.

내가 지금 무엇을 하고 있지? 일종의 회의도 고통이다.

 

이 고통을 행복으로 바꾸는 것이 있다면 여행지에서 만나는 사람이다.

사람이 가장 사람을 행복하게 가르친다.

내가 병재씨보다 건강한 몸을 가졌다고, 나는 장애가 없다고 상대적으로 행복한 것이 아니다.

사람에게서 배우는 그의 삶과 철학,인생의 시련을 대하는 자세를 나는 높이 산다.

 

병재씨에게 참 많이 배웠다. 지면으로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2시를 넘어 늦은 점심을 먹기 위하여 식당에 들렸다.

주문한 음식은 선지해장국과 맥주 2병.

 

 



 

 

만원의 행복.

선지해장국 4000원, 맥주 2병- 6000원.

얼마나 맛있게 먹었는지 모른다. 특히 폭염속에서 지친 나의 몸과 마음에 맥주는 술이 아니고

진정 피로해복제였다. 얼마나 달고 맛있던지...

 

 



 



 

 

 

드디어 남원시 주천면에 입성하는 순간이다.

주천 4거리에서 진로를 한번 더 결정해야 한다.

 

 



 

 

날씨는 장난아니게 덥다.

땀으로 거의 목욕을 하는 수준이다.

선크림을 바른 얼굴은 하얗게 뜨고 쉴수 없이 땀이 흐른다.

 

 



 

 

 

주천 사거리에 도착하기 전,

한번 더 길을 물었다. 공사를 하시는 분들께 길을 여쭤보았는데 이렇게 노트를 한장 찢어서 세세하게 알려주신다. 해남에서 여기까지 걸어왔고 강원도까지 걸어간다고 하니 대단하다고 고생많다고 한다. 그말에 힘도 나고 피로해복제도 한병 챙겨주시는 데 너무 감사했다.

이런 분들을 만나면 힘이 솟는다.

 

주천사거리에서  이백면으로 좌회전해서 이백면을 경유해서 고압선을 지나 재를 넘고 조금만 가면 운봉이라고 한다. 이 "운봉,운봉" 이 운봉면에 얼마나 가고 싶던지...

 

 

 



 

 

트럭을 세우고 일하시는 분이다.

허리에 손을 올리고 멀리 쳐다보시는 선생께 진심으로 감사를 드린다.

 

 

 



 

 

1박2일 덕분에 알려진 둘레길이다.

대한민국이 요즘 걷기 열풍이다.

주 5일로 삶이 더 윤택해진 건지? 놀라만 다니라는 건지? 나는 잘 모르겠다.

경기는 더 어렵다고 하고 나라는 불황이라는 데...

 

 



 



 

 

이백면까지 가는 길은 멀고도 험했다.

얼마나 걸었는지 다리도 아프고 병재씨가 말한 육모정으로 갈 걸 그랬나..

후회도 많이 하고 날씨는 덥지.. 힘들고 고통스럽게 걷는 게 너무 힘들었다.

길 물어온 어떤 여성이 강원도까지 간다니까 "포기하세요~~ 큰일나요.."

 

"포기는 배추 셀 때 쓰는 용어입니다!!!"

 

 

 



 

 

고압선을 지나서 여원재를 넘기 시작했다.

금새 갈 것 같은 산길이 가도 가도 끝이 없다.

사람하나 없는 길을 2시간은 걸었나 보다.

이제나 끝날까? 저제나 끝날까? 걸어도 걸어도 제자리다.

 

 



 

 

너무 너무 힘들어 사진을 찍어보았다.

그래도 웃어야지~~  사진이니까..

 



 

 

드디어 여원재 정상에 섰다.

다리에 힘이 다 풀리고 오늘 무언가 한획을 그었다는 감동이 내 스스로에게 들었다.

이제 한 발자국도 갈 수가 없을 것 같다.

쉬어야 한다. 쉬어야 한다. 오늘도 10시간을 넘게 걸었다.

못걸어도 40km는 걸었다. 잠자리를 알아보자.

 

 



 

 

어라~~

정상에 서서 보니까 민박집이 보인다.

전화를 걸어 가격과 가장 중요한 맥주가 있는지를 물었다.

가격은 3만원이고 소주만 있고 맥주는 없단다.

나는 지금 맥주를 먹어야 한다고...  

국토종단 사정 이야기를 하고 5천원만 깍아달라고 말하니 퉁명스럽게 안된다고 한다.
그 말에 전화를 끊었다. 그리고 몇걸음을 걸었는데 이건 자살행위다.
나는 지금 쉬어야 한다고 걸으면 죽는다. 5천원이 문제가 아니다.
자존심을 죽이고 민박집으로 걸었다.

 

그런데 일반 집에서 어떤 여자분과 남자분이 식사를 하시는 것 같은데 손짓을 한다.
나를 보면서 손짓을 하나... 뒤를 돌아보아도 사람이 없는데.....
"저요?" 하고 말하니 그저 손짓만 하신다
설마 잡아먹기나 하려나...걸아가보니...

 

 



 

 

이 2분이 앉아 계셨다.

삼겹살에 소주를 드시길래 염치불구하고 맥주 한잔만 달라고 부탁을 드렸다.
맥주 한잔을 시원하게 들이키고 민박도 하냐고 물어보니...

민박집이란다.

영업방식이 희안한게...
전화로 물어본 민박집을 이 집을 지나야 갈 수 있는데 백두대간이나,  먼 길을 가는 사람이면 물이라도 한잔 하라고 부르셨단다.
전화한 민박집에 예약을 했으면 그냥 보내고 예약을 안했으면 묵어가라고 하신단다.

 

말씀하시면서 연신 삼겹살을 싸주신다.
이런 맛이 국토종단의 묘미요,여행의 묘미다.
사람사는 게 이런 맛에 사는 게다.
힘들고 지친 나그네에게 술과 음식을 주는 데 누가 이 곳에서 안묵고 가겠는가?
지치고 힘든 몸과 마음이 그 정으로 녹아버린다.
숙박비를 계산하고 안하고를 떠나서 베풀어주신 그 정과 인심에 하루의 피로가 다 가시는 듯 했다.

 

 

 

 



 

 

 

어머니와 아들이 얼마나 다정하게 드시던지...

어머니는 이 곳에서 민박겸 사시고 아드님은 안산에서 사업을 하시는 데 친척분이 상을 당해서 오늘 내려왔다고 한다.
어머니와 삼겹살 구워서 소주한잔 하고 있는데 내가 멀리서 보이길래 백두대간 타는 사람인가보다 하고 손짓을 했단다.

 

"임채명" 씨.

 

나를 보더니 자기보다 한참 어려보인다고 한다.

그 말에 나이가 쾌 들었나보다... 하면서 나는 72년생이라고 하니 깜짝 놀라며 자신은 73년생이라고 한다. 내가 그렇게 젊어 보였나? 서로 한참을 웃었다.
어머니의 우렁찬 말솜씨와 밤이 깊어가는 가운데 삼겹살을 굽고 먹걸리를 마시면서 나는 가족이 되었다. 나그네라는 생각이 전혀 들지 않았다.

 

 



 

 

하루의 땀과 힘겨움이 깨끗이 사라졌다.
진정 인생이란 살만 하구나. 정말 이래서 살만하구나...
인연과 어울림에서 이야기하 눈빛을 맞추는 이런 삶이 진정한 삶의 묘미구나.
밤이 깊고 밤 하늘에 별이 떠올라 여름밤의 정취를 즐기면서 많은 이야기를 나누었다.

삶은 아름답다. 사람이 꽃보다 아름답다.
11시30분경, 나는 씾지도 못하고 숙소에 들어가 지친 몸을 내려놓았다.
잠이 사르르드는 데 행복감이 밀려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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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짜- 2011년 6월19일 일요일
걸은 시간- 오후 12시23분부터 저녁 9시32분까지 총 9시간
걸은 km수- 30km
경유지- 곡성군 죽곡면,압록면,남원 금지면
소요경비- 맥주3병,고추참치 1- 7500원

                저녁식사비-8000원

                신라장- 20000원

 

 

안양집에서 아침 6시에 출발했다.
걸어서 안양역에 도착해 버스에 올라탔다.
7시발 광주행 버스는 출발했다.

 

세월 잘간다. 엊그제 다녀온 것 같은데 벌써 2달이 흘렀다니...
광주에 도착한 시각이 10시20분, 그저 그런 김치찌개를 먹고 곡성 석곡으로 가는 버스에 올라탄 시각이 10시45분. 이제 그 2달전 죽곡면으로 돌아간다.

 

이번 3차 도보여행은 마음을 굳게 먹었다.
준비도 많이 했고 알차게 계획했다.
가장 큰 목적은 역시 힘들게 마련한 여행인만큼 많이 걷는 것을 목표로 했다.
뭐 힘들게 걷느냐, 쉬엄 쉬엄도 맞는 말이지만 도보여행이지만 나름 원칙과 힘겨움을 동반하기로 마음먹었다. 누가 시켜서 하는 고행은 길이 아니다. 가장 큰 목적은 내 자신과의 싸움이다.

내 자신과의 싸움에 강해지는 것, 이것이 가장 큰 나의 국토종단의 목표고 내 자신과 많은 대화를 나누고 성찰하는 것이 두번 째 목표다.

 

날씨는 정말 무더웠다. 하늘에는 구름 한점 없다.
이제 시작한다.

 

 

 



 

 

4월 27일,오후 2시까지 걸었던 그 자리에 다시 섰다.
배낭을 내려놓고 먼저 감사와 행복의 기도를 드렸다.
날 이렇게 도와주신 하나님께 먼저 감사를 드렸다.
주일인데 교회도 빼먹고 이렇게 방황하는 뺀질이 집사를 용서하소서...
아내에게 언제나 이렇게 한없는 이해와 배려해주는 그 감사의 마음을 기도했다.

 



 

 

얼굴에 선크림도 발랐다.

어깨를 태우기 위하여 민소매 나시도 입었다.

이제 렛츠고~~~
걷기만 하면 된다. 그저 걷기만 하면 된다.
오늘의 목표는 30km다. 몸이 부셔져도 이 거리는 꼭 걷겠다.
8시간 이상은 걸어야 한다.
자~~ 말보다 행동이다. 렛츠고~~~~

 

 

 



 

날씨는 죽여준다.

얼마나 햇살이 뜨겁던지... 불에 달가워진 아스팔트는 열기가 장난이 아니다.
압록까지 8km 이정도면 한시간 반이면 충분하다.
배낭의 무게가 나를 누른다.
조금 욕심부려서 이것 저것 넣었더니 은근히 압박한다.
책도 한권만 가져올 걸 2권이나 가져왔더니 은근 무겁다.

 
멀리 보이는 전원주택  산방이 나의 눈을 즐겁게 한다.
흙과 통나무로만 지어야 한다.
전기는 역시 없어야 하고...

 



 

 

보성강이 멋지게 흐르고 있다.

사람은 역시 초록의 나무와 흐르는 강물이 있어야 한다.

눈으로 마음을 편하게 하고 귀로 흐르는 물소리를 들어야 한다.

깊진 않지만 흐르는 강물이 있어 보기 좋다.

 

 



 

 

뭐~~  아직은 웃음이 나오지.

이제 시작이니 얼마나 힘이 남아 돌겠나... ㅎㅎㅎ

저녁이면 초주검이 될지도 모르면서...

 



 



 

 

보성강에서 여유있게 다슬기를 잡고 있는 여행객.

 

너무보기가 좋다. 일상에서 탈출하여 저렇게 시원한 물가에서 수경을 쓰고 다슬기를 잡는다.

나도 얼마나 소년시절에 많이 잡았던가? 목숨(?)걸고 대수리를 많이 잡았다.

내 키보다 훨씬 깊은 곳에서 수영으로 잡았던 다슬기.

그 당시 한 그릇에 500원 받고 부자집에 팔았는데...

 

진정한 휴가와 휴식의 모습에 나도 절로 기분이 좋아진다.

 



 

그 뒤의 다른 한분도 열심히 다슬기를 잡는다.

산다는 게 이런 낙도 있어야 하지.

시원하지요~~  아저씨...

 

 



 

 

다리가 참 정겹다.

흐르는 물도 정겹고, 멀리 보이는 저 자주빛 집도 아름답다.

여유가 있어보이는 풍경에 힘이 솟는다.

이 좋은 풍경에 정자만 있으면 삼삼오오 모여서 이야기도 술잔도 기울인다.

 



 

 

멀리서 보았던 집이 이 집이다.

인테리어와 외부가 깔끔하다.

지리산 가는길이라...

 



 

 

지리산 가는 길에서 바라본 보성강.

 

 



 

압록에 도착하기 전, 식객의 "은어 수박향기" 무대의 집이라는 은어 향기집이 보인다.

솔직히 식도락을 좋아하는 내가 첫날만 아니면 벌써 들어 갔다.

걸은지 한시간 넘어서 은어에 청하를 먹을 수는 없지 않은가?

갈 길이 얼마나 먼데 ... 첫날부터 땡땡이 칠수는 없다.

그래서 참았다.

 

 

 



 

 

다리가 참 아름답다.

어떤 공간을 이어주는 다리.

사람과 사람사이를 이어주는 마음의 다리를 가지고 싶다.

보성강이 내려다보이는 압록의 다리에서 마음의 평안을 찾아본다.

 



 

 

드디어 압록에 도착했다.

일요일이라 유원지에 사람들이 참 많다.

다슬기를 잡는 사람들, 견지낚시를 하며 은어를 낚는 사람들.

평화로운 일상의 풍경에서 행복을 느껴본다.

나도 당장 내려가서 낚시를 하고 싶었지만 갈 길도 멀고 첫날인지라 참았다.

 

 



 

 

 

압록 사거리.

 

압록,압록 지명도 지명이지만 이 곳을 많이 동경했다.

그 압록에 도착했다.

여기서 순천과 남원,곡성으로 나뉜다.

 



 

압록 사거리.

 

삼거리 슈퍼.

보이는 평상에 앉자마자 맥주를 주문했다.

아니 내가 냉장고에서 꺼내왔다.

1시간 30분을 오는 내내 얼마나 덥던지 압록에 오면 먼저 맥주부터 먹자.

시원한 맥주 한잔을 꼭하자. 참고 참았다.

 



 

이 것이 나의 국토종단 도보 복장이다.

어깨를 태우고 싶어 선크림을 발랐다.

남자는 역시 허연 피부보다 구리빛 피부가 멋지다.

자외선이 아무리 강해도 태울 것은 태우자.

 



 

 

시원한 맥주를 한잔 들이키니 세상이 똑바로 보이기 시작했다.

원샷을 한잔 하고 또다시 한잔을 따라 먹었다.

더울 때는 생수보다 역시 맥주가 최고다.

곁들여먹은 고추 참치 또한 얼마나 맛나던지...

 

슈퍼 아줌마의 자식들 자랑에 귀가 시끄러웠지만 그래도 우리네 시골인심이라 생각했다.

 

행복이란 게 별거 아니다.

이렇게 삶에 최선을 다했다가 여행와서 땀흘리고 마시는 맥주 한잔에서 철학자가 되기도 하고

깊은 산에서 수련하는 도사가 되기도 한다.

세상을 관조하는 여유가 생기고 자신을 바라본다.

고통속에서 행복을 느껴보는 재미도 참 좋다.

 



 

 

시원한 맥주를 마시고 다시 배낭을 메고 길 떠날 준비를 한다.

언젠가 다시 오겠지만 앉은 자리에서 일어나는 순간은 늘 아쉽다.

다시는 이런 순간의 시간이 오지 않기 때문이다.

또다시 언젠가 이 자리에서 맥주를 마셔도 오늘 이 기분과 행복은 다를 것이다.

 

삶은 단 한번이고 이 자리에서 생각과 행복도 단 한번이다.

같은 물에 발을 똑같이 담글 수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삶은 소중하다. 허투로 살수 없음을 다시 느껴본다.

 

 



 

 

날씨는 정말 너무 너무 무더웠다.

맥주를 마시고 1시간 걷다가 정자나무에서 30분 자고 걷는 이 지루한 길.

나는 고속도로 같은 이런 길이 정말 싫다.

보이는 것도 없지만 지루하게 이어지는 이런 아스팔트의 길은 다리를 피로하게 하고 열기가 장난아니다. 힘들다. 쉬 지친다. 그래도 걷고 또 걸었다.

 



 

 

 

너무 힘들어 몇번을 쉬었다.

얼굴이 웃음이 나오지 않는다.

덥고 힘들고 다리 아프고....

도중에 아스팔트에서 너무 힘들어 다리 쭉펴고 뻗었다.

그렇게 쉬고 걷기를 5시간여...

 

 



 

 

드디어 남원 금지면에 도착했다.

어두워져가는 시간속에서 여관도 지나오고 식당에서 밥도 먹었다.

쉬고 싶은 마음이 간절했다.

자고 싶고 그저 샤워하고 맥주 한잔 시원하게 먹고 다리 펴고 싶었다.

하지만 나와의 약속 때문에 안된다.

오늘은 죽어도 30km을 채우기로 마음 먹었기 때문이다.

앞으로 2시간은 더 가야한다.

이를 악물고 걷고 또 걸었다.

 

스스로에게 물었다.

힘들면 하지마!  누가 강제로 너보고 걸으라고 했느냐?

맞다. 누가 시켜서 하는 도보여행이지 않은가? 나는 내 자신과의 싸움을 하는 것이다.

고 생각하니 힘이 났다.

 



 

드디어 9시30분.

30km을 채웠다.

금지면 어딘지 모를 교회의 십자가가 보이는 곳을 표시로 삼았다.

십자가를 바라보면서 기도했다.

"감사합니다. 하나님. 뺀질이 집사가 드디어 오늘 목표를 이뤘습니다.

이렇게 포기하지 않고 이겨내게 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내 자신에게 참 고마웠다.

나를 믿고 이런 여행을 보내준 아내가 너무 감사했다.

뙈약볕의 무더위를 이기고 포기하지 않은 내 다리와 정신에게 고마웠다.

오늘 하루 포기하지 않았으니 남은 고행의 도보여행도 무사히 마칠 수 있겠구나.

 

교회를 표시삼고 숙소가 없어 길가는 승용차에게 손을 흔들어 댔다.

아무리 손을 흔들어도 기척하나 없다.

무서운 세상에 밤에 태워달라니 당연히 없지.

서운하게 생각할 것도 없다.

수십대를 보내고 멀리 버스가 오길래 1300원을 주고 탔다.

남원 시내 광한루가 보이는 곳의 신라장이라는 여관으로 들어가 깍아서 2만원에 숙박했다.

 

 



 

남원 광한루가 보인다.

 샤워를 하고 누웠지만 너무 피곤해서 잠도 오지 않았다.
억지로 눈을 감고 잠을 청했다. 그때가 11시를 조금 넘은 시간이었다.
정말 힘든 하루였다.
온몸이 뜨겁다.
내일은 조금 더 나은 날이 되겠지...

 

2011년 6월19일 3차 도보여행의 첫날이 그렇게 흘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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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해에 한번은 꼭 제부도를 간다.

 

1시간 거리에 이렇게 바다가 있고 멋진 풍광, 맛있는 식도락이 있는 곳은 드물다.
이래서 나는 제 2의 고향인 안양이 좋다.
서울과 가깝고 교통과 모든 문화 시설을 즐기기에 안양 만큼 좋은 곳이 없다.
아내를 만나고 20년 여러 추억이 있어서 더욱 그럴 것이다.

가족과의 여행.
여행은 또다른 삶의 휴식이자 추억이다.

 



 

5월4일.

어린이날과 가족의 달을 기념하여 제부도로 떠난다.

 

 



 

선글라스도 껴보고...

 



 

안전운행을 기원하며 살며시 웃음도 지어본다.

우리 설빈군은 오늘도 동참하지 않았다.

아마 찬빈이도 더 크면 여행에 동참하지 않을 수도 있다.

그럼 더 좋지. 아내와 함께 단 둘이 떠나면 된다.

 

 



 

 

6시45분에 물길이 열렸다.

시간을 맞춰서 갔다.

노을이 아름답다.

 

 



 

아내가 사진을 쾌 잘 찍네.

나보고 얼마나 사진을 못 찍는다고 타박을 하던지...

 

동생네 가족들과 같이 가기로 했는데 형편이 안되어 우리 가족만 제부도에 도착한다.

 



 

 

도착하여 먼저 한 일은 불을 피우는 일이다.

머니 머니 해도 캠핑과 1박2일의 참 멋은 숯불구이다.

준비해간 삼겹살과 오리 구이를 하기 위하여 불을 피웠다.

 



 

찬빈이의 포스...^^

 

 



 



 

 

나는 열심을 다하여 불을 지피고 있다.

 



 



 

 

불쏘시개로 불을 지피고 참나무 장작을 올려놓았다.

참나무는 내가 손수 말려서 참 잘 탄다.

 

이 불좀 피웠다고 주인 아주머니가 얼마나 피곤하게 하던지.

불을 낼 것도 아닌데 기분나쁘게 하는 말과 눈빛을 가족여행이라 참았는데 후회가 좀 된다.

마리아 민박 펜션,비취다.친절함이라고는 전혀 찾아볼 수가 없다.

 

 

 



 

 

아름다운 아내와 찬빈이의 모습.

 

 



 

 

환하게 웃는 아내와 찬빈이.

모닥불이 참 아름답다.

아줌마의 성화로 옮겨서 밖으로 내갔다.

 



 



 



 

 

드디어 삼겹살과 오리구이가 시작된다.

살살 익는 냄새가 일품이다.

여기에 청하 한잔,맥주 한잔을 했더니 기분이...

 



 

 

항상 이렇게 웃고 삽시다^^

 

 



 

 

열심히 머슴 노릇을 하는 필자.

 

 



 



 

 

준비해간 여러 야채와 고기로 파티를 즐긴다.

 

 



 

 

밤도 깊어가고 고기도 익어가고

기분도 업되어 간다...

 



 



 

그래서 산보를 나선다.

걸으며 이야기하며 소중한 시간을 만끽한다...

 



 



 

무슨 거시기 술집도 아니고 호화 찬란하다.

 



 



 





 

그렇게 밤이 깊어간다.
삶이 바쁘고 힘들어도 떠나야 한다.
만권의 책을 읽고 만리의 여행을 하라고 했다.

 아버지가 아들에게 해줄 수 있는 최고의 선물은

 

1.너를  낳아준 엄마에게 한결같은 마음으로 아껴주고 사랑해주는 것  

2.책을 읽고 공부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
3.살고 있는 삶 자체가 모범적이고 꾸준한 삶의 열정을 다한다는 것

이 세가지를 내 아들에게 물려주고 싶다.
 

여행은 행복한 삶을 확인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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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인생 질풍노도,폭풍속으로 휩쓸린 고교시절.

아~~ 이때만큼 재밌게,멋지게 살았던 때가 다시 있었을까?
피끓는 청춘이라는 말이 가장 정확한 시절.
그 때로 다시 돌아갈 수만 있다면...

 

 

 



 

 

고등학교 1학년 2학기 때.

아직 까지기 전의 나의 순수한 모습.

 



 

고 3시절.

 만경강 벗꽂 축제 때,4월5일로 기억이 된다.
기타를 질머지고 놀러갔었다.

 

 



 

 

고2때.

 곽두영,송정민,강영식.
정말 친했던 친구들과 제주도 수학여행때.

 그 당시는 정말 겁날 게 없던 시절이었다.
자취를 해서 더 그랬다. 없는 반찬에 김치하나, 찌개하나에 친구들과 술잔을 기울이면서
공부하고는 담 쌓고 살았던 시절.

 우습게도 어른 흉내를 내고 다 컸다고 생각했다.
천둥 벌거숭이라는 말이 가장 맞다.
왜 그렇게 그 시절이 그리운거지.
나도 이제 나이를 진짜 먹는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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