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면과 쏘주 한잔]
 

군대에서 뭐니 뭐니 해도 가장 힘들었던 건 새벽 경계근무다.

곤히 자다가 고참이 깨우는 소리에 벌떡 일어난다. 일어나고 그냥 일어나는 것이 아닌 나지막한 관등성명을 내고 일어나는 것이다.관등성명을 대지않고 일어나지 않으면 군기가 빠졌다고 아침 점호때 깨질 것이 분명하다.
훈련과 작업, 그리고 교육을 받는 군대생활에 잠이 주는 그 편한함은 하루 중 누구에게도 방해받지않는 가장 소중하고 행복한 시간이다. 겨울날 고참들의 근무복을 챙겨주고 헐레벌떡 움직여 내무실을 나서면 한 겨울 칼 바람이 얼굴을 스치면 몸서리친다. 이 추운날 2시간을 견디는 것은 참음이 아니라 고통이다.

낯설은 부대, 이등병에게 밤하늘의 별과 칼바람은 혹독한 시련이다.
힘든 야간경계후 복장을 해제하고 지친몸을 침상에 뉘려 하는 데 같이 근무를 한 고참이 나를 부른다. 제대가 한달도 안남은 말년의 최고참이 베치카 옆에서 나를 부른다. 베치카 옆에서 라면이 보글보글 끌여지고 있었다. 나무 젓가락을 주면서 먹으라는데 한 입 먹으니 세상에 그렇게 맛있는 라면은 처음 먹어 보는 것 같다. 김치까지 송송 썰어넣어서 벌겋게 끓인 라면은 환상의 맛 그자체이다. 추위와 피로가 확 물러서는 기분이다.

 고참이 옆의 수통에서 무언가  가득 한 컵을 따라준다. 마시라해서 한잔 마시니 쏘주 한잔이 아닌가?
쏘주가 그렇게 단줄은 난생 처음 알았을 것이다. 달다 달다 라는 말로도 표현 못할 천상의 맛 그자체이다.
라면과 쏘주 한잔... 그 새벽에 고참과 이등병도 없었고 환상의 시간속에서 나는 군생활을 당분간 이겨낼 수 있는 강력한 충전을 제대로 얻었다.

  깊은 심연의 바닷속에서 두레박을 건져서 올린 그 라면과 쏘주 한잔은 군생활 중 나에게 최고의 감사한 충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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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기 2008-10-23 04: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캬~ 갑자기 쏘주 생각 나네요 ㅋ
 

[ 솔개이야기]

 

솔개는 가장 장수하는 조류로 알려져 있다. 솔개는 최고 약 70세의 수명을 누릴 수 있는데 이렇게 장수하려면 약 40세가 되었을 때 매우 고통스럽고 중요한 결심을 해야만 한다.
솔개는 약 40세가 되면 발톱이 노화하여 사냥감을 그다지 효과적으로 잡아챌 수 없게 된다. 부리도 길게 자라고 구부러져 가슴에 닿을 정도가 되고,깃털이 짙고 두껍게 자라 날개가 매우 무겁게 되어 하늘로 날아오르기가 나날이 힘들게 된다.

이즈음이 되면 솔개에게는  두 가지 선택이 있을 뿐이다.
그대로 죽을 날을 기다리든가 아니면 약 반 년에 걸친 매우 고통스런 갱생과정을 수행하는 것이다.

 갱생의 길을 선택한 솔개는 먼저 산 정상부근으로 높이 날아올라 그곳에 둥지를 짓고 머물며 고통스런 수행을 시작한다.
먼저 부리로 바위를 쪼아 부리가 깨지고 빠지게 만든다. 그러면 서서히 새로운 부리가 돋아나는 것이다. 그런 후 새로 돋은 부리로 발톱을 하나하나 뽑아낸다. 그리고 새로 발톱이 돋아나념 이번에는 날개의 깃털을 하나하나 뽑아낸다.
이리하여 약 반년이 지나 새 깃털이 돋아난 솔개는 완전히 새로운 모습으로 변신하게 된다. 그리고 다시 힘차게 하늘로 날아올라 30년의 수명을 더 누리게 되는 것이다.

 부리가 깨지고 발톱도 뽑아내는 고통이 수반하는  충전이 있음을 알아야 한다. 쉽게 얻은 충전은 쉽게 방전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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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에게 있어서 책이란 어떤 존재인가?

육체의 양식은 물과 밥, 반찬과 술, 여러 입으로 들어가는 것들이 차지한다.

나의 영혼의 양식에는 많은 것들이있다. 더럽고 추한 말을 들었던 순간도 있고 나쁘고 보지말아야 할 장면을 보았던 눈앞의 처참함도 있다. 때로는 거짓말과 가식적인 표현을 한 적도 있고 겉으로는 전혀 그럴 것 같지 않은 상상도 해본다. 여러 갈등과 생각속에서 살아가는 내 자신이 가끔 불쌍할 때도 있다. 나도 나를 가끔은 모르는데 내 안의 있는 영혼의 내 자신은 더 힘들고 외롭겠지. 이때 내가 취해야 할 행동은 몇가지로 나뉜다. 가장 쉬운 방법은 술과 유흥으로 풀어버리는 방법이다. 가장 쉬운 방법이고 가장 재미있 수도 있는 방법이다. 하지만 이것도 어짜다 한번이지. 자주하면 돈 버리고 몸 버린다. 끝이 좋았던 술자리와 유흥문화가 어디에 있겠는가?

그래서 내가 취할 수 있는 가장 휼륭한 방법은 책을 잡고 책 속으로 빠져드는 것이다. 책은 어떤 위선의 가면도 가식도 없이 나를 대하고 한결 같다. 고달프고 힘겨웠던 내 인생에 이나마 이렇게 견디어 낼 수 있었던 것은 책이 있기 때문이다.

나에게 있어서 책이란?    육체와 영혼의 징검다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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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들이 뭘 알아?

 

 

나이 어린 동생들이나 한참 아래인 사람에게 쓰는  말이다.

하지만 내 자신에게 써 본다. 니들이라는 말은 한 사람 이상을 뜻하는 말이다. 오늘이 한글날인데 내가 이런 표현을 했다면 세종대왕님께서 어떻게 생각하실까?

그래! 너희들이 무얼 알겠느냐?   로 다시 정정하도록 하자.
 오늘 점심은 아예 먹지를 못하였고 점심 겸 저녁을 오후 7시 가까이 먹었다.바쁜정도를 지나서 어엉덩이를 의자에 붙일 세가 없다. 사람들이 나에게 계약을 하기 위하여 기다리는 사람들인 것 같다. 어떤 사람은 말한다. 여기 저기를 다 가 보았지만 아저씨가 가장 친절하고 신뢰가 간다고. 나는 말한다. 저는 최선을 다 합니다. 제품을 판다는 생각은 해보지 않았습니다. 제 진정한 마음을 팔고 싶습니다. [ 가격, 품질, 서비스, 에이에스, 그 판매자의 태도] 다섯 박자가 맞아야 한다고...

늦은 점심을  온장고에서 아내가 어제 싸준 도시락을 꺼내어 먹었다. 아내가 싸준 도시락은 나에게 큰 힘이다. 청승맞다고 할 지도 모르겠지만 나는 그런 사치는 잊어버린지 오래이다.

도시락을 2개 싸가지고 다닌지 어언 1년 4개월, 쉬어 본 날이 아마 열흘 남짓 정도일 게다. 어떠한 목표를 가는 길에는 희생이 따르는 것이기에 그 와중에 남편 노릇, 아빠 노릇, 가장의 역활을 한다는 것은 분명 힘이 든다. 하지만 해야 한다. 지금은 그저 묵묵히 최선의 3배는 하여야 한다. 그러하기에 요즘의 하루 수익은 크게는 월급쟁이 한달 일 할 분량의 보수를 하루만에도 벌기도 한다. 매일 이렇지는 않지만 요즘의 수익은 엄청나다.이제까지 나름의 기대에 답하는 듯 최고다.
하지만 기뻐하지도 않는다. 삶은 잘 될 때를 더 조심하여야 하며 모든 것은 지나보아야 하는 것이다. 겸손하지만  깊은 생각과 말을 하여야 함을 나는 알고 있다.

10시 반을 넘어서  집 근처에서 알뜰장터 하는 곳에서 1만원 짜리 족발을 사들고 오니 두 아들과 아내가 반긴다.
야참을 너무도 좋아하는 아들들. 그래 건강하게만 자라다오. 엄마가 저녁밥 안 주셨냐?  혹시 계모아니냐?
농담할 정도로 잘 먹어대는 아들들을 보면서 내가 살아야 할 길을 정확히 알고 있다.
사랑하는 내 착한 아름다운 아내와 내 두아들이 있는 한 나는 영원한 행복의 일인자다.
" 니들이 알아?  너희들은 보너스야!  내 사랑하는 아내가 나에게 준 사랑의 보너스!!!"
술이 좀 올라온다. 하지만 취하지는 않는다.  취중에 쓰는 글이란 참 재있어...

 
내 솔직한 마음은 산에 오르고 싶다. 산장에서 하루 밤을 자면서 술을 밤새 마시고 싶다. 이름모를 어떤 사람과 심각한 이야기도 아닌 그저 사람냄새가 나는 그저 그런 이야기를 나누면서 새 소리를 듣고 싶다.
나도 가끔은 내가 누군지 모를 때가 많다. 하지만 나는 분명히 알고 있다.
나는 대,최,남 이라는 것을 ...  대한민국 최고의 남자.  아내만 인정하지만...

윤동주 시인은 별 헤는 밤이라는 시를 쓰셨지만
오늘 밤 나는 술 취하고 싶은 밤이라는 시를 쓰고 싶다.
 내 옆에는 빨래를 게는 아내가 있고 열심히 키보드를 두드리는 내가 있고 곧 아내 품에서 곤히 잠들 내 모습을 알고 있다. 나는 항상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사람이다. 

 
니들이 뭘 알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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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획하기, 표현하기, 고쳐쓰기

‘계획하기’ 단계에서는 무엇보다 글쓰기의 수사적 맥락을 탐구하는 것이 중요하다. 글쓰기의 목적이 무엇인지, 독자가 누구인지, 독자가 어떤 내용을 기대하는지에 대한 탐구 과정을 바탕으로 어떤 내용을 쓸 것인가(내용 중심)와 실제 글쓰기 과정에서 무엇을 할 것인가(시행 중심)의 계획을 세우도록 한다. 직관의 소리에 귀기울이면서 글쓰기의 목표를 가능한 한 조작 가능한 구체적인 것으로 설정하고 동료의 조언을 구하기도 한다.
‘아이디어 생성하기’ 단계에서는 목표 지향적으로 주제와 관련해 가능한 한 많은 아이디어들을 확산적으로 끄집어내는 데 주목한다. 브레인스토밍이나 마인드 맵 등의 방법을 활용하여 아이디어를 생성하고, 생성된 아이디어를 자기의 말로 다시 정리해 보기도 하고 좀더 체계를 세워서 심층적으로 주제를 탐색하기도 한다. 이 아이디어 생성하기 단계에서는 푹 쉬면서 아이디어 자체에 대해 숙고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아이디어 조직하기’ 단계에서는 생성된 아이디어를 수렴해서 질서정연한 체계로 정련하는 작업이 중요하다. 아이디어 생성하기 단계에서 확산적으로 끄집어낸 아이디어들의 목록을 가지치기(clustering)해 가는 방법을 통해 수렴적 사고를 할 수 있도록 한다. 이 과정에서 생각의 요지를 드러내는 핵심 어휘를 확정하기도 하고, 정리된 아이디어를 자기 말로 요약해서 이해하기 쉽게 설명해 보기도 하고, 개념 구조도나 개요 작성을 통해 논리를 구체화하기도 한다.
‘표현하기’ 단계에서는 독자의 반응을 예상하면서 독자와 공유할 수 있는 목표를 설정하고 독자 중심의 글 구조를 개발하도록 한다. 표현하기 단계에서는 글의 띄어쓰기, 맞춤법, 문법 등의 형식적 특질보다는 내용에 주목해서 ‘얼른쓰기’ 기법 등을 활용해 일단 초고를 작성하는 것에 집중하면서 필자 중심의 글을 독자 중심의 글로 전환하는 데 주력한다.
‘고쳐쓰기’ 단계에서는 완성된 초고를 중심으로 글과 글쓰기 목적을 재검토하고 문제점을 찾아서 진단하고 교정하는 데 주력한다. 이 고쳐쓰기 단계에서는 글의 내용적 측면뿐만 아니라 형식적 측면의 문제점들을 글의 효용성 차원에서 점검하고 명확한 글이 되도록 문장을 다듬는 작업이 중요하다. 이 고쳐 쓰기 과정에서 유용하게 적용해 볼 수 있는 문장 구성 원리 몇 가지를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문장은 되도록 짧게 써라.
-주어를 갖춰서 쓰도록 하라.
-수동형 문장은 피하고 능동형 문장으로 쓰도록 하라.
-불필요한 단어는 과감하게 삭제하라.
-주어와 서술어가 호응하는지 확인하라.
-문장에서 꼭 필요한 성분이 빠져 있지 않은지 확인하라.
-조사를 정확하게 사용하라.
-문장 간의 연관성에 주목하라.
-문장 간의 연결 장치를 효과적으로 사용하라.
-모호한 문장은 피하라.
-단락을 중심으로 글을 구성하라.

사실 이러한 문장구성원리 중심의 글쓰기 지도는 글의 효용성 측면뿐만 아니라 단기간에 글쓰기의 문제점들을 해결할 수 있게 해 주는 응급 처방 차원에서도 의미가 있다. 글쓰기란 어려움이 수반되는 고통스러운 과정임에 틀림없지만 이 어려움을 해결하는 방법들만 익힐 수 있다면 누구나 정복할 수 있는 산과 같다. 글쓰기 과정을 통해 사고하고, 다른 사람들과 의사소통하고, 나와 생각이 다른 사람들에게 영향력을 미칠 수 있다면 이 글쓰기 작업은 성공적인 삶을 사는 데 가장 든든한 힘이 되어 줄 수 있을 것이다. 글쓰기를 통해 어떻게 하면 내 학생들에게 힘을 갖게 할 것인가. 작문 강의실에 들어갈 때마다 맛보는 즐거운 고민이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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