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중한 우리 설빈이에게
소중하고 소중한 우리 아들이 어느 덧 15살이 되었구나.
우리 아들이 벌써 15살이라니 정말 믿어지지가 않는구나. 엄마 아빠가 군대 제대하고 바로 너를 선물받았는데 세상엑서 가장 소중한 선물이이었단다. 아빠는 군대 제대하고 엄마는 서울로 회사를 다닐 때 였지. 그 때 엄마 아빠가 안양2동에서 100만원에 월세 10만원에 살 때 였단다. 많이 가난하고 힘든 때였단다. 결혼이란는 것은 거의 30살 가까운 때나 넘어서 하는 것이었거든...
널 낳았던 곳은 신형순 병원이었단다. 엄마가 아빠 회사가려는 데 배가 아프시다고 하더구나. 그래서 병원에 갔는데 의사 선생님이 아기 나올 때가 됐다고 하셔서 입원을 했지. 저녁때 쯤 분만실로 들어간 엄마가 몇분 지나지도 않았는데 왕자님이 태어났어요. 하고 보자기에 널 데리고 나와서 아빠를 보여주는데 너와의 첫만남이었단다. 아빠는 지금도 그 순간이 정확히 기억나는구나. 까만 피부에 아빠와 똑같이 생긴 녀석이 울고 있더구나. 정말 똑같이 생겼다는 말이 맞다. 간호원이 그러더구나. 어쩌면 아빠와 이리 판박이냐고...
고생하신 엄마를 부축하고(엄마는 아기 낳은 분이 아닌것처럼 건강하게 잘 걸어오셨다.) 엄마가 그러시더구나. 의사선생님이나 간호원이 소리 질르면 안된다고 해서 소리도 제대로 못지르고 세번 힘주니까 네가 나왔다고 하더구나. 정말 넌 세상을 쉽게 나온거란다. 효자지. 사람들 다 힘들게 낳았다고들 하는데...
입원실로 왔는데 정말 행복하더구나. 세상에 엄마와 아빠 뿐이었는데 이제 가족이 한사람 더 생긴 소중한 날 아니더냐. 엄마는 온돌방에서 금새 주무셨단다. 그때 병원이 안양일번가에 있어서 차소리,사람들 소리에 아빠는 시끄러워 거의 잠을 이루지 못했는데 엄마는 그 때처럼 잠을 맛있게 잔 적이 없다고 지금도 말씀하신다. 아마 널 잘 낳아서 기분도 좋으시고 긴장이 풀려서 그러셨을거야. 그 다음날 퇴원하는데 입원비도 15만원 정도 나왔던 것 같다. 수술하면 100만원 넘게 들어가는데 넌 태어나면서도 잘 태어났어. 건강하게...
널 데리고 우리 집으로 왔지. 널 낳기전에 이사한 곳이 안양3동 반지하 방1칸 이었단다. 전세 1000만원에 이사온지 아마 3개월이 되었을 게다. 어딘지 알지. 파출소 뒤편. 그 집이 아빠는 참 좋았다.비둘기가 많아서 그랬지. 참 따뜻하고 아담한 집이었거든... 주인도 쾐찮았고 세들어 살던 사람들도 좋은 사람들이었단다.
그런 때가 있었는데 우리 아들이 벌써 15살이라니 아빠는 감개무량하다...
사랑하는 우리 아들!!! 진심으로 생일 축하한다.
넌 우리에게 준 선물이다. 항상 건강하고 지금처럼만 잘 해주면 좋겠구나. 넌 항상 열심히 하는 걸 아빠가 잘 알고 있어. 항상 듬직한 아들로 우리 멋지게 행복하게 살자구나. 널 태어나느랴 힘들었고 엄마아빠는 낳느랴 힘든 오늘이란다. 우리 서로에게 감사하는 마음을 생일때마다 생각하자.
사랑한다. 우리 아들... 언제나 너의 자리를 지켜주어 고맙다.
2010년 1월10일 사랑하는 아빠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