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하는 나의 아들 설빈에게
소중하고 사랑하는 아들 설빈아! 이제 개학이 몇일 안 남았지? 엊그제 방학 시작한 것 같은데 금방 흘러갔지. 원래 방학이 그런거란다. 노는 것하고 방학은 항상 금방이야. 아빠도 어릴 때 그랬거든. 이제 중학교 2학년이 되니 1학년 때 더 재있고 즐거운 생활이 되리라 믿는다.
어차피 가는 학교고 공부하는 것이라면 재미없다. 너무 학교가기 싫다... 보다 어떻게 하면 재미있게 할 수 있나 설빈이가 잘 극복했으면 좋겠구나. 피할 수 없다면 어쩔 수 없이 가는 학교고 공부라면 재미나게 하도록 연구해봐 ^^
아빠가 한번 그렇게 해보라고... 말처럼 쉬운게 아니라고... 안다. 너희 때는 그런 마음이 당연히 들거야. 하지만 세월이 흐르면 학교 다닐 때가 좋았다는 것을 너는 분명히 알게 될 거다. 네가 지금 초등학교 6학년 때를 그리워하는 것처럼...
오늘은 아빠가 안양6동으로 2집을 상담하러 갔었다. 삼성빌라라는 곳과 프라다 빌라 라는 곳인데 2집이 다 친구라서 아빠에게 커텐 계약을 했단다. 첫번째 집은 지하 방이었다. 우리집처럼 아들 둘인데 한참 어리더구나. 한 3살.5살 정도... 지하 방이라 곰팡이 냄새도 나고 어렵게 사는 것이 느껴졌다. 그래서 처음 제시한 가격보다 저렴하게 해주고 아이들 치킨이라도 사 먹으라고 2만원주고 왔단다. 도저히 그냥 나올 수가 없어서였다.
아빠가 설빈이 너 키울 때가 생각나더구나. 가난하고 힘들 때였지. 항상 열심히 살아도 돈에 쪼들리고 돈이 없어 힘들고 괴로운 때가 많았다. 하지만 엄마랑 설빈이가 있어서 아빠는 항상 행복했고 기뻤단다. 사랑하는 너와 엄마가 있었으니까...불편한 게 많았다고 할 수 있지. 우리가 그때 안양4동 살던 때였지. 너를 반지하 방에서 낳고 더 커서 파출소로 이사 갔던 거 기억나니. 그 집이 많이 추워서 방안에 히타를 틀기도 했단다.
아빠는 어려웠던 때를 잊지 않으려 노력한단다. 사람이 변하면 안되거든...그렇다고 지금 우리 형편이 많이 좋아진 것은 아니란다. 남들보다 조금 더 어렵지않은 보통사람이라고 보면 된단다. 그래서 항상 아빠,엄마가 노력하는 거란다. 너희들에게 조금이라도 더 좋은 환경에서 잠잘 수 있게 해주고, 맛있는 것도 더 먹이고, 해주고 싶은 것도 많이 해주는 그런 부모 말이다. 아빠,엄마는 어릴 때 많이 가난해서 많은 고생을 했거든... 그래서 너에게만은 고생을 시키고 싶지 않은게 부모 마음이란다.
고생은 안 시키고 싶지만 너희들에게 항상 당부하는 것이 있지 않니 !!
인사 잘하고 예의있게 하기, 아침에 잘 일어나서 이불개기, 양치 잘하기, 게임 정해진 약속 만큼하기, 공부하라고 아빠가 너에게 했던 적은 거의 없음을 알거다.
아빠,엄마는 너희들보다 먼저 하늘나라로 갈 거다. 그래서 설빈이가 이세상을 어떻게하면 잘 살 수 있게 도와줄까? 알려주고 가는 게 부모의 가장 큰 역활이란다. 물고기를 항상 잡아주는 것보다 물고기 잡는 방법을 설빈이에게 알려주는 게 아빠의 가장 큰 역활이란다.
어제 아빠가 화낸 것은 몇번 말했는데도 듣지 않은 너의 습관에 화난 거란다. 습관이란 무서운 거란다. 특히 미루고 조금 있다 해야지 >>>> 이 습관처럼 무서운게 없단다. 항상 귀찮지만 먼저 할 일하고 다음에 쉬는 게 편하고 개운하고 좋은 거란다.
아빠는 항상 설빈이를 믿고 믿는다. 넌 어릴 때부터 자립심도 강하고 부지런했다. 앞으로도 조금 더 노력하는 모습을 기대하마. 아빠는 설빈이의 영원한 팬이라는 것을 잊지 않았으면 좋겠다.
교회 수련회 잘 다녀오고 우리 더 멋진 모습으로 얼굴보도록하자...
사랑한다. 우리 아들 설빈아!!! 많이 많이...
2010년 2월 25일 8시 15분 너를 사랑하는 아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