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위로 - 꿈이있는자유 한웅재의 위로 에세이
한웅재 지음 / 국제제자훈련원(DMI.디엠출판유통) / 201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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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웅재를 아는 독자는 <꿈이 있는 자유>, <하연이에게>로 기억해낼 수 있겠지만 낯선 이름인 것은 사실이다. 사실 노래나 그룹명은 CCM을 들어본 사람은 잘 알지만 한웅재 개인은 그렇게 많지는 않을 것이다. 그는 '꿈이 있는 자유'의 멤버이자 싱어송라이터로 수많은 이들로부터 공감을 받은 감미로운 목소리의 주인공이다. <일상, 위로>라는 제목의 에세이는 한웅재 솔로 2집과 동시에 출간한 책으로 책 중간중간에 글과 어울리는 노래가사를 실었다. 이 책을 구매한 사람은 부록으로 이번 솔로 정규 2집의 데모곡을 들어볼 수 있다. 


바램이 있다면 QR코드를 노래 가사 옆에 넣어서 노래를 들으면서 보면 더 큰 감동이 있지 않을까 싶다. 이것은 그의 음악을 책과 함께 듣고 싶어한 내 개인적인 욕심이다. 그가 바라본 일상이라고 해서 평범한 우리와 크게 다를 것은 없다지만 그런 일상 속에서 그가 전하는 얘기들은 과장되지 않고 진솔해서 위로를 받게 하는 것 같다. 에세이집으로는 드물게 양장본으로 제작되었는데 책에는 일상을 담은 사진들이 가득 들어있다. 아내와 딸의 사진도 있고 소품이나 주변 일상적인 사진도 실려있다. 


흔하디흔한 일상이 모여 인생이 된다. 하루가 모여서 한주가 되고 한주가 모여서 한달이 되고 한달이 모여서 일년이 되고 그런 생이 우리들이 살아가는 인생이 된다.  그래서 하루하루가 우리들에겐 소중한 것이다. 간혹 진지한 고민을 하게 되는 글도 있는데 일상에서 발견한 것들이다. 한 번 읽으면 보이지 않던 것이 다시 두 번째에서 훑어보면 눈에 들어오는 문장들이 보인다.


삶은 늘 들이닥치는데 지혜는 모자란다. 늘 그렇다.


우리 앞에 갑작스럽게 다가오는 일들에 대처하기엔 지혜가 모자란다. 해결방법이 그때는 바로 떠오르지 않고 좀 시간이 지난 뒤 객관화해서 바라볼 때 아차하며 깨닫게 되는 일이 반복된다. 그리고 그런 상황 앞에 보이는 우리들은 늘 그렇게 그런 모습으로 살아간다.


목차를 다시 보면 에세이에 실린 내용이 조금 이해가 될 것이다.


YESTERDAY : “제아무리 추운 겨울이라도, 결국 추억으로 남게 되겠지.”

어제를 추억할 때는, 과거를 추억해낼 때는 그것이 무엇이 되었는지 간에, 나를 아프게 하고 힘들게 했던 기억들은 추억이라는 한 단어로 남게 된다는 것이다. 다소 감성적이고

관망적이지만 상처를 덮는 단어이기도 하다. 기억을 덮는 망각은 마음을 치유하는 행위이기도 하니까.


TODAY : "이 흔하디흔한 일상이 모여 인생이 된다."

오늘을 사는 우리들은 시간과 하루를 흔하게 쓴다. 오늘에 대한 에피소드


TOMORROW : "삶은 늘 들이닥치는데 지혜는 모자란다. 늘 그렇다."

앞에서 말한 내용 그대로다. 앞날은 어떻게 될 지 예측할 수 없다. 그래서 항상 대처가 서투르다. 그렇기에 일상 속에서 준비하고 깨어있어야 한다는 얘기이기도 하다.


EPILOGUE : "일상, 위로’ 그 뒷이야기"

뒷이야기라고 하지만 소소한 저자의 일상적인 얘기들을 풀어놓은 부분이다.


저자가 CCM 싱어송라이터이자 목회자이다보니 타 종교를 가지신 분들은 어떻게 느꼈을 지는 모르겠다. 다만 편안하게 일상적인 얘기들을 읽을 수 있는 에세이집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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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에게
모리사와 아키오 지음, 이수미 옮김 / 샘터사 / 201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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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성 림프종에 걸려 3개월의 시한부 선고를 받고 곧 죽음을 앞둔 요코가 남편 구라시마 에지에게 편지를 쓴다. 그 편지는 요코가 죽은 후 시간이 조금 지난 뒤 편지봉투를 전달받는데 하나는 직접 직장인 교도소 안에서 전달을 받고 하나는 아내 요코의 고향인 우스카의 유치우편으로 보냈으니 그 곳 우체국으로 찾아달라고 한다. 아내가 건강해져 함께 여행하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개조한 캠핑카를 하루만에 고치고 요코가 선물한 여행을 떠나게 된다.


구라시마 에지는 말주변이 없고 마음을 밖으로 잘 드러내지 않는 성격의 소유자다. 소심하다고 할 수 있고 다정다감하지만 재미는 없다고 할 수 있다. 반면 요코는 동요가수 출신으로 같은 주제도 재미있게 표현할 줄 알고 항상 쾌활한 밝은 성격의 소유자로 빛과 같은 존재이다. 그들은 어느날 교도소 주관으로 한 콘서트를 통해 만나게 되고 결혼하게 된다. 48세의 구라시마 에지와 10살 차이가 나는 38살의 요코는 그렇게 교도소 안 관사에서 행복한 15년을 함께 산다. 이들이 얼마나 행복하게 하루하루를 보냈을 지 짐작하고 남는다. 항상 요코만을 생각하며 다정다감하게 대했던 교도소 목공관련 직업훈련교사인 구라시마 에지. 구라시마 에지와 비슷한 성격을 갖고 있어서 더욱 감정이입하면서 읽어나갔다. 그렇게 사랑하는 누군가가 곁을 떠나는 것은 정말 힘든 일이다. 아내의 유언을 따라 여행하는 중에 사연이 있는 사람들을 만나게 되면서 비둘기처럼 박차고 날아가 자유롭게 살기를 원하는 요코의 마음을 들어주는 듯 서서히 구라시마 에지도 달라져간다.


질 나쁜 여학생이 진급을 위해 성폭행 당하는 것으로 모의한 것에 걸려들어 파직당하고 이혼하고 사람들로부터 외면받다가 밑바닥에서 차량털이범으로 살던 중  걸려들어 교도소에서 입소하고 그곳에서 구라시마 에지로부터 목공을 배운 스기노. 


아내의 불륜을 현장에서 목격하고 마음에 큰 상처를 받은 다미야, 그의 부하직원으로 수십년간 가족을 등지고 외톨이의 살믈 살아온 난바라. 각각의 사연을 가진 이들로 서로가 서로에게 인연을 갖고 있었고 아내의 유골을 바다에 뿌리기 위해 우스카로의 여행을 떠나는 그 길에 만나게 된다. 서로의 아픔과 상처를 치유하는 이들. 담담하게 그려가는 필체. 단숨에 읽어나간 책이다. 사랑하는 사람이 곁에 있을 때 그 순간이 가장 행복한 순간이라는 걸 알게해 준 소설이기도 하다. 그러고보니 책표지에 스토리가 다 담겨있는 것이 신기하다. 캠핑카에 매단 풍경소리가 듣고 싶어진다.


소설에서 인상적인 문구들입니다.

다네다 산토카의 싯구가 스기노를 통해서 여러 번 등장하는데요. 그 중에 하나입니다.

"혼자가 되면 우러를 수 있네, 푸른 하늘을" 


"타인과 과거는 바꿀 수 없어도, 나와 미래는 바꿀 수 있다. 인생에는 유효기간이 없다." - 요코


"우연한 만남이란 멋진 일이 생길 징조인데, 그게 세 번 이어졌을 때 놀랄만한 기적이 일어난다." - 요코


잔잔한 감동을 억지스럽지 않고 물흐르듯 표현해낸 필체로 영화 <당신에게>가 보고 싶어졌다. 아내를 위한 여행이 곧 자신이 비둘기처럼 자유롭게 날기 위한 여행이었다니. 참 속깊은 아내이다. 그런 아내를 만나고 싶다. 또 그런 남편이 되고 싶다. 자신있게 추천할 수 있는 소설을 오랜만에 읽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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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 들면, 추억하는 것은 모두 슬프다 - 나는 아버지입니다
조옥현 지음 / 생각의창고 / 201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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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세이가 아닌 시집이었다. 교사로 정년퇴직한 뒤 노인으로서 사회 속에 겪은 일들을 시 한 편 한 편에 감정을 모두 담아냈다. 90세라면 사회 속에서 보호받아야 할 나이가 아니던가? 하지만 시를 읽어갈수록 마음 속으로 암울해진다. 나이들면 모든 것이 더없이 지나가는 것인지. 앞으로 살아가야 할 날이 많은 젊은 사람들은 멀게만 느껴질 이야기일 수 있을 것이다.


치매를 겪고 있는 아내를 끔찍히도 아끼는 남편이 있다. 앵무새를 샀는데 나이가 많은 것 같다고 교환해달라고 할 때 야박한 젊은이로부터 싫은 소리를 듣다가 그대로 되돌아온 노인이 있다. 그 앵무새는 몇 달 못가서 죽었다. 동방예의지국이라고 해서 노인을 공경하는 유교사상이 지배했던 우리나라였는데 이제는 그것마다 희미해지는 것은 아닌가 싶다. 노인이 겪는 일상 속에서의 이야기들은 민망할 정도로 사회에서 소외시키는 것은 아닌가 싶다. 70세 넘으면 할부를 받지 못한다는 대리점 직원의 얘기에 실소가 나온다. 실버산업이라고 노인층을 잡을려고 마케팅 펼칠 때는 언제고 할부 가능한 나이대가 70세 이전이라니... 저자가 받았을 상처와 외로움이 그대로 전해오는 듯 싶다.


시는 간결하다. 운율을 생각하지 않고 읽는다면 에세이처럼 읽히기도 한다. 깊이 내려앉은 슬픔이 곧 노인의 다른 말인 외로움이라고 보면 추억하는 것이 슬프지 않도록 기쁘게 주어진 삶을 살아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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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문 넘어 도망친 100세 노인 창문 넘어 도망친 100세 노인
요나스 요나손 지음, 임호경 옮김 / 열린책들 / 201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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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스웨덴 베스트셀러상 

2011년 독일 M-피오니어상

2012년 독일 『부흐마크트』 선정 최고의 작가 1위

2011년 덴마크 오디오북상

2012년 프랑스 에스카파드상 


전 세계 500만부 이상 판매된 특급 베스트셀러인 <창문 넘어 도망친 100세 노인>을 한마디로 표현하면 꿀맛처럼 책장넘기는 맛이 나는 소설이다. 한 번 붙잡으면 놓칠 수 없다는 평을 많이들 하지만 이 책은 정말 재밌는 소설이다. 15년간 기자로 일하다 미디어 회사를 설립한 뒤 크게 성장시켰으나 건강악화로 매각한 요나스 요나손의 데뷔작이라곤 믿을 수 없을만큼 탄탄한 스토리 구조를 갖췄다. 현재와 과거를 넘나드는 구조와 100세(1세기)가 상징하는 의미는 하나의 소설적 장치인 것 같다. 근현대사 중요한 순간마다 알란이 끼여드는 것을 보면 역사의 생생한 현장 속에서 좌중우돌하며 이데올로기나 종교, 인생 등을 교묘하게 비꼬는 것이 재밌다. 지루할 틈도 없이 웃기게 하는 블랙코미디 요소로 500페이지 결코 두껍게 느껴지지 않았다.


푸른색의 청량감이 느껴지는 책표지가 인상적이다. 100세 노인은 자신의 생일날 양로원을 빠져나와 처음 간 곳이 버스터미널인데 그 곳에서 버스표를 끊고 기다리던 중 기름기에 전 긴 금발에 성긴 턱수염, 그리고 등짝에 <네버 에게인>이라는 글자가 새겨진 청재킷 차람의 꺽다리 청년이 화장실에 간 사이 그 틈에 온 버스에 트렁크를 들고 올라타면서 이야기는 시작된다. 그 트렁크는 갱단 소유의 돈가방으로 추적하는 무리를 피해 도망길에 나서게 된다는 내용이다. 스트리트 영화처럼 도망길에 율리우스, 베니, 구닐라 등 무리들이 합류하게 되고 갱단 뿐만 아니라 양로원으로부터 신고접수를 받은 경찰까지 그들을 쫒게된다. 그 과정이 무겁지 않고 유쾌하고 즐겁다.


이렇게 신나는 모험은 번역자가 인정한 것처럼 어디로 튈 지 모르는 꼬부랑 할아버지를 따라 그저 즐기기만 하면 된다. 작가의 상상력과 예상치 못한 곳에서 터지는 웃음, 뚜렷하게 드러나는 작중인물들로 무더운 이 여름 표지만큼이나 시원한 웃음을 안겨주는 책이었고 너무 잘 읽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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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에게 보내는 심리학 편지 - 30년 동안 미처 하지 못했던 그러나 꼭 해 주고 싶은 이야기들
한성희 지음 / 갤리온 / 201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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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3년간 약 20만명의 환자를 만나며 7만 시간을 진료한 정신분석 전문의이자 서른 살 딸아이의 엄마가 쓴 책이라서 그런지 마음마저 치유되는 것 같았다. 딸에게 해주고 싶었던 얘기와 그 얘기에 적합한 실제 사례를 통해 설득력이 더해지고 감동적이었다. 참 좋은 책이라는 느낌이 자주 들었다. 정신분석의로서 풍부한 경험을 딸에게 하는 얘기가 고스란히 책을 읽는 독자에게 전해져오기 때문에 연신 고개를 끄덕이며 공감했을만큼 좋았다. 좋은 책은 내 좁은 시각과 생각을 넓혀주고 편견과 아집을 무장해체시켜주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남자로서 남자의 입장에서 읽었지만 이런 부모의 가르침이라면 세상을 더 넓게 포용하고 받아들일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청춘들에게 하는 메세지이기도 하다. 취업, 결혼, 일, 대인관계, 사랑, 인생을 모두 담고 있기 때문에 귀담아들을 조언들이 많았다.


"우리가 타인의 행복, 일시적인 관심, 얻지 못한 욕망 등 부분에 일희일비하는 건 전체로서의 삶의 의미가 부재하기 때문이다. 비록 부분 때문에 흔를리더라도 전체로서의 '나'는 갖추고 있어야 한다. 그래야 풍랑이 와도 배가 뒤집히지 않는 법이다. 마지막으로 불안하고 걱정스러운 일들이 내 힘으로 도저히 어쩔 수 없는 것이라면 그냥 그 일을 머리에서 지우는 것이 좋다.

...

불안하다는 건 어떻게든 성장하고 싶은 마음의 시그널이자 지금 인생을 잘살고 있다는 증거니까."


진심으로 위로를 많이 받았다. 세상이 원하는 조건, 세상에 맞춰 살아가는 것이 정답이라 믿으며 그것이 어쩔 수 없는 선택이라 하더라도 남과 나를 끝까지 비교해야 하는 경쟁 속에서 살아왔다. 밀려나지 않기 위해 일희일비하며 살아왔다. 그러나 예방주사를 맞듯 앞으로 일어날 수 있는 일들을 따뜻한 시선으로 얘기해준다. 네가 걱정하고 있는 것들에 너무 연연해하지 말라고. 우리나라는 유독 이상하리만치 체면, 타인의 시선에 민감하다. 나를 어떻게 바라보느냐에 기준을 맞추다보니 불행과 불안함을 크게 느끼는 것 같다. 하지만 그런 것조차 저자는 불안하다고 느끼는 것보다 앞날이 전혀 궁금하지 않고 불안함조차 느끼지 않는 사람이 더 위험하다고 한다. 다른 사람보다 쉽게 우울증을 일으키고 자살에게까지 이르게 한다고 한다. 책을 읽어나가는 동안 평소에 고민하고 있던 문제들이 상당 부분 해소됨을 느꼈다. 지금 이 시대를 살아가고 있는 청춘들이 읽으면 참 좋을 것 같다. 꼭 한 번 정독해보기를 적극 추천하는 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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