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혁명에서 살아남기 2 만화로 보는 세계사 대사건
정나영 글, 이정태 그림 / 상상의집 / 201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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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둘째가 갑자기 옛날에는 사형시킬 때 단두대를 이용해 진짜 목을 잘랐냐고 묻길래 그에 대해 설명을 해줬다. 기요탱이라는 사람이 발명해서 일명 기요틴이라고도 불리며, 사형집행하는 사람이 아무래도 마음이 좋지 않을 테니 그런 것을 감안해 발명한 것이며, 프랑스의 루이 16세와 왕비도 단두대에서 죽었다고. 그랬더니 바로 자기가 읽은 책에도 그런 설명이 나온단다. 순간 책에 나오는 이야기를 내가 설명해줬다는 생각에 뿌듯했다.

 

  물론 둘째가 말한 책이 바로 이 책이다. 본격적으로 혁명의 분위기가 싹트고 결국 우유부단했던 루이 16세와 마리 앙트와네트가 갇혔다가 사형당하는 과정이 누리와 자크를 따라가다 보면 알게 된다. 여기서는 특히 코와니 사령관과 그의 딸 마리가 처한 상황을 보며 대의가 무엇이며 옳은 일이 무엇인가를 생각하게 만든다. 딸이 아버지와 반대 입장에서 행동하고 아버지도 심적으로는 딸과 같은 혁명군의 행동이 옳을 수도 있다고 여기지만 왕을 호위해야 하는 자신의 입장에서 혁명군에 반하여 왕을 보호하는 임무를 수행할 수밖에 없으니 말이다. 아마 작가도 그런 독자의 마음을 알기에 코와니 사령관이 루이 16세의 도움으로 사형을 면하게 만들었을 것이다.

 

  프랑스 혁명은 사실 한 번 일어난 사건이 아니라 세 차례에 걸쳐 일어났지만 우리가 흔히 혁명이라 부르는 것은 1789년 처음 일어난 사건을 일컫는단다. 바로 이 책의 배경이 된 사건이다. 그리고 공화정이 시작되었지만 그 후로 안정된 것은 아니다. 언제나 어디서나 혁명이 일어나면 강경파와 온건파가 있고 독재를 하고자 하는 욕망이 있기 마련인가 보다. 프랑스도 그런 과정을 어김없이 겪었다. 물론 이런 이야기는 하나의 이야기가 끝나면 만나는 정보 페이지에 있다. 그러니 만화만 보는 아이들이라면 요런 상식은 얻기 힘들 것이다. 물론 우리 아이도 그런 아이에 속하지만. 그래도 프랑스 혁명이 있었고 당시 사람들이 어떻게 생활했는지 대충 안다면 그나마도 다행이라 위로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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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혁명에서 살아남기 1 만화로 보는 세계사 대사건
정나영 글, 이정태 그림 / 상상의집 / 201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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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전에 중국에 여행갔을 때 조선족 가이드가 고려가 먼저인지 삼국시대가 먼저인지 물어보는 걸 듣고 속으로 놀랐던 기억이 난다. 아니, 어떻게 당연한 걸 모를 수가 있지? 하지만 과연 무엇이 '당연한' 것일까.  아마 나는 은연중에 조선족이 우리의 역사를 알고 있어야 할 한국인으로 생각하고 있었나 보다. 그들은 엄연한 중국인인데도 말이다. 그들이 중국인이라고 생각하자 우리의 왕조 변천사를 모르는 게 이해가 간다. 마찬가지로 내가 영국이나 프랑스의 시대적 변화를 모르는 것과 무엇이 다른가 말이다. 잠깐이나마 세계사를 배웠고 그 나라들에 대한 다양한 책을 읽었어도 명확히 잡히지 않는다. 그러니까 남의 나라 역사는 잘 모르는 게 당연하다고 스스로를 위로해 본다.

 

  근대 민주주의의 토대가 되었다는 프랑스 혁명. 그런데 남의 나라 역사여서인지, 아니면 아직도 전체적으로 체계가 안 잡혀서인지 프랑스 혁명이 일어난 해가 헷갈린다. 임진왜란이 일어난 해는 1592년, 을사늑약이 체결된 해는 1905년, 이렇게 똑똑 떨어지는데 프랑스 혁명은 언제 일어났는지 외우고 돌아서면 또 잊어버린다. 그도 그럴 것이 어느 날 갑자기 혁명이 일어난 것이 아니라 서서히 조짐이 보이다가 확산된 것이기 때문이다. 여기서는 바스티유 감옥을 습격하던 1789년을 배경으로 한다.

 

  잃어버린 왕의 모자를 찾기 위해 누리와 자크가 과거로 돌아가 베르사유 궁전에서 실랑이를 벌이는 내용이다. 뭔 이상한 동물인 키몬 덕분에 과거로 돌아간 둘은 혁명이 일어나기 직전의 시대상황을 함께 겪는다. 베르사유 궁전에 화장실이 없어서 하이힐이 생겼다는 이야기며 위에서 떨어지는 오물을 막기 위해 양산이 생겼다는 이야기 등을 알 수 있다. 어른인 나는 프랑스 혁명에 초점을 맞춰서 누리와 자크가 벌이는 말썽에는  별로 관심이 가지 않는데 아마 아이들은 그 둘의 천방지축 못말리는 행동을 보느라 정작 프랑스의 상황에 대해서는 휘리릭 넘기지나 않을런지 모르겠다. 하긴 이런 만화를 보면서 언제나 하는 이야기지만. 그래도 다행인 것은 어디선가 이 이야기가 나오면 그래도 기억을 한다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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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글와글 용의 나라 우리 문화 속 수수께끼 4
박윤규 지음, 정승희 그림 / 사파리 / 201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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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이들 책을 읽다 보면 용을 바라보는 동양과 서양의 시각이 다르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우리는 용을 신성하고 영험한 동물로 대한다. 그래서 임금을 용으로 표현하고 전설 속에서도 중요한 자리를 차지한다. 어디 그 뿐인가. 큰 인물이 된 사람은 어떤 방식으로든 자신과 용을 결부시켜 비범함을 나타내고자 한다. 그러나 서양에서는 물리쳐야할 대상으로 인식한다. 그래서 공주를 납치해간 용을 물리쳐야만 공주와 결혼하거나 왕이 될 수 있으며 영웅이 되기 위해 싸우는 상대 또한 용이다. 용은 상상의 동물이기 때문에 생긴 모습을 묘사하는 것이야 당연히 다르겠지만 이처럼 그것을 바라보는 시각이 전혀 다르다니 신기할 따름이다.

  예부터 우리 조상들은 용이 물을 다스린다고 했다. 그래서 비가 안 오면 기우제를 지내고 바다에 나가기 전에 용을 달래기 위해 제를 지냈다. 내가 어렸을 때 한동안 비가 오지 않자 동네 아주머니들이 돌아다니며 무슨 기원을 했던 기억이 난다. 지금은 거의 사라진 풍습이라 우리 아이들은 그러한 모습을 볼 기회가 없어 보인다. 그래서 이렇게 책으로나마 만날 수 있다는 사실에 위안을 삼는다. 

   주변에서 용과 관련된 지명이나 전설을 찾기는 아주 쉽다. 그만큼 우리와 밀접한 관계가 있는 용을 한 곳에 모아 다양한 이야기를 들려주는 게 바로 이 책이다. 용에 대한 전설을 들려주고 그에 대한 풀이를 해 놓았으며 실제적인 정보도 알려준다. 예를 들면 왕건의 출생과 관련된 전설을 옛이야기 형태로 들려주고 정보면에서는 그 밖에 용과 관련 있는 왕을 이야기하며 왜 그런지도 들려준다. 그리고 왕의 얼굴을 용안이라고 하거나 옷을 용포라고 부르는 것에서 용은 곧 임금을 의미한다는 사실을 알려준다. 아이들은 옛이야기 같은 것을 더 좋아할지 모르겠으나 나 같은 사람은 정보를 보며 몰랐던 것을 알거나 기억하지 못했던 사실을 새롭게 떠올리는 부분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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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유기의 삼장 법사, 실크로드에서 진리를 찾다 실크로드로 배우는 세계 역사 1
프리실라 갤러웨이.돈 헌터 지음, 양녕자 옮김 / 아카넷주니어 / 201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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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간혹 당연히 알 것이라고 생각했던 것을 누군가가 모른다고 할 때 설마 그것도 모를까 싶다. 그런데 이제 충분히 그럴 수도 있겠다고, 모든 것을 알 수 없고, 또 그럴 필요도 없다는데 생각이 미친다. 왜냐하면 내가 그럴 판이니까. '삼장법사가 서유기에 나오는 인물일 뿐 실존인물, 그것도 중국의 불교를 발전시키는데 큰 역할을 한 인물일 줄은 전혀 몰랐다'고 서두를 쓰려 했는데 문득 누군가가 어떻게 그것도 모를 수 있느냐며, 어쩜 그리 무식할 수가 있느냐고 생각할까봐 걱정되어 변명 아닌 변명을 해본다.

  지금까지 고대 상인들이 위험을 무릅쓰고 실크로드를 개척해서 결국 두 문명이 교류할 수 있었다는 사실은 알았지만 거기에 다른 의미는 부여하지 않았다. 그저 수천 킬로미터를 걷거나 말과 낙타를 타고 다녔으니 힘들었겠다 싶었을 뿐,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었다. 어차피 지금으로부터 수 천 년 전의 이야기에다 우리나라가 아닌 곳에서의 일이니 그다지 관심을 갖지 않은 이유도 있을 것이다. 그런데 삼장 법사의 이야기를 읽다 보니 실크로드가 조금 유의미하게 다가온다.

  오로지 인도의 불교 경전을 공부하고 싶다는 일념 하나로 길을 떠난 현장. 죽을 고비를 여러 차례 넘기면서도 끝까지 포기하지 않아 결국 자신의 의지를 실현했다. 사막을 건너면서 오아시스도 만나고(우리는 흔히 오아시스라고 하면 낭만적으로 생각하지만 현실은 결코 그렇지 않을 것이라는 것쯤은 안다.) 도둑도 만나고 때로는 험준한 산맥을 만나기도 하지만 모든 것을 이겨냈다. 가는 곳마다 지혜와 슬기로 왕의 신임을 얻고 심지어 그곳에서 설법을 하며 머물기를 권유받지만 원래의 목적지인 인도를 포기할 수 없었기에 끝내 어느 곳에서도 오래 머물지 않았다.

  현장 즉 삼장 법사의 여행 경로를 거칠게 따라가기 때문에 자세한 내용을 알 수 없고 앞뒤의 내용이 매끄럽게 연결되지 않지만 그의 의지만은 느낄 수 있다. 그리고 무엇보다 중국(당시 당나라)으로 돌아와서 삼장이 한 일 때문에 지금까지 그의 이름이 불리는 것일 게다. <대당서역기>에 나오는 기록들이 상당히 신빙성이 있다고 하니 말도 안 되는 모험 이야기가 아니라 하나의 역사서로 봐도 무방하겠다. 물론 이 책은 그것을 토대로 삼장의 행보를 따라간 동화 형태의 이야기 책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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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쓰는 이야기 한국사 세트 - 전2권 - 개정판 다시 쓰는 이야기 한국사
호원희 지음, 조장호 그림 / 소담주니어 / 201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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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이들과 이야기하다 보면 자신이 태어나지 않은 때는 모두 '옛날'로 인지한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훗날 역사의 한 획을 그은 사건으로 기록될 1990년대의 독일 통일과 소련의 해체를 내가 사는 시대에 경험했다는 사실에 고무되어 흥분해서 아이들에게 이야기하면 뚱한 표정으로 쳐다본다. 그러면서 한 마디 한다. 옛날 일이네! 맙소사, 어떻게 불과 20년 전에 있었던 일을 옛날이라고 할 수 있을까 싶어 처음에는 내가 오히려 황당했지만 이젠 그럴 수 있겠거니 한다. 나도 내 부모가 어린 시절을 살았던 시기를 옛날로 기억하고 있으니까. 

 아이들이 역사에 흥미를 갖지 못하는(물론 흥미를 갖는 아이들도 있다.)  가장 큰 걸림돌이 바로 이것이다. 자신과는 너무 먼 과거의 이야기라는 것, 지금과 별 상관없어 보이는 일을 알아서 무엇에 쓰겠냐는 것이다. 역사란 끊임없이 재해석되고 현재에 영향을 준다는 사실을 알려면 아마 세상을 보는 눈이 생긴 다음일 것이다. 역사의 이러한 특징 때문에 아이들이 읽는 역사책은 형식이 다양하다. 편지처럼 들려주는 방식, 옆에서 조근조근 이야기해 주는 방식, 특정 사건별로 이야기하는 방식 등. 이 책은 그 중에서도 이야기로 풀어주는 방식이다. 특히 현재를 살고 있는 주인공을 내세워 어떤 일을 이야기하면서 역사적인 상황을 함께 이야기한다. 정확히 말하자면 역사적인 상황에 맞게 현실의 사건을 끌어낸 것이지만 여하튼 그런 방식이다. 

 준호가 할아버지에게 이야기를 듣는 방식인데 할아버지가 이야기해주는 부분과 준호의 생활을 보여주는 부분의 말투가 똑같아서 할아버지가 이야기해주고 있다는 느낌이 나지 않지만 형식은 그렇다. 시대적으로 굵직한 사건들을 중심으로 개괄적인 이야기를 해주고 있기 때문에 맥을 잡는데 용이하다. 다만 역사적으로 다르게 해석되는 부분에 대한 부연 설명도 있었으면 하는 아쉬움이 있다. 예를 들면 비류와 온조가 주몽의 친아들이 아니라는 설도 있는데 무조건 부여를 떠나 결혼해서 나은 아들로 되어 있다. 백제의 삼천궁녀에 대한 이야기도 부연 설명이 필요할 법한데 그냥 통상적으로 언급되는 정도에 머물렀다. 물론 한국사를 두 권에 압축해 들려주는 상황에서 곁가지 이야기들까지 할 상황이 아닐 수도 있겠지만, 여전히 아쉽다. 그런 이야기들이 있으면 아이들도 기존의 시각과는 다른 이야기도 있다는 것을 알고 더 재미있게 읽을 테니 말이다. 그래도 우리의 역사를 현재와 결부시켜서 잘 이어준 점은 좋았다. 그럼으로써 과거와 현재가 전혀 별개의 것이 아니라 서로 연결되기도 한다는 사실을 어렴풋이 알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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