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는 서로를 춤추게 하는 거야! - 사막의 도우미, 뱀과 도마뱀의 시끌벅적 우정 쌓기
조이 카울리 지음, 홍한별 옮김, 개빈 비숍 그림 / 고래이야기 / 201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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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제 - 사막의 도우미, 뱀과 도마뱀의 시끌벅적 우정 쌓기

  원제 - Friends: Snake and Lizard, 2011

  작가 - 조이 카울리

  그림 - 개빈 비숍

 

 

 

 

 

  친구가 된 뱀과 도마뱀의 두 번째 이야기다. 둘 다 파충류니까 친구가 되는 게 뭐가 그리 대수일까 하겠지만, 종교라든지 학력, 거주지에 따라 차별하고 따돌리는 인간 세상을 보면 놀라운 일이 분명하다. 저 둘은 다리가 있고 없고의 차이가 명백하니까 말이다.

 

  지난 1권에서 사막 동물들을 위한 도우미 사업을 벌이는 두 친구가 이번에는 어떤 일을 겪고 벌일지 기대가 되었다. 게다가 서로를 춤추게 하다니! 뱀의 춤이 기대가 되는 제목이었다.

 

  첫 번째 에피소드인 『문』에서는 둘이 사는 동굴 입구에 커다란 거미가 나타나면서 둘의 갈등이 시작된다. 도마뱀은 거미줄에 걸린 여러 가지 곤충들을 공짜로 먹을 수 있으니 치워야할 필요성을 못 느끼기에, 그냥 창에 커튼을 쳤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뱀은 독거미면 물려 죽을 것이라고 불안해하며, 어쩔 줄을 몰라 한다. 과연 둘은 이 의견차를 어떻게 해결할까?

 

  『비의 춤』에서는 도마뱀이 어머니 얘기를 하다가 비를 내리는 ‘비의 춤’을 출 수 있다는 말을 꺼내면서 사건은 시작된다. 뱀이 사막은 너무 덥다고 비의 춤을 춰달라고 부탁한 것이다. 도마뱀은 격렬하게 춤을 추는데…….



 

  『영웅』에서는 죽음의 강(사실은 고속도로)에서 토끼 한 마리가 괴물(차)에 맞서다 깔려 죽은 사건이 일어난다. 사막의 동물들은 도우미 사업을 하는 두 친구에게 토끼에 대한 추도사를 준비해달라고 부탁한다. 그리고 비의 춤 얘기를 들은 동물들은 도마뱀에게 ‘바위 춤’을 춰달라고 요청한다.『바위 춤』 죽음의 강 근처에서 바위 춤을 추는 도마뱀과 동물들의 눈앞에 엄청난 사건이 일어난다. 어찌된 일인지 괴물이 사고가 난 것이다. 그리고 그 안에서 나온 것은……. 동물들은 괴물이 뭘 먹고 사는지 그제야 알 수 있었다. 괴물은 사람을 먹는다!

 

  이외에도 두 친구 앞에는 여러 가지 시련이 기다리고 있었다. 도마뱀의 마흔 아홉 번째 누이가 찾아와 집안 망신이라며 뱀과 헤어지라고 소리 지르기도 하고, 겨우 찾아와 준 달걀을 한 입에 먹는 뱀 때문에 도마뱀이 토라진 이야기, 하늘의 알(풍선)을 보호하려고 애쓴 이야기 등등.

 

  두 친구는 서로에게 진심을 토하기도 하고, 때로는 자신에게 불리하거나 상대에게 좋지 않은 사실은 숨기기도 하면서, 서로를 더 잘 알아가고 배려한다. 상대가 알아서 기분 좋지 않은 말은 전해주지 않는 것도 배려라고 생각한다. 상대가 반드시 알아야하는 게 아니라면, 굳이 말해주지 않아도 되는 것도 있는 것이다. 이 책에서 두 친구들은 그런 부분까지 생각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진실한 친구라면 모든 것을 말해야한다는 이야기는 많이 봤지만, 이렇게 서로 숨기는 것도 배려라고 말하는 책은 처음이었다.

 

  두 친구가 대화를 통해서 서로를 알아가는 과정은 흐뭇했다. 특히 기껏 구해온 달걀을 한꺼번에 먹는 뱀 때문에 속상해하던 도마뱀이 원래 뱀은 그렇게 먹는다는 걸 받아들이는 부분은 고개가 절로 끄덕여졌다. 그리고 '기걷기'라는 단어에서 둘이 얼마나 서로를 위하는지 깨달을 수 있었다. 하나는 기어 다니고 다른 하나는 걸어 다니니, 둘은 함께 산책하는 것을 '기걷기'라고 부른다. 귀여운 단어 선택이었다. 일방적으로 한쪽의 희생을 강요하지 않고 서로를 만족시킬 수 있는 방법을 찾는 둘의 방식이 마음에 들었다.

 

  난 지금까지 친구를 어떻게 사귀었을까? 잠시 생각해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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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잣돈 갚기 프로젝트 - 제15회 문학동네어린이문학상 수상작 보름달문고 62
김진희 지음, 손지희 그림 / 문학동네 / 201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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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 - 김진희

  그림 - 손지희

 

 

 

 

 

 

  막내 조카 어린이날 선물로 무엇을 고를까 하다가 집어든 책이다.

 

  초등학교 6학년인 동우는 이른바 학교 폭력 가해자이다. 특히 같은 반인 준희에게서 돈을 뺏기도 하고 물건은 가져가기도 한다. 하지만 그는 그게 잘못된 일이라는 걸 깨닫지 못한다. 다른 날처럼 등굣길에 준희의 돈을 빼앗으러 뛰다가 트럭에 치인 동우. 저승사자를 따라 염라대왕 앞에 서게 된다. 그런데 어럽쇼? 알고 보니 저승사자의 착오로 죽었다는 걸 알게 된다. 하지만 다시 지상으로 돌아가려면 저승 곳간에 있는 노잣돈을 내야하는데, 동우의 곳간은 텅텅 비어있었다. 결국 49일째 되는 날까지 갚기로 하고 노잣돈을 빌리기로 한다. 만약 갚지 못하면 그는 다시 저승으로 돌아가야 한다. 동우는 고민에 빠졌다. 어떻게 노잣돈을 갚을 수 있을까?

 

  판타지 소설에서는 저승사자가 착오로 인간을 저승으로 데리고 가면 보상으로 다른 차원에 환생하게 해주는데, 여기서는 돌려보내주는 대신 돈을 내놓으라고 한다. 적반하장도 유분수지.

 

  다시 살아 돌아온 동우는 노잣돈을 갚기 위해 어떻게 해야 하는지 감을 잡지 못한다. 그는 단순하게 그동안 빼앗은 돈을 돌려주면 모든 문제가 해결된다고 생각한다. 아, 이 부분에서 한숨이 나왔다.

 

  이건 동우 혼자만의 잘못이 아니었다. 진정한 사과가 무엇인지 알려주지 않은 어른들의 문제였다. 일 때문에 바빠서 가정에 소홀하고 성적만 좋으면 다 좋다는 부모, 학교에서 문제만 일으키지 않으면 좋다는 선생, 인성 교육보다는 높은 점수를 얻는 방법만 알려주는 교육 시스템 그리고 모든 문제는 돈으로 해결하면 된다는 사회 분위기. 이 모든 것들이 만들어낸 결과물이 바로 동우와 그 친구들이었다.

 

  어른들이 안 계시는 친구 집을 뒤져서 돈을 훔치면서도 죄책감을 느끼지 못하고, 자기들의 죄를 모면하려고 아무 관련 없는 아이 이름을 댄다거나, 자기들과 의견이 다르다고 폭력을 행사하고 급기야 가해자인 주제에 어른들 앞에서는 피해자 코스프레까지 한다.

 

  그러던 동우가 달라졌다. 자신이 어떻게 행동했을 때 빚이 줄어드는지 곰곰이 생각하다가, 자신의 행동을 돌아보고 반성을 하게 된 것이다. '생각'이라는 것을 하면서, 그는 변하기 시작한다. '반성'이라는 것을 하고 다른 아이를 '배려'하기 시작하면서, 동우는 새로운 사람으로 다시 태어나게 된다. 처음에는 돈을 갚기 위해서였지만, 나중에는 진심으로 행동하게 된다.

 

  저승의 곳간과 노잣돈이라는, 설화를 이용해서 학교 폭력에 대해 생각하게 만든 이야기였다. 우왕좌왕 갈팡질팡 어찌할 바 모르는 동우의 심리를 따라가면서, 공감하기도 하고 안타까워하기도 했다. 그러면서 자연스레 가해자와 피해자에 대해 생각하고, 진짜 친구란 무엇인지 생각하게 한다.

 

  그리고 난 막내 조카에게 이렇게 말할 것이다. "학교에서 누가 괴롭히면 여기 나오는 준희처럼 혼자 해결하려고 하지 말고, 어른들에게 말해. 그러라고 엄마아빠랑 고모랑 큰아빠랑 큰엄마랑 형아랑 누나가 있는 거니까. 알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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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먹는 여우와 이야기 도둑 책 먹는 여우
프란치스카 비어만 글.그림, 송순섭 옮김 / 주니어김영사 / 201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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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제 - Herr Fuchs und der Rote Faden

  작가 - 프란치스카 비어만

 

 

 

 

 

  예전에 사용하던 블로그에 몇몇 광고성 댓글과 함께 이상한 암호 같은 댓글이 주르륵 달리더니 결국은 사용 중지를 당한 적이 있다. 물론 내가 한동안 방치하긴 했지만, 몇 달 사이에 그런 일이 일어나다니……. 그 블로그에 ‘책 먹는 여우 Herr Fuchs Mag Bucher!’ 리뷰가 있었는데, 아쉽기만 하다.

 

  이번에 그 두 번째 이야기가 나왔다는 말에, 조카보다 내가 더 설레었다. 그래서 어린이날 선물이라는 핑계로 내가 먼저 읽어보았다. 아, 역시 재미있다. 비록 내가 추리 호러 스릴러를 무척 좋아하지만, 이 책은 그런 요소가 거의 없음에도 불구하고 재미있다.

 

  지난 이야기에서 직접 이야기를 써서 유명해진 여우 아저씨. 빛나리 씨와 함께 일하면서 사랑받는 작가가 되었다. 그러던 어느 날, 그에게 엄청난 일이 일어난다. 이야기 소재들을 모아놓은 이야기 창고가 텅 비어버린 것이다. 빛나리 씨의 빨간 스웨터 털실을 묶고 바닥에 난 구멍으로 범인을 찾으러 떠난 여우 아저씨. 도대체 누가, 왜 그의 이야기 소재들을 몽땅 훔쳐갔을까?

 

  ‘책 먹는 여우’가 책을 읽는 방법에 대해 얘기했다면, 이번 이야기는 글을 쓰는 것에 대해 말하고 있다.

 

  이야기 창고를 훔쳐낸 생쥐 몽털 씨는 여우 아저씨처럼 작가가 되고 싶어서 그의 모든 것을 따라 하고자 그런 짓을 벌였다. 하지만 여우의 이야기 소재를 훔쳐왔어도, 그는 그것을 어떻게 사용하는지 알 수가 없었다. 왜냐하면 그것들은 몽털 씨의 것이 아니라, 여우 씨의 것이기 때문이다. 무늬가 다른 낡은 우산이나 돌, 깃털, 구슬을 모은 유리 병 같은 물건들이 의미가 있는 것은, 여우 씨가 그것들을 발견했을 때 남들은 모르는 뭔가를 느꼈기 때문이다. 그것을 보았을 때 머릿속에 스치고 지나간 생각이나 그 당시의 상황, 분위기 등등은 여우 씨만이 알고 있고, 간직하고 있는 기억이다. 다른 사람에게는 전혀 의미가 없는 것들이다. 그런 경험이 없는 몽털 씨가 이야기를 이어갈 수 없는 건, 어떻게 보면 당연한 일이었다.

 

  아이들에게 어떻게 글을 써야하는지, 작가는 어려운 단어나 긴 서술 내지는 다른 미사여구 없이 간단히 말하고 있다. 남의 이야기가 아닌, 자신의 생각과 감정이 스며든 이야기를 쓰라고 말이다.

 

  그게 여우 아저씨와 몽털 씨의 차이였다. 여우 아저씨는 자기가 보고들은 것을 바탕으로 소재를 선택해했고, 그것을 발전시켜 이야기를 만들 수 있었다. 반면에 몽털 씨는 남의 소재를 훔쳐다가 억지로 이야기를 만들려고 하니, 한글자도 적을 수 없었다. 뭐, 재능이 없었던 걸지도 모르겠지만.

 

  설명조의 다른 글짓기 책보다 이런 접근법이 내 마음에 들었다. 조카 주지 말고 내가 가질까하는 고민이 좀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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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 모든 화가들의 그림 이야기 - 개정판 마음이 쑥쑥 자라는 세상 모든 시리즈 1
장세현 지음 / 꿈소담이 / 2007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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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저자 - 장세현

 

 

 

 

 

  어린이날 선물로 고른 책 중의 하나다. 예전에 큰 조카였던가 둘째 조카였던가 하여간 둘 중의 하나에게도 선물로 줬었는데, 몇 년 전에 개정판이 나왔다고 해서 다시 골랐다.

 

  세상 모든 화가들이라는 제목답게, 책은 동굴 벽화부터 이야기는 시작한다. 왜 우리 조상들이 동굴에 그런 그림을 그렸는지, 저자는 상상력을 발휘해서 재미있는 이야기를 만들어냈다. 음, 이런 경우에는 저자가 아니라 작가라고 해야 하나? 그리고 이집트 미술의 대표작인 '스핑크스'와 '피라미드'를 거쳐, 헬레니즘 조각의 대표작인 '라오콘과 두 아들'을 지나, 중세 시대의 종교화와 르네상스 시대에서 머무른 후, 고전주의 낭만주의 등등의 시대를 보여주고 피카소와 샤갈에서 마무리한다.



 

  다른 미술 관련 책처럼, 이 책 역시 유명 화가들의 대표작을 엄선하여 보여주고 있다. 하지만 거기에 그치지 않고, 그림이 그려진 시대를 보여줄 수 있는, 그림에 얽힌 이야기를 곁들이고 있다는 특징이 있다. 예를 들면 스핑크스를 보여주면 그리스 로마 신화에 나오는 스핑크스에 관련된 이야기가 같이 들어있고, 들라크루와의 '민중을 이끄는 자유의 여신' 같은 그림에서는 그 배경이 된 샤를 10세 치하의 설명이 이야기 형식으로 첨부가 되어 있었다. 그 뿐인가? 그 당시 그림의 특징이라든지 화가의 인생, 또는 역사적 사실에 대한 설명까지 적혀있다.

 



  그림 한 장으로 역사적 사건사고와 그림의 의의, 그 시대 미술 사조의 특징까지 알 수 있다. 일석이조가 아니라 일석사조는 되는 셈이다. 그리고 흥미가 있다면, 다른 책에까지 관심을 기울일 수 있고 말이다.

 

  나에게는 꽤 재미있고 좋은 느낌으로 다가온 책인데, 막내 조카는 어떨 지 모르겠다. 좋아했으면 좋겠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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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짓말은 왜 자꾸 커질까? 괜찮아, 괜찮아 6
헬레나 그랄리즈 글, 수지 브리젤 그림 / 두레아이들 / 201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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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제 - Koko Raste Laz

  작가 - 헬레나 그랄리즈

  그림 - 수지 브리젤

 

 

 

 

  희망과 불안 그리고 두근거림이 가득한 신학기. 톰은 친구인 얀과 함께 학교에서 매주 화요일마다 하는 기타 교습을 듣기로 한다. 다음날, 교습비를 가지고 학교에 가던 톰은 장난감 가게에서 아주 멋진 최신식 스포츠카를 발견한다. 용돈을 모아서 사기 전에 다 팔리면 어떡하나 걱정하던 톰은 교습비로 자동차를 사버린다. 뒤늦게 후회를 하지만, 이미 엎질러진 물이었다. 할머니는 기타를, 예전에 기타를 배웠다는 피터 삼촌은 기타 받침대를 선물로 주며 톰의 연주를 듣게 될 날을 기대한다. 그런 상황에서 톰은 어찌할 바를 모르며 매주 화요일 기타를 들고 집을 나와 거리를 배회한다. 그러다가 다가온 아빠의 생일날. 온 가족이 모여서 생일 축하를 하는 가운데, 피터 삼촌이 톰과 함께 연주를 하자고 제의하는데…….

 

  이 책을 같이 읽은 어머니와 막내 조카는 거짓말은 하는 게 아니라고 입을 모았다. 그러면서 막내 조카는 자긴 거짓말 한 적이 없다고 하는데, 그 말이 거짓말이라는 걸 알고 있는 나와 어머니는 그냥 웃기만 했다.

 

  한 번 거짓말을 하면, 그걸 덮기 위해서 또 다른 거짓말을 하고, 다시 그것을 무마하기 위해 새로운 거짓말을 해야 한다. 그러다가 나중에는 자기가 무슨 말을 했는지 기억하지 못하고, 사람들에게서 신뢰를 잃게 된다.

 

  예전에 미국 드라마 ‘크리미널 마인드 Criminal Minds’에서도 비슷한 경우가 나왔다. 여러 신분을 만들어서 사기를 치는 남자 이야기였는데, 나중에 상대에게 자신이 어떤 이름을 말했는지 헷갈려하다가 결국 의심하는 사람들을 죽이고 다녔다. 물론 드라마는 극단적인 예이지만, 거짓말을 반복하다보면 나중에 자기가 무슨 말을 했는지 모르고 억지를 부리거나 우기는 경우도 간혹 볼 수 있다. 그런 일이 한두 번 반복되면, ‘아, 저 사람이 하는 말은 믿을 게 못되는 구나. 녹음을 해놓거나 아예 약속이라든지 그런 걸 안 하는 게 낫겠구나.’라는 판단을 하게 된다. 그 당시 곤란한 상황은 모면할 수 있겠지만, 결국은 더 큰 것을 잃게 된다.

 

  이 책은 짧았지만, 속에 담긴 의미는 꽤 묵직했다. 굳이 교훈적인 대사를 직접적으로 보여주지 않아도 이도저도 할 수 없는 상황에 놓인 아이의 심리를 통해 충분히 메시지를 전달하고 있었다. 그 점이 참 마음에 들었다.

 

  그런데 좀 태클을 걸자면, 이 집 식구들 은근히 오지랖이다. 특히 삼촌. 생일 축하 연주라는 걸 하려면 미리 연습을 하자고 얘기를 했어야 하지 않을까? 배운지 얼마 안 되는 애한테 갑자기 같이 연주를 하자고 하다니, 자기 조카가 무슨 기타 천재라도 되는 줄 아는 건가? 아니면 서툰 아이의 연주쯤이야 충분히 맞춰줄 수 있다는 자신감인가? 솔직히 조카를 위하는 것 같지만, 뜯어보면 순전히 자기 위주로 행동하는 사람 같았다. 그 덕분에 톰이 자신의 거짓말을 고백하는 계기가 만들어지긴 하겠지만, 실생활에서 저런 식으로 자기 멋대로 행동하는 삼촌이 있다면……. 어쩐지 꺼려질 거 같다. 아무리 어린 조카라지만 미리 의견을 물어보지도 않고 자기 편한 데로 끌어들이는 거, 별로 좋아 보이지 않는다.

 

  마지막으로 학교에서 인터넷 뱅킹을 해놓았으면 톰이 교습비를 쓸 일도 없었을 거라는 생각도 들었다. 과학 기술의 발달이 이런 점에서는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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