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로켓 보이
호머 히컴 지음, 송제훈 옮김 / 연암서가 / 2012년 10월
평점 :
구판절판
로켓보이
성장소설인가 회고록인가 두 분야의 길을 놓고 재고 거를 필요가 없다. 말 그대로 두 분야를 그대로 아우르는 책이기에. 간혹 실명을 거론하기 어려워 가명을 붙이고 간결한 사건 묘사를 했다고는 하지만 큰 줄기와 바탕이 실화이기 때문에 마냥 소설로만 보기에는 어려운 점이 있다. 그래서 성장 소설을 닮아 있음에도 성장 소설이 주는 매력과 함께 논픽션의 사건과 인물의 이야기가 주는 감동이 어우르져 쉽게 말로 표현하면 가벼울까봐 우려되는 마음까지 드는 책이다.
우주를 향해 쏘아올린 탄광촌 소년의 꿈은 큰 감동으로 세계 곳곳의 독자들과 이를 통해 시작된 한국의 오늘의 과학자들이 미래의 과학자를 만나는 시월의 하늘로 또 다른 꿈의 씨앗을 뿌려놓았다.
수학과 과학을 좋아하고 관심이 많은 우리 아이도 과학의 날에 물로켓을 쏘았다. 4월이 지나고도 물로켓을 만들어보고싶어해서 더 재료를 사기도 하고 글라이더도 같이 만들어 운동장과 공원에서 날리기도 했다. 처음엔 호기심과 감명깊은 글을 읽을 수 있을 것 같아 두근거리는 마음으로 펼친 책인데 읽어갈수록 아이에게 이야기를 해주어야겠다, 글이 많아 빡빡하기는 하지만 더 관심을 보이면 읽어보라 내밀어보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지은이는 자신의 생애를 돌아보며 전기와 후기로 나누는데 그 분기점이 1957년 10월 5일이다. 옛 소비에트 연방이 발사한 인류 최초의 인공위성 스푸트니크호. 미국은 당시 우주 시대가 열렸다는 흥분보다 소련의 앞선 로켓 기술로 미국 본토에 핵폭탄이 떨어질까 두려워하고 과학기술 분야에 위기감과 관심을 가지게 되었더라는데 그러한 시대 상황과 맞물려 당시만 해도 '가장 살기좋은 주' 설문조사에서 꼴찌를 했다는 동네에서 사내아이가 어른이 되면 당연히 광부가 되어야 한다고 믿었던 가난하고 보수적인 곳에서 평범한 광산 엔지니어로 끝났을지 모르는 로켓 보이들에게 새로운 꿈의 시대를 열어주게 되었다.
저자는 스스로 그리 명석하지 않은 머리였다고 하지만 로켓이 얼마나 높이 나는지 관심을 기울이고 삼각법을 이해하고 관련 책을 읽는 것으로만 열정으로 쏘아올린 꿈이 실현화되지는 않았을 것이라 생각한다.
로켓의 성공에 우쭐하거나 특히 실패하여 좌절했을 때 꾸중하고 격려한 라일리 선생님과 아들의 꿈을 이해하고 적극 지원하여 로켓 제작을 도울 수 있는 박사(폰 브라운)님을 연결시킨 어머니와 저자와 서니, 쿠엔틴과 로이 리 등의 로켓 보이들과 화학약품을 배합하고 각도를 조절하고 재고,
인생의 방향을 틀어준 훌륭한 라일리 선생님의 죽음을 맞는 자리에서 나온 대화 중 "야 그게 두렵지 않은 사람이 어디 있냐?"는 말이 인상적이었다. 익숙하게 살던 곳을 떠나는 것, 지금 머무르고 있는 자리를 떠나 새로운 도전을 한다는 것, 왜 두렵지 않을까. 하지만 새로운 도전은 새로운 기회를 낳고 또 다른 시작을 만들어준다. 그래서 두려움은 극복할만한 가치가 있는 것이 아닐까.
따뜻한 사람들의 용기와 사랑, 사랑하는 선생님의 가르침, 소년들의 꿈이 한데 어울려 쏘아올린 로켓의 기억이 있는 한 콜우드는 영원히 살아있으리라고 저자는 마지막 말을 남겼다. 꿈에 대한 그 뜨거운 열정과 로켓보이들에 대한 이야기가 전해지고 전해지는 한 또 다른 로켓보이들과 같은 이들은 꽃처럼 피어날 것이고 그들로인해 로켓보이들은 영워히 살아있으리라고 이야기하고싶다.
영화 <옥토버 스카이>도 꼭 한 번 보아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