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쓰기는 스타일이다 - 책읽기에서 글쓰기까지 나를 발견하는 시간
장석주 지음 / 중앙books(중앙북스) / 201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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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읽는 건 좋지만 그것에 대해  쓴다는 건 너무도 어렵다 싶다.금방 읽은 한 구절의 느낌에 대해서라도  잠깐 이야기하고 싶지만 내 머릿속에선 이미 내용들이 얽혀 어떤 걸 어떻게 써가야할지 길을 잃기때문이다. 그래서 더욱 글을  잘 쓴다는 분들의 책을 읽노라면 감탄에 감탄을 하게된다. 물론 그 분들도 긴 칼 옆에 '차고'가 나을지 '놓고'가 나을지를 수백번 고치고 또 고치기도 하고,  여섯 달 쓴 글에 대한 퇴고를 일년이상 한다는 이야기도 듣고는 있지만 그래도  어디서 그대로 찍어온 것이 아닐까 싶게, 더 이상의 모습을 상상할 수 없게 만드는  완성 된  대목이나 문장들을 보고 있노라면 이런 문장을 자신이 썼다는 것만으로도 평생을 거쳐 만족스러움을 갖게되지 않을까 싶기때문이다. 


40년 동안 독자로 살고, 15년 동안 편집자로 살고, 40년 동안 저자로 살았다는 장석주님은 사람들이 왜 책을 읽는지부터 좋은 글과 책이란 무엇일까와 유명작가의 문장들,  그들의 인생, 그래서 생겼을 독특한 인생관에 관한 이야기들로   그들만의 스타일을 보여주고 있다. 김연수님부터 헤르만 헤세까지 "광장"편 글쓰기 스타일에 나온  작가들 일생 역시,   "누구나 자신이 살아온만큼 쓴다."는 말처럼   그들의   굴곡 많은 인생사도 한 몫 했겠지만 그들이 그 인생사를 글에 옮겨낼 수 있을만큼의 열정과 용기, 그리고 감성있는 고집쟁이들이였다는 걸 알게 되지않았나 싶다.


 그들의 감성을 두드리는 섬세함,그걸 그려내는 하늘이 내려주신 재능이  작가가 되는데 가장 큰 요인이 아니였을까 싶었지만  작가들이 가지고 있는 공통적인 요건은  재능에  매일 글쓰는 시간을 갖는 규칙적인 생활이라고 한다. 물론  미리 좋은 글을 쓰기  위한 여러 전제조건,  즉  주변 모든 것들을 낯설고 새롭게 바라볼 수 있는 눈이 있어야 한다는 것이나   쉬운 글과 풍부한 표현 사이, 남발되는 수사여구를 빼야한다거나 간결한 글쓰기안에  상처도 드러낼수 있는 진심이 들어 있어야 한다는  등의 알아두어야 할 것들도 있지만  왜 글을 많이 읽은 사람일수록, 그리고  많이 써 본 이일수록 좋은 글을 쓰게 되는 것인지에 관한 이야기가 아름다운 문장에서 오는 즐거움, 슬픔등 공감을  주는 작가가 되기까지 겪어야 할 일들을    알 수 있게 하고 있다.


 '이 세상을 다 읽으려는 사람'이라  이름붙인  '나는 이런 책을 읽어봤다."를 쓴 다치바나 다카시의, 그럴수 있을까 싶은  책과 앎에 대한 끝없는 굶주림을 보인  이야기는 "지적 생산을 업으로 삼는 사람은  장서의 양과 질이 지적역량을 결정한다." 는 걸 말 그대로를 보여주게 된다. 이렇게 알고 있거나 낯선 작가들의 스타일이 어떤지 볼 수 있는 기회도 갖게 되지만 지금 책을 읽어가는 내 자세 또한 다시 돌아보게 된다.


"문체. 그것은 당신의 존재 증명이자 당신이 살아서 뭔가를 했다는 물증이며, 당신의 현존을 증명하는 패스포드이다."-136

아직 누군가의 스타일을  구분할만큼의 좋은 눈을 가지진 못했지만 그래도 어떤 책을 어떻게 바라봐야 할지, 그리고 좋은 글을 쓰고 싶다면 어떤 마음을 담아야 하는지를 알게 된다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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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에 대한 모든 것 2
제인 호킹 지음, 이주혜 옮김 / 씽크뱅크 / 201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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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랑에 대한 모든 것 2" 는 남들보다 특별한 사랑을 선택했기에 주어진 무게라 불러야 하지 않을까 싶었다.   이미 심각한 병이라는 걸  알았음에도  스티븐 호킹과의 결혼을 강행한 용감한 제인이지만 스티븐의 너무 바쁜 스케쥴, 늘 같이 있어야 한다는 부담감, 과학이라는 자기 길을 찾아  활발한 활동을 하는 남편이나  그의 친구들의 모습에서 이제는 멀게만 느껴지는 자신의 길과 미래에 대한 고민,  세상 사람들이 주목하는 이들에 가려  투명해져가는 자신에 대한 외로움, 그렇게  세 아이와 아픈 남편 사이에서  혼자 동동거리는 시간이 쌓일수록 그녀가  어떻게 달라져 가는지를 볼 수 있기 때문이다.


누군가가 그려낸 사랑이였다면,  세상 사람들에게 절대 자신의 생각을 굽히지 않는 남편이 그녀앞에서만은... 이라던지  결국 그의 병은 이렇게...라는 희망 찬 결과를 보여줬겠지만 현실이기에 늘 기대와 다르게 일이 진행되게 된다.  점점 유명해지는 남편과 어느 하룻밤 맘 놓고 편히 쉬게 만들지 않는 그의 심각한 병 증세, 무엇보다도  점점 기대지 못하게 되는 그의 마음에  제인은 자신이 어떻게 그와 멀어져가는지를 슬픔과 분노로 보여주고 있다.  손가락 사이로 흘러내리는 해변가 모래와 자신의 인생을 동일시하는 그녀에게서  그녀 입장에서만 바라보았다지만  25년이라는 시간, 그리고 그 무게가 얼마나 무거운지를 느끼게 된다.  


유난한 열정을 가진 스티븐이였기에 병이 더 그의 성격에까지  영향을 미쳤으리라 하는 생각을 해보게는 되지만  사랑이란  그리고  생활이 될 수 밖에 없는 결혼이란,  상대와 서로  마음을 보이고 나누는 시간이 쌓여야 유지되는 것이라 믿기에   남들의 비난이 시작된 그녀의 바깥 활동과 조나단이란 남자의 등장을 이해하게 된다. "우리 성공의 가장 순수한 희생자가 바로 우리 가족" 이라는 생각을 떠올리는 그녀에게는 기댈수 있고 의논할 수 있는 그 누군가가 꼭 필요했겠구나 싶기 때문이다.


"두 사람 일은 두 사람만이 안다."는 말은 있지만  지내 온 세월 그녀 혼자 많은 애를 썼다는 것만은 사실일것이다. 그러고보니, "사랑에 대한 모든 것"은  사랑끝에 기다리고 있는 절망이 아니라    어떤 사랑이 아름답게 기억된다면 그곳에는  누군가의  최선을 다한  노력이 있었다는 걸 기억해 달라고  말하고 싶었던 건 아닐까 싶다.

 

 "I did my best." 라는 말을 하는 제인과  눈물을 흘리며 그녀를 바라보던 스티븐의 얼굴이 지나가는 장면을  영화 예고편에서 본 적이 있다. 한 순간도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던 시간마저  아쉬워할 수 있을 그녀이지만  여전히  그 남자의  든든한 버팀목이 되어주고 싶었다는 미련을 보이는 그녀에게서   사랑, 그 가볍고도 무거운 이름에 대한 생각을 다시 해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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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부 이야기
장회익 지음 / 현암사 / 201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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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낼 또 학교가야해" , 울 아이가 한숨소리와 함께 무겁게 내뱉는다.   방학전에는 호기롭게 어느정도  공부(?) 는 해야겠다는 생각으로 방과후를 신청했으면서도 하루 이틀이 지나면서 벌써 어깨가 무거운가보다.  그런 아이를 바라보며  퇴직했기에 이제는  내 맘대로의 공부를 할 수 있어 좋고,   이제껏 알아왔던 것들이 쌓이면서  점점 넓은 세상을 보고있는 자신의  오늘보다  더 나아질 내일을 기다린다는,  희망에 차 있는 노老교수의  "공부"는 어떤 것일까 새삼 궁금해지게 된다. 

 

2008년 칠순이 되던 해, '공부 도둑'으로  나왔던 내용도  정리했지만   후에 달라진 생각  두 가지를 첨부하셨다고 한다. 하나는 공부는 나이를 먹어가면서 더 재미있어질 수도 있다는 것이고 또 다른 하나는 공부에는 오로지 앎의 깊이를 더하겠다는 생각 하나만으로 충분하다는 것이라 한다.  아인슈타인의 일생과 비교해가며 남에게 배운걸 따라하기보다는 자신이 스스로 깨닫는 기쁨을 중요시하는 장교수님은 사숙재 강희맹 선생의 도자설에 나오는 도둑 이야기를 꺼내신다.

 

도둑질을 업으로 삼은 아비와 아들이 있었는데, 어느 밤 도둑질하는 중에 아비가 아들이 나오지 못하도록 자물쇠를 건 다음 주인이 깨도록 소리를 낸 것이다. 이 위기를  재치로  가까스로 피하고  밖으로  나와 당연히 아비를 원망하는 아들에게 아비가 이런 말을 했다고 한다. "남에게 배운 것은 한계가 있게 마련이지만 스스로 터득한 것은 그 응용이 무궁한 법이다. 더구나 곤궁하고 어려운 일은 사람의 심지를 굳게 하고 솜씨를 원숙하게 만드는 법이다.네가 창고에 갇히고 다급하게 쫓기지 않았던들 어떻게 쥐가 긁는 시늉을 내고 못에 돌을 던지는 꾀를 냈겠느냐. 이제 지혜의 샘이 트였으니 다시는 큰 어려움을 당하지 않을 것이다. 너는 이제 천하의 독보적인 존재가 될 것이다."후에 과연 그는 천하제일의 도둑이 되었다   -86

 

여러번 공부와 멀어질뻔한 일들을 공부의 창고에 자물쇠를 건 일에 비유하기도 하고, 자신은 아직도  학문의 창고에 들어가 앎을 훔쳐내는  '공부꾼'일뿐이라는  이야기에서 그의 일생 주요 흐름이 되는  진짜 공부가 무엇인지, 공부를 즐기는 게 어떻게 하는 건지를 알게된다.  초등학교 졸업도 하지 못한채로 시골 농사일을 도울 수 밖에 없었기에 반강제로 시작된  혼자 공부는  돌아보니  스스로 앎을 찾아가도록 할 수 있는 힘이 쌓이는 시절이였다는 걸, 미적분 이해하게 됐다며 아버지께 말씀드리고 싶어했다는 이야기에서는 공부의 다른 이름이 경쟁이 아니라  알다 이해하다 가 주는 순순한  기쁨이라는 것을, 낯선 외국땅에서의 '아는 것은 알겠는데 모르는 것은 모르겠더라"로  아는 것을 다시 음미하여 더 깊은 이해를 도모하는 것이 모르는 것을 보고 알려고 하는 것보다 더 효과적이라는 이야기에서는 모르는 걸 무조건 머릿속에 많이 집어넣기만 하면 되는게 공부라 여겼기에 우리가 공부를 싫어하고 어려워하는 건 아니였을까 하는 생각을 해보게 된다.

 

 

"결국 몸마저도 공부에 신명을 내는 경지가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394

좋아하고 즐겨라, 즐기는 것보다  그 일을 계속하게 할  스스로 만든 강제요인이 없다는 걸 알면서도 '공부만큼은 누가 좋아하랴' 하던 우리에게   신명을 내는 경지라는 것이, 그의 인생을 열 두마당으로 풀게 하는 것인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을 해보게 한다.  회고록이라 부를만큼 한 사람의 일생이 들어있는 이야기에서 자연스레 일생의 큰 부분이 된 공부를    '앎 중심'이 아니라 '삶 중심'으로 만들어갔기에  자연스레 넓어지고 깊어진  학문을 여전히 즐기는 분의 모습을 어느 순간에서건 볼 수 있기때문이다.

 

공부 잘하던 아이가, 앎을 야금 야금 한 부분씩 꺼내가던 공부 도둑이  이제는 지식의 순환고리가 어떻게 되어있는지 알게 된 기쁨과 깨달음의 재미를 알려주고 싶어하는  커다란  지혜의 보고가 되어가고 있다는 사실을 그 분은 알고 계실련지, 어느 페이지를 들춰보아도 자신의 이런 일들이  깨달음과  또 다른 깊이를  얻게했다는 걸 말씀하시는 분의 이야기에서 아직도 고달픈 게 공부라면서도 여전히 하고있다는  즐거움과 뿌듯함을 느끼게 되니 나 또한 나를 돌아보게 되지않을수 없다.

 

 하나와  둘, 명확히 다른 부분이라 여긴 지식의 부분들이  이제사보니  서로 연결된다는데,  난 어디까지 왔으며 누구에게 어떤 기쁨을 말해줄수 있는 자신이 있는지 말이다. 꼭 물리처럼 어려운 과목이 아니더래도, 생명처럼 중요한 과목은 아니더래도   살아가면서 얻은 진짜 안다는 것의 기쁨을 누구에게 얼마만큼  어떻게 전해줄 수 있을까 하는  고민을 해보게 된다. 

 

"당신이나 나같은 사람은 다른 이들과 마찬가지로 결국은 죽을 테지만, 아무리 오래 살더라도 늙지는 않을 겁니다. 우리는 우리가 그 안에 태어난 이 거대한 신비Mystery 앞에서 호기심 많은 아이들처럼 이것과 대면하기를 결코 멈추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지요."-424(아인슈타인의 친구가 그의 80세 생일에 보낸 편지 구절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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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을 이루기에 너무 늦은 나이란 없다
이형진 지음 / 황소북스 / 201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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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이트 블루머',늦은 나이에 자신의 꿈을 이룬 대기만성형의 사람을 뜻하는 말이라고 한다. 늦은 나이란 보통 얼마를 말하는 것일까, 꿈과 나이라는 공식에 몇 살을 대입해야 하는지에 대한 고민은   어려서부터 의사를 꿈을 꾸었을 줄 알았던 슈바이처박사가  37살에 의사 시험에 합격했으며, 마쓰모토 세이초는 47살에 소설가로서 데뷔를 했고  파스퇴르의 탄저균 백신은 60세에, 괴테의 파우스트는 83세에, 세계 최고령 마라토너 파우자 싱은 102세에도 달렸다고 하는 말에   꿈에 어울린다 생각할 나이 한계치가 없다는 걸 볼 수 있게 된다.


꼭 유명의사나 소설가를   꿈꾸어서가  아니라 파우자 싱처럼 가족을 잃은 슬픔을 잊기위해 무작정 시작한  달리기가   자신에게나 남들에게  인생의 의미를 돌아보게 한  이도 있다는 걸, 남들에게 어리석다는  비난을 감수하고 33년이라는 시간을 들여  '팔레 이데일', 말 그대로 꿈의 궁전을 홀로 지은 페르디낭 슈망 이야기에서는  '오랫동안 꿈을 그리는 사람은 마침내 그 꿈을 닮아간다.'는 멋진 말을  알게 되기도 한다. 레고로 작은 자동차 만들기도 힘들다 여기고  쉽게  포기하는 나같은 이에게   찾아 본 '팔레 이데일'이나  이미 카툰의 왕이였던 윌리엄 스타이그가 62세에 동화책을 시작해 남겨놓은 책들이   놀라움 그 자체이기에 꿈의 위대함을 다시 알게 한다.  


 99세에 시인으로 등단했다는 시바타 도요,  미국의 샤갈이라 불린다는 해리 리버먼이 처음 붓을 잡은 게 그의 나이 76세이고 81세에 그림 공부를 시작했다고 하는 이야기가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는 말을 새삼 생각해보게 한다.  세상에 나가기 전 자신이 세상에 보이기위해 내건 이름이 '꿈'이 아니라   오늘보다 내일을 더 기다리게  하는 힘, 그 누구도 그 무엇도 자신을 쓰러지지 못하게 잡아주는 힘이라는 걸 말이다.  


5부 22명의 레이트 블루머들의 이야기가 이젠 오늘만 보고 살아간다 싶은 3040에게 전해준다. 우리가 부러워하는 청춘은 아직 겪지 않은 세월의 무게로  마냥 부럽기만 한, 내일을 꿈꾸는 나이 어린 이들에게 주어진 것이 아니라  여전히 뭔가를 꿈꿀 수 있는 이들이 가지게 되는 선택적인 선물이라는 걸  말이다.

 

"가장 중요한 것은

자기 내부에서 빛이 꺼지지 않도록

노력하는 일이다.

안에 빛이 있으면

스스로 밖이 빛나는 법이다."

                                    P.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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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사량 - 마지막 15분의 비밀 율리아 뒤랑 시리즈
안드레아스 프란츠 지음, 김인순 옮김 / 예문 / 2014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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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명한 사업가이자 완벽한 신자였던, 로젠츠바이크가 쓰러지게 됩니다. 인슐린을 정기적으로 주사해야만하는 그의  주사액이 바뀌어있었던 것이죠. 괴로워하다 죽을만큼 딱 그만큼의  독, 그의 주사기를 바꿀만큼 가까운 거리에 있는 누군가, 그리고 그 독이 희귀한 것으로 드러나며  독에 대해 잘아는 누군가로 단서가 줄어들게는  되지만 로젠츠바이크 가까이 그런 이가 연결되지 않는 고로 수사는 미궁에 빠지게 됩니다.


그러다 또다시 독에 의한 사건이 벌어지게 됩니다. 그들이  성경의 말씀과 회개를 유난히 중요시하는 엘로힘 교회에서 지역목자로서의 역할에 충실했던 이들이라는 것과 밖에서는 그들이 신자임을 믿을 수 없는 일들을 같이 하던 이들이라는 것까지 알아낸 율리아는, 이들에게 상처받은 누군가의 복수가 아닐까 하게 됩니다.  중요 용의자 찾기에서  살짝 빗겨간 율리아와는 달리,  저자 안드레아스 프란츠가 우리에게는  처음부터  한 소녀의 끔찍한 기억을 보여줌으로써 이 모든 일이 그녀나 그녀를 아는 누군가와 관련있다는 걸, 그리고 종종 싸늘한 누군가의 시선을 보여주는 것으로 약간의 단서를 우리에게 더 제공하게 됩니다. 가뜩이나 생각대로 되지않는  연애로 마음뿐 아니라 머리까지 혼란스러운 율리아 형사는  보이는 것과 다르게 꼬일대로 꼬인 그들의 가족사에 자신의 연애를 대입시키게 되면서 사건에 집중하지 못하고 흔들리는 모습을 보이게 됩니다.


'독일 미스터리 스릴러'의 전형을 세웠다는 말을 듣는 안드레아스 프란츠는 역시 가족안의 상처, 철저한 이중 생활을 하는 사람들의 모습,그래서 시작된 복수를 그려가고 있습니다. '신데렐라 카니발','열두송이 백합과 13일간의 살인'이 그랬던 것처럼 말입니다.  이 사건 역시 3제국으로까지 시간을 거슬러가며 사람들의 관심을 흩뜨려놓지만 가혹한   부모에 대해 길들여지거나  길들여지지 않거나  상처만 남은, 그 아이들이 커가더라도 결코 자신안의 틀에서 나오지 못하는 모습을 보이는 것으로  아직도 비극은 남아있다는 걸 보여줍니다.  


사건이 많아질수록 점점 드러나는 범인의 단서는 이미 알고있는 누군가를 지목하게 됩니다.   물론 마지막 15분의 비밀이라는 반전을 준비하긴 했지만,    이번 사건에서는 율리아와 프랑크 형사의 행복과 불행으로 나뉘어져 보이는 연애가  눈에 보이게 그들의 거리를 유난히 멀어보이게 하기도 하고 율리아가 종잡을 수 없이 사건보다 연애쪽에 끌려다니는 모습을 보이기에 형사팀들의 내용이 치밀하지 못하다는 생각을 주게 됩니다.  아픈 기억과 두려움에도 불구하고 용기를 내려하던 율리아가  다시 흔들리고 있다는  점이, 범인의 반전이라는 마지막보다   더 커다란 반전이 아니였을까 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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