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문제 해결에 진심 세상을 바꾸는 10대들의 챌린지
바운드 지음, 유나현 옮김, 모테기 히데아키 감수 / 봄나무 / 202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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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에게 어떤 가능성이 있는지는 많이 배우고 도전하지 않은 이상은 알 수 없답니다. 자신에게 있는 가능성을 발휘하기 위해 자신에게 더 나은 선택을 하기 위해, 선택의 폭을 넓히기 위해 배우는 것은 모두 이어져 있어요.

이런 선택의 또 다른 이름은 “문제해결”이에요. 사람은 누구나 이런저런 문제가 부딪히곤 해요. 중요한 선택을 한다는 것은 맞닥뜨린 문제에 자기 나름대로 해답을 내놓아야 한다는 뜻이기도 해요. 문제들은 대부분 정답이 없거나 답이 하나가 아니에요. 그런 문제가 눈앞에 닥쳤을 때 어떻게 하면 알맞은 답을 이끌어 낼 수 있을까요?

 

 

요즘 같은 세상, 우리 아이들에게 요해지는 능력은 참으로 끝도 없지만, 개인적으로는 필요한 능력이야말로 “문제해결 능력”이 아닐까 싶다. 아무리 똑똑한 아이라도 문제해결 능력을 갖추지 못하면 자신의 기량을 다 펼칠 수 없는 복잡한 세상이기 때문. 그래서 학습이나 학교생활, 인간관계 등에서 문제가 발생했을 때 스스로 해결할 힘을 키우도록 돕는 책, 『우리는 문제해결에 진심』을 만났을 때 온 마음을 다해 반가운 마음부터 들더라. 

 

『우리는 문제해결에 진심』은 문제를 해결하는 법, 문제의 근원을 파악하는 법, 문제를 풀어가는 실마리를 찾는 법, 생각을 정리하는 법, 나에게 닥친 문제를 푸는 법, 직접 행동 하는 법, 내 생각이 정답이 아닐 때 대처하는 법 등에 대해 무척이나 자세히 풀어주고 있다. 그래서 어른인 나에게도 우리 아이에게도 많은 생각과 깨달음을 주었던 듯하다.  

 

'문제해결 능력'이라는 말이 다소 낯설게 느껴지실 수도 있으나, 이는 우리가 일상생활을 하며 만나는 거의 모든 능력을 의미한다. 어른들에게는 별 것 아닌 일로 느껴질 수도 있는 '친구와 잘 사귀는 법', '자기중심적 사고' '편견'이나 '실패' 등에 대한 두려움 등 우리 아이들에게는 크고 어려운 일로 느껴질 수 있는 것들을 더욱 지혜롭게 풀어갈 팁들을 주기에 『우리는 문제해결에 진심』은 초등학생 아이들이라면 누구나 한 번쯤 읽어보고, 도움을 얻었으면 하는 바람이 든다. 

 

요즘의 아이들은 문제를 만나게 될 때 그것을 해결하려 하기보다 도망을 치려 하는 성향이 강하다고 한다. 그도 그럴 것이 뉴스에 등장하는 10대의 자살이나 10대의 폭력 등이 결코 그냥 지나칠 수 없을 만큼이지 않나. 그래서 우리 아이들이 문제에 대한 해결능력을 갖추는 것이 필수라는 생각이 든다. 『우리는 문제해결에 진심』을 읽는 내내 이 안의 이야기들이 우리 아이들이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힘이 되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특히 “정답이 하나는 아니다”를 꾸준히 인식시켜주는 점과 내 생각이 해결책이 아닐 때, 문제를 대하는 방법 등이 크게 와닿았다. 『우리는 문제해결에 진심』의 7장 “고민해서 나온 답이 정답이 아닐 수도 있다”에는 실패에도 움츠러들지 말자, 의견이 달라도 서로 대화해보자 등의 해결책들이 등장하는데, 이것이야말로 날카로운 요즘의 세상을 부드럽게 만들 열쇠라는 생각이 들었다. 어릴 때부터 다양성을 이해하고 배우며, 내 생각과 타인의 생각이 모두 중요하다는 것을 배운다면 우리 사회는 조금 더 발전적인 곳이 되리라 생각하며, 책 속의 한 문장으로 마무리해본다. 

 

 

“그렇게 생각할 수도 있겠구나”하고 상대방의 생각을 인정해야 해요. 그리고 이해하려고 노력하면 더 좋은 대화가 이루어져요. 좋아하는 것이나 취미, 사고방식 등은 사람마다 달라요. 다양한 의견을 마주하면 새로운 발견을 하거나 혼자서 생각해내기 어려운 결론에 이를 수 있어요. 모든 사람의 취향과 의견이 똑같다면 세상이 너무 따분하지 않을까요? (p.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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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하루 국보이야기 - 그림으로 만나는 한국의 문화유산 일력
사유의사유 편집부 엮음 / 사유의사유 / 202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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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 저와 소통하는 많은 분은 제가 역사를 얼마나 좋아하는지 아실 거예요!

저는 배움이 부족한 사람이지만, 가장 목마른 영역이 역사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학교를 다닐 때는 성적에, 시험에 목매느라 몰랐던 역사의 재미를 책을 읽으면 읽을수록 깨닫고 있거든요. 시험에서 벗어난 역사가 얼마나 재미있는지, 읽으면 읽을수록- 알면 알수록 헤어날 수 없는 상태입니다.

 

그런 제가 최근에 만나게 된 일력, 『하루하루 국보 이야기』는 정말 너무 취향 저격이라 좋아하지 않을 수가 없습니다. 기존에 즐겨보던 『황현필의 한국사 일력』에 큰별쌤이 최근 출간하신 『최태성의 365한국사일력』까지 얹어 즐기고 있던 역사일력사랑에 『하루하루 국보 이야기』까지 보태니 아주 완벽한 것 같은 이 느낌적인 느낌! 『황현필의 한국사 일력』은 언젠가 소개했고, 『최태성의 365한국사일력』은 조만간 따로 소개할 예정이라 오늘은 『하루하루 국보 이야기』만 소개해볼까 합니다.

 

 『하루하루 국보 이야기』는 우리나라의 국보를 일러스트로 만나게 하는 일력으로, 매일 한 점씩 국보를 만날 수 있게 해주는 아름다운 책입니다. 오랜 세월에 걸쳐 현재까지 전해지는 소중한 우리나라의 보물을 한 점씩 만나다 보면 그 소중함을 더 깊고 진하게 느끼게 됩니다. 더욱이 『하루하루 국보 이야기』는 우리나라의 국보에 대한 설명을 읽을 수 있을 뿐 아니라, QR코드를 통해 “나만의 문화유산해설사” 앱에 접속할 수 있어서, 그 문화유산에 대해 더 깊은 이해와 확장을 얻을 수 있다는 점이 무척이나 매력적인 요소!

 

즉, 매일 하나의 문화유산 일러스트와 간단한 설명을 만나게 할 뿐 아니라, QR코드를 통해 “나만의 문화유산해설사” 앱에 접속할 수 있어서 하루 하나씩 우리나라의 소중한 보물들을 경험할 수 있달까! 더욱이 “나만의 문화유산해설사”는 어느 지역에 전시되어 있는지 알 수 있을 뿐 아니라 “방문 인증”도 할 수 있어서 아이와 “문화유산 도장 깨기”를 하시는 분들이라면 이미 여러 방면으로 활용하는 앱 아닌가! 이와 연동이 되기 때문에 아이들 학습용으로도, 어른의 상식용으로도 부족함이 전혀 없는 일력이라 생각이 듭니다. 

 

아마 많은 분이 제가 일력을 얼마나 좋아하고, 열심히 활용하고 있는지 아실 것이기에, 『하루하루 국보 이야기』는 더욱 적극 추천을 드리고 싶습니다. 최태성 선생님의 역사설명에 국보 일러스트를 더불어 배우며 매일 우리나라의 아름다움을, 역사를 되새깁니다. 『하루하루 국보 이야기』를 통해 역사를 더욱 사랑하게 되고, 더욱 친밀하게 느끼는 요즘이기에 더 많은 분이 『하루하루 국보 이야기』를 만나보시길 추천드리고 싶습니다. 자, 오늘부터 『하루하루 국보 이야기』 어떨까요? 같이 풍덩 빠져보실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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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비밀, 지켜 줄 거지? 읽기의 즐거움 44
정승현 지음, 차상미 그림 / 개암나무 / 202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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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놀랐지만, 티 내지 않으려고 애써 덤덤한 척하며 말했다. 가족이 아픈 경우엔 놀라는 것도 상처라는 걸 누구보다 잘 알았다. (p.83)

 

“빠르고, 예쁘고, 늘 반짝반짝, 내 동생. 동생이 제일 좋아”

언니의 말에 가슴이 왠지 시큰시큰 아팠다. 눈에 고인 눈물 때문에 스케치북에 그려진 나비가 아지랑이처럼 일렁거렸다. (p.89) 

 

 

아이와 『내 비밀, 지켜줄 거지?』를 읽으며 조금 울었다. 그저 또래들의 귀여운 비밀을 품고 있으리라 생각했는데, 조금 아픈 형제들을 둔 아이들의 마음을 고스란히 느낄 수 있어서 마음이 아팠기 때문. 우리 아이 역시 처음에는 언니가 조금 느린 게 왜 비밀이어야 하는지 이해하지 못했지만, 책을 읽으며 초희의 행동에 분노하고, 우물쭈물하는 나비의 모습에 속상해하기도 하며 공감하고 배우는 시간을 가진 듯하다. 어른의 눈에는 작을 수 있지만, 아이들에게는 세상이 내려앉을 수도 있는 비밀들. 어른들은 『내 비밀, 지켜줄 거지?』를 통해 아이의 마음을 조금 더 들여다보고, 아이들도 비밀의 무게와 책임감 등에 대해 생각해볼 기회를 얻어보면 어떨까?

 

『내 비밀, 지켜줄 거지?』의 주인공 나비는 말 못 할 비밀이 하나 있다. 바로 아픈 언니가 있다는 것. 언니는 그저 조금 느릴 뿐이지만, 나비는 성장할수록 그런 언니를 비밀에 부친다. 그렇다 보니 절친한 친구를 사귈 수도 없고, 점점 소심한 아이로 변해간다. 겨우 사귄 친구들로 인해 속상한 일을 겪기도 하지만 외톨이가 되고 싶지 않아 꾹꾹 참던 나비는, 자신이 우정이라 믿었던 것이 전부가 아님을 깨닫게 되고 상처를 받는다. 하지만 결국에는 깊은 깨달음을 얻고 성장하게 된다. 

 

이 이야기에 등장하는 아이들은 저마다의 고민을 하고 있다. 마치 우리 아이들처럼. 어떤 아이는 친구의 비밀을 지키는 게 버겁고, 또 어떤 아이는 자신의 비밀이 버겁다. 형제에게 치우친 부모의 사랑이 슬프기도 하고, 다른 가정을 부러워하기도 한다. 우리 아이들도 엄마가 모르는 비밀을 품고 있을지도 모르고, 그것으로 아파할지도 모른다. 그래서 『내 비밀, 지켜줄 거지?』같은 책이 더욱 소중히 느껴진다. 심각하다고 생각하는 자신의 비밀이 어쩌면 그리 큰일이 아니라고 깨닫게 되기도 하고, 친구의 비밀을 지키지 않는 것이 어떤 결과를 초래하게 되는지를 배우기도 하기 때문. 하지만 무엇보다 소중한 것은 비밀의 무게를 배우고, 자신이 가진 아픔을 딛고 일어서는 용기를 배우는 것이 아닐까 생각해본다. 

 

또 장애가 있는 형제들을 가진 아이들이 겪는 아픔이나 고민을 간접적으로 생각해보기도 했다. 보호받아야 할 나이에 보호자가 되는 아이들, 일상이 양보가 되어야 하는 아이들의 이야기를 읽으며 가슴이 무척 아팠다. 『내 비밀, 지켜줄 거지?』의 마지막 문장, 나비 자매와 같은 상황의 아이들이 당당하게 세상을 마주할 용기를 얻길 바란다는 말에 동감하며, 그런 상황들이 “비밀이 아니어도 되는 세상”이 빨리 오기를 바랐다. 

 

초등학생이 되며 점점 배울 것도, 실천할 것도 많아지는 우리 아이들이 『내 비밀, 지켜줄 거지?』

같은 좋은 책을 바탕으로 한층 성장하고 위로받을 수 있기를 바라며, 초등학생 필독서로 강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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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똥이가 너무 많아 - 2023 우수출판콘텐츠 제작 지원 사업 선정작 읽기의 즐거움 43
제성은 지음, 조승연 그림 / 개암나무 / 202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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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이름이 좀 특이하다는 이유로 놀림을 받아 이 학교로 전학을 왔을 거야. 하지만 생각해봐. 우리 모두 개똥이니까 얼마나 편하고 좋아?

일단 애들이 이름 갖고 안 놀리니까 편하다.

둘째, 같은 반 친구 이름을 외울 필요가 없어서 좋다.”

개똥도 약에 쓰려면 없다는데, 온통 개똥인, 개통이 흔하디흔한 이곳. 개똥밭에 굴러도 이승이 낫다더니, 너무 개똥만 모여있는 이승. 누군가 이름 가지고 놀리진 않지만 어쩐지 괴상한 이곳. 우리 개똥이는 이곳에서 앞으로 어떤 일이 벌어질지 몰라서 한숨만 푹 내쉬었어. (p.45) 

 

 

시대가 변하며 유행하는 이름이 달라졌을 뿐, “흔한 이름”은 언제나 존재했다. 요즘 같으면 윤서, 지율이 같은 이름. 조금 더 예전에는 지원이나 수진이. 또 그 이전에는 현주나 영수. 더더 이전에는 바로 “개똥이”. 이 개똥이야 말로 우리나라에서 과거를 배경으로 하는 드라마에 무조건 하나쯤은 끼여있는 이름아닐까. 이름이 천해야 잡신이 탐하지 않는다는 말로 생겨난 수많은 개똥이들.  그런데, 요즘같은 때 아이 이름이 개똥이라면? 심지어 한 반이 전부 개똥이라면? 물론 대부분은 그럴 일 없다고 말하겠지만, 『개똥이가 너무 많아』에선 반의 11명이 전부 개똥이다. (아, 실수 한 명은 개동이다.)

 

개암나무 출판사의 신간, 『개똥이가 너무 많아』는 개똥이라는 이름을 가진 아이들이 “이름이 같다”라는 불만에서 “이름 자체가 문제가 아니라고, 결국 나와 다른 사람을 구별 짓는 건 이름보단 나 자신이 어떤 사람이 되느냐의 문제(p.93)”임을 깨달아가는 과정을 그린 동화로, 초등학생들이 꼭 한번 읽어보았으면 하는 동화책이다. 특히 요즘처럼 비슷한 이름도 많기도 하고, 미디어의 영향으로 어린 나이부터 대중성을 가지는 시대에, 꼭 한번 짚어보아야 할 문제가 아닌가 생각해본다. 

 

사실 『개똥이가 너무 많아』는 스토리만으로도 이미 재미있다. 주인공 이름부터 아이들이 나누는 대화까지, 정말 우리 초등학생들의 흥미를 휘어잡기 충분하다. 더욱이 동화 사이사이 아이들이 직접 참여할 수 있는 퀴즈, 미로찾기 등이 포함되어 있어 책 자체를 고스란히 즐길 수 있게 한다. 그러나 재미는 빙산의 일각, 

 

『개똥이가 너무 많아』를 통해 배우게 되는 것이 무척 많다. '왕왕 대왕 황금개띠' 첫 아이로 태어나 장난 같은 운명적 사건들로 열 살까지 개똥이로 살아온 “우리 개똥이”는 놀림당하는 것에 지쳐 시골로 전학을 가게 된다. 그런데 우연히 전학을 간 학교에는 11명 중 10명이 개똥이, 나머지 1명은 개동이인 믿지 못할 상황. 나름의 평화를 유지하던 교실에 '메기'가 등장하고, 그토록 싫어하던 이름을 지키기 위해 노력한다. 

 

그러다 문득, 진짜 중요한 것은 이름 자체가 아닌, 내면임을 아이들 스스로 깨닫게 된다. 자신의 존재 자체가 더 중요하다는 것을, 우리 아이들은 쉽게 잊고 살기에 “우리 개똥이”가 주는 깨달음은 절대 가볍지 않다. 우리는 모두가 다른 존재이며, 각자가 잘하는 것, 좋아하는 것이 다른데 억지로 “다른 친구들이 대체로 좋아하는 것”에 스스로를 맞추려 노력한다. 그래서 아이들은 『개똥이가 너무 많아』를 통해 '나만의 아름다움'을 생각해볼 기회를 가질 수 있다. '나라는 사람', 또 이름이 가지는 의미에 대해서도 말이다. 

 

그래서 나는 『개똥이가 너무 많아』를 더 많은 초등학생이 만나게 되면 좋겠다. 모두가 각자의 자리에서 얼마나 빛나는 존재인지, 귀한 존재인지를 '우리 개똥이'처럼 깨달았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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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구석 오페라 - 아름다운 사랑과 전율의 배신, 운명적 서사 25편
이서희 지음 / 리텍콘텐츠 / 202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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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도해주소서 죄인을 위해서, 결백한 사람을 위해서, 

그리고 억압받는 약한 사람을 위해서, 그리고 힘을 가진 사람을 위해서.

그도 또한 불쌍한 사람입니다. 당신의 동정심을 보여주소서. (아베마리아)

 

<오텔로>는 고귀한 인물이 감정에만 휩싸여 스스로 성찰하지도, 타인을 헤아리지도 못한 채 영광과 행복의 절정에서 스스로 나락으로 추락해 죽음에 이르는 과정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그 모습을 지켜보는 관객은 추악한 인간 본성의 심리를 엿보게 될지도 모릅니다. (p.231) 

 

 

작년 이맘때, 나는 『방구석오페라』의 전작이었던 「방구석뮤지컬」을 읽고, “딱 그런 기분이었다. 이서희(작가)라는 친구와 뮤지컬을 보고 나와 마주 앉아 수다를 떠는 느낌. 근데 심지어 이 친구가 뮤지컬에 빠삭하여 내가 미처 발견하지 못한 부분을 양념에 맛깔나게 버무려주기까지 하는 느낌이랄까.”라는 리뷰를 남겼다. 정말 재미있게 뮤지컬을 보고 나와 맛있는 수다를 제대로 떤 기분으로 「방구석뮤지컬」을 읽었기에, 『방구석오페라』는 더욱 궁금한 마음이 들었다. 사실 빈도도, 대중성도 뮤지컬보다 “어렵고 수준 높은” 예술이라 생각되는 것이 오페라 아닌가. 

 

나 역시 오페라는 손에 꼽을 만큼만 감상해보았던 터라 늘 “나의 수준보다 위의 어딘가”에 존재하는 예술이라는 느낌이 더 컸다. 그러나, 최근 아이와 “샌드아트로 보는 마술피리”를 감상하고 온 후 생각이 좀 달라졌다. 샌드아트가 중점이라 엄청 내용을 줄여놓은 (이름만) 오페라 공연이었지만, 그 공연 이후 아이는 종종 “친구야, 아리아 들려줘”라며 ai 스피커에 말을 걸더라. 그래서 나는 더욱더, 아리아에 대해 알고 싶어졌다. 아이와 잘, 감상하고 싶어서. 

 

『방구석오페라』에는 총 25가지 오페라가 등장한다. 내가 관람한 투란도트(나의 1위 오페라), 피가로의 결혼, 돈 조반니 등 유명한 오페라를 포함하여, 오텔로, 토스카, 포페아의 대관식 등 걸작이라 불리는 다양한 오페라를 아주 맛있게 이야기할 뿐 아니라 어떤 내용의 아리아인지, 메인이 되는 작품은 무엇인지 알려주어 집에서도 다양한 방식으로 오페라를 감상하도록 돕는다. 개인적으로는 각 장의 끝에 제시된 큐알코드 덕분에 아이와 아리아를 감상하며, 어떤 내용인지 말해줄 수 있어 너무 좋았다. 아이에게 이야기해주는 덕분에 읽었던 내용을 곱씹으며 조금 더 오페라에 대해 알게 되고, 그렇게 마냥 어렵기만 한 예술은 아니라는 것을 깨닫게 되기도 했다. 

 

앞서 읽었던 「방구석뮤지컬」에서도 그랬듯, 『방구석오페라』 역시 다섯 가지 주제로 오페라를 나눠두어 보다 이해하기 좋았다. 사랑하는 이를 구원하는 주제, 혼란스러운 세상에 한 줄기 빛이 되는 노래, 소신을 지키는 단단함 등으로 나누어진 덕분에, 각각의 오페라를 더욱 맛있게 즐길 수 있었던 것! 

 

물론 『방구석오페라』를 읽었지만, 나는 여전히 오페라를 잘 모르고, 한마디도 알아듣지 못한다. 하지만 이제는 무슨 뜻의 아리아인지, 어떤 내용의 오페라인지는 안다. 그것만으로도 오페라에 한 걸음 다가선 것이 아닐까? '밤의 여왕' 흉내를 내던 우리 아이는 이제, 오페라의 몇몇 아리아를 흉내 내고 있다. 그것만으로도 우리 집만의 『방구석오페라』를 이룩한 것 아닐까? 훨씬 나은 수준이 되지 못하면 어떤가. 우리 방식으로 즐길 수 있다면, 그게 더 값진 일인데! 『방구석오페라』 덕분에 오페라의 문턱이 많이 낮아질 수 있어 기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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