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나가 놀자
루시 지음 / 미디어창비 / 202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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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소개해드린 책이 너무 형님들 책만 있었던 것 같아서, 귀여운 꼬꼬마들이 읽기 좋은 책을 한 권 소개하려 합니다. 이제 막, 말을 배우거나 책에 재미를 들이는 아이들과 함께 읽기 좋은 책, 『우리 나가 놀자』입니다.

 

『우리 나가 놀자』는 루시 작가님의 그림책으로, 알록달록한 일러스트와 반복적인 운율에서 오는 리듬감이 돋보이는 책! 도톰한 두께와 동글동글한 라운드로 구성되어 있기에 아주 어린 아이들에게도 안전하게 만들어진 책이랍니다. 특히 이 책은 밖에 나가놀 수 없는 여러 날씨와 그 날씨를 이길(?) 놀이를 소개하고 있기에 한참 떼보가 되는 어린이들이 읽으면 참 좋을 것 같아요! 

 

아이와 『우리 나가 놀자』를 읽을 때 먼저 일러스트를 바라봐주세요. 물론 대부분의 그림책은 문장도 너무 아름답고 좋지만, 일단 일러스트를 충분히 감상하는 과정을 통해 아이와 대화를 나눌 수도 있고, 아이의 상상력을 만나볼 수도 있답니다. 『우리 나가 놀자』 역시 아이에게 어떤 상황인지 생각해보고 말해보게 하며 아이만의 이야기를 만들어가면 좋을 것 같아요. 실제 우리 집에서는 이런 놀이를 통해 아이가 문장력과 상상력을 많이 키웠던 것 같습니다. 특히 루시 작가님의 그림은 단순하면서도 알록달록하기에 아이들에게 많은 자극을 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우리 나가 놀자』의 내용 또한 아이와 나눌 이야기가 많습니다. 비가 오는 날, 바람이 쌩쌩 부는 날- 날씨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밖으로 나가자고 떼를 부리는 우리 아이들. 그런 아이들에게 무작정 “안돼!”를 외치기보다는 책에서처럼 아이들이 이해할 수 있는 언어, 날씨를 대체할 수 있는 놀이를 제시한다면 아이들은 더욱 즐거운 마음으로 하루를 보낼 수 있지 않을까요? 또 짧은 문장이기에 아이들도 충분히 따라 말할 수 있어 말을 배우는 아이들이 더욱 즐겁게 언어를 배울 수 있어 좋아요! 

 

아기자기한 일러스트와 쉽고 재미있는 문장도 『우리 나가 놀자』의 매력이지만, 다양한 의성어, 의태어를 배울 수 있는 것도 『우리 나가 놀자』의 매력! 주룩주룩, 쨍쨍, 첨벙첨벙, 쌩쌩, 펑펑, 반짝반짝 등 우리가 일상에서 접할 수 있는 다양한 언어들을 책을 통해 더 가깝게 배울 수 있어 좋습니다. 이 책에 등장하는 날씨들을 만날 때마다 책의 내용들을 아이와 떠올려본다면 아이의 머릿속엔 다양한 색과 언어가 가득 자라게 되겠죠? 

 

좋은 책을 만나면 일상이 독후활동이 된다는 것, 『우리 나가 놀자』을 통해 직접 느껴보시길 바라며, 우리 꼬꼬마들에게 『우리 나가 놀자』 강력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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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석영의 어린이 민담집 2 : 연오랑과 세오녀 황석영의 어린이 민담집 2
황석영 지음, 최명미 그림 / 아이휴먼 / 202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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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군왕검 이야기로 시작했던 『황석영의 어린이 민담집』을 어느새 2권까지 읽었다. 2권은 연오랑과 세오녀로 시작해 가야국 이야기, 김수로왕과 허황옥 앙후, 도화녀와 비형랑 등의 이야기를 만날 수 있었다. 마침 엄마도 「고려상고사」를 읽는 시즌에 아이가 『황석영의 어린이 민담집』을 읽어 더 의미있는 읽기로 느껴졌달까. 

 

『황석영의 어린이 민담집』2권에 나온 이야기들은 아이들이 알고는 있지만, 그 배경까지 다 알지 못하는 내용이 많았던 터라 더욱 흥미진진하게 읽었던 것 같다. 어설프게나마 알고 있으니 친숙함은 있고, 상세히 알지 못했으니 더 재미있었다고 해야할까. 아무튼 『황석영의 어린이 민담집』2권을 읽는 내내 아이의 눈은 반짝반짝, 신이 났더랬다. 

 

『황석영의 어린이 민담집』은 황석영선생님께서 다정한 말투로 이야기를 들려주는 형태이기에 마치 할머니, 할아버지께 이야기를 듣듯 책을 읽을 수 있다. 또 예로부터 전해내려오는 이야기를 담고 있기에 아이들이 이미 친숙한 이야기라 문고본이라도 더욱 집중해서 읽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타고난 이야기꾼이 들려주기 때문일까. 아이와 소리내서 읽는데도 분량이 많다고 느껴지기보다는 한장 한장 줄어드는게 아쉽게 느껴졌다. 1학년인 우리 아이도 이정도 속도로 읽어낼 수 있었던만큼, 3, 4학년 정도의 아이들이라면 더욱 짧은 시간에 깊은 이해가 가능할 테고, 더 어린아이들도 부모님이 약간만 도와주신다면 충분히 이해할 수 있을 만큼 쉽고 재미있게 구성된 책이라는 생각이 든다. 

 

앞서 이야기한 적 있지만, 개인적으로 『황석영의 어린이 민담집』을 추천하고 싶은 첫 번째 이유는 쉬운 어휘와 단순한 문장 구조때문. 사실 어린이들을 위해 출간된 책들도 종종 어휘 등이 어려워 계속 풀어주며 읽는 경우도 많은데, 이 책은 아이가 “이게 무슨 뜻이야?”하고 묻는 어휘가 거의 없어 흐름에 끊김이 없었다. 또 각 문장이 간략하여 소리 내 읽는데도 쉬웠다. 두번째 이유는 민담이 주는 지혜 덕분. 우리에게 주는 삶의 지혜가 무첛 크다고 생각하기에 아이와 함께 『황석영의 어린이 민담집』을 읽으며 선조들의 지혜를 배울 수 있어 무척 좋았다. 

 

또 역사적인 배경을 배울 수 있는 점도 좋다. 물론 민담이 역사적 고증을 했다고 말할 수는 없지만, 역사의 배경들을 반영하고 있기에 아이들이 배경을 보다 친숙히 이해할 수 있다. 그 외에도 구전 이야기들의 재미, 우리 이야기의 소중함을 배울 수 있는 것도 빼놓을 수 없는 매력!

 

“우리는 밤마다 꿈을 꾸며 이야기를 짓습니다”. 이 말이; 오래도록 마음에 남아있다. 황석영선생님께서 아이들에게 전해주고자 했던 마음을 생각해보며 아이와 2권째 소리내 읽어본 『황석영의 어린이 민담집』. 이 고운 이야기들이 부디 잊히지 않고 오래오래- 전해지길 바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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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어난 김에 세계 일주 1 - 무지개 회오리 타고 아마존으로! (페루) 태어난 김에 세계 일주 1
김경희 지음, 정용환 그림, MBC ‘태어난 김에 세계 일주’ 제작진 기획 / 아울북 / 202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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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집에는 텔레비전을 잘 켜지 않아 아직 보지는 못했지만, 남편이 아이에게 강력추천하는 프로그램이 있었다. 바로, 『태어난 김에 세계 일주』. 유명한 만화가인 기안84가 초현실적으로 세계를 여행하며 음식, 문화 등을 경험하고 깨닫고, 배우는 프로그램이라고, 아이이게 도움 되는 포인트가 많을 것 같다는 거였다. 그러다 만나게 된 『태어난 김에 세계 일주』페루 편! 일단 아울북에서 출시되어 믿음이 갔고, 남편이 추천했던 그 프로그램을 기반으로 만들어진 책이라 재미도 있으리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게 만나게 된 『태어난 김에 세계 일주』는 우리 아이의 마음을 온통 빼앗기에 충분했다. 단골만 화방에서 삼촌과 조카가 마주친다. 수상한 스케치북을 건네받게 된 이들은 우연히 그림을 그리다 무지갯빛 회오리에 빠져 급 페루여행을 시작하게 된다. 





 

『태어난 김에 세계 일주』는 여러 가지 관람 포인트가 있다. 첫째, 세계에 대해 무척 생생하고 자세한 정보를 얻을 수 있다는 것. 물론 어린이들을 대상으로 하는 세계 도서는 무척 많지만, 우리가 만나본 책 중 가장 현실적인 정보가 들어있다는 생각이 들더라. 두 번째, 익살넘치는 일러스트와 재미가 포함되어 있다는 것! 『태어난 김에 세계 일주』를 보지 않았음에도 이 책을 보며 기안84가 어떤 모습으로 사람들에게 공감을 얻었을지 알 것 같더라. 책에서도 묻어나는 인간미에서 『태어난 김에 세계 일주』에 대한 기대감과 재미, 깊은 매력을 더 다양하게 얻을 수 있었던 것 같다. 세번째 매력은 아이들이 읽기 좋은 적절한 분량과 분배! 종종 어떤 책들은 아이용임에도 불구하고 내용의 경중이나 분량이 적절하지 않다는 생각이 들곤 했는데, 『태어난 김에 세계 일주』는 내용적인 부분에서도 분량적인 부분에서도 아이의 수준을 잘 고려한 책이란 생각이 들더라. 그 외에도 『태어난 김에 세계 일주』충분한 사진 자료, 이해를 돕는 자료 등이 풍부하게 포함되어 있어, 이 한 권만으로도 페루에 대해 다양한 것을 배울 수 있어 너무 좋았다. 

 


내가 학생이었을 때만 해도 교과서에 나오는 것 말고는 '잡식'이라 취급받던 게 많았던 거 같다. 하지만 내가 엄마가 되고 보니, 교과서 밖에서 배우는 것들이 얼마나 실질적인지 깨닫게 된다. 그래서 이렇게 아이의 눈을 넓히고 사고를 키우는 책들이 더 반갑게 느껴진다. 아무래도 『태어난 김에 세계 일주』는 페루 편으로 끝나지 않고, 계속 이어 읽게 될 책이 아닐까 생각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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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 나오면 큰일 나! 우리 몸의 분비물 북극곰 궁금해 20
라몬 카브레라 지음, 신타 아리바스 그림, 문주선 옮김 / 북극곰 / 202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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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마스 선물처럼 붉은 표지, 하지만 엄청난 정보를 듬뿍 담은 과학그림책, 『우리 몸의 분비물』을 소개하고자 한다. 따뜻한 이야기를 담은 그림책도 무척 좋아하지만, 딱딱하고 어렵게 느낄 수 있는 과학상식 등을 담은 그림책을 아이에게 자주 읽게 한다. 그림책으로 과학을 만나고 문고본을 만날 경우, 아이는 한결 쉽고 재미있게 상식을 받아들이기 때문. 이번에 만나본 『우리 몸의 분비물』 역시 아이들이 흥미로워하는 다양한 지식을 쉽고 재미있게 알려주어 참 좋았던 것 같다. 더욱이 『우리 몸의 분비물』에서 만날 수 있는 “분비물”은 방귀, 똥, 코딱지 등 아이들에게 사랑받는 소재들이 많았기에 더욱 친근하게 정보를 얻을 수 있었던 것 같다. 

 

라온 카브레라, 신타 아리바스 작가님의 『우리 몸의 분비물』은 우리 몸에서 만날 수 있는 각종 분비물에 관해 설명하고 있다. '과학'이라고는 하지만 비교적 친근한 소재들을 담고 있어 편안하게 이야기책을 읽는 마음으로 편안하게 읽으며, 각종 정보를 쑥쑥 얻게 되는 장점이 있다. 

 

『우리 몸의 분비물』의 일러스트를 먼저 소개하자면 과장된 컬러와 표정 등으로 익살 넘친다. “똥 전문가”나 코딱지가 잔뜩 묻은 책상, 침을 질질 흘리는 그림 등 과장되게 표현된 일러스트는 아이들에게도 어른들에게도 웃음을 선사한다. 개인적으로 가장 재미있던 것은 '귀지'. 지저분하다고 생각할 수 있는 귀지를 세균 경찰로 표현해 귀를 철벽 수비 하는 모습이 재미있고 귀엽게 느껴졌다. 그 외에도 눈곱 등도 무척 재미있게 표현되어, 일러스트를 감상하는 것만으로도 얻을 수 있는 정보가 많아 무척 좋았다. 

 

일러스트에 이어 『우리 몸의 분비물』의 내용도 무척 좋았다. 어린아이들도 읽을 수 있도록 분량이 많은 편은 아니었는데, 담아야 할 정보는 알차게 담고 있어 도움을 많이 얻었다. 분비물은 왜 생기며, 어떤 역할을 하는지에 대해 무척 상세하게 배울 수 있어 좋았다. 그러면서도 재미도 놓치지 않아, 아이와, 책을 읽는 내내 집중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아이가 가장 흥미로워한 부분은 딱지. 상처가 생기면 너무 흔하게 볼 수 있는 것이 딱지이기에 아이들에게 흔한 모습이기도 하고, 뜯고 싶어 하는 마음도 생기기 마련인데 이 내용을 읽으며 더 다양한 내용을 배울 수 있어 무척 좋았다고 하더라. 

 

분비물을 그저 더럽고 냄새나는 존재로만 생각해왔다면 『우리 몸의 분비물』을 꼭 한번 만나보라고 말하고 싶다. 그저 깔깔거리며 이 책을 읽기만 해도 분비물이 왜 생기는지, 어떤 역할을 하는지 배울 수 있기 때문이다. 이 책을 읽고 나면 눈곱이나 귀지에게 고마움을 느끼게 될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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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문이 될 시간 - 고립과 단절, 분노와 애정 사이 '엄마 됨'을 기록하며
임희정 지음 / 수오서재 / 202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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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하지 못하고 기록되지 못한 시간들은 결국 아무것도 아닌 게 되어 버린다. 영영 이해받지 못하고 나아가지 못한 채 반복된다. 여성이 겪는 임신과 출산과 육아가 개인의 영역으로 끝나지 않기를 바란다. 고통을 위한 이 기록이 누군가의 고통을 덜어주기를 간절히 바란다. (p.35) 

 

나 또한 그 혼돈의 시간을 통화할 수 있었던 건 운동을 시작하고, 아기 반찬은 사 먹이고, 피곤하거나 해야 할 일이 많은 날에는 배달 음식 시켜 먹고, 주말에 남편에게 아이 맡기고 혼자 카페에 가서 두세 시간 커피 마시면서 책 보고 글 쓰면서였다. '포기'가 괜찮아지게 만들었다. 무질서 뒤엔 질서가 혼돈 뒤엔 안정이 왔다. 노력과 견딤과 시간이 만들어낸 거다. 이 경험을 통해 나는 알게 되었다. 대단하고 자랑스러운 건 슈퍼우먼이 아니라 평범한 인간이라고. 당신과 나, 세상 모든 엄마라고. (p.65) 

 

 

어느새 또 한 해가 지나갔다. 지난 한 해도 참 부지런히 일하고, 책을 읽고, 삶을 살았는데 한 해를 마무리하는 시점에 이 책을 읽게 되어 정말 큰 위로와 감동이 되었기에 더 늦기 전에 많은 “엄마”들이 이 책을 만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이 책을 정리해본다. 수오서재에서 출간된 임희정 작가님의 『질문이 될 시간』이 바로 그것. 

 

『질문이 될 시간』은 수많은 여성이 겪는 출산과 경력단절, 엄마로 사는 삶과 여자로서의 삶 그사이를 채우는 감정들을 촘촘히 기록한다. 아나운서라는 나름 '전문직'을 가진 작가도 경력단절을 겪는 작금의 시대, 저출산을 걱정하면서도 육아와 여성의 경력보전이 병행되기 어려운 나라의 현실을 시리도록 아프게 만나게 된다. 그러나 그러면서도 '엄마'라는 단어가 주는 성장에 대해 깨닫고, 감동하게 되기도 한다. 사실 나 역시 겪었던 시간과 '사건'이기에 한 문장 한 문장이 공감과 허탈함과 위로와 감동 등등 차마 말로 다 표현하기 어려운 감정들을 섞어 느꼈다.

 

사실 엄마들의 마음에 관해 기록된 책은 많다. 그러나 이 책이 더욱 특별하게 느껴진 까닭은, 그저 감정적이지만은 않다는 점이다. 아니, 오히려 이 책은 이성적이다. 이성적으로 현실을 보고 정책에 대해 생각한다. 하지만 오히려 덤덤히 기록된 감정이 독자에게 더 많은 감정을 느끼게 하고, 더 많은 생각을 해보게 했던 것 같다. 

 

'난임'에 대해 기록된 부분에서는 꽤 많이 울었다. 감사히도 나는 인공수정까지는 겪지 않았지만 쉽지는 않게 엄마가 된 케이스였기에 작가님의 한 문장 한 문장이 많이 아팠다. 내가 느꼈던 아픔과 시림을 느끼며, 또 나보다 더 힘들게 엄마가 되는 이들의 상처를 몰라주었음에 반성을 느끼며 한 줄 한 줄 읽었다. 항우울제에 관한 이야기를 읽으면서도 그랬다. 엄마가 된 후 변해버린 세상에 너무 힘겨워했던 친구가 생각나 눈물이 계속 났다. 내 주변에는 한 명이라 특별히 생각했던 산후 우울증이, 사실은 너무 흔하게 일어나는 일임을 자각하며, “엄마”가 된 이들에 대한 대책은 너무 미흡하지 않나 여러 번 생각했다. 

 

여전히 우리는 갓 엄마가 된 시간들을 그저 축복된 시간이라고만 배운다. 물론 축복된 시간임은 맞지만, 과연 '축복'이라는 한 단어로 표현되기에 방금 엄마가 된 이들이 겪는 시간은 너무 크고 시리고, 힘겹고, 아프다. 이 책을 읽는 내내 내가 콧물을 훌쩍거렸던 것은 어쩌면 필연적이었는지도 모른다. 나도 그 복된 시간이 마냥 복되지만은 않았으니까. 평생에 가장 잘한 일이 엄마가 된 일이지만, 그런데도 여전히 때때로 무겁고 버겁고 아프니까. 임희정 작가가 분명 눈물로 남겼을 이 기록을 나눠 받으며 울고, 위로받았다. 그래서 이 책을 엄마들이 꼭 만나보았으면 좋겠다. 가능하다면 올해가 가기 전에. 그래서 많이 울고, 속이 좀 시원해졌으면 좋겠다. 

 

한 해, 엄마로 살아낸 이들에게 짠한 위로를 전하며. (이 문장이 “아빠들은 수고하지 않았다” 따위의 왜곡으로 읽히지 않기를. 그런 의도는 전혀 담지 않았다. 그들의 노고에도 늘 감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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