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가에의 심야상담소
이시모치 아사미 지음, 홍미화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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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가에의 심야상담소 / 이시모치 아사미 / 홍미화 / 알에이치코리아(RHK) / 252pg / 추리소설


 

이 책을 접하기 전 드라마 양희승 작가의 늦은 생각나는 같은 소설이라길래 일부러 나도 늦은 읽기를 시작 하였다.

 

술과 안주의 목차가 매우 신선했고 어떤 내용이 담겨 있을지 궁금해 했고, 책 목차가 7개 이길래, 하루에 한 편씩 읽어도 재미있겠다 란 생각을 하며 책 읽기를 시작했다.

나 역시 음주문화를 좋아하고 술도 술이지만 그 시간을 함께 즐기는 사람들과의 추억만들기가 너무 좋아서 더욱 더 좋아하는 것 같다. 지금은 아쉽게도 곧 출산 준비중이라 술을 멀리 하고 있지만 모유수유를 무사히? 끝내고 다시 나의 술 멤버들과 함께 할 시간을 손꼽아 기다리는 터라 이 책은 더욱 내 흥미를 자극했다.

 

우선 하루에 한편씩 읽어야겠다는 계획은 읽는 순간 무산되어 하룻밤에 홀딱 다 읽어버리고 말았다. 이 책은 술과 안주에 대해 이야기 하는 것은 물로, 완전 추리소설이었다. 이 책을 다 읽은 후, 책에 대한 소개부분에서 이 작가는 일본에서 주목 받는 미스터리 작가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책의 주인공은 나가에, 구마이, 그리고 유아사 나쓰미는 대학 시절부터 술친구였다. 졸업 후에도 모두 도쿄에서 일하게 되어 기회가 마다 술자리를 갖는데, 3명만 만나니 심심해져서 한명 새로운 멤버를 소개하고 함께 술을 마신다. 그리고 새로 초대받은 사람의 이야기를 들으며 나름의 상담을 해주는 내용이다. 근데 상담은 멤버가 “상담해 주세요~ 하고 나온다기보단, 던진 한마디, 행동, 사소한 동작 등에서 셜록 홈즈 처럼 의의를 제기하고 퍼즐을 맞추는 것처럼 이야기를 끼워 나가는 것이 너무 재미있었다. 서로 대화를 해가며, 너무 생동감있고 실제 앞에서 벌어지는 술자리모임인 것처럼 나는 에피소드마다 상담 이야기, 추리해 나가는 과정을 함께 같다. 그리고 목차 중간쯤 되었을 때엔 나도 ‘악마 같은 두뇌를 가진 나가에’처럼 함께 추리를 하고 있는 모습을 발견하였다. 이런데 어찌 책읽기를 멈출 있단 말인가.

 

책을 읽으며 나는 사실 술도 술이지만 이렇게 안주를 멋지게 만들어낼 있는 친구를 가진 것이 너무 부러웠다. 나는 만들지 못하고 창의적으로 안주를 생각해내지도 못하니 말이다.

 

책을 읽기 전에 등장하는 술과 안주가 매칭이 되는지 몰랐는데, 책을 읽고 나니 그럴싸 보이기도 했다. 나중에 이렇게 만들어 먹어봐야지 생각이 들기도 했다. 응용은 기본으로 하고 말이다 ^^

 

번째 등장한 기린맥주는 정말 시원~~하게 마시고 싶은 충동에, 대리만족으로 애플스파클링 주스를 마시며 책을 읽었다.

책에 등장한 술과 안주를 아래와 같이 정리 하였다. 짭짤한 생라면은 사실 나도 자주 먹는 안주 하나이다.

 


 




첫 번째. 싱글몰트 위스키 + 신선한 생굴

두 번째. 시원한 맥주 + 짭짤한 생라면

세 번째. 화이트 와인 + 치즈 퐁뒤

네 번째. 일본식 소주 아와모리 + 돼지고기 찜

다섯 번째. 사케 + 볶은 은행

여섯 번째. 브랜디 + 버터에 구운 메밀 팬케이크

일곱 번째. 샴페인 + 훈제 연어

 

이 책은 사람들과 함께 하는 술과 안주 뿐 아니라 우리가 사는 세상에서 함께 한다는 것의 즐거움도 깨닫게 해주는 것 같다. 이 많은 술과 안주를 혼자 먹는다면 별로 맛도 의미도 없을 것 같다. 이 책은 단순 고민상담을 하는 모임이라기 보단, 다른 이들의 크고 작은 사건들에 관심을 가져주고 함께 풀어주는 모습도 보여 뜨거운 술이 내 목을 타 내려가는 것처럼 따뜻한 정을 느꼈다. 특히 추리소설을 좋아하는 독자라면 꼭 눈여겨봐야 할 책이 아닌가 싶다. 독창적이고 분석하고 추리하는 과정이 매우 신선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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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6시간의 한국사 여행 1 - 도전과 응전, 새 길을 열다, 선사 시대에서 고려까지 36시간의 한국사 여행 1
김정남 지음 / 노느매기 / 201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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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6시간의 한국사 여행 1 / 김정남 / 노는매기 / 344pg / 역사

 

이 책을 꼭 읽어보고 싶었던 이유는 부끄럽게도 난 한국사에 대해 몰라도 너무 모른다는 것이다. 중간중간 역사소설, 사극 드라마, 영화 등을 접하긴 했지만, 제대로 큰 흐름을 파악했다거나 정확하게 잘 모른다는 점이다. 나의 소심한 핑계는 한국에서 초등교육 후에 미국으로 건너가 교육을 받아 정규 중고등학교의 과정을 배우지 못했기 때문에 한국사를 잘 모른다고 지금껏 얘기하며 살아왔다. 하지만 항상 부끄럽게 생각했다. 더불어 두 아이의 엄마인 내가 아이가 뭔가를 물어보는데 제대로 답을 못하는 것이다. 엄마도 잘 모르는데 아이에게 한국 역사 공부의 중요성을 강조할 수 있을까 란 의문이 들었다. 더 늦기 전에 공부를 해야겠다 마음을 먹고 이 책을 읽기 시작했다.

 

이 책은 현직 교사인 김정남 선생님이 만든 책이라 그런지 굉장히 이해하기 편하게 아이들의 눈높이를 맞춘 것 같았고 궁금한 것을 쏙쏙 잘 가르쳐주는 듯 한 기분으로 읽어 나갔다. 내가 이 책을 읽으며 가장 마음에 들었던 것은, 한자를 옆에 부연 설명으로 그 한자의 뜻도 함께 써주셨다는 점이다. 그냥 한글 옆에 한자만 써주실 수도 있는데, 나처럼 한자맹인 사람에겐 너무나도 도움이 많이 되고, 더불어 한자 공부를 다시 해야겠구나 생각이 들게끔 만들었다.

 

한국에서 초 중고등학교 정규 교육을 받은 어른들이 얼마나 한국사를 잘 알까? 라는 의심도 든다. 혹시 그 당시에 그저 외우기 식으로 공부를 하지는 않았을까? 역사의 단편적인 사건들, 요약된 것을 중심으로 외워서 큰 그림을 그리거나, 왜 이런 일이 벌어졌는지 등을 실제로 잘 이해하지 못하는 사람들도 꽤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을 해본다. 지금 공부를 하는 청소년들도 역사는 어렵고 재미없다는 오해를 버릴 수 있도록 이 책을 통해 재미있게 역사를 접해볼 수 있는 기회를 주는 것이 좋을 것 같다. 모든 국민들에게 연령 상관없이 이 책을 꼭 읽어보시라 추천하여 우리의 역사를 좀 더 제대로 알 수 있으면 좋지 않을까 싶다.

 

36시간의 한국사 여행 1 편은 선사 시대에서 고려까지 역사를 이야기 한다.

선사시대 때 먹고 남은 식량이 어떻게 계급 사회를 만들었는지 에 대한 설명은 신선했다. ‘소유라는 관념이 생기고 그 당시엔 먹는 것이 가장 중요했기 때문에 식량을 많이 소유한 사람이 힘을 갖기에 계급이 발생했다는 점, 이 계급이 사실 오늘날에도 암묵적으로 발생하고 있다는 생각에, 이 모든 것이 선사시대 때부터 시작되었다는 것이 신기했다.

 


김정남 선생님은 역사를 기록형으로 사건을 토대로 설명하기 보단, 먼저 화두를 던져 질문에 대한 답을 독자로 하여금 먼저 생각하게 하고, 그 질문에 대한 답변을 역사적인 바탕으로 설명을 하는 식이라 외우기 역사라기 보단 스토리텔링으로 역사를 접할 수 있었다.

 

노래 한국을 빛낸 100명의 위인들에 나오는 등장인물들 역시 이 책을 통해 다시 접하니 이제 우리 아이에게 이름뿐 아니라 역사적 배경을 좀 더 설명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생겨 더욱 좋았다.

노래 가사 중 황산벌의 계백 맞서 싸운 관창” 이란 대목이 있다. 이는 신라의 청소년 단체인 화랑도를 알아보면 관창이 누구이고 계백이 누구인지, 이 둘의 관계는 무엇이고 무슨 일이 있었는지에 대해 알아볼 수 있다.

 

화랑도의 규범과 실천 윤리는 무엇이었을까? 7세기 초, 화랑 귀산과 취향이 원광법사에게 가르침을 청했다. 이에 원광법사는 세속 5를 써 주었다. 세속 5계는 세상을 살아가면서 지켜야 할 다섯 가지 계율 이라는 뜻이다.

화랑이 지켜야 할 계율로 임금에게 충성하고, 부모에게 효도하며, 벗을 사귐에 믿음으로 하고, 전쟁에 나가서는 물러서지 말며, 살아 있는 것을 죽일 땐 가려서 하라는 내용이다.” Pg 179

 

화랑의 덕목 중 전쟁에 나아가서 물러서지 않는다가 있다. 이 무사도 정신을 위해 황산벌 싸움에서 화랑도의 멤버였던 관창과 반굴은 어린 나이로 홀로 적진에 들어가 싸우다 죽었다.  이들의 용기는 신라군의 사기를 높여 신라군이 이길 수 있었다고 한다. 반대로 김유신 장군의 아들 원술이 전투에서 패하고 돌아오자, 김유신은 왕명을 욕되게 했다고 아들을 죽여달라고 왕에게 고했다고도 한다. 이런 수련을 바탕으로 화랑도는 이후 삼국 통일에 크게 기여를 했다는 대목을 접했을 때, 역시 예나 지금이나 어린 인재들이 나라를 지키고 버티게끔 하는구나 란 생각을 하였다.

 


신라 금관과 가야 금관에 작은 조각이 매달려 있는데, 이 모습이 '태아'의 모습을 하고 있으며 새로운 생명의 탄생을 의미한다고 한다. 이것은 "곱은 옥은 하늘나라에서 다시 태어나기를 바라는 염원은 아니였을까?" 금관에도 사람들의 염원이 담겨 있을 줄 몰랐었다.


이 책은 내가 모르는 것에 대한 배움의 즐거움이 있고, 대충 알았던 것들에 대해 더 깊게 알 수 있게 해주어, 읽어가면서 지적 호기심을 자극하여 읽는 내내 즐거웠던 것 같다.

 

아마 내가 이 책을 읽고 시험을 봐야 한다면 느낌이 매우 다르겠지만, 우리 아이들이 시험을 목적으로 한국사를 접하지 않고, 나 같은 독자의 마음으로 한국사를 좀 더 친근하게 접하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 책을 읽기 전에 방문한 박물관에서 느낀 점과, 읽고 난 후에 다시 그 박물관에 방문한다면 나는 몰라보게 달라져 있을 거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박물관뿐만 아니라 역사 유적지를 답사해보는 것도 재미있을 것 같다.

 

학부모는 당연하고 이 책을 우리 청소년들에게 재미있게 읽을 수 있게 추천하고 싶다.

36시간의 한국사 여행 2조선 전기에서 후기까지를 다룬다. 조선시대에 대해서 더 깊게 배울 수 있다는 생각에 빨리 2권을 읽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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죔죔기법
설기문 지음 / 학지사 / 201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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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 어디서나 간편하게 즉시 활용 가능한 최신 힐링 기법이라는 죔죔 기법이란 책을 만나보았다. 설마 하는 의심 반, 밑져야 본전 이라는 의심 반으로 책을 읽어 나갔다.

 

저자 설기문 박사님은 최면과 최면치료”, “걱정하지마. 잘될거야등 다양한 책을 지필했고, 다양한 TV 프로그램에도 출연한 나름 메스컴을 탄 박사님이셨다. 채널 A “나는 몸신이다.” 에서 본 적이 있었던 것 같기도 하다.

 

저자는 기본적으로 일상생활의 스트레스를 해소하고 행복하고 건강한 삶을 살 수 있도록 도움을 줄 수 있는 죔죔기법을 소개한다. 방법은 매우 간단하다.


 

두 손을 눈높이에 들고, 두 눈의 좌우로 어깨넓이보다 야간 더 넓은 폭으로 선다. 그리고 어린 아기처럼 두 손을 쥐었다 폈다 하면서 죔죔 하는 손동작을 하는 것이다. 그리고 구체적으로 스트레스를 주는 이유를 중얼거리듯 말을 하면서 죔죔을 하는 것이다. 대략 30초 정도 반복을 하며 머리도 맑아지는 느낌이 든다는 것이 박사님의 주장하는 바다.

 

이 죔죔기법의 전체 과정을 상세하게 설명을 하는데, 무엇보다 실천이 중요한 것 같다. 믿거나 말거나 해서 효과를 볼 수만 있다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느 심리학 책에서 기분이 나쁘고 우울할 때, 미친 척 하고 거울을 보며 박장대소를 치며 웃으라고 한다. 그러면 신기하게도 기분이 훨씬 좋아진다는 연구결과를 읽은 적이 있다. 박장대소까지는 아니더라도 스스로 얼굴에 웃음을 띄우기만 해고 기분이 한결 좋아진다고 한다.

 

죔죔 기법도 이런 것이 아닐까 생각이 들었다.

 

<죔죔기법에서의 언어변화기법>


이 책에는 실질적으로 궁금한 점을 Q&A를 통해 해소해 주는 점도 매우 마음에 들었다.

 

스트레스에서 자유롭지 못하는 요즘 시점에서 이런 기법을 통해 조금이나마 완화시키는 것은 어던가 생각해본다. 죔죔기법은 어린 유치원생부터 할머니, 할아버지까지 모든 사람이 짧은 시간안에 효과를 볼 수 있다고 한다. 물론 효과는 개인차가 있겠지만 일반적으로 예민하거나 민감한 사람이 더 효과를 본다고 하니, 이왕 할 꺼 이 기법에 대해 신뢰와 믿음을 가지고 실천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 요즘 육아에 둘째 임신으로 심신이 무겁고, 대인관계에서 오는 스트레스를 죔죔 기법으로 해소해 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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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딩으로 리드하라 - 세상을 지배하는 0.1퍼센트의 인문고전 독서법 (개정증보판)
이지성 지음 / 차이정원 / 201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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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딩으로 리드하라 / 이지성 / 차이정원 / 430pg / 인문 / 개정판

 

 

 

인문학의 중요성을 팍팍 전도하는 책이다. 인문고전을 왜 읽어야 하는지, 그리고 어떻게 읽는 것이 좋을지에 대한 경험담과 함께 방법론에 대해서 저자는 조심스럽게 추천을 한다.

 

 

 

이 책을 읽으며 고개를 끄덕끄덕 거리고, 받아 적고, 엄청난 에너지를 뿜어내며 읽게 되었다. ~ 진작 좀 인문고전을 접했더라면이란 생각도 들었지만,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다는 생각과 함께 우리 아이들 육아 교육을 어떻게 시켜야 겠다는 생각도 함께 하게 되었다.

 

아마 우리 아이들 교육의 방향에 허둥지둥 있는 요즘, 좀 명확해 진 것이 아닌가 싶다.

 

 

 

나의 유년시절을 생각해보면, 미국에서 중학교때부터 사실 인문 고전을 읽었다. 수많은 essay들을 쓰면서 작가가 의미하는 바, 그 시대의 배경, 역사, 그리고 작가와 나의 소통, 나의 견해 등을 매 수업마다 theme 을 잡아서 작성해야 했는데, 그것이 정말 고약한 숙제였다. 조지 오웰의 <1984>은 정말 이해하기 난해한 책이였던 기억이영어도 딸려서 한 page 당 찾아야 하는 단어가 수두룩 한데, 거기서 철학적인 견해까지 더했어야 했던 시절이 있었다. 존 스타인백의 <Great Gatsby>, British poem , 그리고 직접 rhyme에 맞추어 나도 하나 만들어야 했고, 세익스피어 <햄릿><로미오와 줄리엣>을 읽을 때엔 외운 대사를 연극을 하면서 학우들 앞에서 perform을 해야했던 악몽이 솔솔 났었다. 내가 가장 어려워했던 점은 책 읽을 때 튀어나오는 모르는 영어단어들보다 그 당시 시대적 배경을 먼저 이해하는 점이였다. 그것이 무척 어려웠던 것 같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 대학교에 입학하고 나니 긴 essay 쓰는 것은 기계처럼 해냈던 기억이 난다. 지금 다시 하라고 하면 못할 것 같지만 말이다. 근데 그 어린 시절에 나는 제대로 이해나 하고 essay들을 썼는지가 지금 생각해보면 매~~~우 의심스럽다.

 

 

 

내 미국친구들 중 자녀들을 homeschooling 하는 부모가 있다. 사실 이 책을 읽기 전까지 이해를 할 수 없었는데, 윌 스미스의 사례를 보니 조금은 이해가 간다. 윌 스미스 역시 그의 자녀들을 홈스쿨을 시키고 최고의 인문학 독서교육을 시킨다고 한다. 내 친구도 역사를 엄청 강조하며 가르치고, 성경 수업은 매일 하는 것 같았고, 책을 읽고 essay 쓰기를 무진장 시키고, 아이들끼리 토론을 할 수 있게 수업을 진행하는 것을 보았다.(미국은 보면, 아이가 한명 아니면 다자녀다. 내 친구는 5명의 아이가 있다.) 내 친구가 역사에 대해 알면 얼마나 안다고 직접 수업을 진행할 수 있을까..라고 생각했는데, 이러한 나의 생각부터 잘못되었다는 것이 이제서야 깨달았다. 내 친구는 역사를 너무 잘 알아서 가르치는 것이 아니고, 함께 아이와 책과 해당 관련 자료들을 통해 질문하고 토론하며 함께 배워나가는 것이였다. Home school을 하는 자녀들은 각 state 별 법에 따라 서류를 제출하며, 어떤 공부할 수 있는 자료들을 가정으로 보내준다. 거기엔 영어(문법 스러운것), 언어(Spanish), 문학, 수학, 과학, 역사 등 선택할 수 있다고 했다. 보내주는 자료는 workbook 같은 것 이였다. 부모가 teaching 할 수 있는 material도 함께 보내준다. 질문지 같은 거였다. 비용도 사실 만만치는 않아 보였다. 미국은 책값이 기본적으로 많이 비싸고, 불법 인쇄를 해서 사용할 생각조차 하지 않기 때문이다. 공립학교를 보내면 간단하고 쉽고 저렴하게 교육을 받을 수 있는데 구지 home school 을 택해서 고생하는 친구를 이제 다시 보니 정말 현명하고 훌륭한 부모가 되었구나란 생각이 들어, 친구에게 이메일을 보냈다. 농담반 진담반으로 우리 아이들도 친구네 가정으로 유학을 보내겠노라고.

 

 

[윌 스미스와의 인터뷰 내용]


 

다시 책소개로 돌아오면, 이 책을 읽으며 왜 읽어야 하는지에 대해 충분히 설득을 당했다. 투자의 귀재, CEO 들 등은 모두 독서광이거나 인문 철학에 빠져 산다는 것이다. <정의는 무엇인가>를 쓴 Michel Sandel 교수도 Political Philosophy 관련 서적을 읽기를 좋아하고 우리에게도 권해주고 싶다고 네이버서재 인터뷰를 통해 본적이 있다. 인문 고전의 중요성은 예나 지금이나 변함이 없다는 것. 율곡 이이, 퇴계 이황, 세종대왕, 정조 등등 훌륭한 인문들을 생각할 때, 그들의 인문학적 견해, 철학, 성품을 빼 놓을 수 없으니 말이다. 책읽기를 통해 두뇌의 변화, 둔재에서 영재로, 영재에서 천재로 변화되는 과정 등에 대한 예로 아인슈타인과 에디슨을 꼽았는데, 사실 우리 자녀가 천재가 되길 바란다기 보단, 생각을 할 줄 아는, 즉 깊이 있는 생각을 할 줄 아는 사람이 되길 바란다. 그래야 스스로 행복도 찾고 불행이 왔을 때 이겨낼 수 있는 힘을 키울 수 있지 않을까 싶다.

 

 

 

더불어 책을 읽으며 다소 불끈 했던 것은, 일본이 선진국이 될 수 밖에 없는 현실, 요즘 우리나라에서 인문학 공부가 갑자기 사라졌다는 지적, 우리나라가 예전에는 일본을 가르쳤으나 이제는 우리나라가 일본에서부터 수입을 한다는 점, 그래서 아무리 일본이 독도에 대해서 어불성설로 왈가왈부 할때에 우리는 화끈하게 대처를 못한다는 점 등에 대해 논할 때 매우 씁쓸해졌다. 지금 현재 초중고 교육방식은 옛 일본에 지배 받았을 때인 top down 군대식 방식을 여전히 따르고 있다는 슬픈 현실, 하지만 교사들만 책망할 수 없는 것은 그들도 이러한 교육방식의 피해자라는 점을 저자는 말한다. 이 말을 듣고 보니, , 제도, 수학적 용어 등등을 볼 때에 일본어에서 완전 직역을 한 것들이 많아서 말 자체가 너무 어려운 것들이 많다. 퇴직연금제도에 대해 잠시 공부해본 적이 있는데, “확정각출형이라는 단어를 접했을 때, ? 이게 뭔말이여~ 했는데, 이게 일본의 제도를 참고해서 우리나라에 가지고 왔기 때문에 용어자체가 낯선 것이라고 들었다.

 

 

 

우리나라 국민들도 하루빨리 인문 고전을 많이 읽고 견해를 쌓아 메이지 유신을 통해 아시아 최강대국이 된 일본에게 통쾌하게 할말은 하고 살 수 있는 힘을 키웠으면 좋겠다. 우울한 역사를 되풀이하지 않으려면, 과거 우리 조상이 그랬던 것처럼 일본의 존경을 받는 나라를 만들려면, 우리 국민 개개인의 두뇌 수준이 일본 국민 개개인보다 월등하게 뛰어나야 한다.” Pg 53

 

 

 

저자는 초보 인문학 독자들을 위해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어디서부터 출발하면 좋을 지에 대해 소개해준다. 막연하게 인문학의 중요성만 나열한 것이 아니라 실천을 할 수 있는 방법을 제시해주는 것이 나는 무척 도움이 되었다. 기본적으로 읽으면 좋을 책들 + 난이도 및 순서를 말이다.

 

책 뒷면 부록을 보며 알찬 내용들이 있다. “부모와 아이를 위한 인문고전 독서교육 가이드”, “참고 도서”, 그리고 가장 맘에 드는 이지성의 인문고전 독서 교육 단계별 추천도서이다. 지극히 개인적으로 추천을 해주는 것이지만, 나에겐 좋은 지표로 따라가기만 하면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성인을 위한 추천 목록도 있다. 1년차, 2년차 등으로 나뉘어져 있는데 당연히 나는 1년차부터 읽기를 시작해야겠다. 최근 읽은 사임당을 그리다, 조선선비의 자존심에서 나왔던 율곡 이이 성학집요부터 읽어야겠다 싶어서 이 책을 읽고 난 후, 도서관에서 빌려왔다. 무턱대고 전집으로 한꺼번에 인문 고전책을 구매하기 전에 몇 권 정도 먼저 읽어보라는 조언도 저자는 한다. 갑자기 의욕에 넘쳐 엄청 많은 책을 구매하고 장식만 되고 볼 때 마다 스스로를 자책하는 일은 안하는 것이 좋으니 말이다.

 

 

 

초등학생들을 위한 목록도 있다. 너무 어렸을 때부터 읽히기 보단, 초등학교 2학년 전까진 충분히 놀리고, 초등학교 3학년 때부터는 인문 고전 읽히기는 본격적으로 시작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하지만 현재 교육 현황을 보며 3학년 때부터 바빠진다고 주변 엄마들의 말들이 있어서, 가볍게 초등학교 입학할 시점부터 조금씩 읽혀나가는 것도 좋을 듯싶다. 초등학교 5학년부터 읽으면 좋은 책에 공자 논어, 플라톤 소크라테스의 변명 이 포함되어 있다.

 

 

 

아이들에게 추천해주고 읽으라고 잔소리하기 전에 내가 먼저 완독을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직 내게는 2년 정도의 시간이 있어!란 생각을 하며. 저자가 또 중요하게 이야기하는 인문고적읽기의 노하우 중, 통독->정독->필사->자기 의견 갖기 를 해야 한다고 한다. 인문고전 독서의 진정한 경지에 이르는 것은 사색을 통한 깨달음이라고 강조한다.

 

 

 

이 책을 통해 인문고전에 빠져들 준비를 하고 나니 뭔가 매우 뿌듯하다. 시작이 반이라고 했으니, 시작을 해보고 너무 힘들고 좌절스러워지면, 이 책을 다시 읽고 동기부여를 얻은 후, 다시 인문고전 통독을 해야겠다란 생각이 들었다.

 

 

 

리딩으로 리드하라는 교육자, 양육자들은 특히 꼭 읽어봐야 하는 책이 아닌가란 생각을 해본다.

 

 

<책속의 한줄> 

인문고전 독서교육 읽기 방법론

1. 통독하게 하라

2. 정독하게 하라

3. 필사하게 하라

4. 자신만의 의견을 갖게 하라

5. 인문고전 연구가와 토론시켜라

pg95


카를 비테 주니어가 받은 교육

1. 실컷 놀면서 교육 받았다.

2. 사랑과 격려가 바타이 된 교육을 받았다.

3. 하나님을 경외하는 분위기에서 교육을 받았다. pg102


철학고전은 사람의 두뇌를 차원이 다르게 바꾸어버린다. 사고의 수준을 혁명적으로 변화시킨다. 철학고전 독서로 다져진 두뇌는 시장의 본질을 본다. 평범한 책만 읽은 사람은 죽었다 깨어나도 볼 수없는 그 무엇을 본다. 결과는 인간의 수준을 초월한 이익의 실현이다. pg112


나는 소크라테스의 삶이나 사상을 말하는 것이 아니라 소크라테스처럼 생각하는 태도를 말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소크라테스처럼 생각하는 태도란 곧 철학자의 사고방식인데 그 핵심은 '진리를 탐구하는 것'이다. 이 사고방식은 필연적으로 군중의 사고방식과 반대되는 것이다. 진리는 눈에 보이지 않는 것인데 군중은 눈에 보이는 것만 믿기 떄문이다. 그래서 군중은 철학자가 하는 말을 이해할 수 없고, 철학자는 군중 속에서 평생 외롭게 살거나 은둔한다.

pg 135


지혜는 책 속에 있지 않다. 지혜는 인간의 내면에 존재한다. pg 138

 

"다섯 수레의 책을 술술 암송하면서도 그 의미는 전혀 모르는 사람들이 있다. 왜 그런 일이 벌어지는가. 사색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pg261


사색을 기록하느 방법은

1) 책을 읽다가 떠오르는 생각을 따로 준비한 종이나 노트에 즉시 적는다

2) 책을 읽다가 떠오르는 생각을 책의 여백에 즉시 적는다.

3) 책 한 장 또는 책 전체를 읽고 사색한 뒤 그것을 독후감식으로 적는다.

첫번째 방식을 따른 천재는 중국 송의 천재 성리학자 장재와 우리나라의 천재 실학자 성호 이익과 서양의 천재 철학자 테카르트가 대표적이다. pg2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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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 조선 선비의 자존심 - 조선 500년 명문가 탄생의 비밀
한정주 지음, 권태균 사진 / 다산초당(다산북스) / 201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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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선 선비의 자존심 / 한정주 / 다산초당 / 704pg

 

엄청난 두께의 책을 이렇게 재미있게 읽은 것이 얼마만인가 싶다.

아무런 지식도 서평도 미리 읽어보지 않은 채, 책 겉표지만 보고 책을 접하게 되었다.

조선 500년 명문가, 탄생의 비밀 호, 조선 선비의 자존심이라고 되어 있어서, 명문가에서 인재를 발굴하는 방법, 어떠한 비밀이 숨겨져 있나? 하는 생각에 처음 책을 읽기 시작했다.

 

이 책은 조선 선비가 자기 자신이 지금 호()를 짖게 되는 계기, 역사적 바탕, 인물의 됨됨이 등을 재미있게 풀어낸다. 역사적 서적을 읽을 때, 왕비중심으로, 또는 특정사건 중심으로, 인물 중심으로 된 책만 접해봤는데, 이렇게 이름을 중심으로 역사와 그 인물에 대해 배우는 건 신선하고, 저자가 역사적 바탕이 되는 자료들을 제시했을 때 설득력도 있었다. 그림, , , 남겨진 역사적 기록들 바탕으로 추리해 나가는 기분이라고나 할까.

 

요즘의 우리는 특별한 일이 없으면 이름 한 개를 가지고 살아가지만, 옛 조선의 선비들은 최소한 셋 이상의 호칭인 명(), (), () 지니고 있었다고 한다. ()은 우리가 지금 사용하고 있는 이름이고, ()는 성인식을 치른 후, ()을 함부로 부르지 않았다고 한다. 너무너무 귀해서 자()를 지어서 불렀다고 한다. 이때 이름()과 연관되게 지었다고 한다. 위의 둘은 자신이 직접 짖지 않고 스승이나 부모가 지어주지만, ()는 자기 자신의 직접 지을 수 있는데, 자신이 살아가는 신조, 장소, 사물 등을 바탕으로 지을 수 있는 호칭이라고 한다.

 

예를 들어보자면 율곡 이이와 교산 허균, 연암 박지원은 자신이 좋아하는 지명(地名)을 호로 삼은 것이고, 퇴계 이황과 조청 박제가, 순암 안정복은 마음에 품고 있는 뜻과 의지를 호로 표현한 것이며, 취금헌 박팽년, 매월당 김시습은 자신의 기호나 취향을 좇아 호를 지은 것이다. 단원 김홍도, 완당 김정희는 존경하거나 본받고자 하는 인물의 이름 혹은 호를 따와서 호로 삼았다. Pg4,5

 

최근 읽은 정향교 작가의 사임당을 그리다』 중에서 사임당 역시 조선시대 여성에겐 특별히 명이 없어, 스스로 호를 사임당이라고 지었는데 이는 중국 주나라 문왕의 어머니 태임이란 여성의 영향을 받아 ()”을 가지고 왔고, ()는 스승이니 본받는 다는 뜻이라고 읽은 적이 있다. 사임당도 자신의 뜻과 의지, 그리고 좇고 싶은 사람의 호를 따서 지었다고 볼 수 있겠다. 이 책을 통해 ()”가 주는 의미에 대해서 더 깊게 생각할 수 있어서 좋았다.

 

저자는 여유당 정약용, 율곡 이이, 단원 김홍도, 혜원 신윤복, 오원 장승업, 남명 조식, 삼봉 정도전, 퇴계 이황, 정암 조광조, 화담 서경덕, 추사 김정희 등 내가 친숙한 인물들의 호가 부여하는 의미를 분석하는가 하면, 사실 내게 친숙하지 않은 인물들인 일두 정여창, 사옹 김굉필, 최재 이언적, 매월당 김시습과 서계 박세당, 백사 이항복과 한음 이덕형, 토정 이지함, 죽도 정여립, 고산 윤선도, 공재 윤두서, 그리고 이 많은 인물들 중 한 명의 임금인 홍재 정조 이산 외에 다양한 인물에 대해 소개한다.

 

실로 엄청난 양의 역사적 배경과 다양한 시조, 그림 등을 바탕으로 역사를 재해석 해주는 것 같아 매우 흥미롭고 재미있었다.

 

역사에 관심이 있는 사람인데 잘 모르는 사람도 쉽게 이해할 수 있을 것 같았다. 저자는 어떠한 역사적 이야기를 흑백논리로 단정하기 보다는 다양한 자료들을 바탕으로 나온 자신만의 결론을 독자와 함께 공유하고 생각해보는 방식으로 이야기를 해주어, 저자와 마치 대화를 나누는 듯 한 기분이 들기도 했다. 뭔가 나도 동의 또는 반박을 해주어야 할 것 같은 느낌을 들게 해 주었다.

 

아는 만큼 보인다고 사실 내가 친숙한 사람들의 이야기가 좀 더 흥미로웠다. 최근 읽은 책들 중에서 등장한 인물들을 다시 접할 때 더 재미있었다고 해야 하나또는 들어본 적이 없는 듯한 인물들에 대해 읽을 때에는 어떻게 이렇게 중요한 사람을 들어본 적이 없지?”하는 생각도 들었다.

 

기억에 남는 인물들의 호를 중심으로 조금 정리를 해보고 싶은 생각이 들었다.

 

우선 율곡 이이는 어렸을 때부터 천재로 인정을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스스로의 호를 어리석다의 뜻의 우()를 자신의 호로 삼았다고 한다. 율곡은 털끝만큼이라도 성인에 미치지 못하면 나의 일은 끝난 것이 아니다.” 학문이란 닦으면 닦을수록 그 깊고 넓음을 알게 되므로, 역설적이게도 자신의 어리석음을 깨닫게 된다. 자기 수양이란 깊어지면 깊어질수록 그 끝을 헤아리기 어려워, 역설적이게도 자신의 어리석음만 인식하게 된다. 백성을 가르치고 나라를 다스리는 일 또한 현실의 장벽 앞에 부딪히면 자신의 본래 뜻과 의도와는 다른 결과를 낳기 일쑤여서 오히려 자신의 어리석음만 깨우칠 뿐이다. Pg 49

 

실로 훌륭한 인물임에 틀림없다란 생각이 드는 대목이였다. 아홉번이나 장원급제를 하여 구도장원공(九度壯元公)’, “즉 아홉번이나 장원한 분이라고 일컬었는데 그의 겸손과 사상이 너무 훌륭하다.

 

율곡 이이는 자신을 율곡이나 석담이라는 호 보다, “우재(遇齋)”라는 호를 더 사용하였다고 한다. 율곡은 경기도 파주의 율곡과 황해도 해주의 석담인데, 이 곳들은 이이의 얼과 혼이 서려있는 장소라고 한다. 율곡 이이하면 떠오르는 지명이 강릉 오죽헌일 수 있지만, 실제 이이의 삶과 철학의 주요 무대는 그가 호로 정했던 율곡과 석담이라고 하는 점도 매우 흥미로웠다.

 

단원 김홍도와 혜원 신윤복은 자신의 정체성을 화가가 아닌 선비에 두고 있다는 점이 흥미로웠다. 단원은 어렸을 때부터 천재 화가로 인정을 받아 많은 활약을 했는 반면, 혜원 신윤복은 남들이 걷지 않는 길을 걸어 그 시대에는 친송을 받지 못하였지만, 오늘날 혜원 신윤복을 모르는 이가 없다. 그 시절 만약 신윤복이 김홍도를 따라 그리거나 새로운 시도를 하지 않았다면 그를 기억하는 기는 아마 없지 않을까. 독창성과 창의성, 그리고 가지고 있는 신념을 지킨 것이 후대에 조선을 대표하는 화가 중 한 명으로 기억되는 것이 아닌가 싶다.

단원이나 혜원처럼 ()’이라는 한자를 취해 호를 지은 또 다른 이가 있는데 그의 이야기가 너무 웃기다. 오원 장승업이라는 인물인데 그는 그의 천재성 하나로 이름이 떨쳐진 인물이다. 술을 너무 좋아하고 억매이는 것이 싫어서 왕의 명령에도 술 마시고 싶다고 도주를 하는 등의 행동을 보아 정말 자유로운 영혼이였던 사람같았다. 그래서 그의 그림이 엄청 많은데도 불구하고 실제로 그가 그렸는지 그의 제자가 그렸는지 확실치 않다고 한다. 술을 마시고 도장을 자주 잃어버리기도 했고, 술에 쩔어서 그림을 완성 하지 못해 제자가 마져 그린 것도 있다고 하니 말이다.

 

퇴계 이황의 호 역시 매우 인상적이였다. 평생 물러날 퇴(退)’한 글자를 마음에 품고 산 인물이다. 정치에 나가는 것을 꺼리고 학문에 열중하고 제자를 양성하는 일이 더 천직인 사람이였던 것 같다.

 

골짜기 바위 사이로 옮겨 모옥을 짓고 지붕을 이으니

때마침 바위에 핀 꽃 흐드러지게 붉네

옛적부터 지금까지 때 이미 늦었으나

아침에 밭 갈고 밤에 독서하니 즐거움은 끝이 없네

-퇴계집, 초옥을 퇴계 서쪽으로 옮기고 한서암이라 이름 짓다

 

이황이 자신의 묘비에 일체의 관작을 기록하지 말고 오로지 퇴도만은이라고만 적으라고 하였다고 한다. 이황은 벼슬에 나아간 것을 자신의 본래 뜻과 어긋난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자신의 묘비를 관작으로 화려하게 장식하는 것을 큰 자랑으로 여겼던 당시 사대부들과는 다르게 그냥 도산에 물러나 만년을 숨어 지내다라는 뜻의 퇴도만은(退陶晩隱)’이라고 적으라고 했다.  Pg162

 

이 밖에도 너무 재미있게 풀어놓은 인물들의 호 이야기가 이 책에 담겨 있다. 한 개의 호만을 고집한 사람이 있는 가 하면, 100개도 넘는 호를 사용한 추사 김정희도 있다. 최근 재밌게 봤던 "육룡의 나르샤"의 삼봉 정도전 이야기도 재미있었다.

이 책을 통해 그들이 자신을 일컬어 사용했던 호도 알고, 그들의 사상, 신념, 의지 그리고 삶의 스타일도 들여다 볼 수 있는 재미있는 책이다. 다만 두께가 다소 위협적이지만 생각보다 쉽게 읽혀서 오히려 좀 놀랐다.

 

호 중심으로 풀어가는 역사 이야기 책인 , 조선 선비의 자존심을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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