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시지가 왔습니다
조피 크라머 지음, 강민경 옮김 / 흐름출판 / 2023년 3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잘못 보낸 메시지가 두 사람을 이어주는 스토리가 감동적이다. 이런 메시지라면 얼마든지 받고 싶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메시지가 왔습니다
조피 크라머 지음, 강민경 옮김 / 흐름출판 / 2023년 3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손글씨로 적은 편지를 받아본 적이 언제인지 기억도 안난다.

요즘 시대엔 톡이나 문자지. 하지만 뭔가 아쉬우면서도 홀가분한 기분도 든다.

스팸 메시지나 잘못된 메시지 때문에 스트레스 받은 적이 여러번 있었다.

 

 

하지만 사랑하는 사람을 그리워하는 메시지를 받는다면, 나도 스벤처럼 잘못 보냈으니

다시 보내지 말라는 전화나 문자를 보내지 못했을 것 같다.

아름다운 여자 클라라는 얼마 전 사랑하던 남자친구 벤을 떠나보냈다.

마약을 하고 음악을 연주하며 자신의 생활비조차 변변히 벌지 못했던 남자였지만

클라라는 벤을 사랑했다. 하지만 심하게 싸우고 집을 나간 벤은 5층 베란다에서

추락사하고 만다. 자살로 판명된 죽음이었다.

 

 

그 날 자신과 싸우지 않았더라면 벤은 죽지 않았을까. 혹시 자살이 아니고 사고사는 아닐까.

클라라는 심한 죄책감과 자책으로 힘든 나날을 보내게 된다. 그리고 그리움을 이기지 못하고 벤에게 문자를 보내기 시작한다. 그 문자는 바로 이웃도시에서 기자로 일하고 있던 스벤에게 전달되는데...장난 문자라고 하기에는 내용이 너무 절절했다. 동료인 힐케는 얼마전 여자친구와 헤어진 벤이 새로운 여자친구를 사귀기를 바랬고 그 메시지는 좋은 조짐이라고 부추긴다.

하지만 스벤은 이런 문자가 무슨 의미가 있을까 싶었지만 점차 메시지를 기다리는 자신을 발견하게 된다.

 

 

클라라 역시 절친인 카트야의 노력으로 새로운 애인을 만나보기 위해 미팅도 하지만

오히려 벤에 대한 그리움만 더할 뿐이다. 벤에게 계속 문자를 보내게 되고 벤에게서

사인이 오는 것 같은 조짐을 발견하고 행복해한다. 클라라는 지금 직장에서 인정받고

있지만 어려서부터 그림을 그리고 싶다는 열망이 있었다.

마침 회사에서 해고통지를 받자 과감하게 프리랜서의 길을 걸으면서 그림을 그리기로

한다. 스벤은 문자를 보내는 상대에 대한 환상이 깊어지면서 상대에 대한 정보를 모으기 시작하고 결국 클라라의 애칭인 사샤의 존재를 점차 알게 된다.

 

 

때로 우리는 믿을 수 없는 기적이나 환상을 만날 때가 있다.

실제 미국 어디에선가 잘못보낸 문자로 인해 선행을 베푼 사연도 있다.

그냥 스쳐 지나갈 수도 있었던 메시지가 두 사람의 인연으로 이어지는 내용이 아주

흥미롭다. 만약 스벤이 그 메시지를 지나쳤거나 그만 보내라는 문자를 보냈다면 이 소설은 탄생되지 못했을 것이다. 둘 다 사랑하는 사람을 잃었고 깊은 외로움에 힘들어 했기에 그리움이 가득 담긴 메시지는 상처를 치유하는 약처럼 두 사람을 치유했고 만나게 했다.  소설이지만 어디에선가 실제 있을 법한 아름다운 스토리에 푹 빠졌다.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기억의 온도가 전하는 삶의 철학
김미영 지음 / 프로방스 / 2023년 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살다보면 안에 고이는 것들이 생긴다. 어떤 건 잊혀지기도 하고 어떤 건 도무지

움직일 기미없이 깊숙이 가라앉아 수시로 기억나게 한다.

대체로 좋은 기억보다는 슬픔이나 고통같은 것들이 그렇다.

 

 

인간의 뇌는 약아서 고통스런 기억은 쉽게 잊히게 하는 기능도 있다는데 다 그런건

아닌 모양이다. 그래도 저자처럼 고인 기억들을 끄집어내서 세상에 드러낼 수 있다는

것은 마주보고 극복하겠다는 의지처럼 보여서 부럽다.

저자의 글들중에 가장 많은 부분은 바로 아이들과의 부딪힘이었다. 아마도 가장 힘들었던

기억이었던 것 같다. 나도 그랬다.

 


 

섬에 들어와 살게 된 계기가 바로 아들때문이었다. 당시 중2였던 아들과의 갈등이

극에 달해 집에 경찰이 들이닥치는 지경까지 이르고 말았다. 아파트 베란다에서 밖을

내다보다 훌쩍 뛰어내리고 싶다는 생각때문에 무서웠던 기억들.

결국 나는 극복하지 못하고 도망을 선택했다. 저자도 중2병에 게임중독인 아들때문에

맘고생이 심했던 것 같은데 나처럼 도망치지 않고 극복한 것 같아 다행이다.

곁에 '고기 먹으러 가자'던 남편이 큰 힘이 되었던 것 같다.

 

 

엊그제 인스타그램에 글을 올리면서 아들보다 내 반려견이 좋은 이유를 썼다.

지금은 안부전화조차 없는 아들보다 곁에서 나만 바라봐주는 토리가 있어 위안이 된다.

누군가는 버리고 학대한다는 뉴스가 이어지는데 가끔 인간이 동물보다 못하다는 사실을

확인할 때 분노가 치밀어 오른다. 말못하고 인간의 처분만 기다리며 살아가는 아이들을

보면 절로 마음이 숙연해진다. 저자도 나와같은 경험을 했구나. 여러가지로.

내가 많이 힘들때 하나의 생명이 얼마나 소중하고 기특한지 많은걸 깨달았었다.

 

 

의상학과를 나왔지만 글솜씨가 좋아 작가가 된 사연도 참 흥미롭다.

결국 가야할 길을 제대로 잘 걸어온 것 같다. 시간이 흐르면 아이들도 엄마를 인정하고

오래전 철없던 시간들을 반성하지 않을까. 엄마의 죽음과 동생과의 이별등에 대한

감성도 애틋하다. 살아온 이야기를 마음 담그기 딱 좋은 온도로 편하게 쓴 글이라

더 따뜻하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엣지 - 엣지, 한 끗의 차이를 만드는 내 안의 힘
로라 후앙 지음, 이윤진 옮김 / 세계사 / 2023년 3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이 책의 제목을 보는 순간 많은 사람들이 한 장면을 떠올릴 것이다.

배우 김혜수가 도도하게 '엣지있게'라고 외치는 장면.

사실 많은 사람들이 그 드라마를 통해 '엣지'라는 단어를 친근하게 받아들였을 것이다.

 

 

'엣지'라는 단어는 '자존감'이나 '도도함'이 묻어있는 것 같다.

단어의 정확한 뜻은 [가운데에서 가장 먼] 끝, 가장자리, 모서리란 의미인데 '나만의 고유한 주파수'나 '나다움'정도로 해석하면 편할 것 같다.

현대사회는 다른 사람과 비슷하게 살면 그저 고만고만하게 살게 된다. 보통사람으로

주목받지 않는 삶을 살기엔 어쩌면 그 편이 더 나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저그런 삶만

살다가기엔 한 번뿐인 인생이 좀 허무하다는 생각이 들지는 않는가.

 

 

책 표지에 '당신만의 엣지를 가져라, 그것이 세상의 편견과 오해를 찔러 없애줄 것이다'라고 되어있다. 대부분의 많은 사람들은 자신이 상당히 합리적이고 편견이 없다고 생각한다.

나 역시 마찬가지이다. 상대를 오해없이 판단하고 공정한 사고를 가지고 있다고.

하지만 곰곰생각해보면 나 역시도 편견이 많고 불공정한 사고를 가졌다고 생각한다.

인종에 대한 편견을 비난하지만 국내에 들어온 이방인들에 대한 내 사고는 공정한가.

 

 

저자 자신이 유색인종으로 부모님들은 가난한 이민자였다. 다인종이 어울려 사는 미국에서도 여전히 인종차별은 존재했고 아마도 지금의 위치에 오르기까지 많은 고난이 있었을 것이다.

오히려 그 점 때문에 이 문제를 정면에서 바라볼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남들의 고정관념을 탓하기 앞서 자신의 고정관념을 약간 비트는 방법으로 성공의 열쇠를 거머쥔다. 엣지있게 살기 위해 고정관념을 한 번 비틀어보는 방법. 참 매력있고 멋진 방법이다.

 

 

100세 시대에 반 이상 살아본 나 역시 상대를 판단하는 기준은 대단히 고집스럽고

편파적인 구석이 있다. 그 판단이 옳다고 생각해서 여간해서는 수정하지 않으려고도 한다.

제법 다차원적으로 판단하고 결정을 내린다고 생각하지만 과연 그럴까.

상대 역시 나를 그렇게 판단한다고 생각하면 좀 오싹하기도 한다. 정말 나를 제대로 알고 판단하는 것이 아닌 경우가 너무 많기 때문이다. 하지만 나 역시 이 덫에서 자유롭지 않다.

 

이 책은 바로 이런 나의 편견이나 오해, 불공정한 사고를 짚어낸다.

'나를 알고 상대를 알면 백전백승'이란 손자병법의 말처럼 수많은 사람들이 어울려 살아가는 현대사회에서 상대에 대해 많은 정보를 습득하면 좀 더 유리한 고지를 점령하는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그 정보를 가지고 성공하기 위해서는 '엣지있는 나'가 필요하다는 저자의 말에

백번 공감하게 된다.

 

나를 잃지 않으면서 내 안에 숨어 있는 힘을 끌어내게 해주는 엣지있는 책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당신이 모르는 민주주의 - 자본주의와 자유주의의 불편한 공존
마이클 샌델 지음, 이경식 옮김, 김선욱 감수 / 와이즈베리 / 2023년 3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분단국가인 대한민국만큼 '민주주의'란 단어에 의미를 두는 국가는 많지 않을 것 같다.

'공산국가'인 북한과 대치하고 있는 상황이라 더욱 그랬을 것이다.

하지만 정작 민주주의가 뭔가라고 묻는다면 얼른 답하기가 어렵다.

 


 

민주주의라 함은 국가의 주권이 국민에게 있고 국민을 위한 정치를 하거나 그런 정치를 지향하는 사상 모두를 일컫는 말이라고 한다.

뭔가 상당히 긍정적이면서 인류애가 느껴지는 정의가 아닌가.

지구촌 많은 국가들은 '민주주의'를 채택하고 발전해왔다. 말하자면 인류의 역사가 시작된 이래 가장 합리적이면서 인간적인 사상이라고 말할 수 있을 것 같다.

 

 

그렇다면 이 민주주의는 인류를 위해 순항을 해왔고 합리적인 방법으로 발전해왔을까.

우리의 정의의 사도 마이클 센델은 1996년 이 책의 초판을 썼을 당시 이 점을 훑어보고 싶었던 것 같다. 중간 결산같은 느낌으로.

그 어떤 사상이나 리더도 100% 완벽했던 적은 없었다. 분명 민주주의에도 이런 헛점이 있지 않았을까.

 

 

미국이 영국으로부터 독립하여 자본주의와 자유주의와 공존하면서 발전해온 민주주의의 발자욱을 보면 당시의 시대성이나 리더에 의해 각기 각색의 빛으로 대입되었든 것을 알 수있다. 마치 거친 모래를 채로 걸러내듯 불편한 덩어리를 덜어내 곱게 쌓아온 흔적도 있고 다시 거친 모래를 넣어 탄탄하게 다지는 장면도 등장한다.

인류의 역사가 그랬듯이 민주주의도 시대를 거치면서 진화하거나 퇴화하는 과정을 거친 셈이다.  하지만 그렇데 다져온 이 민주주의는 지금 완벽한가.

 

 

한 세기 이상을 지나면서 민주주의가 기여한 점은 분명 많았지만 그 이면의 그림자도

존재했다는 것을 센델은 찾아냈다. 합리적이고 평등한 이념이라고 부르는 이 사상이

경제적인 면에서는 불평등과 부의 격차를 부추기고 이 상황을 역전시킬 묘수는 없어보인다.

센델이 이 책을 쓴 이유는 멋진 차의 고속운행을 넘어선 폭주를 멈추게 하고 싶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그렇다면 어떤 이유로 우리는 브레이크를 밟아야 하는지에 대한 보고서인 셈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