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심포차 심심 사건 네오픽션 ON시리즈 10
홍선주 지음 / 네오픽션 / 202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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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는 동네마다 포차가 참 많았다. 퇴근하면서 한 잔 걸치기에는 딱이였는데

언제부터인지 포차는 오히려 비싼 술집이 되어버렸다.

설이 지난 여의도 빌딩숲 사이에 포차 하나가 있다. 새벽무렵 프리랜서 프로그래머인

주인공은 우연히 포차하나를 발견하게 된다. 이름도 특이한 심심포차!

 

 

자그마한 포차안에는 서프로라고 불리는 여주인이 요리를 하고 서빙을 한다.

주인공은 다섯살에 보육원에 맡겨져 부모가 누구인지도 몰랐고 양쪽눈동자의 색이 다른

오드아이를 가져 '괴물'이라고 불리며 왕따를 당했었다.

머리가 좋아 공부도 잘했지만 홀로 할 수 있는 프로그래밍 일이 더 맞았다.

열 여덟이 지나 독립을 한 후 자신이 잘할 수 있었고 좋아했던 프로그래머가 되었다.

무엇보다 자신을 숨긴채 온라인으로 작업할 수 있어서 더 좋았다.

 

 

가끔은 재택근무가 아닌 의뢰회사에서 작업을 해야하는 경우가 있었다. 심심포차를 발견한

날도 여의도 빌딩에 있는 회사에서 일을 마치고 집을 향해 가던 중이었다.

그렇게 발견한 심심포차에는 사연있는 사람들이 단골이다.

자신이 좋아하는 연예인을 돕기위해 그의 적이었던 연예인에게 접근해 결혼을 한 여성을

수사했던 형사.

멸망이 다가온다며 교인들을 현혹했던 교주를 수사했던 일이며 올림픽 입장권을 사기쳤던

이야기까지. 장애를 가진 검사에, 근처에 근무중인 경찰들이 심심포차의 단골이다.

 

 

누구와도 잘 섞이지 못했던 주인공은 여주인 서프로의 따뜻한 요리에 마음이 녹기 시작했고

단골들의 이야기에 푹빠져 이제 겨우 폐업을 일주일 남긴 심심포차의 단골이 되어간다.

잘 나가는 프로그래머의 삶 말고는 주인공을 이 세상에 살게 하는 힘이 없었다.

이제 그녀는 삶의 끈을 놓기로 결심하고 마지막으로 심심포차를 찾기로 한다.

 

 

심심포차의 여주인 서프로는 검사출신으로 건강문제로 검사직을 그만두고 포차주인이

되었단다. 그녀가 만든 요리는 입도 마음도 행복하게 해준다.

마음의 문을 굳게 걸어잠궜던 주인공의 마음도 열만큼. 이제 심심포차의 마지막 날!

서프로는 그동안 포차의 단골이었던 손님들을 초대해 이벤트를 열기로 한다.

주인공도 마지막 삶을 이곳에서 마무리하는 것도 좋다고 생각하고 참석하게 된다.

하지만 그 마지막 이벤트에는 엄청난 반전이 기다리고 있었으니.

 

 

처음에는 심심포차의 단골들이 겪었던 에프소드를 중심으로 마음도 몸도 꺼져가는

주인공에게 희망을 줄 것이라는 기대로 책을 읽어내려갔다. 하지만 마지막의 반전은

정말 생각지도 못했었다. 마치 '오리엔탈 특급'같은 반전이라니.

심심포차의 모든 인물들이 연극무대에 올라간 배우들처럼 완벽한 역할극을 하다니.

삶을 내려놓으려고 했던 주인공에게 다시 살고싶다는 희망을 준 건 감사하지만 이런

결말은 정말 예상치 못했고 많이 아쉬웠다. 그나마 문을 닫기로 했던 심심포차가 다시

재개업을 할지도 모른다는 마지막 기대를 남겼다는 것이 위안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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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그리 보스
길군 지음 / 좋은땅 / 202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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꽤 한참동안 사회생활을 했고 현장에서 살짝 물러난 지금 돌이켜보면 나는

꽤 운이 좋았던 것 같다. 내 능력보다 더 대접받았고 다행스럽게도 좋은 상사들을

만나 나도 모르게 내안에 숨어있던 능력을 끌어내주셨기 때문이다.

 

 

하지만 모두 나처럼 행운아만 있는 것은 아닌지라 가슴에 사표를 품고 밥벌러 가는

사람들이 한둘인가 말이다.

능력이상의 일이 힘들어서라기 보다는 인간관계가 힘들어서 그만두고 싶은 사람이

훨씬 많을 것이다.

 

 

누구나 처음은 하급자로 데뷔한다. 낙하산 인사가 아닌 다음에야.

당시의 문제는 일이 힘들다기 보다는 윗사람이 힘들어서 더 힘들다.

요즘의 표현대로라면 '라떼는 말이야'로 시작하는 꼰대도 문제이고 저자의 말마따나

식충이들이나 불사조들이 넘 많아서 힘들다.

 

 

하지만 시간을 지나가고 나도 언젠가 상급자가 되는 법.

그렇다면 나는 좋은 상급자였던가. 하급자 시절 나를 힘들게 했던 상급자들과는

다르게 존경받고 닮고 싶은 사람이 되었던가.

아마 자신있게 대답할 사람 많지 않을 것 같다.

 

'죽이고 싶었어요'라는 말에 확 깨면서도 혹시 나도 그런 상급자는 아니었는지

돌이켜보게 된다. 오죽하면 상급자를 죽이고 싶었던 말인가.

능력도 안되면서 그저 연차로 상급자가 되어 지찔하게 자리만 차지한 상사가 한둘인가.

더 효율적인 방법이 있음에도 고집스럽게 자신만의 방법만 고수하는 상사는.

겉으로 일은 혼자하는 척 하면서 정작 일하지 않는 상사는.

그래서 이 책은 하급자들 보다 상급자들이 봐야할 책이다. 거울처럼 말이다.

제발 자신을 비춰보고 저자의 실랄한 앵그리 보스의 유형중 나는 어디쯤인지 알아야 한다.

그리고 제발 앵그리 보스 밑에서 허덕거리는 하급자들이여 미래의 그런 상급자가 되지

말지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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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자르 플랜츠 B.plants - 괴근식물부터 아가베, 박쥐란까지 희귀식물에 대한 모든 것
주부의벗사 엮음, 김슬기 옮김, 고바야시 히로시 외 감수 / 북폴리오 / 202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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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는 참 다양한 생명이 살고 있음을 확인했던 책이다.

특이한 모양이나 생태를 가진 식물들을 좋아하고 기르는 사람들도 있다니.

일단 생명을 다루는 사람들은 선한 마음을 가지고 있을거라 짐작해본다.

 


 

몸통과 줄기, 뿌리가 한 덩어리로 팽창된 다육식물을 괴근식물이라 하는데 주로 중동이나 아프리카, 남미등지에서 자생한다고 한다. 주로 건조하고 척박한 환경에서 살아간다는 것인데 환경에 적응하기 위해 그런 모양으로 진화한 것 같다.

 

 

선인장이 그렇듯이 수분이 절대 부족한 환경에서 자란 식물들에는 가시가 많은 것이 특징인 것 같다.

이 특이한 모습은 자신을 지키려는 강력한 의지가 엿보인다. 인간들은 이런 식물을 울타리로 이용했다.  나름 쓰임새가 있는 식물이다.

 

 

또 어떤 식물은 수액에 지닌 향이라 약효덕분에 금에 버금가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오호. 그런 식물이라면 한 번 길러보고 싶은데.

실제 괴근식물의 여러가지 매력을 공유하고자 하는 사람들이 많다고 한다. 그런데

이런 특이식물은 어디에서 구하나.

 

 

요즘 다육이 기르기가 열풍이라는데 다육이가 이렇게 아름다운 식물이었다니.

이런 모양의 다육이들을 주변에서 많이 볼 수 있게 된걸 보면 정말 인기 식물인가보다.

마치 별처럼 피어난 것 같아 찬란하게 느껴지기도 한다.

 


 

 

텃밭 하나를 가꾸는 일도 쉽지 않다는 걸 경험한 나는 생명을 기르는 일에 경외심을 갖게 되었다.

사람의 돌봄없이는 살아가지 못하는 동물이나 식물은 정말 정성이 많이 필요하다는 걸 알게 되면서 오히려 쉽게 양육하겠다는 마음을 접었다.

사진에서처럼 분갈이나 포기나누기 같은 정성이 필요하다. 일정한 시기나 크기가 되면 이런 정성을 들여 늘려나가야 하는데 제대로 공부를 하지 않으면 귀한 생명을 죽일 수 있기 때문에 겁이 난다.

 

 


 

 

그럼에도 세상에는 우리가 보지 못했던 귀한 식물들이 존재하고 자손을 퍼뜨리며

살아간다고 생각하니 신의 섭리가 오묘함을 느끼게 된다.

최근에 반려동물에 대한 관심못지 않게 반려식물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고 한다.

기묘한 모습으로 진화한 희귀식물, 비자르 플랜츠에 대한 정보를 얻고 싶다면 이 책을

추천하고 싶다. 근괴식물, 아가베, 박쥐란, 파키포디움등 이름부터 특이한 식물들의

소개와 기르는 방법등이 상세히 소개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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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안한 완벽주의자를 위한 책 - 자기증명과 인정욕구로부터 벗어나는 10가지 심리학 기술
마이클 투히그.클라리사 옹 지음, 이진 옮김 / 수오서재 / 202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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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완벽주의자던가? 대체로 그런 편이라고 생각한다. 저녁에 잠자리에 누우면

다음날 할 일들이 메모된 다이어리가 떠오르고 시간단위로 효율적으로 움직일

동선을 짜거나 계획을 세운다. 다들 그런편이 아니던가.

 

 

그러다 보면 피곤이 누적되고 긴장이 풀어지지 않는 나날들이 늘어난다. 혹 계획대로 진행되지 않고 늦어지거나 실패한다면 그야말로 불면의 밤들이 이어질테고 아주 오랫동안 스스로를 자책하는 날들이 이어질 것이다. 내 완벽주의는 유전된 것일까. 아님 후천적으로 길들여진 것일까.  대답하기 어렵다.

 

 

완벽주의자들이 스스로 피곤해지는 것은 어쩔 수 없는 일이지만 주변인들에게 긴장감을 조성한다는 점에서 마음이 불편해지기도 한다. 특히 완벽주의자들이 리더인 경우라면 더할 것이다. 다리가 짧아 따라오지 못하는 것은 어쩔 수 없는 일이 아니던가.

그럼에도 완벽주의자들은 자신의 완벽의 넘어 상대까지 완벽해지기를 바란다.

 

 

완벽주의자들은 대체로 이기적이도 자존감은 높은 편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그 '완벽함' 뒤에는 엄청난 에너지와 긴장과 두려움이 뒤따른다는 것을 나는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나는 실패하면 안되는 사람이라는 스스로에 대한 강박이 나를 엉뚱하게 소모시키고 있지는 않은지 이 책을 읽으면서 많은 생각이 들었다.

'어떤 삶을 살고 싶은가?'

'내가 죽은 뒤에 가까운 이들이 나를 어떻게 기억해주기를 바랄까?'

참 심오한 질문이 아닐 수 없다.

 

 

'완벽함'을 추구하기 위해 스스로를 철장안에 가두고 살아가는 것은 아닌가? 라는

질문에 당황스럽다. 내가 철장안에 갇혀 살고 있다고?

어떤 의미에서 맞다. 저자의 말처럼 부모의 특별한 양육이 나를 그렇게 만들었을 수도

있다. 하지만 결국 내가 살아온 삶도 살아갈 삷도 내 선택이 아니던가.

 

분명 젊었을 때 보다는 좀 느긋해지긴 했다. 하지만 근본이 완전히 바뀐 것은 아니다.

나의 이런 완벽에 대한 추구는 가족들도 힘들게 했을지도 모른다.

이 책은 그런 나를 되돌아보게 하고 점검하게 하고 내 가치를 그런 완벽함의 지수로

평가할 수 없다는 점을 상기시킨다.

'당신이 만들고자 하는 삶은 어떤 삶인가?'

저자가 던진 이 질문에 오늘 밤 또 많은 생각으로 잠을 설칠지도 모르겠다.

그럼에도 나를 좀 편안한 세상으로 꺼내줄 안내자를 이제서야 만난 느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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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날로 다시 돌아가 널 살리고 싶어
우대경 지음 / 델피노 / 202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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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을 되돌릴 수 있다면..하는 생각을 해보지 않은 사람은 없을 것이다.

나도 그렇다. 먼저 세상을 떠난 내 동생들. 아직 살아있는 시간으로 돌아가 그 아이들을 붙잡을 수 있다면 하는 생각을 수도 없이 많이 했다. 하지만 그건 불가능하니까.

 

 

교사출신의 은서는 14년 전 사랑하는 아들을 떠나보냈다. 공부도 잘하고 잘생기고 그림도 잘그렸던 아이. 전학온 종오라는 아이와 절친 성태가 벌인 일이었다. 자신을 깔본다고 여긴 종오가 농약을 탄 커피를 먹게 만들었다. 아들 지훈과 절친 채혁은 커피를 먹었을 뿐이었다.

종오는 알았었다. 자신이 사람이 죽여도 촉법소년이라 소년원에 가지 않는다는 사실을.

 

 

더구나 지훈의 죽음을 알고 달려오던 여동생 윤서가 교통사고로 남편과 함께 죽었다.

불행이 쌍으로 덤벼들었다. 이후 은서는 죽은 목숨처럼 살았지만 윤서의 딸 에리를

자신의 딸로 입양하여 키웠다. 오로지 은서가 살아갈 이유는 에리때문이었다.

그러던 어느 날 말기암 진단을 받고 죽어가던 성태가 그녀를 찾아왔다.

 

 

성태는 자신이 쓴 일기장을 은서에게 건네며 과거로 갈 수 있는 방법이 있다고 했다.

누가 믿겠는가. 성태는 이미 저승길로 들어선 길이었고 자신이 죽으면 그 방법도 사라진다고 했다. 은서는 해보기로 했다. 일기장에 쓴 내용을 읽자 글자는 사라지기 시작했고 그 일기장의 날로 타임슬립이 시작되었다. 이제 은서는 아들 지훈을 살려야겠다고 마음먹는다.  가능한 일일까.

 

 

성태의 몸으로 돌아가 일기장에 현장으로 달려가 종오를 죽이려 하지만 그 때마다 다시 현실로 돌아온다. 그리고 성태가 봤다던 망상의 모습을 은서 역시 봤다.

죽지 않고 어른으로 성장한 지훈의 모습도 봤다. 눈물이 차올랐다. 은서는 지훈을 살리려고 시간여행을 하지만 지훈을 살리면 에리가 죽는다. 누굴 선택해야 할까.

 

아들을 잃은 엄마의 모성이 절절하게 다가온다. 검사의 아들로 교묘하게 법을 빠져나간 종오의 뻔뻔함에 치가 떨린다. 죽어가는 성태가 속죄의 마음으로 건넨 일기장은 고통을 빠져나갈 길처럼 보였다. 하지만 그 길은 쉽지 않았다.

요즘 어린 아이들이 촉법소년을 외치며 범죄를 저지르는 뉴스가 연일 이어진다.

아직 어린아이들인데 악부터 습득하는 것일까. 저자는 이런 현실을 냉정하게 칼대신 펜을 들이댄다. 소설에서라도 정의는 존재할 수 있다고 외치는 것 같다.

학교폭력으로 고통받고 하늘나라로 떠난 아이들에게 조금쯤은 위안이 되어줄 소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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