샘터 2021.1
샘터 편집부 지음 / 샘터사(잡지) / 202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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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계절은 이제 본격적으로 겨울에 들어섰습니다. 오랫동안 유배와있던 섬에서 벗어나

신나는 서울생활을 꿈꾸었건만 코로나로 발목이 잡혀 섬보다 더 섬같은 유배생활을

견디다가 다시 섬으로 도망치듯 내려왔습니다.

이제 나이가 있으니 누가 발목을 잡아도 주저 앉을 것 같은 두려움에 몸이 떨립니다.

 

                         

이제 불과 며칠밖에 안남은 2020년을 돌이켜보니 온통 두렵고 무섭고 힘든 기억뿐입니다.

만물의 영장이라고 으스대던 인간도 보이지 않는 바이러스앞에서는 속수무책입니다.

방콕생활이 길어지면서 우울증도 생기고 혼술도 늘어갑니다.

그나마 이렇게 나를 잊지않고 찾아오는 오랜 친구같은 샘터가 있어 잠시 시름을 달래봅니다.

 

                      

내가 참 좋아하는 가수 '김창완'을 기타리스트 한경록은 '내 인생의 한 사람'으로 뽑아줬네요.

그냥 봐도 참 좋은 사람 싶지 않나요? 살짝 웃는듯한 인상도 그렇고 힘도 들어가지 않았는데

이상하게 마음을 끄는 그의 노래가 그렇고 요즘은 노래보다 연기로 더 자주 만나게 되는

가수를 보니 오래전부터 마음을 적시던 특이한 가사들을 되뇌여봅니다.

이제 그도 '산 할아버지'가 되어 손주들과 어울려 살아가고 있을겁니다. 오래도록 그렇게

우리곁에 있었주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매년 이번해에는 도전해봐야지 하는 공고가 또 떴습니다.

정말 올해는 도전할 수 있을까요. 많은 분들의 작품을 만날 수 있었으면 합니다.

 

                            

딸아이 하나와 늦둥이 아들을 둔 저로서는 아이에 대한 갈망은 크게 없었던 것 같습니다.

결혼하면 으례 아이는 낳는 거라고 막연하게 그렇게 당연시했었고 그렇게 아이가 내게 왔습니다.

'파랑새의 희망수기'에서는 오랫동안 아이를 기다렸던만 자궁내막염이란 진단을 받고 자궁을

포기해야 하는 상황에 닥친 사연이 실렸습니다.

자궁을 살려보고자 힘든 항암치료를 하고 갖지 못한 아이에 대한 열망으로 힘들었던 기억들.

그렇게 해서 아이를 얻었을까요.

끝으로 갈 수록 내 마음이 간절해졌습니다. 그리고 코끝이 찡해졌습니다. 감사! 감사!

 

글을 쓰다보면 이렇게 사진을 찍어 올려야 할 때가 많아 늘 좋은 카메라나 휴대폰을 갈망했습니다.

핸디포토 작가 장동원이 찍은 사진을 보니 정말 아이폰으로 찍은게 맞나 싶게 멋졌습니다.

기계탓보다는 실력이었네요.

 

올해 신축년은 내가 태어난 해이기도 합니다. 어느새 이렇게 세월이 흘렀는지 정말 잠깐이었던 것

같네요. 제발 올 2021년은 코로나가 물러가고 다시 일상으로 돌아가는 것만으로도 행복할 것

같습니다. 아무 생각없이 누리던 모든 자유들이 이렇게 그리울 줄 몰랐습니다.

모두 무사하길. 모두 행복하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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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리학의 쓸모 - 결국 우리에겐 심리학이 필요하다
이경민 지음 / 믹스커피 / 2020년 12월
평점 :
절판


'심리학'하면 학자들이나 의사들이 공부하는 말 그대로 '학문'이라고만 생각했다.

물론 살아가면서 상대방의 심리를 알아야 하는 일들이 생기면서 관심이 가긴 했다.

하지만 이렇게까지 섬세하게 들여다볼 기회는 없었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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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사회는 서로 소통하지 않고 살아갈 수는 없는 구조이다. 전쟁터에서 유용했던 손자병법에는

'적을 알고 나를 알면 백전백승'이란 말이 있다. 말하자면 이 책은 현대사회의 손자병법과도

같은 책이라고 보면 된다. 상대방이 어떤 사람인지 어떤 생각을 하고 있는지 알게 되면 관계에서

우위에 있을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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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리학의 이용은 사회생활 뿐만이 아니라 가정에서 가족관계에서도 필요하다. 특히 양육에서는

필수라고 생각한다. 옛날처럼 아이들이 알아서 커주는 시대가 아니고 부모의 양육에 따라

아이의 삶이 달라지기 때문에 요즘도 인기있는 양육서는 베스트셀러로 많은 사람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이처럼 양육에서도 아이의 심리를 헤아리면 성장에 좋은 양분이 될 수 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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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생활을 하다보면 사표를 던져버리고 싶은 경우가 많다. 갑질하는 상사에 일은 못하지만

잘난척하는 선배에다 자기주장이 강한 후배까지. 이런 사람들과 어울려 살아가기 위해서도

'심리학'이 필요하다니. 상대가 어떤 유형의 사람인가를 파악하면 소통에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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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 먹고살기 힘든 시절에서는 나타나지 않았던 정신적인 문제들이 드러나기 시작했다.

특히 요즘 코노나블루같은 우울증세나 공황장애, 강박장애같은 문제를 겪는 사람들이

많아지기 시작한 것이다. 암보다 무서운 병일 수도 있는 이런 문제들도 심리학이 도움이

될 수 있다고 하니 심리학을 멀리 있는 학문으로만 대할 일이 아니다.

 

'결국 우리에겐 심리학이 필요하다'라는 부제처럼 멀리있는 심리학을 가까이 끌어오게

하는 책이다. 다소 전문적인 영역까지 들어가 어렵다고 느낄 수도 있다.

힘들면 조금씩 건너뛰어가며 읽다보면 심리학이 보이기 시작할 것이다.

시대가 발전 할수록 '관계'는 쉽지 않다.

이럴 때 이 책이 큰 도움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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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 애썼다 그것으로 되었다 (10만부 판매 기념 한정판 에디션)
정영욱 지음 / 부크럼 / 201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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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온 날들을 돌아보면 다시 돌아가고 싶지 않다고 생각한다.

인생이란 어차피 꽃길만 있는 것은 아니기에 비슷한 길을 다시 돌아가 걸어보고 싶다는

생각을 할 수가 없다. 나름 지금이 지혜가 더해지면 조금은 수월해지기도 하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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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고때 절친 삼총사는 서로의 생일도 챙겨주고 안부도 묻고 술도 한 잔 하면서 어울려

살아오고 있는데 얼마 전 맞은 내 생일에 수녀친구가 보내온 문자 하나가 그리 위안이 되었다.

'당신, 참 애썼다. 사느라, 살아내느라, 여기까지 오느라 참 애썼다.'

알아주니 고맙고 그 애쓰며 걸어온 길을 지켜봐줘서 행복하고 그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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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는 사람이 곁에 있어도 외롭다는 말, 그건 인간은 어차피 외로운 존재라는 것을

알기 까지 늘 왜 외로운지 누구에겐가 묻고 싶은 명제였다. 누가 있어도 외롭다. 그게 인생이다.

그래서 자꾸 기대고 싶어지고 그랬던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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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순간까지는 누군가 태어나고 생일을 맞고 결혼을 하고 그런 일들에 불려다닐 일이 많았다.

하지만 지금은 누군가 세상을 떠났다고 불려다니는 일이 많아졌다.

그래서인지 예전처럼 많이 힘들지는 않아도 그래도 누군가 이 세상을 떠났다는 소식이 들리면

한참은 우울해진다. 문득 인생이 참 덧없구나 싶어서.

가까운 지인이 아니어도 그런데 피붙이가 먼저 세상을 버리니 믿어지지도 않았고 그 아픔은

내가 죽어야 끝날 수 있음을 알았다. 결국은 다 떠나고 말 세상이지만 그걸 지켜보는 것은

여전히 아프다. 쓸쓸하다. 그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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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은 계획적일 수는 없다고. 운명처럼 벼락처럼 다가오는 일이라고 믿는다.

그런 필연같은 우연이 있고서야 그 사랑이 빛날 것이라고도 믿는다.

그럼에도 찾아온 사랑들은 늘 영원하지 않아서 아픈 적도 많았다.

 

어차피 인생은 외로운 길, 하필이면 만난 누군가와 사랑을 하고 살아보자고 하는 말이

쓸쓸하면서도 견디는 힘이 된다. 미리 이별을 예고하지 말고 마지막인 것처럼 부디끼고

살아보지 뭐.

 

12월에 들어섰으니 완연한 겨울이다. 대부분 김장도 끝난 이 계절에 남녘의 땅은 아직

푸르름이 남아있다. 텃밭에 배추도, 뽑지 않은 고추도 아직은 성성하다.

나이가 들어가니 이 계절에 매달린 가녀린 꽃잎 하나에도 코끝이 찡해진다.

산다는 것, 살아간다는 것, 생명이라는 것에 소중함이 더 깊이 와 닿는다.

토닥토닥....참 애썼다. 그것으로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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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레니얼의 일, 말, 삶 - 알다가도 모르겠는 90년대생과 똑똑하게 소통하기
김미라 지음 / 좋은땅 / 202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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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이런 날이 오고야 말았다. 나 참 이렇게 억울한 세대가 또 있을까.

가난한 부모밑에서 열심히 공부하고 가난한 나라좀 구해보려고 또 열심히 일하고

악착같이 모으로 아이들 기르고 이제 좀 살만하다 싶었더니 이제 아이들하고 소통하려면

공부좀 하란다. 공부라도 하지 않으면 그야말로 꼰대 취급 당하기 십상이다. 억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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늦둥이 아들녀석과는 중2때 이미 건너지 말아야 할 강을 건너 서로 상처를 입었다.

내가 자랄 때에는 사춘기까지는 그렇다치고 중2병 같은 건 듣도 보도 못했는데 10 여년 전

그 병으로 인해 나는 아파트에서 떨어지고 싶어질까봐 베란다 문도 열기 겁이 났었다.

덩치는 산만해져서 이제 매를 들 엄두도 안나고 속은 상하고 그래서 도망치듯 섬으로 내려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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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대체 아들녀석과 나 사이에 놓인 커다란 강은 왜 생겼고 같은 모국어로 소통은 왜 안되는 것일까.

지금도 마찬가지다. 난 늙은 어미를 무시한다고 생각하고 녀석은 자신을 이해하지 못한다고 생각한다.

누가 문제지? 이 책을 보니 내가 문제였던 모양이다.

그들의 삶을 이해못하니 말이 통할리가 없고 이해는 더욱 되지 않았던 것이다.

내가 자아존중감 높게 키워놓고 내 앞에서는 자존감 내려놓으라고 한 격이었다.

그러니 충돌이고 상처만 깊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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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반쯤 읽을 때 까지는 내가 그동안 놓친 것들에 대해 깊은 공감이 일었다.

하지만 이제 그들과의 눈을 맞추고 싶다면 해야할 일에 들어서자 내 자존감이 무너지는 기분이다.

자기는 이런 공부를 했고 자신도 있으니 연봉은 얼마나 맞춰줄 수 있냐는 사원면접 풍경에

다다르자 어이가 없었다.

이제 밀레니얼 세대와 호흡하려면 비위를 맞추라는 소린가?

칭찬은 물론이고 맞장구도 잘 쳐주어야 한단다. 아 힘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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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떼는 말이야'가 절로 나오려다가 마음을 다 잡아본다.

자유롭고 워라벨을 중시하는 우리 밀레니얼 세대들은 간결하고 정확하고 솔직한 것을

좋아한단다. 그러니 속터져서 죽지 않으려면 해야 할 일들이 산더미다.

자 그럼 성질난다고 내가 때려치고 유배를 가야할지 서로 소통하면서 어울려 살지는

내 선택이다.

 

전자를 선택한다면 나는 꼰대라는 이름을 달고 유유히 시간의 뒤안길로 향할 것이고

후자를 선택한다면 남은 시간, 그나마 멋진 어른이라는 대접을 받으면서 어울려 살아갈

것이다. 당신이라면 어떤 길을 선택할 것인가.

 

라떼는 말이야 윗상사 눈치 보느라 회식에서 먹기 싫은 술도 얼마나 먹고 제일 늦게

택시까지 잡아서 보내드리고...할말이 많다.

시집살이에 벗어나 이제 좀 대접좀 받으려나 싶었는데 며느리 시집살이 시작한 느낌이다.

그래도 어쩌랴. 세대가 그렇고 시대가 그런 것을. 그러니 뒷방 늙은이 소리 안 들으려면

이 책 읽고 열심히 공부해서 살아남을 밖에. 암.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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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디, 얼지 않게끔 새소설 8
강민영 지음 / 자음과모음 / 202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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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위를 많이 타는 나는 여름이 오는 것이 싫다.

나이를 먹은 지금까지도 거의 내복을 입어본 적이 없을만큼 추위는 타지 않는 편이다.

사람들은 이처럼 더위를 싫어하거나 추위를 못견디는 등 체질이 있다.

하지만 이 소설의 주인공 인경은 단순히 이런 온도가 싫은 정도가 아니라 아예 변온동물이

되어간다는게 문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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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사에 근무중인 인경은 어느 날 부터인가 더위를 느끼지 못하게 된다.

출장으로 가게 된 베트남에서도 모두들 덥다고 난리였지만 인경은 땀방울 하나 흘리지 않았고

심지어 같이 동행한 희진은 사우나로 그녀를 데려가 실험을 해보기도 했다.

온도를 최대한 올려 불이 날 지경이었지만 인경은 더위는 커녕 너무 안락한 느낌을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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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위를 못견디는 희진은 인경의 특이체질에 대해 알게되고 인경의 곁에서 도움을 준다.

유독 뜨거웠다는 여름이 지나고 찬 바람이 불기 시작하자 인경은 급격하게 변하기 시작한다.

찬 물 한 방울에도 통증을 느낄만큼 낮은 기온들이 그녀의 체질을 끌어내리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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곁에서 지켜보던 희진은 변온동물이 되어가는 것 같다고 했고 실제 인경은 겨울잠을 자야하는

동물처럼 정신이 혼미해지기 시작했다. 첫 눈이 내릴 무렵 결국 인경은 휴직계를 내고 겨울잠을

자기 위해 희진이 만든 둥지로 향한다.

 

정말 이런 사람이야 없겠지만 가끔 이런 생각은 한 적이 있었다.

알래스카에서 태어나고 자란 사람이 사하라 사막에서 살아야 한다면 견딜 수 있을까?

인간은 환경의 동물이다. 최악의 조건에서도 자신을 변화시켜 살아남은 존재였다.

하지만 어느 날 갑자기 변온동물이 되어 조금의 추위도 견딜 수 없는 인경이 같은 상황이

생긴다면?

 

사계절이 있는 우리나라 사람들은 대체로 기온데 잘 적응하며 살아온 것 같다.

하지만 급격한 기후의 변화는 환경을 파괴하고 있고 미래학자들 중에는 이런 기후변화는

식략의 고갈을 부르고 언젠가는 인간이 멸하는 시간이 올 것이란 끔찍한 예언을 하고 있다.

둥지를 틀고 겨울잠에 들어간 인경은 봄이 오면 다시 살아날 수 있을까.

다소 황당한 주제의 소설이지만 우리 스스로가 부른 재앙으로 언젠가 자멸할지도 모른다는

위기가 느껴지는 소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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