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년의 기억, 베스트셀러 속 명언 800 - 책 속의 한 줄을 통한 백년의 통찰
김태현 지음 / 리텍콘텐츠 / 202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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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읽다보면 마음에 콕 박히는 문장이 있다.

어쩌면 이렇게 절묘하게 표현을 했을까. 갑자기 작가의 내면이 궁금해지기도 한다.

이런 글을 쓸 수 있는 사람이라면 삶의 태도도 인성도 훌륭하리라 짐작하기도 한다.

물론 문장에서만 빛을 발하는 경우도 있겠지만.

 


 

'책 속에 길이 있다'고 말하는 사람도 있지만 누군가는 그 길속에서 만난 한 문장이

인생을 변화시키기도 하고 위기속에 희망이 되기도 했을 것이다.

 


 

읽을 당시에는 마음에 담았지만 시간이 지나면 잊혀기기도 하는데 이렇게 명문장들만

뽑아서 정리해놓은 책이라니 이 책 자체도 명작이다.

800권의 책에서 골라놓은 글들을 보니 저자 역시 다독가임이 분명하다.

아무리 책을 읽지 않는 사람이라도 최소한 800권 언저리는 경험한 셈이니 알차지

아니한가.

 


 

말에 대한 명문들은 많다. 내가 잊혀지지 않는 문장은 말이 무기가 되어 심장에 꽂는 비수가 되기도 한다는 것이었다. 최근에 어느 드라마에선가 만난 박준 시인의 이 문장도 참 마음에 들었다. '말은 사람의 입에서 태어났다가 사람의 귀에서 죽는다. 하지만 어떤 말들은 죽지 않고 사람의 마음속으로 들어가 살아남는다'.

이토록 절묘한 싯귀가 있을까. 한 번 내뱉은 말이 무기가 되기도 하고 생물이 되어 살아남기도 한다니 말이다.

 


 

아무래도 책을 많이 읽다보니 책에 관한 문장을 만나면 더 유심하게 살피게 된다.

책을 좀 빨리 읽는 편이라 혹시라도 건성건성 읽고 있는게 아닐까 걱정스럽기도 했는데 반드시 끝까지 읽어야 하는 것도 아니고 단 한 줄이 평생의 보물이 되기도 한다는 말에 어찌나 큰 위안이 되는지.

인상에 남을 한 줄의 문장을 찾고자 하는 마음으로 책을 읽는 것도 독서의 요령이라는

사이토 다카시의 말이 저자에게도 퍽 다가온 모양이다.

 

살다가 가끔 꺼내보고픈 책이다.

읽었던 책인데 기억이 안나는 문장도 있고 처음 만나는 문장도 있다.

하지만 주옥같은 가르침은 멘토와 다름없지 않은가.

800권을 다 읽기에는 어렵고 시간도 부족하다면 더 챙겨서 읽어볼 명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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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래알만 한 진실이라도 (여우눈 에디션) - 박완서 에세이 결정판
박완서 지음 / 세계사 / 202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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늘 그리운 사람이 있다. 문장도 있다. 박완서의 글을 보면 진실이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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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래알만 한 진실이라도 (여우눈 에디션) - 박완서 에세이 결정판
박완서 지음 / 세계사 / 202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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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이 지나도 잊혀지지 않는 사람이 있다. 문장도 있다.

바로 박완서와 그의 작품들이다.

가장 굴곡진 시절에 태어나 오롯이 풍파를 견디고 여성차별의 시선에서도

꿋꿋이 살아남아 자신을 지킨 멋진 사람.

 


 

치욕적인 일제강점기에 태어난 것도 비극적인 한국전쟁의 소용돌이에 휘말린 것도

작가의 선택이 아니었다. 그 시절 그녀가 할 수 있었던 것은 견디고 기다리는 일들 뿐.

사랑하는 가족들과 헤어지고 하나 둘 그녀곁을 떠나가는 일들을 지켜보면서 한 때는

그녀가 그렇게 사랑했던 신마저 등지고 싶어했었다.

 


 

대한민국이 올림픽 열기로 뜨거웠던 그 시기에 사랑하던 남편과 아들을 떠나보내고

마음둘 곳이 없어 얼마나 고통스러웠을까. 다행히 부산에 베네딕도 수녀원이 그녀를

보듬어 주었다니 다행이지 않은가. 가뜩이나 자리 바꾸는 일을 버거워하는 그녀이기에

그나마 그녀가 믿었던 신이 잠시나마 그녀를 품었는지도 모를 일이다.

 


 

그래도 천성이 워낙 한 번 맺히면 변하지 않는지라 견디라고 견디라고 숙제만 주신 신께

감사한 마음으로 살다가 사랑하는 이들에게로 돌아간 것은 아쉽지만 위안도 된다.

그녀가 돌아가기 1년여전 쯤 사인회겸 시사회에서 그녀를 보았을 때에도 병증은 전혀

느껴지지 않았는데 그리 홀연히 돌아간 것이 한동안 믿어지지 않았었다.

 

개성사람답게 생활력도 강하고 허튼 소리 안하는 그녀의 글들에서는 늘 진심이 느껴진다.

폐끼치는 일을 싫어하다보니 다소 까탈스럽게 느껴지기도 하지만 언중유골같은 일갈에서

그녀의 뚝심이 전해진다.

 

사는동안 아픈 기억들은 다 잊고 그곳에서는 부디 좋은 기억만 간직하기를...

그립다. 그녀도 그녀의 작품도.



[모래알만 한 진실이라도] 북트레일러 : 박완서 작가를 기억하며 - YouTube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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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살아 있습니다 오늘의 젊은 문학 1
나푸름 지음 / 다산책방 / 202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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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명 언젠가 과거 영화에서나 보던 장면이 현실이 되는 시대가 올 것이라 믿는다.

예를 들면 터미네이터에서 나오는 인간보다 더 지능화된 로봇들이 전쟁을 하는

모습이라거나 나를 닮은 더미가 나를 대신해서 직장생활을 한다거나 하는 모습들.

 


 

박대리가 죽었다. 분명히. 그래서 상가집까지 다녀왔다. 그런데 직장에 있던 그의 더미는 여전히 살아있다. 자신이 죽었다는 사실조차 인지하지 못하고 열심히 일만한다.

하긴 어떤 더미들은 오류가 발생하여 쓰러지기도 하고 인지기능이 떨어지기도 한다.

박대리의 오류를 고쳐 그가 떠나도록 해야하는데 정말 이러다가 언젠가 더미들이 산사람대신 삶을 이어가는 날들도 오지 않을까.

 


 

잘린 왼손이 살아있다고 믿는 윌슨. 실제 손이 잘렸어도 어떤 사람들은 가렵고 아픈 증상을 느낀다지 않은가. 윌슨의 왼손은 살아남아서 온갖 짓들을 저지르기 시작한다.

이제 윌슨은 이미 잘린 왼손을 죽이기 위해 고심한다.

 


 

'목요일 사교클럽의 여자'는 늙어가는 일을 몹시 두려워한다.

과거 결혼생활을 했을 때에는 출산후 몸매가 망가지는게 싫어서 낙태를 하기도 했다.

새로 만난 남자 장과 기분좋은 데이트를 즐기고 침대까지 갔건만 여자는 충격을

받는다. 왜? 장이 너무 일찍 불을 껐기 때문이다. 여자는 생각한다. 아 내몸이 너무

늙어서 보고 싶어하지 않는구나. 정말 그랬을까.

 

문득 이 글을 쓰는 서재방의 책들을 둘러본다.

왜 남자의 아버지는 자신의 화려한 서재에 꽂힌 책을 아들이 읽지 못하도록 했을까.

책을 읽지 않고 전시만 했던 아버지가 자신보다 더 지혜로워질 아들이 두려웠던 것일까. 알 수 없다.

 

다소 난해한 단편들을 보면서 미래의 어느 시대를 갔다온 것도 같고 잠깐 꿈을 꾼 것도 같은 경험을 했다. 어쨌든 2022년 첫 달, 이 책을 읽음으로써 나는 아직 살아있음이

증명이 된 셈이다. 내일은 알 수 없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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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토록 치밀하고 친밀한 적에 대하여 - 나를 잃어버리게 하는 가스라이팅의 모든 것
신고은 지음 / 샘터사 / 202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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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은 전쟁이다. 문밖으로 나가는 순간 사람이든 상황으로부터 살아남기 위해

전투를 시작해야한다. 그런데 과연 적은 누구일까.

늘 나를 잘 챙겨주는 상사나 선배? 아님 늘 못마땅하게 뒷담화를 즐기는 옆부서의

여직원? 사실 보이는 적은 대응하기도 쉽고 이길 가능성도 있다.

하지만 세상에는 보이지 않는 적들이 너무 많다는게 문제이다.

 


 

나를 사랑하는 가족이나 친한 친구이외에는 늘 마음을 놓을 수 없다.

예전에 보면 그렇게나 많았던 곗돈 사기나 보증사고같은 것을 보면 모두 아주

친한 사람들이었고 배신이라고는 생각해볼 수 없는 상대들이었다.

애초부터 나를 갈구고 험담하고 괴롭히는 적들은 오히려 진짜 적이 아닐지도 모른다.

 

 

살다보면 '틈'이 생긴다. 그 틈을 파고드는 친절한 상대들이 있다. 위안도 되고 도움도

받는다. 하지만 이런 사람들이 돌변하여 나를 가스라이팅한다면?

요즘 하루 걸러 일어나고 있는 데이트폭력이나 살인같은 경우를 보면 더 할수 없이

사랑했던 사람들이었다. 무슨이유로 헤어지자는 말에 갑자기 돌변하여 적이 된다.

주변을 돌면서 스토킹을 하고 극단적으로 살인까지 저지른다. 분명 그들도 예전에는

상대를 몹시 사랑했을 것이다. 자신만의 사랑. 이미 어긋난 사랑.

 

 

마음이 허할 때 그 틈을 비집고 들어오는 상대에게는 방패를 두들 수 없다.

판단력도 흐려진다. 친절에 눈물겹고 그래서 서서히 스며드는 악의 기운을 감지하지

못한다. 만날 때부터 폭력을 행사하고 욕을 하던 사람이라면 판단하기가 쉽지만

마치 초코릿처럼 알싸하게 달콤하게 다가온다면 알아챌 수가 없다.

더구나 최초의 폭력이 아주 미미했다면 그리고 서서히 조금씩 수위가 높아졌다면

나도 모르게 길들여질지도 모른다.

 

 

스톡홀름 증후군처럼 언젠가 가스라이팅하는 상대에게 애정을 느낄 수도 있다.

금이 간 배안에 스며드는 한 방울의 물은 처음에는 위험해보이지 않기 때문에

대처하기가 쉽지 않다. '나의 행복을 당연하게 여길 때 타인의 희생 또한 당연하게

여기는 치명적인 오류'를 범하지 말아야 한다.

 

심리학을 공부한 저자는 아주 일목요연하게 '폭력'에 대해 정리해놓았다.

이 책을 읽는 독자중 누군가는 자신이 가스라이팅을 당하고 있다고 생각하지 못했을 수도 있다. 그만큼 치밀하다. 상대는.

너무 가까이 있는 적을 알아보고 벗어나는 방법에 대해 솔직하고 대범한 해법을 제시한다.

그동안 몰라서, 익숙해서, 상대가 안스러워서 당하고만 있었다면 이 책을 디딤돌 삼아

악으로 부터 부디 벗어나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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