챗걸 1 : 어느 날, 미래의 나로부터 챗걸 1
강효미 지음, fommy 그림 / 상상의집 / 2018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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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의 나로부터 문자가 온다면?
최근에 타임슬립에 대한 영화나 소설이 참 많이도 등장했다.
지금까지는 불가능하다고 생각했지만 엄청난 속도의 과학기술이 날로 진화중이니 분명
언젠가는 가능한 일이 될지도 모른다.
고등학교 1학년인 강미소는 어느 날 '미래의 나'라는 사람으로부터 문자를 받는다.
지금 당장 피아노학원에서 나오라는 문자였다. 믿을 수 없었지만 정말로 학원을 나서자마자
전등이 떨어지는 사고가 난다. 그 자리에 있었다면 크게 다쳤을 것이다.
그렇지만 우연이라고 생각한 미소는 '미래의 나'를 믿지 않는다.
하지만 '미래의 나'는 또다시 문자가 온다. 다가올 학생 스마트 앱 대회에 절대 출전하지 말라고.
그러나 그 대회에 일등을 하면 그토록 갖고 싶은 최고급 노트북을 받는다는데 어떻게 참가를
하지 않을까. '미래의 나'의 경고에도 불구하고 대회에 참가한 미소는 1등을 하고 부상으로
유명한 사립고인 한빛고등학교에 장학생으로 선정되고 전학하기에 이른다.


대한민국 최고의 대학을 졸업하고 앱을 개발하는 일을 하던 아빠는 재산을 날려먹고
겨우 김밥집을 운영하는 엄마를 도와 배달일을 하다가 오토바이사고로 세상을 떠났다.
아버지의 머리를 물려받은건지 미소는 전학을 해야만 노트북을 주겠다는 제의에 어쩔 수
없이 한빛교로 전학을 하고 여학생들의 선망을 한몸에 받는 반장 오우진의 관심을 받게된다.
더불어 3학년이면서 학생회장인 도준수 선배의 관심도 받게 된다.
미소가 그토록 매력적인 여학생인가?
노트북만 받으면 얼른 그전 학교로 되돌아갈 궁리를 하던 미소는 계속 붙잡아 두고 싶은
도준수선배의 방해로 한빛교를 다닐 수 밖에 없다.


그 사이에도 '미래의 나'로부터는 우진을 조심하라는 문자가 계속오고 빨리 한빛교를 나가라고
성화지만 믿을 듯 말듯 미소는 '미래의 나'의 조언을 무시하는데...
미소는 앱 개발 동아리를 만들기위해 포스터를 붙였지만 누군가 계속 포스터를 떼어가고
도준수선배의 도움으로 CCTV에서 범인을 확인하는데..

과연 '미래의 나'가 경고한대로 우진은 선량한 얼굴을 한 적일까.
미소는 과연 노트북을 받고 한빛고를 떠나게 될까.


한빛고에서도 주눅들지 않고 당당하게 적응해나가는 미소의 모습이 싱그럽다.
바이올린이며 피아노를 가지고 연주하는 음악시간에 템버린을 떡허니 들고 나타나다니.
더구나 그런 미소의 모습에 화가 난 음악선생님마저 미소의 탬버린 솜씨에 어깨가 들썩거린다.
이모랑 같이 노래방에 닦은 탬버린 실력이 어디가랴.

20년 후 '미래의 나'가 보내는 문자로 지금의 '나'는 운명이 달라질 수 있을까.
아니 그전에 정말 '미래의 나'가 맞긴한걸까. 누군가 '미래의 나'로 위장해서 지금의 미소를
혼란에 빠뜨리려는 것은 아닐지.

스마트폰과 SNS에 익숙한 세대들이 열광할만한 소설이다.
어머니뻘인 나도 아주 재미있게 읽었으니까.
미소를 괴롭히는 녀석은 과연 누구인지 2편에서는 밝혀지지 않을까.
빨리 2편을 읽고 싶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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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낮의 방문객
마에카와 유타카 지음, 이선희 옮김 / 창해 / 2018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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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와 이혼 후 홀로 지내는 56세의 다지마는 사립대학인 도쿠라대학에서 '미국 저널리즘'이라는
과목을 가르치는 시간강사이다.
가끔 잡지사 '시야'에 원고를 써주면서 생계를 유지하는 저널리스트이기도 하다.
다지마는 작년에 미카타 시에서 28세의 엄마와 다섯 살배기 딸이 굶어죽은 사건을 취재하기로 한다.
얼마 전 고독사를 당한 형에 대한 트라우마가 있었던 다지마는 경제대국인 일본에서 일어난 아사사건을 이해하지 못한다. 엄마인 요시코가 몸이 좋지 않아 경제활동을 하지 못했다해도 아사라는 것은 믿기 어려운 일이었다. 더구나 몇 달 동안 수도세를 내지 않았다고 물마저 끊어버린 수도국에 대한 비난이 빗발친다. 다지마 역시 사회보장제도에서 소외된 모녀의 죽음에 분노했고 수도국의 처사에 비난을 담은 기사를 낸다.

 

어느 날 옆집에 사는 자매에게 일어난 일에 개입하면서 사건은 시작한다.
수둣물 검사를 해주겠다고 방문한 사원들에 의해 강제로 정수기를 사게 될 처지에 놓인 자매가
도움을 요청한다. 몇 만원짜리 정수기를 몇 십만원에 강매하는 방문판매사기가 급증하던 시기였다.
일단 현관문안에 발을 들여놓으면 수질검사를 해주면서 비싼 정수기를 강매하는 사기단에게
위협을 당해 울며 겨자먹기로 비싼 정수기를 사거나 위협, 혹은 폭행을 당하는 사람들이 생겨났다.
여 섯명이 짝을 이뤄 강매를 일삼던 일행들은 과거 살인사건을 일으킨 범죄자이기도 했다.
얼떨결에 방문판매사기단과 얽히게 된 다지마는 경시청 소속 형사 미도리카와 알게되고 미도리카의 제안으로 15년 전 젊은 연인을 납치해 살해안 사건을 조사하게 된다.
당시 미성년이었던 범인들은 사형을 당하거나 출소를 했고 그중 두 명이 방문사기단에 연루되어
있음을 알게된 다지마는 당시 가장 어리고 유일한 여자였던 게이를 찾아가 몇 달 전 살인의 종범이면서 게이의 애인이었던 아사다가 찾아왔었다는 것을 알게된다.


 

 


어린 시절 끔찍한 살인사건을 저지른 아사다는 사실 사형을 당한 노노미야보다 더 끔찍한 괴물이었다.
나이는 노노미야가 더 많았지만 사악한 카리스마가 강했던 아사다의 조종에 의한 살인이었던 것이다.
그럼에도 노노미야를 주범으로 몰아 사형시키고 자신은 감형을 받아 출소한 아사다는 방문판매업을 하면서 살인을 이어간다. 사실을 파악한 다지마는 개성강한 미도리카와 그의 뒤를 쫒지만 역으로 이혼후 아내가 키우는 딸을 가만두지 않겠다는 위협을 받으며 결국 아사다와 마주하게 된다.

그러고보니 우리나라에도 오래전 수질검사를 해주겠다고 찾아와 비싼 정수기를 강해하던 사람들이 있었다. 주로 한낮에 집에 있는 부녀자나 노약자를 위협해서 이득을 취하던 형식이었는데 이 소설은 바로 이런 방문판매단이 사기를 넘어서 연쇄살인을 일으키는 장면을 담았다.

 

 


다지마는 연쇄살인을 쫒으면서 자신이 기사를 썼던 모녀아사사건에 얽힌 비밀을 알게되고
뜻밖의 범인을 맞닥뜨린다.
대부분의 스릴러 소설이 그렇듯이 마지막 반전이 돋보인다.
모녀의 아사사건은 사실 타살이었고 그 사건을 목격한 방문판매사원의 증언이 이 사건의 비밀을
밝히게 된다. 더구나 이 비밀을 알게된 요시코의 동생 미사키도 실종된다. 그녀는 어떻게 된 것일까.

송파모녀사망사건처럼 사회보장제도에서 소외된 계층의 비극을 다룬 소설처럼 다가왔던 소설이
방문판매사원의 연쇄살인으로 이어지고 오래전 일어났던 사건들의 비밀이 하나씩 밝혀지면서
뜻밖의 범인과 만나게 된다.
"사시겠어요? 아니면 살해당하시겠어요?"라고 말하며 현관문을 들어오는 방문판매원이 있다면
얼마나 오싹한 일인가. 연일 폭염주의보가 내리는 요즘 등줄기가 시원해지는 소설이다.

 

 

 

*리뷰어스 클럽의 소개로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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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북이는 언제나 거기에 있어
존 그린 지음, 노진선 옮김 / 북폴리오 / 2018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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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이트강이 가로지르는 도시 인디애나폴리스에 사는 열 여섯살의 소녀 에이자.
갑작스럽게 아버지를 하늘나라로 떠나보내고 그리움에 젖어 살아가고 있다.
에이자는 손톱밑에 살을 파고 상처를 내는 습관을 가지고 있고 자기 몸속에 해로운 박테리아가
살고 있어서 서서히 죽어가고 있다는 강박증에 시달리고 있다.
주기적으로 정신과 의사에게 상담을 받고 처방을 받고 있지만 에이자는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생각하고 약을 먹지 않는다.
에이자에게는 절친인 데이지가 있다. 발랄하고 생활력도 강한 데이지는 팬픽에 소설을 연재할 정도로 글솜씨도 뛰어난 여학생이다. 어린시절부터 에이자와 절친인 데이지는 에이자의 강박증을 알면서도 따뜻하게 감싸주는 배려심이 많은 소녀다. 이런 데이지를 좋아하던 마이클과 데이트를 시작한다.


어느 날 에이자의 집 건너편에 사는 건축업계의 거물인 억만장자 러셀 피킷이 실종되는 사건이
일어난다. 피킷은 어린시절 슬픔캠프에 함께 참여했던 데이비스의 아빠다.
데이비드 역시 에이자처럼 사랑하는 엄마를 잃은 아픔이 있다.
피킷을 찾는데 경찰은 10만달러의 현상금을 걸었고 데이자는 눈을 반짝 거리며 데이비스의
집으로 함께 가자고 조른다. 현상금을 타서 대학등록금을 마련하기 위해서.
중학교 수학교사인 엄마를 둔 에이자도 사립대학교의 등록금은 부담스러울 정도였는데
맞벌이로 겨우 살아가는 부모를 둔 데이지로서는 절박한 기회였다.

박테리아로부터 죽어가고 있다고 믿으면서 늘 손톱밑의 살을 뜯어내는 에이자로서는
내키지 않는 일이지만 얼결에 데이지와 함께 데이비스의 집으로 향한다.
어린시절 캠프에서 잠깐 만났던 데이비스와 그의 동생 노아를 만나 우연히 온 것처럼 둘러댔지만
데이비스는 모든 사람이 현상금에 목을 매고 자신들에게 관심이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
데이비스는 에이자와 데이지에게 10만달러를 주면서 아버지에 대한 단서를 발견한 소녀들에게
선택은 스스로 하라는 말을 남긴다.
각각 5만 달러씩을 나눈 에이자와 데이지는 이제 피킷에 대한 관심을 끄려고 하지만 열 세살 노아의 슬픔을 이해하고 있는 에이지는 노아가 건넨 휴대폰의 단서를 계속 추적하게 된다.
그러는 동안 데이비스와 다시 만나게 되고 데이비스가 우주와 별과 시에 관심이 많다는 것을 알게된다.
이제 겨우 열 여섯인 데이비스는 아버지와 실종과 어린 동생의 슬픔을 이겨내야 하는 힘든 시간을 보내야 했고 같은 슬픔을 겪은 에이자는 그런 데이비스에게 연민과 호감을 느낀다.
그러면서도 데이비스와의 키스에는 공포심이 솟구친다. 그의 입에서 건너온 세균이 자신을 죽이는 상상을 하면서 절대 정상적으로 사랑하고 연애하고 살아갈 수 없다고 절망한다.


 


문학에 조예가 깊은 데이비스는 늘 누군가가 쓴 글을 인용했는데 특히 에이자에 관한 글에는
'템페스트'에서 인용하곤 한다. 에이자는 묻는다.
"우리가 난파를 당했기 때문에?"
"응. 맞아, 우리가 난파를 당했기 때문이야."
억만장자인 아버지를 두고 대 저택에 사는 데이비스도 소박하지만 다정한 부모밑에서 자란
에이자도 각자 다른 의미의 난파를 당한 것이다.
인생은 그렇다. 누구든 난파없이 세상을 살아간다는 것은 거의 불가능에 가깝다.
소심한 에이자는 절친인 데이지가 연재하는 소설의 주인공이 누구에겐가 폐를 끼치는 인물로
불필요한 존재로 그려진 것을 보고 자신을 그린 것이라고 생각한다.
절망한 에이자인 아버지가 물려준 차를 몰고 달리다가 교통사고를 일으킨다.
또 다른 난파가 그녀를 덮친 것이다.


등록금을 감당한 만한 대학을 고르는 일도, 아니 정상적인 삶을 살아갈 자신이 없는 자신에게
맞는 대학을 고르는 일도 버거운 에이자는 데이비스의 사랑을 온전히 받아들이지 못한다.
그저 난파당한 아이들이 서로 어깨를 기대고 온기를 나누는 것일 뿐.
데이비스와 에이자의 감정은 사랑보다는 동병상련과 같은 연민이라고 생각된다.
아이들은 그 걸 사랑이라고 믿는다. 하지만 에이자의 감정은 위태롭기만 하다.
키스조차 받아들이지 못하는 자신에게 사랑은 먼 우주의 이야기일 뿐이다.

엄마를 잃고 아버지마저 실종된 데이비스의 시에는 깊은 슬픔이 녹아있다.

엄마의 발소리는 너무나 고요해서
나는 엄마가 떠나는 소리조차 듣지 못했다.

과연 데이비스의 아버지 피킷은 어디로 사라진 걸까.
노아의 요청으로 할 수 없이 단서를 찾아 피킷의 행방을 쫒는 에이자는 노아의 슬픔을 덜어주고 싶다.  그리고 결국 '조깅하는 사람의 입'이란 메모가 어떤 의미인지 찾아내게 된다.

누구든 모양과 크기만 다를 뿐 아픔과 슬픔이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 모두는 누군가를 그리워하면서 살아가고 있다.
아직은 여물지 못한 아이들에게 닥친 난파를 지켜보면서 왜 피킷은 아이들을 버리고 실종되었는지 궁금증이 떠나지 않는다. 결국 그 해답은 소설이 끝날 때까지도 밝혀지지 않는다.
하지만 그 실종이 아이들에게 어떤 변화를 주는지 따라가는 일은 지루하지 않았다.
다 저마다의 방법으로 난파를 이기고 어른이 될 것이다.
저마다 다른 난파를 만나 기우뚱거리고 헤매고 아우성을 치면서 살아가도 우주의 끝에서 쏘아보낸 별들의 빛은 여전히 몇 광년의 시간을 비집고 지구에 도착할 것이고 어쩌면 그리운 사람이 살아있었을 때 시자된 그 빛에서 위안을 느낄지도 모른다.
'거북이는 언제나 거기에 있어'라는 제목에 왜 거북이가 등장하는지는 본문에서 찾아보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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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처 주는 엄마와 죄책감 없이 헤어지는 법
다카하시 리에 지음, 최시원 옮김 / 동녘라이프(친구미디어) / 2018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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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인기 예능 프로그램에 등장한 배우 박중훈은 '엄마'는 세상에서 가장 숭고한 직업이라고
말했다. 직업이라고 하기엔 그렇지만 대개의 경우 '엄마'는 신이 너무 바빠서 대신 보내준
분이라고 정의한다.  그만큼 엄마의 사랑은 절대적이고 어떤 자로도 가늠할 수 없는 대상이다.
그럼에도 왜 '상처 주는 엄마'라는 제목을 붙인 이런 책이 나와야 하는 걸까.


오래전 남아 선호사상으로 아들을 낳아야 대접받았던 엄마들은 이제 딸이 없으면 안타까운
시선을 받아야 하는 시대에 살고 있다. 그만큼 집안에서 딸의 역할은 예전과는 너무 달라졌다.
사실 딸과 친하게 지내는 사람은 주로 아빠이고 아들은 엄마와 잘 지내는 경우가 더 많다.
가부장적인 시대에서는 아빠의 성격이나 능력이 가족모두의 행복을 결정지었다.
하지만 지금은 엄마의 지위가 훨씬 대단해졌다고 생각한다. 그래서인지 엄마의 능력이나 성격에
따라 집안 분위기가 좌우되는 경우가 많아졌다.
'엄마라는 직업은 왜 할줄짜리 스펙도 되지 못하나'하는 CF 카피처럼 가정에서 아이를 키우고
가사일을 하느라 동동거리지만 제대로 대접받지 못한 자리가 바로 엄마이기도 하다.


그럼에도 세상에는 좋은 엄마만 존재하는 것은 아니다.  '좋은 엄마'와 '나쁜 엄마'의 정의는
무엇일까.  '아이의 마음을 헤아릴 줄 모르고, 지나치게 불안한 나머지 뭐든 자기 뜻대로 컨트롤하는
엄마'가 나쁜 엄마의 정의라고 한다.
그런 면에서 보면 나 역시 결코 좋은 엄마 범위에 속하지 못한다.
누군가의 말처럼 나도 엄마는 처음인지라 어떻게 아이를 키워야 제대로 키우는 것인지 서툴기만 했다.
좋은 음식과 좋은 옷, 좋은 교육을 제공해야겠다는 일념으로 이기적으로 행동했던 적도 많았다.
흔히 말하는 무조건적인 사랑을 별로 줘본 기억도 없다.
아이들이 그 무섭다는 사춘기에 접어들자 전쟁과 같은 시간들이 태풍처럼 휘몰아치기도 했다.
그래서 아이도 나도 상처받았던 기억들이 아직도 선명하다.


큰 아이는 맞벌이를 해야하는 엄마의 사랑대신 할머니의 사랑으로 자랐고 그래서 엄마에게 오는
길은 너무 낯설고 높았다고 했다. 늦둥이 막내 아들녀석은 잘 해보겠다고 마음먹은 엄마 덕분에
가기 싫은 학원에 이끌려다니느라 힘들었다고 했고 기어이 사춘기 무렵에는 내가 아파트 베란다에서 뛰어내리고 싶게 만들기도 했다.  어느 날 모든 것이 내 탓인것 같아 도망치고 싶었다.
그리고 이제 오랜 시간이 지난 후 여물지 못한 아이들에게 내가 너무 많은 것을 기대하고 집착했음을 깨달았다. 그래서 난 나쁜 엄마로 아이에게 기억되고 있는 것은 아닐까.
마음이 무거워진다.
그렇다면 나의 엄마에 대한 내 기억은 어떤 것일까. 역시 무조건적인 사랑을 받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사실 내 아이들과 나와의 관계보다 엄마와의 관계가 더 힘들었다.
강하고 직선적인 성격을 가진 엄마 때문에 마음고생도 많았고 상처도 아물지 않은 채 가끔 떠오르기도 한다. 그럼에도 나는 내 아이들에게 역시 그런 기억을 주고 있었는지도 모른다.
인간은 역시 이기적이라는 것을 다시 깨닫게 된다.
저자은 수많은 사례자들과의 만남을 통해 자식들이 어떻게 상처를 받았는지 자세하게 기록했다.
그 수많은 사례중에 내모습이 많이 섞여있어 놀랍다.

이제라도 늦은 것은 아닐까. 너무 커버려서 회복하기에 늦은 것은 아닐지 고민이 많아진다.
내 아이들도 '상처 주는 엄마와 헤어지는 법'을 생각했을지 모른다.
이제라도 난 '상처주었던 아이들과 화해하는 법'을 연구해 시간이다.
상처를 받았던 아이들이나 상처를 주었던 엄마 모두에게 꼭 필요한 책이다.
늦었다고 생각할 때가 가장 빠른 법이라는 말이 너무 위로가 된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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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금은 아끼고 분쟁은 예방하는 상속의 기술 - 39가지 사례로 보는 똑똑한 상속의 모든 것
최봉길 외 지음 / 매일경제신문사 / 2018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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뭔가를 물려줄 수 있을 정도로 재산이 있다는 것만으로도 행복한 일이겠지만 피를 나눈
부모자식, 혹은 형제, 자매간에 인연을 끊을 만큼 상속은 쉽지 않은 문제가 되기도 한다.
내가 굳이 이 책을 선택한 이유는 물려줄 재산이 많아서라기 보다 가족의 특성상 미리
상속에 관한 지식과 방책을 마련해보기 위해서였다.


 

 

 

추천사를 써준 분의 말대로 '죽음'과 '세금'은 누구도 피할 수 없다.
부모 잘 만나서 재산 듬뿍 물려받아 잘 먹고 잘 쓰다가 또 후손에게 잘 물려주고 떠나면
가장 좋겠지만 가난한 시절을 겪으면서 어렵게 재산을 모은 우리세대에게는 사후 불합리한
상속세로 귀한 재산이 흘러 나가는 것은 아깝지 않을 수가 없다.
이왕이면 합리적인 방법을 찾아서 가장 효율적인 세금을 내면서 후손들에게도 만족한 결과가
나오면 좋지 않을까.


한 배에서 나온 자식이고 자랄 때는 우애도 좋았던 사이라도 막상 돈 앞에서는 초연하기 쉽지 않다.
나부터도 홀로 살아계신 엄마가 사후에 혹은 그 전에 눈꼽만한 재산이라도 동생들에게만 물려준다면 많이 아쉬울 것 같다. 마치 나는 줏어온 자식처럼 느끼게 될 것이고 동생들과도 좋은 사이로 살아가기 쉽지 않을 것이다. 법에서 정한 상속지분대로 나누면 공평하겠지만 그럼에도 불만이 생기는 자식이 있기 마련이다. 이 책에서는 여러 사례를 들어가면서 해답을 찾아낸다.
그러고 보니 상속에 관한 분쟁이나 사례들이 너무 많아서 놀라게 된다.
같은 자식이라도 좀더 정이 많은 자식이 있기 마련이고 혹은 다른 자식들에 비해 어렵게 지내는 자식이 있다면 재산을 더 주고 싶은 마음이 들 수 있다. 그리고 같은 자식들이라도 부모에게 좀 더 잘하는 자식도 있는데 부모를 나 몰라라 했던 자식에게도 공평하게 분배해야 한다는 법이 조금 억울하기도 하다.


 

10년 가까이 터울이 나는 두 자식을 둔 나는 혹시라도 내가 죽게되면 아무 분쟁없이 내 뜻대로
남은 재산을 나누었으면 하는 마음이다. 큰 아이는 이제 어엿한 사회인이고 둘째 아이는 이제
군대를 제대하고 아직 뿌리를 내리지 못했다. 물론 큰 아이가 동생을 잘 돌보지 않겠냐는 긍정적인 마음도 있지만 혹시라도 둘의 사이가 틀어져 버린다면 저승에서도 마음이 편할리 없다.
겨우 집 한채 가지고 있는 정도이니 재산이랄 것도 없지만 보험이 있으니 그나마 조금이라도
도움이 될까 싶다. 사망보험금의 분할은 7:3정도로 지정해 놓았고 집에 대해선 아직 정해놓은 것이 없다.  언젠가 각각 독립을 할테니 분할을 해야 할텐데 살아생전 언질을 해두는 것 만으로는 안심이 안된다. 더구나 지금 남편과는 재혼을 한 상태라 상속에 관한 문제가 예민해지기도 한다.

그동안 막연하게 생각했던 상속의 관한 상식도 잘못된 것이 많았고 이런 문제는 나와 상관없다
생각하고 무심하게 넘기면 후에 아이들끼리 분쟁이 생길 수도 있고 배보다 배꼽이 큰 세금이
나올 수도 있다. '세금은 아끼고 분쟁을 예방하는 상속의 기술'이라는 제목처럼 저자들이
예시해놓은 수많은 사례들을 참고하여 미리 방법을 찾아 정리를 해둘 예정이다.

막연하게 언젠가 유언장을 작성애둬야 겠다고 생각했지만 구체적으로 합리적이면서도
모두가 만족할 만한 유언장을 작성해둠으로써 차후 벌어질 분쟁을 예방하고 싶다.
그런 점에서 아주 만족할만한 정보를 얻을 수 있는 좋은 책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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