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계발을 위한 몸부림 - 삶의 최적화를 위한 1년간의 처절한 실험
칼 세데르스트룀.앙드레 스파이서 지음, 임지연 옮김 / 매일경제신문사 / 2018년 4월
평점 :
절판


흔한 자기계발서라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제목에 '몸부림'이라는 말이 왜 붙었는지
읽어보면 알게된다. 그동안 우리가 그토록 많이 읽어왔던 수많은 자기계발서들이
말했던 그 모든 것들을 1년동안 처절하게 실천해내는 격투기라고 해야 더 어울린다.
각각 스톡홀름과 런던에서 대학교수로 일하는 칼과 앙드레는 대단한 프로젝트를
시작하게 된다.

                


두 사람은 흔히 자기계발분야에서 제안하는 모든 것들을 1년동안 시험해보기로 한 것이다.
뇌 검사를 하고, 뇌기능 활성화 약을 먹고, 성인용품을 실험해보고, 심령술사나 라이프코치와
상담도 하고 심지어 모르는 남자와 알몸으로 춤을 추기도 하고 성형수술까지 감행한다.
그야말로 온몸과 마음으로 부딪혀보는 자기계발처절기라고나 할까.

                


한 달 동안 책을 한권 쓴다는 것은 대단한 집중력을 필요로 할 것이다. 그 집중력을 위해
뇌기능을 향상 시킨다는 약을 복용한다. 마치 나른한 오후에 커피 한잔의 카페인이 반짝
정신을 들게하듯 약은 어느 정도의 효과를 보이기도 한다. 후에 부작용이 있긴 했지만.
비단 뇌기능의 한계를 넘기 위한 도전을 넘어 자신이 가진 체력을 한계까지 가늠해보는
마라톤 완주와 역도대회 도전기는 처절하다. 철저한 식이요법과 코치와의 체력훈련은
읽는 것 만으로도 숨이 찰 지경이다. 결국 50km 완주라는 업적을 이룬다.
과연 인간의 몸은 훈련을 통해 한계를 극복할 수 있는 것인가.
6월 한달 도전기는 바로 '섹스'다.
이미 단어만으로도 귀가 쫑긋하게 만드는 도전기는 다소 부끄러워지는 장면이 등장한다.
동양의 방중술은 물론 탄트라 워크숍까지 참가하여 알몸으로 춤을 추기에 이른다.
하긴 '섹스'를 응큼한 시선으로 바라보기엔 가장 기초적인 인간 욕구의 세계를 모욕하는 것이
아닐까. 비록 아내들의 협조를 받지는 못했지만 나 역시 접해보지 못한 낯선 오르가즘의
세계를 살짝 엿본 것 같아 즐거워졌다. 그렇다고 난 절대 성인용품점에 가지는 않을거다.

                


서로가 서로를 격려해가며 때로는 놀려가면서 1년동안 이 프로젝트를 진행했다니 정말
대단한 사람들이다. 포기하고 싶은 순간들과 자괴감에 빠지기를 수십번.
결국 1년동안의 프로젝트는 성공적인 막을 내린다.
처음 목적은 책을 쓰기 위해서였지만 각각 1만파운드가 넘는 비용을 쓰면서 얻은 것은
무엇이었을까.
물론 그들이 원한 첫번째 목적은 이루어졌다. 이 책을 내가 읽었으니 증거가 충분하다.
아마 저자들은 스스로의 한계를 극복하는 과정에서 수많은 깨달음들을 얻었을 것이다.
우리는 그저 이 책을 읽는 것만으로도 그들의 과정에 동참하는 것 같은 대리만족을
느끼게 된다.
그저 밋밋한 자기계발서에 하품이 나는 독자라면 자기계발을 위한 '처절한 몸부림'을
겪은 이 두 남자의 미션기를 꼭 읽어보길 권한다.
그 중 몇몇은 해보고 싶은 것도 있을 것이고 또 어떤 것은 아예 시도해보지 않은 것을
다행으로 여길지도 모른다. 암튼 선택의 시간을 줄여준다는 점에 일단 한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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샘터 2018.5
샘터 편집부 지음 / 샘터사(잡지) / 2018년 4월
평점 :
품절


5월은 푸르고나~~ 말 그대로 신록의 계절 오월은 푸름 그 자체입니다.
연한 녹색의 향연이 눈을 즐겁게 하고 살랑거리는 바람도 달콤한 계절입니다.
행사도 많고 여행하기도 좋은 5월의 길목에서 만난 샘터 역시 달큰하고 시원합니다.

                


2018년 샘터상 수상작들이 실려있어 더욱 풍요로운 샘터가 제게 왔습니다.
다른 문학상들과는 다르게 아주 소박하고 진솔한 작품들이라 더욱 마음이 가는 작품들입니다.

                

해마다 내년에 나도 저 명단에 있었으면 싶지만 아예 시도도 못하고 있으니 부끄럽습니다.
그래도 알록달록 수상작들을 읽고 행복하니 조금 위안이 됩니다.

                


제가 제일 즐겨찾는 '할머니의 부엌수업'에는 단호박으로 만든 피자와 칼국수가 소개되었는데요.
사진만으로도 입안에 침이 고이는 것 같습니다. 비 오는 어느 날 꼭 해먹으리라 마음 먹어봅니다.

'이 달에 만난 사람'은 얼마전 막을 내린 평창올림픽에서 큰 성과를 거둔 썰매종목에서
두각을 나타낸 선수들을 발굴한 강광배교수입니다.
사실 동계올림픽을 한국에서 치룬다는 것만으로도 대단한 일이었는데 썰매종목에서
너무나 좋은 성적이 나와서 놀랐습니다.
불모의 썰매종목을 이렇게까지 끌어올린 장본인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데요.
가뜩이나 말많은 빙상연맹에서 그닥 환영받지 못했던 모양이네요.
하긴 입바른 소리하는 교수가 고까웠을겁니다. 참 한십한 연맹에 이렇게 좋은 인재들이
등을 돌리니 겨우 관심을 받게 된 썰매종목이 빛을 바랄까 걱정스럽습니다.

이 달의 특집은 '동심으로 사는 세상'입니다. 어른이 되고 싶지 않은 동심을 만나는 건
어떨까요. 표지의 흐드러진 모란처럼 눈부신 5월을 기다려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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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아요, 그런 마음
김성구 지음, 이명애 그림 / 샘터사 / 2018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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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좋아하는 나는 잘 쓴 책을 만나면 참 행복해진다.
서울에 살때는 작가와의 만남이 있으면 부지런히 쫓아가서 책으로 만났던
작가를 눈으로 확인하고 행복해 했었다.
하지만 그 많은 책의 저자들을 다 만날 수는 없다. 그저 책에서 느껴지는 작가의
색채만을 기억하고 가슴에 담아둘 뿐.
때로 책에서 느꼈던 그 느낌 그대로가 아니어서 실망한 적도 있다.
섬세하고 아름다운 글을 쓰는 사람인데 너무 이기적인 느낌을 받았다거나 따뜻하지 않아서
차라리 만나지 말걸 싶은 적도 있었다.

                


샘터를 오랫동안 만나면서 표지 맨 뒷장에서 항상 만나는 저자의 글을 모은 이 책은
참 따뜻하다. 아무렴 오랜 갈증을 풀어주는 것 같은 귀한 샘터의 사장인데 이기적이고
차가운 사람이면 사장을 하겠어?
그리고 더욱 반가운 것은 나와 한 살 정도 차이가 나는 사람이라 같은 시대를 살아왔고
비슷한 세상풍파를 겪어왔을 터라 공감대가 많을 것이란 기대감이었다.
홀로되신 할머니가 외아들을 키우고 다시 네 명의 손주를 보셔서 일가를 이룬 이야기도
아름다웠고 북에서 피난 내려오신 이야기도 내 부모님의 이야기와 같아서 좋았다.
아이를 키우면서 내가 어머니 속을 그리 썩여드려서 그런지 자식 키우기가 쉽지 않다는
말에도 공감 콕콕 누르고 싶어진다.

                


예부터 산을 좋아하는 사람들은 악인이 없다고 하더니 홀로 산에 올라 나무와 노닥거리는게
좋다니 천상 자연인에 가까운 삶을 살고 있다 싶다.
산벚꽃나무가 자신을 사랑해주는 사람과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꽃망울을 숨기고 기다렸다는
일화에서는 살짝 감동의 물결이 일기도 했다.
저자의 말마따나 움직이지도 못하는 나무가 한 자리에서 수십년, 아니 수백년을 사는 일은
참 거룩하게 다가온다. 백 년도 채 못사는 사람들은 그 짧은 시간동안에도 수많은 비바람에
꺽이는 일이 얼마나 허다한가.
책과 관련괸 일을 하는 사람들은 세상을 보는 눈이 참 다르구나 싶다.
햇살 한 줌, 별빛 하나에도 의미를 두고 대부분의 사람들이 보지 못하는 것들을 본다.
그래서 주옥같은 글을 쓰기도 하고 책을 만들기도 하는 모양이다.

                


책마다 작가의 그릇이 있다는 저자의 말처럼 이 책에는 뜨거운 열정과 눈물로 지나온
삶이 느껴진다. 책과 함께 들어있던 '한번 밀어주라'는 때수건의 의미가 참 위트있어
더 정겨웠다. 꼭 아들을 낳아 함께 목욕탕에 가서 때를 밀고 싶었다는 아비의 소박한
소망은 이루어진것 같아 흐믓하다.
이제 서른이 훌쩍 넘었을 아들 지원이는 화가가 되었는지, 결혼을 해서 아이를 낳으면
언젠가 손주와 함께 목욕탕에 가서 3대가 때를 미는 순간이 오지 않겠나.
007 제임스 본드를 꿈꾸던 남자가 책을 만드는 사람이 되어 민들레 홀씨처럼 살아가는
이야기가 너무 좋았다.
그저 포켓에 넣어 다니면서 아무때나 읽어도 좋고 슬쩍 이웃에게 건네주어도 좋은
토막같은 이야기속에 담뿍 담긴 '사는 이야기'에 읽는 사람 모두 잠시 살아온 시간들을
더듬을테고 살아갈 날들을 기약하겠지.
나 잘 늙고 있는걸까? 하고 되돌아본 나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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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상식사전 - 중국 비즈니스에 꼭 필요한 중국의 역사, 문화, 정치, 경제를 한 권으로 끝낸다! 길벗 상식 사전
이승진 지음 / 길벗 / 2018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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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거대한 중국대륙은 땅덩어리로 보나 인구로 보나 그야말로 현 인류의 중심점에 서있다고
생각한다. 중국이  기침을 하면 곁에 있는 우리나라는 감기에 걸린다는 말이 있었는데 이제
감기 정도가 아니라 사스에 버금가는 위력이 느껴진다.
내가 중,고등학교에 다닐 때는 중국이 아니라 중공이라고 불렀다.
공산국가라고 생각했고 '죽의 장막'이라는 말로 중국의 폐쇄성을 상징하곤 했던 나라다.
당시 가장 인기있던 제2외국어는 불어나 독어였고 중국어는 선택하는 사람이 드물었다.
언제 써먹을 수 있겠어? 하는 사람들이 대부분이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당시에도 언젠가 중국이 세상의 중심이 되리라는 예견을 하는 사람들이 있었다.
그들의 예견대로 이제 중국은 자신들의 주장처럼 세계의 중심이 되었다.

                


얼마 전 아파트단지에 재활용 쓰레기를 수거해가지 않아 대란이 일어났고 아직 현재진행형이고
영국에서도 재활용쓰레기가 골치덩이가 되었다는 보도가 있었다.
이모든 난리의 중심은 바로 중국이었다. 그동안 세계 곳곳의 재활용쓰레기를 사들여 이용했던
중국이 이제 쓰레기 수입을 중단한다는 발표이후 전세계의 재활용쓰레기가 갈 곳이 없게 되었다.
과거에는 볼 수 없었던 미세먼지로 인해 온 국민이 건강걱정에 시달리는 요즘 역시 중국의 산업화가
그 원인이라고 알려져 있다. 가장 가까운 우리나라가 가장 민감하게 영향을 받는 것은 어쩌면 당연하다.

                


그런 점에서 중국의 고전 '손자병법'에서 전해지는 '지피지기 백전불패'처럼 거대한 나라
중국을 알기 위해서는 바로 이런 책들이 필요하다.
중국어도 할 줄 모르는 저자가 처음 배낭여행을 통해 중국을 여행하고 결국 중국에 정착하면서
느꼈던 알몸같은 중국을 제대로 볼 수 있는 상식서이다.
그동안 막연하게 거부감이 있었던 것도 사실이고 얼마전 사드기지때문에 벌어진 혐한사태로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낼 수 밖에 없는 이웃이지만 그렇다고 안보고 살수 있는 사이도 아니니
이제부터라도 제대로 알고 제대로 대처하는 것이 최선이라고 본다.
일단 중국의 역사로부터 시작하여 새로운 IT강국으로 진화하는 과정까지 꼼꼼하게 기술되어있다.

                

과거 중국의 역사를 공부할 때 가장 인상깊었던 것이 '춘추전국시대'였는데 지금도 어찌보면
중국대륙은 당시와 닮은 점이 있다고 여겨진다. 지도에도 보듯 거대한 중국대륙속에는 수많은
민족들이 얽혀살고 있고 심지어 같은 언어권에도 소통이 되지 않는 지역들이 많을 지경이란다.
땅덩어리가 그만큼 넓다는 의미이기도 하고 신장자치구처럼 위압에 따른 합체의 여파가 여러곳에
산재한다는 뜻이다. 하긴 나부터도 수많은 자원이 숨겨진 보물의 땅들을 결코 포기하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민족분쟁이나 인권사각지역이 늘어날 수록 중국역시 언젠가 터질 지 모르는 폭탄을 품안에
안고 사는 불안감을 떨치지 못할 것이다.

                


흔히 '만만디'라고 일컫는 느린 태도의 중국인들을이 사실은 혹시라도 전가될 책임에
대한 회피로 인해 느껴지는 오해라고 말하는 저자의 심정을 이해하게 된다.
그동안 공산정부가 국가를 이끌어오면서 무자비한 권력의 힘에 굴복당하면서 살아온
국민들이 혹시라도 닥칠 위험으로부터 자신을 보호하는 삶이 자연스러워졌고 지금까지도
이어져 중국과 교류하는 이방인들에게 당혹감을 안겨준다는 것이다.
거기에다 그 넓은 땅덩어리에 흩어져 사는 민족의 성격마저 다 달라서 대처하기가 쉽지 않단다.
저자는 위트있게 '바람피는 남편을 대하는 여자의 태도'를 지역별로 유머스럽게 그렸는데
역시 베이징여자는 남편을 내쫓고 재산을 차지하고 이재에 밝다고 알려진 상하이 여자는
남편을 다시 품으로 돌아오게 만든 후 그 과정을 저서로 내서 돈을 번다고 해서 한참을 웃었다.
짧은 유머지만 지역의 특성을 가장 재미있게 그려서 이해하기가 너무 쉬웠다.

                


과거에 해외여행을 하다보면 가장 많이 몰려다니는 여행객들이 일본인 이었는데 요즘은
중국인들이다. 얼마나 시끄러운지 해외토픽에도 자주 등장할 정도이다.
그런 중국인들이 왜 화재가 자주 나는데도 폭줄을 떠뜨리는지도 알게 되었다.
전설속의 악귀를 소리를 쫓는 풍습때문이라는데 몇 년전 폭죽공장의 폭발이나 폭죽으로 인한
화재도 문제지만 미세먼지확산에도 일조하는 이런 풍습은 없어졌으면 좋겠다.

'건배'를 외치는 술자리에서의 문화라든가 대충 두루뭉실하게 맺어진 계약때문에 낭패를 보는
경우가 많으니 주의를 할 것이라는 등 중국과 교류하려면 꼭 필요한 상식들이 제대로 들어있다.
삼성을 따라잡는 수많은 기업들이 등장하고 있고 이제 우리집안에도 중국가전들이 들어오고 있다.
거대한 용이 된 중국을 멀뚱하게 바라보고만 있을 것인가.
잡혀먹지 않으려면 제대로 성을 쌓고 대적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 꼭 필요한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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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병주 교수의 조선 산책
신병주 지음 / 매일경제신문사 / 2018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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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책을 만날 때마다 나는 가슴이 설렌다.
많은 사람들이 역사는 어렵다고들 하는데 쉽지 않은 학문으로 생각하면 어려운 공부이기도
하겠지만 내가 가보지 못한 시간들을 즐겁게 산책한다는 기분으로 역사를 들여다보면
타임머신을 타고 떠나는 여행이 아니겠는가.
특히 우리나라 역사는 일제강점기를 거치면서 햑자들간에 견해차가 많았고 이후 교육자들간에
해석이 달라 말이 많았던 학문이기도 하다.
내가 학교에 다니던 때에 역사공부는 중요한 과목이었으나 대학입시의 중요과목에 포함되지
못하고 아웃사이더같이 밀려있다가 최근 다시 중요성이 부각되는 것 같아 다행스럽다.
이런 분위기에 적극적으로 미디어에 역사를 새롭게 조명하는 프로그램들이 등장했었고
그동안 어렵다고 여겼던 역사를 재미있게 풀어준 학자들의 노력이 있었다.
그 일선에 바로 이 책의 저자 신병주 교수가 있다.
'역사 저널 그날' 은 참 재미도 있고 공영방송으로서의 역할이 무엇인지를 보여주는 증거가
되기도 했다. 역사를 얘기하면서 늘 웃음이 끊이지 않을 수 있었던 것은 패널들의 힘이 아니었을까.
그래서 이 책을 본 순간 저자이름을 보고 망설임 없이 선택할 수가 있었다.

                


유구한 역사중에 '조선'을 산책하면서 느낀 점은 작지만 큰 나라, 그리고 어느나라에도
결국은 종속되지 않게 버티는 저력이 있는 강한 나라였다는 것이었다.
태조의 건국이후 왕자들의 난으로 정통적인 승계가 이루어지지 못했고 '군'이라는 이름으로
진정한 왕으로 대접받지 못한 왕이 있기도 했지만 결국은 거대한 중국과 간교한 일본에
흡수되지 않게 버틴 강인한 왕국이었다.

                


조선의 왕 27명 중에 가장 존경하는 왕을 꼽으라면 단연 세종과 정조이다.
지금 우리가 IT강국으로 큰소리를 치고 살 수 있었던 것도 세종의 덕이고 당쟁으로 인해
피폐한 나라를 잠시나마 번영의 꽃을 피웠던 왕이 정조였다.
그 두 왕이 재위했던 시절 이루어낸 수많은 업적들이 결국 후손에게 찬란한 자산이 되었다.
이런 민족의 저력을 지니고 있는 나라에서 태어난 것을 행복하게 생각한다.
열정적이고 치밀했다고 전해지는 정조가 서화에도 능했다는 사실은 처음 알았다.
그림을 볼 줄 모르는 아마추어의 눈에도 제법 잘 그린 그림을 알 수 있었다.

                


조선의 시간들을 살다간 위인들이 어디 한 둘이랴마는 왕의 권력이나 부를 누리지 못하는
삶을 살았으면서도 거대한 업적을 남긴 인물들 덕에 지금의 대한민국을 이루었다고 믿는다.
장영실이 천민출신의 과학자라고 알고 있었지만 그 아버지가 원나라에서 귀화한 사람임을
처음 알았다. 김정호의 대동여지도역시 한폭의 지도화가 아니라 절첩식의 거대한 지도임도
알게된다. 조선이 중국에 비해 모든 것이 늦었지만 수많은 과학자와 수학자가 있었다는 사실도
놀랍다.

                


조선의 왕들중 어진이 전해지는 것이 몇 점 되지 않아 너무 아쉽다. 한국전쟁당시 화재로
소실되었다는데 유네스코 문화유산으로 지정될 만큼 대단한 '조선왕조실록'에 이어
대단한 유산이 될 뻔했기 때문이다.
글로 전해지는 역대 왕들의 삶도 어진이 있었다면 더 리얼하게 다가오지 않았을까.
정조의 할아버지이면서 조선 최장수 왕인 영조의 성격이 그래도 전해지는 어진을
보니 그 믿음이  더욱 확고해진다. 엄청 깐깐한 노인네가 분명했을 것이다.

저자의 말처럼 기록이라는 것의 위대함을 다시 느끼게 된다.
역대 사라져간 수많은 나라들의 대부분이 문자가 없었고 시대에 대한 기록 역시 존재하지
않았다. 또한 문자가 있다고 해서 조선만큼 치밀한게 역사를 기록한 왕조도 거의 없다고 한다.
어쩌면 우리가 어디에도 흡수되지 않고 이렇게 번영된 시간에 남을 수 있었던 것은 그런
힘이 기반이 되었던 것이라고 확신한다.
지금의 이 시간도 언젠가 역사가 되고 이 글을 쓰는 바로 지금 판문점에서는 역사적인
남북정상회담이 진행되고 있다. 우리는 과연 어떤 역사를 후손에게 물려줄 수 있는지
깊은 성찰이 필요한 시간이다.
긴 시간을 함축시켜 행복한 산책을 즐기게 해준 저자에게 감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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