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대한 지구를 돌려라
칼럼 매캔 지음, 박찬원 옮김 / 뿔(웅진) / 201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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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지구는 돈다'라고 갈릴레오 갈릴레이가 말했다고 했던가.

911테러로 뉴욕의 쌍동이 빌딩 무역센터가 사라진지 10여년이 되었다.

수많은 사람들이 사라지고 전세계적인 충격과 아픔을 느낀 사건이었지만

지구는 늘 그래왔듯이 무심하게 커다한 몸뚱이를 돌리고..그렇게 시간들은 지나왔다.

어느날 세계무역센터를 줄로 연결하고 지팡이하나를 의지한 채 줄을 건너는 남자가 있었다.

 



 

이 소설에서 유일하게 실제한 사건이기도 한 이 광경을 보고 이 사건의 주인공인

필리프 프리의 이야기가 전개될 것으로 생각했던 나는 엉뚱하게 그사건이 일어나던 시간에

뉴욕에 있었던 사람들의 이야기가 씨줄과 날줄처럼 짜여져 전개되리라는 것을 전혀 몰랐었다.

이사건을 맡았던 판사가족과 노예자손인 한 여자의 아픔이 동병상련의 마음으로 전해지고,

멀리 아일랜드에서 건너온 순결한 성직자의 뉴욕정착기와 그의 가족들의 이야기에..

뉴욕의 뒷골목에서 처절하게 살아가는 창녀들의 이야기가 마치 퍼즐조각을 맞추는 것 같다.

평범한 우리는 용감하다 못해 정신나간 한사람의 퍼포먼스를 보면서 오로지 그사건에만 집중했을 것이다.

그런면에서 저자는 작가로서의 탁월한 작품세계를 펼쳐보여주고 있다.

단지 그장면을 목격했던 수많은 사람들의 에피소드가 아닌 그때 뉴욕을 살았던 사람들의 어둡고 상처받은

내밀한 이야기들을 떠올렸다는 것 자체가 바로 그런한 증거가 아닌가 싶다.

그곳에 있었던 사람들도 더듬어 올라가면 지구의 어느곳에서 시작된 생명의 역사가 있었고

운명이었든 선택이었든 그시간 그곳을 스쳤던 바람을 함께했었다.

저마다 한때는 행복했었고 한때는 불행했었던 흔적들을 감춘채..

사실 서로가 서로에게 어떤 영향을 미칠지 그들도 모른 채 말이다.

이세상 만물이 모두 그러하지 않은가. 지금 이순간 스치는 바람한점, 비한줄기도 내삶의 한흔적이

될수 있는것...하물며 인간의 삶속에 같은 시간을 살고 있는 인연이라는 것은 서로에게 큰 흔적으로 남을 수

있음을 여실히 보여주는 작품이다.

무심코 지나간 저 사람이 사실 내 운명의 한조각일 수도 있음을 다시한번 되돌아 보게 된다.

비록 시작은 미약하였으나...나중은 창대함을...창녀의 손녀였지만 지나간 시간을 더듬어 아픔의 장소로

되돌아온 재슬린을 통해 보여주었다. 조상의 시간이 어떠했든 지금의 시간은 내가 만들어 나갈수 있음을,

그래서 희망은 항상 인간을 더 나은곳으로 이끌어준다는..믿음을..보여주었다.

'노호하는 바다를 향하여..나는 가노라'

아마 이 메시지가 저자가 우리에게 보내는 희망일것이다.

아무리 아파도 극복할 수 없을 것 같았던 시간들도..지구가 무심히 돌듯..그렇게 흘러감을..그래서 우리는

멈추지 않고 앞으로 나가야 함을 전하고 싶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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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을 읽는 기술 - 상대의 겉과 속을 꿰뚫어보는
이태혁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1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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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길 물속은 알아도 한길 사람속은 모른다'는 말처럼 우리는 상대의 마음을 읽기가 무척 어렵다.

'지피지기면 백전백승이다'라는 말도 있다. 나를 알고 상대를 알면 반드시 이긴다는 말인데..

하긴 삼국지에 나오는 영웅호걸들의 머리싸움을 보면 힘이 있어도 지략이 모자라면 패하는 것이요,

거대한 땅덩어리의 분할이 모두 이 지략에서 나온것임을 알 수 있다.

지략이란 바로 상대를 안다는 뜻이 아니겠는가. 물론 홈그라운드의 잇점이라는 환경도 무시못할

조건이긴 하지만 상대를 꿰뚫는 눈을 가진 사람이 당연히 이길 수 있을것임을 안다.

하지만 말이 쉽지..쪽집게 점쟁이가 아닌 이상..평범한 우리로서야 무슨 수로 상대를 읽을 것인가.

 



 

언젠가 SBS-TV 스타킹에 나오는 저자를 본적이 있었다.

상대가 가진 패를 알아맞추는 장면을 보고..아 프로포커로구나..하는 생각뿐이었다.

남들이 직장에 다니고열심히 일하는 동안 아마 그는 포커를 연구하고 그일로 먹고 사는 모양이구나.

했었다. 하지만 이친구...단지 프로포커만이 아니다.

물론 인생을 게임을 놓고 보면 우리 모두는 게이머가 맞다. 그런면에서 저자는 단순히 카드게임을

즐기는 사람이 아닌 인생 그자체를 즐기며 주물럭 거리는 프로게이머인 것이다.

도대체 어디에서 이런 공부를 할 수 있는 것일까? 대학에 과목이 있나?

아직 인생의 연륜이 묻어난다고 하기에는 젊은 사람이건만 이런 비법들은 어디서 전수받은 것일까?

읽는 내내 이런 의문이 떠나지 않는다.

 



 

흔히 마술에서도 나오는 장면이니...상대방이 쥐고 있는 패를 맞추는 정도는 기본이라고 생각하더라도..

포커페이스를 하고 블러핑을 하고 베팅을 하는 모든 일들에 프로인 것은 물론 그과정을 지켜보고있노라니..

인생의 축소판이 바로 이 포커게임과 같지 않은가.

집바깓에만 나가면 온통 적뿐인 살벌한 세상에서 뒤쳐지지 않고 살아남는 방법들이 낱낱이 소개되어 있다.

상대방의 말이 거짓인지 표정하나 몸짓하나만으로 잡아내고 고정관념을 깨뜨리는 비법들이 리얼하게

그려져있다. 상대를 읽기전에 우선 상대에게 읽히지 않는 비법부터 무장해야 할 판이다.

멘사회원들도 풀지못했다는 '패턴 인식'테스트를 통과하는 것은 감히 꿈꿀수도 없거니와

그저 이비법책으로나마 미욱한 인생을 한번 바꿔볼까 꿈이라도 꿔본다면 욕심이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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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세식 똥, 재래식 똥 - 반짝이는 유년의 강가에서
윤중목 지음 / 미다스북스 / 201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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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언제 건너왔는지 기억도 아련했던 유년의 강가에 다시 섰다.

저자의 말대로 살아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건넜을 그 강가앞에 다시 서니 잊혀졌던 시간들과

친구들과 사물들이 나를 기다리고 있었다.

 

 저자의 프로필을 찾아보니 나와 같은 시간대에 유년의 강을 건넌 사람이었다.

그래서일까. 그가 건넜던 강가의 사물들과 인물들이 모두 친숙하기만 하다.

'황금박쥐'의 노랫소리가 지금도 귓가에 울리는 것만 같은 환상에 취해 흥얼거리며 따라부르다

보니 신통하게 가사하나를 잊어 버리지 않았음에 스스로 놀랍기만 하다.

핵무기만 빼고는 다 만들수 있다는 세운상가를 지나 헌책방이 즐비한 청계천을 걸었던 기억도

양갱과 사이다를 챙겨두고 가슴떨리던 소풍전날의 모습도 영판 나와 같은 모습이었다.

 



 

비장의 각오로 가출을 결행하여 걸어서 도착했다던 용산역앞은 바로 내가 다니던 여학교앞이었고

박포장기로 날릴뻔했다던 학원비의 종착역 종로2가의 YMCA앞에서 혹시 그와 한번쯤 마주쳤던 것은 아니었을까.

맞아야 할 이유가 아흔아홉가지였다던 그시절 체벌의 모습도 어찌나 비슷한지..

마대자루로 엉덩이를 맞던 친구들을 보면서 맞는 아이보다 더 공포스러워 눈물을 머금었던 기억이며

마당 끄트머리에 있었던 변소에서 퍼지던 향긋한(?) 냄새까지도 고스란히 맡아지는 것 같다.

 

이 이야기를 보고 있자니 한남동에 처음 세워졌던 현대식 마트 한남체인오픈식에 구경같던 일이 떠오른다.

변소가 아닌 화장실을 처음 들어가본 내가 사용법을 몰라 좌식 변기위에 올라타고 앉아 재래식변소체위로

일을 봤던 기억이...그 황당함이 지금도 또렷한데..어느새 우리는 그 유년의 강을 건너 흰머리가 희끗해진

나이가 되었다. 어느 날 문득 달고나의 명성이 살아난다는 뉴스를 보고 인터넷으로 사들여 놓고 가슴이

설렜던 일도 있었고 어느식당에 가면 알루미늄도시락에 계란을 덮은 도시락을 서비스해준다는 소리에

동창들을 불러모아 우르르 달려갔던 일들...이제 우리는 추억한자락에도 눈시울이 뜨거워지는 나이가 되었다.

모든 것이 변해도 유년의 강 저쪽의 기억만큼은 나이가 들수록 또렷해지고 이제는 다시 건널수 없는 강이지만

이렇게 그시절을 같이한 동무들의 글을 보면서 아쉬운 마음을 달래본다.

가난하고 보잘것 없을것 같아 다시는 뒤돌아보지 않을 것만 같았던 시간들.

어두운 밤 촛불을 밝히고 덜덜떨며 갔던 변소도 사라지고 버튼하나면 흔적도 없이 사라지는 수세식 인생이

되어버린 지금 배고플일도 없건만....왜 자꾸 헛헛하고 공허한 것인가.

오늘....실컷 웃고 그리워하며 읽었던 이 책으로 하여 먼길 떠나기전 해주셨던 엄마의 따뜻한 밥한공기처럼

든든하기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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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티에게 물어봐
서은영 지음 / 시공사 / 201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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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 서은영을 검색해보니 프로필이 장난이 아니다.

CEO에  TV진행자에 컨설턴트와 패션스타일리스트까지..아마 그녀가 마음만 먹는다면

도전못할 직업이 없을 것 같다.

 



 

나이도 만만치 않건만 그녀가 살고 있는 나이는 아직 싱싱한 20대이다.

물론 남의 말에 귀기울이고 마음을 톡톡 다독여줄때는 영락없이 10대부터

40대를 아우르는 치마폭넓은 아줌마의 마음이기도 하다.

스스로 철학자도 심리학자도 아니라면서 정작 그들보다 더 철학자이고 심리를 꿰뚫어보는

심미안의 소유자이기도 하다. 흠...타고난 능력일까 아니면 노력한 결과일까.

아마 둘다가 아닐까 싶다. 모모처럼 귀를 기울여 남의 말을 듣고 보듬어주는 능력이야

공부한다고 되는 일만은 아닐테니까.

그녀에게 문을 두드리는 연령을 보니 참으로 놀랍기만 하다.

살다보면 가슴 답답한 일이 한두가지이겠는가.

어디 속시원하게 말할곳이라도 있다면 가슴이 뻥 뚫릴것도 같은데..

 



 

어찌보면 시시한 고민일지도 모르지만 당사자는 제일 힘든 문제일지도 모른다.

그럴때..내눈을 바라보며 고개에 턱을 괴고 들어줄 준비가 다된 친구가 곁에 있다면..

천군만마를 얻은듯...힘이 불끈 솟을 것만 같다.

진로문제부터 연애, 자신없는 외모에..옷입고 화장하는 법까지..질문이 다양하기도 하다.

이런 다방면에 대한 지식이 없다면 어디 카운셀러라고 하겠는가.

그러나 그녀는..다방면에 도사가 분명해 보인다.

사치스러운 물건만 권하는 것도 아니다 정작 그녀는 2만5천원짜리 쇼츠도 즐겨입는다지 않은가.

물론 그녀가 훤칠한 미인인데다 감각도 뛰어나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좀더 효율적인 방법들을

꿰뚫는 비법들이 많기 때문일 것이다.

 



 

그렇다고 꾸미는 것에만 통달한 것은 아니다. 빠뜨리지 말고 읽어야 책이며 여행지까지..

어딘가에서 슬쩍 도움을 받은것은 아닐까? 혹시 그렇다해도 카운셀러로서 그런 열정은

덕목이지 흉은 아닐것이다. 똑 부러지면서도 마음까지 어루만지는 솜씨가 보통이 아니다.

배낭여행에서 만난 남자, 과연 연인이 될 수 있을까요? 하는 질문에는 자신도 그런 경험이

있었지만 한여름밤의 꿈이었다고 고백하는 장면에서는 그녀의 솔직함이 너무 아름답다.

아마 꾸미지 않고 솔직하고 발랄하고 톡톡튀는 그녀의 카운셀링이 모두를 열광하게 만드는

원동력이 아닐까?

엄마도, 언니도, 친구도 해줄수 없는 이런 조언들이 상처뿐인 마음들을 어루만지고 치유해

줄것임을 믿게된다. 이렇게 공덕이 많으니 복받을 일만 남은 그녀! 한마디 묻고 싶다.

베티! 당신의 고민은 뭐에요? 어디에다 하소연 하시는거죠? 카운셀러의 카운셀러는 누군지 궁금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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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메 할머니 꽃보다 아름다운 우리
오채 지음, 김유대 그림 / 주니어RHK(주니어랜덤) / 201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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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에서 피난오신 부모님은 고향에 할아버지 할머니를 두고 오실 수 밖에 없었다.

명절이 되어도 우리집은 신날일이 없었다. 친척조차 거의 없는 쓸쓸한 명절은

오히려 아버지의 외로움만 짙어져 어린 마음에도 할머니가 계셨으면 하는 마음이 간절했었다.

바쁘고 무서운 부모님보다 따뜻한 마음을 가지고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때문이 아니었을까.

자식보다 손주가 예쁘다는 말이 있는 것을 보면 분명 할머니가 계셨다면 우리 형제들은 귀여움을

많이 받고 자랐을것이다. 마치 오메할머니의 손녀딸 은지처럼 말이다.

 



 

어른들의 삶은 늘 고단하다. 가뜩이나 불황이 계속되는 바람에 먹고 사는 일이 힘에 겨워

부모를 보살피고 자식을 기르는 일이 맘처럼 되지 않는다.

어렵게 길러주신 부모님께 효도도 하고 싶고 귀여운 아이들에게도 맘껏 베풀어주고 싶지만

현실은 그렇지 못하다.

공장을 운영하는 자식과 깨물어도 아프지 않을것 같은 손주가 있는 서울에 온 오메할머니는

자식들이 사는 도시를 주욱 둘러보다가 마지막에 은지가 살고 있는 집에 오신 것이다.

하지만 은지엄마는 시어머니의 등장이 탐탁지 않다. 살기도 어려운데 어머님까지 신경써서

보살펴야 할 일이 부담스럽기 때문이다.

 



 

얼마전 중풍으로 쓰러졌던 오메할머니는 오지랖도 넓기만 하다.

시장에서 억척스럽게 돈을 모은 반지할머니와 소식이 끊긴 아들대신 손주를 기르면서 빡스를

모으며 살아가고 있는 빡스할머니의 일에도 자기일처럼 팔을 걷어부치고 도움을 주려한다.

시골땅을 처분한 돈은 마지막까지 자식에게 줄수가 없다. 당신 삶의 증거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수금이 안되고 삶이 고달픈 자식내외에게는 그런 할머니의 행동이 욕심으로만 보일 뿐이다.

은지의 생일날 미역국을 끓여주시고 어릴적 가지고 놀던 닷짜꾸리도 만들어 주시는 할머니를

가난한 탓에 학교도 갈수 없었지만 늘그막에 한글도 배울만큼 멋있는 할머니이시다.

 



 

사람나이로 치면 환갑인 개 '봉지'는 할머니와 절친이 된다.

이제 서로 시간이 많지 않음을 알기 때문이었을까.

인정많고 도리가 밝은 오메할머니는 반지할머니에게도 빡스할머니에게도

'봉지'와 은지에게도 소중한 사람이었음을 알게된다.

하지만...이제 시간이 많지 않다. 시간은 우리를 기다려 주지 않는다.

언젠가 돈을 벌어 효도하겠다는 맘이 얼마나 어리석은 일인지...오메할머니를

보면서 다시한번 느끼게 되었다.

주어도 주어도 더 주고 싶은것이 부모의 마음이라더니...오메할머니...

학교에 가지 못했어도 많이 가진것이 없어도 인생이 얼마나 찬란하게 아름다운것인지

깨닫게 해준 감동적인 책이다. 지금 저 바깓 공원에 나서면 오메 할머니가 계실것만 같다.

 

'산다는 건 긴 시간이 아니여. 후회없이 거시기 하게 살랑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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