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임라인 경제교실 - 세계사로 읽는 재미있는 경제 이야기
태지원 지음 / 동녘 / 202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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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사 속 굵직한 경제 이슈를 통해 배우는 쉽고 재미있는 경제 이야기!

현명한 경제 활동과 소비문화에 관심을 기울이는 의식과 태도를 기르는 데 도움이 되는 책!

 

 

 

 

  실화일까한 장의 사진 앞에서 나는 두 눈을 의심하지 않을 수 없었다베를린에 살고 있는 한 여성이 집을 따뜻하게 하려고 잔뜩 쌓아둔 마르크화를 태우고 있는 모습이었다때는 1920년대 초반독일의 아이들은 넘쳐나는 지폐더미로 블록 쌓기 놀이를 하고거리에서는 손수레에 돈다발을 한가득 싣고 시장으로 가는 사람들을 종종 볼 수 있었다고 한다이 무렵 독일에서는 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일까저 많은 돈은 다 어디서 난 것일까?

 

 

 

흥미로운 세계사 속 타임라인을 따라가며 익히는 경제 인문학

 

 

 

  『타임라인 경제교실에 따르면, 1921년 5월 1일은 독일에서 하이퍼인플레이션(물가가 단기간에 엄청나게 치솟는 현상)이 시작된 날이었다고 한다당시 독일은 제1차 세계대전으로 막대한 전쟁비용을 치른 데다 1320억 마르크라는 어마어마한 전쟁 배상금까지 물어야했던 터라 최악의 경제 상태에 빠져 있었다다급해진 독일 정부는 연일 화폐를 찍어내 이를 수습하려 했지만정부가 너무 많은 돈을 찍어낸 탓에 돈이 휴지 조각보다 더 흔해지게 되면서 돈의 가치가 바닥으로 떨어지는 일이 빚어졌다돈을 바구니에 가득 싣고 가봤자 빵 한 조각조차 사기 어려웠을 만큼 물가가 치솟았다고 하니장작은커녕 석탄조차 살 수 없는 돈으로 불쏘시개로라도 써야 했던 당시 독일인들의 참담한 심경이 담긴 사진이라 할 수 있겠다.

 

 

 


 

 

 

 

  이처럼 독일의 하이퍼인플레이션 사태는 통화정책 실패와 경제 불안정이 국민들을 더 큰 고통에 빠뜨릴 수 있다는 사실을 알려주는 대표적인 사례라 할 수 있다또 이러한 독일의 경제 상황은 히틀러라는 독재자를 탄생시키는 결정적인 배경이 되었다그런 의미에서 보면 경제는 내 삶뿐만 아니라 사회와 문화기업과 나라세계사의 흐름과 운명까지 판가름할 수 있는 중요한 척도로써어린이와 청소년들도 일찍이 경제 개념과 맥락을 이해하는 일은 매우 중요하다.

 

 

 




 

 

 

 

카메라 필름의 제왕 코닥은 왜 무너졌을까?

튤립 가격이 집 한 채 값에 맞먹었다고요?

그림 파일 보증서가 780억이라고요?

차고에서 시작한 회사가 세계 최대 포털이 된 사연은?

 

 

 

   『타임라인 경제교실은 역사의 흐름을 바꾼 결정적 장면들 속에 숨겨진 경제 이슈를 통해 세계사의 흐름은 물론세계 경제와 내 삶이 어떻게 연결되어 있는지를 알려주는 경제 교양서다얼마 전일본의 한 경제지가 한국의 경제성장이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고 전망한 가운데거듭되는 기술 발전과 미국이 주도하던 경제 흐름마저 서서히 바뀌어가고 있는 지금미래 세대인 청소년들에게 이 책은 좀 더 특별할 듯하다. 2020년대에 들어 자원 무기화 경향이 극심해지고기후위기로 환경문제와 식량자급난도 예상되는 만큼보다 현명한 경제 활동과 소비문화에 관심을 기울이는 의식과 태도를 기르는 데에도 도움이 될 것이다.

 

 

 

식량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라도 기후위기에 대처하는 노력이 필요한 시기가 다가오고 있습니다개발도상국의 가장 가난하고 배고픈 이들이 먼저 피해를 입겠지만결과적으로는 모든 나라가 식량 부족이라는 어려움을 겪을 가능성이 높습니다특히 우리나라처럼 농업이 쇠퇴하면서 식량자급률이 떨어지는 국가는 더 심각한 상황을 맞을 수 있습니다국내 농업을 보호하고 식량자급률을 높이는 데 힘써야 할 이유입니다. / 73p

 

 

여러 사람이 공유하는 자원의 경우한 사람이 이를 사용하면 다른 사람이 사용할 수 없기 때문에 사람들은 남들보다 더 먼저더 많은 양의 자원을 사용하려 듭니다개인이 저마다 자기 이익만 생각해 욕심을 부리는 결과공동체에게 이익을 줄 수 있는 자원이 빨리 사라지는 현상이 일어납니다경제학에서는 이를 공유지의 비극(공유자원의 비극)’이라고 합니다. / 98p

 

 

국가 간 무역마찰이나 정치적 충돌 외에 다양한 이유로 불매운동이 일어나고이 불매운동의 영향으로 사회적 변화가 나타나기도 합니다. 2022우리나라의 한 제빵 기업에서 노동자가 산업재해로 사망했는데 그 기업에서 제대로 조치하지 않자 불매운동이 일어난 것도 그 예입니다.

일본 제품 불매운동은 선택적 불매운동이냐는 비판도 있었지만 한국인들의 소비 습관에 영향을 끼쳤습니다소비도 사회적 운동이 될 수 있다는 것은 흥미로운 사실입니다소비라는 행위가 기업이나 이웃 국가의 부당한 행위에 항의하는 방법이 될 수 있으며 사회적으로 영향력을 끼치는 사회운동이 될 수 있다는 점을 알려줍니다. / 207p

 

 

 



 

 

 

 

  흥미롭고 굵직한 세계 경제 이슈를 읽다보면 어느 새 경제가 쉽고 재미있구나하는 것을 느낄 수 있다. ‘경제재와 자유재’, ‘공유지의 비극과 리디노미네이션’, ‘러다이트 운동과 스태그플레이션’ 등 청소년들이 이해하기 어려운 경제 개념을 쉽게 설명해준다는 점 역시 이 책의 큰 장점이다뿐만 아니라 모의찬반토론을 통해 현재 가장 주목받는 경제 이슈와 문제를 함께 고민해볼 수 있다청소년들에게 권할 만한 첫 경제교양서를 찾으시는 분들에게 이 책을 추천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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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65 과학의 신비 2024 - 하루 한 장 퀴즈로 만나는 과학 일력
내셔널지오그래픽 키즈 지음, 조은 옮김 / 비룡소 / 202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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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아이들의 365일 일상이 과학으로 보다 더 풍성해지다!

내 아이의 책상에 꼭꼭 챙겨두고 싶은 1등 아이템을 찾으시는 분들에게!

 

 

 

 

내 아이의 하루가 다채로워지는 내셔널지오그래픽의 과학 퀴즈 일력

 

 

  연말연시를 맞아 다양한 캘린더 상품과 일력들이 눈에 띈다그 중 두 아이의 엄마인 나의 마음을 확 사로잡은 것이 있었으니바로 어린이 전문 출판사 비룡소와 내셔널지오그래픽 키즈가 엄선한 <365 과학의 신비 2024: 하루 한 장 퀴즈로 만나는 과학 일력>이다.

 

 

 

  하루에 한 장씩! ‘생물자연우주기술장소’ 등 일반 과학 상식초등 교과서를 망라한 재미있는 퀴즈와 고화질의 생생한 사진까지 함께 즐길 수 있는 아주 특별한 일력이다소중한 내 아이에게 선물하고 싶거나아이의 책상에 꼭꼭 챙겨두고 싶은 1등 아이템을 찾으시는 분들이라면 꼭 주목해보시길 바란다.

 

 

 




 

 

 

책상에서 매일매일 대자연의 신비를 마주하는 즐거움

 

 

  우리나라에서 가장 먼저 해가 뜨는 곳은 어디일까?

  바로 울산광역시에 있는 간절곶이라고 한다인근 지역에 살고 있는 만큼 이런 지식을 알고 간절곶을 찾는다면새해를 맞이하는 기쁨이 남다르지 않을까이렇듯 내셔널지오그래픽 키즈는 1월 1멋진 일출 사진과 함께 한 해의 시작을 연다.

 

 

 

배고플 때 꼬르륵’ 소리는 어디에서 날까요?

태양은 전체 태양계의 질량 가운데 몇 퍼센트를 차지할까요?

소리는 어떤 물질 속에서 더 빨리 전달될까요?

병원에서 몸속의 뼈 등을 촬영할 때 쓰는 엑스선의 엑스(X)’는 무슨 뜻일까요?

 

 

 

  매일 한 장씩 넘기기만 해도 과학 지식이 쌓이는 경험을 할 수 있다아이와 매일매일 지적 호기심과 흥미를 이끄는 오늘의 퀴즈로 하루를 열어보는 것은 어떨까?

 

 

 

  여기에 생김새와 이름마저도 신비로운 코거북복번개가 짜르르 내리치는 순간세계에서 가장 거대한 바위 울루루춤추는 귀여운 푸른발부비새세계에서 가장 넓은 사하라사막의 신비로운 풍경까지!

 

 

 

  책상에서 매일매일 대자연의 신비를 마주하는 즐거움이야말로 <365 과학의 신비 2024: 하루 한 장 퀴즈로 만나는 과학 일력>에서만 느낄 수 있는 아주 특별한 매력일 듯하다여기에 부록인 풀이집을 통해 더 알찬 과학 지식까지 얻을 수 있으니 여러모로 유용하다.

 

 

 





 

 

 

 

  1일 1과학의 힘을 기르는 것은 나를 둘러싼 세상이 이토록 다채롭다는 것을 감각하는 일이다하루에 한 장씩자연스럽게 과학 상식을 배우고 고퀄리티의 화보를 통해 넓은 세상을 상상하다보면 우리 아이들의 일상이 보다 더 풍성해지지 않을까아이가 매일 찾고보고 싶은 일력을 찾으시는 분들에게 <365 과학의 신비 2024: 하루 한 장 퀴즈로 만나는 과학 일력>을 추천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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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로마 신화 12 : 오이디푸스 안티고네 에피고오니 - 정재승 추천, 뇌과학을 중심으로 인간을 이해하는 12가지 키워드로 신화읽기 그리스·로마 신화 12
메네라오스 스테파니데스 지음, 정재승 추천 / 파랑새 / 202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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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구한 운명을 넘어서 스스로 일어서는 자들의 이야기!

인간의 끝없는 욕망과 어리석음 앞에서 우리는 어떤 분별력이 있는 태도로 이겨낼 것인가!

 

 

 

  마르지 않는 지혜의 샘이자 인간이 만든 가장 위대한 인문학적 산물로 손꼽히는 그리스·로마 신화’. 세대와 시대를 불문하고 인간과 세상을 이해하는 열쇠로써신화는 아무리 거듭 읽고 또 읽어도 부족함이 없다그 중 총 12편으로 제작된 파랑새 출판사의 그리스·로마 신화』 시리즈는 유럽 최고 권위의 어린이 문학상인 피에르 파올로 베르제리오상을 수상한 데다뇌과학자 정재승 교수가 인간을 이해하는 뇌과학의 12가지 인지적 키워드를 통해 추천하고 제안하는 책이다무엇보다 신화 속 인물들의 사실감 넘치는 감정과 대사를 통해 한 편의 드라마처럼마치 무대 위를 바라보는 듯한 생생한 감동을 전하는 이 책은 이제껏 읽었던 신화와는 또 다른 차원의 새로운 신화 읽기를 가능케 한다는 점에서 무척 특별하다.

 

 

 

인간을 이해하는 12가지 키워드독립

 

 

  『그리스·로마 신화』 시리즈의 마지막인 열두 번째 책의 주제는 독립이다. ‘신화는 결국 모험을 통해 성장하고 독립하는 이야기라던 정재승 교수의 글처럼그리스인들에게 가장 인기 있었던 비극의 주인공 오이디푸스를 통해 시련과 정해진 운명에 맞서 자기 의지를 실현하는 일의 소중함과 가치를 전하고자 한다.

 

 

 

  이야기는 태어나서는 안 되는 오이디푸스의 불행한 운명으로부터 시작된다. “만약 네가 아들을 낳게 되면 너는 바로 네 아들의 손에 죽게 될 것이다!” 오이디푸스의 아버지인 라이오스에게 내려진 끔찍한 저주로 인해 오이디푸스는 태어나자마자 산기슭에 버려진다마침 양치기가 기지를 발휘해 아이가 없던 코린토스의 폴리보스 왕에게 오이디푸스를 데려가고살아남은 오이디푸스는 코린토스의 궁궐에서 성장한다그러나 오이디푸스는 훗날 자신이 폴리보스 왕의 친자식이 아니라는 것과 함께 네 아버지를 죽이고 왕좌를 차지할 것이고너를 낳아 준 어머니와 결혼할 것이다그리고 그녀와의 사이에서 신들이나 인간들이 모두 고개를 돌릴 정도로 못난 자식들을 낳게 될 것이라는 아폴론의 신탁을 받게 된다.

 

 

 

언젠가는 죽어야 할 인간의 자손들이여.

보라우리네 인생이란

바람 앞의 등불 같은 것!

지금껏 우리는 죽는 날까지

신의 은총을 받은 사람은 알지 못하나니,

더없는 기쁨의 절정에서 한순간에

인생의 밑바닥까지 굴러떨어질 수 있음을

우리는 지금 보았노라.

저 불행한 오이디푸스를 보라!

그리고 우리의 말인 진실인지 아닌지 말해 보라. / 114p

 

 

 

  신탁이 말하는 아버지와 어머니가 자신을 길러준 폴리보스와 메로페라고 생각한 오이디푸스는 혼란을 뒤로하고 그 길로 코린토스를 떠난다그런데 그가 택한 길은 진짜 아버지인 라이오스가 다스리는 테베였다자신의 아버지가 라이오스인 줄은 꿈에도 몰랐던 오이디푸스는 길에서 우연히 라이오스를 만나지만 그들은 서로를 알아보지 못하고도리어 싸움이 붙어 라이오스를 죽이게 된다이후 오이디푸스는 테베 사람들이 두려워하던 괴물 스핑크스를 만나 지혜로 물리치고테베의 영웅이 되어 왕의 자리에 오른다그렇게 아버지인 라이오스를 죽이고 어머니였던 이오카스테와 결혼하여 네 명의 자식을 낳게 되었으니신탁의 예언이 맞아떨어지기 시작한 것이다.

 

 

 

아무것도 모르는 불쌍한 오이디푸스여네가 이미 네 아버지를 죽였으며네 어머니와 결혼했다는 것을 어찌 짐작이나 했으랴이 모든 것은 네가 태어나기도 전에 이미 정해져 있던 운명이었다이것이 바로 펠롭스의 저주가 힘을 발휘하고라이오스가 저지른 역겨운 죄에 대한 벌이며아폴론의 뜻이었다. / 35p

 

 

 




 

 

 

 

  그러던 어느 날테베에 역병이 돌면서 도시가 고통에 잠긴다이를 해결하기 위해 나선 오이디푸스는 테베의 선왕이었던 라이오스를 죽인 자를 잡아 사악한 기운을 씻어야 한다는 신탁을 듣는다이윽고 사건의 진상을 밝히던 끝에 범인이 자신이라는 것을 알게 된 오이디푸스는 충격에서 헤어 나오지 못하고비참하고 참혹한 마음을 가눌 수 없는 나머지 자신의 눈을 찔러버린다하지만 오이디푸스는 여기서 이렇게 말한다. “믿을 수 없을 만큼 참혹한 궁지로 나를 몰아넣은 것은 아폴론 신이시오그러나 내 눈만은 누구의 명령도 받지 않고 바로 이 두 손으로 찌른 것이다이제 내게는 더 이상 고통 없이 볼 수 있는 것도 없고보고 사랑할 수 있는 것도 없으니까 말이오.” 신이 정해놓은 운명 안에서 인간은 나약할 수밖에 없지만스스로 눈을 찌름으로써 진실을 정면으로 마주하고 운명에 맞서려 했던 그의 모습은 우리에게 진정한 자유의지란 무엇인지를 생각하게 한다.

 

 

 

테베인이여내 동포들이여.

그대들은 이제 모든 일이 밝혀진 것을 보았노라.

이 사람은 누구도 풀지 못한 수수께끼의 답을 알았던

아니알았다고 생각한 사람이었노라.

그래서 힘과 영광의 꼭대기에 올랐고

우리 모두의 부러움을 한 몸에 받았노라.

그러나 이제 폭풍우에 휩쓸려 완전히 난파되고 말았노라.

보라어떤 운명이 그를 덮쳤는지!

그런 까닭게

어떤 인간도 행복도 부러워 말지어다.

그의 인생의 마지막 하루를 지켜볼 때까지.

그의 인생이 끝나는 그 순간까지도. / 130p

 

 

 

  우리가 오이디푸스의 비극 속에서 주목할 만한 인물이 또 하나 있다면 바로 그의 딸 안티고네일 것이다오이디푸스가 테베에서 추방될 때 그의 곁을 끝까지 지킨 이가 안티고네다오이디푸스가 테베를 떠난 뒤그의 두 아들 폴리네이케스와 에테오클레스 사이에 테바이의 왕좌를 둘러싼 다툼이 벌어졌을 때 이를 중재하려 했던 것도 그녀였으며오빠 폴리네이케스의 시체가 장례도 받지 못하고 들판에 버려진 채 그대로 썩고 있을 때 장례를 치르지 말라는 명령을 어겨가며 시체를 수습한 것도 그녀다. “비록 신들의 뜻에 맞설 만큼 어리석은 사람들 눈에는 제가 더 어리석어 보인다 할지라도그게 뭐 그리 큰 문제가 되겠어요?” 라던 그녀의 말 속에서우리는 운명의 굴레에 얽매이지 않고 자신이 믿는 바를 따라 능동적으로 행동했던 한 인물의 적극적인 의지를 엿볼 수 있다.

 

 

 

왕들의 궁궐을 향해 느릿느릿 다가가는 죄악 중에서 가장 나쁜 게 무엇인 줄 아십니까그건 바로 권력에 대한 욕망이랍니다바로 그것 때문에 동생이 형에게 맞서고아버지와 아들이 서로 싸우고아버지의 목을 조르는 자식도 생기는 것이지요또 바로 그런 욕망이 아가씨 두 오빠의 눈을 멀게 한 것입니다.” / 214p

 

 

하지만 우리 조상들이 저지른 죄 때문에 신들의 구박을 받는 것이 바로 우리의 운명이지요그렇지만 이제 그만 하면 충분해요지금 벌어지려고 하는 전쟁만은 무슨 일이 있어도 꼭 막아야만 해요.” / 223p

 

 

우선 화난 표정부터 푸세요그리고 호통을 치거나 자기만 옳다고 우기면 안 돼요서로의 눈을 들여다보세요두 분 앞에 놓여 있는 건 눈이 마주치면 돌로 만들어 버리는 고르곤의 머리가 아니에요폴리네이케스 오빠조금만 돌아서서 에테오클레스 오빠를 보세요얼굴을 보면서 말하게 되면 말을 고를 때 훨씬 현명해져요그리고 상대방도 오빠의 말에 귀 기울이게 된답니다.” / 230p

 

 

 




 

 

 

 

  ‘독립이라는 열쇠를 통해 들여다본 오이디푸스와 안티고네의 이야기는 정서적 독립즉 자유의지를 통한 자립적인 존재가 될 수 있도록 성장시키는 것이 부모의 사랑형제간의 우애가 주어야 할 덕목임을 일깨워준다나를 무너지게 하는 어떤 거친 힘과 기구한 운명을 앞에서 나는 어떠한 태도로 맞설 것인가인간의 끝없는 욕망과 어리석음 앞에서 우리는 어떤 분별력이 있는 태도로 이겨낼 것인가 고민해보게 하는 것도 이 신화가 지닌 특별한 힘일 것이다부모의 품에서 벗어나 독립된 자아를 형성해야 할 많은 청소년들에게 특히 이 책을 권하고 싶은 이유도 이 때문이다. 12개의 키워드를 따라가며 읽는 그리스·로마 신화를 통해 청소년들이 단단한 삶의 태도와 현명함이라는 귀중한 보물을 얻을 수 있기를 바라며 이 책을 적극 추천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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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벽하지 않아 다행이야 - 우리라는 이름의 사랑
오리여인 지음 / 수오서재 / 202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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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스로에게 무심해지지 않기를내 곁의 사람들과 나눴던 다정한 순간들을 조금 더 기억하기를!

완벽한 원은 아니지만 조금씩 구르고또 굴러가는 우리만의 원을 그리는 삶에 대하여!

 

 

 

 

  딱딱했던 마음이 말랑말랑해지는 시간이다전작 나에게 시간을 주기로 했다를 비롯해 하루를 물들이는 수채화 일력(오리여인의 365일 만년 달력)』 그리고 신작 완벽하지 않아 다행이야에 이르기까지오리여인 작가님의 글과 그림에는 굳어 있던 마음을 느슨하게 하는 어떤 마법 같은 힘이 있다무엇보다 특유의 따뜻하고도 다정한 그림체가 매일 매일 담겨 있는 일력은 우리 집 5살 아이가 나보다 더 자주 들여다볼 정도라서아이는 그날그날 즉흥적으로 마음에 드는 그림을 골라 눈에 잘 띄는 곳에 두곤 한다. “오늘은 이 그림을 볼 거야넘기면 안 돼~.” 아이의 단속 덕분에 나는 날짜를 세기 위해서가 아니라, 365일 다정한 마음을 품는 기분으로 오리여인 작가님의 그림을 눈에 담는다.

 

 

 

조금 더 명랑해질 나의 삶을 위해

 

 

  신작 완벽하지 않아 다행이야는 불완전한 두 사람이 만나 하나가 되고또 셋이 되는 과정 속에서 때로는 아파하고때로는 행복해하며 발견한 것들을 쓰고 그린 그림에세이다평생 남이었던 사람과 부부라는 이름으로 하나가 된다는 건 굉장히 많은 노력과 수고와 고민이 필요한 일이다다시 말하자면 결혼은 그저 둘이서 하나가 되는 게 아니라가족과 가족이 만나 더 큰 가족을 이루고 또 서로의 인연까지 함께 품어야 하는 일이라서 매번 만만치 않고늘 어려움에 부딪친다하지만 다르게 살아온 서로의 시간과 습관을 인정해주는 방법을 알아가고각자가 아닌 우리라는 삶의 방식으로 하나둘 맞춰 가는 삶에 대해 배워가며 서로를 보듬어본다완벽한 원은 아니지만 조금씩 구르고또 굴러가는 우리만의 원을 그리며.

 

 

 

결혼은 남이 가족이 되는 과정이잖아

나는 네모와 세모로 된 집을 굴리는 거 같았어

처음부터 둘다 동그란 바퀴가 아니라

어떤 일에 걸리면 멈추었다가 다시 힘주어 굴리고

그렇게 네모와 세모가 굴러갔어

그러다 각각 어느 정도 원 모양이 되어가는 거지

동그란 원이 되기까지 모서리가 깎여나가는 동안

모든 이들이 조금씩 아픔을 감수해야했지

더 붙이려는 욕심은 참고 부족한 건 더해갔어

그래도 완벽한 원은 아니어서

우리는 여전히 우둘투둘 살아가고 굴러가지만 말야

완전히 다른 우리는 함께 가려 노력하고 있어 / <완벽하지 않아 다행이야중에서 333p

 

 

 



 

 

 

 

  나 역시 두 아이를 키우는 엄마여서일까한 아이의 엄마로 쓰고 그린 마음들이 유독 눈에 밟힌다온 마음으로 아이를 품어주는 평범한 엄마가 아닌 것 같은 죄책감엄마라는 이름의 무게에 대한 책임감세상 엄마들은 육아의 행복을 잘 찾는 것 같은데 나만 힘든 것 같은 우울감 같은 여러 감정들에 아파하고 스스로를 다그쳤던 순간들을 떠올리게 한다하지만 아이를 키우는 건 마을이 필요한 일이라서 외딴섬에서 혼자 짊어지려고 하지 않기그게 중요하다는 것도 배우고필요하다면 적극적으로 주변에 도움을 요청하며엄마인 내가 조금 너 나은 마음이 되는 것이 중요하다고 다독이는 과정을 통해 엄마로서의 행복을 찾으려 한다.

 

 

 

태어나자마자 병아리는 두 발로 걷고

바다코끼리는 수영을 하고

기린은 한 시간이 지나면 껑충 뛰고

타조는 한 달이 지나면 빠르게 뛴다

꿀벌은 태어나자마자 일한다

인간의 성장이 느린 것은

인간은 아주 연약하고

또 연약한 존재라 그런 거겠지 / <누군가가 오래 곁에서 키워야 해중에서 184p

 

 

힘들지만 꾹 참고 끝까지 하면 완성된다끝난다내가 더 신경 쓰면 조금 더 좋은완벽한 결과물이 나온다하지만 육아는 그렇지 않잖아요그게 미처 생각지 못했던 예상 밖의 결과인 거죠그것들이 오리 씨에게 힘들게 다가왔을 수도 있을 것 같아요육아는 열심히 한다고 반드시 피드백이 그만큼 오는 게 아니니까요열심히 하고 최선을 다해도 전혀 다른 결과를 가져오기도 하니까요아무리 이유식을 정성껏 만들어도 비싼 소고기를 구워줘도 아이가 한 입도 먹지 않을 수 있는 거죠.” / <나와 마주하다중에서 218p

 

 

 




 

 

 

 

  우리는 모두 각자의 우주를 떠도는 존재들이지만이 넓은 우주 속에 홀로 있지 않다는 감각을 선물하는 책이다스스로에게 무심해지지 않기를내 곁의 사람들과 나눴던 다정한 순간들을 조금 더 기억하기를별 거 아닌 듯한 평범함 속에서도 비범한 아름다움을 발견할 수 있기를 응원한다무엇보다 책을 읽으며 한 남자의 아내로딸로며느리로두 아이의 엄마로 살아가는 삶에 대하여 많이 생각했다결혼과 육아라는 인생의 커다란 길 위에 서 있는 분들에게 특히 이 책이 큰 공감과 위로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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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국에서의 일 년
이창래 지음, 강동혁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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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아스포라 문학의 새로운 지대!
결핍과 욕망정체성에 관한 강렬하고도 놀랍도록 여운이 가득한 소설!

 

 

 

 

  어떤 경험들은 삶을 송두리째 바꿔버리기도 한다소설 타국에서의 일 년은 한국계 미국인인 20대 청년 틸러가 타국에서 보낸 일 년이라는 의문의 시간으로부터 달아나, 30대 여성 밸과 그의 아들 빅터 주니어와 함께 사는 시점에서부터 전개된다고작해야 대학생에 불과한 그가 어쩌다 한참 연상인 데다 남편 때문에 사회적으로 고립된 여인과심지어 반사회적 성격장애를 지닌 그녀의 아이와 함께 살기를 자처하게 된 것일까그것도 던바에 살고 있는 그의 아버지에게는 철저히 비밀에 부친 채로확실한 것은 비참한 여행이었음이 분명한, ‘타국에서 보낸 그 시간 때문에’ 그가 이전의 자신과는 다른 가 되었다는 사실이다.

 

 

 

최대한 세게 나를 꽉 안아.

필요하다면 날 뭉개 버려도 좋아.

 

 

 

  이야기는 밸과 빅터 주니어와 함께 새 가정을 꾸린 틸러의 현재와 타국을 여행했던 과거가 교차되는 방식으로 전개된다한국계 혼혈인인 틸러는 대기업 관리직인 아버지 덕분에 미국의 부유한 도시 던바에서 대학을 다니며 그럭저럭 어려움 없이 자랐지만마음 한편에는 자신이 어린 시절에 가출한 어머니로부터 버림받았다는 것에 대한 아픔을 간직하고 있었다아버지는 틸러 앞에서 감정을 잘 드러내지 않는 편이어서 이들 부자관계는 늘 피상적으로 흘러가기 마련이었다때문에 틸러는 그 어디에도 애착이나 소속감을 느끼지 못하고자신은 그저 정해진 궤도를 따라 도는 평범하고도 애매한 부류에 지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그러던 어느 날골프 캐디 아르바이트를 하던 중 중국계 미국인 사업가이자 화학자인 퐁 로우를 만나게 된다틸러에게 좋은 인상을 받은 퐁은 마침 틸러가 특별한 미각을 지녔음을 감지하고 자신의 사업체를 따라 돌며 새로 구상 중인 사업에 대한 도움을 줄 것을 제안한다틸러는 단번에 퐁에게 깊은 호감을 느낀다아시아계 미국인이라는 정체성에 대한 미묘한 유대감뿐만 아니라 틸러가 간직하고 있는 어떤 절박한 허기를 발견해내는 퐁의 남다른 시선에 이끌리고 만다그렇게 멘토이자 대안적 아버지 같은 존재로 퐁을 따르게 된 틸러는 퐁의 해외 투자 여행에 거침없이 통행한다지루한 현실로부터 달아나 어딘가에 소속감을 느끼고세상의 작은 일부가 언젠가는 내 것이 될 수 있다는 낙관은 이 뿌리 없는 청년으로 하여금 낯선 타국으로 떠나는 데 있어 충분한 이유가 되어주었다.

 

 

 

흔히 사람들은 순간을 살라고 조언한다끊임없이 미래나 과거를 보려 들지 말고그 모든 걸 더해 보지도 말고현재라는 풍성하게 무르익은 과일을 맛보라고들 한다하지만 정말 그렇게 하면 인간은 그 순간에 머물게 된다중독자처럼 자신을 속이고 포기해 버린다그 모든 달콤함이 썩는 것 외에는 아무 변화도 일으킬 수 없게 될 때까지.

그럼 나는 어떻게 해야 할까? / 29p

 

 

접시 닦는 일이죠.”

아주 중요한 일이야나도 이 나라에 처음 왔을 때 그 일을 한 적이 있어.”

지금은 안 하시잖아요.”

지금은 다른 일을 하지전부 아주 필요한 일이야성취의 형태는 다양할 수 있다는 걸 알아야 해.” / 64p

 

 

나는 다양한 순간의 엄마 모습을 떠올릴 수 있지만그 순간들은 꾸준히 서로 녹아 들어간 끝에 전체가 곤죽으로 변해 버렸다엄마는 여러 여성적 형태가 유령화된 채 겹겹이 쌓여 만들어진 어떤 여자가 됐다자기 영속적인 주기에 따라 깜빡이면서 초점이 맞았다가 흐려지고맞았다가 흐려지는최종적이고 조정이 어긋난 상이 됐다.

나는 우리가 각자의 연옥을 짓는다고 생각한다그러니 이게 내 연옥일 게 틀림없다. / 105p

 

 

 




 

 

 

 

  우연히 만난 타인에게 이끌려 안정적이었던 삶을 등지고 낯선 세계로 훌쩍 떠나버리는 틸러의 모습은 여기가 아닌 어딘가혹은 누군가로부터 아니 자기 자신으로부터 떠나고 싶은 이들의 마음을 건드린다. “나는 사라지고 싶었다삶으로부터 사라지는 게 아니라삶 속으로 사라지고 싶었다.”는 틸러의 고백은 어디에도 마음을 두지 못하는 이들의 마음을피상적으로 흘러가는 삶을 되돌아보게 한다.

 

 

 

  그러나 하와이중국 등을 1년간 떠돌며 틸러가 겪은 일들은 예상처럼 그리 썩 유쾌하지는 않다이 여행이 제 의지와는 관계없이퐁의 준비된 부속물이 되어문자 그대로 그가 가리키는 곳이면 어디로든 함께 굴러가는 것 외에는 할 수 있는 게 없다는 사실이 그를 더욱 공허하게 만들 뿐이다그렇게 감정적육체적 노예로 지냈던 타국에서의 일 년을 뒤로하고끝끝내 불완전하지만 자신만의 가정을 이루어 밸과 빅터 주니어의 결핍까지 함께 끌어안으려는 틸러의 모습은 결핍을 메우고 채우는 것이 중요한 게 아니라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아가려는 삶의 태도에 있다는 것을 우리에게 보여준다.

 

 

 

처음으로 나는 밸이 끝없이 끌어모아야 했던 에너지를 가늠해 볼 수 있었다그녀는 과거가 무너져 내렸기에현재가 계속 이어지도록 만들기 위해 온갖 에너지를 끌어모아야 했다나는 밸에게 몸을 기대고 웅크리며 그녀가 나를 안도록 했다최대한 세게 나를 꽉 안으라고 말했다필요하다면 날 뭉개 버려도 좋아밸의 힘은 놀라웠다그녀에게 누군가를 사랑한다는 건 기본적으로단순히 에너지 고갈의 연료라는 걸 깨달은 게 그때였다. / 128p

 

 

럭키는 내가 상당히 부유하고 괜찮은 자격을 갖춘 전문가라는 이유로 내가 원하는 일을 뭐든 할 수 있고 또 해야 한다고 생각해이 녀석은 화려한 코즈모폴리턴의 배경을 가지고 있어서 나 같은 갈색 인종은 빈틈없이 경계심을 유지해야 한다는 현실을 잘 모르거든현대 문명 속에서 나 같은 사람은 언제나 대비해야 하고 집중해야 해우리에게는 존재한다는 것 자체가 위태로운 일이야우리는 어느 순간에든 어느 지위에서든 뽑혀 나갈 수 있어즉시 내팽겨쳐질 수 있지.” / 177p

 

 

퐁은 반쯤 씩 웃었다. “그렇게 보일 수도 있지하지만 틸러분명히 말하는데 내 성공은 다른 모든 성공이 그렇듯 우연이야내가 최선을 다해 열심히 일하지 않았다거나 사업에 대해서 고심하지 않았다는 뜻은 아니야당연히 그렇게 했지난 가족들이 있어서 행복해여느 이민자가 그렇듯이 우리가 가진 것이 자랑스러워우리가 일군 바쁜 삶이 말이야하지만 이건 병에 담긴 사탕처럼 수많은 결과 중 하나야넌 아직 모를 수 있겠지만 세상은 너무도 쉽게너무도 수월하게 어느 순간에는 네게 다른 사탕을 줄 수 있어.” / 468p

 

 

사람은 사소한 딴생각으로 고개를 돌리게 돼 있어상황의 어마어마한 규모에도 작은 아픔에 집중하게 되지우리는 모두 그런 식으로 갇혀 있는 거야.” / 621p

 

 

 




 

 

 

 

  『타국에서의 일 년은 틸러라는 청년의 성장 서사에 가깝지만개인과 가족 그 너머에 존재하는 아시아계 이민자로서의 정체성역사가 무릎 꿇린 개개인의 삶고립에서 연대로 나아가는 과정에의 분투 등을 통해 놀랍고도 풍성한 이야기 무대를 선사한다한 층 한 층 누적된 이야기의 힘이란 이런 것이라고동서양을 넘나드는 장대한 서사의 압도적인 힘 앞에서 저절로 깊은 전율을 느끼게 된다이따금 독자의 정서를 배반하는 듯한 대담한 전개 속에서도 이야기를 제어하는 능수능란한 작가의 필력 역시 단연 돋보인다무엇보다 한 인간으로서역사와 시대의 사유자로서 결핍과 고독에 대한 깊은 통찰은 진한 공감과 긴 여운을 남긴다. ‘디아스포라 문학의 새로운 지대를 발견했다는 점에서도 꽤 오래 기억에 남을 작품이 될 듯하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 받았으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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