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이 분단보다 좋을 수밖에 없는 12가지 이유 - 사회 단비어린이 교양 3
홍민정 지음, 김명선 그림 / 단비어린이 / 201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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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북미회담의 결렬로 많이 사람들이 아쉬워했습니다. 꿈에도 그리던 통일이 어쩌면 꿈이 아니라 현실이 될지도 모른다는 많은 기대감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일 것입니다. 학창시절 반공 교육을 많이 받았던 저는 사실 북한에 대한 이미지가 그리 좋지만은 않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종전선언을 기대했던 저도 이번 회담이 참 많이 아쉬웠던 것은 사실이지요. 통일에 대한 기대감을 가지고 있지 않은 저는 《통일이 분단보다 좋을 수밖에 없는 12가지 이유》라는 그림책이 처음에는 그리 와닿지는 않았습니다. 통일로 인해 야기될 많은 혼란과 어려움을 생각하면 통일이 왜 좋은건지 알 수 없었어요. 그런데 이 그림책을 보니 제가 참 짧은 소견을 가지고 있었던 거 같아요. 아이들을 대상으로 한 그림책이지만 저는 많은 것을 배우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저자는 통일이 분단보다 좋은 이유가 만 가지도 넘는다고 자신있게 말합니다. 하지만 이 책에서는 12가지만 이야기하기로 합니다. 그 첫 번째 이유로 저자는 주변 나라의 눈치를 보지 않고 우리 스스로 결정할 수 있는 일이 많아진다고 말합니다. 지금 남북한의 정상 회담, 북미 회담을 그리 반가워하지 않는 나라들이 있습니다. 남북한의 경쟁과 긴장 구도를 이용해 경제적인 이득을 취하는 주변 나라들이 그렇지요. 통일이 되면 우리는 주변 나라의 눈치를 보지 않고 당당하게 우리나라의 이익과 우리 국민의 행복을 위해 힘을 모을 수 있을 것입니다. 두 번째 이유는 바로 남한과 북한 국민이 더 행복하게 살 수 있다는 점이에요. 언제라도 전쟁이 벌어질 수 있는 불안한 상황에서 통일이 되면 국민이 안전하고 평하롭게 살 수 있겠지요. 세계 평화 지수 49위의 대한민국과 150위인 북한이 통일이 된다면 평화 지수가 올라가겠네요.

 

 

경제적인 면에서도 달라질 수 있습니다. 세 번째 이유 분단으로 인한 비용이 사라지고 더 좋은 곳에 돈을 쓸 수 있다는 점입니다. 저자는 통일이 되면 분단 비용을 줄여 교육, 복지 분야에 투자할 수 있다고 말해요. 우리 정부는 전체 예산의 십 분의 일에 가까운 엄청난 금액을 국방비 예산으로 쓰고 있다고 해요. 만약 이 금액을 교육과 복지에 쓴다면 우리나라의 모든 어린이가 유치원에서 대학교까지 무상으로 다닐 수 있을 거라고 합니다. 독일이 통일 뒤에 군인 수와 국방비를 모두 통일 전의 절반 정도로 줄인 후 유럽에서 제일 안정적이고 부강한 나라가 된 것을 봤을 때 우리에게도 통일은 필요한 일이 되겠지요. 그래서 결국 네 번째 이유처럼 경제가 쌩쌩 잘 돌아가게 될 거에요.

 

 

 

그 밖에도 헤어진 가족을 만날 수 있고, 막혀 있던 길이 뚫리면서 자전거 여행, 걷기 여행도 가능해지겠지요. 그럼 북한에 있는 유물과 유적을 직접 볼 수 있을 거에요. 뿐만 아니라 세계에서 가장 잘 보조된 비무장 지대(DMZ)를 함께 가꾸어 다양한 자연환경을 누릴 수 있게 되지요. 또한 국토가 넓어지고 인구가 많아져서 우리나라가 젋어지게 된다고 합니다. 분단으로 갈라진 사람들의 마음은 통일로 인해 세대 사이의 갈등이 줄어들고 민주주의가 발전하고, 문화, 예술, 스포츠, 과학, 예술 등 다양한 분야가 더욱 발전할 거에요. 무엇보다 우리는 처음부터 하나였으니까요.

 

 

남한과 북한의 통일은 우리만의 통일이 아니에요. 지구상에 하나 남은 분단국가가 사라지는 매우 중요하고도 엄청난 일이에요. 세계가 평화로 가는 일이고 세계가 함께 기뻐할 일이지요. 무엇보다 통일은 먼 미래가 아니라 다가올 현실이에요. (본문 12. 우린 처음부터 하나였어요! 中)

 

예전에는 통일이 아주 머어어어어~언 이야기라고 생각했습니다. 이념과 문화가 달라진 지금 통일은 그리 반가운 일이 아니라고 생각을 하는 사람이 저처럼 있었을 것이구요. 하지만 통일은 현실 가능한 이야기가 되고 있어요. 이 통일로 인해 생기는 혼란보다는 좋은 점이 더 많다는 것을 알게 된다면, 저처럼 통일에 대한 생각이 달라지지 않을까요? 우리 아이들에게도 통일이 가져올 좋은 점을 알려준다면 북한을 새로운 관점으로 바라볼 수 있을거 같아요. 아이들과 부모님이 함께 읽어봐야 할 정말 유익한 그림책이네요. 더불어 저에게는 통일에 대해 다른 시각을 갖게 해준 의미있는 책이었답니다.

 

(이미지출처: '통일이 분단보다 좋을 수밖에 없는 12가지 이유' 본문에서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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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인보우 프로젝트 라임 청소년 문학 37
질라 베델 지음, 김선영 옮김 / 라임 / 2019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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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꼭지만 돌리면 물이 콸콸 쏟아지고 있는 현실이지만 우리나라 역시 물부족 국가이며, 다른 곳에서는 물부족으로 인해 각종 질병과 죽음에 노출되어 있는 것이 현실입니다. 미래를 배경으로 한 영화에서 미세먼지를 둘러싼 재난영화가 등장하곤 했는데, 오늘같이 초미세먼지 경보가 발령된 걸 보면 이는 머지않은 미래에 닥칠 현실이 될지도 모르겠네요. 물 역시 마찬가지가 될 듯 합니다. 어느 새 물을 사먹는 것이 익숙해지고 있는 지금, 머지않아 물 부족으로 인해 사람들의 삶이 더 힘들어지지 않을까 싶네요. 라임《레인보우 프로젝트》에서는 물 부족으로 인해 전쟁이 일어난 미래의 모습을 담아내고 있습니다. 머지않아 도래하게 될 '물 부족 시대'를 스펙터클하게 구현해 낸 첨단 과학 스릴러라 할 수 있답니다.

 

미래의 영국 런던, 열네 살의 오든 데어는 태어날 때부터 색깔을 보지 못하는 단색형 색각을 지니고 있어요. 케임브리지 대학 물리학부 교수였던 외삼촌 조나 블룸 박사의 갑작스러운 죽음으로 여동생인 엄마는 케임브리지 외곽의 허름한 주택을 유산으로 받게 되었는데, 아빠가 물 부족으로 인한 일어난 전쟁에 나가게 되면서 경제적인 어려움을 갖고 있었기에 오든은 엄마와 함께 외삼촌의 집으로 이사하게 됩니다. 삼촌 집은 마치 도둑이 든 것처럼 엉망진창이었고 오든은 삼촌의 죽음에 의구심이 들지요. 오든은 케임브리지 대학의 트리니티 칼리지 연구실에 몰래 숨어들어 삼촌의 죽음을 파헤질 증거를 찾다가 '레인보우 프로젝트'라는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지만 더 이상은 알 수 없었습니다.

 

이사 후 전학을 가게 된 오든은 비비와 친해지게 됩니다. 색을 볼 수 없다는 사실로 오든은 따돌림을 당하지만 비비는 그런 오든에게 좋은 친구가 되어주지요. 그러다 대학교에 소속된 재봉사인 엄마로 인해 칼리지 꼭대기 층의 빈 연구실에 사는 비비에게도 삼촌이 오든에게 남긴 수수께끼 같은 편지와 같은 내용의 편지가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지요. 방학이 되면서 같이 지내는 일이 많아진 오든과 비비는 삼촌이 숨겨 놓은 '레인보우 머신'을 발견하게 됩니다. 오래 전 삼촌은 오든에게 색깔을 볼 수 있도록 해주겠다고 약속을 했었고, 오든은 무지개를 연상케하는 '레인보우 머신'이 바로 자신을 고쳐줄 기계라고 생각하게 되지요. 그렇게 흔적을 쫓던 중 지하실에서 사람과 똑같이 생긴 로봇 '파라곤'을 찾게 됩니다.

 

하지만 파라곤은 방대한 지식을 지닌 것과 달리 자신의 설계 목적을 기억하지는 못했어요. 그러다 '단색형 색각'이라는 단어에 파라곤이 반응하게 되고, 오든은 삼촌의 죽음이 석연치 않음을 확신하게 됩니다. 그렇게 오든과 비비는 파라곤과 함께 삼촌의 죽음에 대한 진실을 파헤치기 시작하고, 또 다시 '제네바 협약'이라는 단어에 반응하게 된 파라곤에 의해 마일로 트레블 박사를 찾아가게 됩니다. 하지만 이후 수자원 위원회의 군대는 파라곤을 쫓고 결국 이들은 잡히게 되지요. 하지만 다행스럽게도 수자원 위원회가 이토록 파라곤을 찾는 이유, 삼촌의 죽음에 대한 진실이 이들에 의해 밝혀지게 됩니다.

 

드론이 날아다니고, 로봇이 물건을 만드는 등 첨단 과학을 갖춘 미래지만, 물 부족으로 인해 전쟁이 끊이질 않는 미래의 모습은 암담하기 그지 없습니다. 책을 읽다보면 물에 대한 소중함을 다시 한 번 깨닫게 되네요. 무거운 주제를 담고 있지만 흥미롭게 책을 읽을 수 있었던 거 같아요. 진실로 접근해가는 과정이 마치 수수께끼와 같은 느낌을 주고 있는데다, 호기심 많은 두 아이의 모험이 흥미진진했으니까요. 물은 대체 자원이 없기 때문에 지금부터라도 물 부족에 대한 대비가 필요할 듯 해요. 미래를 배경으로 하지만 곧 닥치게 될 현실이 될 거라 생각하니 정말 무섭기 그지 없네요. 이 책이 우리들에게 다시 한번 경각심을 심어주었으면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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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2월 서평 쓴 책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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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이 스마트폰보다 좋을 수밖에 없는 12가지 이유- 문화
노은주 지음 / 단비어린이 / 2019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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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원에서 만난 세계사
손주현 지음 / 라임 / 2019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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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 자살되세요, 해피 뉴 이어
소피 드 빌누아지 지음, 이원희 옮김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18년 12월
13,800원 → 12,420원(10%할인) / 마일리지 690원(5% 적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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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사탕 내리는 밤
에쿠니 가오리 지음, 신유희 옮김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19년 1월
13,800원 → 12,420원(10%할인) / 마일리지 690원(5% 적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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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사탕 내리는 밤
에쿠니 가오리 지음, 신유희 옮김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19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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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시모토 바나나, 야마다 에이미와 함께 일본의 3대 여류 작가로 불리는 에쿠니 가오리는《등 뒤의 기억》《기억 깨물기》《우는 어른》《포옹 혹은 라이스에는 소금을》《저물 듯 저물지 않는》《개와 하모니카》《홀리 가든》등으로 내게는 꽤나 익숙한 작가이다. 지금까지 느꼈던 에쿠니 가오리의 작품은 굉장히 섬세하고 잔잔하며 담담했으며 때로는 난해하기도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에쿠니 가오리의 소설은 자꾸 끌리는 매력적인 작품들이었기에 그녀의 작품은 꼭 찾아 읽어보게 된다. 이번 작품 《별사탕 내리는 밤》은 두 자매의 사랑을 중심으로 진행되는 이야기로 조금은 독특한 설정을 지니고 있다.

 

"별하늘을 볼 때면 생각하곤 했어. 저건 전부 별사탕이라고."

물론 진짜로 그렇게 믿고 있었던 건 아니야, 라고 엄마는 말을 이었다.

"하지만, 그런 모양으로 생긴 걸 달리 더 알지 못했으니까 그렇게 상상하는 수밖에 없었어. 저건 하양, 분홍 별사탕이 밤하늘에 흩어져 있는 거라고." (본문 144,145p) 

 

이 소설은 사와코, 미카엘라, 미카엘라의 딸 아젤렌의 일상이 번갈아가면서 담겨진다. 사와코와 미카엘라는 아르헨티나의 일본인 거주지에서 나고 자란 자매로 어린 시절 서로의 연인을 공유하기로 약속한다. 하지만 그 약속은 일본 유학 중에 만난 다쓰야로 인해 깨지게 된다. 사와코는 다쓰야와 결혼하여 일본에 남게 되고, 미카엘라는 아버지가 누구인지 모를 아이를 임신해 아르헨티나로 돌아가 각자의 삶을 살게 된다. 그렇게 20년 후 사와코는 연극 같기만 한 자신의 삶을 정리하기 위해 이혼 서류를 남긴 채 연하의 연인인 다부치와 함께 아르헨티나로 떠난다. 딸 아젤렌과 평범한 삶을 살아가던 미카엘라의 일상은 언니 사와코의 등장으로 흔들리게 된다. 사와코를 따라 아르헨티나에 온 다쓰야, 다부치를 택하는 사와코, 그리고 다쓰야와 재회한 미카엘라, 이들의 이야기가 아르헨트나에서 다시 시작된다.

 

사실 서로의 연인을 공유한다는 설정이 조금은 파격적, 또는 놀라운 설정이다. 하지만 자매의 이야기를 읽다보면 그들의 약속이 조금은 이해할만하다는 생각을 하게 될 것이다. 일본계 아르헨티나 이민자 2세였던 자매에게 결혼이 하나의 전략이 되었던 어른들- 그럴 수 밖에 없었던 이민자의 운명-속에서 자매는 서로에게 더 단단할 수 밖에 없었으리라. 그렇다면 이 놀라운 설정을 이해못할 것도 아니다. 이민자에게 거처를 확보한다는 건 큰 의미를 가지고 있으니 말이다.

'자신에게 주어진 환경 안에서 영원히 영향받으며 살아갈 수밖에 없는 인간이라는 존재의 운명은 비단 사와코나 미카엘라 뿐만 아니라 그녀들의 주변 인물들을 통해서도 여실히 드러난다.' (출판사 서평 中)

결국 이 소설에서 작가는 사랑, 결혼, 이민자, 삶 등에 대한 다양한 질문을 독자들에게 던지고 있는 것이다.

 

"땅을 계-속 파나가면 일본에 가닿을 수 있으려나 하는 생각도 하고 말이야."

"그래서 별사탕을 묻었어."
"별사탕을 묻으면 그게 일본 밤하늘에 흩어져서 별이 된다고 상상했어. 여기서 보는 별은 이를테면 일본에 사는 누군가가, 어쩌면 우리 같은 아이가 일본 땅에 묻은 별사탕이 아닐까 하는 생각에." (본문 235.236p)

 

 

(이미지출처: '별사탕 내리는 밤' 표지에서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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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 자살되세요, 해피 뉴 이어
소피 드 빌누아지 지음, 이원희 옮김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18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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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영화 개봉 예정'이라는 설레임과 달리 책제목은 묵직하게 다가옵니다. 자살률 1위라는 오명을 가지고 있는 우리나라이기에 더욱더 무거운 느낌을 주고 있는 건 아닐까 싶어요. 그런데 책표지는 크리스마스 분위기가 물씬나면서 왜이렇게 밝고 예쁜건지, 자살과는 다른 상반된 느낌을 주네요. 그래서인지 더욱 궁금증을 자아내는 책이었던거 같아요. 이 책의 저자 소피 드 빌누아지는 우리나라에는 처음 소개되는 작가라고 합니다. 책 제목, 그리고 상반되는 표지, 처음 소개되는 작가, 그리고 영화화 확정이라는 이 네가지만으로도 이 책을 읽어야만 하는 이유로 충분하지 않을까요?

 

"정직하게 말할까요? 크게 도와줄 건 없어요."
"좋습니다, 그럼 여길 왜 왔는지 말씀해주시겠어요?"
"사실 자살한 동기는 많지만……. 내가 온 건, 그러니까……."

"확신을 갖기 위해서?"
"네, 바로 그거예요." (본문 20p)

 

《행복한 자살되세요, 해피 뉴 이어》의 주인공 실비 샤베르는 45세로 부모는 돌아가셨고, 애인도 자식도 없고, 친구도 거의 없고, 번듯한 직장은 있으나 사회생활이라는 것이 거의 없는 독신녀입니다. '자식을 갖기에도, 한 남자를 갖기에도 유통기한이 지났다'고 생각하고 있지요. 이런 그녀는 이런 무의미한 삶을 끝내기에 가장 매력적인 선택이 바로 자살이라고 확신하게 되고, 크리스마스날에 죽기로 결심합니다. 그녀는 위안을 위해 누군가에게는 죽고 싶다는 말을 해야 할 필요성을 느끼고 심리치료사를 찾아가게 되지요. 심리치료사는 부끄러워서 절대 하지 못한 일을 찾아보라는 것, 비난받아 마땅해보이는 짓을 저지르라는 것 등의 숙제를 내주지만, 오히려 자신이 똥이 되는 결과가 나올 뿐이었죠. 그러자 그 화를 가라앉히기 위해 섹스를 하기로 합니다. 물론 그 성공으로 기분이 좋아졌지만 실비는 여전히 자살을 하고자 합니다. 그러다 실비는 지하철역 플랫몸에 신음하는 노숙자를 발견하고 그녀에게 다가가 손을 잡아주지만 그녀는 숨을 거두게 되고 실비는 큰 충격을 받게 됩니다.

 

이 여자는 누구일까? 어쩌다 이 지경이 됐을까? 24시간 전까지만 해도 서로 모르는 사이였지만 이제 우리는 아주 가까운 사이가 되었다. 어떤 의미에서는 이 추운 방에 누워 있는 게 나였을 수도 있다. 이 여자가 나라면……. (본문 156p)

 

 

이 소설은 자살이라는 무거운 소재를 지니고 있지만 오히려 실비를 통해 희망과 격려, 위로와 감동을 전하고 있습니다. 자살을 결심할 정도로 외로움과 무력감에 지쳐있던 실비가 즐거움과 행복을 느끼고 자신의 다른 면모를 발견하는 과정은 따뜻함을 느끼게 해주고 있어요. 이제 더는 혼자라고 느끼지 않게 되기까지 실비는 스스로 노력함으로써 극복했던 거지요. 이 과정들이 모든 살아 있는 사람들에게 희망을 주고 있답니다. 무거울 거라는 이야기와 달리 곳곳에 웃음을 배치하여 쉽게 읽을 수 있는 이야기라는 점도 이 소설의 매력 중 하나랍니다.

 

(이미지출처: '행복한 자살되세요, 해피 뉴 이어' 표지에서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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