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집으로 가자 노란상상 그림책 21
강진주 지음 / 노란상상 / 201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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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사랑하는 사람이나 동물과의 이별 때문에 겪게 되는 슬픔을 아이들의 눈으로 풀어 보고 싶었습니다. 죽음이라는 엄청난 슬픔에 잠겨 있는 이들에게 잘 사랑하고, 제대로 슬퍼하면, 영원히 기억하는 법도 가능하다는 이야기를 해 주고 싶었습니다. (작가의 말 中)

 

사랑하는 사람과의 이별로 인한 슬픔을 겪어보았고, 외할머니와의 죽음으로 영원한 이별 때문에 슬픔을 겪는 딸아이를 봐야만 했던 적이 있습니다. 이제는 납골당에서 외할머니에게 웃으며 인사할 수 있게 되었고, 어린시절 할머니가 주었던 사랑을 기억하며 추억할 만큼 슬픔에서 벗어났지만, 그 당시에는 슬픔에 잠긴 아이를 어떻게 도와줘야 하는지 막막하기만 했었습니다. 죽음, 이별, 슬픔에 대한 감정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는 어린 아이에게 엄마인 제가 그것을 이해시키기에는 역부족이었지요. 그런 저를 도와준 것은 죽음, 이별에 관한 책들이었습니다. 그리고 여기 죽음으로 인한 이별을 소재로 한 따뜻한 위로는 건네는  또 하나의 그림책이 있습니다. 바로 노란상상에서 새롭게 출간된 <<이제 집으로 가자>>입니다. 외할머니와의 이별, 사랑하는 강아지들과의 이별을 경험한 저자가 죽음이라는 엄청난 슬픔을 아이들의 눈으로 풀어낸 그림책이지요.

 

 

 

오래전 사람들에게 잊혀진 깊고 깊은 마법의 숲에는 마법사 로코와 강아지 보보가 행복하게 살고 있었습니다. 세상에 둘도 없는 친구이자 가족이었지만, 세월이 흘러 둘 다 나이가 들면서 보보가 먼저 세상을 떠나게 되었지요. 혼자 남은 로코는 마음이 산산이 부서지는 것처럼 너무나도 슬펐습니다. 그렇게 슬픔에만 빠져 있던 로코는 어느 날 마법의 힘이 사라진 것을 알았고,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지 갈피를 잡을 수 없었습니다. 아무것도 할 수 없었던 로코는 잃어버린 마법의 힘을 되찾기 위해 여행을 떠나기로 했지요. 그 여행은 얼마가 걸릴지 아무도 몰랐습니다.

 

 

 

요정의 숲에 닿은 로코는 꽃의 요정에게 왜 마법을 쓸 수 없게 되었는지를 물었고, 꽃의 요정은 로코가 깊은 슬픔 속에 갇혀 있기 때문이라고 알려줍니다. 로코의 마음은 지금 잠들어 있는 것과 마찬가지이기 때문에 스스로 그 슬픔에서 깨어난다면 마법의 힘도 돌아올거라고 하네요. 하지만 로코는 여전히 슬프고 보보가 보고 싶을 뿐이었지요. 로코는 이번에 장난감 마음을 찾아가 가장 지혜로운 곰에서 슬픔에서 깨어나는 방법을 물어보았습니다. 곰 인형은 슬픔이 찾아 올때마다 행복했던 순간을 떠올려 보라고 하지요. 하지만 로코는 생각하면 할수록 보보한테 잘못한 일만 자꾸 떠올랐습니다.

 

 

 

결국 로코는 눈의 숲을 찾아가 가장 나이가 많은 용에게 행복한 순간을 떠올리는 방법을 물어보게 됩니다. 용은 마음으로 느끼는 건 영원히 함께 할 수 있으며 결코 쉽게 사라지지 않는다고 말합니다. 그리고 빛의 숲으로 가면 원하는 답을 찾게 될거라고 하지요. 빛의 숲에 도착했지만 먼지 묻은 구슬들만이 나뭇가지에 걸려 있을 뿐이었지요. 하지만 로코가 그 나무들 사이로 걸어 들어갔을 때 갑자기 구슬에서 빛이 반짝이면서 로코와 보보의 행복했던 한때를 보여 주었습니다. 로코는 보보와의 행복한 기억이 하나둘 차오르기 시작했고, 마법도 사용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로코는 보보가 자신의 마음 속에 언제나 있다는 것을, 보보를 생각할 때마다 늘 행복할 거라는 것을 알게 됩니다. 그리고 긴 여행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가기로 하지요.

 

 

 

"보보야. 내 마음속엔 언제나 네가 있어.

난 너를 생각할 때마다 늘 행복할 거야." (본문 中)

 

 

 

로코의 얼마가 될지 알 수 없는 마법을 되찾기 위한 여정은 이별로 인한 슬픔이 짧은 시간 내에 치유될 수 있는 감정이 아님을 보여줍니다. 하지만 죽음으로 인해 겪는 이별은 잘 사랑하고, 제대로 슬퍼하면 영원히 기억할 수 있으며 그것이 다시 현재를 살아가는 힘이 된다는 것을 로코를 통해 이야기하고 있지요. 누군가와의 행복했던 순간을 기억한다면 죽음은 끝이 아니라 언제나 함께한다는 것이며, 그 사람을 생각할 때마다 슬픈 게 아니라 행복할 수 있습니다. 사랑하는 사람을 잃는다는 것은 너무도 슬픈 일입니다. 하지만 그 이별을 받아들이고 극복함으로써 비로소 누군가를 마음에 담아낼 수 있을 것입니다. 그리고 그것이 그를 오랫동안 사랑하고 기억할 수 있는 방법이지요.

 

슬픔에 빠진 로코가 보보와의 이별을 극복해가는 과정이 따뜻하게 그려진 <<이제 집으로 가자>>는 저자의 경험이 녹아들어 슬픔에 빠진 이들에게 큰 위로가 될 수 있으리라 생각됩니다. 사랑하는 이를 더 잘 사랑하고, 영원히 기억할 수 있는 법을 로코를 통해 이해할 수 있을 거에요. 이 작품은 어린이들의 눈높이에서 죽음, 이별, 슬픔을 너무도 잘 그려내고 있습니다. 삽화도 정말 부드럽고 따뜻해 마음에 들네요. 짧지만 긴 여운, 따뜻한 감동을 전하는 그림책 <<이제 집으로 가자>>였습니다.

 

(이미지출처: '이제 집으로 가자' 본문에서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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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홍 몬스터 노란상상 그림책 20
올가 데 디오스 글.그림, 김정하 옮김 / 노란상상 / 201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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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우리 교육은 각기 다른 개성과 재능을 가진 아이들을 똑같이 획일적으로 만들어가는 것에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까 생각됩니다. 그러다보니 아이들의 개성은 다 사라지고 명문대를 향해 달려가는 똑같은 모습의 아이들만 있을 뿐입니다. 그런 탓에 개성이 강한 아이는 무리에 융화되지 못하는 경우도 있지요. 2013년 상하이도서전 그림책 부분 황금바람개비 상, 2013 스페인 아우렐리오 블랑코 상 수상작인 <<분홍 몬스터>> 속의 주인공처럼 말이죠. 분홍 몬스터는 태어나기 전부터 이미 다른 친구들과 달랐습니다. 모두 하얀색인 그의 친구들과 달리 분홍 몬스터는 날 때부터 분홍색이었고, 모두 작았지만 분홍 몬스터는 덩치도 컸지요. 친구들은 뾰족하게 튀어나온 부리 때문에 웃을 수 없었지만 분홍 몬스터는 무슨 일이 있어도 언제나 웃곤 했습니다. 분홍 몬스터가 사는 곳은 모두 하얀색이었어요. 하늘도 하얀 구름으로 뒤엎여 있었고, 나무들과 집, 심지어 땅도 하얀색이었습니다.

 

 

 

숨바꼭질을 할 때면 분홍 몬스터는 누가 봐도 금방 표가 나기 때문에 늘 졌고, 나무 위로 올라가면 큰 덩치 때문에 금방 떨어졌으며, 밤이 되면 모두 잠자러 들어가는 반면 분홍 몬스터는 너무 커서 집 안으로 들어가는 대신 집을 껴안고 잘 수 밖에 없었지요. 그래서 분홍 몬스터는 늘 다른 세상을 꿈꾸었고 어느 날, 진정한 나를 찾아 여행을 떠나기로 합니다. 하얀 구름, 나무, 하얀 집, 그리고 하얀 친구들과 안녕 하고 말이지요.

 

 

여러 날이 지나고, 여러 밤이 지나고, 다시 여러 날이 지나고, 다시 여러 밤이 지난  후 분홍 몬스터는 태양이 비추는 곳에 도착했습니다. 비가 오고 있었지만 하늘을 가득 채운 무지개가 보이는 곳이었어요. 곧 새로운 친구들을 만날 수 있었지요. 이 친구들은 아주 달랐습니다. 공처럼 생긴 친구는 걷는 대신 쉬지 않고 굴렀고, 날아다니면서 노래 부르는 걸 좋아하는 노란 새, 팔이 아주 길어서 뭐든 껴안을 수 있는 파란 괴몰, 폴짝폴짝 뛸 때마다 온 사방을 바라볼 수 있는 눈이 세 개인 개구리가 있었어요. 생김새도 색딸로 다른 친구들은 하루 종일 웃으면서 어울렸습니다. 그리고 밤이 되면 모두들 자기에게 맞는 집으로 돌아가서 잠을 잤지요. 이곳에서 분홍 몬스터는 분홍색이 아무렇지도 않았기에 늘 웃으며 살 수 있었습니다.

 

 

 

우리는 다른 것이 틀린 것이 아니라고 말하고 있지만, 사실은 다른 것을 인정하고 그 모습 그대로 이해하고 어울려 살아가는 것에는 인색합니다. 다른 것은 그저 나와 다르기에 받아들이지 못하고 있는 탓이겠지요. 분홍 몬스터가 살던 모든 것이 하얀 그곳의 친구들은 뾰족하게 튀어나온 부리 때문에 웃지 못했습니다. 마치 우리 아이들의 현실을 투영한 듯한 기분이었습니다. 자신의 개성은 잊은 채 부모님, 선생님이 시키는대로 공부하는 우리 아이들은 행복하지 않기에 웃음을 잃었습니다. 늘 뉴스에 언급되는 우리나라 아이들의 행복지수가 그것을 증명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분홍 몬스터가 여행을 통해 찾아간 곳은 생김새도 색깔도 모두 다른 친구들이 하루 종일 웃으면서 지냈어요. 자기의 개성과 재능을 살리며 살아가는 아이들은 이들처럼 행복하지 않을까요? 다양함 대신에 획일적인 것만을 추구하는 우리 사회의 모습을 이 그림책에서 보게 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자는 분홍 몬스터가 자아를 찾아 여행을 가는 과정을 보여줌으로써 우리 아이들에게 용기를 내라고 말합니다. 자신이 가진 특별한 색깔이 틀린 것이 아니기에 용기를 내어 지금 이곳에 머무르지 말고 앞으로 나아가라고 말이죠.  그리고 우리 사회에도 따끔한 조언을 합니다. 다름을 인정하고 함께 어울려사는 분홍 몬스터가 찾아간 그곳처럼 살아가자고 말입니다. 다름을 인정할 때 모두가 행복할 수 있을테니까요.

 

 

 

짧은 글이지만 참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하는 그림책입니다. 짧은 글 속에 많은 것을 담아낸 책이기도 하지요. 획일적인 사회, 다름을 인정하고 어울려사는 사회가 이 짧은 글, 그림 속에 모두 담겨져 있습니다. 두 아이를 키우고 있는 엄마인 저는 내 아이의 개성을 다시 생각해보게 되고, 그들의 개성을 자꾸 다듬으려하고 다른 아이들과 똑같이 맞추려한 것은 아니었나 생각해봅니다. 우리 아이들이 가진 개성을 다듬으려만 하지 말고, 각자가 가진 색깔을 더 발전시킬 수 있도록 이끌어주는 것이 중요한 것은 아닐까요? 우리 아이들의 웃음이 그리워집니다. <<분홍 몬스터>>는 아이와 부모가 꼭 함께 읽어보길 권합니다. 내 아이만이 가진 색깔이 무지개처럼 환하게 보이게 될 것입니다.

 

(이미지출처: '분홍 몬스터' 본문에서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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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정오의 우리 옛이야기 백 가지 1 서정오의 우리 옛이야기 백 가지 1
서정오 지음, 이우정 그림 / 현암사 / 201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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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시절 잠자리에 누우면 엄마가 옛이야기를 들려주곤 했습니다. 엄마는 우리 남매가 잠이 들때까지 이야기를 들려주곤 했는데, 같은 이야기를 들어도 늘 새로웠고 재미있었지요. 자라면서 잊혀졌던 엄마의 옛이야기는 내 아이가 태어나면서 다시금 생각났습니다. 엄마가 들려주었던 옛이야기가 내게 큰 즐거움이었고 추억이었음을 비로소 느끼게 된 것이지요. 그 이야기를 통해서 내가 많은 것을 배웠다는 사실도 알 수 있었습니다. 저도 엄마가 그랬듯이, 내 아이에게 이런 즐거움과 추억을 느끼게 해주고 싶었습니다. 하지만 저는 내 엄마가 그랬듯이 재미있고 신나게 이야기를 들려주기가 어렵더군요. 매일 똑같은 이야기에 아이도 흥미를 잃는 듯 했지요. 그래서 옛이야기를 수록한 책들을 이용해 아이들에게 들려주곤 했지만, 다양한 이야기가 부족해 아쉬움이 많았는데 드디어 마음에 드는 책을 발견하게 되었네요. 바로 옛사람들의 생각이 녹아들어 있는 것을 가려 뽑아 감칠맛 나는 입말을 살려 다시 쓰거나 고쳐 쓴 이야기 백가지가 들어 있는 현암사에서 출간된 <<서정오의 우리 옛이야기 백가지>>입니다. 

 

삶의 꿈과 현실을 이으며 마음 깊은 울림을 주는 우리 옛이야기

우리 옛이야기는 사람들의 마음을 한데 묶는 끈이었고 꿈과 현실을 이어주는 징검다리였다. 또한 일상의 고단함을 풀어주는 청량제이자 아이들을 가르치는 중요한 수단이기도 했다. 세태가 변하고 각박해졌지만 우리 옛이야기는 오늘의 우리에게 따뜻한 위로, 다시 일어설 용기, 삶을 통찰하는 여유를 전해준다. (표지 中)

 

 

1권에는 모험과 기적, 인연과 응보, 우연한 행운, 세태와 교훈, 슬기와 재치, 풍자와 해학이라는 주제로 담긴 백가지의 이야기가 담겨져 있습니다. 감칠맛 나는 말투를 그대로 살리기 위해 글말이 아닌 입말로, 이야기의 친근한 분위기를 위해 높임말 대신 예사말로, 말맛을 살리기 위해 사투리를 살린 이야기는 예전에 엄마가 들려주던 그 느낌 그대로였습니다. 현실에서 일어날 수 없는 신비한 사건을 다룬 이야기 제1부 [모험과 기적]에는 영웅이 온갖 고난을 이겨내고 끝내 바라는 것을 얻게 된다는 줄거리가 많고, 저승이나 딴 세상, 신비한 물건에 얽힌 이야기가 많지요. 제2부 [인연과 응보]에서는 인과응보나 권선징악을 다룬 이야기 또는 보은과 인연을 주제로 한 이야기입니다. 이런 이야기는 처음부터 끝이 빤히 내다보이는 것이 많지만, 선과 악이 맞서면서 펼쳐지는 비장한 아름다움이 있지요. 힘없고 가난한 사람이 뜻하지 않은 행운이나 남의 도움으로 잘 살게 된다는 줄거리를 가진 이야기 제3부 [우연한 행운]에서는 뜻하지 않은 고난을 의지로 이겨낸다는 이야기와 맞서는 구조를 가진 것인데, 무게는 가볍지만 '대신 겪기'의 시원한 즐거움을 주지요. (초판 머리말 참조)

 

 

제4부 [세태와 교훈]은 뒤틀린 현실을 은근히 비꼬거나 준엄한 진실을 가르치거나 사람답게 사는 길을 보여주려고 만든 이야기라고 합니다. 무릎을 칠 만큼 날카로운 풍자가 숨어 있기도 하고 아이들에게 잔소리 대신 들려줄 만한 교훈이 들어 있기도 하지요. 제5부 [슬기와 재치]에서는 주인공이 눈앞에 닥친 어려움을 번뜩이는 슬기로 이겨내는 과정을 그린 이야기입니다. 당연히 주인공은 힘없고 권세 없고 돈 없는 약자이고, 극복할 대상은 힘세고 권세 있고 돈 많은 강자이지요. 약자가 강자와 싸우려면 꾀를 쓸 수 밖에 없네요. 그저 한바탕 웃어보자고 만든 이야기 제6부 [풍자와 해학]에서는 분수 모르는 사람이나 어수룩한 사람을 조롱하지만, 놀리는 쪽이나 놀림을 받는 쪽이나 그리 심각하게 무게를 잡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이런 이야기는 답답한 삶 속에서 시원한 찬물 한 모금과 같은 구실을 한답니다. (초판 머리말 참조)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버리덕이 이야기, 둔갑한 쥐, 빨간 부채 파란 부채, 해와 달이 된 오누이, 나무꾼과 선녀 등도 있지만, 반쪼가리 아들, 두고도거지, 샛별 머슴, 정신없는 도깨비 등 들어보지 못한 새로운 이야기도 많이 수록되어 있네요. 입말로 쓰여진 이야기는 아이의 잠자리에 읽어주기에 제격이었습니다. 아이에게는 마치 엄마가 옛이야기를 들려주는 듯 느껴질 수 있으니까요. 잠들기 전에 하루에 한 가지씩 들려주기에도 적당한 글밥도 마음에 듭니다. 우리 옛이야기에는 이 땅을 딛고 살아온 사람들의 숨소리와 맥박, 삶의 여유와 지혜가 담겨져 있습니다. 옛사람들의 가르침과 사람의 지혜가 담긴 재미난 옛이야기를 엄마가 들려주는 동안 아이들은 자연스럽게 옛이야기의 힘을 느끼게 될 것입니다. '옛날에 어떤 사람이 살았는데'로 시작해서 '그래서 잘 살았더라는 이야기래' 라는 끝맺는 친근함이 있는 구성은 이야기를 읽어주는 엄마인 저도 신이납니다. 훗날 우리 아이도 제가 그랬듯이 엄마가 들려주는 옛이야기를 추억하고, 그 속에서 배운 많은 교훈들을 되새겨보게 되겠지요. 이것이 옛이야기의 힘이 아닐까 싶네요.

 

 

 

삶이 고달프고 바쁠수록 구수한 이야기판을 벌여놓고 옛사람들의 숨겸을 느끼며 삶의 여유를 되찾고 싶어 하는 이 땅의 주인들에게 선사하는 <<서정오의 우리 옛이야기 백가지>>는 웃음 속에 스며놓은 삶의 지혜와 여유를 통해 따뜻한 위로와 용기를 선물할 것입니다.

 

(이미지출처: '서정오의 우리 옛이야기 백가지 1' 본문,표지에서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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뚱보와 말라깽이 한림 저학년문고 27
호세 루이스 올라이솔라 지음, 헤수스 가반 그림, 성초림 옮김 / 한림출판사 / 201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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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제목이 재미있어 관심이 갔던 책인데 의외의 감동을 주는 동화책이네요. 한림출판사 <한림 저학년문고> 시리즈 27번째 이야기는 먹고 싶지만 먹을 수 없는 뚱보 마테오와 먹기 싫지만 먹어야 하는 말라깽이 아나의 우정을 담은 동화책이에요. 스토리는 짧지만, 감동만큼은 큰 작품으로 저학년 어린이들에게 재미와 따뜻한 감동을 함께 줄 듯 합니다.

 

 

 

마테오는 올해 아홉 살 난 남자아이로 학교에서 뚱보 마테오, 킹콩 마테오라고 불리기는 하지만 뚱뚱한 것에 대해 별로 신경 쓰지 않습니다. 하지만 이번에 아주 곤란한 문제가 세 개나 생겼지요. 첫 번째는 마테오가 너무 뚱뚱하다고 결론 내린 엄마가 날이면 날마다 먹으면 안 되는 새로운 음식들을 추가한다는 것과 두 번째는 얼마 전 나이 든 신사 한 분이 이사오면서 데려온 엄청나게 커다란 개가 마테오가 집 앞을 지날 때마다 미친 듯이 날뛰며 짖어 대는 바람에 언젠가는 그 개가 자신을 덮칠지도 모른다는 걱정이었지요. 그리고 세 번째는 피가 안 좋아지는 병에 걸려서 1년도 넘게 병원에 있었던 아나가 새로 전학오면서 마테오의 짝이 되었다는 것입니다. 왜냐하면 엄마가 아나에게는 감기도 치명적일 수 있어 마테오가 잘 돌봐 줘야 한다고 하셨거든요. 물론 자기를 믿고 아나를 잘 돌봐 주라고 하니 기분이 나쁘지는 않았지만 어떻게 돌봐 주어야 할지 알 수 없다는 게 문제입니다. 사실 지금 도움과 보살핌이 필요한 사람은 이웃집에 있는 무서운 개 때문에 고민인 마테오 자신이었거든요. 친구 안토니오가 시키는대로 아주 기다란 막대기를 구해 개에게 보여주고 위협도 해봤지만 개는 막대기가 막대 사탕이라도 되는 듯 이빨로 우두둑 부숴 버렸거든요.

 

 

 

같은 반 하신타는 새로 전학온 아나가 모자를 벗지 않는 이유가 까까머리이기 때문인데, 그 이유는 방사선 치료를 받아야 하고 약이 쓰기 때문에 머리가 빠지는 것이라고 하네요. 마테오는 언제 죽을지도 모르는 여자아이와 책상을 같이 써야한다는 사실에 겁에 질렸습니다. 하지만 다행이도 무섭다는 병이 옮을까봐 가능하면 멀리 떨어져 앉으려 애썼던 마테오는 개 때문에 다친 오른쪽 무릎에서 계속 피가 흘러내리는 마테오가 상처를 묶을 수 있도록 향기로운 냄새가 나는 손수건을 건네 준 아나로 인해 새로운 짝꿍과 시간을 보내는 게 아주 좋았졌지요. 매일 억지로 먹어야 하는 아나와 언제나 배고픈 마테오는 둘 다 불행한 일을 겪고 있다는 사실로 한마음이 되었어요. 아나는 쉬는 시간이 되면 크림빵을 꺼내 마테오에게 주었고, 마테오로 인해 아나도 함께 크림빵을 먹게 되었어요. 아나가 학교에 나오지 않은 날에는 마테오에게 수업 내용을 설명해 달라고 부탁하는 탓에 아나가 학교에 빠지는 날이면 마테오는 있는 힘껏 정신을 집중해서 선생님 말씀을 들으려고 노력했지요. 뿐만 아니라, 커다란 개가 아나에게로 달려들려 할 때 마테오는 용감하게 개에게 맞서지요. 이제 마테오는 더 이상 개를 무서워하지 않게 되었으며, 자신이 아닌 타인의 마음을 먼저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자기가 아프게 되는 것보다 아나가 아플 것이 더 무서운 남테오는 이제 나 아닌 다른 이의 마음을 먼저 생각하는 아이입니다. 그만큼 마음의 키가 성큼 자라난 걸 테지요.

친구의 아픔이 내게도 아픔이 된다는 것, 그것은 내 속의 내가 크게 자랐다는 말이니까요. (옮긴이의 말 中)

 

 

마테오와 아나의 특별한 우정과 성장이 재미있게 그리고 아주 따뜻하게 그려진 동화책이네요. 개를 무서워했던 마테오는 아나를 지켜주고 싶은 마음에 무서워했던 개와 맞섭니다. 이러한 마테오의 용기와 성장이 참 예쁘네요. 먹고 싶지만 먹을 수 없는 어리숙한 뚱보 소년 마테오와 먹기 싫지만 어야 하는 당돌한 말라깽이 소녀 아나의 알콩달콩한 우정을 담은 <<뚱보와 말라깽이>>가 보여준 따뜻함을 많이 아이들이 함께 하면 좋겠네요. 이들의 이야기를 통해 우정이 무엇인지 이해하게 되면서 자신도 한 뼘 자라는 것을 느끼게 될 테니까요.

 

(이미지출처: '뚱보와 말라깽이' 본문에서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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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유경의 아이 놀이 백과 : 3~4세 편 - 아동발달심리학자가 전하는 융복합 놀이 100 장유경의 아이 놀이 백과
장유경 지음 / 북폴리오 / 201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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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를 키우면서 가장 어려운 부분이 바로 함께 노는 일이 아닐까 싶다. 특히 3~4세의 아이들은 노는 일에 최선을 다하는 열정적인 시기이기 때문에 놀아주는 일은 부모에게 중노동(?)이 되기도 한다. 그러나 그것이 성현란 발달심리전문가의 말마따나 단순한 놀이가 아닌 배우기 위한 과정이라는 것을 알기에 많은 부모들이 아이들의 놀이에 관심을 갖는 것일 게다. <장유경의 아이놀이 백과 0~2세 편>이 출간되자 보인 뜨거운 반응이 바로 그 증거일 게다. 0~2세 편이 출간되면서 저자는 조금 더 큰 아이들의 엄마들이 자녀의 나이에 맞춘 놀이법을 가르쳐달라는 이야기를 많이 들었다고 한다. 이에 <<장유경의 아이놀이 백과 3~4세 편>>을 통해 아이의 마음이 자라느라 요동을 하고 진동을 겪는 격동기인 3~4세 아이들에게 꼭 필요한 놀이를 수록함으로써 롤러코스터 같은 격동기를 건넌 다음 단계에 몸과 마음이 부쩍 성장할 수 있도록 돕고자 했다.

 

 

 

이 시기에 아이들은 글 읽기를 위해 말소리를 구별하는 기술을 배우고 수 세기의 원칙을 배운다. 내가 누구인지 생각하고 다른 사람의 마음 읽기를 배우며 자기를 조절하는 방법을 배운다. 『내가 정말 알아야 할 모든 것은 유치원에서 배웠다』라는 책의 제목처럼, 편식하지 않고 골고루 먹기, 손 씻기, 남의 물건에 손대지 않기, 나누어 쓰기, 사과하기 등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것들을 이 시기에 배운다. 아이들은 이 중요한 지식과 기술들을 일주일에 한 번씩 학습지를 통해서 배우지 않는다. 비싼 학원 수업도 과외도 아닌 바로 놀이에서 배운다. 소꿉놀이에서 엄마의 마음을 배우고 마트 놀이를 하며 더하기 빼기를 배운다. 가라사대 놀이에서 자신을 조절하는 법을 배우고 선생님 놀이를 하며 글을 배운다. (본문 6p)

 

 

 

이 책은 이 시기 아이들에게 꼭 필요한 놀이를 영역별로 선별하여 수록하였다. 신체 능력의 발달로 활동량이 증가하는 24-48month에는 아이들이 잠시도 가만히 있지 못하고 쉴 새 없이 움직이면서 기본적인 신체활동들을 배운다. 이런 경험은 건강한 신체 발달뿐 아니라 이후 신체 활동에도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충분한 신체 활동을 경험이 필요하다고 한다. 매일 매일 반복되는 아이의 간식 시간을 엄마와 함께하는 즐거운 놀이의 시간으로 만들어줌으로써 신체·감각, 언어, 인지 등을 향상시키는 간식 배달, 아이가 조금 힘들어할 수 있는 계단 오르기를 한 발씩 번갈아 가며 재미있게 배우는 한 발씩 계단 오르기, 비가 오거나 날씨가 좋지 않을 때 아이와 마땅히 할 놀이가 없다고 고민될 때 실내에서도 조용히 할 수 있는 공놀이인 공 굴려서 눈사람 만들기는 대근육 운동에 도움을 준다. 마치 신병 훈련소의 포복 훈련을 연상시키는 놀이인 장애물 기어서 넘기는 기운이 넘치는 아이들을 위해 안성맞춤 놀이고 팔과 다리의 대근육과 손가락 소근육을 강화시킨다. 아이가 가위질에 관심을 가지기 시작하면 안전가위를 이용해서 예쁜 목걸이를 만들어보는 놀이를 하면 좋다. 가위질은 아이의 소근육, 눈과 손의 협응 능력을 발달시키기 때문이다. 잠자기 전 혹은 아침에 펴 놓은 이불로 아이를 둘둘 말아 김밥을 만드는 놀이는 아이의 천진난만한 웃음소리를 들을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이불로 아이를 꼭꼭 말아서 눌러주면 고유수용성 감각이 자극되어 기분이 좋아지고 진정 효과가 있다.

 

 

 

두 돌이 지나면 대부분의 아이들이 말문이 터지기 시작하기 때문에 읽기와 쓰기의 기초가 마련되는 시기이기도 하다. 이 시기에는 생각 표현 언어에 대한 가능성울 키우는 융복합 놀이를 해주는 것이 좋다. 여기저기 무언가를 붙이기 좋아하는 아이들의 성향을 반영한 몸에 스티커 붙이기 놀이를 통해 신체 분위의 이름을 배우고, 그림책의 그림을 보면서 아이에게 이야기를 만들어보게 한다면 상상력과 창의성 발달과 이야기를 지어내고 말하는 연습을 겸할 수 있다. 소리에 대한 민감성을 키워줄 수 있는 놀이인 어디 어디 있니?는 아이를 조용하게 진정시키는 효과가 있으며 청각 민감성을 길러주고, 말소리 따라 하기 놀이는 엄마와 아이가 서로의 말소리에 집중하면서 기억력과 집중력을 키워줄 수 있다. 같은 소리로 시작하는 그림 찾기 놀이는 단어를 만드는 말소리에 주의를 집중하게 하는 놀이로 말을 글로 표현하는 데 기초가 된다.

 

 

 

두 돌이 지나면서 오는 또 다른 변화는 상징을 사용하는 능력이 발달하게 된다는 것인데, 아이들은 상징을 사용하여 가장 놀이를 시작한다. 즉 블록을 들고 전화인 척하고 자신이 엄마인 척하는 등의 놀이를 한다. 뿐만 아니라 주변 세계를 관찰하고, 탐색하고, 조사하면서 논리적인 사고가 발달하고 수와 수 세기에 관심을 보이기도 한다. 이에 생각 발달 탐구를 위한 놀이가 필요하다. 더불어 이 시기는 다양한 감정을 경험하고 그것을 말로 표현하기 시작하는 때이기도 하다. 아이들의 감정 조절 능력은 이 시기 동안 지속해서 발달하기 때문에 이 시기에 발달하는 아이들의 감정 조절 능력은 이후의 사회성 발달에 매우 중요한 기반이 되므로 다양한 감정의 인식과 적절한 표현을 돕고 조절 방법을 알려주는 감정 코칭도 매우 중요하다. 이에 색, 모양 등 특성이 같은 것을 모으는 같은 친구 찾기 놀이나 화가 날 때 심호흡하는 법을 배울 수 있는 놀이로 아이 스스로 감정을 조절할 수 있게 해주는 스트로로 폼폼 불기 놀이 등을 통해 가능성을 키워주는 것이 필요하다.

 

상당수의 엄마들이 아이와 놀이를 한다는 것은 꽤 어렵고 막막한 일이라 생각한다. 더욱이 놀이를 하는 데 열정적으로 시간을 보내는 이 시기는 도무지 말을 들으려 하지 않는 때이기도 하기에 엄마들은 육아의 어려움과 피곤함을 토로한다. 헌데 이 시기가 아이의 성장에 있어 중요한 시기라고 하니 소홀할 수도 없다. 그래서 이때가 정말 육아에 있어 가장 어려운 시기가 아닐까 생각된다. 그래도 다행스럽게도 영역별로 놀이방법을 수록하여 아이의 신체, 생각, 언어, 감성 발달 등을 위한 놀이를 수록한 <<장유경의 아이놀이백과 3~4세 편>>이 출간되었으니 이 얼마나 고마운 일인가. 각각의 놀이에는 준비물, 놀이방법, 놀이효과, 아기의 가능성을 키우는 Tip & 응용 등을 상세히 수록하고 있는데, 살펴보면 어려운 놀이가 하나도 없다. 그러기에 효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고 아이의 성장 발달에도 도움을 줄 수 있으니 아이와의 놀이가 힘들고 막막함이 아니라 함께하는 즐거움이라 생각할 수도 있겠다. 무엇보다 놀이를 통해 아이의 뇌와 신체가 발달하고 있음을 깨닫게 된다면 이보다 더 행복한 일이 어디 있겠는가. 미운 4살이라 하지만 엄마와의 놀이에 따라 사랑스러운 4살이 될 수도 있음을 잊지 말자.

 

활동적인 부모의 아이가 더 활동적이다

미국에서 만 4~7세 아이 100명과 그 부모들읫 니체 활동 수준을 측정했다. 이 참여자들에게 1년 동안 특수한 만보계를 이용해 참여자들의 활동 수준을 하루 10시간 이상씩 수집했다. 그 결과 활동적인 엄마의 아이들은 비활동적인 엄마의 아이들에 비해 2배 더 활동적이었다. 아빠가 활동적인 아이들은 아빠가 비활동적인 아이들에 비해 3.5배 더 활동적이었고, 부모 모두가 신체적으로 활동적인 경우의 아이들은 그렇지 않은 경웨 비해 5.8배 더 활동적이었다. 부모의 신체 활동 수준이 아이의 신체 활동 수준에 영향을 미치는 데에는 유전적인 요인도 작용한다. 그렇지만 신체적으로 활동적인 부모는 아이들에게 본이 되기도 하고, 아이들과 신체 활동을 함께할 기회도 많으며, 아이가 신체 활동에 참여할 때 적극적으로 지원하기 때문에 아이들도 더 활동적일 가능성이 크다. (본문 29p)

 

(이미지출처: '장유경의 아이놀이 백과 3~4세 편' 본문에서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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