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 (문고판) - 초.중.고 국어 교과서에 작품 수록 네버엔딩스토리 21
윤동주 지음, 신형건 엮음 / 네버엔딩스토리 / 201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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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압이었는지 자유이었는지는 잘 기억나지 않지만, 처음 외운 -내가 기억하는 한 - 시는 윤동주님의 "서시"였습니다. 저 뿐만 아니라 ’서시’는 많은 분들이 애송하고 있는 작품은 아닌가 싶습니다. 처음 외운 시이기 때문에 기억에 남기도 하지만, 처음 ’서시’를 접했을 때 느꼈던 알싸한 느낌은 지금도 잊지 못합니다. 시가 무엇인지를 잘 알지 못했던 어린시절에 ’시’에 대해서 알게 된 첫 작품이었기 때문에 더욱 뜻깊었던 작품은 아니었던가 싶어요. 
아주 오랜만에 윤동주님의 시집을 읽게 되었습니다. 일제강점기라는 암흑의 시대에 청춘을 보냈던 시인의 안타까운 마음과 암울했던 상황에도 불구하고 간직하고 있는 순수했던 감성이 시 속에 묻어납니다.

파아란 바다에 두 발을 담그고 웃고 있는 아이의 순수한 모습이 마음에 드는 표지입니다. 윤동주 시인의 작품은 교과서에 참 많이 수록되었습니다. 눈/산울림/오줌싸개 지도/굴뚝/편지/서시/별 헤는 밤 등등...
윤동주 시인의 작품에는 어린이가가 읽으면 좋을 법한 순수함이 가득 묻어나는 작품도 있고, 청소년이 읽으면 좋을 법한 청춘의 혼,민족의 혼이 담겨진 작품도 있습니다.
푸른책들에서 엮은 어린이와 청소년을 위해 윤동주 시인의 시 77편을 모은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는,
어린이를 위한 작품 제1부 해바라기 얼굴, 제2부 무얼 먹고 사나
청소년과 성인을 위한 작품 제3부 별 헤는 밤, 제4부 또 다른 고향
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1부,2부에서는 어린이들이 읽기 편하고, 이해하기 쉬운 작품을 주로 수록하였는데, 순수함이 묻어나는 작품도 있지만, 암울했던 그 시대를 반영하고 있는 작품도 눈에 띕니다.
해가 금방 뜨면 일터로 나갔다가 얼굴이 숙어지어 집으로 돌아오는 누나의 얼굴을 담은 ’해바라기 얼굴’과 타향살이의 외로움을 표현한 ’고향 집’은 힘들었던 시대를 반영하고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별나라 사람은 무얼 먹고 사는지 궁금해하는 마음이 담겨진 ’무얼 먹고 사나’, 시험공부 하기 싫은 마음을 담아낸 ’만돌이’ 등은 어린이들의 동심을 키워줄 수 있는 작품도 많이 수록되어 있습니다.
짧지만 시인의 마음이 크게 자리잡은 시를 통해서 어린이들은 짧은 글을 통해서 자신의 크고 넓은 마음을 표현할 수 있는 ’시’라는 문학세계를 이해할 수 있게 될 듯 합니다.

무얼 먹고 사나

바닷가 사람
물고기 잡아 먹고 살고

산골엣 사람
감자 구워 먹고 살고

별나라 사람
무얼 먹고 사나. (본문 51p)

3부,4부에는 윤동주 시인의 마음이 잘 투영된 작품들이 많습니다. 많이 알려진 작품 ’서시’’별 헤는 밤’은 많은 이들이 사랑받는 작품이기도 하지만, 개인적으로도 참 좋아하는 작품이기도 합니다. 동심이 가득 담겨졌던 1부,2부와는 달리 조국을 잃은 안타까움과 마음이 많이 반영되었고, 운율보다는 자유형식을 많이 취하고 있습니다. 

별 헤는 밤

별 하나에 추억과
별 하나에 사랑과
별 하나에 쓸쓸함과
별 하나에 동경과
별 하나에 시와

별 하나에 어머니, 어머니,
어머님, 나는 별 하나에 아름다운 말 한 마디씩 불러 봅니다. 소학교 때 책상을 같이 했던 아이들과 이름과, 패, 경, 옥 이런 이국 소녀들의 이름과, 벌써 애기 어머니 된 계집애들의 이름과, 가난한 이웃 사람들의 이름과, 비둘기, 강아지, 토끼, 노새, 노루, ’프랑시스 잠’, ’라이너 마리아 릴케’ 이런 시인의 이름을 불러봅니다.

이네들은 너무나 멀리 있습니다.
별이 아슬히 멀듯이, (본문84,85p ’별 헤는 밤’ 중)

그동안 접해왔던 윤동주의 시는 청소년과 성인을 위한 작품이 많았는데, 이번에 이 시집을 통해서 어린이를 위한 작품을 처음 접하게 되었습니다. 시인이 남긴 120여 편의 시 중에 3분의 1정도가 동시였다는 사실도 이 시집을 통해서 처음 알게 되었어요. 이런 동시들을 통해서 암울했던 그 시기에도 순수함을 간직하고 있었던 저자의 마음이 느껴지는 듯 합니다. 저자는 이 동시들을 통해서 그 시절의 어린이들에게 희망을 불어 넣어주려고 했던 것은 아닐까? 생각해 봅니다.
시인 신형건은 어린 시절에 처음 소유하게 된 시집을 청소년이 되고 성인이 된 다음에도 늘 곁에 두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이 책을 엮게 되었다고 말합니다.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는 어린이에서 청소년이 되어가는 딸에게, 이제 어린이가 된 작은 아이에게 그리고 성인이 된 저에게 늘 곁에 두고 읽을 수 있는 책이 될 거 같아요.
추운 겨울 꽁꽁 얼어붙었던 마음이 왠지 스르르 녹아내리는 듯한 따뜻함을 느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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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리다
파울로 코엘료 지음, 권미선 옮김 / 문학동네 / 201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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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가 파울로 코엘료라는 점만으로도 이 작품에 끌리기에 충분했다. 결론부터 이야기하자면, 기대했던 것만큼의 임팩트가 강한 작품은 아닌데다가, 기독교적인 성향이 강하게 배어나오고 있어 저자가 전달하려는 의미에 대해 살짝꿍 반감이 느껴지기도 해서 생각만큼 굉장한 작품이었다는 생각은 들지 않았다. 이런 아쉬움이 느껴지는 작품이기는 하지만, 역시 파울로 코엘료라는 생각을 하지 않을 수 없었다. 아쉬움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저자의 글은 이야기에 대한 호기심을 자극하고 있는데다가, 마법, 마녀라는 소재로 인생의 진리를 이끌어내고 있는 전개 방법도 마음에 들었기 때문이다.

스물한 살의 브리다는 마법을 배우기 위해 마법사를 찾아간다. 사랑을 믿고 그 감정에 자신을 온전히 던졌지만, 많은 실망을 맛보았고, 사랑에 대한 아무 확신도 없는 브리다는 사랑은 그녀의 삶에서 가장 큰 도박이라 생각한다. 하지만 사랑하는 한 사람을 위해서 마법을 포기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브라다에게 마법사는 기꺼이 마법을 가르친다. 

"일단 길을 발견하게 되면 두려워해선 안 되네. 실수를 감당할 용기도 필요해. 실망과 패배감, 좌절은 신께서 길을 드러내 보이는 데 사용하는 도구일세." (본문 33,34p)

태양전승을 배우기 위해서 어두운 밤을 세우면서 믿음을 깨달은 브리다와 브리다가 자신의 소울메이트인 것을 한눈에 알아본 마법사. 그러나 브리다는 새로운 방법으로 마법을 배우기 위해 위카를 찾아간다. 위카 역시 브리다가 자신이 한때 사랑했던 마법사의 소울메이트임을 알게 되면서 브리다에게 마법을 전수하게 되고, 브리다는 자신이 ’마녀’라는 사실을 인지하게 된다.
소울메이트에 대해서 알게 된 브리다는 자신이 사랑하고 있는 로렌스가 아닌, 자신의 운명같은 사랑 소울메이트를 찾기를 원한다. 브리다는 자신의 소울메이트를 찾게되고, 진정한 사랑에 대해 눈뜨게 된다.

"지식, 돈, 권력을 좇아 달려가는 척하는 사람도 있지만, 그런건 중요하지 않아. 무엇을 성취하든 자신의 소울메이트를 찾지 못하면 불완전하지. " (본문 89p)

저자는 브리다를 통해서 돈과 권력이라는 헛된 욕심을 꿈꾸는 사람들에게 사랑이 가지고 있는 고귀함을 전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진정으로 사랑하는 사람이 없다면 많은 돈과 권력이 있다고해도 삶이 완전하지 못하다는 것을 마법이라는 신비한 요소를 통해서 이야기하고 있다. 비록 로렌스가 브리다의 소울메이트가 아니지만, 분명 브리다는 로렌스를 사랑하고 있었고 브리다가 마법이라는 새로운 길을 가고자 할때 로렌스는 큰 힘이 되어주었다. 
사랑이라는 것은 이성과의 사랑만을 이야기하는 것이 결코 아니다. 어린시절 숙제로인해 좌절한 브리다에게 고장난 골동품 괘종시계에 브리다를 앞세워 힘을 주었던 아버지, 두 사람을 사랑했던 자신의 과거를 딸에게 들려주면서 딸을 위로하려는 엄마 그리고 마법의 세계로 들어온 브리다가 스스로 깨우칠 수 있도록 자신의 감정을 억제하고 도와주고 있는 마법사, 이들이 새로운 길로 접어들고 자아를 찾으려는 브리다를 사랑하고 응원하고 있는 것이다.
바로 이 모든 이들은 소울메이트임을 알려주는  왼쪽 어깨 위에 반짝이는 점은 없지만 브리다와 함께하고 있는 소울메이트가 아닐까 싶다.

"어쩌면 그런 실패에서 뭔가 배울 수도 있겠지."
"얘야, 이 세상에 완전히 잘못된 건 없단다." 아버지는 시계를 바라보며 말했다. "멈춰서 있는 시계조차 하루에 두 번은 시간이 맞잖니." (본문 137p)

브리다는 현재 자신이 아닌, 새로운 마법의 세계로 자아를 찾기 위한 여정을 시작했다. 어두운 밤을 무서웠지만, 브리다는 두려움을 믿음으로 극복했고, 자신이 새로운 길을 찾기 시작했다는 것에 흡족했다. 마법사의 방법이 마음에 들지 않아 위카를 통해서 새로운 방법을 찾으려했고, 위카의 도움으로 그녀는 자신의 자아를 찾는데 한발 다가섰지만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는 것에 불안했다. 
누구나 새로운 일을 시작할 때는 두려움을 갖게 되고, 일에 대한 확신도 얻지 못한다. 실패에 대한 두려움과 확신이 없는 일에 대한 불안감 등이 수렁에 빠뜨리곤 한다. 일 그리고 사랑, 우리의 삶 전반에 걸쳐 우리는 도전에 대한 불안감과 두려움을 갖는다.

인생의 매 순간이 믿음의 행위임을 아는 것. (본문 44p)
"우리를 앞으로 나아가게 하는 것은 설명이 아니야. 더 멀리 가고자 하는 우리의 의지지." (본문 132p)

내 삶에 대한 확신이 서지 않고, 두려움이 들때 가장 힘이 되는 것은 바로 나를 지켜보고 응원하며 나를 사랑하는 이들이다. 그들이 있기에 믿음을 갖게 되고 용기를 얻는다. 브리다가 가족과 연인을 통해서 힘을 얻었던 것처럼 말이다.

바닷물의 온도가 괜찮은지를 알아보라는 아버지의 말에 브리다는 두 발을 담가 바닷물의 온도를 가늠했지만, 아버지는 브리다를 번적 안아올려 바닷물에 집어넣었고, 
"그래, 이제 앞으로 뭔가를 알고 싶으면 그 안에 푹 빠져보도록 해." (본문 134p)
라고 말씀하셨다. 불안감과 실패에 대한 두려움보다는 내가 하고자 하는 일에, 내 삶의 목표에 푹 빠져보는 것이 진정 나를 찾아가는 길이라 생각이 든다. 인생은 복잡하지만, 위험을 감수하지 않는다면 늘 제자리 걸음 아니, 도태될 수 밖에 없다.

위험을 감수해야 했다. 어떤 길들을 계속 따라가고, 다른 길들은 포기해야 했다. 위카가 말했던, 옳은 길이 아니라는 것을 입증하기 위해 그 길을 걷는 사람들에 관한 이야기를 떠올렸다. 하지만 최악은 그것이 아니었다. 제일 나쁜 것은 자신이 그 길을 제대로 선택했는지 평생 의심하며 그 길을 가는 것이었다. 선택에는 늘 두려움이 따르게 마련이었다. (본문 135p)

인생에 정답은 있을 수 없다. 누군가에게는 이 길이, 누군가에게는 저 길이, 또 다른 누군가는 또 다른 길이 필요하다. 그 길을 걸어감에 있어서 어두운 밤이 올 수 있고 그로 인해 두려움을 느끼고, 불안함을 느끼지만, 내 자신에 대한 믿음과 나를 믿고 응원해주는 사람들의 사랑과 용기로 인해 우리는 길을 걷는다. 환한 빛이 보일때까지....실패와 고난이 없이는 나중에 웃으며 이야기할 수 있는 일은 있을 수 없다. 나에 대한 믿음이 있고, 나와 함께하는 소울메이트가 있기에 우리는 인생을 살아갈 힘을 얻는 것이다.

브리다가 마법의 세계로 입문하면서 마법을 배우고 마법을 통해서 사랑과 자아를 찾아가는 과정은 한 사람의 인생 과정과 닮아있고, 브리다가 깨우쳐가는 것들은 우리가 삶을 살아가면서 필요한 깨달음과 닮아있다. 저자는 브리다를 통해서 삶을 살아가는 우리에게 힘을 주고, 두려움과 불안에 떠는 우리에게 믿음을 전해준다.
나는 과연 위험을 감수하면서 내 운명을 개척하려고 해 보았는가?라는 자문을 하게 된다. 실패에 대한 불안감 그리고인해 맛보게 될 좌절과 절망이 두려워 움츠려드는 나 자신을 발견했을 때 문득 내 삶이 부끄러워짐을 느끼게 되었다. 그러나 나를 사랑하는 사람들이 있고, 나에게 용기를 주는 이들이 있기에 내 삶에 위안을 얻는다.

"답을 찾아가는 과정은 무슨 의미가 있을까요?"
"답을 찾는 것이 아니야. 받아들이는 거지. 그러면 삶은 훨씬 강렬해지고 환희로 가득 차게 돼. 삶의 매 순간순간에, 우리가 내디디는 발걸음 하나하나에 우리 개인을 넘어서는 훨씬 커다란 의미가 담겨 있다는 걸 이해하기 때문이지." (본문 231,232)

저자는 말한다. 두려워하지 말고, 의심하지 말고 결정하고 나아가라고 말이다. 당신을 지켜주는 이들이 있기에 믿음을 갖고 나아간다면 어떤 위험이든 감수할 수 있는 힘이 있고, 그로인해 새로운 길을 찾게 될 것이다. 라고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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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괜찮아 푸른도서관 40
안오일 지음 / 푸른책들 / 201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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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를 위한, 어른을 위한 시집을 많이 접해보았지만, 청소년을 위한 시집은 처음이다. 청소년들이 갈 수 있는 곳이 한정되어지고, 청소년들이 할 수 있는 일도 한정적인 것처럼 청소년을 위한 문학도 왠지 한정적이라는 생각이 들었는데, 이렇게 청소년을 위한 시집이 있다는 것을 처음 알고보니 청소년들을 위로할 수 있는 또 다른 수단이 생긴 같아서 청소년도 아닌 내가 괜한 위안을 받는다. 앞으로 내 아이가 이 시집을 통해서 마음을 다독일 수 있다는 생각이 들어서일지도 모르겠다.
샛노란 표지색깔이 눈에 끌린다. 보통 노란색은 ’주의’를 요하는 색으로 사용되기도 하고, 명도를 강조할 때 다른 색상보다 눈에 잘 띄어 주로 사용되기도 한다. 왠지 이런 의미의 노란색이 청소년 시기를 대변하고 있는 색상이라는 느낌이 들었다.
청소년 시기는 인생을 설계하는 첫 출발선에 있지만, 가장 호기심이 왕성한 시기이고, 그들을 유혹하는 수많은 장애물이 있어 주의가 필요한 시기이며, 일생에 있어서 가장 아름답게 꽃피우는 시기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그런 의미에서 노란색은 왠지 그들과 잘 어울린다.



1부 한 대 치고 싶다
2부 그럴 때도 있지
3부 이 정도는 웃어 주세요
4부 지금 우리는


불만이 느껴지는 ’한 대 치고 싶다’와 주변의 관심과 사랑을 요구하는 ’이 정도는 웃어 주세요’ 에서 그들의 마음이 담뿍 담겨진 소제목이 눈길을 끈다. 한 편 한 편 읽어가면서 지금 그들이 느끼고 있는 마음, 고민, 우정 등이 고스란히 전해지는 듯 했다. 짧은 글 속에서 그 어떤 성장 소설 못지않는 그들만의 세계가 그려진다. 
청소년들이 살아가는 하루의 일상이 시로 표현되면서, 그들에게 큰 공감대가 형성되리라는 생각이 들었다. 예쁘고 달콤한 시어로 미화된 것이 아니라, 그들의 삶을 있는 그대로 일상의 언어로 표현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들의 감성이 그대로 녹아들어있다는 점이 놀라웠고, 이런 일상의 언어가 그들에게 더 와닿을 거 같다는 생각을 하니 ’시’라는 것이 어려운 단어, 예쁜 단어가 아니여도 충분히 누군가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구나~하는 새로운 진리를 얻게 된 듯하다.

천 냥 하우스

모양이 달라도
쓰임새가 달라도
모두 다 천 원이란다

일괄 처리된
이쑤시대, 면봉, 칫솔, 컵, 바구니...

바둑부 동완이
운동부 훈이
음악부 화주
그리고 문예부 나
모두 수학 심화반에 넣어졌다. (본문 22p)

스스로 원하는 꿈을 이루기 위해서 재능을 키워내는 것이 아니라, 좀더 높은 수학 점수, 영어 점수를 받기 위해 똑같은 교육을 받아야하고, 개개인이 잘하는 재능이 아니라 점수만으로 평가를 하는 요즘 교육 현실로 인해 힘겨워하는 아이들의 마음이 이 시 속에 담겨져 있는 듯 하다.

질문

수학 공식 말고
영어 단어 말고

때론
내가 경험하지 못한 것들에 대해
물어보고 싶어요

인생은 소중한 거니까요 (본문 65p)

이 정도는 웃어 주세요

오른쪽 실내화는 분홍색
왼쪽 실내화는 초록색
치마 속에는 쫄바지
손톱엔 화이트
머리는 엉거주춤 똥 머리
커다란 책가방

그게 뭐냐고
단정치 못하다고
하진 마세요
나를 가꾸고 싶은 마음은
나쁜 게 아니잖아요
학생으로서 할 수 있는 최대한의
나만의 패션이니까요

그냥 봐 주시면 안 되나요?
귀엽고
발랄하고
당당한
학생으로 말이에요 (본문 73p)

관심과 사랑은 그들에게 힘이 된다. 무엇을 지적하고, 다그치기보다는 그들에게 힘이 되는 한마디가 절실할 때인 듯 하다.

지금 그들은은 실수를 통해서 새로운 것을 경험하고 알아가는 때이다. 실수를 해도 괜찮다. 충분히 괜찮다고 위로 받을 수 있으며, 스스로 다독일 수 있는 시기이다. 무언가를 결정해야하는 때가 아니라, 결정하기 위해서 도전을 할 때이기 때문이리라.
<<그래도 괜찮아>>는 스스로를 다독일 수 있도록 마음의 위로를 받는 시집이다. 자신과 같은 마음을 가지고 있는 시 속의 아이들과 공감대를 형성하고, 시 속의 아이들에게 위로를 받으며 용기를 얻을 수 있는 바로 청소년! 그들을 위한 시집이다. 지치고 힘든 그들의 어깨에 이 시들은 어깨를 다독여주는 위안을 받을 수 있으리라 믿는다. 
괜찮다..괜찮다...그래도 괜찮다..

(사진출처: ’그래도 괜찮아’ 본문에서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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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다른 내 동생 우리또래 창작동화 61
강민숙 지음, 박지영 그림 / 삼성당 / 201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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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에 앞서 <<은총이와 은별이>>라는 제목의 동화가 먼저 출간되었다고 합니다. 이 동화는 저자 강민숙의 동생가족의 실제 이야기를 담아낸 작품으로 입양을 통해 새로운 가족을 탄생시킨 목사 부부의 가슴 따뜻해지는 가족의 이야기를 담아냈습니다. 감동에 가슴이 뭉클해지기도 하지만, 사람들의 이기적이고 그릇된 시선 때문에 화가 나기도 합니다. 제가 그런 시선을 가지고 있는 것은 아닌가 반성을 하게 되는 작품이기도 합니다. <<또 다른 내 동생>>은 첫 입양아였던 은총이의 시각으로 비추어지는 가족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은총이에게는 다섯 살 되던 해 봄에 동생이 있는 친구들이 부러워 엄마에게 동생을 사달라고 졸랐습니다.
그렇게해서 은총이처럼 엄마의 가슴으로 낳은 동생 은별이가 생겨났습니다.
입양된 후에야 은별이가 선천성 뇌성마비를 가진 장애아라는 것을 알았고, 주위 사람들의 수군거림과 손가락질에도 아빠 엄마는 은별이를 받아들였고, 사랑과 노력으로 길렀습니다.
평생 자리에 누워 있어야 될지도 모른다는 의사 선생님의 이야기와 달리 은별이는 세 살 때 혼자 앉았고, 일곱 살이 되어서는 저 혼자 일어설 줄도 알게 되었죠.
비록 은별이는 말은 못 하지만, 얼굴도 예쁘고 기억력도 좋은데다 애교도 많고 멋 부리기도 좋아한답니다.
엄마의 사랑을 독차지하고 싶어하는 질투왕 은별이 때문에 은총이는 엄마 곁에서 잠을 잘 수도 없고, 엄마 무릎에 앉을수도 없지만, 동생 은별이가 다른 사람들에게 무시 당하거나 손가락질을 받을 때는 가슴이 아픈 정말 착한 언니입니다. 

은총이와 은별이에게 은서라는 새로운 동생이 생겼습니다. 입양되었다가 경기가 심해 파양이 된 탓에 외국으로 입양될 위기에 처한 아이가 불쌍해 아빠는 또 다른 동생을 데리고 왔습니다. 은별이만으로도 힘겨운 엄마는 처음에는 반대했지만, 결국 은서를 또 가슴으로 사랑하게 되었죠. 입양온 첫 날 경기를 해서 놀랐지만 결국 가족의 사랑이 있어 은서의 경기는 많이 줄었습니다.
엄마의 사랑을 독차지 했던 은별이는 이제 은총이가 그랬던 것처럼 엄마의 옆자리를 은서에게 양보했습니다.



입양과 장애우에 대한 사람들의 따가웠던 시선이 예전에 비해서 많이 나아졌지만, 여전히 그들을 보는 시선이 곱지만은 않습니다.
장애를 가진 은별이를 입양한 목사 부부를 향한 사람들의 수군거림이나 손가락질, 은별이를 업고 여기저기 유치원을 다녀보았지만 결국 좌절만 안고 돌아와 눈물을 흘렸던 엄마, 은별이를 향한 또래 아이들의 곱지않은 시선, 입양된 은총이를 바라보는 언니 오빠들의 비아냥거림에 은총이는 자신에 대해 비참한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들은 피보다 더 찐~ 사랑으로 한 가족이 되었습니다. 동생들을 사랑하는 은총이, 춤 잘추는 은별이, 잘 웃는 은서 세 자매는 어느 가정의 아이들 못지않게 서로를 아끼고 사랑합니다.
그들은 우리와 ’다를’ 뿐이지 그들이 ’틀린 것’은 결코 아닙니다. 그들은 사랑을 실천할 줄 아는 용기가 있는 것이고, 우리는 가슴이 아니라 머리만으로 이해하려고 하기 때문에 그들이 가지고 있는 사랑으로 연결된 끈을 보지 못하고 있는 것입니다.



이제 은별이는 물건을 짚지 않고도 혼자 일어설 수 있게 되었고, 초등학교에 입학하게 되었습니다. 사람들의 이기적이고 곱지않은 시선에 엄마는 많은 눈물을 흘렸지만, 세 아이들이 있어서 더 많이 웃고, 더 많이 행복해 합니다. 동화같은 이 이야기가 실제 이야기라는 것이 정말 놀랍기만 합니다. 편견과  선입견을 떠나서 세 아이를 입양해서 키우며 사랑나눔을 실천하는 목사 부부의 용기에 절로 고개가 숙여집니다. 세 아이에게는 멋진 부모님과 자매가 생겼습니다. 은총, 은별, 은서가 웃음을 잃지 않고 행복하게 살아가기를 진심으로 바래봅니다. 저자는 앞으로도 이 아이들의 자라는 모습을 계속 지켜보며 글로 쓸 계획이라고 합니다.
저 역시도 우리 아이들과 함께 이 아이들을 응원하고 지켜보려 합니다. 그 어떤 가족보다 더 찐한 사랑으로 연결되어 있는 이들 가족에게 늘 웃음 가득한 일만 있기를 바라며, 그 웃음으로 사람들의 못난 시선을 이겨내기를 응원합니다.

(사진출처: ’또 다른 내 동생’ 본문에서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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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빛 알에서 나온 소녀 노란상상 그림책 5
제인 레이 글.그림, 김경연 옮김 / 노란상상 / 201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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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에서부터 신화적인 느낌이 떠오르는 그림책입니다. 그만큼 이야기 또한 몽환적인 느낌을 주고 있지만 그 속에는 우정, 친구라는 진실된 감정이 담겨져 있습니다. 알록달록 예쁜 색채로 담겨진 삽화는 유랑 극단이라는 이야기 배경과 잘 어우러져있으며,  삽화 곳곳에서 볼 수 있는 재주많은 단원들의 독특한 인물 그림을 보는 재미도 쏠쏠합니다.

눈이 커다랗고 까만 고아 소년 아흐메드는 유랑 극단에서 극단 주인인 늙고 성질이 고약한 살렘 부인이 시키는 일을 하면서 살았습니다. 땔나무를 하고 물을 길어 오고, 마차를 청소하고 동물들의 먹이를 주기도 하고 빨래도 하고 음식을 하는 것이 아흐메드의 일이었어요. 고된 일 끝난 뒤에는 모닥불 옆에서 옹송그리고 누워 별들을 쳐다보며 잠이 들곤 했습니다.
어느 겨울 날, 아흐메드는 땔나무를 하러 숲에 갔다가 길 한가운데 놓인 금빛 알을 발견하고 극단으로 가져왔지만, 살렘 부인은 금빛 알을 낚아채 새장 속에 넣었습니다. 봄이 오자 알이 부화되면서 어여쁜 소녀가 나타났어요. 
극단 사람들은 소녀에게 아우렐리아라는 이름을 지어주었고, 소녀는 아침 해가 떠오를 때마다 노래를 불렀습니다.
살렘 부인은 소녀를 이용하여 돈을 벌어 들였고, 아우렐리아는 고운 비단 같은 깃털이 솟아나면서 점점 아름다워졌어요.
아흐메드는 밤마다 일을 끝낸 뒤 금빛 새장 옆에 가서 누워 아우렐리아와 함께 가민히 별을 쳐다보며 잠이 들었습니다.





여름이 되면서 아우렐리아는 불행해졌고, 아흐메드는 아우렐리아를 자유롭게 해주었습니다. 그 일로 아흐메드는 한층 더 심하게 일을 해야했습니다. 아우렐리아가 그리운 외로운 아흐메드는 매일 밤 꿈 속에서 아우렐리아가 전해 준 깃털을 모았고, 눈 오는 밤 아흐메드는 아우렐리아의 손을 잡고 검은 밤하늘 눈송이 사이로 날아올랐습니다.




성질이 고약한 살렘 부인이 시키는 일을 묵묵히 해왔던 아흐메드는 자신의 외로움을 달래주었던 아우렐리아의 불행을 두고 볼 수 없어서 위험을 감수하고 아우렐리아를 자유롭게 해줍니다. 새장 속에 있는 아우렐리아와 새장 밖에 있는 아흐메드는 서로 다른 공간에 있지만, 자유롭지 못하다는 공통분모가 있었고 같은 밤하늘의 별을 쳐다보면서 서로의 마음을 느낄 수 있는 좋은 친구가 되었습니다. 자신은 비록 자유롭지 못하지만 사랑하는 친구 아우렐리아의 불행이 마음 아팠던 아흐메드는 기꺼이 친구를 위해서 위험을 감수했고, 더 심한 고통도 감내할 용기를 가졌던 것입니다.
아우렐리아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자신에게 사랑을 전해주었고, 자유를 주었던 아흐메드를 잊지 않았고 아흐메드와 함께하기 위해 매일 밤 깃털을 전해주었습니다. 서로의 처지를 이해하고 사랑했던 마음이 있었기에 그들은 이제 같은 곳을 향해 날아갈 수 있는 자유를 얻었던 것입니다.

만약 아흐메드가 자신의 외로움을 달래기 위해서 아우렐리아를 새장에서 꺼내주지 않았다면, 아흐메드 역시 영원히 자유롭지 못했을 것입니다. 자유롭지 못했던 자신의 불행을 알고 있기에 아흐메드는 아우렐리아를 이해할 수 있었던 것이겠죠.
아흐메드와 아우렐리아의 이야기를 통해서 친구란 서로를 이해하고 서로를 위해 노력하는 것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강렬한 원색으로 그려진 극단의 모습과는 달리 아흐메드와 아우렐리아가 함께있는 배경은 은은한 파스텔 느낌으로 그려져 환상적인 느낌이 더 강하게 나타납니다. 
외롭고 지친 아흐메드의 표정이 아우렐리아와 함께하면서 웃음 가득 담긴 표정으로 변했습니다. 
친구와 함께할 때 우리는 이렇게 행복한 표정이 되곤 합니다. 두 소년 소녀의 아름다운 우정처럼 우리 아이들도 친구를 이해하고, 친구를 위해 용기를 가질 수 있는 마음을 가졌으면 좋겠어요.

(사진출처: ’금빛 알에서 나온 소녀’ 본문에서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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