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피 머시기데이 라임 청소년 문학 1
핀 올레 하인리히 지음, 이덕임 옮김, 라운 플뤼겐링 그림 / 라임 / 201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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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해피 머시기데이>>는 제목에 호기심을 느껴 읽어보게 된 책인데, 출판사 이름이 처음 들어본 '라임'이다. 초록색 오렌지로 유명한 '라임'이라는 이름이 새콤달콤 산뜻한 느낌이 들어 궁금한 마음에 찾아보니 푸른숲에서 어린이와 청소년을 위해 새로 선보인 브랜드란다. 그동안 푸른숲주니어 책을 사랑했던 독자들에게는 반가운 소식이 될 듯 싶다. '어린이와 청소년을 위한 진정성 있는 책을 펴내는 것을 목표'로 2014년 1월 세상에 첫발을 내딛었다고 하니, 앞으로 두 아이를 위해 '라임' 브랜드에 주목해야겠다.

라임 브랜드가 처음으로 선보인 <라임 청소년 문학> 시리즈의 첫 번째 이야기는 독일 청소년 문학상 수상 작가인 핀 올레 하인리히와 라운 플뤼겐링 콤비의 두 번째 역작으로 주목을 받은 작품 <<해피 머시기데이>>다. 코믹한 삽화와 제목 그리고 '주둥이 왕국'이라 불리는 집을 묘사하는 첫 장부터 호기심을 이끌고 흡입력이 강한데다 재미있어 유쾌한 이야기일거라 생각했는데, 상상밖의 이야기다. 가족의 해체와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이 바뀌어버린 환경, 엄마의 병으로 인해 혼란을 겪는 파울리나의 다소 어두운 이야기를 통해 청소년들의 고민을 담아냈다. 하지만 다소 어두울 수 있는 이야기임에도 유쾌하게 이끌어나가는 스토리가 퍽 매력적인 작품이다.

 

어느 날 갑자기 해일처럼 몰아닥친 구질구질한 현실과 맞짱을 뜨게 된 열네 살 소녀 파울리나의 이유 있는 방황과 갈등, 그리고 항변! (표지 中)

 

 

없는 게 없었던 4층짜리 집은 아빠, 엄마 그리고 파울리나가 사는 주둥이 왕국이었다. 그랬다. 그 시절, 파울리나 집에는 모든 것이 다 있었다. 하지만 파울리나는 이제 엄마와 단둘이 도시 외곽의 플라스틱 집에서 생활하게 되었다. 예전에 갖고 있는 것이 팬케이크였다면, 이제 파울리나에게 남은 것은 빈 접시에 팬케이크가 남기고 간 버터 자국과 혀 끝에 남아 감도는 달콤한 맛뿐이라고 한다면 쉽게 이해가 되려나. 하지만 이 모든 것이 아무렇지도 않다는 듯이 태연하게 서 있는 엄마는 주둥이 왕국의 공주가 자신의 왕국을 떠나 도시 외곽의 곰팡내 나는 동네로 이사 온 게 당연한 일이라는 듯 너털거리며 웃었다. 그나마 치즈 장군인 할아버지 집과 가까워 졌다는 것이 파울리나에게 위안이 되었다.

 

목덜미에서 우유 냄새가 많이 나던 그 사람은 주둥이 왕국에서 혼자 살아가고 있다. 자기 혼자 모든 걸 차지한 채, 엄마와 자신을 늙은 이웃들이 득실거리는 동네로 내몬 그 사람을 파울리나는 이해할 수가 없다. 파울리나가 큰 소리로 투덜거리면 엄마는 특유의 천사표 미소를 지으며 코코아를 한 잔 건넬 뿐이다. 이사와 학교, 이 모든 걸 엄마 혼자 결정했다는 것이 파울리나는 화가 났고, 그 반항심으로 새로 친구를 사귀는 일 따위는 결코 하지 않으리라 마음 먹었다.

 

지금 그 사람 혼자 차지하고 있는 주둥이 왕국을 탈환해서 모두 함께, 아니면 혼자서 살아갈 거다. 앉으면 엉덩이가 꽉 낄 것 같은 이 좁아터진 집에서 내가 계속 살 것 같아? 천만에! 나는 절대로 이런 데서 썩지 않을 거다. 다시 주둥이 왕국을 차지하고 말겠다! 주둥이 괴물을 앞세워서라도. (본문 41p)

 

파울리나는 갑자기 바뀌어버린 이 상황을 받아들이기 힘겨웠고, 흐느끼는 엄마를 대신해 모든 다 해결하리라 생각한다. 친구를 사귀지 않겠다는 파울리나의 다짐과는 달리 파울이 찾아와 학교에 같이 가게 된다. 파울은 전에 살던 사람이 왜 집 안에 있는 손잡이들과 지레 따위 등을 만들었는지 궁금해하는 파울리나에게 전에 살던 할머니는 휠체어를 타고 다녔으며 집에 드나들기 편하도록 계단 대신 경사로를 만들었고, 걷지도 일어시지도 못했던 할머니는 집 안에 손잡이를 만들었다고 귀뜸해준다. 이 사실은 파울리나에게 생각지도 못했던 진실, 그동안 엄마가 숨기고 있던 진실과 마주하게 한다.

 

"호박벌이 알고 있는 것은 아주 간단한 것들이란다. 자신이 밖으로 나가길 원한다는 것, 그리고 어떠한 장애가 닥치더라도 반대편을 향해 계속 날아가는 것. 장애물을 무사히 통과할 때까지 말이다."

호박벌이 윙윙거리는 소리가 온 세상에 울려 퍼졌다. 어디에선가, 누군가는 알고 있다. 어떤 경우에도 삶은 계속되리라는 것을. (본문 170p)

 

 

파울의 생일에 초대받은 파울리나는 파울에게 "해피 머시기데이!"라며 인사를 건넸다. 생일파티가 정말 싫었지만, 파울리나는 청소년들을 위한 주거 시설에 사는 파울에 대해 조금 알게 된다. 파울로 인해 파울리나는 혼자만 힘든 것이 아님을 느끼게 된다. 갑자기 달라진 환경 속에서 혼란스러워하는 파울리나의 모습은 청소년들이 갖게 되는 다양한 고민으로 인한 심리변화를 너무도 잘 표현해주고 있다. 방황하고 싶은, 인정하고 싶지 않은 그래서 되돌리고 싶은 마음을 파울리나를 통해 엿볼 수 있다. 그런 파울리나의 마음을 다독여주는 치즈 장군 할아버지의 이야기들은 청소년들에게 깊은 울림을 줄 수 있는 이야기이며, 함께 책을 읽게 될 어른들에게도 깨달음을 전한다. 파울리나의 상황은 정말 절망적이지만 파울리나는 절대 절망하지 않는다. 다만 자신만의 방법으로 새로운 환경에 적응해나가고 있다. 호박벌처럼 말이다.

 

"우울한 기분에 빠져 있는 호박벌을 본 적 있니? 아니면 공포와 분노, 혹은 걱정에 찬 호박벌 얘기를 들어 봤니? 한 번도 못 들어봤을 거다! 호박벌에게는 이 꽃, 다음에는 저 꽃이 기다리고 있거든. 참 쉬운 일이지. 뭔가 다른 것이 항상 나타나니까." (본문 168,169p)

 

우리는 살아가면서 내가 원하는 않는 상황에 놓여질 때가 있다. 파울리나처럼. 하지만 호박벌처럼 가능한 한 침착하게 끊임없이 날개짓을 하다보면 우리는 새로운 세상으로 날아갈 수 있을 게다. 다소 무겁게 진행될 수 있을 법한 주제임에도 이 책은 유쾌하게 수록하였지만, 청소년들에게 전달하고 싶은 메시지는 파울리나를 통해 모두 이야기하고 있다. 유쾌함을 더하는 만화풍의 삽화 또한 매력적인 작품이다. 청소년 시기를 분명히 지나고 어른이 되었고 부모가 되었지만, 사춘기 딸아이의 마음을 들여다보는 건 참 어려운 일이다. 이 책은 딸아이의 마음을 조금이나마 엿볼 수 있는 기회가 되어주었다.

 

 

푸른숲의 새 브랜드 '라임'으로 첫 신호탄이 되어준 <<해피 머시기데이>>, 그 시작이 썩 마음에 든다.

 

(이미지출처: '해피 머시기데이' 본문에서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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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는 어른 - 울지 않는 아이가 우는 어른이 되었습니다 울지 않는 아이가 우는 어른이 되었습니다
에쿠니 가오리 지음, 김난주 옮김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1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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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지 않는 아이'라는 제목의 에세이집을 선보인 지 5년이 지났습니다. 이번에는 「우는 어른」입니다. 나는 '우는 어른'이 되었습니다. 현실적인 행위로 우느냐 안 우느냐는 차치하고, 어른이란 본질적으로 '우는' 생물이라고 생각합니다. '울 수 있다'는 표현이 정확할지도 모르겠군요. '울 수 있다'는 것은 아마도 진정 안도할 수 있는 장소를 지녔다는 것이겠죠. 나는 '지 않는 아이'였던 자신을 다소는 듬직하게 여겼지만 '우는 어른'이 되어 기쁩니다. (본문 229p 작가 후기 中 )

 

요시모토 바나나, 야마다 에이미와 함께 일본의 3대 여류 작가로 불리는 에쿠니 가오리의 성장 에세이 '울지 않는 아이' 와 '우는 어른'이 출간되었다. '울지 않는 아이'는 작품 활동 초기에 쓴 8년 치 에세이를 모은 것이며 <<우는 어른>>은 '울지 않는 아이'를 발표하고 나서 5년 동안 쓴 에세이를 모은 작품이다. 우리나라에서는 두 작품이 동시에 출간되었는데, 내가 '울지 않는 아이'가 아닌 <<우는 어른>>을 먼저 읽어보고자 한 이유는, 나이가 들수록 눈물이 많아지면서 잘 우는 어른이 된 탓이다. 책 제목을 본 순간 비슷한 연령대의 여자로서 형성될 공감대가 느껴져 마음을 빼앗겼다. 앞서 언급한 작가의 후기를 읽으면서 '아!' 라는 탄식이 흘러나왔다. 운다는 것, 그것이 안도할 수 있는 장소를 지녔다는 작가의 말이 그동안 가끔을 흘러나오던 의문스러웠던 눈물의 해답이었음을 깨달은 탓이리라. 내가 마음놓고 울면서 기댈 수 있는 사람이 있고, 내가 마음놓고 울 수 있는 장소가 있다는 것! 나는 문득 간혹 무심하게 흘러내리던 그 눈물을 애써 감추고, 애써 지우려했던 일들이 쓸데없는 소모였다는 것을 생각하면서 책을 읽기 시작했다.

 

 

사실 에쿠니 가오리의 작품을 많이 접해보지는 않았다. 그런 탓에 보통 작품을 통해 갖게 되는 작가에 대한 편견이나 선입견은 없었기에 이 책은 새로운 친구를 만나는 느낌이었다. 책 읽기에 앞서 작가 후기를 먼저 읽어보게 된 것도 그 때문인지 모른다. 그녀를 소개받는 느낌을 받고 싶어서랄까. 하지만 결론부터 이야기하자면, 책 제목이나 작가 후기에서 오는 공감이 스토리 상에서는 크게 와닿지 않았다. '비가 세계를 싸늘하게 적시는 밤', '갖고 싶은 것들'에서 보이는 그녀의 이야기와 달리 남성 친구의 방에서 보게 되는 그녀의 이야기에서는 그녀의 생각이나 그녀의 글을 이해하는데 조금은 버거운 느낌이었다.

 

음악은 늘 곁에 있었다. 비처럼 내려와 느끼고 생각하지 전에 내게 스며든다. 음악에서 힘을 얻기도 하고 동요하기도 하면서 마음이 움직인다. 그 결과 어떤 에너지가 생긴다. 내일도 또 어떻게든 살아갈 수 있도록. (본문 37p)

 

함께 여행하고 함께 노래할 수 있는 여동생이 있다는 것이 부럽고, 무엇을 좋아하는지에 대한 명확한 기준이 있는 것이 부럽다. 누군가 내게 무엇을 좋아하느냐고 묻는다면, 좋아하는 수많은 명확하지 않는 그것들 중 내가 진심으로 좋아하는 것을 이야기하기 참 어려울 거 같다. 그런데 참 재미있는 것은, 에쿠니 가오리가 좋아하는 것들을 읽으면서 '아, 나도 그런데..'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그러는 동안 나 자신도 정리하지 못하는 '나'를 정리하게 되는 느낌이 든다고나 할까. 타인의 이야기를 통해 나를 정리한다는 것이 조금은 우습게 느껴질지 몰라도, 잘 몰랐던 나 혹은 지금은 기억하지 못했던 예전의 나를 꺼내보는 기분이 들어 설레이는 기분이었다. 문득 나에 대한, 나의 일상에 대한 메모를 기록해야겠다는 새로운 계획도 세워보게 되는, 에쿠니 가오리는 나 자신을 들여다보는 시간을 준다.

 

현실과 그 바깥, 즉 일상과 그 바깥은 양말과 마찬가지로 금방 휙 뒤집힌다. 그러면 조금 전까지 현실이라 여겼던 것이 갑자기 비현실이 되고, 비현실이라 여겼던 것이 천연덕스럽게 현실이 된다. 일상이라 여겼던 것이 갑자기 비일상이 되고, 비일상이라고 여겼던 것이 당당하게 일상이 된다. 그런 상황이 오면 놀라거나 난감해할 것이 아니라, 헉 하고 조그많게 중얼거리고는 아무 일도 아니라는 듯 받아들일 수밖에 없다. 마치 꿈에서 깨어날 때처럼. (본문 41p)

 

4개의 주제로 소개되어 있는 그녀의 이야기에서 가장 공감했던 것은 '갖고 싶은 것들' 이었다. 나에게 없는 능력, 나에게 부족한 무언가를 채워줄 수 있는 다양한 것들에 대해 이야기하는 그녀에게서 동질감을 느끼게 된 탓이다. 여자라면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가 마음에 쏙 든다. 그렇다고 반지, 목걸이와 같은 보석이라 생각하지 말기를. 갖고 싶은 것들에는 하늘이 내려준 가창력, 능수버들 같은 허리, 운전 능력, 외국 영화에서 등장하는 아침 먹는 방 같은 것도 있지만, 하이디처럼 선한 마음, 용기가 갖고 싶은 것이니.

 

나는 용기를 원한다. 그 용기를 아낌없이 소비할 수 있도록 행복한 순간을 많이 만들면서 살리라. (본문 199p)

 

<<우는 어른>>은 사실 내가 생각했던 주제와는 조금은 다른 내용들이었다. 책 제목에서 갖게 된 선입견으로 나이가 들면서 느끼게 되는 수많은 감정, 어른이 되어서야 알게 되는 인생, 울음이 주는 의미 등을 담았으리라 생각했던 탓이다. 인생의 반을 살아오면서 알게 된 아주 미비한 인생에 대해 그녀의 삶을 통해 공감하고, 위로받고, 위안삼으며 그녀로부터 배우고 느끼고 싶었던 부분들이 있었지만 그런 부분에서는 부족한 느낌이다. 다르게 얘기하자면, 책 제목은 정말 기가막히게 잘 지었다고 이야기해도 좋고.(왠지 책 속에서 느껴졌던 에쿠니 가오리의 명확함을 배운 거 같다.) 부족한 부분도 있었고, 공감할 수 없는 부분도 있었지만 분명한 것은 이 책을 통해서 나 스스로에 대해 알아가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는 점이다. 지금까지는 내가 좋아하는 것, 내가 갖고 싶은 것, 내가 하고 싶은 것이 무엇인가를 많이 감추고 있었다. 누군가로 인해 나를 이해하게 되는 것, 비로소 나를 바라보게 되었다는 것이 다행스러우면서도 나 스스로를 잘 몰랐다는 점이 조금은 씁쓸하기도 하다. 에쿠니 가오리는 그런 부분에서 나를 많이 이끌어준 셈이다. 그래서 나는 그녀처럼 용기가 갖고 싶어진다.

 

(이미지출처: '우는 어른' 표지에서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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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로 달라 재미있어! - 개성 톡톡! 지구 마을 사람들 토토 지구 마을 1
조지욱 글, 정현지 그림, 김성은 기획 / 토토북 / 201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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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통, 통신의 발달로 세계 곳곳에서 일어나는 일들을 바로바로 확인할 수 있게 되었고, 지구촌이라는 말처럼 이제 정말 지구가 하나의 마을처럼 느껴질 정도로 가까워졌습니다. 예전과 달리 우리나라에도 많은 외국인들이 살아가고 있으며, 다문화 가족도 많이 생겼지요. 하지만 여전히 나와 다른 이들에게 대한 거리감을 가지고 있는 것은 사실입니다. 때문에 앞으로 세계의 중심에서 일하게 될 우리 아이들에게 다름을 이해하는 것은 매우 중요한 일이 되었지요. 이런 탓에 다름을 이해할 수 있는 다양한 구성의 책들이 많이 출간되고 있답니다. 그 중 눈에 띄는 책 한 권을 보게 되었지요. 다름의 이해를 넘어 다르기 때문에 더 재미있다는 것을 알려주지요.


지구 마을에는 70억 명이 넘는 사람들이 살고 있어요. 만약 70억 명 사람들이 손을 잡고 한 줄로 늘어선다면 지구를 130바퀴도 넘게 돌 수 있어요. 또 지구 마을 사람들을 1초에 한 명씩 센다면 모두 다 세는 데 222년쯤 걸린답니다.
정말 많은 사람들이 살고 있지요?
더 놀라운 것은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모두 다른 모습으로 살아가고 있다는 거예요. (본문 3p)



사람이 많은 극장, 공원에 가본 적이 있나요? 그 많은 사람들 중에 나와 닮은 사람은 한 명도 없습니다. 쌍둥이 형제라도 서로 다른 점은 있지요. 그렇다면, 나와 다르다고 해서 틀린 걸까요?

아프리카 케냐 사람들은 피부가 진한 초콜릿색이여서 깜깜한 밤에 보면 얼굴이 잘 안 보인다고 해요. 지구마을에는 초콜릿색, 계피색, 벌꿀색, 살구색, 복숭아색, 캐러멜색, 감자튀김색, 연한 커피색, 진한 커피색 등 서로 다른 피부색을 가진 사람들이 살고 있지요. 나와 다른 피부색이라고 해서 그 사람이 틀린 건 아니에요. 피부가 다른 건 피부 속에 들어 있는 갈색 색소 멜라닌 때문이니까요. 지구 곳곳마다 기후가 다르기 때문에 피부색도 다른 것 뿐이지요. 피부색만 다른 것이 아니라 생김새도 서로 다르지요. 마치 진달래와 장미꽃이 다른 것처럼 말이죠.



외모도 다르지만 생활 습관도 다르답니다. 멕시코 사람들은 아침, 점심, 저녁 끼니마다 옥수수를 밥으로 먹기도 하고, 우리나라처럼 벼를 주고 재배하는 곳에서는 쌀이 주식이지요. 재배하는 곡식에 따라 다르고, 사는 곳에 따라 주로 먹는 음식이 다르죠. 하지만 열심히 일해 먹을거리를 얻고 이웃과 함께 나누어 먹는 것은 같답니다.



사는 집도 서로 달라요. 더욱 곳에 사는 사람들은 땅의 뜨거운 열기를 피할 수 있는 집에 살고, 추운 곳에 사는 사람들은 땅의 차가운 기운을 피할 수 있는 집에 살지요. 더위나 추위, 생활 모습에 따라 집도 다르답니다. 집이 다르듯이 입는 옷도 다르고, 나마라다 오랜 세월 동안 이어져 내려온 전통 옷도 달라요.



혀를 날름거리며 인사하는 곳이 있는 것처럼 인사하는 법도 다르고, 아이를 키우는 풍습도 다르며, 새해를 맞이하는 풍습도 다르고, 사람들이 믿는 종교도 서로 다르답니다. 사람들이 사용하는 언어도 서로서로 다르지요. 지구 마을에서 사용하는 언어는 6천 개가 넘지요. 이렇게 서로 다르지만, 더불어 살아가기 위한 예와 도리는 모두 같답니다. 새해를 맞이하는 모습이 모두 같고, 나라마다 같은 풍습의 축제가 있다면 정말 시시하겠지요? 이렇게 서로 다르기 때문에 더욱 즐겁고 신 나는 일이라는 사실을 이해할 수 있을 거에요.



지구 마을 사람들은 서로 달라요. 피부색이 다르고 종교가 다르지만 서로 싸워야 할 이유가 아니에요. 먹는 음식이 다르고, 입는 옷이 다르지만 서로 이상하다고 헐뜯을 이유는 아니에요. 다른 축제를 가지고 있고, 풍습도 다르지만 서로 잘난 체할 이유도 아니지요.
생각해 보면 지구 마을 사람들은 서로 달라 서로에게 줄 선물이 있고, 서로 달라 서로를 도울 수 있어요.
정말 잘 생각해보면 지구 마을 사람들은 서로 달라서 아름다워요. (본문 42p)



<<서로 달라 재미있어!>>는 우리와 다른 문화들을 소개하고, 세계 곳곳의 재미있는 이야기들을 들려줍니다. 날개를 펼치면 재미있는 이야기의 나라에 대해 더 많은 이야기를 들을 수 있지요. 이렇게 이 그림책은 서로 다르기 때문에 더 즐겁고, 서로를 보듬을 수 있음을 어린이들의 눈높이에 맞게 잘 담아냈답니다. 마지막 페이지에 담긴 글처럼 다르다고 헐뜯고, 싸울 이유는 없어요. 다르기 때문에 우리는 더 많은 것을 경험하고, 더 많은 것을 배우고, 더 많이 행복해 할 수 있으니까요.

(이미지출처: '서로 달라 재미있어!' 본문에서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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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원하는 시간
파비오 볼로 지음, 윤병언 옮김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1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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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비롯해 대부분의 사람들은 소중한 것을 잃어버린 후에야 그 소중함을 깨닫게 된다. 내 주위에 있는 사람들과 시간, 이런 모든 것들에 대해 당연시 여기다가 누군가 내 곁을 떠났을 때 비로소 그 사람의 소중함과 흘려버린 시간에 대한 안타까움을 알게 된다. 주인공 로렌초가 그러했듯이.

 

 

작가 파비오 볼로의 작품은 처음 접한 듯 하다. 잔잔한 감동 속에 파격적인 묘사를 가미한 스토리가 독특하여 작가의 이력을 살펴보다 잘생긴 외모에 한 번 놀라고 그의 이력에 또 한 번 놀랐다. 저자는 영화배우이자 소설가이며 텔레비전 및 라이오 프로그램 진행자이며 성우 그리고 시나리오 작가로 다방면으로 활발히 활동하고 있었다. 이 작품은 2009년 출간된 그의 다섯 번째 소설이며, 2011년에는 그의 소설 <하루만 더>가 영화로 만들어지기까지 했다고 하니 정말 다재다능한 작가가 아닌가 싶다.

 

사랑하지만 한 번도 가깝게 느껴본 적이 없는 아버지, 그리고 사랑했지만 이제는 떠나버린 여인. 

삶이 더 이상 참을 수 없을 지경에 이르렀을 때, 나는 모든 것을 되찾기로 결심했다! (표지 中)

 

<<내가 원하는 시간>>은 두 가지의 이야기를 중첩적으로 구성하고 있다. 하나는 주인공 로렌츠가 관계가 소원해진 아버지와의 이야기며 또 하나는 2년 전 헤어진 애인에 관한 이야기다. 이야기를 읽다보면 내 주위에 있는 모든 사람들이 소중해지게 되면서 주위를 둘러보게 된다. 혹여 내가 사랑했던 사람들이 나의 실수로 인해 나를 멀리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내 곁에서 함께하고 있는 이들을 나는 너무나 당연시 여기고 있었던 것은 아닌지에 대해.

 

성인이 되어서야, 그리고 잠시나마 내가 그의 아들이라는 것을 망각하면서 비로소 나는 그의 본모습에 대해 이해하게 되었고 그를 알게 되었다. 내가 어렸을 때부터 성인이었다면 아마도 우리는 사내끼리의 대화를 나눌 수도, 우리가 가지고 있는 문제들을 같이 해결해나갈 수도 있었을 것이다. 같이 갈 수 있는 길을 선택할 수 있었을 것이다. 대신에 아버지에 대해 많은 것을 깨닫게 된 지금은 내가 너무 늦게 눈을 뜬 것은 아닐까, 시간이 부족한 것은 아닐까 하는 느낌뿐이다. (본문 13p)

 

함께할 수 없다는 건 돌려감기 버튼을 누르고 거꾸로 되돌아가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전혀 이해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같이 있고 싶은 사람과 더 이상 함께할 수 없다는 것은 한마디로 거꾸로 되돌아간다는 것을 의미한다. 앞을 내다보기보다는 뒤를 훨씬 더 돌아보기 때문이다. 그건 배를 타고 뱃머리가 아닌 후미에 몸을 기대고 여행을 떠나는 것과 마찬가지다. (본문 25p)

 

로렌초의 이야기는 소중한 두 사람을 잃어버린 후에야 비로소 시작되었고, 그는 과거과 현재를 오가며 지금 상황에 이르게 된 이유를 설명한다. 어렸을 때 아버지가 함께 놀아주기를 바랐지만, 가난했던 아버지는 항상 일이 먼저였다. 로렌초가 아버지를 생각하며 떠올리는 두 가지 상황은 아버지가 일을 하러 나갈 때와 일을 마치고 피곤에 찌들어서 집으로 돌아올 때였다. 가난 때문에 자신이 짐이 된다는 생각이 들면서 죄책감 속에서 자란 로렌초는 어려서부터 문제를 일으키지 않으려고 노력했고 착한 아이가 되려고 안간힘을 썼다. 가난은 로렌초에게 살아가면서 분을 삼켜넘길 줄 알아야한다는 것을 가르쳤다. 한마디로 로렌초 자신이 생각하는 인생은 가난으로 인해 부끄러운 인생이었다. 로렌초가 중학교 3학년을 마친 뒤 공부를 그만두고 아버지가 운영하는 바에서 일을 하기 시작했지만, 가난에서 벗어날 순 없었다. 그에게 가장 중요했던 건 돈을 좀 벌어서 가족을 돕는 일이었고, 그는 아이러니하게도 돌아다니면서 채무자들에게 빚을 수거하는 것을 하게 되었다. 로렌츠는 늘 채무자였던 아버지한테 자신의 일을 말을 할 수 없어 결국은 거칠고 충동적인 행동을 취하게 되었고 결국 두 사람의 관계는 이상하게 변해버리고 말았다. 그때부터 아버지는 로렌초가 결코 되고 싶지 않았던 인간으로 보기 시작했다. 배신자.

이후 로렌츠의 재능을 알아보게 된 엔리코의 도움으로 로렌초는 카피라이터로서의 길을 걷게 되면서 가난에서 벗어나게 되었다. 하지만 자신과 가족을 연결시켜주는 일종의 고리였던 고물 차 대신 새 차를 산다는 건 그에게 더 많은 외로움과 더 큰 죄책감을 느끼게 했다. 

 

나는 그 시절을 빠르게 향상되던 나의 경제적 상황과 직장 생활이 곧 가족과의 결별을 상징한다고 느끼면서 살았다. 모든 일들이 잘 풀려나갔지만 나는 결코 행복하지 않았다. (본문 222p)

 

그는 사랑하는 여자를 만났지만, 사랑을 적응이란 것과 혼동하였기에 사랑하는 법을 몰랐고 사랑받는 법도 몰랐다. 헤어진 후에야 그녀를 사랑하고 있으며 그녀에게 돌아가 그녀가 원하는 모든 것을 되돌려줄 준비가 되었다는 걸 깨달았다. 그리고 그는 그녀를 다시 되찾으리라 마음먹었다. 이 책은 이렇게 세상에서 가장 사랑하는 사람들을 잃어가던 로렌초가 과거의 기억을 시작으로 소중함을 깨달아가고 그들을 되찾기 위한 과정을 보여준다. 그 과정 속에서 나를 비롯한 독자들은 내 주변의 사람들, 나의 소중한 이들을 생각하게 하며 닫혔던 마음을 조금씩 열어가도록 이끈다. 잔잔한 감동을 전하는 이야기, 그리고 그 속에 담아낸 유머코드와 디테일한 묘사들이 강한 흡입력을 갖는다.

 

<<내가 원하는 시간>>은 지금 소중한 사람과 함께 할 수 있는 이 시간이야말로 우리가 원하는 시간이 아닌가?를 되묻는다. 로렌초의 이야기는 가장 소중한 것을 잃어버린 후에 시작되었지만, 우리에게는 이 소중한 시간을 잃어버리지 말라고 이야기한다. 마냥 잔잔할 것만 같은 이야기에 로렌츠의 이야기에 조금은 파격적인 묘사들이 담겨져 있어 자칫 지루해질 이야기에 재미를 선사한다. 로렌츠의 이야기는 지극히 현실적인 이야기였기에 독자들로 하여 공감하며 읽을 수 있었다. 무엇보다 아버지와 로렌츠 사이의 관계는 내 아버지와 남동생과의 관계를 보여주는 듯 해서 더욱 공감되었던 듯 싶다. 무엇보다 나는, 10년 전 갑자기 돌아가신 엄마로 인해 깨달았던 함께 할 때의 소중함, 알츠하이머로 요양원에서 생활하시는 아버지에 대한 애틋함, 책을 읽는동안 그런 감정들이 불쑥불쑥 튀어나오면서 스토리에 많이 젖어들었던 거 같다. 홀로 외로움과 싸우고 있을 아버지가 많이 그리워지는 오늘이다.

 

 

덧) 로렌츠가 로베르토와 책에 대해 이야기하는 장면이 있다. 독서에 대한 글귀가 너무 마음에 들어 담아본다.

 

"책을 읽으면 행복해지나요? 아닌 것 같은데. 인생고를 해결하려면 책을 읽을 게 아니라 일을 해야죠."

"네 얘기도 맞다. 하지만 행복이든 불행이든 자신이 당면한 문제들을 어떤 식으로 해결하느냐에 따라 뒤바뀔 수 있는 거야....

책을 읽는다는 건 세계를 향해 우리 감각의 문을 열어젖히는 것과 같아. 독서란 우리가 가슴 안에 가지고 있으면서도 책을 읽지 않으면 놓치기 쉬운 것들을 찾고 확인하는 일이야. 우리가 삶의 중심을 되찾을 수 있도록 도와주는 거지. ..

책 속에 쓰여 있는 다른 사람들의 말이 우리 안에서 메아리처럼 울려 퍼질 때가 있어. 왜냐하면 우리 안에 이미 들어 있었던 말이기 때문이야." (본문 116,117p) 

 

그랬다. 이 책에서 로렌츠가 했던 말과 했던 생각들이 바로 내 안에서 메아리처럼 울려 퍼졌고, 나는 잃어버릴 뻔한 소중한 사람들을 찾을 기회를 얻었다.

 

(이미지출처: '내가 원하는 시간' 본문에서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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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자마자 가래나무 방귀 뀌어 뽕나무 - 나무 박사 박상진 교수가 들려주는 재미있는 나무 이야기
박상진 지음, 김명길 그림 / 주니어김영사 / 201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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늘 자세히 살펴보게 되지는 않지만, 우리 주변에는 참 많은 나무들이 있습니다. 우리의 무관심에도 불구하고 나무는 봄, 여름, 가을, 겨울 사계절 다른 모습으로 그 자리를 지키고 있지요. 그러다 어느 날 문득, 나무를 살펴보게 되는 날이면 나무의 이름을 제대로 알고 있는 나무가 몇 그루 없다는 생각을 하곤 합니다. 집에서 가까운 아차산에 참 많은 나무가 있는데, 아이들이 물어보면 제대로 답해줄 수 있는 나무가 없더군요. 나무 명찰 덕분에 집에 와 식물도감을 찾아본 적도 있지만, 실제 그 나무를 다시 보게 되도 제대로 기억하기 어렵더군요. 저자 박상진 교수는 나무 문화재를 과학적으로 분석하고 연구하여 해인사 고려대장경판, 무령왕릉 관재 등의 재질을 분석하였으며 2002년 대한민국 과학문학상을 수상하였으며 문화재청 문화재 위원으로도 일한 바 있습니다. 우리나라 나무 문화재 연구 최고 권위자인 이른 바 '나무 박사'이지요. 이 책은 바로 나무 박사가 들려주는 30종의 나무를 70여 장의 사진으로 보다 생생하게 만나는 우리나라 나무 이야기를 담았습니다. 책 제목처럼 나무에 관한 이야기가 정말 재미있게 수록되어 있답니다.

 

 

이 책, 1장에서는 나무의 생태에 대해서, 2장에서는 역사 속에서 나무가 어떻게 살아왔는지, 쓰임이 어떤지를 담았으며, 3장에서는 나무가 우리 삶에 미치는 영향을 담겨있습니다.

지구 상에 살고 있는 식물의 수는 자그만치 50만 종이 넘는다고 해요. 이들 가운데 종자를 생산하는 식물은 크게 나무와 풀, 둘로 구분을 하는데 풀은 나무와 달리 관다발은 있지만 부름켜가 없어서 지름을 키우지 못한다고 하네요. 그렇다면 지름이 없는 대나무는 나무일까요? 풀일까요? 저는 대나무를 나무가 아니라는 생각은 한 번도 해 본 적이 없는데, 대나무는 부름켜가 없고 120년에 한 번 꽃을 피우고 열매 맺고 바로 죽어 버리기 때문에 식물학적 기준으로는 풀에 더 가깝다고 하네요. 동물의 겨울잠과 같은 현상인 '휴면'을 하는 나무도 있고, 눈주목, 눈잣나무, 눈향나무 등처럼 누워서 옆으로 자라는 나무들도 있답니다. 나무마다 가지를 뻗는 방식은 어긋나기, 마주나기, 돌려나기 등으로 나뉘어지고, 나무의 몸을 보호해 주는 역할을 하는 나무의 껍질도 다양하지요.

 

 

동물들처럼 나무는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서 잎이나 가지, 껍질 등을 가시로 변형시키기도 하는데, 그 종류에는 탱자나무, 갈매나무 등이 있어요. 하지만 가시나무, 참가시나무, 붉가시나무, 종가시나무는 실제 가시는 없답니다. 마치 붕어빵에 붕어가 없는 것처럼 말이죠. <SBS 정글의 법칙>을 보면 물을 마시기 위해 나무를 찾는 걸 본 적이 있을 거에요. 고로쇠나무는 2월경 나무 줄기에 V자로 홈을 파거나, 구멍을 뚫고 파이프를 꽂아 두면 샘처럼 나무 물이 쏟아지는데, 이 물에는 미네랄을 비롯해 약간의 당분이 들어 있어서 물맛이 달콤하고 건강에도 좋다고 하네요. 나무의 생태를 이렇게 재미있게 읽는 것은 처음있는 일인 거 같아요. 나무의 신비로운 면을 많이 보게 되었구요. 2장에서 풀어낸 나무들이 저마다 가지고 있는 이야기는 더욱 재미있답니다.

 

 

조선 시대에는 한 소나무가 세조 임금이 지나갈 때 가마가 걸리지 않도록 가지를 들어 올렸다고 하여 '정이품'이란 벼슬을 받았는데, 지금도 '정이품 소나무'라는 이름으로 천연기념물로 지정되어 있다고 합니다. 대추나무는 양반나무라는 별명이 있는데, 글을 읽는다며 일은 않고 게으름을 피우는 양반을 나쁜 뜻으로 빗대거나 양반을 대표하는 선비들은 경거망동하지 않고 천천히 신중하다는 뜻을 담았다고 합니다. 복숭아나무는 귀신을 쫓는다고 믿었다고 하네요. 그런데 나무 이름은 어떻게 지어진걸까요? 아득한 옛날 우리 선조들은 처음 만나는 나무마다 우선 눈에 띄는 생김새의 특징을 살려서 이름을 붙었다고 하네요. 옛날 사람들은 힘든 일을 할 때며 피곤함을 잊기 위해 노래를 불렀는데 그 중에 나무 타령도 있었답니다. 이 책의 제목도 타령 중의 일부분이었네요.

 

오자마자 가래나무, 불 밝혀라 등나무, 대낮에도 밤나무

칼로 베어 피나무, 너랑 나랑 살구나무, 십리 절반 오리나무

열의 갑절 스무나무, 방귀 뀌어 뽕나무, 깔고 앉아 구기자나무

거짓 없어 참나무, 그렇차고 치자 치자나무, 하느님께 빌어 비자나무 (본문 66p)

 

 

그러나, 이렇게 아주 오랜시절부터 우리 주변에서 산소를 공급하고, 홍수를 막아 주는 등 우리가 생활하는 데 아주 큰 역할을 해주었던 나무가 점점 사라지고 있어요. 세계에서 가장 넓은 규모의 아마존 강 일대의 숲은 우리나라 숲 면적이 94배나 된다고 합니다. 아마존 숲을 가르켜 '지구의 허파'라고 할 정도로 이곳에서 자라는 식물들이 이산화탄소를 흡수하고 산소를 내보내는 양이 엄청나서 모든 지구인이 숨 쉬고 살아갈 수 있게 하지요. 하지만 아마존 숲 면적의 약 반 정도를 차지하고 있는 브라질은 경제 개발을 하다는 이유로 계속해서 숲을 파괴하고 있답니다. 더군다나 중국이나 몽골의 매우 건조한 지역에서 발생하는 황소를 막기 위해서도 나무를 많이 심어야 하지요. 그만큼 숲은 우리가 살아가기 위해서 지키고 보존해야 하지만, 문명의 발달로 점점 숲이 사라지고 있습니다. 3장에서는 살아 있는 방음벽이 되어주고,  거대한 녹색 댐이 되어주기도 하며, 사람에게 꼭 필요한 사소를 내놓고, 독이 되는 이산화탄소를 가져가는 나무와 우리 생활의 밀접한 관계를 수록함으로써 그 중요성을 더욱 이해할 수 있게 된답니다.

 

 

나무에 관한 지식, 나무에 얽힌 이야기, 우리 삶과 나무의 관계 등을 재미있는 이야기를 통해서 알게 되면서 자연의 소중함을 다시금 생각해보게 됩니다. 나무가 우리 생활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서 학습적으로는 알고 있었지만, 이렇게 나무 박사를 통해 더 많은 내용을 접하게 되면서 주변에 있는 나무에게 더 많은 관심을 갖게 될 듯 합니다. 푸른 나무들의 생생한 사진을 보니 몸에 좋은 삼림욕을 하고 온 듯, 맑은 공기를 마시고 온 듯 정말 기분 좋은 독서가 된 거 같아요.

 

(사진출처: '오자마자 가래나무 방귀 뀌어 뽕나무' 본문에서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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