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공화국 물리법정 10 - 상대성 이론
정완상 지음 / 자음과모음 / 2008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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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을 우리 생활과 접목시켜 우리 생활 속에서 일어난 법한 재미있는 사건들을 과학의 원리를 이용해 해결하는 법정 이야기 <과학공화국 물리법정> 시리즈의 마지막 이야기는 <<상대성 이론>>입니다. 법이라는 다소 어려운 듯한 이야기와 과학이 만났음에도 재미있는 사건을 풀어가는 이야기를 통해 과학에 대한 호기심을 이끌어줄 뿐만 아니라 과학의 원리를 이해하기 쉽게 풀어내고 있어 요즘 아이들과 함께 자주 읽는 책 중의 하나였는데, 어느 새 마지막 권을 읽어보게 되었네요. 덕분에 물리의 기초를 시작으로 빛과 전기, 소리와 파동, 힘, 운동의 법칙, 일과 에너지, 유체의 법칙, 현대물리학과 양자론까지 물리의 개념을 우리 생활 속에서도 직접 찾아볼 수 있게 되었답니다. 이렇게 아이와 함께 차근차근 읽어가기 시작했는데 마지막 책을 접하고나니 뿌듯함을 느끼게 되네요.

 

 

과학공화국에서는 물리를 이해해야 해결할 수 있는 크고 작은 사건들이 많이 일어나게 되었고 이를 해결하기 위해 물리와 관련된 사건은 물리법정에서 다루기로 합니다. 이후 과학공화국의 사람들 사이에서 벌어지는 수많은 사건들이 물리법정의 판결을 통해 원활히 해결될 수 있었답니다. 그런데 상대성 이론과 관련해서 우리 생활에서 일어날 수 있을 법한 사건들은 어떤 것들이 있을까요? 우리 일상 생활에서 과연 그런 일들이 생겨나기는 하는걸까요? 이런 궁금증에 펼쳐본 책에서 보여준 19가지의 흥미진진하고 기발한 사건들은 우리 생활에서 일어날 법한 사건들로 상대성 이론과 충분히 관련이 있었으며, 이를 통해 과학은 우리 생활과 매우 밀접한 분야라는 점을 이해할 수 있게 됩니다.

 

 

달리는 자동차의 빛과 정지한 자동차의 빛의 속도가 같은지에 대한 법정다툼은 공속 불변의 원리를 이해하게 하고, 빛의 속도에 가까워지면 질량도 커진다는 과학자 강날쌘의 주장에 대항하는 김고정씨와의 사건은 빛의 속도에 가까워지면 속도 변화가 힘들어 관성이 커지면서 질량도 커진다는 원리를 알게 되지요. 물방울이 존재하지 않는 우주에서 무지개를 볼 수 있을지에 대한 궁금증은, 별빛의 도플러 효과로 우주에서도 무지개를 볼 수 있다는 신기한 자연의 신비를 보게 됩니다. 베스트셀러의 책에 현실성이 없다고 한 독자를 고소한 황당한 사건은 빠르게 자주 움직이는 사람의 시간은 천천히 흐르기 때문에 50세의 택시 기사가 20대로 보일 수 있다는 재미있는 결과를 보여줍니다. 평평한 면에 평행선을 그리면 평행선은 서로 만나지 않지만, 수박처럼 휘어진 면에서는 평행성이 만나게 되며, 상대성 이론에  따르면 우주는 4차원의 시공간이므로 한 시공간의 블랙홀이 다른 시공간으로 이동할 수도 있다고 하네요. 우리는 늘 궁금해하는 타임머신에 대해서는, 영화에서처럼 실제로도 타임머신을 타고 과거로 여행할 수 있다고 합니다. 웜홀은 시공간의 두 점을 잇는 샛길로, 원홀 안에서는 시간의 흐름이 느리므로 웜홀을 이용하면 시공간의 두 점을 순식간에 왕래할 수 있다고 하네요. 언젠가는 정말 과거로의 여행이 가능할 수 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블랙홀이 있어 남편을 찾지 못한다는 컴럼보 반장을 상대로 낸 아내가 고소를 한 사건은 상대성 이론에 따라 우주는 4차원의 시공간이므로 한 시공간의 블랙홀이 다른 시공간으로 이동할 수 있다는 판결을 냈습니다. 이외에도 정말 재미있고 호기심 가득한 법정 사건들이 수록되어 있습니다. 이 사건들을 통해 상대성 이론에 대한 개념도 쉽게 이해할 수도 있지요.

 

 

<과학공화국 물리법정> 시리즈를 읽다보면 아이들이 어려워하는 과학 이야기와 생소하기만 한 법정 이야기의 접목이 이렇게 재미있는 구성을 만들어냈다는 점이 놀랍기만 합니다. 무엇보다 이 시리즈가 가진 장점은 과학이야말로 우리 일상 생활에서 일어나는 다양한 현상을 연구하는 학문이며, 흥미롭고 재미있는 분야라는 점을 일깨워줄 수 있다는 점이죠. 과학에 대한 어려움을 토로하는 중학생 큰 아이에게도, 과학에 관심이 많은 초등학생 작은 아이에게도 두루두루 유용하게 활용할 수 있는 구성이 퍽 마음에 드는 시리즈인 거 같아요. 덧붙히자면, 매 장마다 수록된 [과학성적 끌어올리기]는 교과 학습에도 도움을 받을 수 있어 일석이조의 효과를 얻을 수 있답니다.

 

생활 속에서 배우는 기상천외한 과학 수업 <과학공화국 물리법정> 시리즈는 물리학의 각 주제에 대한 지식을 높일 수 있도록 이끌어주는 좋은 선생님이 되어 줄 수 있을 듯 합니다.

 

(사진출처: '과학공화국 물리법정 10_상대성 이론' 본문에서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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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암 촘스키의 생각을 읽자 - 만화로 읽는 21세기 인문학 교과서 인문학의 생각읽기 2
박우성 지음, 진선규 그림, 손영운 기획 / 김영사on / 201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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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학의 생각읽기>시리즈는 인류 문명의 정신사에 큰 영향을 미친 현대 명사들의 저작을 중심으로 그 생애와 사상, 인류 정신사에 끼친 영향을 살펴보는 인문학 해설서입니다. 이 책은 청소년이나 대학생, 특히 이공계생들이 인문학적 소양을 갖추는 가장 빠르고 강렬한 지름길입니다. (표지 中)

 

2014년 첫 스타트를 함께 끊은 책은 <인문학의 생각읽기> 시리즈 01 <앨빈 토플러의 생각을 읽자>였다. 선호하는 장르가 아니였음에도 만화의 특성상 편하게, 이해하기 쉽게 읽을 수 있었다는 점이 마음에 드는 시리즈였던 탓에 두 번째 이야기도 읽어보게 되었다. 이 책을 읽자니 생각나는 프로그램이 하나 있다. 이 책의 저자 박우성 작가도 머리글을 통해 언급한 바 있는, 우연히 보게 된 다큐프로그램 <SBS 최후의 제국>이 바로 그것이다. 이 프로그램은 자본주의의 병폐로 곪아가고 있는 미국 사회의 모습을 그대로 방영하여 충격을 준 프로그램이었다. "자본주의는 돈의 제국입니다. 누구나 돈을 갈구하고, 돈은 세상을 지배합니다." 라는 말에는 냉정한 자본주의의 실상이 그대로 담겨져 있었다. 그에 앞서 미국의 이런 문제점을 날카롭게 비판한 인물이 있다. 바로 노암 촘스키이다. 미국 사회의 문제점은 미국 뿐만 아니라, 우리 한국 사회에서도 충분히 자행될 수 있는 병폐이기에 좌시해서는 안 될 부분이므로 노암 촘스키의 생각을 읽는 것은 이제 필수 불가결한 부분일 게다.

 

촘스키는 언어학의 새로운 지평을 연 학자였으나, 베트남 전쟁을 계기로 본격적으로 사회 문제에 뛰어들어 미국의 주류 언론도 외면하는 진실의 실체를 전달하고자 동분서주하는 사회활동가로 더욱 널리 알려져 있다. 그는 지금 이 순간도 세상을 바꾸기 위하여 지식인들의 반성과 양심적 행동, 대다수 시민들의 연대를 촉구하고 있다. (머리글 中)

 

2011년 5월 2일, 9.11 테러를 총지휘한 것으로 지목된 오사마 빈 라덴이 미국 특수 부대에 의해 사살되었다는 소식이 전해져 서방 세계가 축제와 환호로 떠들썩하던 무렵, 다름 아닌 미국에서 찬물을 끼얹은 이가 있었으니 그가 바로 미국에서 비판적 지성인의 대명사로 불리는 노암 촘스키이다. 1953년 이란 정권을 무너뜨리고, 1964년 브라질 정권을 무너뜨리고, 1973년에는 칠레 정권을 갈아치우고, 1981년에는 파나마 정권을 무너뜨리고 1991년에는 이라크에서 후세인 정권을 무너뜨리려 전쟁을 일으켰으나 목적을 달성하지 못했던 미국은 자신들의 말을 고분고분 잘 듣지 않는 각 나라의 정권을 오로지 힘의 논리를 앞세워 여러 차례 전복시켰으며, 자신들의 이익에 부합된다면 독재자들을 군사력을 동원해 지켜 주기도 한 것에 대해 촘스키는 미국의 위선적인 대외 정책을 지속적으로 비판해왔다. 그 이유에 대해 촘스키는 미국에서 경제 권력을 쥐고 흔드는 다국적 대기업들의 탐욕 때문이라고 말한다.

 

촘스키가 투쟁을 통해 이루고자 하는 사회는 극소수의 가진 자 몇 사람이 아닌 세상 모든 사람드링 골고루 잘 살고 인간의 존엄성을 보장받는 세상이야. 지금처럼 기형적인 민주주의가 아니라 모두가 주인이 되는 진정한 민주주의 사회지. 촘스키는 이런 사회를 건설하려면 지식인들이 제 역할을 해야 한다고 생각했어. (본문 36,37p)

 

 

촘스키는 생존하고 있는 가장 중요한 지성인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사실 그의 학자로서의 출발은 언어학이었다. 그는 '언어학의 혁신의 아버지'라 불리며 독자적인 변형생성이론을 통해 구조주의 언어학이 주류인 미국 언어학계에 새바람을 불어놓았다는 평가와 비판을 동시에 받기도 했다. 또한 촘스키는 미국의 존경받는 대학 교수이자 정치비평가로 미국의 정책, 특히 대외 정책에 대해 많은 의견을 내놓았는데, 그의 의견은 대부분 미국의 정책을 비판하거나 반대하는 쪽이었다. 그는 미국의 국익은 미국 국민을 전체를 위한 것이 아니라 다국적 기업으로 대표되는 거대 기업의 이익을 위한 것이고, 나아가 그 기업을 지배하는 극소수의 사람들을 위한 것이라 주장했다. 거대한 기업들은 자신들의 이익을 지키고, 나아가 극대화화기 위해 정부 고위 인사들과 정치인들을 뒤에서 돈의 힘으로 조종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촘스키의 주장이 맞다면 미국의 국익이란 빛깔 좋은 개살구인 셈이다. 미국의 대기업들이 미국 사회와 세계 무대에서 영향력을 행사하며 군림하고 있는 무시무시한 경제 권력의 실상은 다수가 원하는 보다 좋은 세상을 실현하기에는 어려운 문제점을 가지고 있다. 이런 권력을 비판하고 견제해야하는 언론조차 프로파간다를 통한 지배층의 민중들의 세뇌 교육에 동참하고 있는 권력과 대자본의 하수인에 불과할 뿐이다. 그렇다면 과연 이러한 억압 고조에서 탈피하여 진정한 민주주의 가는 길이 있을까? 촘스키는 소수의 지배 엘리트가 권력을 독점하여 자신들만의 이익을 추구하는 현대 사회는 진정한 의미의 민주 사회가 아니라고 했다.

 

그가 바라는 사회는 '인간의 존엄을 보장하는 좋은 사회'야. 각 개인이 자신의 의지로 운명을 결정할 수 있는 사회를 말해. 촘스키가 지향하는 민주주의는 '만인을 위한 민주주의'라고 할 수 있어. 이건 말 그대로 모든 사람들을 위한 민주주의를 뜻해. 극소수의 귀족, 기업, 기업에 들러붙은 정부, 관료, 지식인들만을 위한 민주주의가 아니라 노동에서, 풍요에서, 인간다움에서 소외된 대다수 민중들을 위한 민주주의여야 한다는 것이지. 이를 위해 그는 '참여'와 이웃과의 연대'를 강조했어. 그리고 민중들의 각성을 위하여 표현의 자유와 언론의 역할을 강조했어. (본문 147,148,149p)

 

 

촘스키는 권력층들이 원하는 것은 조용한 국민이며, 그렇기에 우리는 그들이 골치가 아프도록 매일 떠들어야만 그들의 권력 남용을 막고 우리의 이익을 지킬 수 있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권력이 참을 수 없도록 지속적으로 압력을 가하는 민중 조직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진정한 민주주의로 가기 위한 투쟁에는 지식인의 책임과 사명감을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요즘 우리 사회는 '안녕들하십니까'라는 대자보가 유행처럼 번지고 있다. 사회에 대한 관심, 우리 사회의 변화에 대한 지식인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는 것에 대해 우리 사회에 대한 희망을 엿보게 된다. 이것이 해결 방안이 될 수 있을지는 아무도 모른다. 하지만 촘스키는 말한다. 우리가 더 나은 사회를 향한 변화의 가능성이 없는 것처럼 행동한다면 더 이상 나은 사회로의 변화도 없을 것이라고.

 

<SBS 최후의 제국> 프로그램은 미국 자본주의의 병폐를 적나라하게 들춰냄으로써 우리가 미국의 자본주의 사회를 답습하지 않는 방법을 찾도록 했다. 그 대안으로 노암 촘스키는 우리들의 참여와 연대를 강조하고 있다.

만화로 읽는 21세기 인문학 교과서 <<노암 촘스키의 생각을 읽자>>는 노암 촘스키가 말하고자 하는 생각을 쉽고 빠르게 접할 수 있었던 책이었다. 인문학에 이렇게 빠르게 다가갈 수 있구나, 라는 점을 다시금 실감하게 된다. 인문학으로 다가가는 지름길에 만화라는 장르의 특성이 잘 융합되었기 때문일 것이다. 다소 어렵게 생각했던 인문학과 노암 촘스키의 생각을 이 시리즈를 통해 빠르고 쉽게 다가갈 수 있었다는 것이 참으로 매력적인 작품이다.

 

(사진출처: '노암 촘스키의 생각을 읽자' 본문에서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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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화를 기다리는 아이들 - 전쟁과 평화 너랑 나랑 더불어학교 11
야마모토 미카 지음, 한승동 옮김 / 길벗스쿨 / 201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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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글 야마모토 미카
1996년 독립통신사 <재팬프레스>소속으로 아프가니스칸, 이라크, 체첸, 코소보, 우간다, 인도네시아 등 세계 분쟁 지역을 취재했습니다. 2003년에는 이라크 전쟁 보도로 본.우에다 기념 국제 기자상 특별상을 수상하였고, 활발하게 강연 활동을 펼치며 세계 전쟁의 현황을 널리 알렸습니다. 2012년 8월 20일, 시리아 내전 취재 중 총격을 받아 현장에서 사망하였습니다.

 

 

이 책 <<평화를 기다리는 아이들>>은 아프가니스칸, 이라크 등 세계 전쟁터를 취재했던 기자의 마지막 기록을 담은 책입니다. 어떤 이야기일지, 그래서 내가 또 눈물을 흘릴 것을 뻔히 알면서도 저는 이 책이 읽고 싶었습니다. 죽는 순간까지 카메라를 놓지 않았던 미카와 같은 기자들이 전해주는 세계에서 벌어지고 있는 고통과 아무도 모르는 가운데 귀중한 목숨들이 짓밟히고 파괴당하는 현실을 우리는 알고 있어야 하니까요. 우리는 평화에 대해, 전쟁으로 고통받는 아이들에 대해 관심을 가져야 할 의무가 있습니다.

누군가는 치열한 경쟁, 흉악한 사건사고 등으로 전쟁같은 세상에서 살아가고 있다고들 말하지만, 언제 폭탄이 떨어져 목숨을 잃게 될 걱정을 하지 않습니다. 분단 국가인 우리나라는 때로 전쟁에 대한 위협으로 두려움을 갖을 때가 있으니 전쟁이 얼마나 무서운지 조금이나마 이해할 수 있을 것입니다. 전쟁이 일어나고 있는 나라의 아이들은 언제 목숨을 잃을지 모르는 위험 속에서 내일조차 알 수 없는 하루를 살아갑니다. 부모를 잃은 채, 트라우마를 않은 채, 전쟁으로 몸이 불구가 되고 고통을 느끼면서, 추위와 배고픔 속에 살아갑니다. 그럼에도 희망을 갖는 아이들, 우리는 그들에게 관심을 갖고 바라봐야합니다. 그래야 그들에게 희망을 선물할 수 있으며, 우리가 살아갈 미래에 행복을 기약할 수 있을테니까요.

 

끊임없이 꾸준히 노력하지 않으면 평화로운 세계는 금방 사라져 버립니다. 우리 어른들은 평화로운 사회를 유지하고, 가능한 한 넓혀 가도록 길을 닦아야 합니다.
그리고 이제부터 평화로운 나라를 만들어 나가는 것은 지금 10대인 여러분입니다.
세계는 온통 전쟁뿐이라며 슬퍼하거나 절망하고 있을 시간이 없습니다.
이 순간에도 또 하나, 둘....소중한 생명이 꺼져 가고 있을지도 모릅니다. 눈을 감고 꺼져 가는 생명들을 상상해 보세요.
자, 여러분 차례입니다. (본문 161p)

 

 

평화로운 세계를 만들어 나가기 위해서는 지금 세계 곳곳에서 일어나고 있는 참혹한 전쟁의 현실과 후유증을 알아야 할 것입니다. 우리는 나 혼자, 내 가족, 내 나라 안에서만 살아가는 것이 아니라 세계 모든 사람들이 함께 더불어 살아가야 하니까요. 야마모토 미카는 죽은 순간까지 카메라를 놓치 않고 우리에게 그 실상을 보여주려 했습니다. 폭탄이 쏟아져 내리고, 포탄이 터지고, 총탄이 사방으로 날아다니고, 마을은 불타고 거리는 폐허가 되는 전쟁의 현장에서 가장 큰 피해를 입는 아이들의 모습을 이 책에서는 6부로 나누어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어느 초등학생이 "전쟁을 없애려면 세상을 리셋해 버리는 게 빠를 텐데요." 라고 말했답니다. 요즘 아이들은 전쟁을 인터넷 게임처럼 이야기하기도 합니다. 미카로 인해 우리 아이들이 이 책을 통해서 전쟁이 어떤 것인지를 잘 이해할 수 있을 듯 합니다. 알아야만 하구요.

 

 

 

폭탄이 떨어지면 어떻게 되는걸까요? 폭격으로 건물이며 자동차가 파괴된 레바논의 수도 베이루트의 모습을 담은 사진을 보니 그 참혹함이 느껴집니다. 죄 없는 사람들의 삶이 한순간에 날아간 폭격의 실태는 정말 참혹하기 그지 없습니다. 전 세계의 분쟁 지역에 묻혀 있는 1억 1,100만 개의 지뢰도 마찬가지입니다. 지뢰 때문에 오른쪽 눈과 다리를 잃은 아뎀은 환지통에도 시달리고 있어요. 다행이도 목숨을 걸고 지뢰나 불발탄을 찾아내고 제거하기 위한 사람들, 지뢰 탐지견이 있어 우리는 희망을 찾아가고 있나봅니다. 여덟 살에 유괴되어 가족과 떨어져 소년병이 되어 총을 들어야 하는 아이들이 있다는 걸 아나요? 게임 많이 한다는 엄마의 잔소리에 아파트에서 투신 자살을 한 아이에 대한 기사를 어제 읽었습니다. 안타까운 사건이지만, 누군가는 부모님과 헤어져 추위와 배고픔 속에서 살기 위해 총을 들어야 하는 아이들도 있음을 기억해주었으면 좋겠네요. 정글로 끌려가 게릴라가 되어 날마다 마음을 습격해야 하는 아이들은 반항하면 입술을 도려내고, 귀를 잘라내고, 달아나지 못하도록 다리를 잘라내는 극한 상황 속에서 불안감과 불안에 떨며 살아야 합니다. 엄마의 잔소리도 듣지 못한 채 말이죠. 이렇게 두려움 속에 살아가는 아이들의 이야기를 안다면 엄마의 잔소리에 스스로 목숨을 끊고, 스스로 미래를 저버리는 일은 하지 않았을텐데 말입니다.

 

 

전쟁이 끝났다고 모든 것이 해결된 것은 아닙니다. 심한 두려움과 공포로 인해 트라우마를 안고 살아가는 사람들이 있으며, 전쟁터에서 싸운 병사들도 트라우마와 양심의 가책이라는 큰 상처로 평생 고통을 겪어야 합니다. 이런 전쟁은 도대체 왜 일어나는 걸까요? 현재 세계에서 벌어지는 싸움은 천연자원을 서로 빼앗으려는 전쟁, 자기의 종교를 퍼뜨리려고 다른 종교 신자들에게 자기 종교를 강요하는 전쟁, 민족 간의 분쟁이나 독립을 둘러싼 전쟁 등이라고 합니다. 결국은 자신의 이익탓이죠. 어른들이 이익을 추구하기 위해 벌인 전쟁에서 아이들은 폐해 속에서 숨죽이고 살아갑니다. 다 스러져 가는 페허 속에서 추위와 배고픔을 견디며 혼자가 된 아이들은 서로 의지하며 살아가고 있습니다.

 

"전쟁은 잔인하고 끔찍해서 싫어요. 질서를 되찾기 못한다면 전쟁은 영원히 끝나지 않을 거예요."

평화롭고 안전한 사회를 이어 나가려면 사람들은 규칙과 질서를 지켜야 합니다. 하지만 분쟁지에는 규칙과 질서가 없습니다. 경찰도 군인도 디마나 호세인을 지켜 주지 않습니다. 전쟁고아들은 자신을 스스로 지키면서 가혹한 전쟁터에서 힘겹게 살아갑니다. (본문 134p) 

 

 

우리나라 역시 전쟁의 위협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습니다. 6.25 전쟁의 후유증은 여전히 남아 있지요. 전쟁에 대해 그리고 평화를 위한 관심과 노력을 기울이지 않는다면, 우리도  전쟁으로 가족을 잃고 고통 속에서 헤매이게 될지 모릅니다. 미래의 평화는 바로 관심에서 시작되는 것일 겝니다. 이 책이 평화로 우리 아이들을 이끌어주는 견인차 역할을 해줄 수 있으리라 생각이 되네요, 지금 누리고 있는 이 평화가 너무도 소중해집니다. 그리고 이제 전쟁으로 고통받고 있는 아이들에게도 이 평화를 선물하고 싶습니다. 모두 다 같이 관심을 보여주기를 기대해봅니다.

 

세계 분쟁 지역을 취재해 온 저자는 전쟁의 비극을 널리 알리는 것이 곧 평화를 앞당기는 일이라고 믿었습니다. 우리가 만약 다른 이들이 겪는 고통에 조금 더 관심을 기울인다면 전쟁을 타 넘을수도 있습니다. 우리는 고통으로 연결되어 있고 희망으로 하나가 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 책이 분단 시대를 살고 있는 우리에게도 널리 읽혀 어떤 경우라도 전쟁을 선택하는 어리석음을 저지르지 않기를 소망합니다. -최성각(작사/풀꽃평화연구소장)

 

(이미지출처: '평화를 기다리는 아이들' 본문에서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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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자가 들려주는 마음 닦는 이야기 철학자가 들려주는 철학 이야기 30
윤무학 지음 / 자음과모음 / 200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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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대 철학에서 인간의 자연스러운 욕망의 긍정은 인간에 대한 신뢰를 손상시킬 우려가 있다는 점에서 쉬운 일이 아니었습니다. 역설적으로 성선설보다는 성악설이 오히려 인간에 대한 강한 신뢰를 전제하는 것이며, 이로부터 개체성이나 다양성의 가치가 추론될 수 있습니다. 순자는 개인적인 욕망을 긍정하면서도 공동체적 윤리를 갖춘 인간형을 '군자'로 보고, 예와 법의 주체로서 설정하고 있습니다. 이것은 오늘날 시민의식의 전형으로 수용할 만한 점입니다. 자신의 이익이나 욕망의 실현을 배제하지 않으며서 수양을 통한 남에 대한 배려와 책임을 강조하기 때문입니다. (책머리에 中)

 

'순자'하면 으레 '성악설'을 먼저 떠올리게 됩니다. 순자의 성악설은 맹자의 성선설과 비교하여 이야기하게 되는데, 우리는 성악설에 대해 인간의 본성은 악하다는 이 표면적인 이론만 흔히 이야기하곤 하지요. 그러나 이는 순자 철학의 극히 일부분이며, 사실 인간의 모든 본성이 악하다는 주장은 아니라고 합니다. 오히려 성악설은 자연스러운 본능을 인간 이해의 전제로 수용하며, 인위적인 노력 예컨대 교육이나 학습 등을 통하여 이상적 인간형을 추구하자는 내용이라고 하네요. 그동안 우리가 흔히 생각해왔던 성악설은 아주 극히 일부분에 그치지 않았던 것이지요. 철학자가 들려주는 철학 이야기 시리즈 30번째 이야기 <<순자가 들려주는 마음 닦는 이야기>>에서는 우리가 극히 일부만 알았던 순자의 철학에 대해 동화적 스토리로 쉽고 재미있게 이해할 수 있게 됩니다.

 

이 책의 주인공은 동네에서 소문난 말썽꾸러기 옥림이에요. 옥림이의 장난에 엄마 아빠는 동네에서 고개를 들고 다닐 수가 없을 정도였지요. 같은 반 아이 몇몇은 옥림이의 짓궂은 장난을 견디지 못하고 이웃 학교로 전학을 가기도 했으니 옥림이의 장난이 어느 정도인지 짐작할 수 있을 겝니다. 여름방학이 다가오자 옥림이는 맘 놓고 장난칠 절호의 기회에 가슴이 설레였지요. 그리고 그렇게 기다리고 기다리던 여름방학이 시작된 날, 아랫집에 사는 수호를 데리고 나갔습니다. 아픈 수호는 옥림이의 협박에 할 수 없이 공사장으로 따라나섰고, 결국 다리를 부러져 목발을 짚고 다녀야 했어요. 결국 수호 아빠는 옥림이를 청학동 여름학교에 보내기로 했습니다. 옥림이는 장난을 쳐서 청학동에서 쫓겨나 빨리 서울로 돌아갈 결심을 했지만, 훈장님은 회초리로 때리거나 집으로 돌려보내는 대신 순자에 대해 공부하라는 벌을 내리셨어요. 컴퓨터가 없는 청학동에서 순자를 어떻게 알 수 있겠어요. 옥림이는 할 수 없이 훈장님의 제자인 동갑내기 수윤에게 물어보기로 했지요. 수윤이는 옥림이가 알기 쉽도록 순자에 대해서 알려주었고 발표를 무사히 마쳤어요. 하지만 말썽꾸러기 옥림이가 또 어떤 말썽을 피울지 아무도 알 수 없었습니다.

 

훈장님은 순자가 부정적인 이미지의 사상가로 알려진 이유는 법가 사상을 대표하는 인물인 한비자와 이사라는 사람이 순자의 제자이기 때문이라고 말씀하셨어요. 그 예로 강력한 제도 법을 만들어 그것에 의해 나라를 통치하는 법가 사상에 대항하는 유가 사상을 탄압하고, 유가 사상가를 억압하기 위해 분서갱유을 일으켰다고 하셨죠. 이 이야기를 들은 옥림이는 집으로 돌아가기 위해 훈장님과 수윤이의 책을 모두 불태우려했어요. 서윤이가 알게 되면서 비록 실천하지 못했지만 말이죠. 옥림이를 믿었던 서윤이는 옥림이를 혼내주기 위해 귀신 장난을 치게 되고, 이 사건으로 옥림이는 타인의 입장에 대해 생각해보게 됩니다. 그렇게 옥림이는 착한 아이로 거듭나게 됩니다.

 

<<순자가 들려주는 마음 닦는 이야기>>는 주인공 옥림이가 교육, 배움을 통해서 예의를 깨달아가는 과정을 통해 순자의 사상을 이야기합니다. 옥림이는 바로 악한 본성을 노력을 통해 착하게 만드는 것, 화성기위의 모습을 보여준 것이죠. 청학동 여름학교의 졸업식에 옥림이는 수윤이와 함께 역할극을 준비합니다. 수윤이가 기자가 되어 순자가 된 옥림이와 인터뷰를 하게 되는 것이죠. 이 역할극을 통해 앞서 옥림이에게 가르쳤던 순자의 사상을 다시금 정리하게 됩니다.

 

기자 자연법칙을 극복하듯이 사람의 자연적인 본능도 극복할 수 있겠군요.

순자 당연합니다. 자연을 극복하는 것을 '능참'이라고 하는 것처럼 인간의 자연스러운 본능을 인간의 인위적인 노력으로 극복하는 것입낟. 이것을 '화성기위'라고 하지요.

기자 그렇다면 사람은 누구나 자기 욕심을 채우려 할 텐데 어떻게 그것을 극복할 수 있나요?

순자 사람은 누구나 오관을 갖고 있지만, 한편으로는 마음도 갖고 있습니다. 저는 오관을 천관이라고 하는 것처럼 마음을 천군이라고 불렀습니다 .마치 관리들을 다스리고 통제하는 임금과 같다는 뜻이지요. (본문 125,126p)

 

순자는 아이들의 인성을 선하게 키워줄 수 있는 것은 교육이라고 말했습니다. 요즘 우리는 인성 교육의 필요성에 대해 소리높여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특히 왕따, 집단따돌림 등으로 고통받는 아이들이 받은 요즘은 더욱 그러하지요. 책을 읽는내내 순자의 사상은 지금을 살아가는 우리 아이들이 꼭 알아야 할 철학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아이들 뿐만 아니라 경쟁에서 이기는 법, 최고가 되는 법만을 가르치는 어른들에게도 인성 교육의 필요성을 느끼게 해해주고 있습니다. 철학사상이 모두 그러하지만, 순자의 사상은 특히 요즘을 살아가는 우리들에게 깨달음을 줄 수 있는 이야기였습니다.

 

교육을 통해 인성의 변화를 추구한 순자의 철학사상을 담은 <<순자가 들려주는 마음 닦는 이야기>>는 동화를 통해 쉽고 재미있게 순자의 사상을 엿볼 수 있었습니다. 부록으로 수록된 [통합형 논술 활용노트]로 순자의 사상을 다시금 정리하고 생각해보면 더욱 좋을 듯 하네요. 인간의 본성은 본디 악하다는 부분만을 생각했던 성악설, 저 역시도 이 책을 통해서 순자의 사상에 대해 올바르게 이해할 수 있었던 거 같습니다. 초등학생을 비롯하여 중,고등학생 그리고 성인이 읽기에도 부족함이 없는 알찬 내용이 참 마음에 드는 구성을 갖춘 작품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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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와 청소년을 위한 우리 옛시조 - 교과서 수록 옛시조 모음 1218 보물창고 8
윤선도 외 지음, 마술연필 엮음 / 보물창고 / 201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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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조는 한국인의 핏속을 흐르는 DNA, 즉 유전자와도 같은 것입니다. 유구한 세월 동안 많은 이들이 시조를 즐겨 써왔으며, 우리 고유의 시 문학으로써 우리의 호흡과 숨결, 정서와 사상이 오롯이 담겨 있기 때문입니다. 모름지기 이 땅에 태어나서 한글을 익힌 사람이라면 일생을 두고 적어도 시조를 한두 편 정도는 써 보아야 마땅할 일입니다. 그렇지 않다면 그 사람은 직무유기를 한 것이나 다름없습니다. 그만큼 시조는 우리 조상이 물려준 정신적 문화유산 가운데 최고의 가치를 지니고 있으며 자랑스러운 것이기 때문입니다. (본문 8p)

 

학창시절 교과서 수록된 시조를 접한 뒤 참 오랜만에 시조를 읽어보게 되었다. 1218세대를 위한 지식과 지혜가 가득한 곳간으로 삶과 세상을 보는 새로운 눈을 뜨게 해주고자 기획된 <1218 보물창고> 시리즈에 관심을 두고 있는 터라 초,중,고 국어 교과서에 수록된 옛시조를 담은 이 책이 참 반가웠다. 나는 사실 시조를 학창시절 국어시간에 접했던 내용이 전부인데다 잘 알지 못하지만, 시조를 읽을 때 느껴지는 차분함이 좋다. 이 기분을 아직 시조를 접해보지 못한 초등생 아들과 시조가 주는 깊은 맛을 제대로 느껴보지 못한 중학생 딸아이와도 함께하고 싶었다. 처음 두 아이들이 읽기에 어렵지 않을까, 라는 우려가 있었지만 막상 받아보니 옛말로 수록된 시조와 더불어 현대어로 풀이하여 수록한 후 지금의 생활상에 비유해 시조의 내용을 풀이하여 주어 초등학생이 읽기에도 부담이 없었다.

 

부끄럽게도 우리는 우리의 시조를 잘 알지 못하지만, 한국 문학을 세계에 알려 온 미국 하버드대학교 한국학연구서 데이비드 매캔 교수는 이미 여러 해 전에 영어 시조집을 펴내었다고 한다. 뿐만 아니라 해외 교포가 많은 미주 지역에서도 여러 시조 단체가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다고 하니,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 역시 우리 선조들이 어떤 세계관과 인생관을 가지고 그 시대를 살았으며, 삶에 지치고 시달리면서도 깨달음의 경지에 이르려는 꿋꿋한 선비 정신과 사회의 부조리에 대한 항거 정신(본문 6p) 등을 엿볼 수 있는 시조에 대한 관심을 가져야겠다는 반성을 책 읽기에 앞서 해보게 된다.

이 책은 충심, 예의와 도리, 자연, 사랑, 풍자와 해악으로 총 5부로 나뉘어 60여 편이 넘는 시조를 수록하고 있는데, 시조 한 편 한 편을 읽으면서 그들의 지혜를 배울 수 있었으며, 고어를 통해 우리말이 주는 아름다움도 느낄 수 있었다.

 

시조는 고려 말, 사대부들이 정서와 이념을 표현하기 위해 지어 부르던 노래에서 시작되었습니다. 주로 사대부가 시조를 짓던 조선 전기까지는 임금이 곧 '나라'라고 여기던 때였습니다. 그래서 사대부들이 영원히 변치 않는 충심을 표현한 작품이 많았습니다. 고려 말의 충신인 정몽주와 훗날 조선의 3대 왕이 된 이방원이 주고받은 시조가 그 대표적인 예입니다. (본문 15p)

 

학문이 깊고 덕망이 높은 정몽주를 자기 편으로 만들고 싶었던 이방원의 '이런듯 엇더하며', 그런 이방원에게 일백 번 죽는 한이 있어도 고려에 대한 충절을 지키고자 했던 정몽주의 '이 몸이 주거 주거', 나라를 걱정하는 마음과 한 집안의 가장으로서 고뇌하는 모습이 담긴 이순신 장군의 '한산셤 달 발근 밤의', 피비린내 나는 살육극인 사육신 사건의 중심에 있던 성삼문이 끝까지 지조를 지키겠다는 마음이 전해지는 '이 몸이 주거 가셔' '수양산 바라보며' 등 꺽이지 않는 강인함이 보이는 충심이 담긴 시조들이 묵직함을 전한다.

 

'어질고 지식이 있는 사람'을 뜻하는 선비는 사회의 올바른 방향을 제시하고, 유교 사상을 몸소 실천해 백성을 가르쳐야 했습니다. 당시 선비들이 백성을 가르치던 방법 중 하나는 시조를 지어 퍼뜨리는 것이었습니다. 예로부터 전해지는 신비들의 가르침은 오늘날에도 큰 교훈을 줍니다. (본문 41p)

 

태산이 놉다 하되 하날 아래 뫼히로다.

오르고 또 오르면 못 오를 리 업건마는

사람이 졔 아니 오르고 뫼흘 놉다 하더라. (본문 42p)

 

예의와 도리, 올곧은 가르침에 대해 알려주는 2부는, 실패와 시련을 거듭하며 자신의 목표를 향해 끊임없이 도전하는 인간 승리의 정신을 말하고자 하는 '태산이 놉다 하되', 요즘 학교 폭력에 빗대어 설명해준 변계량의 '내해 죠타 하고', 악인 취급하는 것에 분개하여 쓴 이직의 '가마귀 검다 하고', 자신의 굳은 의지를 대나무에 비유하여 보여준 원천석의 '눈 마자 휘어진 대를', 총 6수의 짧은 연시조로 당시 중요하게 여겼던 유교적 가치와 시대적 상황을 살펴볼 수 있는 주세봉의 '오륜가' 등이 수록되었습니다.

 

조선 중기에 시조는 백성에게도 익숙한 국민 문학이 되었습니다. 백성의 시조는 양반의 시조와 달리 형식이나 주제가 자유로운데, 주로 백성을 괴롭히는 양반을 은근슬쩍 비꼬는 풍자와 해학이 넘치는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이런 시조를 통해 다시 백성의 생활상과 고충, 풍습 등을 고스란히 느낄 수 있습니다. (본문 175p)

 

개를 여라믄이나 기르되 요 개갓치 얄미오랴.

뮈온 님 오며는 꼬리를 홰홰 치며 뛰락 나리 뛰락 반겨셔 내닷고, 고온 님 오며는 뒷발을 버동버동 므르락 나으락 캉캉 즈져서 도라가게 한다.

쉰밥이 그릇그릇 난들 너 먹일 줄이 이시랴. (본문 176p)

 

얄미운 개를 타박하면서 한편으로는 자신을 찾아오지 않는 임을 원망하는 임에 대한 서운한 마음을 개를 통해 에둘러 표현한 '개를 여라믄이나 기르되', 자신의 답답한 마음을 가슴에 창이라도 내어 열어젖히고 싶다고 표현한 '창 내고쟈 창을 내고쟈', 자신의 결백함을 돌려 말한 '개야미 불개야미' 등 삶을 한타하는 데 그치지 않고 극복하려는 의지가 돋보이는 서민들의 애환이 드러나 있다.

 

옛말로 된 원문을 그대로 살린 옛시조를 읽는 재미가 참 좋다. 제대로 이해하지 못해도 시조를 읊는 것만으로도 조상의 얼을 느낄 수 있는 기분이었다. 물론 현대어로 풀이하여 수록해주고, 시조에 담긴 의미를 현 생활에 맞게 설명해준 내용들은 이해하는데 부족함이 없었기에 그 시대상을 이해하고, 조상들의 지혜를 배우는데 한치의 어려움도 없었다. 무엇보다 옛말을 읊는 느낌이 참 좋다는 것을 강조하고 싶다. 이정환 시조시인이 말한 탄력적인 음수율 탓이려나. 어떤 시조가 있으려나 궁금해 서둘러 읽었던 처음과 달리 다시 한번 천천히 음미하며 시조 하나하나를 읊어가니 더욱 재미지다.

 

어져 내 일이여 그럴 줄을 모로다냐.

이시랴 하더면 가랴마난 제 구태야

보내고 그리난 정은 나도 몰라 하노라. (본문 144p)

 

옛시조를 처음 어린이들과 옛시조를 어렵게만 생각하는 청소년들이 보다 숩게 이해할 수 있도록 그 속에 숨겨진 뜻과 시대적 배경을 자세히 풀어 놓았다. '옛것을 익히고 그것을 미루어 새로운 것을 안다.'는 옛말처럼 시조 속에 녹아 있는 우리 조상의 삶과 희로애락을 통해 새로운 시대를 살아갈 힘과 지혜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표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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