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들린느는 씩씩해 - 칼데콧 아너 상 수상작 I LOVE 그림책
루드비히 베멀먼즈 지음, 마술연필 옮김 / 보물창고 / 2014년 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어느 새 75살이 된 마들린느를 제가 처음 접한 것은 약 10년 전, 그러니까 마들린느가 65세가 되었을 무렵이었습니다. 1939년에 처음 출간되면서 <마들린느> 시리즈는 '칼데콧'상을 두 번이나 수상하면서 그림책의 고전으로 자리 잡았지요. 마들린느의 인기가 오랫동안 변함이 없다는 사실을 증명하듯 <마들린느> 시리즈를 처음 출간한 바이킹 출판사는 올해로 일흔다섯 살이 된 마들린느의 생일을 기념하기 위해 '마들린느 75주년 기념 에디션'을 제작할 정도라고 하네요. 출간 당시 '마들린느 신드롬'을 불러일으킬 정도로 큰 인기를 누렸던 것은 1930년대 사회적인 배경과 관련이 있다고 하네요. 하지만 오늘날에도 무시무시한 병원조차 신 나는 놀이터로 바꿔버리는 씩식한 마들린느의 캐릭터는 우리 아이들에게 긍정적 사고와 밝은 성격의 아이콘이 되어줄 거 같아요. 이렇듯 이번에 마들린느의 캐릭터에 푹 빠져있었기에, 보물창고에서 <<마들린느는 씩식해>>가 새롭게 출간 되어 서둘러 읽어보았습니다. 역시! 독자를 사로잡는 마들린느의 매력은 여전하네요.



파리의 한 낡은 학교 기숙사에는 열두 명의 여자아이가 두 줄로 나란히 살고 있지요. 옷도 표정도 다 똑같은 아이들은 밥 먹을 때도, 이 닦을 때도, 잠을 잘 때도 나란히 두 줄이랍니다. 아이들은 착한 사람을 보면 웃고, 나쁜 사람을 보면 얼굴을 찡그리고, 또 어떤 날은 무척 슬퍼하기도 해요. 모두 두 줄로 나란히 똑같이 말이죠.



이 열두 명의 여자 아이들 중 가장 작은 아이가 바로 마들린느랍니다. 이 작은 여자아이는 생쥐를 무서워하지도 않고, 동물원의 호랑이 앞에서도 "흥!"하고 콧방귀를 뀔 정도로 아주 씩씩하답니다.



그러던 어느 날, 한밤중에 클라벨 선생님이 잠에서 깨어났습니다. 마들린느가 침대에 앉아 눈이 빨개지도록 엉엉 울고 있었거든요. 마들린느를 살펴본 의사 선생님은 마들린느가 맹장염에 걸렸다고 했지요. 두 시간 후에 마들린느는 금세 기운을 차렸고, 클라벨 선생님은 아이들과 마들린느에게 문병을 왔어요. 여전히 두 줄로 말이죠. 두 줄로 나란히 병실에 도착했지만, 병실 가득 장난감과 사탕, 인형의 집을 본 아이들은 신이 났습니다. 하지만 무엇보다도 놀라운 건 마들린의 배에 난 수술 자국이었지요. 영광의 흉터인 듯 자랑스럽게 보여주는 마들린느를 아이들은 모두 경이로운 듯 바라보고 있네요.



기숙사로 돌아온 아이들은 여느 때와 다름없이 두 줄로 나란히 침대에 누워 잠을 청했지만, 클라벨 선생님은 한밤중에 잠에서 깨야했어요. 아이들이 모두 울음을 터뜨리고 있었거든요.





"으앙, 우리도 맹장 수술 받을래요!" (본문 51p)



<<마들린느는 씩씩해>>는 작가 루드비히 베멀먼즈가 교통사고로 병원에 입원해있을 당시 맹장 수술을 받고도 씩씩함을 잃지 않은 소녀를 만난 후에 이 책을 쓰게되었다고 합니다. 이 그림책의 배경이 되는 기숙사는 1930년대의 모습을 그대로 반영하고 있는 거 같아요. 언제나 얌전하고 조신해야하는 수동적인 존재였던 여성들의 모습을, 선생님의 지도에 따라 변함없이 두 줄로 나란히 활동하는 모습으로 그려냈습니다. 그렇게 교육받고 자라는 아이들 속에 마들린느는 우리 아이들이 가지고 있었던 개성과 감정을 표현할 수 있도록 이끌어주는 존재였던 것이지요. 요즘 우리 아이들도 경쟁이라는 전쟁 속에서 학교, 학원을 오가며 자신의 개성과 감정을 잊은 채 부모들이 짜준 계획표대로 움직이고 있습니다. 1930년의 모습과 다를 바 없는 모습인 셈이지요. 우리 아이들에게도 마들린느가 보여주었던 개성과 감정, 그리고 씩씩함을 찾아주고 싶네요. 특히 감정표현이 서툰 내성적인 우리 아들에게 마들린느가 좋은 친구가 되어주었으면 좋겠어요. 씩씩하고 솔직하게 감정을 이야기할 수 있도록 말이죠.



전체적으로 노란색으로 그려진 삽화는 단순한 듯 하지만 스토리와 너무 잘 어우려집니다. 으앙, 울어버린 아이들의 모습 속에서 어린이들이 함께 공감하고 즐거워할 수 있을 거 같아요. 변함없는 매력을 과시하고 있는 마들린느는 앞으로도 꾸준히 사랑받을 수 있을 거 같아요. 마들린느를 좋아하는 독자라서 100살이 된 마들린느와도 다시 만나고 싶다는 바람을 담아봅니다.

(이미지출처: '마들린느느 씩씩해' 본문에서 발췌)


댓글(1) 먼댓글(0) 좋아요(7)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엘라 2014-04-05 08: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나도65세 인데 희망을 가저야겠습니다^^ 다시공부 하거든요^^엘라
 
뜨거운 지구촌 즐거운 지식 (비룡소 청소년) 31
정의길 지음, 임익종 그림 / 비룡소 / 2014년 1월
평점 :
절판


지구 반대편에서 일어나는 일들을 시시각각 확인할 수 있게 된 지금 '지구촌'이라는 말처럼 이제 정말 지구가 하나의 마을처럼 느껴질 정도로 가까워졌다. 하나의 이 큰 마을은 시시각각 변화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여러가지 문제들이 생겨나고 있으며, 이제는 지구 반대편에서 일어난 일이 곧이어 우리 나라의 문제가 되기도 한다. 소말리아의 모든 걸 파괴했던 내전과 가뭄으로 나라가 아수라장이 되면서 나타난 소말리아 해적은 우리와는 별개의 문제처럼 여겨졌지만, 2011년 우리나라의 삼호 주얼리호가 소말리아 해적에 붙잡히는 불상사가 벌어지기도 했으니 말이다. 이렇듯 국가와 세계의 경계가 점점 줄어드는 지금, 세계의 변화를 이해하는 것이 중요한 일이 되었지만, 세계의 정세를 이해하는 것이 그리 쉽지만은 않다. 지금 세계에서 일어나는 일들은 수천 년에 이르는 과거와 현재가 만들어 낸 결과물인 탓이다. 그렇다면 우리 아이들이 세계의 정세를 이해할 수 있는 해결책은 무엇일까? 뉴스를 자주 접하면 좋겠지만, 원인을 이해하지 못하면 한 가지 이슈를 온전히 이해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그렇다면 한 가지 이슈에 대해 원인, 과정, 현재의 움직임 등을 통해 현 정세를 이해할 수 있도록 도와줄 수 있는 무언가가 필요하다는 이야기가 된다. 뿐만 아니라, 세계의 정세는 대입 논술에 대비하기 위해서도 필요한 부분인 탓에 청소년을 둔 학부모인 탓에 최근 시사 상식에 대해 청소년들이 쉽게 이해할 수 있어야 한다는 점도 중요한 포인트다. 이렇게 심사숙고하여 찾은 책이 바로 비룡소에서 출간된 현직 국제부 기자 정의길이 쓴 <<뜨거운 지구촌>>이다.

 

 

국가와 세계의 경계가 점점 더 줄어드는 지금, 지구 저편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세계가 어떻게 변화하고 있는지, 명쾌한 논리와 정확한 근거로 알려 주는 청소년 시사 교양서.

오늘날의 세계를 움직이는 국가 간 권력 관계를 비롯해 테러리즘과 민족주의, 빈부 격차, 정보화 사회의 문제 등 전 지구적인 사회 쟁점의 원인과 해결책을 함께 살펴본다. (표지 中)

 

 

1부에서는 G2인 미국과 중국의 움직임과 중국의 경제 성장과 맞물려 그 혜택을 누리고 있는 우리나라의 대응에 대해 생각해보고, 유럽의 재정위기로 바라보는 정부의 올바른 역할을 비롯하여 9.11 테러로 비롯된 재앙이 된 전쟁을 바로보고, 현재도 진행중인 아랍 국민들의 반정부 민주화 시위의 모습을 살펴볼 수 있다.

분쟁과 전쟁 속에 숨겨진 진실에 대해 수록한 2부에서는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분쟁 지역인 팔레스타인의 문제를 살펴봄으로써 갈등의 열쇠가 무엇인가를 생각해보게 하고, 17979년부터 지금까지 전쟁이 계속되고 있는 '제국의 무덤'이 된 아프가니스칸의 참혹한 전쟁의 이유와 아프가니스칸의 중요성 등을 살펴보며, 멕시코와 콜로비아의 마약 전쟁과 2012년 4월 네덜란드 헤이그에서 열린 한 재판에서 라이베리아의 전 대통령인 찰스 테일러가 만장일치로 징역 50년형을 선고받은 이유를 통해 시에라리온 내전의 진실을 이해하게 된다. 앞서 언급했던 2011년 1월, 우리 해군이 소말리아 해적에 붙잡혀 있는 삼호 주얼리호를 구출해 낸 사건을 통해 소말리아에서 왜 해적이 끊임없이 출몰하는지도 함께 확인할 수 있다.

 

 

3부에서는 보다 나은 삶을 독립적으로 추구하고자 하는 약소민족과 국가들의 움직임과 갈등을 담았는데, 중국 대륙 서쪽의 티베트 고원 일대에 사는 티베트족이 오랫동안 '중국으로부터의 독립'을 주장하며 중국 정부와 겪고 있는 충돌, 군사 정부에 저항하는 미얀마 국민들의 계속된 민주화 요구와 국제 사회의 압박으로 단계적인 민주화 조처의 실행을 약속한 군사 정부를 통해 한 사회가 민주화되는 과정을 살펴 볼 수 있게 된다. 유혈 분쟁까지 일어난 잉글랜드와 북아일랜드의 갈등을 통해 지구촌 곳곳에서 벌어지고 있는 분쟁의 실마리를 찾아볼 수 있으며, 2011년 7월 22일에서 일어난 노르웨이의 테러를 통해 끝나지 않는 유럽의 인종주의를 살펴본다.

인류가 직면한 공통의 문제와 그 해결책에 대해 생각해보는 지구의 미래, 그 불안과 희망에 대해 수록한 4부에서는 사파티스타 운동을 통해 보여준 '국제적인 연대'의 힘으로 연대 의식의 필요성을 이야기하며, 국제 사회에 여러 변화를 가져온 2008년 금융 위기가 어떻게 시작되었으며 우리에게 어떤 영향을 미치고 있는지를 살펴보게 된다. 2006년 만들어진 인터넷 사이트 위키리크스가 공개한 민국 등 세계 여러 전부의 기밀문서로 인해 표현의 장유와 알 권리를 주장하는 정보 민주화 운동의 의미를 되새겨 볼 수 있다. 2013년 기준으로 지구상의 모든 생물이 절멸할 수 있을 정도로 지구상에 약 1만 7,625개의 핵무기가 있다고 발표함에 따라 핵무기 개발과 보유에 따른 불평등 조약 그리고 북한 핵 문제에 대한 해결책도 함께 생각해보도록 이끈다. 2011년 10월 31일 세계 인구가 70억 명을 돌파한 지금, 우리의 진짜 문제는 무엇일까? 마지막으로 살펴본 것은 세계 인구와 관련된 갖가지 문제점들이다.

 

<<뜨거운 지구촌>>은 이렇듯 청소년들이 세계 정세를 이해할 수 있도록 현재 국제 사회의 여러가지 문제와 현상에 대해 왜 그런 일이 일어나게 되었으며, 문제에 대한 진실 그리고 이 문제들로 인해 우리에게 어떤 영향이 미치고 있는지를 알려주고, 그 해결책이 무엇인가를 함께 생각해보도록 이끈다. 이는 청소년들이 세계 정세를 올바르게 바라보는 안목을 기를 수 있도록 도와주는 길잡이가 되어준다. 뿐만 아니라, 이 책에서 다루고 있는 '오늘의 세계를 뜨겁게 달구고 있는 19가지 사회 이슈'는 특목고 면접 혹은 대입 논술 대비에도 효과적이라 생각된다. 초등고학년, 청소년을 비롯하여 성인이 읽기에도 알찬 내용이 마음에 드는 책이다.

 

(이미지출처: '뜨거운 지구촌' 본문에서 발췌)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문명과 수학 - 세상을 움직이는 비밀, 수와 기하
EBS 문명과 수학 제작팀 지음, 박형주 감수 / 민음인 / 2014년 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나는 종종 출퇴근길에 주차되어 있는 차 번호판의 숫자들을 더하는 버릇이 하나있다. 어느 날은 문득, 내가 왜 숫자를 더하는 버릇이 생겼는지를 곰곰 생각해보곤 한다. 초등학교 시절, 친구들과 함께 주산학원을 다니면서 배운 암산탓은 아닌가 생각해보지만 진실을 알기는 어렵다. 그저 나의 이상한 버릇이라 치부하고 말았는데, 오늘 읽은 책 글귀에서 진실에 가까운 버릇의 근원을 알게 되었다.

 

일찍이 피타고라스는 "만물의 원리는 수이며 만물은 수를 모방한다"라고 말했다. 이 말에 동의하든 동의하지 않든 기실 우리 삶이 수와 밀접한 관계가 있다는 사실만큼은 인정할 수밖에 없다. 우리는 본능적으로 수학을 한다. 보기만 하면 바로 개수를 세어 보고, 그 양을 가늠한다. 어떤 것은 높이가 눈에 들어오기도 한다. 또한 어떤 것은 넓이가 아주 중요하다. 이를 통해 득과 실을 구별 짓기도 하고 때로는 비교 우위에 따라 성취감을 느끼기도 한다. 이처럼 우리는 자신도 모르게 수학적 감각을 통해 즐거움을 느낀다. (본문 33p)

 

이는 세상을 움직이는 비밀, 수와 기하 <<문명과 수학>>에 수록된 글이다. 수학,하면 너도나도 고개를 젓는 현실에서 그리고 인문서적이라면 한숨부터 쉬는 내가 이 책을 읽어보겠다고 생각한 것은, EBS 다큐프라임 <문명과 수학> 방영 당시 스치듯 지나가며 잠깐 시청하면서 느끼게 된 호기심 탓이다. 문명 이전에 출현한 수의 개념부터 현대 수학에 이르기까지 문명의 중요한 이정표로서의 수학을 알기 쉽게 풀어낸 이 프로그램은 2012 한국방송통신위원회 방송대상, 2012 대한수학회특별공로상 등 10개가 넘는 수많은 상을 휩쓸며 호평을 받았다. 제대로 시청하지 못한 아쉬움을 가지고 있었는데, 비로소 책으로 출간되었다는 희소식을 접하게 된 것이다. 오늘도 수학문제를 풀며 울그락불그락 화를 내고 있는 딸에게 입시 도구로 전락한 수학이 아닌 문명의 태두였던 그 뿌리로의 접근으로 수학의 본질을 이해시키고 싶다는 욕심도 있었다. 내가 이 책에 대해 단언하는 한 가지는, 수학을 다룬 인문서적을 이렇게 재미있게 접근하여 구성된 책을 쉽게 찾아볼 수 없으리라, 는 점이다. 분명 이 책을 읽고나면 많은 독자들이 이 부분에 공감할 것임에 나는 확신한다.

 

 

수학을 문명의 중요한 이정표로서 접근하여 풀어쓴 <<문명과 수학>>은 '수는 어디서 시작되었을까?'라는 질문에서 출발하여 우주의 형태를 고민하는 데까지 다다르게 된다.

 

1858년 스코틀랜드의 고고학자 헨리 리드는 이집트의 룩소르 시장에서 낡은 파피루스 한 장을 구입했다.

파피루스는 람세스 2세의 장제전에서 도굴당한 것으로, 무려 3500년 전에 쓰인 것이었다.

이 파피루스에는 파라오의 왕국 경여에 필요한 모든 지식이 적혀 있었다.

피라미드 높이를 정하는 법, 토지 측량, 노동자에게 급료를 나눠 주는 방법 등 84개의 문항이 그것이었다. 

파피루스 서문은 이렇게 시작된다.

"모든 사물에 대한 완전한 탐구, 모든 존재에 대한 통찰, 모든 비밀에 대한 지식을 제시하고자 이 글을 쓴다."

그것은 질문을 던지는 존재다. 그리고 언제나 우리에게 답을 요구한다. 이 세상은 그 질문에 대한 우리의 답이다.

우리는 이제 한 가지 의문을 가지고 길을 나선다.

"우리는 어디에서 시작해 여기까지 왔을까?" (프롤로그 中) 

 

페이지를 넘길 수 밖에 없는 이 흥미 가득한 프롤로그에 서둘러 그 여정을 따라가본다. 그 여행길에 우리는 수학의 본질을 살펴보게 되고, 수와 기하가 우리 삶에 내제한 것임을, 그리고 그것들이 보이지 않게 문명을 움직이고 있음을 이해하게 된다.

이집트에서 출발한 이 여정은 파피루스 한 장에 의지해 인류 최초의 문명 이집트가 왕국을 운영하던 방식, 그리고 어떻게 분배와 측량의 기술을 터득했는가를 살펴봄으로써 수의 시작으로 들어가본다. 이후 모든 논리학과 철학, 과학의 원론이 된 그리스의 철학과 수학을 집대성해 한 권의 책에 담은 유클리드의 「원론」과 "점이란 무엇인가?"라는 간단한 질문 하나에 매달린 피타고라스에서 플라톤, 아리스토텔레스에 이르기까지 온 그리스의 철학자들이 매달린 이유를 살펴보게 된다. 이후 인도에서 인류의 역사를 바꿔버린 인류 최고의 발명품인 '0'이 탄생한 내력을 추적한다. 메소포타미아, 그리스, 인도의 수학이 아랍으로 녹아들어 새로운 진화를 보여준 내용을 살펴보고, 모든 것을 방정식으로 풀어 내는 마법과도 같은 미적분을 둘러싼 뉴턴과 라이프니츠의 치열한 싸움에 이어 300년 동안 풀리지 않았던 아마추어 수학자가 낸 문제를 둘러싼 천재 수학자들의 치열한 도전까지...그 여정은 한마디로 흥미로웠다.

 

 

파피루스의 50번째 문제 "지름이 9케트인 원의 넓이를 구하라."에 대해 이집인들이 발견한 방법은 실로 대단하다는 말 밖에는 표현할 수 있는 말이 없다. 이집트인들이 구한 원의 넓이는 64, 그리고 현대 수학의 값은 4.5X4.5X3.14=63.59 거의 차이가 없었던 그들의 풀이법은 경이롭다. 이것만으로도 기하와 산술에 관해 남긴 엄청난 양의 파피루스 문서와 점토판이 없었다면 수학사의 혁명은 한참이나 뒤처졌을 것이라고 말에 공감할 수 있으리라. 음악 속에 숨겨진 감동의 비밀을 찾아가다 '피타고라스의 정리'를 완성하게된 피타고라스는 증명을 통해 법칙을 만들었고 수학은 피타고라스로 말미암아 정신을 얻게 되었기에 수학이 피타고라스에서 출발했다고 해도 무방할 게다. 얼마 전 제논에 관한 철학책을 읽다가 거북이와 아킬레스의 경주, 그리고 화살에 대한 이야기에 주목하게 되었는데, 제논의 주장이 틀렸다는 것을 피타고라스의 학파는 증명하지 못했다. 기원전 5세기부터 이후 19세기가 되기까지 아킬레스는 무려 2300여 년을 거북이 등만 보며 달렸으나, 아킬레스가 드디어 거북이를 따라잡을 수 있었던 것은 바로 '무한히 간격을 좁혀 가다 보면 0으로 수렵된다'는 결론에서 였다.

 

"모래알같이 많다." 이제 우리는 이 말을 수로 표현할 수 있다. 모래 알갱이, 혈액 속의 적혈구, 하늘의 별들....이 숫자를 가지고 나서야 우리는 더 거대한 것에 다가갈 수 있게 되었다. 가장 작은 0을 만들고서 큰 수를 표현할 수 있게 된 건 참으로 아이러니한 일이다. 0은 없음이다. 아무것도 없는데 0으로 표현한다. 영어의 "I Have Nothing"과 닮아 있다. '아무 것도 없는 것'을 소유했다는 것, 이러한 관점은 수학에서 대단히 큰 변화를 일으키게 된다. 즉 공허를 없는 게 아니라 있는 것으로 본 민족이기에 만들 수 있는 수, 그것이 바로 0이다. (본문 89,90p)

 

정적인 대상만을 연구하던 수학이 움직이는 세계, 즉 변량에 주목하게 되면서 움직이는 세계를 향한 수학의 본격적인 행보에 기여한 데카르트, 같은 시기, 다른 장소에서 이전의 세계를 뒤발꿀 만한 어마어마한 하나의 생각으로 등장한 미적분의 두 천재 라이프니츠와 뉴턴, 350년 동안 저주 받은 문제였던 비밀이 열 살짜리 영국 소년의 수학에 대한 열정으로 30년 만에 봉인해제 되어버린 사건들, 이렇게 난해한 문제들에 매달리는 수학 천재들과 페르마의 마지막 정리와 푸앵카레의 추측 등 수학사의 악몽 같았던 난제들을 해결하고서도 아무런 보장 없이 세계의 끝을 향해 나아가는 그들이 있어 역사는 새로운 문명을 만들어냈고, 현재는 문명 속 수학을 찾는 여정을 지속될 수 있었다. 새로운 문명 뒤에는 언제나 수학이 존재했던 탓이다. 아직도 수학에는 남겨진 문제들이 존재하고, 끊임없이 새로운 문제가 만들어지고 있다고 한다. 그렇다면 앞으로도 우리는 새로운 문명이 창조될 수 있음을 미루어 짐작할 수 있을 것이다. 

 

 

읽는내내 놀라움과 경이로움에 수학의 까다로움을 전혀 느낄 수 없었던 여정이었으며, 그 경이로움에 빠져들었던 시간이었다. 문명의 중요한 이정표였던 수학, 그 본질을 살펴볼 수 있는 최고의 책이었다는 생각이 든다. 수학이 무엇이며, 수학을 왜 배우는지에 대한 물음에 대한 답을 찾아가는 여정이라 해도 좋으리라. '정말 제대로 된 수학' 이야기를 담은 책이다. 이 책을 알지 못했다면, 나는 수학을 알지 못한 채 살아가게 될 것이며, 수학에 대한 왜곡된 인식만 가지고 있는 딸의 생각도 바꾸어주지 못했을 것이다.

여정이 끝나고 돌아온 자리, 그들은 묻는다. "당신은 즐거웠는가?" 나는 충분히 즐거웠으며 경이로웠다고 확언한다.

 

(이미지출처: '문명과 수학' 본문에서 발췌)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우리 땅 기차여행]을 읽고 리뷰 작성 후 본 페이퍼에 먼 댓글(트랙백)을 보내주세요.
우리 땅 기차 여행 - 입체 지도로 보는 우리나라 지식곰곰 1
조지욱 지음, 한태희 그림, 김성은 / 책읽는곰 / 2013년 1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독특한 구성을 가진 우리나라 지도책을 만나보게 되었네요. 우리가 자주 접하는 지도책은 행정구역별로 나누어 소개하고, 지역의 특산물 등을 표시하고 설명하는 방식으로 구성됩니다. 반면, 책읽는곰에서 출간된 <지식곰곰> 시리즈 그 첫번째 이야기 입체 지도로 보는 우리나라 <<우리 땅 기차 여행>>은 다른 지도책과 달리 어린이들이 차례로 등장하면서 여행을 떠나는 '기차 여행'을 통해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차별화된 구성으로 수록되었습니다. 형과 단둘이 여행을 떠나는 다비는 요산역을 출발해 할머니를 만나기 위해 광주송정역으로 떠나게 되고, 광주송정역에서 광주 비엔날레 구경을 마치고 경정선 기차를 타는 홍이 가족이 그 바통을 이어받지요. 홍이네 가족이 긴 치가 여행을 마치고 경전선의 종착역인 부전역에 도착하면, 우리 땅 탐방 동아리 친구들이 부전역에서 기차를 타는 것으로 이어집니다. 동아리 친구들이 서울의 정동쪽에 있는 정동진역에 내려 바다를 마주하고 소원을 빌어보는 것으로 기차 여행은 마무리가 되지요. 흔히 시중에 나와있는 지도책은 스토리없이 그림과 설명만으로 지루하고 까다롭게 수록되어 어린이들에게 큰 흥미를 이끌어내지 못하는 반면, 이 책은 다른 책의 두 배나 되는 큰 판형에 빼곡히 담겨진 우리 나라의 모습과 스토리가 있어 아이들에게 읽는 즐거움, 보는 즐거움을 선사하고 있습니다.




가비와 다비 형제가 용산역 플랫폼에서 호남선을 타고 전라도 광주에 있는 할머니 댁에 갑니다. 고속 철도 KTX를 타자 기차가 서울 한복판을 달리기 시작해요. 자그마치 600살이나 된 우리나라의 수도 서울의 모습이 한 눈에 들어옵니다. 서울의 북쪽과 남쪽을 이어주는 한강의 다리가 시원하게 뻗어있어요. 서울을 벗어나면 서울의 위성도시를 지나지나 대전에 도착하게 되지요. 대전은 기차역이 생기면서 교통의 중심지가 된 곳이에요. 충청남도를 지나 전라북도 땅으로 들어서면 아름다운 백제 문화재들이 남아 있는 부여와 우리나라의 아픈 역사를 간직하고 있는 군산이 자리잡고 있답니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넓은 평화인 호남평야를 지나고, 무등산이 포근하게 감싸고 있는 민주화 운동을 떠올리게 하는 광주에 도착하지요. 그렇게 가비와 다비는 기차 여행을 끝내고 할머니를 만났답니다.



같은 시간, 홍이네 가족은 광주 비엔날레 구경을 마치고 광주송정역에서 경전선 기차를 탔어요. 화순을 지나 섬이 많은 남쪽으로 달리고, '자연의 콩팥' 이라고 하는 갯벌이 드넓게 펼쳐진 벌교를 지나지요. 광양역을 지나 달리다보면 섬진강이 나타나요. 강을 건너면 전라도에서 경상도로 넘어가는거지요. 기찻길 남쪽의 해안선은 만과 섬들이 많아서 아주 꼬불꼬불하답니다. 특히 남해에는 한산도를 비롯한 이순신 장군 유적지가 많아요. 창원을 지나 부산으로 가는 길에는 공장들이 많이 보인답니다. 이렇게 공장들이 바닷가를 따라 있는 건 배를 대는 항구가 가깝기 때문이지요. 바닷길을 통해 물건을 사고팔기에 좋으니까요. 그렇게 홍이 가족은 긴 기차여행을 마치고 경전선의 종착역인 부전역에 도착을 했답니다.



같은 시간, 우리 땅 탐방 동아리 친구들은 부전역에서 기차에 올라탔어요. 이 기차를 타고 강원도 태백을 거쳐 정동진에 갈 거랍니다. 기차는 바다와 맞닿아 있지만 태백산맥 끝자락에 있기 때문에 산도 많은 경상남도를 지나 불구사역을 지나 도시 자체가 하나의 거대한 박물관인 경주 시내로 들어섰습니다. 경상북도를 지나 강원도에 가까워질수록 산이 점점 많아지도 높아졌어요. 기차는 높은 산과 산 사이로 계속 달리지요. 임기역에서 현동역 사이에는 터널이 자그마치 아홉 개나 된답니다. 산이 많으니까 기차가 다니려면 터널도 많이 뚫어야하니까요. 그리고 드디어 세계에서 바다와 가장 가까운 기차역인 정동진역에 도착을 했네요.





꼬리에 꼬리를 물고 떠나는 여행을 쫓아가다보니 어느 새 우리 땅을 전부 돌아보게 되었네요. 큰 판형에 담긴 삽화는 마치 TV영상처럼 쫙~ 펼쳐지고, 글은 자막처럼 여행 프로를 소개하고 있는 듯 느껴지기도 했어요. 언뜻 '1박 2일' 방송프로그램처럼 말이죠. 삽화 하단에는 우리나라 전도를 삽입하여 해당 페이지에서 소개하고 있는 곳의 위치를 표시해주었네요. 편집의 세심함이 돋보입니다. 기차 여행을 통해 우리 땅을 살펴보다보니, 아이들과 함께 삶은 달걀을 먹으며 책에서 소개한 곳을 따라 기차 여행을 해보는 것도 정말 즐거운 추억이 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지도를 펼쳐놓고 아이들과 함께 여행지를 선택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 될 듯 싶네요. 짧게 소개된 글이었지만, 우리 땅을 임팩트있게 잘 소개한 거 같아서 어른인 저도 몰랐던 내용들을 많이 알게 된 거 같아 알찬 구성임을 실감했답니다.



우리 땅 이모저모를 한눈에 내려다볼 수 있는 <<우리 땅 기차 여행>>은 평면 지도로는 알 수 없었던 우리 땅 생김생김을 살펴 보면서 우리 땅의 아름다움, 우리가 살 곳 있는 곳에 대한 자부심을 느끼게 하는 지도책이었습니다.

(이미지출처: '우리 땅 기차 여행' 본문에서 발췌)



* 알라딘 공식 신간평가단의 투표를 통해 선정된 우수 도서를 출판사로부터 제공 받아 읽고 쓴 리뷰입니다.


댓글(1) 먼댓글(0) 좋아요(5)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꿀꿀페파 2014-02-23 01: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리뷰 잘보고갑니다!
그동안 수고 많으셨어요~
 
지옥계곡 모중석 스릴러 클럽 35
안드레아스 빙켈만 지음, 전은경 옮김 / 비채 / 2013년 10월
평점 :
절판


너무나 피곤한 아침이다. <<지옥계곡>>은 우연히 인터넷서점에서 보게 된 책이었는데, 스릴러를 좋아하는 나의 취향과 딱 맞아떨어지는 표지 삽화와 제목에 일찌감치 찜 해 놓은 책이었다. 책을 받고 내일 출근을 위해 초반부만 읽어보겠다고 시작한 독서가 마지막 페이지를 넘겨서야 내려놓을 수 있었다. 다음은? 그 다음은? 이 궁금증에 조금만 더, 조금만 더 하고나니 이미 새벽이다. 책을 읽는동안은 그 흡입력에 피곤한 줄 몰랐는데, 아침에 일어나니 부족한 잠에 피곤함이 몰려온다. 그래도 궁금증에 마음을 졸이는 것보다 책을 다 읽었다는 뿌듯함에 피곤함을 날려보내버렸다. 정말 굉장한 흡입력을 가진 작품이었다.

 

 

이야기는 2009년 12월 1일 지옥계곡으로부터 시작된다. 한 여자가 악몽으로 가득한 수많은 밤의 기억 속에 낙인찍힌 길에 등산객들을 위해 세운 위험 표지판을 무시하고 자신을 뒤로 밀어내려는 바람과 등반을 어렵게 하는 눈보라에 맞서 걸어가고 있다. 그녀는 계곡 높이 걸쳐진 다리위에 도착하더니 제일 아래쪽 가로대에 올라서더니 난간을 놓았다.

산악구조대원인 로만 예거는 겨울 시즌 동안 생각 없는 관광객들이 위로 올라가지 못하도록 막는 문을 닫고 사무실에 열쇠를 가져다둘 생각이었으나 눈 위에 찍힌 발자국을 무시하지 못하고 따라갔다가 난간에 있는 여자를 발견하게 된다. 로만을 발견한 여자는 공포와 경악으로 난간을 잡고 있던 손을 놓았지만 로만이 재빠르게 여자의 오른손을 간신히 붙잡았다. 그러나, 여자는 공포와 경악으로 가득한 눈으로 손을 빼려고 비틀었고 얼음처럼 차가운 물이 가득한 좁은 강에 떨어졌다. 자신을 두려워하는 듯한 여자의 눈을 로만을 잊을 수가 없다.

 

갑자기 로만의 손이 텅 비었다. 아주 잠깐, 계곡 허공에 떠 있는 듯하던 여자가 순식간에 추락했다. 엄청난 속도였다. 암벽에 튕기며 추락하면 몸은 뾰족한 산마루에 다시 한번 부딪혔다가 얼음처럼 차가운 물이 가득한 좁은 강에 떨어졌다. 숨이 멎은 몸을 물결이 쓸어갔다. 사체는 저수지 모퉁이를 돌아 거품이 나는 물속으로 사라졌다. (본문 19p)

 

그 시각, 절친이었던 라우라와의 소원해진 관계로 막막하고 슬퍼하는 마라에게 라우라로부터 "위로!"라는 단문 메시지를 받게 된다. 하지만 이후 마라가 들은 건 라우라가 예전에 그룹 친구들과 함께 갔던 그 계곡에서 자살했다는 소식 뿐이었다. 이제 스토리는 자신을 두려워하는 듯한 여자의 눈이 지워내지 못하는 로만, 그의 딸이 자살한 것이 아님을 확신하는 그녀의 부모, 그리고 라우라의 자살을 둘러싼 친구들의 비밀스러운 이야기를 통해 라우라의 비밀을 파헤쳐가기 시작한다. 라우라의 아버지는 자살로 확신하는 경찰을 대신해 탐정을 고용하기로 마음먹게 되고 탐정은 라우라의 친구들과 로만을 지켜본다. 딸의 죽음에 함께했던 로만을 장례식에 초대한 라우라의 어머니로 인해 로만은 그녀의 두려움 가득했던 눈을 지우고자 참석하게 되고, 그것은 그녀의 친구 마라와의 만남으로 이어진다. 마라, 그리고 탐정의 만남으로 로만은 이 사건에 깊숙이 개입하게 된다. 탐정을 통해 마라의 과거가 하나씩 드러나게 되는데, 작가는 라우라가 자신의 죽음으로 진실을 밝히려고 한다고 생각하는 그녀의 친구들을 통해 인간의 본성을 그려내고 있다. 친구이자 연인이었음에도 그 고통을 외면하려고 하며, 자신의 죄를 애써 부인하려는 인간의 이기심이 바로 그것이다. 그것이 비밀이든, 거짓이든 이 상황을 모면하는 것이 그들에게는 친구, 여인의 죽음보다 우선이었던 것이다.

 

여기서 주목할 것은 라우나의 죽음으로 진행되는 스토리에 중첩적으로 수록되는 아프가니스탄에 파견된 한 군인의 이야기다. 도대체 그는 왜 라우나의 죽음을 둘러싼 이야기에 전혀 별개의 이야기로 등장하게 되는걸까? 라우라의 과거가 조금씩 밝혀지면서 군인의 관계도 드러나게 되고, 더불어 라우나의 죽음에 책임을 져야할 친구들이 하나둘 죽어나가면서 이들은 코너에 내몰린다. 긴박한 상황에 손에 땀을 쥐게되고, 내가 모르고 있을 또다른 진실을 쫓는 흥분에 나는 지옥계곡의 난간을 붙들고 서있는 아슬함을 느끼게 된다. 그 아슬함 속에서 거듭되는 반전, 그리고 추악한 인간의 악으로 나의 내면이 벌거벗겨지는 기분도 함께 맛본다. 내 속에도 그 친구들과 다를 바 없는 거짓, 이기심을 감추고 있음을 나는 알고 있으므로.

 

"그날 밤 나는......친구라고 믿었던 이들에 대해 참 많은 것을 알게 됐어요. 그들이 어떻게 변했는지를 똑똑히 보았고요. 그들은 되도록 자신에게 해가 가지 않는 방향으로만, 그래서 이 난관을 벗어나려고만 했죠. 하지만 무엇보다 끔찍한 것은....나도 그들과 똑같다는 걸...깨달은 순간이었어요." (본문 152p)

 

호기심을 이끌며 강한 흡입력으로 빠르게 읽어나갔던 <<지옥 계곡>>이지만, 사실 아쉬운 점도 약간 있었다. '비슷하게 들리는 이름'으로 엮어가는, 구렁이 담 넘어가듯 넘어가버린 듯한 부분이 살짝 안타깝다. 노련한 경찰다운 모습이 포착되었다면 더욱 좋았을지도 모르겠다는 아쉬움. 물론 이는 지극히 개인적인 생각인 탓에 누군가는 그 장면을 노련미로 보일 수도 있으리라. 어쨌든간에, 전반적인 이야기의 구조나 탁월한 심리묘사, 강한 흡입력, 호기심을 일으키는 스토리 전개 등으로 기꺼이 덮을 수 있는 부분이었다. 정말 오랜만에 책에 흠뻑 빠져있었던 것 같다. 나도 모르게 뛰고 있는 심장의 쿵쾅거림이 정말이지 즐거운 시간이었다.

 

(이미지출처: '지옥계곡' 표지에서 발췌)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