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테야 레테야 헌집줄게 새집다오
레테 지음 / 중앙books(중앙북스) / 201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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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히들 생존의 기본 요건이라고 하면 의식주를 꼽습니다. 셋중에서 상대적으로 생명유지와 가장 거리가 먼것이라 하면 주, 살 곳이라고 생각하게 되죠. 하지만 인간이 인간다울 수 있기 위해서 휴식과 재충전을 제공하는 집만큼 소중한 곳이 어디 있을까요? 물론 사랑하는 부모님, 배우자, 자식들이 있는 곳은 아무리 누옥일지라도 아름다운 곳이겠지만, 그래도 물리적인 집 자체도 아름답고 편리해야 되는 것은 당연하겠지요? 하지만 아름다운 집을 가지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죠(정확히는 우리나라에서 '내 집'을 가지는 것 자체가 만만치 않은 일이겠지만요). 그러다보니 아름다운 집을 보게 되면 부러움을 느낄 수 밖에요. 사실 사람을 사서 집을 아름답게 만들려고 한다면 돈이 이만저만 드는 것이 아니니까요.

그래서 왠 미모의 주부가 나와 마술처럼 아름답게 집을 변화시키는 모습을 케이블에서 보았을 때 경탄을 금할 수 없었는데요. '디자인 잇 유어셀프'라는 프로그램에 나온 황혜경 씨가 바로 그분! 황혜경 씨가 바로 이 책의 저자 레테입니다. 그녀의 마법이 얼마나 놀라왔던지 전작 '5만원 인테리어'가 아직도 분야별 베스트셀러의 자리를 지키고 있다고 하더군요. 그런 그녀가 새롭게 이 책 '레테야 레테야 헌집줄께 새집다오'을 출간했다는 소식을 듣고 어찌 가슴이 설레지 않을 수 있었을까요?

이 책의 전반부는 레테가 부암동에서 구입한 단독주택을 리모델링 하는 일련의 과정을 상세히 묘사하는데 할당되어 있고요, 후반부는 그 집에 들어갈 수 있는 아름다운 가구들을 만드는 D.I.Y 과정을 묘사하고 있습니다. 
 
리모델링 파트는 레테 본인의 집을 꾸미는 과정을 차례차례 따라가고 있는만큼 매우 세밀하고 현실감 있는 묘사가 이뤄지고 있습니다. 어떤 공구가 필요한지, 어디서 자재를 구입하면 좋을지, 어떻게 설계를 하여야할지, 업자에게 위탁할 때 어떤 점을 유의해야 할지, 시간은 얼마나 걸리는지, 얼마나 돈이 드는지까지 너무나도 꼼꼼하게 기록되어 있어 믿기지 않을 정도입니다. 이대로만 하면 내가 사는 집도 소궁전이 될 수 있겠구나 생각될 정도니까요. 그래도 리모델링이라는 것이 그리 호락호락하지는 않은 것은 당연한 일... 보다보면 이것은 당분간 꿈 속에서 묻어두어야 되는 것 아닌가 생각하게 되는 분들도 적지 않을 것 같아요. 그런 분을 위해서 할당된 것이 뒷부분의 D.I.Y 파트입니다. 크게는 현관문 만들기에서부터 작게는 액자 만들기까지 가구와 아기자기한 소품을 만드는 레서피를 아름다운 사진과 함께 곁들어 두었어요. 누구든지 맘에 드는 것을 골라 도전해보면 쉽사리 집을 아름답게 꾸밀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얼마나 실용성이 있을까 생각하는 분들도 있겠는데요, 물론 열정과 부지런함이 없이는 쉽게 할 수 있는 것은 아닌게 사실이겠죠. 하지만 한번 맘먹고 공구와 자재만 준비하면 생각보다 훨씬 쉽게 아름다운 집을 만들어낼 수 있을거라 생각해요. 설사 당장 도전하기가 어렵다 생각하시는 분이라도 이 책에 담겨있는 아름다운 사진을 보시면 대리만족감을 느끼실 수 있을 테고요. 꿈의 상징으로써 책꽂이에 꽂아놓기에도 부족함 없는 아름다운 책이라고 생각합니다. 강추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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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한산성의 눈물 샘깊은 오늘고전 12
나만갑 지음, 양대원 그림, 유타루 글 / 알마 / 201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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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의 역사상 가장 치욕스러운 장면 두 가지를 꼽자면 하나가 명성황후가 시해되고 불태워지는 장면이 그 하나이고, 다른 하나가 삼전도에서 인조가 맨땅에 엎드려 홍타이지에게 절을 올리는 장면일 것이다. 우리나라가 역사상 타국에 무릎을 꿇은 예가 적지 많지만 이 두 장면만큼 노골적이고 적나라하게 무력함을 보여준 경우가 없었기 때문이다.

아무리 치욕적인 역사라 해도 역사의 평가는 공정하지 않으면 안된다. 역사는 과거의 사실이기 때문에 자칫 잘못하면 현재의 눈으로 과거의 사실을 평가해버리는 오류에 빠지기 십상이다. 따라서 병자호란이라는 국치를 살펴보고 당대인을 평가하는데 있어서 당대인이 남긴 기록들에 큰 가치를 두지 않을 수 없다. 이 책 남한산성은 인조를 보필하여 남한산성에서 굴욕의 57일간을 보낸 나만갑의 ‘병자록’을 고쳐 다듬은 책이다. 많지 않은 분량이기도 하고 조선시대 일지의 특성상 매우 간결하게 사실을 적어나가고 있어 짧은 시간에 어렵지 않게 읽어내려갈 수 있다. 그러나 그 무게감은 작지 않다. 무엇보다도 이 책은 독자들에게 역사 속에서 개인이 내리는 선택의 의미에 대해 고민하게 만드는 것이다.

베스트셀러인 김훈 선생의 ‘남한산성’의 내용은 ‘병자록’과 너무나 유사하여 김훈 선생이 ‘병자록’을 주로 참조했음을 알 수 있었다. ‘병자록’을 읽고 나니 김훈 선생이 역사 속에서 개인이 어떠한 길을 선택할 것인가라는 주제를 제시하기 위해 ‘남한산성’을 배경으로 택한 것은 당연한 귀결이었다고 생각될 정도다. 주화파인 최명길의 선택도, 척화파인 김상헌의 선택도 직면한 역사적 상황에 대해 고뇌하고 고통받은 끝에 내린 것이기에 옳다, 그르다를 말하기가 매우 어려워 보인다. ‘남한산성’에서 김훈 선생은 살아남는 것에 좀 더 무게감을 실어주었지만, 과연 내가 이 때 남한산성에 있었다면 어떤 선택을 내렸을 것인가? 그간의 잘못된 선택을 인정하고 힘의 가치관에 따라 비굴하게라도 살아남는 쪽을 택했을까, 아니면 무력에 굴하지 않고 끝까지 자신의 신조를 지키다 함께 개죽음을 맞는 길을 택했을 것인가? 개개의 가치관과 삶의 과정에 따라 천차만별일 선택지 속에서 무엇이 옳고 무엇이 그르다 할 것인가? 참으로 어려운 문제이다.

아마도 마찬가지 고민을 해야했었기에 저자인 나만갑 역시 어느 한쪽을 편드는 일 없이 지극히 중립적으로 담담히 서술하는 길을 택했을 것이다. 그러나 그런 그도 김류와 그의 아들 김경징에 대해서는 가차없는 비판을 날린다. 이들의 행태가 독자에게 분노를 불러일으키는 것은 이들이 부패한 정치가의 표상이기도 하지만 무엇보다 이들의 선택에서는 인간으로써의 고뇌가 보이지 않기 때문이기도 하다. 이들의 행태는 단지 추할 뿐이었다. 어려운 질문을 던지는 책이지만 최소 이들과 같은 선택은 내리지 말자, 이것만큼은 명쾌했다고 할까?

생각할 거리를 던지는 것이 좋은 글의 요건이라면 병자록은 분명히 좋은 글이다. 그러나 이런 좋은 글을 좋은 책으로 빛나게 만드는 데는 편집과 디자인의 힘이 컸다. 이 책의 미덕 중 하나는 글과 너무나도 잘 어울리는 양대원님의 아름다운 그림들이다. 단순하면서도 추상화한 그림들이 글에 더욱 힘을 실어주었던 것이다. 특히 이 책이 청소년을 대상독자로 삼았다는 점에서 볼 때 이는 탁월한 선택이었다고 생각된다.

좋은 책은 정신을 풍요롭게 하고 마음을 행복하게 만들기에 아름답다. ‘남한산성의 눈물’처럼 이어지는 책들도 공들여 엮어나간다면, 샘깊은오늘고전 시리즈는 반드시 아름다운 책으로 남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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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회영과 젊은 그들 - 아나키스트가 된 조선 명문가
이덕일 지음 / 역사의아침(위즈덤하우스) / 200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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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을 살아가는 방법은 사람의 수만큼 달라질 수 있겠지만 크게는 두가지로 나눌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名을 택하는 삶과 實을 택하는 삶이 그것이다. 인간이 개체로서만 유의미하다면 당연히 實의 삶을 택하는 것이 타당할 것이다. 오직 개인의 희노애락만이 중요한 것일 테니까.. 인간이 하나의 유기체에 지나지 않는다는 것을 인정한다면 實의 삶은 가장 합리적인 선택이 된다. 하지만 인간은 항상 그 이상의 무엇을 바라게 된다. 그리고 그 이상을 구현하는 삶을 보면 아름답다고 느낀다. 名을 택한자의 삶은 그만큼 빛나보이는 것이다.

이 책에서는 일제 치하에서 철저히 名의 삶을 택한 사람들의 모습을 그리고 있다. 제목에서 주는 인상으로는 이회영이라는 인물의 평전처럼 생각될 수 있겠지만 실제로는 이회영의 삶을 시기별로 살피면서 각각의 시기별로 조국을 위해 희생한 젊은이들의 삶을 모자이크처럼 맞춰놓고 있는 책이라는 것이 정확할 것이다. 이회영이라는 이름은 사실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낯설지 않을까 싶다. 국사책에 올라가있는 이름이 아니니까 말이다. (인간의 기록이라는 것이 한편으로는 한없이 두툼하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얼마나 얄팍한 것인지..) 그러나 이 책에 따르면 이회영은 우리가 잘 알고 있는 많은 역사적 장면들에 등장하고 있었다. 경술국치의 시기에 이미 불혹의 나이었지만 죽음에 이르기까지 한시의 멈춤도 없이 활동을 계속하였기 때문에 역사 여기저기서 그의 편린이 드러나고 있는 것이다. 개인으로써 본다면 이러한 그의 삶은 불행하다 혹은 어리석다는 말로 치부되기에 무리가 없다. 소위 말하는 사서 고생하는 인생의 전형이니 말이다. 그가 부역의 삶을 택했다면 그 개인은 물론 가족들까지 풍족한 삶을 살 수 있었을 것이다. 따뜻한 방에 누워 가족에게 둘러싸여 죽음을 맞이했을 것이고 말이다. 그러나 그는 말그대로 조국을 또 하나의 자아로 삼아 형극의 길을 걸어갔다. 그리고 결국 고문 끝에 차가운 감옥 안에서 죽음을 맞이해야 했다. 안창호, 신채호, 안중근, 김구 등 많은 독립운동가들의 삶이 그러했듯 말이다. 

역사의 평가니, 노블레스 오블리주니 같은 말은 좋아하지 않는다. 이런 말에서는 위선의 냄새가 나기 때문이다. 명의 삶이 항상 아름다운 것도 아니다. 명을 택한 자들이 치러야하는 피값이 실을 택한 자들이 치러야할 피값 못지않은 것도 사실이니까.. 하지만 인간의 삶이 아름다워야한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라면 이 책속에 등장한 인물들의 면면을 기억해야할 것이다. 이들의 삶은 아름다웠고 그렇기에 이들만큼 젊은 그들이라는 호칭이 어울리는 사람은 없을테니까 말이다. 책장을 덮으면서 문득 거울에 얼굴을 비춰보게 된다. 과연 지금을 사는 나의 얼굴은 아름다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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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etrayed 배신 하우스 오브 나이트 2
크리스틴 캐스트, P. C. 캐스트 지음, 이승숙 옮김 / 북에이드 / 200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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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우스 오브 나이트 시리즈는 사실 설정의 면에서는 독창적인 작품이라 하기 어렵다.많은 분들이 느끼고 있는 바이겠지만 해리포터의 세계를 여성적으로 변환하고 트와일라잇 시리즈의 캐릭터를 덧붙힌다면 바로 하우스 오브 나이트의 세계가 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물론 세계관의 차용이 큰 문제가 된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사실 해리포터나 트와일라잇 역시 새로운 세계를 창조한 것이라고 하기는 어려우며, 상당부분 다른 작품의 세계관을 차용해왔음을 알 수 있다. 다만 설정상의 약점을 극복할만큼 뛰어난 스토리텔링이 따라주지 않는다면 좋은 작품이라 하기는 어려울 수밖에 없다.

 

그런 면에서 볼 때 1권 상징 편은 2% 부족한 것이 사실이었다. 물론 이교적이고 여성중심적인 뱀파이어의 세계는 흥미롭게 다가왔다. 하지만 갈등관계가 희박하기 때문에 스토리적인 흥미를 불러일으키는데는 실패했다는 느낌이었다. 평면적이고 전형적인 이야기의 전개를 덮어줄만한 다른 장점이 거의 없었던 것이다. 그럼에도 다음편을 기대했던 것은 많은 판타지 소설이 설정에 상당한 분량을 할당하기 마련이고 그러한 설정이 뒤따르는 스토리에 힘을 불어넣어주는 경우가 많음을 알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확실히 2권 배신 편은 그러한 기대에 부응하였다고 본다. 제목에서도 알 수 있듯이 2권에서는 주요인물의 관계에 큰 변동이 생기고 갈등관계가 부각되기 시작한다. 비로소 본격적인 스토리텔링이 시작된 거이다. 아직 '배신'의 원인이 무엇인지, 그러한 배신이 어떠한 방향으로 나아갈지는 알 수 없지만 2권을 다 읽은 사람에게 3권을 읽어보고 싶은 욕구를 불러일으켰다는 점에서 2권은 성공적이었다고 평해야할 것으로 보인다. 덤으로 주인공 조이를 중심으로 한 3각, 혹은 4각 관계는 쏠쏠히 읽는 맛이 있어 앞으로 그녀가 어떠한 선택을 하게 될지 기대하게 만든다.

 

이 시리즈가 몇 편으로 완결될지 모르겠지만 3편에서는 아마도 적잖은 비밀들이 밝혀지면서 1,2편 이상의 재미를 주지 않을까 싶다. 읽어갈수록 점점 더 재밌어지는 것이야말로 시리즈물이 가질 수 있는 최고의 미덕이라 생각한다. 어서 3편이 출간되어 그러한 기대를 충족시켜주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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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게도 사랑은 온다
라이언 브라우닝 캐시디, 제시카 캐시디 지음, 김지윤 옮김 / 청어람장서가(장서가) / 200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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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애만큼 끊임없이 사람을 끌어들이지만 그만큼 잘 해나가기 어려운 것도 많지 않은 것 같습니다.

저도 처음에는 연애를 '연구'해야 한다는 것에 거부감을 느끼곤 했지만

사실 한번이라도 연애를 해보게 되면 연애를 할때도 연구의 노력이 필요하다는 것을 깨닫게 될 것입니다.

뭐, 사는 데 있어서 노력이 필요하지 않은 것이 어디 있겠습니까만요..

이 책의 표지나 제목만 보면 달달한 연애입문서가 아닌가 생각하기 쉽겠지만

요모조모 뜯어보면 연애에 대한 연구서에 가깝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

일단 작가부터가 (작가가 부부라는 것도 재미있지만) 학자이니까 당연하다면 당연한 결과일지도 모르겠네요.

초반부에는 줄리와 테드라는 인물을 제시하고 실제 일어날법한 사랑의 문제들을 들쳐보입니다.

남녀 서로간 서로 다른 심리를 잘 보여주면서 흥미를 갖게 해주죠.

중반부에 들어가면 자기 체크가 가능한 간단한 단답식 설문지들이 나오면서 독자의 자기 체크가 가능하도록 해줍니다.

뒷부분에 가면 구체적으로 연애의 조언들이 쏟아져 나옵니다. 이 조언들이 너무 실용적이라 어찌보면 웃음이 나오기도 하는데 진지하게 읽어보면 확실히 곱씹어볼만한 말들이라고 동의하지 않을 수 없더군요.

아쉬운 점도 없지는 않은데 아무래도 외국서적이라서인지, 아니면 이미 내 감각이 구식이 되어서인지 약간 우리(혹은 나의) 정서에 맞지 않는 이야기들도 종종 눈에 띕니다.

이제 연애를 시작하는 사람, 혹은 연애에 실패해본 사람이라면 일독해볼만한 책이라 생각됩니다. 그리고 실제적인 목적에서가 아니라도 재미라는 면에서도 충분히 읽어볼만한 책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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