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정묘 파일 1
임종욱 지음 / 달궁 / 200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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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실 살아가면서 가장 많이 접한 문장이 논어에 나오는 문장들이다. 성경의 문구도 많이 나오지만 우릴 둘러싼 환경이라는 것이 한자 문화권이고 소설이나 드라마 작가들이 많이 인용하는 문구들이 논어에 나오는 글귀들이다. 허나 한 번도 제대로 끝까지 읽지 않은 책이다. 뭐 그런 의미에서 성경도 마찬가지이지만 교회나 성당에서 열심히 읽히는 것을 생각하면 참 무색하다.

이 책은 논어를 기반으로 하여 공자를 중심으로 벌어지는 과거의 이야기와 현재의 살인사건으로 구성된 역사추리소설이다. 요즘 많이 나오는 소설처럼 이 책도 과거와 현재와 교차하면서 진행되어지고 두 결말이 마지막에 가서 해결되어진다.

저자의 이력을 보면 논어를 번역하여 출간하였다고 한다. 변역하면서 느낀 의문점들이 있어 이 소설을 집필하였다 한다. 그 의문은 책 속에 잘 녹아있고 몇 가지에서는 충격을 느끼기도 한다.

소설 속의 성과들이 개인의 것은 아니지만 과거부터 누적되어 온 학문적 성과가 작가의 상상력과 잘짜여진 구성 등으로 재미를 준다. 가끔 다른 책에서 과거의 학설이나 의문들이 겉돌기도 하는데 이 소설에서는 작가가 말하고자 하는 바와 함께 독자에게 잘 전해주었다고 생각한다. 그 의문들이 또 다른 생각을 불러오고 결국 논어라는 책에 대한 흥미로까지 발전하게 한다.

현재의 사건에서 많은 추리소설에서 보여주는 수수께끼 풀이를 하는데 약간은 재미있고 흥미도 있다.다만 그 뜻하는 바를 너무 빨리 파악하게 하여 흥미가 반감되었고, 범인에 대한 윤곽이 빨리 드러나면서 추리소설적인 재미가 약간 감소한다. 공자시대에서는 소정묘와 관련된 비중이 너무 적은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 음모가 진행되지만 그 축이 되는 소정묘에 대한 깊이 있는 성격 창조와 배경 등이 너무 부족하다고 생각한다.

한자 문화권에서 가장 중요한 인물인 공자를 배경으로 쓰여진 소설이기에 관심이 있었고, 그와 관련된 살인이기에 흥미가 생겼고, 그 시대 인물들의 묘사와 서술이 재미를 주었다.

작가는 과거의 현장을 그 시대에 대해 충실히 재현하기보다 현재의 문장과 사고로 역사를 재구성하였고 가끔은 시대를 초월한 학설이나 현재의 평가에 기대어 서술한 부분도 많이 보인다. 그리고 현재 우리의 삶에서 우리가 잃고 살아가는 것들에 대한 것들을 조금씩 보여주면서 현재 우리의 삶에서 새로운 철학 부재를 말한다. 그리고 논어가 시대에 따라 어떻게 변하였고 어떤 집단에 의해 어떻게 이용되고 변질되었는지 말한다.

많은 부분에 동감하면서 몇 가지 부분에서 이견이 있지만 소설적 재미와 함께 시대에 대해 생각하게 하는 즐거움도 있다. 요근래 한국이나 중국을 배경으로 한 역사추리소설이 많이 나오고 있는데 친숙한 문화와 인물들이라 외국 소설에 비해 쉽게 몰입하는 재미가 있다. 작가의 다음 작품에도 기대를 가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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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여현감 귀신체포기 1
김탁환 지음, 백범영 그림 / 이가서 / 200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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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의 시작은 약간의 혼돈을 가져왔다. 작가의 실재 학창시절을 빌려와서 현대의 생활을 그려내기에 처음엔 어! 하는 의문과 어리둥절함을 자아내었다. 그리고 친구가 흡혈귀라는 이야기와 함께 러시아의 생활 모습은 내가 이 책에 대해 잘못 알고 있는 것이 아닌가 하고 생각하게 했다. 하지만 이 모든 등장이 작가의 의도된 연출이고 전생의 과거로 돌아가서 생각한 대로의 구신체포기가 되었다.

지괴소설이라는 장르가 있는지 잘 알지 못하지만 이 작은 이야기 속에 나오는 것들은 어린 시절 본 고전소설들의 모습을 보여주었다. 요괴와 괴물과 도사와 술법이 난무하는 세계.

전우치가 나오길래 그가 주인공인가 생각했지만 그는 사건을 해결하기 위한 하나의 수단이자 배경이었다. 실제 주인공은 현재의 작가이자 전생의 아신인 부여현감이다. 일부의 내용은 전우치전이나 전우치 관련 이야기에서 빌려오기까지 하였다니 그가 소설 속의 시대 설정에 어떠한 역할을 하였는지도 알 수 있다.

하나의 이야기로 시작과 끝을 마무리하지 않고 10개의 작은 이야기로 구성되어있다. 한편 한편이 독립적이면서 연결되어 있는 것이다. 그 중 한편으로 살을 붙이면 충분히 이야기가 될 듯한 소재들이다. 다양한 이야기들이 글 읽는 속도와 재미를 주었다.

하지만 두 권의 분량으로 하기에는 부족하지 않나 생각한다. 한 권으로 했다면 더 좋았을텐데 하는 느낌이 강하다.

한가지 고개를 갸웃하게 하는 것은 낙화암에서 죽어나간 사람을 비롯하여 부여에서 사건이 발생할 때마다 죽은 사람들이 너무 많지 않나 하는 것이다. 소설 속 공간에서 문제가 될 수 없을지 모르지만 실제 상황에서 그런 사태가 발생한다면 상소가 빗발치고 탄핵의 대상이 되지 않았을까?

지괴소설에 대한 충분한 지식이 없지만 누구나 쉽게 읽을 수 있는 한국형 판타지라고 생각한다. 도입부와 마지막이 접근의 어려움과 약간의 난해함을 줄 수도 있지만 가끔은 읽는 재미가 많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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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캐넌의 세계 환상문학전집 5
어슐러 K. 르귄 지음, 이수현 옮김 / 황금가지 / 200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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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의 열두 방향 중의 단편인 샘레이의 목걸이로 이야기는 시작한다. 그러면서 이야기는 갑자기 로캐넌과 샘레이의 후예 이야기로 넘어간다. 반연맹 사람들의 공격으로 로캐넌이 홀로 고립되고 반연맹 세력이 이 별에 자리를 잡은 것을 연맹에 알리려고 하면서 그들의 모험이 시작된다.

헤인 시리즈 초기 작품으로 유배행성, 환영의 도시 등 삼부작의 첫 작품이다. 작가가 창조한 세계에 대한 이해가 없다면 상당히 읽기가 난해한 소설이다. 초반에 그 별에 사는 종족에 대한 설명이 나오지만 그것을 완전히 기억하고 그 세계를 이해하지 못하면 많은 사고를 하게 하는 문장과 서술은 읽기가 쉽지 않다.

그렇게 많은 분량의 글이 아니지만 많은 부분이 생략되어 있어 갑작스러운 비약도 보인다. 뭐 그녀가 창조한 세계에 대한 정보가 충분한 사람에게는 많은 재미를 줄 수 있을 것이지만 곳곳에서 의문점을 자아내는 전개와 행동들은 서술적 구조가 약한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

SF소설들을 많이 읽지만 이상하게 그녀가 창조한 세계는 나에게 쉽게 와닿지 않는다. 빼앗긴 자들에서 그녀 소설의 재미를 느꼈지만 그 세계는 우리가 살고 있는 세계를 두개의 별로 나누어 새롭게 시험하는 듯한 구조를 보였기에 때문이다. 이전에 어둠의 왼손에서 느낀 곤혹함이 다시 느껴지는 듯 하다. 하지만 이 연작 소설이 새로운 세계를 이해하는 텍스트로도 가능한가를 생각하면 그 속에 많은 의문점과 재미가 숨겨져 있지 않을까 한다. 아직 내가 찾지 못했거나 이해하지 못한 것.

아쉽게 느낀 점 하나는 이미 그 별에 수많은 종족들이 살고 있는데 로캐넌의 세계라고 헤인인들이 이름을 붙인 것은 서구인이 아메리카 대륙을 자신들이 발견(?)한 것으로 소유하는 것과 동일선상에 있는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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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르 신화 전기 - 에피소드 1. 드래곤하트의 부활, 제1회 SBSi 인터넷 소설 공모전 대상 수상 작품
권순규 지음 / 스토리텔링 / 200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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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타지를 좋아한다. 장르 문학이라고 불리는 것들을 좋아한다. 현실에서 일어나는 일들이 소설보다 더 황당한 사건이 벌어지는 요즘이지만 작가가 상상력을 발휘하여 새롭게 만들어 낸 세계를 사랑한다. 하지만 무조건 좋아하는 것은 아니다. 그 속엔 사람들의 삶과 그 세계가 잘 짜여져 있을 때 그렇다는 말이다.

작가는 역사 속에서 가장 유명한 두 사람의 이야기로 시작한다. 그리고 그가 현실의 세계를 다시 나름의 시각으로 그려낸다. 현재 읽은 것이 에피소드1이니 앞으로 얼마나 많은 이야기가 나올지 모르지만 충분히 호기심을 자극한다.

많은 자료를 열심히 수집하였고 어느 정도는 책 속에 잘 녹아 있다. 전반적인 짜임새에서도 초보의 느낌은 거의 없다. 글이 쉽게 재미있게 읽힌다. 하지만 글의 읽다보면 어디에선가 본 듯한 느낌이 드는 곳이 많다. 나만의 착각인지 아니면 내가 읽었던 몇몇의 작품들에 영향을 받은 것일까?

작가는 신화 속의 이야기를 또 다른 세계로 만들어서 설명하고 있다. 이전에 차원을 달리한 공간에서 그리스 신화 속의 인물들과 동서양의 괴물들을 그린 것을 떠오르게 한다. 광대한 우주에서 우리만이 지능을 가진 생물이 아니라는 것이다. 아직 그 세계에 대한 도입부이기에 작가가 펼쳐 보일 세계와 철학이 어떤지 알 수 없다는 것이 약간은 아쉽다.

전체 이야기의 도입부이고 가장 중요한 영웅도 단편적으로 나온 상태에서 본 책이지만 허술하지 않다. 다음의 이야기들을 읽고 난 후 정확한 평가가 내려지겠지만 자신만의 세계를 잘 나타낸다면 이 책은 좋은 판타지로 많은 사람으로 추천을 받을 기반은 가지고 있다고 본다. 허나 1권만을 보았을 때 약간의 어색함과 부족함이 있다. 등장인물들의 개성이 살아있지 못한 것이다. 윌리엄과 초이와 부르스가 주요 인물이지만 사건과 외모의 묘사에 중심을 주고 있지 살아있는 인간미를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앞으로 작가의 노력에 따라 혹은 전개에 이 부분이 많이 나타나길 기다린다.

그리고 작가가 진짜 영웅의 성을 권씨로 정한 것은 그가 권씨이기 때문일까? 재미있는 부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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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프리마투르
리타 모날디.프란체스코 소르티 지음, 최애리 옮김 / 문학동네 / 200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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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이 책에 눈이 간 것은 두터운 양장에 약간은 저렴한(?) 가격 때문이었다. 800쪽이 넘는데 가격이 저렇게 매겨지다니. 요즘 300쪽도 안되는 것이 만원에 가까운데......

하지만 들고 다니면서 책을 보기에는 너무 무겁고 부담이 되었다. 두 권으로 나누었다면 좋았을텐데 하는 생각이 머리 속을 떠나지 않았다. 집에서 놓고 보면 편할 것이고, 장서용으로 책꽂이에 꽂아 놓는다면 좋을지 모르지만 들고 다니며 보기는 너무 무겁고 팔에 무리가 온다.

책 외형에 대해서는 그만하자. 이 책은 상당히 재미있는 소재를 가지고 있다. 유럽사에서 한 획을 그을 만한 시대적 상황을 배경으로 한다. 태양왕 루이 14세와 오렌지 공 윌리엄과 교황 인노켄티우스 11세와 이슬람의 빈 공격이 그것이다. 직접적으로 그들이 부딪히는 것은 아니지만 그들의 숨겨진 비밀이 로마의 조그마한 여관에서 사제와 사환의 대화와 추격 속에서 벗겨진다.

처음 이 두터운 책에서, 그 좁은 공간에서 어떻게 이야기를 이끌 것 인가 생각했지만 기우였다. 공간은 지하라는 새로운 공간을 만들어 내어 움직이고 대화와 사건의 배경 등으로 유럽사를 집어 넣어면서 공간의 확장과 시대에 대한 해석도 아울러 보여주고 있다. 양념과도 같은 점성술과 음악과 암호와 의술에 대한 당시의 자료와 해석을 들추며 시대를 그려주고 있다.

페스트를 재료로 하여 권력의 지도와 새로운 이야기를 만들어내는 모습은 재미있다. 그 시대에 페스트가 어떠한 역할을 하였는지는 역사가 알려주기에 이 병에 대한 수많은 치료 방법과 함께 화학무기로써의 가능성에 대한 가설은 작가의 상상력이 현대의 지식과 결합한 좋은 결과로 보인다. 그 치료를 위한 약을 음악을 이용한 암호를 이용했다는 것은 이미 다른 소설 등에서 보아 새롭지 못하지만 결과에 신의 위대함을 인용하는 부분에서 그 시대에 충실했음을 알게 되었다. 많은 소설에서 그 같은 경우에도 과학적 결과을 신봉하면서 미신적인 것을 멀리한 것에 비교하면 이색적이기도 하다.

책의 처음과 마지막에 소설에 대한 개입자가 나와서 소설이 단순한 소설이 아닌 역사적 사실임을 강하게 주장한다. 사실 그 시대에 대한 충분한 지식이 없다면 완전히 사실로 생각할 수 밖에 없다고 본다. 팩션이라는 장르의 특성상 사실과 허구가 조합된 것이고 작가는 사실성을 부각하기 위해 그 시대를 충실하게 복원하고 있기 때문이다. 하나씩 공부하면서 읽다보면 많은 지식을 얻게 될지 모르지만.

이 소설에서 다루어진 부분 중 가장 중요하게 다루어진 부분이 태양왕과 푸케와의 관계는 프랑스 역사에 지식이 없다면 이해하기 힘든 부분이다. 다른 책들에서 다르게 평가되어지는 부분이 많기 때문이다. 하지만 교황에 대한 부분에서는 그 자료가 작가의 상상력에 의해 만들어진 것이 아니라면 사실로 인정하여야 하지 않을까? 교황이 가진 이권에 얼마나 많은 가문이 달려 들었는지 생각한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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