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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밤중의 아이
츠지 히토나리 지음, 양윤옥 옮김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23년 3월
평점 :
절판

나카스 사람들은 그를 "한밤중의 아이"라고 불렀다
렌지는 귀여운 마스코트가 되었다. 렌지의 빛나는 눈동자에 희망이 남아 있었고 그것은 참으로 아름다운 삶의 광채였다.
하카타강을 건너면 그곳에는 전국적으로 손꼽히는 유흥가 나카스가 길게 가로누워있다.
이 비좁은 나카스에서 일하는 사람이 약 3만명, 놀러오는 사람은 하루 6만명명에 달한다. 하비키가 근무하는 나카스 파출소는 그 환각가의 한복판에 마치 나카스의 배꼽 같은 모양새로 진좌하고 있었다.
20여명의 경찰이 24시간 3교대로 나카스 지역을 순찰한다. 처름 경찰이 된 스무 살 무렵에는 나름대로 자부심도 있었다.

싸움이 났다는 누군가 고함을 치며 파출소안으로 뛰어들어오고 파출소 안 취객은 신입 오카다 순경에게 맡기고 히비키는 다른 경찰들과 함께 파출소를 뛰쳐나가 외국인 폭력배간의 다툼인 것으로 보이는 현장에 출동하니 젊은 남자들이 삼삼오오 뿔뿔이 도주하기 시작하고 쓰러져 있는 남자는 귀 근처에서 피를 흘리고 있고 구급차를 불러라고 하고 히비키는 그 순간 구경꾼틈에서 기억을 건드리는 뭔가가 눈에 들어오는데 그것이 무엇인지 파악하지 못하고 애써 생각해 보려 하지만 꺼끌꺼끌한 기억의 잔재에 시야는 점점 흐려질 뿐 그 혼란스러운 사건 현장 한복판인데도 느닷없이 그곳만 뻥 뚫린 진공상태처럼 보였고 눈앞에 서 있는 것은 작은 몸집의 청년, 밤업소에서 일하는 것이라며 염색한 앞머리가 한쪽눈을 가렸다. 분명 본 적이 있는 얼굴인데 생각나지 않고 기억과 일치하지 않는데 그 청년의 입가를 풀며 웃고 어딘가 사람을 얕잡아 보는 웃음 히비키의 과거의 한 시기와 접속,
그때 그는 아직 일곱 살 이었다. 그새 9년의 세월이 흘렀다. 만일 눈앞의 청년이 그때 그 아이와 동일인물이라고 해도 아직 열여섯살밖에 안된다. 그 나이로는 보이지 않았고 히비키는 주위의 시선 따위는 아랑곳하지 않고 청년에게 다가가 그 창백한 얼굴을 천천히 들여다 보았다.
"너,,,렌지?"
나이보다 노숙한 청년은 대답없이 다시 한번 입가를 올려 슬쩍 웃더니 몸을 돌려 멀어져 갔고 히비키는 해묵은 상처 같은 과거를 반추하며 렌지에게 얽힌 기억을 떠올린다
렌지를 처음 만난 것은 히비키가 경찰학교를 졸업하고 나카스 파출소에 첫 부임한 2005년 봄의 일 히비키는 막 스무살이 된 참, 한밤중에 세이류 공원 순찰하는데 눈앞으로 웬 어린아이가 지나가는데 그 시간에 그런 곳에 어린아이가 있어서는 안되는 시각이기에 급히 뒤를 쫓아 가 소프랜드의 네온불이 너저분하게 미치는 골목길에서 히비키가 아이의 가느다란 팔을 잡으면서 "얘, 여기서 뭐해? 아빠,엄마는 어디 있어?"선배 히노 경사가 허리를 낮추고 아이에게 묻는데 아이는 겁을 내는 기색도 없이 두 경찰의 얼굴만 빤히 쳐다보았다. 이 시간에 이런 곳을 헤매는 아이가 처음이라 고개를 갸웃거리는 순간 저만치 떨어진 곳에서 멀거니 보고 있던 삐끼 한명이 다가와 히노를 보고 히죽히죽 웃으며 알려주었다.
"호스티스 아카네의 아이예요, 이름은 렌지"
애 엄마는 어디 있느냐고 물어봤지만 피식 웃기만했고 애 아빠도 호스트 클럽에서 일하는데 요즘 그 클럽 뒷방에서 지낸다고 다른 삐끼가 말해주었다
파출소로 데려와 하비키는 아이에게 간식을 챙겨주고 애니메이션이며 만화애기를 꺼내 봤지만 아이의 마음속에 들어가려고 애를 스고 있는데도 아이는 입을 열지 않았는데 그때가 렌지는 아직 다섯살

렌지 엄마는 하룻밤을 렌지를 파출소에 있게 하고도 미안한 기색도 없이 도리어 큰소리만 치고 있는 모습을 보게 된다. 친정으로 간다고 한 렌지의 모습이 다음주에도 목격을 하게 되는데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협찬받아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