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도 WAR 1
안철주 지음 / 봄봄스토리 / 201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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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도라는 이름을 들었을 때, 대한민국 사람이라면, 머릿속에 그저 아름다운 섬의 이미지만 떠오르지는 않을 것이다. 독도는 광복 75주년을 맞이한 현 상황에서도 일본의 야욕이 아직까지 현재 진행 중인 역사적 장소이다. 일본은 자기 땅이라며 역사를 날조하는 파렴치한 짓도 서슴지 않고 하고 있고, 틈만 나면, 도발을 일삼고 있다.


'독도 WAR'는 이런 한일 상황을 기반으로 해서 가상으로 지어진 픽션 만화다. 독도 인근 해역에서 한일 공동 유전 개발 중, 한국인 직원이 추석 휴가를 떠나고 단 한 명만 남은 상태에서 80억 톤의 매장량을 가진 원유가 솟아나는데, 일본은 유전을 독차지하기 위해 한국인 직원을 죽이고, 사실을 숨긴다는 이야기로 시작된다. 독도를 차지하기 위한 일본의 간교한 계략으로 국제적으로도 궁지에 몰린 한국. 결국 일본과 한국은 전쟁을 하게 된다는 줄거리를 가진 만화다. 


'독도 WAR'는 원래 '대국'이라는 제목으로 1994년에 첫 발행되었다가 이번에 보다 구체적인 제목으로 출간된 직품이다. 25년이 넘는 세월이 흐르다 보니, 당시의 상황과 지금과는 경제적으로나 군사적으로 많은 차이가 보이는 부분들이 있다. 당시만 해도, 국민소득 만 달러를 갓 넘은 상황으로 일본은 우리에게 넘사벽 경제 대국이었다. 군사면에서도 우리는 북한과 대적하기에 바쁜 처지였다. 게다가 1997년에는 IMF 금융 위기까지 겪었다. 누구도 지금의 한국은 생각할 수 없었을 것이다. 그러다 보니, 만화 속에서도 통일 한국 상황에 각종 예산 부족으로 일본에 무상 차관을 받는다는 설정까지 보인다. 만화에 등장하는 무기에서도 일본에 비해 턱없이 부족함을 보이고 있다. 과거의 시선으로 한일 전쟁 상황을 보게 되니, 확실히 느낌이 새롭다.


그동안 우리는 일본을 욕하면서도 실질적으로는 무척 무력한 대응밖에 못했었다. 그러나 지금은 상황이 완전히 달라졌다. 차관 구걸도 필요 없고, 군사력도 일본이 겁내할 정도까지 다다랐다. 만화에서는 통일 한국에서도 버거운 싸움이었다면, 지금은 남한의 군사력으로도 얼마든지 일본과 싸울 수 있는 상황이 되었고, 외국의 군사 전문가들은 일본과 전쟁시 한국이 승리한다는 견해를 내놓고 있다. 만화 속에서 한국이 일본 열도를 장악하는 상황이 희망사항이나 망상이 아닌 실제 가능한 현실이 된 것이다.


밀리터리 덕후, 밀덕이 아니더라도 현재 우리 군사기술은 대단한 발전을 이룬 것을 뉴스를 통해 알 것이다. 얼마 전 탄두 중량 제한을 벗어난 현무-4는 일본 뿐만 아니라 중국도 두려워하는 존재가 되었고, K-9 자주포, 초음속 훈련기 T-50 등 각종 무기를 국내 개발해서 세계에 수출하고 있는 상황이다. 만화 속에서 우리 해군이 두려워한 일본의 이지스함도 이젠 두려움의 대상이 아니다. 우리 해군력도 막강해져, 핵잠수함, 경항공모함 제작을 논하고 있다.


현재 국제적 한국의 위상은 국제재판소에 올려진 독도 문제에 맥 없이 당하는 만화 속 한국의 설정과는 거리가 멀게 되었다. 이런 완전 변화된 한국의 현 상황 때문에 '독도 WAR' 보는 재미가 더 있고, 그동안 전혀 느끼지 못했던 우리의 성장을 다시 확인하며 자신감도 느껴본다.



 

'독도 WAR'에서는 각 권 시작부에 임진왜란, 정유재란의 역사적 사실을 보여주며, 일본에 또 당할 것인가 하는 질문을 던지고 있다. 만화 속에 등장하는 정치인들은 임진왜란 당시의 조정처럼 무능한 존재로 나오는데, 이는 솔직히 지금과도 차이가 없는 거 같다. 아니 오히려 속에 숨어 있던 친일파들이 아예 대놓고 등장하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 광복의 노력과 의미를 부정하고, 일본 침략을 부정한다. 뻔뻔하게 일본을 찬양하는 무리도 있다. 이런 자들이 사회 지도층에 남아 있다는 것은 참 걱정스럽다.



 

그러고 보니, 우리도 한때 7광구로 산유국의 꿈을 꿨던 시절이 있었다. 그게 이 만화에도 반영이 되었다. 지금도 대륙붕 어딘가에 엄청난 원유가 있을 거라고 한다. 우리가 산유국이 된다면 분명 좋은 일이지만, 지금은 세상이 변해서 그런지 산유국이 된다고 무조건 좋은 일만은 아닌 거 같다. 많은 산유국들이 기름에만 의존했기에 제대로 산업 발전을 못했다. 결국 기름값 폭락으로 오히려 고생을 하고 있다. 우리는 기름 한 방울 없이도 지금의 경제 성장을 이뤘다. 아이러니하게도 천연자원 부족이라는 현실이 우리를 긴장시키게 했고, 제대로 된 발전을 이루게 했다고 생각한다.




이 정도면, '독도 WAR'은 분명히 국뽕에 제대로 취하게 만드는 만화다. 하지만, 국뽕도 적당히 취해야 한다. 군대 사조직 하나회를 연상시키는 배달회는 만화에서는 좋게 표현되었지만, 분명 위험한 부분이고, 전쟁만이 최선의 방법이 아님도 알아야 한다. 만화는 재미를 위해 극적인 부분을 살리기 위해서 그렇게 설정하는 거지, 이걸 그대로 받아들여서도 안된다. 물론 만화 보고 그렇게 생각할 사람은 적겠지만, 간혹 만화를 보고 너무 흥분하는 사람들이 있어서 말하는 거다. 만화는 만화일 뿐, 너무 심각해지지는 말자.


어쨌든 재미있게 한편의 스릴 넘치는 드라마를 보는 기분으로 단숨에 '독도 WAR'를 봤다. 일본에 '독도는 우리 땅이다. 우리 땅 넘보다 다친다! 옛날의 우리가 아니란 말이다.' 이렇게 말하고 싶다. 이 책을 또 20년 뒤에 본다면, 어떤 느낌이 들지 궁금해진다. 그때는 독도 문제가 과연 후련하게 해결됐을까? 우린 통일을 이뤘을까? 대한민국의 위상은 더 발전했을까? 부디 더욱 좋은 방향으로 한국의 모습이 바뀌었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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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사의 신, 대박의 비책 - 대박난 가게는 어떻게 손님을 끌어모으는가?
우노 다카시 지음, 박종성 옮김 / 유엑스리뷰 / 202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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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자주 보는 방송 프로그램 중에 하나가 골목식당이다. 장사 안 되는 식당을 살리는 온갖 노력을 보면서, 비록 내가 식당을 하는 것은 아니지만, 마치 내가 식당 운영하는 거처럼 감정이입하며 재미있게 보고 있다. 그런데 이 프로를 보고 있으면, 안 되는 식당은 분명한 이유가 있는 것을 알게 된다. 소위 말하는 기본이 안된 집도 있지만, 출중한 요리 실력을 가졌어도 다른 문제로 장사가 안되는 곳도 보게 된다. 문제를 극복하는 과정을 통해 장사 실패의 원인, 성공 요소에 대한 많은 것을 깨닫게 한다.


'장사의 신, 대박의 비책'은 일본 요식업계에 성공한 우노 다카시 사장이 말해주는 성공 식당의 비결을 담고 있는 책이다. 자기계발, 마케팅 관련 책을 많이 본 사람들은 저자 우노 다카시를 잘 알 것이다. 나 역시도 전에 '장사의 신'이란 이름의 다른 책으로 만난 적이 있다. 이분의 책을 읽기 전에는 식당 창업에 전혀 관심이 없었는데, 읽고 나서 나도 한번 나만의 가게를 가져보고 싶다는 생각을 가지게 할 정도로 책 내용이 인상 깊었다. 그랬던 만큼 이번 책도 그냥 넘어갈 수 없어서 담숨에 읽었다.


'장사의 신, 대박의 비책'은 창업에 용기를 주는 내용을 담은 '소규모 창업의 정석', 접객 태도와 노하우를 말하고 있는 '손님을 미소 짛게 하는 가게', 직원 교육, 직원 능력 배양을 얘기한 '누구에게나 장사 소질은 있다', 매뉴 개발 노하우를 담은 '사업 성공의 실마리는 늘 근처에 있다' 이렇게 4개의 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매번 느끼지만, 이 책의 저자는 무엇보다 장사의 기본을 가장 중요시한다. '대박의 비책'이라고 되어 있지만, 그 비책은 항상 미소로 손님을 맞이하고, 손님을 즐겁게 만드는 방법을 고민하는 것, 화장실 청결도 항상 체크하는 거처럼 누가 봐도 장사하는 사람이라면 신경 써야 할 기본이 되는 것들이다. 그런데도 이게 대박의 비책이 된다는 것은 그만큼 많은 사람들이 이것을 안 지키고 있다는 역설적 증거일 것이다.


저자의 성공 이야기를 보고 있으면, 그는 스펀지와 같은 사람이란 생각이 든다. 어디서든 이거 괜찮네 하면, 바로 흡수해서 자신의 가게에 응용을 해본다. 요리 메뉴, 광고 문구, 직원 관리까지 좋은 거, 도움이 되는 거 있으면, 다 해본다. 해보고 반응이 안 좋으면, 고집부리지 않고, 바로 바꾼다. 책 속에 그가 시도하는 것들은 진짜 돈이 안 드는 것들이다. 시간도 별로 안 걸리는 것들이 많다. 대박 난 가게는 거창한 변화보다 사소하지만 이런 다양한 시도에서 만들어진다는 것이다.


보통 음식점을 창업할 때, 다들 고민하는 것이 요리 메뉴일 것이다. 방송에 나오는 맛집을 보면, 빵 하나, 소스 하나에도 별별 재료가 들어가고, 숙성 기간이 얼마 걸리고, 어떻게 만들고 하는 진짜 초짜는 감히 엄두를 못 낼 것들이 나온다. 그런 것을 보게 되면, 창업의 용기가 그냥 녹아버린다. 저렇게 노력해도 힘든데, 내가 과연 할 수 있겠어 하며 말이다. 그러나 이 책은 다른 방법을 말한다. 자신이 할 수 있는 것부터 하라고 하고, 쉽지만 생색낼 수 있는 방법을 찾아 본다. 창업자가 처음부터 요리의 대가가 될 수 없으므로 장사를 하면서, 내공을 쌓으라 얘기한다. 좀 다르게 접근하는 것이다.


물론 맛으로 승부하는 전문 요리집을 목표한다면, 이 방법이 다 맞는다고 할 수는 없다. 식당 성격에 따라서도 적용하기 힘들 수 있다. 저자가 성공한 이자카야 같은 요식업에 최적화된 방법일 수도 있다. 그러나 초보 창업자에게는 분명 도움이 될 많은 내용들이 담겨 있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저자의 가게 운영 방법에 항상 눈에 들어오는 것이 있는데, 바로 인재 육성이다. 1인 식당도 있지만, 어느 정도 성장하면, 혼자서는 절대 할 수 없는 것이 식당이다. 직원을 써야 한다. 그리고 주인은 직원을 그냥 일을 도와주는 직원 정도로만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직원을 자기 식구처럼 생각하지 않는 가게는 중요한 성공 포인트를 놓치고 있다고 본다. 나도 가끔 맛집 리뷰하러 음식점을 가곤 하는데, 어떤 집은 종업원이 너무 싹싹하고 친절해서 인상에 남는 집들이 있다. 그런 곳은 꼭 다시 가고 싶어진다. 실제 나중에 방문해도 나를 기억해주는 집은 내가 오히려 감사하는 마음을 가지게 된다. 




저자의 식당은 자신의 직원을 그냥 직원으로만 쓸 생각하지 않고, 최종적으로 그들이 가게를 차릴 수 있게 돕는다. 심지어 망해서 돌아와도 받아준다. 졸업증서까지 주며 곳곳에 창업하게 도와주며, 그들과 서로 연결되어 서로 정보를 주고받는 네트워크를 형성한다. 그 흔한 체인점 형태가 아니다. 자신이 좋아하는 장소에 좋아하는 요리를 판다. 사람은 희망으로 산다. 월급을 많이 주면 그래도 버티겠지만, 적은 월급에 평생 종업원으로 일할 사람은 없다. 그는 아르바이트 직원이라도 일을 배워 자신의 가게를 열수 있다는 희망을 주고 있는 것이다. 당연히 이런 가게가 망할리 없다. 아니 망하는 게 더 어렵다 생각한다. 


'장사의 신, 대박의 비책'은 장사 성공의 비결을 잘 담고 있다. 읽어보면 누구나 할 수 있는 쉽고, 기본이 되는 것들이며, 돈도 들지 않는 것들이다. 메뉴 가격 정하는 법, 매장 설계 방법, 직원 교육, 아이디어 찾기 등 구체적인 내용들도 많다. 특히 환한 미소의 가치는 책을 보는 내내 되새김질하게 했다. 미소는 장사뿐만 아니라, 모든 비즈니스, 사람과의 관계에서 기본이기 때문이다. 문제는 그걸 너무 자주 망각한다는 것이다. 

'장사의 신, 대박의 비책'을 보고 장사에 대한 용기도 얻고, 거울을 보며, 내 얼굴을 다시 점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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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은 왜 죽는가 - 사람이 죽어야 할 16가지 이유
이효범 지음 / 렛츠북 / 202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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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모 기업 재벌이 죽었다. 아무리 돈이 많아도 죽음을 돈으로 피할 수는 없었다. 불로불사를 꿈꾼 진시황도 결국 죽었다. 이렇듯 아무리 재산, 권력, 지식이 많다고 해도 사람으로 태어난 이상, 죽음을 피할 순 없다. 


또한 우리는 살면서 많은 죽음을 만나게 된다. 부모, 형제, 자식, 친구, 지인, 반려동물 등 직간접적으로 다양한 죽음을 접하게 된다. 최근에는 함께 일했던 동갑 동료가 암으로 죽어 마음을 아프게 했다. 나이가 들어가면서 이젠 삶보다 죽음을 많이 생각하게 된다. 


이처럼 죽음에 대해 다들 한 번쯤은 생각해봤을 것이다. 노화에 의한 자연스러운 죽음뿐만 아니라, 현실의 고통으로 인한 자살에 대한 고민도 있다. 죽음과 함께 사후세계의 존재에 대한 생각도 해봤을 것이다. 삶에는 죽음이라는 그림자가 항상 따라다닌다. 삶을 생각하면 죽음을 생각하게 되고, 죽음을 생각하게 되면, 삶을 함께 생각하게 된다. 살아 있기에 죽음을 고민하고 생각하는 것이다. 


'사람은 왜 죽는가'는 인간이 가진 죽음이라는 숙명을 다양하고 진지하게 알아보고 있는 책으로 철학, 과학, 종교, 각종 사상 등에서 정의한 죽음의 의미가 무엇인지 살펴보고, 각각이 주장하는 차이와 유사성, 견해 등을 '죽음은 삶과 짝이다', '죽음은 신체가 퇴화하는 현상이다', '죽음은 자연의 필연적 법칙이다'와 같이 사람이 죽어야 할 16가지 이유로 나눠 말하고 있다.


솔직히 죽음이란 어쩌면 단순한 실체적 사실에 이렇게 다양하고 많은 생각과 이야기가 담겨 있으리라곤 생각 못했다. 그만큼 죽음은 사람들의 큰 고민거리였다는 증거일 것이다.


'사람은 왜 죽는가'를 쓴 이효범 저자는 철학을 전공하고 삶을 연구하고 있는 분이다. 그런데 이 책에서는 철학적 얘기가 많이 나오지만, 가장 사실적 실체라고 할 수 있는 의학적, 생물학적 입장에서의 죽음도 아주 잘 말해주고 있다. 텔로미어의 단축, 노화 유전자, 세포의 산화, 노폐물의 축적 등 현재 밝혀진 죽음의 과학적 원인에 대해서도 이 부분만 보면, 과학 책인가 할 정도로 잘 설명되어 있다. 


그런데 죽음을 바라보는 데, 과학적 시점이 왜 필요한가 반문하는 분도 있을 것이다. 과학의 발달은 점점 불로불사의 방향으로 가고 있다. 이미 현대 인류의 수명의 과거에 비해 엄청나게 늘어나 있는 상황이다. 여기에 인공지능, 전자 기술의 발달은 책에서 언급한 사이보그와 같은 새로운 인간의 개념, 포스트휴먼의 등장을 예견하고 있고, 뇌의 모든 기억을 옮기는 개념 또한 죽음의 개념을 새롭게 생각하게 만들기 때문이다. 


물론 책 속에 주가 되는 이야기는 전통적인 시각의 죽음과 철학적 시각의 죽음에 대한 견해다. 인도 신화, 그리스 신화를 통해 인간이 짊어진 죽음을 가볍게 생각도 해보고, 스토아 철학자들의 죽음에 대한 의연한 모습, 타이타닉 침몰 속 정의로운 죽음, 프로이트와 니체가 보는 본능적인 죽음 등 다양한 시선으로 죽음을 바라본다. 철학자가 말하는 죽음은 내게는 좀 어려웠다. 솔직히 왜 죽음을 그렇게 봐야 하는지 이해가 안 됐다. 뭐랄까 그들은 죽음을 두려워하고 회피하려고 한다는 느낌을 받았다. 마치 사람만이 죽음을 맞이하는 거처럼 말이다. 내가 동양인이라서 그런지 몰라도 노자, 장자, 공자의 생각이 더 편했다. 


그리고 이 책에서는 죽음 자체에 집중해서 이야기하고 있다 보니, 죽음과 항상 따라다니는 사후세계에 대한 이야기는 15장 죽음은 없다에서 불교나 기독교, 스피노자, 퀴블러 로스 이야기를 통해 살짝 다루는 정도다. 솔직히 난 이게 좋았다. 신과 사후세계 이야기는 인간이 만들었다고 개인적으로 보고 있기 때문이며, 종교마다 가지 각각인 사후 이야기가 들어가면, 죽음이란 핵심 주제가 삼천포로 빠질 수 있기 때문이다.


'사람은 왜 죽는가'를 통해 죽음에 대한 다양한 견해를 무겁지만 재미있게 볼 수 있었다. 이 책을 보고 머릿속이 다양한 사고로 인해 폭발하는 느낌을 받았다. 책을 읽다 꼬리에 꼬리를 무는 생각으로 한참을 한 페이지만 보고 있게 만들기도 했다. 죽음에 대한 생각은 사람마다 다를 것이다. 난 죽음은 그냥 춘하추동의 한 과정이라 생각한다. 성냥처럼 빨갛게 달아오르다. 결국에는 재가 되는 것이다. 예쁘게 표현하면, 죽어서 먼지가 되고 그것이 별이 되는 거다. 영혼이니 사후 과정은 불필요한 것들이다. 그게 더 자연스럽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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밑바닥부터 시작하는 딥러닝 2 - 파이썬으로 직접 구현하며 배우는 순환 신경망과 자연어 처리 밑바닥부터 시작하는 딥러닝 2
사이토 고키 지음, 개앞맵시 옮김 / 한빛미디어 / 201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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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많은 사람들이 사용하고 있는 포토샵에 인공지능이 도입된 기능을 선보였다. 사람의 시선을 바꾸고, 웃는 표정도 자동으로 만들어준다. 루미나 AI는 자동으로 사람 얼굴을 인식하고, 편집이 가능하다. 하늘에 은하수도 넣고, 물의 반영도 거기에 맞게 바꿔준다. 아직 맛뵈기 정도로 발표된 것이지만, 앞으로 사진 편집 툴이 어떻게 바뀔지 방향을 보여주고 있다는데 큰 의미가 있다.


갈수록 세상이 점점 인공지능 기술로 도배되어가고 있음을 느끼게 된다. IT 현재 트렌드도 인공지능, 딥러닝, 머신러닝이고, IT에서 살아남으려면, 이젠 이런 분야를 꼭 알고 있어야 한다. 그래서 인공지능 공부에 많은 도움이 될 수 있는 책, '밑바닥부터 시작하는 딥러닝2'을 소개하려고 한다.


'밑바닥부터 시작하는 딥러닝2'는 전에 나온 '밑바닥부터 시작하는 딥러닝'의 후속편이다. 전편에서는 파이썬 기초를 익히고, 딥러닝 학습에 필요한 퍼셉트론, 신경망, 오차역전파법, 딥러닝 기초를 다뤘다. 이번 2편에서는 좀 더 심화된 주제인 순환 신경망 RNN과 자연어 처리를 집중적으로 익힌다.


보통, 쉬운 인공지능을 제목으로 말하는 책들은 간단한 이론이나 인공지능 툴 사용법을 다루는 정도인데, 이 책은 제목 그대로 인공지능의 가장 바탕이 되는 이론적인 내용을 아주 구체적으로 다룬다. 딥러닝 라이브러리를 쓰는 방법이 아닌, 바탕이 되는 코드를 이론에 맞춰 직접 만들어 보는 책이다. '밑바닥부터 시작하는 딥러닝2'이라는 책 제목처럼 딥러닝의 밑바닥부터 파보는 책인 것이다.



 

물론 딥러닝의 밑바닥은 쉽지 않다. 기본적으로 인공지능의 이론들은 어려운 수학적 지식을 기반으로 하고 있고, 코딩 능력 또한 잘 갖추고 있어야 한다. 하지만 겁먹을 필요 없다. 책에서는 프로그래밍 언어로 파이썬을 사용하고 있는데, 파이썬 기초 정도 공부했다면, 누구나 충분히 따라올 수 있다. 딥러닝 관련 수학적 지식도 차분하게 잘 설명되어 있다. 이 책 챕터 1에는 전편에 나온 것들을 살짝 복습하게 구성되어 있으므로 이것을 보고 이해가 잘 안되고, 자신 없다면, 1편인 '밑바닥부터 시작하는 딥러닝'을 먼저 보는 것이 좋을 것이다. 



 

본격적인 자연어 처리는 챕터2부터 시작된다. 자연어 처리 NLP는 말 그대로 프로그래밍 코드가 아닌 우리가 하는 말을 컴퓨터에게 이해시키기 위한 기술이다. 여기서는 시소러스의 대표인 WordNet에서도 배우고, 말뭉치 처리를 위한 통계기반 기법, 벡터화 등을 익힌다. 이후 word2vec의 CBOW, 속도 개선을 알아보고, RNN 즉 순환 신경망에 대해서 다양하게 알아보고, 배우게 된다. 이렇게 2편은 전체가 자연어, 문장 처리에 관한 것을 다룬다.




책 구성에 대해 살짝 얘기했지만, 아직 인공지능에 익숙하지 않은 분들은 관련 용어들만 살짝 봐도 답답함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이 책은 그런 용어를 아주 친절하고 자세히 설명해주고 있어서 부담감 없이 자연스럽게 이해할 수 있다. 책을 보다 보면, 용어에 대해 구석구석에서 상당히 꼼꼼히 설명하고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쉽긴 쉬운데, 나처럼 잘 까먹는 사람은 중요 부분을 형광펜으로 긋거나, 노트에 정리해서 공부할 필요는 있다. 그만큼 알아야 할 용어들이 많다.


그리고 이 책은 번역서지만, 진짜 진짜 리얼리 번역이 참 잘되어 있다. 이 점을 확실히 강조하고 싶어서 유치한 표현을 했는데, 그만큼 번역이 자연스럽다. 간혹 여러 책을 보다 보면, 번역이 엉망이라 분명 쉬운 책인데도 도대체 무슨 말인지 모르겠는 것도 있고, 번역기를 돌렸어도 이거보다는 낫겠다 하는 책도 만나게 되는데, 보는 내내 칭찬하고 싶을 정도로 훌륭하게 번역이 되어 있다.


'밑바닥부터 시작하는 딥러닝2'는 전체적으로 딥러닝을 잘 정리하고 있어서, 인공지능, 딥러닝 공부하는 분, 인공지능 프로그램을 개발을 꿈꾸는 사람이라면, 꼭 한번 읽어 봐야 하는 책이라 생각한다. 혼자 독학하기도 좋다. 딥러닝이 어떻게 진행되는지 진짜 밑바닥을 볼 수 있어, 개발자로서 내공을 쌓는데 분명 도움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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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소해서 물어보지 못했지만 궁금했던 이야기 - 일상에서 발견하는 호기심 과학 사물궁이 1
사물궁이 잡학지식 지음 / arte(아르테) / 202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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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을 불어 주는 선풍기에 왜 먼지가 자꾸 쌓이지? 먼지도 바람에 날아가야 하는 거 아냐? 엘리베이터가 추락할 때 점프하면 살 수 있지 않을까? 상한 음식도 끓여 먹으면 문제없는 거 아냐? 행동이 너무 느린 나무늘보는 어떻게 살아남았지? 우산을 써도 왜 바지와 신발은 잔뜩 젖지? 우산이 작아서? 


누구나 이런 궁금증 한 번쯤은 가져봤을 것이다. 이것들은 시험 문제에 나오는 것도 아니고, 모른다 해서 생활이 불편해지는 것도 아닌, 알아도 그만, 몰라도 그만인 참 사소한 것들이다. 


'사소해서 물어보지 못했지만 궁금했던 이야기'는 바로 이러한 사소하지만 알쏭달쏭 한 궁금증을 시원하게 풀어 설명해주는 책이다. 책 안에는 주로 물리, 생물, 의학, 화학과 관련된 내용을 담고 있는데, 알기 쉬운 그림과 난이도를 낮춘 설명으로 누구나 쉽게 이해할 수 있게 구성되어 있다.



 

선풍기 먼지에 대한 의문을 글 맨 앞에 적은 건, 매년 한두 번씩 선풍기 날개를 청소하면서 내가 항상 가져왔던 궁금증이었다. 날개가 매끄럽고 반질반질한데, 왜 먼지가 서서히 쌓이는지 이해가 안 됐다. 난 대충, 선풍기가 안 돌 때, 먼지가 쌓이고, 먼지가 끈적거려서 날개에 부착되어 떨어지지 않은 것이라 추측해왔다. 그러나 이 책을 보니, 아니었다. 여기에는 경계층 이론이 적용되는데, 날개 표면을 흐르는 공기가 날개 표면 마찰로 점성이 생기고, 이 부분, 즉 경계층에 먼지가 붙게 된다는 것이다. 경계층을 벗어난 위치는 먼지가 붙지 않는다. 점성이라는 추측은 얼추 맞췄지만, 근본 원리가 완전히 달랐다. 


경계층 이론은 안경알에도 적용된다. 렌즈에 묻은 먼지나 눈썹이 바람을 세계 불어도 잘 떨어지지 않는 경우가 동일한 현상이라고 한다.


사실 이 원리는 전에 인터넷에서 봤었다. 그런데 어디서 많이 봤다 했는데, 알고 보니 내가 본 것도 이 책의 저자 사물궁이 잡학지식 님의 것이었다. 그렇다. 이 책은 저자가 그동안 유튜브에 올린 것들을 책으로 엮은 것이다. 빠르게 보고 확인할 수 있는 동영상도 좋지만, 이렇게 책이란 매체를 통해서 보게 되니, 충분히 생각할 시간을 가지며, 차근차근 궁금증을 해결하는 것도 지적 욕구를 채우는데 아주 좋았다.




나무늘보에 대한 궁금증도 책을 통해 잘 해결했다. 나무늘보, 코알라 같은 느린 동물들이 험난한 자연에서 어떻게 멸종하지 않고 살아남았는지 궁금했었다. 코알라는 환경이 그렇다 쳐도, 나무늘보는 속도가 시속 0.9 킬로미터로 달팽이 사촌이라 할 정도로 느려도 너무 느려 독수리에 사냥감도 되는 동물이라 좀 이해가 안 됐다. 이건 그냥 길 가다 주워도 되는 꿀템 사냥감인데 말이다. 나무늘보가 살아남을 수 있었던 것은 바로 털이 원인이었다. 나무와 거의 같은 색에 심지어 털에 이끼 같은 녹색 조류까지 자랄 수 있어, 위장 효과의 덕을 본 것이다. 게다가 근육이 별로 없어 살도 맛도 없었던 것이다. 그래서 자연 최강 포획자인 인간의 손도 벗어났던 것이다. 재미있는 것을 많이 알 수 있었다. 배설도 일주일에 한 번 정도고, 짝짓기도 귀찮아서 혼자 사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광고에서 지하철 놓치는 나무늘보는 아주아주 당연한 모습이었다.


원숭이에 인간 유전자 하나를 넣는 실험도 인상 깊었다. 태아 뇌세포를 관찰했는데, 인간처럼 뇌 주름이 많아지고 뇌세포도 인간만큼 증가하는 현상을 보였다고 한다. 과학자들이 당황하여 중절시켜 연구를 중단했다고 한다. 뭔가 떠오르지 않는가? 혹성탈출! 그렇다 어쩌면 어디선가 부도덕한 과학자에 의해 혹성탈출의 시저가 자라고 있을지도 모른다. 대부분의 종교는 인간만이 영혼을 가졌다고 한다. 그럼 두뇌가 발달한 원숭이는 영혼이 있을까? 난 이런 모순 때문에 영혼을 안 믿는다. 인간이 스스로 잘난 척하기 위해, 다른 인간을 지배하기 위해 만든 것이라 생각한다. 이렇듯 온갖 상상을 하게 만드는 주제였다.


'사소해서 물어보지 못했지만 궁금했던 이야기'에서는 주로 과학적 궁금증을 다루지만, 전쟁 나면, 교도소 수감자들은 어떻게 되는가? 대리운전기사는 어떻게 되돌아가나? 시청률 측정 방법과 같은 생활의 궁금증도 몇 개 얘기하고 있다. 


과학이란 단어만 들어도 복잡한 수식과 공식들이 떠올라, 모기에 물린 거처럼 싫어하는 분도 '사소해서 물어보지 못했지만 궁금했던 이야기'는 이야기 주제들이 심각한 것들이 아니라 부담 없이 재미있게 볼 수 있을 것이다. 나 역시도 재미있어, 단숨에 읽을 수 있었다. 내용들이 짧게 되어 있어, 머리 식힐 겸, 한 주제씩 읽기도 좋다. 아이와 함께 보면, 교육적이면서도 재미있는 시간이 될 것이고, 동료나 친구에게 내가 알고 있는 것을 자랑도 할 수 있을 것이다. 지적 유희라는 단어가 떠오르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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