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수록 나빠지는 시력을 지키기 - 노안 치유법

노안 치유법 - 평생 늙지 않는 눈을 만드는 하루 5분 트레이닝
혼베 카즈히로 지음, 강철호 옮김 / 어바웃어북 / 2013년 5월

어렸을 적, 어머니가 약병을 주며, 겉에 써있는 작은 글씨를 읽어 달라고 했던 기억이 난다. 그때는 이렇게 잘 보이는 글씨가 왜 안 보인다고 하는 지 이해가 안 됐다. 그런데 40대인 지금, 이제서야 어머니의 마음이 이해된다. 작은 글씨를 읽으려면, 눈에 온갖 신경을 모아야 한다. 그래도 글씨가 또렷하게 보이지 않고, 아른거린다. 예전엔 코 앞에 책을 놔도 글씨가 잘 보였었다.  지금은 손을 더욱 더 길게 뻗어야 글씨에 초점이 맞는다. 말로만 듣던 노안이 드디어 내게도 찾아 온 것이다.

다들 노안은 나이 들면 찾아오는 당연한 거라고 말을 한다. 그러나 "노안 치유법"의 저자 혼베 카즈히로 박사는 노안도 눈운동으로 막을 수 있으며, 오히려 시력이 좋아질 수 있다고 한다. 그가 주장하는 눈운동 방법도 무척 간단해서 실천하기 쉬워 그의 주장에 관심이 간다.

이 책은 자신이 노안인지 아닌지 간단하게 알아볼 수 있는 노안 체크 리스트로 시작한다. 아울러 노안이 어떻게 진행되는지 설명하고 있다.

이어 눈 구조와 역할에 대한 자세한 설명으로 책 전체를 이해할 수 있도록 했다.

의학과 건강이라는 딱딱한 주제를 다루는 책이다 보니, 자칫하면 지루해 질 수 있는 데, 그래서 그런지 이 책은 다양한 삽화와 눈에 부담이 안 되는 적당한 글씨 크기, 핵심 부분은 다른 색을 써서 나타냈다.

또한 책 주제와 함께 각 단원마다 여러 코너를 두어 지루함을 막은 것도 특징이다.

 "똑똑 365눈 건강 클리닉"이라는 코너가 있는데, 이곳에는 많은 사람들이 궁금해하는 염색약이 눈에 주는 영향이나, 서클렌즈, 안약, 라식수술 등 실생활에 도움되는 주제를 깔끔하게 설명하고 있다.

특히 "하루 5분! 눈 건강 트레이닝"은 이 책의 핵심부분이다. 눈 건강을 지키는 다양한 운동 방법을 알려주고 있기 때문이다. 눈 지압, 선골과 단전 마사지, 손톱 지압, 지하철 트레이닝, 티베트 휠 등 간단하면서 실제 효과를 체험할 수 있는 방법을 제시하고 있다. 책 읽을 시간이 없거나 빨리 눈 운동을 하고 싶다면, 이 부분은 먼저 보는 것도 개인적으로 추천한다.

책 맨 뒤에는 부록으로 벽에 붙여 놓고 눈 훈련할 수 있게 티베트 휠과 시력검사표, 눈요가 도표가 제공된다.

자주 발생하는 녹내장, 백내장과 같은 눈 질환에 대한 부분도 빼놓지 않고 다루고 있다.

이렇든 노안 치유법은 탄탄한 구성으로 노안 치료에 도움이 되는 정보를 잘 담고 있다.

무엇보다 방법 하나하나가 실천하기 쉽다는 것에 큰 점수를 주고 싶다.

다만 한가지 뇌세포 관련한 설명에서 뇌세포가 생성이 안 된다고 강조하고 있는데, 최신 뇌과학  정보로는 뇌세포도 재생된다고 한다. 아마도 저자가 안구 전문가여서 이 점을 놓친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 어쨌든 과학은 정확성이 중요하므로 나중에 이 점은 보완이 필요하다고 본다.

이 책은 노안뿐만 아니라 시력이 안 좋고, 눈 건강이 걱정되는 사람이라면 꼭 한 번 읽어 보면 큰 도움이 될 거라 생각한다. 특히 스마트폰과 PC를 자주 사용하는 현대인에게는 필수가 되는 눈 운동법이 될 것이다. 어쨌든 아무리 좋은 방법이라고 해도, 꾸준한 실천이 중요하므로 열심히 따라 해보려고 한다.

세월을 거슬러 노안을 벗어나는 그 날까지...

맛난 최신 과학 와인 - 사이언스 소믈리에

사이언스 소믈리에 - 당신의 서재에 과학을 상찬한다 ㅣ 강석기의 과학카페 2
강석기 지음 / Mid(엠아이디) / 2013년 5월

인류에게 있어서 과학의 발달이 없었다면, 우리는 아직도 돌도끼 들고 다녔을 지도 모릅니다. 그만큼 과학은 우리 삶에서 아주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막상 과학 얘기를 하면, '골치 아퍼', '무지 어려울 거야' 하며 지레짐작하는 분이 많습니다. 물론 어려운 면도 있으나, 재미있는 것도 과학입니다.

이번 "사이언스 소믈리에"가 바로 과학의 재미를 보여주는 책이죠.

이 책은 자주 봐왔던 과학 상식 이야가 아닙니다. 최근 언론과 과학계에서 이슈가 되었던 내용을 다루고 있습니다.  불로장생 약초로 시작해서 혈액형, 만년필, 스도쿠 등 친근한 주제와 함께 불산, 커피, 아스피린, 힉스입자, 1일1식 등 방송에 나와 사람들의 주목을 받았던 주제도 다루고 있습니다. 기존의 어디선가 봤던 그런 주제가 아니죠. 그렇기에 내용들이 더 참신하고 재미있게 느껴지더군요.

그리고 책 구성을 과학을 어렵게 생각하지 말라고 각 장을 다양한 와인으로 나눴습니다. 어쩌면 저자가 과학에도 향기와 맛이 있다는 것을 알려주고 싶어서 그랬을지도 모릅니다. 참 독특합니다. 나름 친근감 주는 데, 성공했다고 봅니다.

내용에 나오는 참고 사진과 삽화도 대부분 컬러라 눈에 빨리 들어오고, 이해가 더 쉬웠습니다. 그 중에는 저자가 직접 그린 그림도 있더군요. 그리고 매 주제마다 참고문헌도 잘 소개 되어있습니다. 과학전문 작가라는 타이틀에 어울리게 책이 꼼꼼합니다. 생물, 화학, 우주, 물리 등 다양한 주제가 균형을 이루고 있고, 하나하나 재미있습니다. 교과서에서 배우지 못했던 내용이라 읽는 내내 신기합니다.

내용 대부분이 다 재미있는데, 그 중에 동물의 미각에 관하여 다룬 부분이 생각납니다. 고양이는 단맛을 못 느끼는데, 육식동물들은 대부분 그렇다는 것입니다. 단맛을 느낄 필요가 없다는 거죠. 반면 초식동물은 고기의 감칠맛을 모른다고 합니다. 역시 필요가 없어서 도태된 것이라고 합니다. 재미있더군요. 인간과 같이 잡식성은 두 가지 맛을 다 느낄 수 있다고 합니다. 큰돌고래 경우 단만, 감칠맛, 쓴맛을 모른다고 합니다. 먹이를 씹기보다 삼키기 때문에 발달된 미각이 필요 없어졌다는 것이죠. 내용에 재미도 있고, 제가 동물의 입장이 되어 미각을 상상할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마지막 단원에는 2012년에 타계한 걸출한 과학자들을 소개하고 있는데, 읽으면서 짠한 감동이 오더군요. 문학 작품도 아닌데도 그들의 업적을 보니 이보다 더 드라마틱한 이야기가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과학은 힘차게 흐르는 강물입니다. 세대와 세대를 거쳐 끊임없이 흐르는 큰 강물이죠. 타계한 과학자의 뜻을 잇는 또 많은 과학자가 있을 것을 생각하니 그들의 피나는 노력도 느껴지는 듯합니다.

이렇게 재미와 감동도 있지만, 저는 무엇보다, 많은 과학 서적들이 대부분 번역서이거나, 아동용인데, 이 책은 한국인 저자에 성인 대상의 주제라 무척 반가웠던 책입니다. 다만 사이언스 소믈리에는 이해하기 어려운 곳이 좀 있습니다. 특히 저자가 화학을 전공해서 그런지 화학과 관련된 설명이 많은데, 비전공자로서는 이해가 쉽지 않더군요. 몇 군데 이야기들은 구석구석 다 이해는 못하고 그냥 넘어가야 했습니다. 일일이 책에 기본적인 것까지 다 설명하긴 힘들겠죠. 그래도 책을 다 이해할 수 없다는 점은 좀 아쉽습니다. 이 참에 화학도 공부하고 싶네요.

"사이언스 소믈리에"를 최신 과학 소식, 다양한 분야의 과학 볼거리가 필요한 분에게 강력히 추천합니다. 새로운 분야로 관심을 넓힐 수 있는 책입니다. 뭐랄까 창의력에도 영감을 줍니다.  부가적으로 점심 시간에 동료들과 이야깃거리도 늘릴 수 있어 좋습니다.

여러분도 재미난 과학 와인 만찬을 즐겨보세요.

전문가들이 이야기하는 미술시장의 모든 것 - 컬렉팅 컨템포러리 아트

컬렉팅 컨템포러리 아트
아담 린데만 지음, 이현정 옮김 / 마로니에북스 / 2013년 1월

미술 작품들은 많은 사람들에게 다양한 감동을 줍니다. 이런 예술품의 순수 기능과 함께 투자의 대상이기도 합니다. 주식이나 부동산과 같이 잘만 투자하면, 고수익도 노릴 수 있죠. 그렇지만, 주식이나 부동산에 비해 많이 알려지지 않아서, 일반인들의 접근이 상대적으로 적습니다. 예술품 시장에 대한 이해와 정보 부족에서 오는 두려움도 한 몫 할 것입니다.

"컬렉팅 컨템포러리 아트"는 이름 그대로 현대 미술품 수집에 관련된 이야기를 다룬 책입니다. 예술품 시장에 관한 정보를 담은 책입니다. 현대 미술품 거래에 관련된, 예술가, 비평가, 아트 딜러, 아트 컨설턴트, 컬렉터, 옥션 전문가, 디렉터, 큐레이터 각각 그 분야에 유명한 관련자들을 직접 인터뷰하는 형식으로 되어있습니다.

그들이 어떻게 미술 시장에 뛰어 들게 되었는지, 어떻게 성장할 수 있었는지도 알 수 있습니다. 현대 미술품의 흐름에 대한 다양한 견해도 볼 수 있고, 투자 방법, 판매 전략, 예술 시장에서의 상도덕 등 다양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습니다. 시장 구조와 종사자들의 역할, 수익 마진 등 실무적인 내용이 가득합니다.

이 책에서 잘 나왔듯이 뉴욕, 런던, 독일 등 아트 시장이 정착된 지역에서는 예술품 거래를 통해서 예술가들을 양성하고, 지원하는 다양한 체계를 갖추고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책을 보는 내내 부럽더군요.

미술품 거래가 활성화가 되어야, 미술 시장이 살고, 많은 예술가들이 배고픔에서 벗어나 왕성한 창작활동을 할 수 있죠. 우리가 많은 서양 예술작품에 감탄을 보고 감탄하지만, 그들의 작품들이 유명해지고, 많이 나와 있을 수 있었던 것은 사실 예술가를 지원하는 내부적인 시스템이 있었기에 가능한 것입니다. 우리도 그런 문화가 있었지만, 어느 순간 그 맥이 끊어졌죠. 그러다 보니 예술은 배고픈 직업이라는 인식이 자리 잡았고, 집에 능력이 안 되면 예술학과 지원을 포기하라고 합니다. 이런 상황을 벗어나는 방법은 예술품 거래가 일반인에게도 많이 퍼져야 한다는 것입니다. 규모가 커질 수록 그 문화적 혜택은 모두가 누리게 되고, 세계적으로 유명한 예술가도 나오게 될 것이니까요. 세계적으로 유명한 스포츠나 음악 스타처럼, 미술계에도 그런 인물이 나왔으면 합니다.

그리고 책을 보면 해외 예술품 시장의 흐름을 볼 수 있는데, 우리 시장은 유명 작가에만 쏠리는 경향이 있는데, 외국 시장은 새로운 작가 발굴에 더 큰 관심을 가진다고 합니다. 발굴한 아티스트를 적극 지원해서 그가 성장할 수 있게 하고, 부가가치를 높입니다. 쌀 때 사서, 비쌀 때 파는 것이 투자의 기본과도 일치하죠.

책 속의 많은 전문가들은 성장할 수 있는 예술가 발굴과 예술 시장에 참여 하기 위해서는 많은 공부가 필요하다고 조언합니다. 될수록 여러 작품을 보고, 예술계의 흐름과 관련자들의 견해 등을 많이 들을라고 합니다. 그래야 좋은 작품을 좀 더 좋은 조건으로 구입할 수 있고, 작품을 볼 수 있는 안목도 생긴다고 합니다.

저는 이 책이 좋은 점이 딜러와 컬렉터와 같은 팔고 사는 상반된 입장에 서로의 시각을 볼 수 있다는 것입니다. 서로 잘못된 점을 비난하는 견해도 여과 없이 담아 있고, 완전히 다른 시각차도 볼 수 있습니다. 그 밖에 책 뒤에는 용어사전과 세계 주요 미술행사 일정도 담겨 있어서 시장 이해를 돕는 점도 좋았습니다.

이 책은 투자나 수집을 목적으로 하는 컬렉터에게 기본이 되는 핵심 정보를 제공합니다. 또한 딜러나 큐레이터 등에 일할 예비 종사자들에게도 자신이 어떤 일을 할지, 선배들의 많은 조언을 들을 수 있습니다. 예술가라면 자신의 작품을 어떻게 홍보하고 지원을 받아야 할지 방향을 잡을 수 있을 거라 여겨집니다. 저처럼 다 해당이 안 되는 경우라도, 책에 나온 많은 현대 미술의 최전선에 있는 멋진 작품들은 보는 내내 눈에 즐겁게 합니다. 신기한 작품도 있고, 이게 뭐지 하는 작품, 멋진 작품, 익살스런 작품 등 기존 책에서 많이 보지 못한 작품들이 그들에 대한 호기심을 더 이끕니다.

"컬렉팅 컨템포러리 아트" 덕분에 미술 시장을 잘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 아트 페어나 각종 전시회에 갔을 때 마음에 드는 작품이 있다면, 여유가 된다면 책에서 얻은 지식으로 구입해보고 싶네요.

우주와 신, 그리고 나

평행우주라는 미친 생각은 어떻게 상식이 되었는가 - 패러다임을 뒤흔든 논쟁의 과학사
토비아스 휘르터 외 지음, 김희상 옮김 / 알마 / 2013년 4월

공상과학 만화를 좋아했던 나는 어린 시절, 하늘을 보며 누워서 우주를 생각하곤 했다. 우주의 끝은 뭐일까? 이 세상은 누가 만들었을까? 만일 세상을 만든 존재가 있다면, 그 존재는 어떻게 만들어졌을까? 외계인을 만나 봤으면 좋겠다 등 다 엉뚱한 상상이었다. 이 생각의 끝은 맛있는 잠이었다.  사실 이 상상들은 너무 어려웠다. 지금도 무한이라는 개념을 생각하면 할 수록 머리 속은 까맣게 변한다. 

"평행우주라는 미친 생각은 어떻게 상식이 되었는가"는 내가 상상하고 궁금해했던 위의 질문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있는 책이다. 고대의 우주관, 중세시대 과학과 신학과의 충돌, 새로운 우주이론 발견 과정 등 고대부터 현대까지의 재미난 우주 과학사를 담고 있다.

과학이란 단어에 알러지를 일으키는 분도 있겠으나, 이 책에 내용들은 이미 영화나 드라마로 만들어져 우리에게 재미난 우주를 보여주고 있다. 백튜더퓨처나 스타트랙에서 나오는 시간여행, 프린지, 더원에서 나오는 또 다른 내가 사는 세상들이 그 대표적인 예가 될 수 있다. 이야기의 저자가 어떤 과학적 지식을 가지고 지었든 아니면 순전히 상상에서 나왔든, 현대 물리학에서는 실제로 가능하다는 얘기를 하고 있다.

책 제목이 길기도 하고, 재미도 있다. 평행우주가 미친 생각이라는 점에서 동감한다.나쁜 의미가 아니다. 천동설 시대의 사람이 지동설을 들었을 때 그렇게 생각했을 거라는 거다. 그만큼 독특하다. 또한 그 과정이 하늘에서 뚝 떨어진 것도 아니고 많은 과학자들의 고민에서 나왔으니 가능성이 전혀 없는 것도 아니다. 아직 증명이 못된 부분이 많으나, 설명할 수 없었던 현상을 설명할 수 있는 계기도 되고 있으니까 말이다.

오랫동안 서양의 과학은 항상 종교와 항상 얽혀 있었다. 특히 기독교가 막강한 권력을 가졌던 중세시대에는 과학이 종교와 타협하지 않으면 안 됐다. 모든 것이 종교에 거슬리면, 박해의 대상이 되었다. 가택 연금 당하고 생을 마감한 갈릴레오 갈릴레이는 그나마 행복한 죽음이었다. 조르다노 부르노는 무한 우주를 얘기하다 화형을 당했다. 많은 과학자가 바른 소리를 할 수 없었다. 과학을 모르는 사제들의 편견과 무식함으로 과학과 의학의 발달을 막아왔다. 그런데 이젠 단순히 지구가 도냐 안 도냐를 넘어 이젠 창조에 관한 도전을 과학이 하고 있다. 궁극적으론 신의 존재에 대한 생각을 다시 해야 하는 차원이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평행우주니 무한우주니 물리현상이 다른 세계 그런 얘기들은 과연 신의 존재가 있을까 하는 회의론이 당연한 것이다.

책에서도 결국 종교와 타협을 하고 말았다는 생각을 한다. 책 전체 내용은 종교의 무지를 비판하고, 신에 대한 존재를 의문시하였는데, 마지막을 보면, 좀 억지스럽게도 다중우주가 신을 모욕하는 것이 아니라 능력을 더 확장시킨 것이 아니냐 하고 있다. 어찌 보면 기독교 문화가 생활화 된 서구사회에 한 사람으로서는 신을 부정하기엔 뭔가 찜찜했을 것이다. 갈릴레이와 같은 타협일 수도 있다. 아니면 신이 있고 없고를 떠나, 신은 어떻게 존재하게 되었느냐를 따지게 되면, 다시 무한의 영역으로 빠져들게 되므로 일부러 피했을 수도 있다.

이 책을 보면서, 난 동양 사상이 얼마나 위대한 가를 깨닫는다. 가면 갈수록 과학이 동양 사상에서 길을 찾고 있다. 과거 서구세계에서 미신으로만 여겼던 사상들이 현대에는 귀한 보물과 같은 존재가 되고 있다.

내 취향이 이 책과 맞아서 그런지 몰라도 난 아주 재미있게 봤다. 물론 많은 용어들이 어렵긴 어렵다. 그러나 책에 단 하나의 삽화도 없는데도 머릿속에 자꾸 우주의 다양한 모습이 그릴 수 있었다. 딱딱한 주제지만, 현대 우주물리학의 흐름을 다 훑을 수 있었다. 게다가 부수적으로 우주에 대한 아주 재미난 이야기 거리도 생겼다.

아웅다웅하며 사는 현 세계를 벗어나 우주로 사고를 넓힐 수 있는 진짜 좋은 책이다. 

최신버전, 쉬운 설명 - 안드로이드 프로그래밍 정복 1

안드로이드 프로그래밍 정복 1 - 4.2 젤리빈에 맞춰 다시 집필한, 전면 개정판 3판 (4.4 킷캣 호환) ㅣ 한빛미디어 모바일 시리즈 4
김상형 지음 / 한빛미디어 / 2013년 4월

안드로이드 개발하면서 큰 고충 중에 하나가 마구 쏟아지는 새로운 버전들을 쫓아 가는 것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버전이 올라갈수록 사용자편에서는 신기하고 재미난 기능으로 환영을 받지만, 개발자는 그 기술을 소화하기 위한 충분한 시간이 모자랄 때가 많죠. 

특히 새로 앱 개발에 입문하는 분의 경우 많은 버전 때문에 어떤 버전으로 공부해야 할지 망설이게 만들기도 합니다. 당연히 최신 버전을 공부하는 것이 맞겠지만, 우리나라 출판 특징 상 새로운 버전의 책이 무척 더디게 나온다는 것 때문에 항상 한 박자 느린 공부를 해야 합니다. 

실제로 검색해보면, 안드로이드 4.2 젤리빈이 나온 것이 2012년 10월인데 그 것을 반영한 책이 시중에 아직 많지 않습니다. 

그런데 다행히도 제가 본  "안드로이드 프로그래밍 정복"은 4.2 젤리빈 을 다루고 있으며, 이 책은 안드로이드의 주요 버전업에 맞춰 꾸준히 내용도 업그레이드해서 벌써 3판을 내놓고 있습니다. 

이 책은 1, 2권으로 구성 되어 있는데, 전체 약 2,000페이지에 달하는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책이 두껍다 보니 이거 언제 다 보나 할 수 있는데, 저자 김상형님이 강사경력도 있고, 여러 책을 1996년부터 써온 축적된 내공 때문인지, 설명이 친절해서 책 보는 진도가 빠릅니다. 그만큼 이해하기 쉽게 써놨다는 것이죠. 

제가 처음 안드로이를 접한 것이 2009년인데, 그 때는 책들이 불친절? 했습니다. 그 책 저자도 이해를 못한 것인지, 중요한 부분은 대충 넘어가는 책도 있었고, 단순히 번역해서 옮겨놔서 이해하기 어려운 내용의 책도 많았는데, 그에 비하면 이 책은 너무 쉽게 이해됩니다. 그러다 보니 책 내용이 많아질 수 밖에 없었겠죠. 

제가 친절하고 쉽다고 했는데, 그 예로 개발툴 설치를 들 수 있습니다. 저도 블로그에 안드로이드 설치 강좌를 올려 놓고 다양한 질문을 받고 있어서 알 수 있는데, 많은 입문자들이 생각보다 설치부터 버거워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 책은 60페이지에 걸쳐 설치를 자세히 다룹니다. 그냥 따라하면 쉽게 설치할 수 있죠. 

안드로이드를 전혀 모르는 분은 처음부터 차분히 읽어주면 됩니다. 책을 읽다보면, 학원에서 강의 받는 기분도 들 것입니다. 그냥 책에서 알려주는 데로 따라 하면, 큰 어려움 없이 안드로이드 프로그래밍을 배울 수 있습니다. 

그런데 이 책의 장점인 자세하고 친절한 설명이 단점이 될 수 있습니다. 많은 분량 때문에 내용 찾기가 어려워진다는 점이죠. 이 부분은 앞에 목차에 중요한 내용을 메모하여 정리하면 도움이 될 것입니다. 아울러 중요한 부분은 형광펜을 활용하거나, 페이지 태그를 붙이는 방법도 좋을 거 같습니다. 

이 책은 안드로이드 버전에 따른 차이를 화면 모습이나 코드로 명확히 보여주고 있습니다. 버전에 따라 어떤 점이 개선되어 어떻게 편리해졌는지 비교를 통해 알려주고 있습니다. 저처럼 2.3을 공부했던 분도 그 차이를 확실히 알 수 있어 좋을 겁니다. 

아울러 단말기에 따른 화면 상태도 캡처 화면으로 많이 보여주고 있어서 어떤 기종이든 좀 더 쉽게 대처하며 코딩할 수 있게 도와 주고 있습니다. 

예로 위에 사진으로 찍은 본문 내용이 있는데, 확인과 취소 버튼 위치가 바뀐 이유가 잘 설명 되어 있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저는 그냥 무심코 넘어가서 눈치 못 챘는데, 이렇게 설명해주니 머리에 쏙 박히네요.  책을 볼수록, 왜 3판까지 나올 수 있었나 이해됩니다.

아쉬운 점은 책이 두껍다 보니 너무 무겁습니다. 두 권을 가지고 다니기는 힘들죠. 좀 더 가벼운 종이로 바꾸거나 전자책으로 나왔으면 합니다. 특히 전자책으로 나오면 위에 말한 내용 찾기도 훨씬 쉬워질 겁니다. 

이 책에 맞는 대상은 입문자부터 중급자까지입니다. 저자도 서두에 말했듯이, NDK나 복잡한 시스템 또는 디바이스 관련 내용은 다루고 있지 않습니다. 더 전문적인 내용은 다른 책을 참고 해야 합니다. 사실 고급 기술도 좋지만, 아주 중요한 것은 기본 기술을 확실히 하는 것입니다. 대충하고 넘어가면, 고급 기술을 이해하는데 시간도 더 걸리고, 응용하기도 무척 힘듭니다. "안드로이드 프로그래밍 정복 1,2"을 확실히 마스터하고 가지를 늘려가는 것이 좋을 것입니다.

학원 다닐 시간이 나지 않는 분이나, 이전 버전 공부했다 저처럼 다시 개발할 필요성을 느끼는 분에게도 도움이 되는 좋은 책이라 생각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