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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개월 동안 매경의 오전 11시 증권광장의 생활공감 코너를 진행했었다

늘 스튜디오에 들어가기 전,

문앞에 <전체 시청률 00위 진입 목표> 란 문구를 보게 되는데

안쓰럽기도 하고,

과연 내가 도움이 되나 하는 생각을 하곤 했다

 ​나름대로, 주제에 맞게 의상도 신경 쓰고

아버지의 넥타이, 아버지의 옷을 입고 나가

돌아가신 아버지와 방송출연을 하는 듯한 기분도 나쁘지 않았다

아무리 시청률이 저조한 프로그램이라 하더라도

페이가 아무리 적은 프로그램이라 하더라도

나에게 방송은 다 똑같다.

생방이기에 이틀동안 자료를 조사하고 검수하고

늙은 머리를 돌려 되도록 외우려 노력했다

 

 

그러나, 역시 나이는 속이지 못하는 걸까?

프롬프트도 없고, 모니터도 없고

게다가 눈이 나쁜 나에게 대본까지 들지 못한 채

6분을 막힘없이 혼자 진행해 내는게 역부족이었다.

버벅 신이 도래 하시고,

힘든 것보다 방송에 누가 되는 것이 더 두려웠다.​


녹화만 하다가,

대화 하듯이, 수다떨 듯이 하는 방송만 하다가

잘난 척 하는 듯이 말해야 하는 프레젠터가

왠지 칫수 맞지 않는 옷을 입은 느낌이었다

 

그래서, 8개월의 장정을 끝냈다.

많이 늘었다고는 하지만

스스로 부족한 것을 많이 알고 있기에

조금 더 거울을 보며 연습한 후에 다시 생각해 보려 한다.

그리고,

생각을 오래하는 습성상

생각하고 또 생각해서 쓰는 글도 많이 써야 했기에

매경을 그만 두었다.

매경이 준 선물, 반성의 거울과 함께

평론가로서 나의 현 위치도 깨우쳐 주고

결국 난 또 공부해야한다

더 생각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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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ml 2015-08-28 22: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어떤 상황에서도 최선을 다하는 선생님은 아름답습니다

ne 2015-09-11 02: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you; so smrt

루팡 2015-09-17 16: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왜 그만두셨어요 너무 겸손하신 거 아닌가요

뮤지컬매니아 2015-09-18 15: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아, 평론가셨구나

파빌 2015-09-27 14: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저런 착한 얼굴로 이렇게 개매운 비평을 쓰시는 군요

애니 2015-10-26 16: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글하고는 전혀 다른 순한 얼굴

24 2016-01-05 17: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이렇게 생기셨군요

sad 2016-01-06 16: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잘 생기셨네요 몇짤

엔탑 2016-02-23 17: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진짜루 거지같은 피디 작가들이 지가 왕인줄 알고 열심히 하지도 않고 권력만 휘두르는데 선생님이 어찌 견딜까 걱정입니다

빠름 2016-04-19 17: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이렇게 생기셨네

닥터심 2016-07-06 16: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아ㅡ 하실때 올려주시지 못봤지만 사진만으로도 기분이 좋아지빈다

맥스 2016-10-04 13: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방송 많이 해주시면 좋을텐데...

포텐 2017-12-30 23: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방송 많이 해주세요 다시 나와주세요

헤드 2018-01-31 19: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왜 그만 두신건지

평창 2018-05-23 18: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방송 좀 많이 하시지 얘기 듣고 싶은데
 

 

사람들, 특히 같이 일하는 스탭들은 가끔 물어보곤 한다.

왜 방송을 하냐고?

들어가는 시간이나 노력을 따진다면

지금 현재 내가 벌어들이는 수입에 비해

턱없이 낮은 가성비때문이다.

또, 광고, 음반, 영화, 방송제작의 특성상,

함께 일해야하는​ 그 들에게는

결정권자 크리에이티브 디렉터인 내가

방송일로 자주 자리를 비우는 일이 달갑지 않은 까닭이다

방송에 발을 처음 들여놓은 건

10살 EBS 라디오 진행

17살 KBS 라디오 스크립터

20살 MBC 대학가요제로 가수 데뷔

그리고, 그 이후로는 평론가로 방송활동....

방송경력 40년

오랜 시간을 다른 직책으로 방송을 떠난 적이 없었다.

그냥, 살아있음이 느껴지기 때문이다

다른 직업들은 큰 돈을 벌어주지만,

방송은 온전히 내가 살아있다는 걸 느끼게 할 만큼

기분좋은 두려움으로 심장을 뛰게 한다

카메라가, 무대가, 세트가, 조명이

아, 사람들이 나를 보네 하는

긍정적 관심종으로 일종의 스트레스 풀이가 되기도 한다

얼마 하진 않았지만

채널A 옴부즈 맨 시청자 마당의 알고 보는 TV

프롬프트가 없어 불안한 마음에 대본을 컨닝해야 하고

정면을 볼 수 없어 늘 왼쪽 얼굴만 보이게 되는

약간은 아쉬운 프로그램이다

또, 장신의 아나운서들과 함께 하니

여실히 단신의 서러운 신장의 열세를 극복하지 못한 듯 하다

​또, 늘 모니터를 하고 또 해도

내 눈에는 온통 부족한 것들뿐이어서

초긴장상태로 녹화를 마치면

기진맥진하기 일쑤였다

능력의 한계를 실감하기도 하는데,

그러면서도 주제넘게 뻔뻔하게 방송은 하고 싶다.

그만큼 방송은 내게는 다가서지 못할 성역같은 것이기에

더욱 가보고 싶은 곳이기 때문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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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래- 대본 ​

너무 솔직하고 의견이 세다는 지적을 늘 받아

대본 심사에서 많이 완화되곤 한다​

황수민: . 요즘 방송 프로그램들을 보면,

먹는 걸로 시작해서 먹는걸로 끝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음식이 빠지지 않는 것 같아요.

김태욱: . 굳이 음식 소재의 방송이 아니라도

드라마, 예능, 교양까지 어디서든 쉽게 찾아볼 수 있는데요.

이제 식상하고 지겹다는 의견도 많더라고요.

이혁준: 공중파부터 종편, 케이블까지

돌려도 돌려도 끝없이 나오는 게 바로 음식.

그렇다 보니 TV 보면서 제일 많이 하게 되는 말이

먹고 싶다가 아닐까.

교양 프로그램인 채널A <신대동여지도>,

<관찰카메라 24>는 말할 것도 없고,

1인 가구와 미혼 연예인들의 일상을 다룬

MBC <나혼자 산다>, SBS <미운 우리 새끼>

이미 많은 부분이 먹방에 할애된 상황.

뿐만 아니라 연예인과 매니저의 관계에 집중하는

<전지적 참견 시점>

이영자 씨의 맛집 리스트에 주목하며

<전지적 식탐 시점>이 되어가고 있는데,

그야말로 먹방의 과식 현상이 초래되고 있음.

한보람 . 그런데 지겹다, 식상하다 투덜대면서도

먹는 장면이 나오면

어느 새 저도 모르게 집중해서 보게 되는 것 같아요.

먹방이 끊임없이 나오는 이유도 그런 거겠죠.

이혁준 . 우리가 만나서 으레 하게 되는 인사가 바로

식사 하셨어요?”

먹을 것이 귀했던 사회상을 반영한 것이기도 하지만

음식이라는 것이 식구들이 둘러앉아 정을 나눌 수 있는

매개체가 되기도 했기 때문.

핵가족화, 고령화, 출산율 저하 등으로

함께 밥 먹는 일이 줄어든 지금

먹방이 그에 대한 대리만족과 위로를 안겨주고 있는 것.

그리고 사실 따뜻하고 배부른 것만큼 행복한 것도 없지

않나. 이런 심리를 이용한 것이 먹방.

그렇다 보니 시청률 보증 수표나 다름없는 셈.

황수민 먹방의 가치나 의미는 충분히 알겠지만 요즘은 좀 지나치다

싶기도 해요.

이혁준 맞다. 게다가 과식과 폭식을 미화하는 경향까지 보이고

있어 문제가 심각.

누가 더 많이 먹나 경쟁이라도 하듯, 무조건 많이 먹는

모습으로 주목을 끄는 먹방유투버들의 인기가 갈수록

상승하고 있고,

먹방을 통해 하루 아침에 제2의 전성기를 맞는 스타들

도 생겨나는 시대.

이렇다 보니 <밥 블레스유>, <외식하는 날> 등 경쟁적

으로 시청자들의 식욕을 자극하는 프로그램들이 생겨

나고 있다. 하지만 특색 없이 대놓고 먹방만을 좇다

기대만큼 성과를 내지 못한 채 사라지는 경우도 많음.

김태욱 최근에는 관찰 예능 속 연예인들의 먹방이 인기를 끌면서

간접 광고 등 지나친 홍보 논란도 많이 제기 되는데요.

이것도 문제가 아닌가 싶어요.

이혁준 유명인이 방송에서 한 번 먹는 것만으로도

시청자들은 신뢰를 얻기 때문에

기업 입장에서는 그만한 홍보 효과가 없고,

출연자 입장에서도 광고 출연을 보장 받을 수 있으니

좋은 기회.

실제 <윤식당>의 윤여정 씨는 카레 모델이 되고,

<삼시 세끼>의 이서진 씨는 라면 광고를 찍음.

또 최근 이영자 씨 역시 쫄면부터 떡볶이까지

광고 출연 제의가 밀려들고 있다고 함.

방송의 속성상 어쩔 수 없는 부분도 있지만

너무 지나친 것은 주의가 필요.

한보람 비단 관찰 예능만의 문제는 아닌 것 같아요.

건강 프로그램에서 특히 그런 경향이 많이 드러나거든요.

이혁준 (건강 프로그램의 먹방화에 대한 문제 간략히 답변)

황수민 일부에서는 방송의 과도한 먹방화가 비만을 유도하고

국민들의 건강을 해친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는 상황

인데요.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이혁준 . 얼마 전 보건복지부에서 먹방과 관련된 가이드라인을

마련하려다 문제가 됐던 일이 있다. 물론 과도한 먹방을 보

고 있노라면 식욕이 절제되지 않는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이는 방송 제작진과 시청자들의 선택에 달린 문제

라고 생각.

다만 국가 차원에서 그런 논의가 나왔다는 것은

먹방이 문제가 있는 것은 분명하다는 사실.

한보람 (앞으로의 대안)

이혁준 방송 제작자는 프로그램이 가진 고유의 소재나 컨셉에 더

충실해야 할 것.

프로그램마다 정체성이 있고 그 가치가 있는데

그것을 무시하고 먹방에만 집중하는 것은 망하는 지름길.

시청자들은 먹는 것도 좋아하지만 인간 관계, 성공 욕구 등

다른 욕구들이 다양하기 때문.

다양한 계층의 취향과 욕구를 만족시켜주고 대리만족시키

는 것이 방송의 역할. 지나친 먹방 추구로 방송의 다양성

을 해치지 말아야 할 것.

그리고 단순히 먹는 행위 자체에만 집중하는 태도도 지양

해야. 먹는 것에 대한 잘못된 환상(식습관)을 심어줄 수 있

고 나아가 시청자의 건강을 해치는 일. 편식 시청이 아닌

골고루 보는 시청으로 건강한 방송을 지키고

스스로의 건강도 지켜나가야 함.

김태욱 . 오늘은 음식에만 집중하는 방송가의 문제점과 대안을 알아

봤습니다.

어떤 방송이든 그 프로그램만의 존재 가치가 있기 마련인데요.

눈앞에 보이는 인기만을 좇다 정작 중요한 것을 놓치고 있는 건

아닌지 생각해봐야겠습니다.

황수민 . 오늘 <알고 보는 TV>에서는 이혁준 문화평론가와 다양한

이야기 나눠봤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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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희 2018-10-21 21: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여전히 시원한 말씀만 콕콕하시네요

종로 2018-11-29 18: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많이 마르신듯 그래도 아파보여도 여전히 방송과 말은 잘하시네 먹방 문제지요

근선 2018-12-06 17: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먹방논란--- 시원하고 공정한 판단

주의 2018-12-31 17: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이 사람 매력있네 사기꾼같이 사람을 홀리는 재주가 있네

전부 2019-04-03 18: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요즘은 뜸하네 이 사람 말 한마디 한마디가 촌철살인이었는데

42 2019-05-03 18: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짧게라도 좋으니 영화라도 추천해주셈

42 2019-05-03 18: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아님 책이라도... 그동안 선생님을 너무 의존해서인지 선뜻 영화나 책을 못보겠어요

2019-05-26 21:57   URL
비밀 댓글입니다.

이혁준 2019-06-21 00:46   좋아요 0 | URL
걱정해주셔서 감사합니다 건강이 그리 좋지는 않지만, 그렇다고 그리 나쁜 것도 아닙니다 게으른 것이 병이라고 생각합니다 죄송하고 다시 한번 관심 가져주셔서 감사합니다

바운드 2019-08-16 18: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내용이나 말씀 잘하는지는 모르겠고, 다른 분과는 확실히 다르다는 건 알겠네요

조셉 2019-08-28 18: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다르지만 맞다

문주 2019-09-06 18: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혁준님의 글에서는 굳이 정의를 얘기하지않아도 정의가 보입니다
 

 

 

 

 

 

초등학교를 들어가기도 전,

책을 보면 항상 머리 속에

이야기가 연극이 되고, 영화가 되고, 뮤지컬이 되고,

혹은 장편의 시리즈 드라마가 되곤 했었다.

 

심지어,

 

스스로 작곡까지 해대며

동네 아이들과 동생들을 연습시켜

극본, 연출, 세트,조명, 의상까지

1인 다역으로

꽤 그럴싸한 공연을 올리기도 했다.

그 때, 참가했던 아이들이

이젠 꽤 명성있는 문화계 인사가 되어 있기도 하다

 

 

 

기억이 있었던 자리에는

늘 연기를 하고 싶어했다.

고등학교 때, 모 뮤지컬 극단에 들어갔고

허드레 일부터

나무 8, 행인 7, 해적 11등

한 작품에 1인 다역을 해내며

막도 올리고 내리는 일도 하며

꽤 오랜 시간을 버티어냈었다.

 

신장의 열세로

난 어린이극에서도 대사없는 나비 6을 하면서 지칠무렵,

경제적 어려움으로 연기보다는

돈을 빨리 벌 수 있는 가수가 운좋게 되었고,

연기와는 조금 멀어지게 되었지만,

아직도

난 연기에 배가 고프고 목이 말라 있다.

 

 

가수로 이름이 난 후에는,

가끔 그래도 꽤 비중있는 단발성 출연으로

방송에 기웃거리기도 했지만,

어린이 드라마, <벡터맨> 이후에

거의 8년만의 배우 제안을 받았다.

 

독립 영화 <유현호>감독의 <캐러멜라이즈>

한 씬이었는데,

그 동안 심각하고 고뇌적이며 억울한 역할만 하다가

재수없고, 자만하며, 술주정뱅이로

막말고 남을 무시하는 건 기본이고

남의 인격을 짓밟는 퇴물이고 천박한 영화감독.​

덜컥 겁이났다.

무엇보다도 난 술을 잘 마시지 않을 뿐더러

술이 취한 적은 딱 한 번 밖에 없다.

몇 번을 고사했지만,

희미한 옛 꿈에 작은 용기를 내고자

승락해버리고 말았다.​

더 늙어 보이려고

일부러 염색을 하지 않고 한달 머리를 기르고

더 추접해 보이려고

일부러 씻지않고, 보름 화장품도 멀리 했다.

얼마되지 않는 대사지만,

계속 호흡량을 체크해가며

밤새 연습했다.

 

긴장된 촬영 아침.

사실 계산된 대본 연기 이외에

각 테이크마다

다른 애드립이 나오고, 다른 연기가 나왔다.

영화에서 나오는 대사는

대부분 애드립이다 ​

메소드 연기인가? ㅋㅋㅋ

다른 배우들은 아침부터 내가 역할을 위해

술을 과하게 마신 줄 알기도 했다.

죽은 세포가 아니라

연기에 관한 세포는 그냥 잠들어 있었던 것 같다.

 

영화는 LA 필름 페스티벌에도 초청받을만큼 잘되었다지만,

난 잠자는 세포를 깨워놓았으니

이제 다시는 잠들지 않으려 할 것 같아

걱정이다.

얼마전, 드라마에서 캐스팅 제의가 들어온 것도

있는 힘을 다해 거절하고

지금까지 후회하고 있다.

다음에는 어쩌면

미끼를 덥썩 물지 모른다.

그런 내가 두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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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9-14 20: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못하는게 없네요 아, 완전 술취한 재수없는 감독

엔탑 2016-09-25 10: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재미있네요 어설퍼서 더 재미있네요 님 말고 다른 사람들

HD 2016-09-30 16: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good actor

현대 2016-09-30 17: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연기의 내공뿐 아니라 이혁준 인간의 내공도 느겨집니다

선이 2016-09-30 17: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컴 개비 연기자 개비 다양하십니다

Any 2016-10-01 13: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연기도 곧잘 하시네요 그런데 하시는 일이 도대체 몇가지인지

맥스 2016-10-04 10: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메소드연기 술 진짜 먹었군

닥터최 2016-10-10 13: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누가 주인공인가요 넷 중 이혁준님의 연기가 제일 자연스럽네요

그분 2016-10-11 20: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혹시 이혁준 선생님이 주인공?

더쇼 2016-10-17 15: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영화배우도 잘 어울리십니다

그려 2016-12-27 17: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이 건 뭐지?

2017-01-02 16: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ㅋㅋㅋ

담수 2017-01-04 14: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안본눈 삽니다 ㅋㅋ

스피 2017-01-28 15: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아마추어는 아니시네

28 2017-09-01 18: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별걸 다하네

포텐 2017-12-30 17: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근데 연기가 너무 자연스러워요

ska 2018-01-04 18: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씬스틸러네요

헤드 2018-01-31 18: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대단대단

정식 2018-04-20 18: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진짜 술먹었네

바운드 2019-08-16 18: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재능이 너무 많은 거 아냐?
 

 

 

http://blog.naver.com/gogotowin/190427038

 

내가 평론가가 되고

끊어질 듯, 이어지는 카메라와 인연이 시작되었던 시기

그래서 카메라가 좋아졌던 이유

 

내 인생의 갖고 있는 명함

광고인, 광고CD,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음악감독

영화평론가,문학평론가,문화평론가,대중문화평론가, 뮤지컬평론가

작가, 카피라이터, 광고기획,영화기획,뮤지컬기획, 음반기획, 음악평론가 등등

이 사기꾼같은 많은 직함의 모든 것은 대학가요제가 시작이었다

 

1987. 제 11회 MBC 대학가요제

 

한밤의 디스크 쟈키로 난 데뷔했다.

그냥 노래하는 것이 좋았고,

그냥 무대서는 것이 좋았다.

사람을 좋아해서

동료들과 재미있게 노는 것에 치중했던 나..

 

후에 안 얘기지만

난 우승 후보였고

당시 신종인 선생님을 비롯한

제작진의 과도한 사랑이

오히려 동료에게 미움을 받았던 모양이다.

합숙 내내

난 혼자였지만,

생각해보니,

다른 출전자들은

온갖 고위직분과 유명인사가

격려차 방문했던 기억이 난다.

 

결국, 난 입상을 하지 못했고

그럼에도 불구, 갑작스런 인기로

방송활동을 할 수 있었다.

내 생애 가장 행복했던 한달이었다.

 

자료가 없어

내가 가수인 줄도 모르는 사람이 많던데,

유투브에 요청해서 받았다.

26년전..

그 시간에 난 멈춰있다.

 

근데 많은 오디션의 프로그램으로 인해

이제 36년만에 폐지한다고 한다.

내 고향이 없어지는 것 같다

내 유일한 행복이 사라지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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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4-28 19: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이혁준님의 모든 경력의 시작이군요

근선 2016-05-04 16: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다양한 이혁준님의 직업과 명함, 그러면서도 하나로 모여있는 느낌

젠틀 2016-05-08 17: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30년 전이랑 하나도 아변한셨습니다

영화 2016-05-18 15: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멋져부러

하이 2016-06-12 16: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푸하하하 본인이세요?

닥터심 2016-07-06 16: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푸라라라 이혁준을 슈가맨으로

알파 2016-08-09 13: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깜딱 놀랐어요 가수 이혁준

엔탑 2016-09-25 11: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다양 버라이티 산다

맥스 2016-10-04 13: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이 건 또 뭔가요? 양파네

스피 2017-01-28 16: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가수시고

포텐 2017-12-30 23: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오잉?!!! 이건 또 뭐야? 가수도 하셨어요?

ska 2018-01-04 18: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심하시네 남들도 할 걸 남겨주시지

헤드 2018-01-31 18: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이 건 또 뭔가요?

평창 2018-05-23 18: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가수셨네요 노래 좋은데요 한밤의 디스크 쟈키
 

 

“어린이 친구들, 이제 어른이죠? 어른이 됐으니 잘할 거예요.”(김영만)

“영만이 아저씨 ㅠㅠㅠㅠㅠ.”(누리꾼)

7월 12일 오후 7시쯤 직장인 박정환(34) 씨는 색종이와 풀, 가위를 들고 네 살 된 아이와 컴퓨터 앞에 앉았다. 이날 MBC 예능프로그램 ‘마이 리틀 텔레비전’(마리텔) 온라인 생방송에는 박씨가 코흘리개 시절 챙겨 보던 ‘TV유치원 하나둘셋’의 김영만 종이문화재단 평생교육원장이 출연했다. 박씨는 “오랜만에 보는 반가운 인물에게 예상치 못한 곳에서 위로를 받아 울컥했다. 방송이 끝나고도 유저들과 어린 시절 추억에 잠겨 한참 동안 채팅을 즐겼다”고 말했다. 이날 김 원장은 단 한 번 방송 출연으로 ‘대통령도 해내지 못한’ 온라인 커뮤니티 대통합을 이뤄냈다.

‘백종원의 방송이 ‘너도 할 수 있다’였다면 김영만의 방송은 ‘너도 한 적이 있다’.’ 방송 후 한 누리꾼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트위터에 적은 이 말은 우리가 왜 그들의 방송에 열광하는지를 함축적으로 보여준다. 이제는 어른이 된 어린이들에게 추억 속 인물이 “잘 자라줬다” 한마디 했을 뿐인데 눈물바다가 됐다. 박진경 마리텔 PD는 “감성이나 추억을 자극하고자 김영만 선생님을 섭외한 건 아니었다. 2030세대라면 모르는 사람이 없고, 프로그램 성격상으로도 만들기 콘텐츠가 재미있을 것 같았다. 방송이 나가면 어느 정도 반향이 있겠구나 싶었지만 이 정도로 이슈가 되리라곤 생각지 못했다”고 말했다.

경제위기 때마다 복고 유행

“김영만 선생님의 방송을 보고 1980년대에서 90년대 초반 세대가 특히 많이 공감했는데 한편으로 이 세대는 이제 막 사회에 발을 들여놨거나, 발을 들여놓으려고 취업 준비를 하는 또래이기도 해요. 딱 이 또래가 사회적 위치도 그렇고, 안정된 가정을 이룬 사람도 많지 않아 애매한 세대 같아요. 그전까지 의지했던 부모와는 멀어진 나이이기도 하고요. 이렇게 딱 끼인 세대가 자신의 어린 시절을 함께 해준 분이 그때처럼 해주는 것만으로도 위로를 받은 게 아닐까요.”

현대인은 추억을 소비하고, 그 과정에서 위로받는다. 2012년에도 영화 ‘건축학개론’, 드라마 ‘응답하라 1997’ 등 추억을 다룬 콘텐츠가 인기였다. 당시 LG경제연구원은 ‘90년대와 통한 2012년의 복고형 감성코드’ 보고서를 통해 ‘지나간 시대를 추억하며 그 시대의 제품이나 서비스를 재현하는 복고는 새로운 현상이 아니다. 복고는 인간의 보편적 정서에 호소하는 트렌드’라고 설명했다.

사람들이 복고를 찾는 이유로는 ‘위안’을 꼽았다. ‘따뜻하고 즐거웠던 추억을 꺼내 보며 위로받고 싶은 복고의 욕구는 힘든 상황에 놓였을 때 더욱 강해진다. 경제위기 때마다 복고가 강세를 보이기도 했는데 스트레스, 고독, 치열한 경쟁, 실업, 경제적 어려움 등을 경험하는 요즘에 현대인들은 복고를 더욱 찾는다’는 것이다. 이 밖에도 △익숙함에서 오는 편안함 △무의식에 잠재된 쾌락의 기억을 이끌어냄 △불안감 해소 △소속감 추구 등이 복고의 인기 이유로 분석됐다.

지난해 미국 디즈니사와 픽사의 ‘겨울왕국’이 애니메이션 사상 처음으로 국내에서 1000만 관객을 돌파했을 때도 흥행 주역은 어린이가 아닌 어른이었다.

최근에는 디즈니사와 픽사의 새 애니메이션 ‘인사이드 아웃’이 어른들을 위한 ‘힐링 무비’라는 입소문이 나면서 개봉 3주 차에 240만 관객을 돌파했다. 7월 21일 오후 서울 동대문 메가박스 ‘인사이드 아웃’ 상영관을 채운 관객은 대다수가 20, 30대였고 어린이를 동반한 가족은 딱 한 팀이었다. 영화가 끝나고 스태프롤이 올라가는 동안 훌쩍이는 소리가 이곳저곳에서 들렸다.

월트디즈니컴퍼니코리아 관계자는 “관객 중 10대와 40대를 제외한 20, 30대가 전체의 66%를 차지했다”고 말했다. 그는 “영화에서 빙봉(동심)의 희생으로 라일리가 좀 더 성장하고 머릿속 컨트롤 패널도 복잡해진다. 관객들이 ‘내가 언제 동심을 잃었을까’를 생각하면서 그리움을 느낀 것 같다. 작품의 가장 큰 메시지가 ‘슬퍼해도 괜찮아’인데, 직장생활을 하면서 기분 나빠도 웃으며 상대를 대하거나 취업난에 힘들어하던 사람들이 자신을 토닥토닥해주는 것 같은 작품 메시지에 공감을 많이 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때로는 가족보다 남의 위로가 더 좋아

위로 콘텐츠는 문화계를 넘어 식음료업계에서도 흥하고 있다. 지난해 8월 백종원 더본코리아 대표가 만든 커피숍 프랜차이즈 ‘빽다방’은 ‘다방’처럼 옛 추억을 떠오르게 하는 재미있는 메뉴들로 향수에 젖게 만든다. 커피믹스 맛이 나는 ‘원조냉커피’, 학교 앞에서 팔던 무탄산 ‘불량쥬스’, 어린 시절 빵집에서 먹어본 ‘사라다빵’, 팥과 연유가 듬뿍 들어간 ‘옛날팥빙수’ 등이 카페를 잘 찾지 않는 중·장년층의 입맛을 사로잡고 있다.

빽다방 홍보팀 관계자는 “모든 메뉴를 대표님이 개발했다. 원조냉커피는 나이 불문하고 인기가 많다. 중·장년 고객은 어릴 때 학교 앞에서 사 먹던 맛을 떠올리며 불량쥬스를 사 드신다”고 말했다.

때로는 가까운 사람보다 나를 모르는 누군가에게 다 털어놓은 뒤 울고 싶을 때가 있다. SNS 어라운드는 일부 익명 애플리케이션이 익명성을 악용해 변질된 것과 달리 3년째 ‘청정구역’을 유지하고 있다. 가입할 때 입력하는 정보는 성별과 태어난 연도가 전부이고, 일기처럼 비공개로 이야기를 써내려갈 수 있다. 글을 공개 설정하면 익명의 유저들과 소통 가능한데, 이때 필요한 아이템인 버찌는 타인의 글에 댓글을 달고 공감을 얻어야 획득할 수 있다. ‘내 이야기를 하기 전 남의 이야기부터 들어주라’는 의도가 담겨 있다. 이들은 시시콜콜한 연애 고민부터 직장생활, 가족사까지 가감 없이 털어놓고 위로받는다.

어라운드 유저들은 ‘1일1선행’ ‘달콤창고’ 등의 자발적 이벤트도 벌이고 있다. 특히 지하철 역사 사물함에 초콜릿을 채워놓고 자신의 이야기와 사물함 비밀번호를 공유하면서 시작된 ‘달콤창고’는 서울 강변역, 대방역을 비롯해 고려대, 연세대 등 학교 캠퍼스로도 퍼져나갔다. 유저들은 달콤창고의 간식을 꺼내 먹고, 또 다른 간식과 쪽지를 채워둔다.

어라운드를 만든 콘버스 관계자는 “‘세상에 도움 되는 일을 하고 싶다’는 소망을 갖고 있던 공동창업자 4명이 진심을 담은 소통이 필요하다는 생각에 만든 애플리케이션”이라며 “이곳에서 소통은 자신이 느끼는 감정과 생각을 표현하는 ‘나’와의 소통과 편견 없이 다른 사람의 이야기를 보는 ‘너’와의 소통 두 가지를 뜻한다”고 말했다. 그는 “사람들은 내면의 이야기를 적으며 진짜 ‘나’에게 한 걸음 다가선다. 이름 없는 다른 사람의 이야기는 결국 내 이야기이기도 하다. 공감이 되기 때문이다. 댓글로 위로하는 것도 어찌 보면 나를 위로하는 것이다. 어라운드에 이름이 없는 또 다른 의미다. 그러다 보니 공감 가는 이야기가 많아졌고, 서로 배려하는 존중의 문화도 형성됐다. 앞으로도 표현에 도움이 되는 기능을 하나씩 선보일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불황의 장기화, 복고의 장르화

현대인은 왜 가족이나 친구가 아닌 타인으로부터 위로받고자 하는 걸까. 곽금주 서울대 심리학과 교수는 “사회가 각박해지면서 지나친 경쟁으로 다들 지쳐 있다. 상대를 지적하며 생기는 박탈감도 크고, 나만 피해를 보고 사는 것 같은 거부감도 팽배하다”며 “심리적 피로감이 큰 상태에서 조금이라도 힐링할 수 있고 위안받을 수 있는 것에 눈길이 한 번 더 가게 되고, 그런 것에 집착하는 성향이 커지는 것”이라고 말했다.

“누구나 종이접기를 하고 만화영화에 푹 빠졌던 시절이 있잖아요. 어른이 돼서도 어릴 때 좋아하던 걸 보면 굉장히 안락해지거든요. 돌이켜보면 그때는 지금만큼 각박하지 않았던 것 같고, 누군가로부터 보호받거나 자기 위주로 해도 괜찮은 시기였던 거죠. 현재가 힘들다고 느끼는 사람들이 그 시절을 회상하는 것만으로도 위로받는 것 같아요. 또한 가족의 위로는 ‘가족이니까’라며 당연한 것으로 여길 수 있거든요. 그러다 보니 모르는 사람의 격려가 가까운 사람의 위로보다 더 크게 느껴지는 거죠.”

이혁준 문화평론가는

“현재 우리나라에 정치적, 경제적 불안 요소가 많고

호황을 누려본 지도 굉장히 오래됐다.

사람들은 가장 아름답고 편안했던 시절로의

자궁 회귀 본능을 갖고 있기에

자연스럽게 복고로 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복고 콘텐츠는 우리에게 위로를 주기도 하지만,

한편으로는 지금 당면한 문제를

해결하고 싶은 의지가 있는 이들에게

해결 실마리를 제공하기도 합니다.

복고 콘텐츠를 소비하면서 힘을 얻고,

당시 비슷한 문제가 생겼을 때

어떻게 해결했는지를 떠올리는 거죠.

당분간 복고가 유행할 것으로 보입니다.

당장 경제적, 사회적으로 안정되리라는 보장이 없고,

불황까지 장기화하면서

복고가 하나의 장르로 정착했기 때문입니다.

굳이 장기 불황이나 사회적 불안정을 논하지 않더라도

복고문화 자체를 즐기는 사람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컬처클럽] 셜록홈즈 열쇠고리 탐나는데 책 주문할까-허인혜기자입력 : 2015.10.13 10:01 | 수정 : 2015.10.13 10:23

왼쪽부터 셜록 홈즈의 주소가 적힌 키링, 앤 셜리의 찻잔. /알라딘 제공
왼쪽부터 셜록 홈즈의 주소가 적힌 키링, 앤 셜리의 찻잔. /알라딘 제공
“셜록 홈즈 열쇠고리를 샀더니 책이 딸려왔어요.”

요즘 책 시장에서 화제는 ‘도서 굿즈(goods)’다. 책에 나오는 캐릭터나 문장, 표지 디자인 등을 따서 만든 부록 상품을 말한다. 작년말부터 입소문을 타고 인기를 얻기 시작하더니 이제는 출판계 사방으로 번지고 있다.

도서 굿즈는 갈수록 나빠지고 있는 출판 시장에서 새로운 마케팅 수단으로 주목받고 있다. 하지만 동시에, 이런 부록에 의존한 마케팅이 진정한 독서 문화로 이어질지에 대해서는 의견이 엇갈린다.

굿즈 상품은 간단한 텀블러나 다이어리, 부채 같은 소품부터 독서등, 탁상시계, 표지 디자인으로 만든 300 조각 퍼즐, 책 속 인용문이 찍힌 베개와 수건에 이르기까지 다양하게 진화하고 있다.

도서 굿즈의 상당수는 공짜 사은품이다. 몇 가지는 따로 살 수도 있지만, 대부분은 일정액 이상의 도서를 구매하거나 이벤트 도서를 살 경우에 부록으로 준다. 그러자 이제는 마음에 드는 사은품을 얻기 위해 최소 구매액인 3~5만 원어치의 책을 사는 사람들까지 생겨나고 있다.

교보문고의 김현정 브랜드관리팀 담당자는 “작년 도서 정가제가 시행되면서 할인률로 고객을 끌지 못하게 된 서점들이 색다른 마케팅으로 시작한 것이 굿즈 전략”이라면서 “최근에는 점차 출판계에서 범위를 넓혀가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책 표지 디자인을 딴 베개. /알라딘 제공
침체된 출판 시장에 활력 소재

최근 들어 도서 굿즈로 인기몰이를 시작한 곳은 온·오프라인 서점인 알라딘이다. 알라딘이 새 굿즈 소식을 올리면 트위터에서는 평균 300건의 리트윗이, 페이스북에서는 200건 이상의 ‘좋아요’가 따라붙는다.

포털 사이트에서 ‘알라딘 굿즈’를 검색하면 한 달 사이에 올린 포스팅만 190여 건이 눈에 띈다. 지난 7월 알라딘이 1만 4000여 명을 대상으로 한 서비스 평가 온라인 설문조사에서는 응답자 4명 중 1명꼴로 ‘서점 서비스 중 굿즈가 가장 좋다’고 답해 1위를 차지했다. 다른 온라인 서점과 일부 출판사들도 이런 흐름을 따라가기 시작했다.

소셜미디어와 인터넷 커뮤니티에는 책 내용을 적은 독후감 대신 ‘굿즈’를 자랑하는 글들이 심심찮게 뜬다. 베트맨 맥주컵을 구매한 임성호(26·서울 종로구)씨는 “책을 디자인한 파생 상품이라기보다 하나의 독자적인 콘텐츠로 이해하고 좋아하는 편”이라고 했다. 자신을 ‘셜로키언(셜록 홈즈 팬)’이라고 소개한 서하은(26·서울 서초구)씨는 “좋아하는 인물의 물건을 현실로 가질 수 있다는 쾌감 때문에 굿즈도 구매한다”고 말했다.

90년대 팬문화에 책 특유의 감성 매력 더해

도서 굿즈의 인기는 최근 소비자들의 구매 트렌드를 반영한다. 첫번째는 이른바 팬심(fan心) 문화다. 도서 굿즈를 산 사람의 상당수는 곧바로 블로그와 트위터 같은 소셜미디어에 인증샷을 올린다. 좋은 굿즈를 ‘득템’했다는 사실을 서로 알리고 정보를 공유한다.

이런 현상은 90년대 초중반, 1세대 아이돌 그룹의 팬덤 문화를 연상시킨다. 당시에 인기있는 뮤지션의 팬임을 알리는 일종의 물증이 굿즈(goods)였다. 이런 물건에는 흔히 좋아하는 연예인의 이름이나 얼굴, 로고가 대문짝만하게 찍혀 있었다. 이 굿즈가 출판업계로 넘어온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진종훈 문화평론가는 “책 내용을 함축적으로 나타내는 굿즈를 주고 접하게 함으로써, 이런 경험이 책도 거부감 없이 집어들게 만드는 체험 마케팅”이라고 분석했다.

여기에는 책 특유의 디자인이 주는 미적 만족감과 지적 상품이라는 이미지도 한몫 한다. 책이라는 ‘물건’이 인테리어 소품으로도 손색이 없는 디자인을 갖추고 있는 데다가, 그것을 갖고 있는 사람으로서는 ‘책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는 이미지까지 발산하는 효과까지 누릴 수 있다는 얘기다.

서점에서 경구가 적힌 텀블러를 구매한 문새롬(23·서울 중랑구)씨는 “요즘은 책 표지 디자인도 여느 디자인 못지 않다”면서 “북 디자인은 깔끔하면서도 의미가 깊어 제품을 사고 싶게 만든다”고 말했다. 문씨가 손에 든 텀블러에는 ‘책은 너무 많고, 읽을 시간은 짧다’는 인용문이 적혀있다.

교보문고 광화문 점의 ‘펭귄북스 굿즈’ 진열대. /허인혜 인턴기자
교보문고 광화문 점의 ‘펭귄북스 굿즈’ 진열대. /허인혜 인턴기자
◆펭귄북스는 디자인 본딴 별도 매장까지

교보문고 광화문점은 아예 ‘펭귄 굿즈’ 매대까지 따로 뒀다. 펭귄북스 특유의 디자인을 따서 만든 지갑, 노트, 여권 케이스 등을 파는 곳이다. 이 코너를 담당하는 권미정 대리는 “펭귄북스만의 디자인 매니아가 있다. 단순히 디자인만 보는 건 아니다. 깔끔한 디자인에 문고본, 책의 이미지가 덧입혀져 매니아 층이 있다”고 했다.

펭귄북스 경우는 아예 출판사가 굿즈 디자인과 제작까지 겸하기도 한다. 출간된 책을 기반으로 해서 미술 작가와 함께 2차 파생 상품을 제작해서 파는 출판사도 생겨났다.

굿즈 마케팅은 도서 판매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준다는 점에서 출판사와 서점, 도서 작가의 이해관계가 대체로 일치한다. 따라서 디자인 저작권을 둘러싸고 큰 갈등 없이도 협업이 순조롭게 이뤄지는 편이다.

마케팅 효과에 대한 자체 평가도 좋은 편이다. 지난 9월 시공주니어는 ‘빨간머리 앤’ 출간을 앞두고 도서 굿즈인 틴 케이스(금속제 상자 팬시상품)로 마케팅전을 편 결과, 7~8배 판매율 신장률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시공주니어의 정주호 마케팅부 과장은 “틴케이스, 북스텐드 등 다양한 파생상품 아이디어가 나왔다”며, “서점에서는 상품 제작을 맡았고, 출판사는 스토리를 짠 뒤 상품 이미지를 만들었다”고 말했다.

민음사의 허진호 마케팅부 부장은 “7~8월 여름이 출판계 성수기인데 수건 마케팅을 진행한 9월에도 판매 수준이 유지됐을 정도”라며 “특히 SNS 반응이 좋다”고 했다.

표지 본딴 노트에서 시작, 목침까지 등장

2010년대 초, 국내에 도서 굿즈가 처음 선을 보였을 때만 해도 책 표지 디자인을 빼다박은 노트가 거의 유일했다. 그 뒤로 필통으로 옮겨가더니 파우치에 이어 목침(나무베개)까지 등장했다.


‘나의 문화유산답사기:남한강편’의 굿즈 목침. /알라딘 제공
지난 14일 출간된 유홍준의 ‘나의 문화유산답사기: 남한강편’은 굿즈로 편백나무로 만들어진 목침을 선보였다. 목침에는 ‘검이불루 화이불치(檢而不陋 華而不侈·검소하되 누추하지 않고, 화려하되 사치스럽지 않다)’라는 문장이 새겨져 있다. 저자가 백제의 미학을 이야기한 대목에 등장하는 구절이다.

민음사는 교보문고, OIMU와 함께 알베르 까뮈, 헤르만 헤세 등의 명문이 담긴 ‘성냥 굿즈’도 제작했는가 하면, 셜록 홈즈의 집 주소가 적힌 열쇠고리나 빨간머리 앤 찻잔 세트도 있다.

J. D. 샐린저의 ‘호밀밭 파수꾼’을 구매하면 재치있는 인용문이 찍힌 수건이 함께 배달되기도 한다. “얼굴이나 씻으라고 말했다. 유치하기 짝이 없는 말이었지만 난 그때 제정신이 아니었다.” 수건을 포장한 종이상자도 호밀밭 파수꾼의 표지 디자인과 똑같다.

‘웃기는 소리 하네’, ‘망할 놈의 돈 같으니라고’ 같은 도발적인 인용문구가 적힌 수건은 책과는 별도의 인기를 누리고 있다. 민음사의 허진호 마케팅부 부장은 “책갈피, 북홀더처럼 도서 관련 용품 이외에도 생활 속에서 콘텐츠를 쉽게 접할 수 있는 찻잔이나 키링, 파우치 같은 상품까지 개발하고 있다”고 말했다.

 
호밀밭의 파수꾼 판촉 수건(위·알라딘 제공)과 민음사 세계문학 전집 속 명문을 담은 성냥(아래·교보문고 제공)
피상적 상품 소비 아닌 독서 문화 기폭제로 이어져야

하지만 굿즈를 통한 도서 마케팅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이혁준 문화평론가는

 “옛 잡지의 부록 문화가 단행본 굿즈로 넘어온 것”이라며,

“옛날 잡지도 한때 독자들이 책보다 부록에

더 관심을 갖는 역전 현상이 일어나

출판사가 자정 운동을 펼쳤다”면서

“1차원적인 콘텐츠 활용을 넘어

책 내용에도 집중하는 마케팅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마케팅의 획일화가 독서의 다양성과 선택의 범위를 줄일 수 있다는 걱정도 있다. 진종훈 문화평론가는 “각 서점만의 정체성과 지향점이 있을 텐데 한 가지 마케팅이 잘 됐다고 해서 똑같이 따라하는 것은 장기적으로는 소비자들에게도 좋지 않다”면서 “마케팅이 다양해지지 않으면 그만큼 선택 가능성도 줄어들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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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ml 2015-11-14 21: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복고문화의 얘기는 정말 새롭네요 장기적 불황을 얘기 안하더라도 추억의 힘뿐 아니라 오늘의 문제를 해결하려 한다는 말.. 어떤 평론가도 생각못한 말이죠 다른 평론가는 비슷하게 얘기하는데 늘 새롭고 고민하는 모습이 존경스럽습니다

트리오 2015-12-16 15: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다른 평론가와는 많이 다른 말을 하네

루팡 2015-12-17 15: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굿즈가 선물이 아니라 미끼임을 일깨워 주셨네요

성인 2015-12-19 16: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복고문화는 사회의 현상을 반영한 걸 넘어선 현상이라는 말 사실인것 같습니다

24 2016-01-05 17: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복고 문화가 일시적은 아니죠

엔탑 2016-02-23 17: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선생님은 짧은 인터뷰도 강력한 감동을 주네요

현대 2016-03-10 16: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짧은 인터뷰에서도 내공이 와

2016-07-09 16: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윗분 말에 동감

엔탑 2016-09-25 11: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평론가라기보다는 그냥 바른 사람

포텐 2017-12-30 23: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몇 줄 안되는 평에도 공감이 갑니다

헤드 2018-01-31 19: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기사에서도 눈에 확 띄네요

문화 2018-05-21 17: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적은 인터뷰에서도 내공이 팍팍 느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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