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 신춘문예 문화 일보 동화 당선작

'알갱이 요정의 첫 번째 임무'

 

 


“으아아아아”

철퍼덕

세상에…. 나는 내가 이런 품위 없는 소리를 내면서 세상에 떨어질 줄은 몰랐습니다. 정신을 차려보니 내가 떨어진 곳은 두리의 손에 들린 커다란 돋보기 위였습니다. 제대로 떨어지긴 한 것 같습니다.

“누나 여기가 수상해 빨리 와봐”

잔뜩 의심에 차서 돋보기를 노려보는 두리의 눈과 딱 마주치자 나는 순간 움찔했습니다.

“어디 어디? 음마 진짜네? 칠이 벗겨져 있어”

한나가 흥분하며 동생의 돋보기를 뺏어들었습니다. 한나 역시 두 눈이 가운데로 몰리도록 열심히 돋보기를 노려보는 바람에 내 얼굴은 홍당무가 될 뻔했습니다.

‘경기1다 8537 흰색 칠 벗겨져 있음. 오른쪽 문 찌그러짐. S떨어져있음. 아주 수상함.’

한나가 수첩에다 열심히 적어 넣자 두리도 자기 수첩에다 누나 것을 그대로 베꼈습니다. 이로써 수상한 자동차들은 열세대로 늘어났습니다. 둘은 지금 지구평화를 위해 수상한 자동차들을 색출해내는 임무를 수행 중입니다. 조금이라도 흠집이 난 차를 발견하면 당장 폭탄이라도 터질 것처럼 호들갑입니다.

 

여러분은 지금 나를 꼬마도깨비쯤으로 여기고 있겠죠?

나는 아이들이 아끼는 장난감에 마음이 되어 깃드는 ‘알갱이 요정’입니다. 천사들이 날갯짓을 할 때 그 광채 부스러기에서 때때로 생겨나는 너무나 작은 존재이지만 나름대로는 중요한 임무를 띠고 있지요. 아이들이 사랑하는 곰돌이나 장난감자동차에게 말을 걸었을 때 그것들이 마음도 가지지 않은, 단지 헝겊이나 플라스틱일 뿐이라면 얼마나 쓸쓸한 일일까요? 그런 쓸쓸한 일이 생기지 않도록 하는 게 우리 알갱이 요정들의 임무죠. 나도 이곳에 떨어지기 전에는 한창 인기높은 엽기토끼의 맘이 너무너무 되고 싶다는 생각도 잠시 했었지만 두리의 돋보기 쪽을 택한 거예요.

엄마가 편찮으신 한나와 두리의 친구가 되기로 한 게 내가 요즘 연속극을 너무 많이 봐서일 거라고는 절대 생각지 말아주세요. 하기야 구름 속에서 방향을 잃은 전파들을 붙잡아 켜보면요, 연속극 속 엄마들은 모두 아프고 아이들은 또 모두 가엾게 울어요.

그러나 한나와 두리는 울지 않아요. 내가 본 한나와 두리는요, 날이 어둑해지고 땅거미가 지면 어쩔 수 없이 먼 하늘이 바라봐지고 눈물이 맺히려고 그러지만요, 한나는 두리 때문에, 두리는 누나 때문에 울지 않아요. 울지 않으려고 마음만 굳게 먹으면 씽긋 웃을 수도 있어요. 어떤 땐 그런 모습이 더 쓸쓸해 보이기도 하지만.

 

지구평화를 지키는 놀이는 어찌나 재미나던지! 두리 손에 끌려 집으로 들어오면서도 내 눈은 여전히 수상한 차들의 흔적을 쫓을 지경이었다니까요.

막상 돋보기 맘이 되고 보니 정말 잘한 것 같아요. 음…. 이건 진짜 비밀로 하려했는데. 돋보기가 된 후로 사람들 속마음이 훤히 들여다보이는 거 있죠? (여러분도 조심하셔야할 걸요?)

 

“노할머닌 엉터리야. 이렇게 햄만 반찬으로 먹다가 우리가 병 걸려 죽으면 어떻게 해?”

증조할머니가 차려주신 저녁상을 대하자마자 한나가 잔뜩 심술을 냅니다. 증조할머니는 자기들과 통하는 것이 하나도 없다고 한나는 생각하고 있습니다.

“아이고오… 점슴 때는 또 햄 반찬 없다고 난리디만….”

내가 보기에도 노할머니는 이 팔딱거리는 변덕쟁이들을 감당하기에는 너무 늙으신 것 같습니다. 그저, 어린 것이 엄마가 곁에 없으니 마음이 안 좋아서 그러는 것이리라 이해하십니다.

뻐꾸기시계가 아홉시를 알릴 때까지 나는 아이들과 만화영화에 푹 빠져있었습니다. 그런데 한나가 한순간에 텔레비전을 탁 꺼버리고 촛불을 켜지 뭐예요. 한창 재미있던 차에 막 화까지 나려 하잖아요. 두리도 나처럼 미련이 남는지 꺼진 텔레비전 쪽으로 자꾸 고개가 돌아갔어요.

“철딱서닌 없어도 정성이 용하구마는.”

기도를 해본 적 없으신 노할머니도 어린것들이 기특하다 하셨습니다.

“하느님. 우리 엄마가 얼른 낫게 해주시고 덜 토하게 해주시고 과학자들이 얼른 암을 치료하는 약을 발명하게 해주시고 우리 집이 계속 부자라서 약값이 없어지지 않게 해주세요. 아멘.”

두리가 목청을 높여 멋지게 기도하자 한나가 거실 구석에 계신 노할머니에게 들리지 않도록 작게 기도를 보탰습니다.

“할머니가 얼른 추수를 끝내고 오셔서 노할머니가 다시 시골로 가버리시도록 해 주세요, 아멘.”

나는 기도가 끝난 줄 알고 이젠 텔레비전을 켜주겠구나, 좋았는데 진짜 기도는 그때부터 시작이지 뭐예요? 가만… 저런! 한나와 두리는 자기들이 애쓰는 만큼 엄마가 덜 아프실 거라 믿고 있군요! 저렇게 다리가 저려 비비 꼬아가며 하는 기돈데 정말 그랬으면 좋겠네요.

오늘도 아이들은 씻지 않고 잠들어버렸습니다. 이 돋보기의 눈에는 커다랗게 확대되어 보이는 꼬질꼬질한 땟자국이 침침한 노할머니 눈에는 보이지 않습니다. 그저 잠든 얼굴을 그 거친 손으로 쓰다듬으며 고운 것들 불쌍한 것들, 하시더니 불을 꺼주십니다.

 

시험이 끝난 놀이터는 아이들로 넘쳐납니다. 그동안 한나와 두리를 빼고는 전부 엄마들 손에 끌려 들어가 나름대로는 시험공부를 한다고 애를 먹었습니다. 하늘을 찌를 듯이 그네를 타고 어지럽도록 뺑뺑이를 돌아도 성이 차지 않는 모양입니다. 5학년 형 하나가 좀 더 재미있는 놀이는 없을까 궁리 끝에 경비실 앞에서 신문지를 한 아름 가지고 왔습니다.

“너 돋보기 좀 줘봐.”

5학년 형이 나를 가져가 해를 비추자 견딜 수 없이 따끔하고 환한 빛이 내 몸을 통과하더니 마침내 구겨진 신문지에 불이 붙었습니다. 빙 둘러서서 신문지를 던져 넣던 아이들의 마음에 무서움이 일도록 불은 점점 커졌습니다. 겁 많은 한나와 두리는 이미 일찌감치 물러서서 구경만 하고 있었습니다.

“아이고! 이게 무슨 변이람! 아저씨! 빨리 물 좀 가져오세요!”

장보고 돌아오던 엄마들이 기겁을 했습니다. 경비아저씨가 물통을 가져오고 불을 끄는 동안 아이들은 와르르 흩어졌습니다. 연기를 보고 뛰어나온 엄마들이 제각각 아이들을 찾기 바빴습니다. 다행히 신문지 외에는 탄 게 없다는 걸 알고서야 엄마들은 아이들을 꾸짖기 시작했습니다.

“너희들이 한 짓이 얼마나 위험한지 알아?”

그런데, 불은 무엇으로 붙였느냐는 엄마들의 채근에 아이들이 모두 두리의 돋보기, 즉 나를 가리키는 게 아니겠어요? 나는 나도 모르게 두리 엉덩이 뒤로 숨어버렸습니다. 엄마들이 두리를 야단치기 시작하자 한나는 억울해서 말보다 눈물을 먼저 흘렸습니다. 그렇지만 3학년 4반 반장인 한나가 그냥 그렇게 울고만 있을 수는 없는 일이잖아요?

“아줌마. 우리 두리가 그런 거 아녜요. 저기 저 오빠가 두리 돋보기로 불붙인 거란 말예요.”

“정말 네가 그랬냐?”

5학년 형의 엄마가 다그치자 그 형은 아니라고 고개를 흔들었습니다.

“우리 애는 아니라는데?”

짜증스런 아줌마의 목소리에 한나는 비겁한 5학년 형을 뚫어질 듯 쏘아보았습니다. 그 자리에 역성 들어줄 엄마가 계시지 않다는 사실이 서럽기만 했습니다.

“얘네 엄마 요즘 병원에 들어가 있잖아….”

“그렇다고 애들을 이렇게 방치해서야 돼? 누가 화상이라도 입었음 어떡하고?”

엄마들은 쯧쯧 혀를 차면서 목소리를 줄이는 척만 했지, 한나와 두리에게 다 들리도록 쑤군거렸습니다. 엄마들은 아이들을 데리고 그 자리를 떴습니다. 나는 너무 화가 나서 숨까지 가빠졌습니다. 냉랭한 눈으로 돌아서며 쟤들하고는 놀지 마, 하는 엄마들 마음이 다 보였기 때문입니다. 어쩌면! 말로는 불쌍하다면서 한나와 두리에게 마치 위험팻말이라도 붙은 것처럼!

이럴 때보면 사람들은 꼭 ‘동물의 왕국’에 나오는 동물 같습니다. 동물들은 약한 동물을 기막히게 알아보니까요. 병들거나 약하다 싶으면 은근히 따돌리거나 쫓아냅니다. 사람들이 동물처럼 그래서는 안 되는 거 아녜요?

그날 밤 한나는 의사가 되기로 한 오랜 꿈을 바꿨습니다. 정의로운 판사가 되어서 이 억울한 일을 다시 재판하고 아줌마와 불붙인 오빠를 꼭 감옥에 보내버리겠다고 결심하였습니다. 한나의 화난 눈을 보는 내 마음이 편치 않았습니다.

오늘은 엄마가 치료를 마치고 간병하던 아빠와 잠시 외출을 나왔습니다. 하룻밤만 자고 다시 입원하셔야 하기 때문에 한나와 두리는 기쁘면서도 또 미리 불안한 마음입니다.

“엄마. 우리 두리는 아무 짓도 안 했는데 아줌마들이 막 뭐라 그러는 거 있지?”

이 억울한 일을 일러바치고 싶어서 한나는 엄마를 얼마나 기다렸는지 모릅니다. 그런데 엄마는 한나 편도 들어주시지 않고 가만히 듣고만 계십니다. 아이들을 보호해줄 수 없다는 사실이 너무 가슴 아파서 엄마 눈에 눈물이 고였습니다.

“세상에 사람들이… 다 알고 지내던 사람들이 우리 아이들한테 어떻게 그럴 수 있죠?”

눈물을 흘리는 엄마를 아빠가 위로했습니다. 한나는 나중에 판사가 되어 복수하겠다는 결심을 엄마에게 말씀드렸습니다. 엄마는 생각에 잠기셨습니다. 엄마도 순간 많이 화나긴 했지만 한나의 미움이 마음에 걸리신 모양입니다.

“그러지 말고 이렇게 복수하자. 우리는 그런 사람이 아니란 걸 보여주는 거지. 네 친구 중에 엄마가 아픈 애가 생기면 네가 가장 친한 친구가 되어주고 엄마도 그 친구 임시 엄마가 되어주고.”

한나의 고개가 끄덕거려졌습니다. 나는 한나의 꿈이 슬그머니 다시 바뀌는 걸 기쁜 맘으로 지켜보았습니다. 한나는 늘 한솔소아과 선생님처럼 예쁘고 친절한 의사선생님이 너무너무 되고 싶었거든요.

오늘은 촛불을 켜고 엄마와 아빠도 함께 앉았습니다.

“이렇게 날마다 기도했어? 텔레비전도 안보고? 그래서 내가 덜 아픈 거였구나!”

눈물이 글썽하도록 기특해하시는 엄마 앞에서 한나와 두리는 딴 날보다 더 많은 기도를 생각해내고 더 길게 기도했습니다.

기도가 끝나고 엄마가 침대로 가서 누우시자 한나와 두리는 침대로 달려가 엄마 양 겨드랑 사이를 파고들었습니다. 마치 자기들이 엄마 날개 한 쌍인 것처럼. 두리는 누운 채로 자기가 쓴 동시를 목청을 돋우어 읽어드렸습니다.

“엄마가 병원에 갔다.

엄마는 외롭겠다.

엄마가 없으니 공부나 해야겠다.”

나는 정말, 두리가 그처럼 동시를 잘 쓰는 줄은 몰랐습니다. 내가 두리의 돋보기라는 게 자랑스러울 정도입니다. 금방이라도 울듯이 듣고 계시던 엄마가 소리 내어 웃었습니다. 오늘밤 엄마는 정말 행복해 보입니다.

 

아침이 오자 엄마는 다시 병원 갈 채비를 합니다.

“엄만 언제 병원 안 가도 돼?”

학교를 가려다말고 현관에 붙어 서서는 두리가 눈물을 꾹 참고 물어봤습니다.

“우리 두리, 힘들어도 조금만 더 기도해 줄래? 엄마도 열심히 낫도록 애쓸게.”

두리가 고개를 끄덕거렸습니다. 낮에는 지구를 지키고 밤에는 기도로 엄마를 지키는 게 요즘 두리의 일인 걸요.

한나와 두리는 힘없이 아파트를 나왔습니다. 그런데 두 아이는 갑자기 경비실 앞에서 딱 얼어붙었습니다. 오늘은 진짜 운이 없는 날입니다. 엄마도 다시 입원하셔야 되고 불을 낸 그 5학년 형과 아줌마를 딱 마주치기까지 했으니까요.

“안녕하세요.”

어? 한나 마음은 그렇지 않은데 인사가 자동으로 막 나오잖아요? 생각 없는 두리는 물론 제 누나랑 합창이고요. 이런 걸 보면 습관이란 참 무서운 겁니다. 어른만 보면 완전자동으로 고개가 꺾이고 ‘안녕하세요’가 나오니까요.

“응….”

아줌마가 쑥스럽게 인사를 받아줍니다. 그러고는 머뭇거리다 5학년 형을 꾸짖습니다.

“얘들 인사하는 거 좀 봐라. 5학년이나 된 것이….”

5학년 형은 툴툴거리다 괜히 애꿎은 꿀밤까지 벌었습니다. 입안에서만 뱅뱅 돌다가 끝내 나오지는 못했지만 아줌마는 지금 한나와 두리에게 사과를 하고 싶으신 겁니다. 5학년 형이 어젯밤 집에 들어가자마자 금방 자수를 했거든요.

아줌마는 등교하는 한나와 두리 뒷모습을 멍하니 보고 서있습니다. 미안하다고 말할 걸… 끝내 말하지 못한 그 얼굴이 씁쓸합니다. 아줌마는 자기가 쓰레기 버리러 나왔다는 사실도 깜박 잊고 집으로 도로 가져가고 있습니다. 하 참… 조금 안된 생각이 드는데요?

아줌마, 한나는 벌써 아줌마가 미안해하신 걸 알아요, 한나가 얼마나 영리한데요. 한나 걸음걸일 보세요, 저렇게 나비처럼 나풀거리잖아요?

 

엄마가 안 계시니 한나와 두리의 지구 지키기는 다시 시작되었습니다. 자동차들은 더 이상 수상쩍은 점을 발견할 수 없었으므로 이번에는 지하주차장으로 진출했습니다. 재활용품이 빼곡히 들어찬 지하창고는 정말 수상쩍은 점의 집합체였습니다. 헝겊을 친친 감은 파이프들과 더 이상 물이 나오지 않는 수도꼭지, 모든 것이 지구의 안전을 위협하는 것 같았습니다. 한나와 두리는 심각한 얼굴로 수상한 점을 수첩에 모두 적었습니다. 이제 수첩도 몇 장 남지 않았습니다.

엄마가 안 계셔도 또 하루해가 갑니다. 나도 이제 땅거미가 지면 먼 하늘이 바라봐지고 눈물이 맺히려고 합니다. 그러나 나도 한나와 두리처럼 절대 울지 않아요. 우리는 한 팀이니까 서로를 지켜줘야 하거든요.

 

엄마가 병원으로 가신 첫날밤은 언제나 더 길고 어둠도 더 짙게 까만 것 같습니다.

“두리야. 우리 바깥에 나가자!”

아홉 시가 되자 한나는 두리에게 오리털 점퍼를 입혔습니다.

“왜?”

눈꺼풀 근처까지 잠이 놀러왔던 두리 목소리에 불만이 대단합니다.

“그냥 기도하는 것보단 추운 걸 참고 기도하면 하느님이 더 잘 들어주실지도 몰라.”

요즘은 누나 말이면 무조건 믿어지는 게 두리입니다. 나까지도 하는 말마다 엉뚱한 한나 말이 이제는 믿어지려고 합니다. 한나와 두리는 졸고 계신 노할머니를 깨우지 않으려고 살금살금 놀이터로 나왔습니다.

계절은 이미 초겨울로 접어들었습니다. 미끄럼틀 아래서 기도하는 두 아이 몸이 달달 떨립니다. 기도하는 소리도 함께 달달 떨려서 저절로 하늘로 막 올라가는 것 같습니다.

 

드디어 그렇게 기다렸던 친할머니께서 추수를 끝내고 올라오셨습니다. 아이들이 환호를 울리며 할머니를 맞이하는 모습을 노할머니는 웃으며 지켜보았습니다. 한나와 두리는 정말 철딱서니가 없습니다. 좋은 티를 조금만 덜 내면 어디가 덧나나요? 노할머니가 쓸쓸해 보여서 내 마음이 다 짠한데….

친할머니가 오시자마자 바통을 넘겨주듯 한나와 두리를 맡기고 노할머니는 떠나려 하십니다. 그 모습을 바라보는 한나 눈에 눈물이 고였습니다. 노할머니가 시골로 가시면 속 시원할 것 같았는데 막상 가신다니 그런 것이 아니었습니다. 어젯밤 짐을 챙기시는 걸 볼 때부터 목구멍에서 슬픈 것이 자꾸 올라오려 했거든요.

“내가 노할머니 미워해서 지금 가는 거지?”

“하이고… 느그 할매가 여그 와서 촌집이 텅텅 비었는데 곡슥이며 짐승들은 누가 지킬끼고?”

노할머니는 만 원짜리 한 장씩을 한나와 두리 손에 쥐어주시고는 저금해라 하셨습니다. 한나와 두리가 훌쩍거리며 노할머니 품에 안겼습니다. 그러게, 날마다 심통 부리는 걸 보면서 저렇게 후회할 날이 올 줄 진작에 알아봤다니까요?

 

한나와 두리는 노할머니가 타신 택시가 까만 점이 되어 보이지 않을 때까지 손을 흔듭니다. 나도 눈물이 나와서 눈이 다 흐릿해지려는데 한나와 두리가 갑자기 문방구로 뛰어갑니다. 어어? 노할머니가 저금하라고 주신 돈으로 수첩을 사네요? 나도 지구를 지키는 놀이를 무척 좋아하기는 하지만 한나와 두리는 참 해도 너무합니다. 노할머니 때문에 울고불고 한 지 십 분도 채 안됐잖아요?

“오늘은 305동을 조사한다!”

한나로부터 새로운 임무가 주어지자 두리가 옷소매로 나를 반짝반짝하도록 닦습니다. 둘은 바람소리가 나도록 달리기 시작합니다. 나는 아직도 좀 슬픈데 둘 다 어느새 노할머니를 까맣게 잊었나 봐요. 내가 이 배신자들하고 한 팀이라니….

어? 이러면 안 되는데? 아무리 재미나도 나까지 이러고 싶지는 않은데?

아! 난 진짜 갈등이에요! 이 순간 나는 정말 이러는 내가 너무너무 싫어요! 의리라고는 눈곱만치도 없는 한나와 두리를 따라가면서 내 가슴이 왜 이렇게 사정없이 뛰기 시작하는 거예요?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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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 신춘문예]동화 당선작 ‘착한 어린이 이동영’ - 강이경


그림 김유대
선생님이 상장을 들고 들어오셨다.

“지난번 교내 글짓기대회 상이야. 지금부터 부르는 사람은 앞으로 나와. 김병수!”

김병수가 나가고, 그 다음엔 이보람이 나갔다. 나는 열심히 박수를 쳐 주었다. 짝, 보람이가 자리로 돌아오자, 내가 말했다.

“이보람, 너 상 되게 많이 받는다!”



 

“뭐 이 정도쯤이야……. 왜? 너도 상 받고 싶어?”

보람이가 날 빤히 쳐다보았다. 나는 고개를 저었다.

“아니. 난 튼튼하기만 하면 돼. 엄마가 그렇게 말했어.”

보람이가 뭐라고 말하려고 할 때, 선생님이 목청을 높이셨다.

“모두들 주말 즐겁게 보내라. 참, 월요일에는 그림그리기대회가 있으니까 그림 그릴 준비 해 와.”

“네!” 하고 아이들이 대답했다.

나는 점심을 먹는 둥 마는 둥 하고 아빠와 함께 병원으로 갔다. 아빠는 먹을 걸 사러 가시고, 나 혼자 엘리베이터를 탔다. “땡!” 엘리베이터 문이 열리자마자 나는 병실로 달려갔다.

“그동안 할머니 말씀 잘 들었어?”

엄마가 내 머리를 쓰다듬으며 말씀하셨다. 나는 엄마 품에 안긴 채 고개만 끄덕였다. 그때 문이 열리더니 아저씨 한 분과 남자아이 한 명이 들어왔다. 아이는 곧장 아주머니께 달려가 봉투에서 뭔가를 꺼냈다.

“엄마, 이거!”

“어머, 또 상 받았구나! 우리 아들 덕분에 엄마 병이 빨리 낫겠는걸.”

아주머니가 환하게 웃으며 말씀하셨다. 그러자 엄마가 끼어드셨다.

“아줌마는 참 좋으시겠어요. 아들이 상장도 받아 오고. 어디 저도 좀 보여 주세요.”

‘치, 튼튼하기만 하면 된다고 해 놓고서…. 순 거짓말쟁이….’

나는 엄마 품에서 빠져나왔다. 아빠가 먹을 걸 잔뜩 사가지고 오셨지만, 하나도 맛이 없었다.

월요일 3교시, 모두들 그림을 그리려고 운동장으로 나갔다. 나는 도무지 무얼 그려야 할지 알 수가 없었다.

“이보람, 넌 뭐 그릴 거야?”

“난 나무 그릴 거야. 넌?”

“몰라.”

내가 말하자, 보람이가 얼굴을 찡그렸다. 보람이가 나무 두 그루를 그렸을 때, 내가 말했다.

“나도 나무 그릴래.”

“안 돼. 넌 딴 거 그려!”

보람이는 성질을 내며 저쪽으로 휙 가 버렸다.

‘나무가 다 자기 건가 뭐. 가다가 팍 넘어져라!’

보람이는 넘어지기는커녕 어느새 자리를 잡고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다. 나는 벌떡 일어나 보람이에게 갔다.

“이보람, 나 좀 도와줘. 도와주면 너 대신 청소당번 할게.”

순간, 보람이 눈이 반짝였다. 나는 보람이가 마음을 바꿀까 봐 겁이 났다.

“그림만 그려 주면 색칠은 내가 할게.”

보람이는 잠시 생각하더니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고는 쓱쓱 하더니 나무들을 멋지게 그려 주었다.

“색칠은 저기 가서 해. 내 옆에서 하지 말고.”

나는 신이 나서 도화지를 들고 멀리 갔다. 색칠을 하고 나니 나무들이 제법 그럴 듯했다. 색칠이 삐죽삐죽 밖으로 나가긴 했지만, 그 정도면 훌륭했다. 그때 그림은 멀리서 보는 거라던 말이 생각났다. 나는 그림을 세워 두고 뒤를 돌아 몇 걸음 걸어갔다.

그림을 보려고 기분 좋게 뒤를 돌았을 때였다. 도화지가 바람에 날려 저만큼 가고 있었다.

“안 돼!”

나는 도화지를 잡으려고 냅다 뛰었다. 도화지를 거의 잡았다고 생각하는 순간, 가슴이 쿵 내려앉았다. 그만 도화지를 밟고 만 것이다. 나는 천천히 발을 들었다. 나무 그림 위에 운동화 자국이 쿡 찍혀 있었다. 아무 생각도 나지 않았다.

저녁에 밥을 먹는데 입맛이 하나도 없었다. 나는 방으로 들어가 이불을 푹 뒤집어썼다.

‘난 수학도 못하고, 그림도 못 그리고, 글짓기도 못하고, 달리기도 항상 4등밖에 못 해. 그리고 운도 없어! 죽을 때까지 상장 한 번 못 받을 거야…….’

가슴이 점점 더 답답해졌다. 나는 이불을 휙 젖혔다. 어둠 속에서 모니터 전원 불빛이 깜빡이고 있었다. 나도 모르게 웃음이 났다. 나는 벌떡 일어나 컴퓨터 앞에 앉았다.

다음날, 학교가 끝나자마자 컴퓨터 게임을 하려고 우리 반 민수와 함께 집으로 왔다.

“우리 손자 인자 오나? 친구도 왔네. 어서 온나.”

할머니 목소리가 다른 날하고 달랐다. 할머니가 웃으며 나에게 눈을 흘기셨다.

“아이고, 니도 참, 상장을 탔시마 말을 해야쟤, 그래 처박아 두면 우야노. 상장은 이래 액자에 넣어가 벽에 쫙 걸어 놓는 기라.”

할머니 뒤로 상장이 죽 걸려 있었다. 나는 눈을 감아 버렸다.

“전국 어린이 미술대회 우수상, 교내 글짓기대회 최우수상, 달리기 일등상, 착한 어린이상……. 상을 이래 마이 받고도 말을 안 하다이, 니가 속이 보통 깊은 아가 아인 기라…….”

할머니가 말씀하시는 동안, 나는 고개를 돌려 민수를 보았다. 민수 얼굴이 굳어 있었다. 나는 민수를 끌고 방으로 들어갔다. 민수가 그제야 웃음을 터뜨렸다.

“하하하, 저게 상이냐? 가짜로 인쇄한 거지! 하하하하…….”

민수가 겨우 웃음을 그쳤을 때, 내가 말했다.

“너, 아무한테도 말하지 마.”

나는 민수에게 내가 가장 아끼는 캐릭터 카드를 주었다.

다음날 아침, 교실에 들어서자, 누군가가 큰소리로 말했다.

“왕 천재님 오셨다!”

“와하하하….”

아이들이 책상을 두드리며 웃기 시작했다. 나는 민수를 노려보았다. 민수는 어깨를 으쓱하더니 고개를 돌렸다. 그때 선생님이 들어오셨다.

“좀 조용히 하자. 너희가 만날 이렇게 떠드니까 정신이 하나도 없잖아. 지난 토요일에 교장 선생님이 일기장 걷으라고 하셨는데 까맣게 잊어버렸어. 그러니까 내일 일기장 꼭 가져와. 오늘 일기도 꼭 쓰고.”

그 날 저녁, 일기를 쓰는데 눈물이 뚝 떨어졌다.

토요일날 나는 엄마한테 가지 않았다. 아빠 차가 멀리 사라질 때는 눈물이 나려고 했다. 그 후 일주일 동안 전화로 엄마 목소리만 들었다. 그러니까 엄마가 더 보고 싶었다.

오늘은 엄마한테 가려고 학교가 끝나기만 기다렸다. 드디어 선생님이 들어오셨다.

“자, 이름 부르는 사람은 앞으로 나와.”

또 상장인가 보았다. 무슨 상장인지 하나도 궁금하지 않았다. 선생님이 이름을 부르셨다.

“이도영!”

아이들이 나를 쳐다보았다. 어리둥절했다. 보람이가 내 어깨를 툭 쳤다. 나는 쭈뼛쭈뼛 앞으로 나갔다. 선생님은 큰소리로 상장을 읽으셨다.

“상장. 최우수상. 2학년 1반 이도영. 위 어린이는 꾸준히 일기를 써서 타의 모범이 되므로 이에 상장을 줌. 양촌초등학교…….”

꿈을 꾸고 있는 것 같았다. 선생님은 상장을 다 읽고 나서 일기장을 펼치셨다.

“아이들한테 이 일기 좀 읽어 줄 수 있니?”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우리 엄마는 아프다. 그래서 서울에 있는 큰 병원에 계신다. 수술도 받으셨다. 내가 일을 하나도 안 도와드려서 엄마 허리가 아픈 거라고 할머니가 그러셨다. 다 나 때문이다. 그런데 엄마 옆에 있는 아주머니는 아들이 상을 받아서 빨리 나을 것 같다고 하셨다. 그래서 나도 엄마가 빨리 나으라고 컴퓨터로 상장을 만들었다. 그런데 민수한테 들켰다. 부끄럽고 화도 났다. 그래서 엄마가 보고 싶은데도 안 갔다.

하지만 그까짓 상장이 없어도 이번 토요일에는 엄마한테 갈 거다. 상장을 못 받는 대신 엄마를 많이 도와드리겠다고 약속할 거다. 옷도 아무 데나 벗어 놓지 않고, 가방도 항상 제자리에 놓겠다고 약속할 거다. 그러면 엄마가 기분이 좋아져서 빨리 나을지도 모른다. 엄마가 보고 싶다.

엄마, 사랑해요.

나는 고개를 들었다. 모두 나를 바라보고 있었다. 그때 보람이가 박수를 쳤다. 그러자 여기저기서 박수 소리가 났다. 박수 소리는 점점 커졌다. 나도 모르게 꾸벅 절을 했다.

“수업 끝! 월요일날 만나자.”

선생님이 웃으며 큰소리로 말씀하셨다.

나는 상장을 안고 집으로 달려가기 시작했다. 자꾸 웃음이 났다. 날개가 달린 것 같았다.

강이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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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출처 : 승주나무 > <알라디너를 위한 예쁜우리말 사전> 세 번째 - 한 의미 두 형태 불가

 한글 맞춤법의 특징 중 유달리 중요시되는 것은 하나의 형태에 이질적인 의미를 가진 낱말을 무척 싫어한다는 점입니다. ‘부치다’라는 단어처럼 하나의 단어에 여러 가지 뜻이 달려 있을 수도 있지만, 그와 발음이 비슷한 ‘붙이다[부치다]’가 ‘부치다’와 혼용되는 것을 극도로 꺼리고 있습니다.


그래서 한글맞춤법 제6장(그밖의 것) 중에서도 마지막 손님인 57항에 그에 관한 방침을 명시해 놓았습니다. 언중들이 이 용어들을 혼용하는 이유는 1. 발음이 비슷하고, 2. 두루뭉수리로 써버리거나 3. 사동/피동형태를 모르거나, 의미를 분별하지 못할 때 등의 이유가 있습니다. 맞춤법에 명시된 것이나 일상적으로 쓰는 단어 중 빈번한 것의 예를 들면 다음과 같습니다.


놀랠 정도로 → 놀랄 정도로

☞ 놀래다 → 놀라다의 사동형(놀라게 하다)



마음으로 바래다 → 마음으로 바라다

☞ 바래다 → 색이 바래다



세 살박이 → 세 살배기

☞ 박이다 → 살이 박이다(굳은살이 생기다)

※ 살이 배기다(백이다) → 살이 박이다



조리다 / 졸이다

조리다

☞ 어육이나 채소 따위를 양념하여 간이 충분히 스며들도록 국물이 적게 바짝 끓이다. (생선을 조리다, 생선조림)


졸이다( 졸게 만들다(사동형) / 초조해하다)

☞ ‘졸다’의 사동형

※ 졸다 : 찌개, 한약 따위의 물이 증발하여 분량이 적어지다. / 겁먹어 기를 펴지 못하다(‘쫄다’는 구어체)



부딪히다 / 부딪치다

무딪히다

☞ ‘부딪다’의 피동형 (~에, ~와 등 다른 사물이나 현상 등에 당하다는 의미)


부딪치다

☞ ‘부딪다’를 강조하여 이르는 말 (내가 어떤 사물이나 현상을 뚫고 가거나 마주치다 등 나의 행위가 능동적으로 문장에 드러나는 경우)



가름 / 갈음

가름

☞ ‘가르다’의 명사형(분별이나 구분을 뜻함)

예 : 이 일에 대해서는 가름이 잘되지 않는다

※ 판가름

갈음

☞ ‘갈다’의 명사형(대신하다 또는 바꾸다의 뜻)

예 : 저를 도와주신 분들에 대한 감사의 인사로 축사를 갈음합니다.



든/던의 차이


'-든'은 선택적 상황에 대한 표현에 활용된다. 다만 반드시 둘 이상의 대상이 와야 하는 것은 아닙니다.

예 : 내가 무엇을 하든 무슨 상관이야!

예 : 네가 그것을 하든 말든. (하던 말던 X)

 

이에 비해 '-던'은 과거의 상황을 표현하는 말입니다. 따라서 선택적 상황은 올 수 없습니다.

예 : 공부를 하던 교실이다. (하든 X)


이 외에도 시대와 세대에 따라 문화와 지역에 따라 변천하여 구분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죽음 / 주검, 놀음 / 노름 등이 그 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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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라딘을 하다 보니 창피한 것도 없어졌다.

족욕하는 걸 다쓰다니 나주에 목욕 중도 나오는게 아닌지

^^

아침 요가를 가려고 했는데 늦게 일어나는 바람에

못가고 (어젯밤 아니 오늘 새벽5시 다되어 잠이 들었다-게으름에 대한 변명)

할일을 쌓여둔채 이래저래 알라딘만 산책하다가

족욕이라도 해야겠다 싶어서 족욕을 하고 있다 

발 건강이 중요하다는 울보님의 페이퍼도 한 작용했겠지만 그간 너무 족욕을 안해주었다는 생각에서

뜨거운 물을 가득 붓고 김 모락모락 족욕 중이다.

잠시 후면 빨간 발을 기대하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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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리스 2006-01-05 14: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으흐흐... 좋으시겠어요.
단, 화상주의!! ^^

하늘바람 2006-01-05 14: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 낡은 구두님 빨간 발에 겁먹으셨죠? 호호

이매지 2006-01-05 14: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맨날 맨날 했더니 요새 발이 좀 이상해졌어요 ㅠ_ㅠ

하늘바람 2006-01-05 14: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매일하면 이상해지나요?

이매지 2006-01-05 15: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글쎄. 제가 이상한가봐요 ㅠ_ㅠ

하늘바람 2006-01-05 16: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매지님 그럴리가요

진주 2006-01-05 20: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매일해야 효과있다는데요?
<온도는 40도 정도(42도를 넘기면 안 되고요), 20분 이하로 매일.>
전 족욕 효과 좀 보고 있어요^^

하늘바람 2006-01-06 10: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진주님 어떤 효과를 보셨나요?

진주 2006-01-06 14: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한여름에도 손이 너무 차서 악수를 못할지경인, 수족냉증이고요, 추위도 무지 많이 타고요..한마디로 전체적으로 순환이 잘 안되거든요. 그게 많이 좋아졌어요. 혈색도 좋아지고요(창백한 거보담 발그레하니 이쁘잖아요) 추위를 좀 덜 타는 거 같아요. 혈행이 좋아지니까 덜 피곤하고요. 온몸이 훈훈해지니까 겨울이 덜 괴롭네요. 확실한 효과는 발에 구둣살이 없어지고, 맨날 관리해주니까 뽀송뽀송^^ㅋㅋ

하늘바람 2006-01-06 19: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정말 저도꾸준히 해보아야겠어요. 그러나 오늘도 아직 안했다는^^
 
 전출처 : 이매지 > 서바이벌 2006! 생존전략 야채솥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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