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을 꼴딱 새버렸는데 어느새 아침이네요.
이제 막 졸린데 지금은 잘 수가 없고 아마도 8시 넘어 잠깐 눈을 붙이면 곧 태은이가 일어나겠죠.
속상한 일이 있어서 잠이안 오더라고요.
그렇다고 어디다 화풀이하거나 하소연할데도 없어서 아무렇지 않은척 하다가 밤이 되어 태은이도 자고 혼자만의 시간이 되면 잠못자고 한숨만 쉽니다.
어제 밤은 참 속상했는데 잠은 안 오고 그래서 선물용 모자만 열심히 떴어요.
원래 올해 가기전에 다 보내드려야지 했는데 태은이 잘때 조금씩 뜨다보니 자꾸 늦어져서 나름 마음이 조급했거든요.
뜨게질은 마음달래고 시간보내기엔 딱이에요.
밤새 아무생각안하고 집중해서 떴더니 두개 반을 떴네요.
물론 마무리는 제가 못해서 맡겨야 하지만 그래도요.
완성 되어가는 모자를 보니 마음이 많이 풀립니다.
오늘만 지나면 낼은 2008년이군요. 제 나이도 이젠 제대로 만만찮은 나이가 되었구요.
2007년을 돌이켜 보면 아~
저 혼자만의 아~이겠지만
정말 아~하는 소리가 절로 납니다.
몸이 아파도 아픈걸 못느꼈고 힘들어도 힘든 줄 몰랐고
얼굴에 스킨하나 못바르고 지나간 시간들이 수두룩.
내가 날 돌보지 못하고 나는 사라져간 시간들이 수두룩.
대신 얻은 보물.
그런데 어젠 속상해서 그런지
자꾸 태은이한테 미안해져요.
나한테 온건 너무 고맙고 고마운 일인데
태은이한테는 정말 안좋은 일 같아요.
나한테 오지 말고 더 좋은 부모 만났으면 얼마나 좋았을까.
좋은 아빠 좋은 엄마 밑에서 사랑을 베풀고 아무 걱정없이 꿈만 꾸며 살면 얼마나 좋았을까
복도 지지리도 없지.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러니까 자꾸 눈물만 나더라고요.
그래서 자는 태은이 머리를 자꾸 자꾸 쓰다듬었어요.
올해는 제게 참 소중한 한해입니다.
태은이가 온 날이니까요.
아이가 없었을때는 정말 몰랐어요.
나를 송두리채 포기해도 하나도 아깝거나 억울하지 않을 무엇이 있다는 것,
과연 그런게 있을까
영원한 사랑
그런게 존재할까
그런데 있더라고요.
새삼스러울지 모르지만 제겐 참 신비한 느낌입니다.
그래서 올해가 가는게 아쉬워요.
발을 동동구르며 안보내고 싶네요.
내년엔 어떻게 살까
부지런해지고 이젠 좀 완벽해 지자.
늘 덜렁거리고 게으르고 뒤로 미루는 습관아 내게서 좀 떠나가렴.
내년에 태은이가 올해보다 두배 세배 행복해지는 한해였으면 합니다.
그게 제 소원이에요.
알라딘 지기님들
제게 님들이 있어서 얼마나 위로가 되는지 모릅니다.
모두모두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