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잔치에 대한 마음을 비웠는데도 곳곳에서 속상함이 밀려온다.
속상함 1.
시어머님은 태은이 미역국과 찰밥을 해주며 소원을 빌라고 하셨는데 그 소원의 내용인즉 아들을 점지해달라는 ~
아니 지금 시대가 어느 시대인데
하면서도
흑
결국 돌잔치를 환영하지 않았던 이유가~
그래서 태은이에게 참 미안했다.
나 아는 일러스트 레이터는 얼마전 딸을 낳았고 그 집에는 온통 아들 뿐이라 완전 축제에 공주 탄생 분위기였다.
그런데 태은이는 태어날때부터 시부모님께 들은 말이 아들이었으면~
그도 이해는 된다.
시댁에 형님이 딸만 둘을 나으셨기때문,
하지만 형님이라해도 나와 나이가 같은 것같은데 형님꼐 아들을 낳으라 하시지. 왜 어렵게 어렵게 가져서 낳은 태은이에게 그러느냐 말이다.
흑.
태은이가 아무래도 우리 집에 태어나서 돌잔치도 제대로 못하고
미안함에 어찌할 줄을 모르겠다.
속상함 2.
태은이를 임신하면서부터 동네서 언니 동생하며 세명이서 친하게 지냈다.
그중 한명은 태은이와 딱 이틀차이를 두고 태어나 거의 친구처럼 지냈는데
그 아이는 지난 토요일 돌잔치를 했다.
셋 중 늦게 아이를 낳은 언니가 태은이 돌선물이라 고 주었는데
옷이었다,
고맙게 받았지만
모르면 모를까
어쩌면 함께 친하게 지내고 같이 밥먹고 같이 이것저것 했었는데 선물 차이가 그리 날까
돌잔치 하는 아이 선물은 당근 돌잔치에 가서 무한한 축하와 덕담 그리고 돈
우리 태은이에게는 옷
그런데 그 옷이 자켓과 우주복인데 우주복은 작아서 맞지 않았다.
보는 앞에서 입혀보았는데 작아서 태은이가 다리를 펴지 못했다.
바꿀 수 없냐고 하니 인터넷으로 사서 바꿀 수 없고 그 사이즈가 가장 큰 사이즈란다.
태은이는 체격이 큰 편도 아닌데 도 옷이 작다니.
맞지 않는 옷 선물도 속상했는데
자켓도 나름 귀엽기는 하지만 한번 빨았는데 보풀 장난아니다.
그래서 궁금해서 인터넷으로 한번 그 옷을 찾아보니
헉
만원도 안되는 옷값
자켓과 우주복이 묶여서 그 저렴한 가격으로 판매되고 있었다.
물려받은 옷도 다 맘에 들었는데 선물 받은 옷이 맘에 안든 적이 이번이 두번째다.
그 첫번째는 아이옷이라 산게 아이 8개월때 세살짜리 입는 걸 사서 주었는데 시장에서 산 티가 팍팍 나면서 보플 마감처리 하나도 안되어 있고 빨았더니 까만 물이 계속 나오고 니트라 올도 다 풀려있었다. 그런 건 정말 최악이라 여겼는데 이번이 두번째다.
사정이 있어서 선물을 못한다고 해도 속상해 하지 않았을 거다,
마음으로 쓴 편지 한 장 주어도 오히려 더 기뻐했을 거다,
그런데 차별과 맞지도 않는 저렴한 옷을 고르고 골라 보낸 걸 생각하니 그 언니에 대한 마음이 절로 멀어진다.
딴엔 그 언니 아기 날때 하나라도 더 챙겨주려고 기저귀에 모유 저장팩도 이마트 갈떄 하나 씩 더 사서 놀라 간다하며 챙겨 주고 부담스러울 까봐 남은 거라 둘러대곤 했는데.
두유를 먹어야 젖이 잘나온다고 두유도 사가고 아기 백일이라 난 막상 태은이 방한 우주복도 못사주었는데도 꽤 거금을 주고 방한 우주복을 사서 보냈는데도.
그래도 내맘이 전해지지 않았던 걸까.
이상하게 열을 해야 하나가 들어오는 네 부덕이 여전히 그러한 것같아 속상하고 슬펐다.
그 언니
어제 돌잔치 한 아이 선물 사러 간다고 하니 돈으로 주란다.
돈이 좋지 않냐고
그러면서 그 언니 왜 내겐 그 허접한 옷을 사 준거지?
그냥 저냥 참 속상하다.
단 속상한 일들도 많은데 난 그냥 태은이에게 미안함만 밀려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