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10일은 제 음력 생일이었어요.
전에는 많은 친구들이 연락을 해서 만나기도 하고 선물도 받고 그랬는데 결혼하고 아이키우고 어쩌고 저쩌고 하다보니 연락하는 이 하나 없더군요.
친정엄마는 사실 결혼전에도 말만 하시고 잘 챙겨 주시지 않으셨었답니다.
뭐 이리 말하면 속상해 하실지 모르지만 사실이에요. 잊은적도 여러번 이었으니까요.
그래도 알라딘 지인분이 축하해주신다고 하셔서 정말 감동했지요.
하지만 이번 생일은 좀 특별한 축하를 받고 싶었답니다.
특히 옆지기에게요.
이벤트와 선물에 약한 옆지기.
늘 혹 기억 못 할까봐 그럼 슬퍼질까봐 미리 설레발을 해 두는 스탈입니다. 제가 참으로~
뭐 생일이 중요하다고.
게다가 친구들이나 이웃사람들이 받는 선물들을 보면 사실 경제 사정상 그렇게 엄두를 내면 큰일날 일임이도 샘이 나더라고요.
반지나 목걸이 꽃다발은 아니더라도 후리지아 한단이라도 받고 싶었어요.
뭐 축하한다는 말이라도.
그런데 막상 미역국도 제가 끓여먹어야 한다는 사실이 속상헀답니다.
그래서 아침을 대강 먹고떼울려고 했었지요.
이래저래 미역국은 저녁에 끓여 먹었는데요.
옆지기에게 감동적인 선물을 받았습니다.
사태가 역전된 것이라 할까요.
사실 전 하루종일 뽀로통하고 화가 나 있었거든요.
옆지기가 처음으로 떡케익을 만들어 준거에요.
저엃게 초를꽂고 노래도 불러준 것은 처음이랍니다.
처음 떡케익을 만든다 할때는 역시 시무룩했습니다.
떡 좋아하지도 않는데
뭐 등등 하면서
그런데 완성된 모습은 무지 감동이었고요.
많이 고맙고 많이 미안했어요.
전 옆지기 생일 때 해준게 없거든요.
재밌는 것은 태은이의 반응인데
태은이는 무척 겁쟁이랍니다.
그릇에 담가 놓은 미역을 보고도 도망을 갔지요.
떡반죽을 만져보라며 손을 씻기고 팔까지 걷어주었는데 절대 안만져서 억지로 만지게 하니 소리를 지르며 손을 내빼요.
케익을 접시에 놓으니 눈이 휘둥그레져있는데 초에 불을 붙이니 아주 기겁을 합니다.
안고 있는데 사실 저 사진은 무서워서 안겨있는거고요,
저 장면 바로 담에 울면서 도망갔답니다.
내년이면 자기가 불을 끈다고 난리칠게 뻔할텐데 말이에요.
옆지기님 고맙습니다.
철없는 마누라 생일날 고생했지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