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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랑 놀아 줄게 ㅣ 맹&앵 동화책 1
김명희 지음, 이경하 그림 / 맹앤앵 / 2009년 10월
평점 :
짝바꾸기에 대한 추억은 누구에게나 있다.
내게도 가장 기억남는 짝바꾸기에 대한 추억이 있는데 6학년 때였다.
일주일마다 짝을 바꾸는데 같은 줄에서 만이었다.
나는 너무 싫어하는 아이가 있었는데 같은 줄에서 고르다 보니 어쩔수 없이 여러 번 짝을 할 수 밖에 없는 아이였다.
매 짝을 할때마다 툴툴댔고 냉혹하게 대했다.
얼굴이 시커멓고 넉살좋은 그애가 그땐 그냥 싫었다.
점심 시간 도시락을 나눠먹는 것도 싫었던 것같다.
하지만 그애는 키만 삐쩍 컸지 뭐하나 예쁜 것도 없는 나를 나름 좋아했었던 것같다.
새로 짝이 바뀌는 월요일 아침마다 그애와 짝이 되었다는 사실을 그애 표정과 말투로 알았다.
지금도 잊혀지지 않는 말
"너도 좋아하면서."
몸서리 칠만큼 말도 안된다고 싫어했던 말.
하지만 그애가 고마웠던 기억도 많다
찱흙 준비물을 안 가져왔을때 말없이 자기 준비물을 들이밀던 손. 그땐 그것도 싫었다. 맛없는 도시락 반찬이 창피해 맛있어 하며 꾸역꾸역 먹을때 맛있다며 그릇째 들고 먹던 모습. 비오며 ㄴ자기 우산을 살짝 놓아준 마음. 물론 나는 필요없다며 뿌리치고 뛰어갔지만.
지금 생각해보면 참으로 멋진 남자가 되었을 것같다.
이 책 너랑 놀아줄께는 불가능한 약속이다. 주인공 진성이 이젠 다시 놀 수 없는 곳으로 갔으니까.
설정은 아주 뻔하다. 가난한 아이 진성이와 부잣집 공주처럼 자라는 연지.
아이들은 미안함과 사랑과 함께함으로 커나간다. 하지만 그것을 만회할 기회가없이 끝나는 건 참 잔인하다. 어쩔 수없는 일이지만 그래도 연지 마음이 너무 아프다. 그래서 책이 끝나갈 무렵 연지 마음이 되어 펑펑 울었다.
후회는 거기서 끝난다.
늘 지나고 나서 후회하고 아파하지만 만회할 기회가 없는 경우가 많다.
아이들이 서로를 존중하고 서로를 위하며 살아가는 사회. 그 세상을 꿈꾸는 데 이 책은 꼭 필요할 것같다.
오늘도 어느 학교 어느 교실에는 수많은 연지와 진성이가 있을 테지.
연지 처럼 더 늦기 전에 아이들이 이 책을 읽고
따스한 마음을 친구에게 전했으면 한다.
나도 지난날 내짝한테 뒤늦은 사과를 해본다.
함께 놀아주지 못해 정말 미안하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