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죄가 없다는 건 모두가 아는 사실일세. 그러니 억울해하면 지는 것일세."그냥 읽고 있는 책이었다. 머리를 식힐려고. 나는 깜짝 놀랐다. 내 이야기같은 이구절은 뭐란 말인가-26쪽
이옥을 비호할만한 사람은 눈을 씻고 찾아봐도 없을 터였다. 그러니 만만한 이옥을 대상으로 화풀이를 했다는게 사건의 전말을 분석한 이들의 일관된 의견이었다. 상황이 그렇다면 억울하지만 어쩔 수 없었다. 어찌 임금에게 맞서겠나.-그랬다. 굳이 굳이 나를 위해 이야기해 줄 사람이 없었다. 그래서 그게 더 오해를 낳았다.-37쪽
지틸대로 지쳐 있는 자신의 속내 따위는 끝내 드러내지 않는다. 그저 무료하니 시장 풍경을 본 것이고, 다 보았으니 기대고 누운 것 뿐이다. 나는 이옥이 되다가 김려가 되다가 한다.-43쪽
눈물이 뚝뚝 떨어졌다. 다 잊었다고 생각했지만 실은 하나도 잊지를 못했다.오래전 겪은 고통이 어제 일처럼 가슴 아프게 다가왔다.-45쪽
11월 14일옛날에도 어진 사람 억울한 죄명 썼나니이내 몸도 덧없이 유배의 길을 떠나는구나목 놓아 통곡하니 애간장이 터지는 듯하다.무심하구나. 저 하늘은. 이 심정을 몰라주네.-비가 내린다, 그리고 그치고 해가 뜨고 또 비가 내린다. 무언가를 하는데 몸 따로 맘 따로 노는 듯하다-47쪽
쑥갓과 상추를 심었습니다.
아주 작은 화분에요.
마당도 없고 화분놓을 곳도 마땅치 않지만
뭔가 내손으로 길러 변화되는 걸 보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내 삶의 작은 변화를 꿈꿔봅니다.
파릇파릇 향긋한 향내로 우동을 끓여먹을 때 한두잎 잘러 넣어도 맛날 것같고
고추장에 쓱쓱싹싹 비벼 먹을 때 넣어 먹어도 좋을 것같고
심고 물을 주고
햇살이 비추는 곳에 놓아둡니다.
나는 그렇게 싱그러운 삶을 꿈꾸었지
하는 생각을 해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