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가 기어다니는 사이

나는 온 상자란상자를 뒤집고 가방과 가방을 몽땅 열어보았다

두아이 예방주사 수첩이 안보인다는 것.

도무지 기억이 안난다

분명 집에 있는데

어디 있는건지

늘 잘 둔다고 두면 못찾는다.

에효 잘 두지 말걸,

아이가 내내 울며 보채서 암것도 못하다가 겨우 잠들어서 예방주사 맞히러 가려다 월요일 가기로 했다.

이런 황금 시간 나도 힐링좀 하자

얼굴에 팩을 븥이고

차를

사실 커피를 마시고 싶은데 마침 커피가 똑 떨어졌네.

(난 모유를 먹이면서도 커피를 마시는 만행을 부린다.)

간신히 옆지기를 설득해 산 커피인데 어느새 훌쩍 다 마셔버린.

ㅠㅠ

아껴마실걸

그래서 대신 있는 차 찾아보다 lipton이 보이길래 냉큼 따뜻한 물에 마신다.

잠시 후 또 아이 유모차 끌고 큰 아이 데리로 가야한다.

대체 내 기억력은 어케 된건지

제발 나왔으면 제발로.

일단 잠시 햇살 들어오는 창가에 앉아 팩하며 차마실 수 있는 여유를 준 우리 둘째에게 감사하며 힐링 중이다.

 

 

 

 

잠시 딴 이야기

아무리 출판사가 어렵다지만 새로 쓰는 동화 작업에 원고료가 평소의 반정도.평소도 작게 받은 편이었는데 ㅠㅠ

작가들은 뭘로 먹고 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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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03-29 18:42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3-04-03 03:45   URL
비밀 댓글입니다.

파란놀 2013-03-29 22: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음.. 웬만한 작가들은 굶으며 살지 않나요? ㅋㅋㅋ
-_-;;;;;
저도 '작가'인 주제에 이런 말을 하니 참 쓸쓸하지만,
굶으면서도 새삼스레 즐겁게 다시 쓰고 또 쓰면서
아름다운 삶을 꿈꾸는구나 싶어요.

느긋하게 쉬면서 좋은 마음 되찾으셔요.

승주나무 2013-03-30 13: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너무 잘 둬도 탈인 것 같아요.
그래도 덕분에 기분전환을 하셨네요.
마지막 딴 이야기에서 철푸덕 하고 쓰러집니다. ㅠㅠ
 

지난 목욜 이사를 했다
갑작스럽게 일이 진행되어 정신없었다
해가 잘 들고 나만의 옥상이 있어
올여름 고추와 상추 토마토 키울 생각에 들떠 있다
이사할집을 겨울 내 알아보며 유목민은 어케 살았을까 싶었다
이곳에서 적어도 2년은 아이키우며 글쓰며 채소를 가꾸며 행복을 키우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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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극곰 2013-03-26 13: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멋지네요. 고추와 상추가 자라는 걸 보면 기운이 샘솟을 듯요!
하늘바람일 일도 잘 풀리시길 바라요~

하늘바람 2013-03-26 13:50   좋아요 0 | URL
감사해요 님
고추 상추 사진이 올 여름을 장식하겠죠

파란놀 2013-03-26 15: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얼른 흙 갈아엎고 모종 장만하셔야겠군요.
짐 잘 추스르시고,
고추며 토마토며 곧 심을 때이니
즐겁게 심으셔요.
배추도 두어 포기 함께 심어 보셔요~

희망찬샘 2013-03-27 06: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나만의 옥상~ 근사하네요. 좋은 이야기 많이 짓는 (아이들과도, 일과도) 시간들 되시길 기원합니다.

세실 2013-03-27 08: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나만의 옥상이라.....멋진걸요^^
아이들과 예쁘게 가꾸어 나가시길요!!

마녀고양이 2013-03-27 11: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직 몸도 안 좋을텐데, 또 이사를 하셨나요?
아우.... 몸 괜찮아요? 두째도 건강한가요?
새로 이사한 집에 햇볕 잘 드는 옥상이 있나봐요.... 가끔 햇살에 힐링하는 시간을.. ^^

그러게요, 적어도 2년은 꼬옥 아이들과 거기서 예쁘게 평온하게 지내시기를.

울보 2013-03-27 23: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사를 하셨군요, 예전집도 이사한지 얼마 안된것 같았는데,,,
고생하셨어요,아이들이랑 즐거운추억만드세요
 

오랫만에 알라딘 와 보니

알라딘 기프트 상품이 사라졌다

그걸 이제야

아쉽다

ㅎㅎ

그런데 마음을 당기는 상품들이 있더라는

 

알라딘이 하면 멋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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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알라딘에 둥지를 튼 이유는

내 속상함과 외로움을 털어놓을 곳이 필요했고

당시 나는 매킨토시라는 디자인용 컴퓨터를 쓰고 있었는데 그게 되는 곳이 알라딘이었다.

둥지를 틀고 보니 더 없이 따뜻했고 나의 많은 한숨과 기쁨과 소소함이 풀풀 녹아나고

그래서 이곳이 없었으면 어쩌랴 싶을 만큼 고마움을 받으며 지냈고 지내고 있다.

그런데 요즘 나는

내 이야기를 쓰는데 인색해져 있다

나를 꾸미는데 인색해져서

오늘 잠시 우리집에 들른 사람이 6년전 가족사진 속 나를 보고는 아이 키우고 낳고 하시며 많이 힘드셨나봐요 저 얼굴이 없네요 한다.

나는 어디로 갔을까

구구절절한 내 이야기는 할 수도 없고

하면 할 수록 알라딘 지기들이 내게 멀어져 간다는 생각이 든다

그래서 점점 내 이야기를 안하게 되니

나는 나름 점점 외로움에 빠지게 된다

가끔 미친듯이 외롭고 아무도 날 사랑하는 것같지 않을땐 그나마 알라디너들의 위로가 힘이 되곤 했는데

요즘 나는

힘은 되나 시간이 없고 지친 하루하루 속에 차라리 자버리던가 단순 오락을 하며 시간을 떄우고 있다

점점 단순하고 생각없는 사람이 되어가는 느낌.

그러던 와중에

인형을 주인공으로 하는 책 스토리를 맡게 되었는데 세번째 다시 쓰기를 요청받았다.

그냥 보통 책이 아니라 아주 특별한 책을 원한다는

철학과 감동과 시어같은

원하는 것이 무언인지를 안 순간

나는 이십대의 나를 만났다

그때 나라면 정말 잘했겠다 싶은

그래서 갑자기 급 우울해졌다

지금 나는 잘 할 수 있을까

단순할대로 단순해진 내가 창비의 마음의 집같은 책을 쓸 수 있을까

 

 

 

 

 

 

 

 

 

 

 

 

 

이런 느낌을 담을 수 있을까

슬픔을 담담하게

힘듦을 이겨낼 수 있는 밝음으로

내가 내가 그려낼 수 있을까

잠시 내 마음은 주저 앉았다

그러고 나서 다시 일어서서 담당 주간님께 고맙다고

내게 기회를 주어서 고맙고 다시 이십대 나를 만나게 해주어서 고맙다고

내가 다시 그떄로 돌아가려며 난 좀 오래걸릴거 같으니 욕하지 않고 기다려 줄 수 있느냐고 물었다

그렇다고 해서 정말 고마웠다

어쩌면 내 삶에서 나는 지금 고마워해야할 상황은 아닐지도 모른다

사십초에 이십대로 마음이 돌아가면 뭐하겠는가

난 지금 빨리 글이 통과 하고 먹고 살아야 하는데

글을 쓸수록 점점 회의와 곱씹는 기획방향으로 바뀌어 가는 컨셉

좋은 책을 만들기 위한 과정이기에 고개를 끄덕이지만

그냥 어쩌면 오케이 하고 넘어갔으면 하는 바람이 강하기도 하다.

 

힘들고 희망없는 시간을 산다는 것은

게다가 외롭고 사랑받지 못하는 느낌으로 산다는 것은

장님과 같다는 생각을 잠시 해보았다

그러다 늘 드는 생각은

내 두 아이가 내게 빛이 되고 눈이 되어 끈이 되어 나를 이끌어준다는 느낌

나는 나를 좀더 사랑하고

나를 좀더 찾고

나를 좀더 빛나게 해서

당당히 일어서자는.

 

생각해 보면 주저 앉아있는 것은 내 의지였고

일어서지 못하고 있는것도 나때문이니

주위에서 내민 손 조차 제대로 힘주어 잡아보지 않았음인지 모른다.

 

요즘 나는 내 이야기 쓰는 것이 무섭다

어디까지 이야기를 하게 되고 어디까지 이야기를 하고 싶게 될까봐

 

하지만

다시 나는 내 이야기를 쓰러 좀더 자주 알라딘에 오리라 다짐해 본다

더이상 단순해지는 걸 막기 위해서라도

막가파처럼 단순 아지매가 되어서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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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란놀 2013-03-25 06: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주저앉기도
일어서기도

쓰러지기도
사랑하기도

좋아하기도
미워하기도

모두 내 마음이에요.
즐겁게 노래하는 하루 누리시기를 빌어요.
그러면 모든 일
술술 솔솔 잘 되리라 생각해요.
 

일요일 이른아침
반디가 깨서 칭칭거린다
보니 밤새 쉬를 많이해서 옷이 더 젖어저린것
얼른 기저귀를 갈고 다시 재워볼까하니
태은이도 일어난다
엄마 나 원불교갈래
작년에 다니던 어린이집이 원불교에서 하던 어린이집이라 일요일에 원불교를가서 친구들과 놀았었다 올핸 거의 못갔는데 간단다
아기띠를 하고 지하철을갈아타며 갈생각을 하니 넘 지치지만 데려다 주기로 했다
가면서 반짝이 매니큐어도 발라주니
춤추며 폴짝거리고 너를 보며 천사처럼 웃는 태은양
누군가 내게 삶을 객관적으로 보라했다
정말 그러면 내가 내 삶을 객관적으로 보게 되면 어떻게 될까
행복은 주관적이다
엉덩이를 흔들고 춤추는 딸의 미소에
내품에 안겨 천사처럼 잠든 아기를 볼때
삶의 무게는 솜털처럼 가벼워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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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nine 2013-03-10 19: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맞아요. 행복은 책 속에 있지 않아요. 이런 순간 휙 하고 내 곁을 스쳐지나가는 느낌, 그런게 행복이 아닌가해요.
아이가 폴짝거리고 엉덩이를 흔들게 해줄 수 있는 엄마의 마음, 그보다 더한 행복이 있을까요.

파란놀 2013-03-10 20: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좋은 하루
내일도 모레도 글피도
실컷 누릴 수 있기를 빌어요

수이 2013-03-14 12: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키우는 재미가 확실히 있죠.
즐거운 하루 보내시기를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