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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그인하시겠습니까? - 국어시간에 쓴 중학생 소설 모음 ㅣ 아침이슬 청소년 4
이상대 엮음 / 아침이슬 / 2006년 4월
평점 :
중학교 아이들이 쓴 소설
나는 책을 읽기도 전에 선입견부터 버렸어야 했다
하지만 그러지 못했다.
아이들도 충분히 재기발랄한 글을 쓸 수 있지
무엇보다 그걸 믿고 있었는데 아니었나보다
뭣에 당한 느낌.
적어도 삶에 대한 주제의식은 없겠지
생에 대한 성찰은 없겠지
풀롯에 문제가 엿보이겠지.
왜? 내가 그러니까
사실 나도 그러니까 중학생은 안그럴까? 천재가 아닌 봐에야? 하는 못된 심술보가 있었다.
선입견은 바닷가 모래성 무너지듯 허무하게 무너지고
나는 바들바들 떨며 읽어야 했다.
그 나이에 어떻게 저렇게 구체적인 그리고 살아있는 묘사를 할 수 있을까?
유머와 위트와 재치와 철학과 삶에 대한 깊은 관찰이 작품 하나하나에 녹았있었다.
훗날 아니 그리 머지 않는날 기대되는 작가의 작품은
아직 늦지 않았어.
아버지에 대한 감정이 어른의 그것에 비해 하나도 뒤쳐지지 않고
과연 중학생이 맞나 싶을 정도의 묘사와 감정처리가 뛰어나다.
제목으로 쓰인 로그인 하시겠습니까는
재미와 사회의 문제점이 적절히 배합되어 그대로도 공모작감이다 싶었다.
물론 내가 심사위원이라면 말이다.
누구의 동화를, 누구의 소설을 읽어본들
이렇게 시기와 질투로 범벅되었을까?
도저히 뛰어넘을 수 없는 천재들과 만난 느낌.
이상대라는 선생님의 이끌어줌 때문일까?
난 중학교때 뭐했지?
글짓기 상을 타는데만 만족했고 쉬는 시간 책 몇권 더 읽으며 책이름맞추기 빙고 놀이에 심취했었지.
세상에 중학생이 쓴 소설
내가 고등학교 때 쓴 못된 여자아이가 고아로 나오는 이야기와는 수준이 다른 이야기에 나는 혀를 내둘렀다.
이 책 속 작가들에게 시기어린 박수를 보내며
앞으로 정말 눈 치켜 뜨며 기대한다고 말해주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