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하고 싶은 것이 많은 사람이었지.
꿈들은 언제나 나를 바쁘게 했어.
그리고 그 꿈들은 날개가 되어 모든 사람들이 부러워 했어.
나는 충분히 자유로우면서도 조금씩 얽어맨 고리를 버거워 했을 만큼 구속을 싫어했지.
나는 비밀을 싫어하고 솔직을 좋아했지.
웬만한 일에는 화가 나지도 않아 싸울 일도 없었지.
나는 햇살을 사랑했고 바람을 사랑했고
작은 낙엽을 사랑했고 충동을 사랑했어.
그냥 갑자기 나는 영화를 보러 갔고 그냥 갑자기 한강 고수 부지에 가서 강을 바라보기를 즐겼고
버스를 타고 시내를 돌며 사람구경하기를 즐겼어.
카페에 앉아 낙엽이 창에 와닿는 걸 보는 것은 정말 즐거운 경험이었지.
그 모든 걸 버리고 나는 사랑을 택했어.
모르겠지.
사랑은 사랑이지 그 모든 걸 왜 버리냐고.
이해할 수 없겠지만 사랑을 지키려면 버릴 수밖에 없었어.
나는 대신 싸우기도 해야했고 대신 까다로워졌지.
억지로 하는 일들은 나를 피곤하게 만들었어.
그래서 나는 늘 아팠지.
수많은 꿈들은 꿈들로 묻어야 했어.
충동을 버리고 계획을 세워야했어.
게획은 내몸에 그다지 맞지 않아서 나는 언제나 비판을 들어야 했지.
내게 돌아오는 건 언제나 쓴 소리뿐이었어.
바보가 되기도 했어.
이야기하면 이해 못할 일을 참아야 했고
한심해하는 사람앞에서 계속 한심하게 살 수 밖에 없어어.
그 모든 것보다 더
사랑이 소중하니까
그래서 말이야.
그래서 말이야.
사랑은 소중하지만 내가 갖고 있고 소중히 여기던 것들이 너무 그리워서 말야.
죽어서 몇 백 년 몇 천 년이 지나도 지금 사랑을 다시 만나지 않았으면 해
난 도망가거나 숨거나 하는 걸 못하니까
보면 또 좋아하고 사랑하게 될테니까
제발 수 영겁이 흘러도 제발 만나지 말았으면 해.
대신 지금 살아가면서
내 가진 모든 걸 다 내어 주고
내 날개를 기꺼이 버리고
사랑하며 살래.
그래도 가끔 못 이룬 것들을 부러워 하는 나를
뭐라 하지 말아줘.
나는 폐쇄 공포증이 있어서 갇혀 사는걸 두려워 하지만
열심히 참고 있으니
가끔 충동적인 나를 만나도 너무 몰아부치지 말아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