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출처 : 마늘빵 > [퍼온글] [알라딘 벤트] 우수 리뷰 선발대회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고승희 선생님의 임신생활 어드바이스]
임신체조와 분만호흡법 지금부터 준비하세요.
몸이 점점 불편해짐을 느끼시지요? 이제부터는 분만을 서서히 준비해야 합니다. 너무 이른 것 같다고요? 아닙니다.

제가 말하는 분만 준비는 지금 당장 출산 준비물을 사거나 분만후 필요한 물품을 준비하는 것이 아니고 분만이 잘 되도록 임신체조를 하고 라마즈 분만법과 같은 분만 호흡법을 배우는 것 등을 말하는 것입니다. 현재 산모교실을 다니고 있는 분이라면 정말 잘 하시고 있는 것이고 만약 아직 산모교실을 다니지 않는 분이라면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으니 지금부터라도 다니셔서 분만 및 육아에 대한 많은 정보들을 얻으시고 미리 호흡법이나 체조 등을 배워 분만에 도움이 되도록 준비해야겠습니다. 현재 병원이나 기관에서 무료로 하는 산모교실이 많습니다.

산모교실을 핑계로 바깥바람도 쐬고 다른 산모들과도 이야기를 나누면서 기분전환 효과도 얻을 수 있을 것입니다. 만약 직장에 다니셔서 이렇게 따로 시간을 내기 힘든 분들도 너무 안타까워하지 마세요. 뜻이 있는 곳에 길이 있다고 본인이 관심만 있다면 정보의 바다인 인터넷을 통해서도 임신과 출산, 육아에 대한 정보들을 얻을 수 있고 산모체조나 호흡법도 집안에서 배울 수 있습니다.
<인제대 백병원 산부인과 전문의>
우뇌를 발달 시키는 음악태교, 즐겁게 하는 방법~
  음악태교는 태아와 엄마의 심리 상태를 안정시키고 태아의 우뇌를 자극함으로써 인지능력 개발에
도움을 주는 것은 물론 상상력과 창의력을 키우는데 효과가 큰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효과적인
음악태교를 하기 위해서는 먼저 엄마 자신에게 좋은 느낌을 주는 음악을 선택해 반복해서 듣는 것이
좋습니다. 즐거운 마음으로 음악을 즐기며 복식호흡을 함께 해주는 것도 훌륭한 태교법중 하나입니다.
그러나 꼭 음악을 듣는 것만이 태교는 아닙니다. 엄마가 식사준비를 하면서, 집안청소를 하면서 즐겁게
노래를 부르는 것도 뱃속아기에게 좋은 영향을 준답니다. 오늘부터 "나만의 태교음악 2배 즐기기"를
실천해보시는 건 어떨까요? 태아를 축복하는 마음을 담아 큰 소리로 노래도 불러보구요.
태아가 배 한쪽에서만 놀아요, 괜찮은 건가요?
  태아는 손과 발을 각각 서로 교차한 상태로 자신의 복부에 두고 있습니다. 그러므로 태아의 등이 위치한
부위보다 태아의 배가 위치한 쪽에서 아기의 움직임을 더 잘 느낄 수 있는 것이지요. 아기가 한쪽에서만
놀고 있다고 느끼는 것은 이런 이유때문입니다. 중요한 것은 태아가 자궁 내에서 잘 노느냐 그렇지 않느냐 하는 문제입니다. 산부인과에서는 태동의 변화를 측정하여 태아가 자궁 내에서 건강한지를 평가하는데,
임신 중반기에는 시간당 평균 4회 이상의 태동이 있어야 건강한 태아로 판단합니다.
<우리아이 전문가 상담 >
뱃속 아기는 지금
아기의 피부는 쭈글쭈글하고 약한 상태이지만 몸에는 살이 조금씩 붙어가면서 엄마의 자궁을 점점 더 채우고 있습니다. 몸은 가늘지만 팔 다리의 근육이 발달했습니다.
 
엄마는 지금
배, 엉덩이, 가슴 부분에 흐릿한 붉은 선이 생기는 것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임신선이라는 것인데요, 출산 후 아주 흐리게 되거나 없어지므로 너무 걱정하지 마세요.

댓글(5)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라주미힌 2006-09-28 09: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벌써 25주 되셨네요... (저는 시간이 빨리가는 듯..)
배가 많이 부르셨을 듯.. :-)

똘이맘, 또또맘 2006-09-28 10: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아들넘이 뱃속에 있을때 배가 좌쪽에서 벙그렇게 쑥올라와서 한참을 놀다가 다시 우측으로 옮겨가고 하던생각이 나네요. 지금생각하니 곤질 곤질하네요~ ㅋㅋㅋ 행복하세요 ^^

하늘바람 2006-09-28 18: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산새아리님 지금은 좀 시간이 빠른 것같은 느낌도 드네요.
똘이맘 또또맘님 호호 행복해 하고 있습니다.

꽃임이네 2006-09-28 22: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님 편안한 마음으로 잘 지내세요 ,늘 조심하시면서요 ...

하늘바람 2006-09-29 00: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네 꽃임이네님 알겠습니다. 누구 분부인데요
 

어젯밤 잠이 안오더라고요.

하루종일 분주하고 정신 없었는데 왜 잠이 안오는지

오늘도 기체조에 퀼트도 배우기로 했고 영화도 보러갈건데 자야하는데

자야하는데 하다가 도저히 안되겠어서 주섬주섬 만들기를 시작했습니다.

그래서 만든 것은 바로 이것



펠트 딸랑이예요. 가운데 방울이 소리가 나지요. 곰이라고 만들었는데 만들고 보니 쥐같기도 ㅠㅠ

어머나 사진이 너무나 적나라하게 삐뚤어진 것까지 다 보이네요.

저걸  만드느라 새벽 4시가 넘도록 잠을 못잤네요. 그러고는 다시 아침에 잠이 깼어요.

잠은 오는데 아무래도 복이는 하고픈 게 많나봅니다.

졸린데도 주섬주섬 하게 되니 말이에요.

어제 만든 발도르프 매듭인형을 다시 찬조출연해 봅니다.



매듭인형 목도리는 다음주에 멋진 줄무늬로 바꿔주기로 했답니다.


댓글(12)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라주미힌 2006-09-28 09: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타고난 손재주~!@!

하늘바람 2006-09-28 09: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머나 손재주 없답니다 손재주 없음에 아주 절망하는 나날이랍니다. 산새아리님

해리포터7 2006-09-28 10: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 곰처럼 보여요..정말 잘만드셨어요...근데 딸랑이 안떨어지겠지요? ㅎㅎㅎ

똘이맘, 또또맘 2006-09-28 10: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너무 귀여운 딸랑이. 방울이 곰인형에 난 큰 앞니같네요. 다른님들 말씀하신것처럼 이건 타고난 손재주라고밖에...

마노아 2006-09-28 12: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인형 박물관에 견학온 기분이에요. 너무 예뻐요. 딸랑이 특히 마음에 드네요^^

stella.K 2006-09-28 13: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예쁘네요. 부지런하세요.^^

또또유스또 2006-09-28 14: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님때문에 제가 요즘 둘째를 생각해 보고 있답니다 ..저거 물려 받을 려구 핫핫핫 ( 넝담입니다 )
님 대단하십니다요.. 언제 저런걸 다 만드시는지...

하늘바람 2006-09-28 18: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올리브님 제가 그래서 알라딘을 좋아합니다 못 만들어도 다 칭찬해주시잖아요
해리포터님 네 딸랑이 안 떨어질거예요.
똘이맘 또또맘님 아 정말 그러고 보니 앞니 같기도 하네요^^
마노아님 정말 인형 박물관을 못 보셨나보아요.
스텔라님 집안일을 안하고 저러고 있답니다
또또유스또님 둘재 낳으셔요.그럼 제가 만들어 드릴게요.

아영엄마 2006-09-28 18: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딸랑이 예쁘게 잘 만드셨네요. 근데 잠은 잘 주무셔야 하는데... ^^

하늘바람 2006-09-28 19: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네 지금 너무 졸립네요. 게다가 오늘 기체조 돌아다녀서 그런지 더 졸린 것 같아요

꽃임이네 2006-09-29 02: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ㅏ늘바리님 ..넘 이뻐요 ,,근디 요즘 잠을 통 못 주무시는군요 ,,,걱정되어요님 .

하늘바람 2006-09-29 07: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꽃임이네님 님도 못주무시네요 새벽 두시가 넘도록 못주무시니 너무 피곤하시겠어요
 

발도르프 인형중 가장 쉽다는 매듭인형

흑 그런데 제겐 어렵더라고요. 공그르기 그런 바느질도 잘 모르고 못하고요.

우여곡절 끝에 만들기는 만들었어요 



정말 어이없죠.

원래 발도르프 인형은 처음에 눈코입 없이 만든다네요.

보고나서 다들 실망하실 걸 생각하여 안 올릴까 하다가 그냥 올립니다.

이 간단 한 인형 만들고 엄청 헥헥거렸다는 ㅠㅠ

다음주엔 애벌레 인형 만든데요.

 


댓글(16) 먼댓글(0) 좋아요(4)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전호인 2006-09-27 18: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잘 만드신 거 맞져?? ㅎㅎㅎ

하늘바람 2006-09-27 18: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니랍니다 ㅠㅠ

물만두 2006-09-27 18: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쁜데요^^

Mephistopheles 2006-09-27 18: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무조건 잘만드신 것이고 이쁜 겁니다...!

토트 2006-09-27 19: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 귀여워요. 아기들이 좋아할거 같아요.^^

해리포터7 2006-09-27 19: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하늘바람님..정말 이뻐요..보들보들 아가도 만져보며 좋아할꺼에요...아가들이 갖고 놀고 빨기에 딱 알맞네요...

하늘바람 2006-09-27 19: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물만두님 감사해요.
메피님 호호 용기를 주시네요
토트님 정말 좋아할까요
해리포터님 네 물고 빨고 해도 된다더라고요
다우님 만드는데 걸린 시간은 2시간30분 정도니 잠간 여유내서 만드셔도 될 것같아요

2006-09-27 21:14   URL
비밀 댓글입니다.

플레져 2006-09-27 21: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잘만드셨는데요? 넘 귀여워요.
애벌레 인형도 기대할게요 ^^

하늘바람 2006-09-27 21: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배꽃님 바쁘신 것같았어요. 배꽃님도 무리하시지 마셔요.
플레져님 ㅎㅎㅎ 귀엽게 보아주셔서 감사해요

비자림 2006-09-27 22: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정말 귀엽네요!!
삐에로도 생각나요^^

마노아 2006-09-27 23: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 취향에 좋은데요? 뭔가 친자연적인 느낌이 들어요. 색깔도 마음에 들구요^^

하늘바람 2006-09-28 01: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히 비자림님 만들때는 우리 아기는 하면서 만들었어요. 머리에 솜을 넣고 손과 발에도 솜을 넣어서 묶는데요 솜을 많이 넣으니 머리가 커져서 우리 아기는 머리가 너무 커요 하면서 만들었답니다. ㅎㅎㅎ 손이나 발이 짝짝이 될까봐 엄청 조심스러웠어요. 삐에로 닮았지요?
마노아님 친자연적인 소재라더군요. 속에 넣은 솜도 양모 솜이라 아토피인 아이들이 갖고 놀아도 된다고 해요. 그래서 만든 거랍니다.

리틀타운 2006-09-28 02: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복이가 너무 행복해 보입니다. 저는 제 아기 것을 아무것도 만들지 못했습니다. 준비된 엄마 맞네요.

하늘바람 2006-09-28 08: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밤톨아기님 무슨 말씀이세요. 대신 밤톨아기님은 아기 책을 열심히 만드셨잖아요. 지윤이 엄청 똑똑할걸요. 저는 밤톨아기님 보고 많이배웠는걸요

sooninara 2006-09-29 08: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쁜걸요? 인형이 표정을 가지면 아이들에게 선입견이 생기기때문에 논,코입을 안만든다고 들었어요. 표정이 없어야 아이가 자신의 감정이입을 잘한다고..
색도 이쁘고 만지면 정말 보드라울것 같네요^^
 
 전출처 : kimji > 50, 가을에 읽는 시

알라딘 이벤트를 위해 시집을 좀 뒤적이다가 '가을'이라는 단어가 들어간 시를 좀 찾았다.
문지시인선의 여성작가에서만 골랐다. 그러니 몇 편 된다.

무엇보다도 '가을' 하면 떠오르는 시,는 이거 아니겠는가.

 

개 같은 가을이

최승자

개 같은 가을이 쳐들어 온다.
매독 같은 가을.
그리고 죽음은, 황혼 그 마비된
한 쪽 다리에 찾아온다.

모든 사물이 습기를 잃고
모든 길들의 경계선이 문드러진다.
레코드에 담긴 옛 가수의 목소리가 시들고
여보세요 죽선이 아니니 죽선이지 죽선아
전화선이 허공에서 수신인을 잃고
한번 떠나간 애인들은 꿈에도 다시 돌아오지 않는다.

그리고 그리고 괴어 있는 기억의 廢水가
한없이 말 오줌 냄새를 풍기는 세월의 봉놋방에서
나는 부시시 죽었다 깨어난 목소리로 묻는다.
어디 만큼 왔나 어디까지 가야
강물은 바다가 될 수 있을까.

 

이 시대의 사랑
최승자 지음 / 문학과지성사 / 1981년 9월

   최승자의 시를 무척 좋아했었다. 81년에 발간된 시집을 94년, 스무살에 읽다. 내가 가진 시집들 중에서 가장 낡고 허름한 시집이다. 밑줄도 많고 군데군데 메모도 많다. 그 시절의 나, 스물의 내가 담긴 시집이다. 아, 그 눈부신 나이에 읽기에 너무 잔인한 시들이라는 걸 이제야 알겠다. 오랜만에 읽으니, 옛날 생각 난다.

 

너에게 세들어 사는 동안
박라연 지음 / 문학과지성사 / 1996년 12월

  박라연의 시집을 들추다가 깜짝 놀랐다. 동서울 출발 고속버스 승차권 영수증이 하나 툭 떨어졌기 때문이다. 보니, 2001년 12월 22일자, 18시 10분. 막차였던 것이다. 지금은 남편이 된 '그'에게 가면서 나는 '너에게 세들어 사는 동안'을 읽었던 것이다. 표제지를 보니 2001년 12월 22일,이라고 적혀 있다. 기억난다. 시간이 남아 터미널에서 시집을 샀다. 지금은 애아빠 애엄마가 된 우리 부부의 풋풋한 과거. 은밀한 연인이었던 우리 부부의 지난 시간이 떠오르니, 이 시를 안 읽고 갈 수가 없었다.

 

너에게 세들어 사는 동안

박라연

나,
이런 길을 만날 수 있다면
이 길을 손 잡고 가고 싶은 사람이 있네
먼지 한 톨 소음 한 점 없어 보이는 이 길을 따라 걷다보면
나도 그도 정갈한 영혼을 지닐 것 같아
이 길을 오고 가는 사람들처럼
이 길을 오고 가는 자동차의 탄력처럼
나 아직도 갈 곳이 있고 가서 씨뿌릴 여유가 있어
튀어오르거나 스며들 힘과 여운이 있어
나 이 길을 따라 쭈욱 가서
이 길의 첫무늬가 보일락말락한
그렇게 아득한 끄트머리쯤의 집을 세내어 살고 싶네
아직은 낯이 설어
수십 번 손바닥을 오므리고 펴는 사이
수십 번 눈을 감았다가 뜨는 사이
그 집의 뒤켠엔 나무가 있고 새가 있고 꽃이 있네
절망이 사철 내내 내 몸을 적셔도
햇살을 아끼어 잎을 틔우고
뼈만 남은 내 마음에 다시 살이 오르면
그 마음 둥글게 말아 둥그런 얼굴 하나 빚겠네
그 건너편에 물론 강물이 흐르네.
그 강물 속 깊고 깊은 곳에 내 말 한마디
이 집에 세들어 사는 동안만이라도
나… 처음… 사랑할… 때… 처럼… 그렇게…
내 말은 말이 되지 못하고 흘러가버리면
내가 내 몸을 폭풍처럼 흔들면서
내가 나를 가루처럼 흩어지게 하면서
나,
그 한마디 말이 되어보겠네

 

가을 편지

박라연

어떤 주인은
장미, 그가 가장 눈부실 때에
쓰윽 목을 벤다
제 눈부신 시절을
제 손으로 쓰윽, 찰나에 베어낼 수 있는
그렇게 날카로운 슬픔을 구할 수만 있다면
꼭 한 번 품어보고 싶던 향기
꼭 한 번 일렁이고 싶던 무늬
왜 있잖아 연초록 목소리 같은 거
기가 막히게 어우러질 때
저 山 저 너무 훌쩍 넘어가고 싶다
아주 오래된 빈집이 있고
날카로운 슬픔의 주인이 있고
희미한 前生의 그림자가 있지만
이 모든 것 제 갈 길 가기 시작하면
나는……야 거북이처럼 느리게 골방으로 가서
습작 시절의 초롱초롱한 눈망울로
삼라만상 무한천공을 엿보리라
눈이 짓물도록 귀가 멍멍해지도록 머물다가
내 주인이 쓰윽, 목을 베면
한 세상 다시 피어 볼 붉히는 장미
장미 한 송이가 되리라

 

 

슬픔이 나를 깨운다
황인숙 지음 / 문학과지성사 / 1994년 8월

황인숙의 여러 시집에 '가을' 이라는 단어는 많았지만 유독 <슬픔이 나를 깨운다>에서 많이 발견. 대표시집으로 고르고. 그 중에서 두 편.

다시 가을

황인숙

구름은 비를 쏟았다
날짜들이 흘러가고 
사과나무는 여기저기 사과를 쏟고
마른 나뭇잎 속에서 늙은 거미는
연약하게 댕댕거린다

햇빛이 오래 앉았다 간 자리
바람이 오래 만지작거린 하늘

새들이 날아간다
빈 하늘이 날아가버리지 못하게
매달아놓은 추처럼

 

가을밤

황인숙

마루를 걸으면
삐걱이는 뼛속에서
철썩거리는 어둠.
방파제를 쌓듯
담요를 두른다.

덜컹,
무슨 소릴까?
문은 잠겨 있는데.
덜컹,
무슨 소릴까?
문은 굳게 잠겨 있는데.
덜컹, 덜컹,
아아 무슨 소릴까?
암만 보아도 문은 잠겨 있는데.

 

 

사라진 손바닥
나희덕 지음 / 문학과지성사 / 2004년 8월

나희덕 시집에도 '가을'은 있다.

 

가을이었다

나희덕

   가을이었다. 뱀이 울고 있었다. 덤불 속에서 뱀이 울고 있었다. 방울소리 같기도 하고 새소리 같기도 한 울음소리. 아닐 거야. 뱀이 어떻게 울겠어. 뒤돌아서면 등뒤에서 뱀이 울었다. 내가 덤불 속에 있는 것인가. 백이 내 속에서 울고 있는 것인가. 가을이었다. 뱀이 울고 있었다. 덤불에 가려 뱀을 보이지 않았다. 덤불은 말라가며 질겨지고 있었다. 그는 어쩌자고 나에게 말을 거는 것일까. 산길을 내려오는데 울음소리가 내내 나를 따라왔다. 배은 여전히 덤불 속에 있었다. 가을이었다. 아무하고도 말을 주고받을 수 없는 가을이었다. 다음날에도 산에 올랐다. 뱀이 울고 있었다. 덤불 속을 들여다보면 그쳤다 뒤돌아서면 다시 들리는 울음소리. 덤불이 앙상해질 무렵 뱀은 사라졌다. 낯선 산 아래서 지낸 첫 가을이었다.

가을이었다, 아무하고도 말을 주고받을 수 없는 가을이었다, 첫 가을, 이것이 내가 밑줄을 친 부분이다.

 

 

청동의 시간 감자의 시간
허수경 지음 / 문학과지성사 / 2005년 10월

서정시가 좋아졌을 때, 나는 내가 젊지 않다는 걸 깨달았다. 새로운 작가들의 이름을 외면하고 오래된 작가들의 신간을 손꼽아 기다리는 것도 젊지 않기 때문이었다. 젊지 않은 건 가끔 불편할 뿐, 그리 나쁘진 않다.

가을 물 가을 불

허수경

그 강

내가 자란 마을 강 천지로 불 일듯,
붉은 잎 떨어질 때
그때 그 강가에 서서
아마도 누군가 기다리는 뱃사공 본 듯,

그 뱃사공이 마시던 주발에
붉은 잎 떨어지는 것 본 듯,

검은 이불 속을 뒤척이며
서리서리 퍼런 물,
퍼런 물속 순한 물이
되는 불 만난 듯,

기다린 듯,

거친 손을 뱃사공이 내밀며
가자, 가자, 할 때,
그때 어디로,
라고 묻지 못하는 길
오랫동안 걸은 듯,

가을 물 가을 불 속 검은 이불 속,
순하게 사라지는 꿈꾼 듯

고개 숙이고
강 저쪽을 바라보던 이
실은 뱃사공 무심하게 노를 그은 듯.

 

내친김에 세기의 라이벌처럼 보였던 최영미와 신현림의 시집에서도 가을을 찾았다. 정말 오래된 시집이다.

 

서른, 잔치는 끝났다
최영미 지음 / 창비(창작과비평사) / 1994년 3월

94년, 내가 스무살때 서른을 상상했다. 그때 생각한 나의 서른과 진짜 나의 서른의 간극을 어떻게 채워야할까. 최영미의 시집을 다시 읽는데 자꾸 웃음이 났다. 스물의 나는 이 시집을 들고 더없이 진지한 표정으로 골몰하고 있었는데, 지금 읽으니 시가 모조리 말랑말랑하게 읽히는 게 아닌가. 느물느물해졌나봐, 또 자꾸 웃으면서.

가을에는

최영미

내가 그를 사랑한 것도 아닌데
미칠 듯 그리워질 때가 있다
바람의 손으로 가지런히 풀어놓은, 뭉게구름도 아니다
양떼구름도 새털구름도 아니다
아무 모양도 만들지 못하고 이리저리 찢어지는 구름을 보노라면
내가 그를 그리워한 것도 아닌데
그가 내 속에 들어온다
뭉게뭉게 피어나 양떼처럼 모여
새털처럼 가지런히 접히진 않더라도
유리창에 우연히 편집된 가을 하늘처럼
한 남자의 전부가 가슴에 뭉클 박힐 때가 있다
무작정 눈물이 날 때가 있다
가을에는, 오늘처럼 곱고 투명한 가을에는
이 세상에서 가장 슬픈 표정으로 문턱을 넘어와
엉금엉금, 그가 내 곁에 앉는다
그럴 때면 그만 허락하고 싶다
사랑이 아니라도, 그 곁에 키를 낮춰 눕고 싶다

 

세기말 블루스
신현림 지음 / 창비(창작과비평사) / 1996년 6월

  세기말,이라는 단어를 지겹도록 들었던 때가 있었다. 평생 단 한번일테니 시대를 용서하기로 했다, 뭐, 그런 식의 낙서를 어딘가 했던 기억도 난다. 역시나 오래된 시집. 그러고보니, 나는 곧 서른셋이 된다.

삼십삼 세의 가을

신현림

삼십삼 세란 무엇인가
아이 하나, 둘 유아원에 보내거나
미리 죽어 목화솜 같은 바람으로 떠돌거나
우울의 강둑을 거닐며
어디론가 훌쩍 떠나고 싶은 마음 달래거나
좀더 넓은 아파트
좀더 안정된 살림을 위해
고되고 답답한 나날을 장승처럼 견디는 것인가

'돈을 모아 자유로울 수 있다면'
'하고 싶은 일로 밥을 먹을 수만 있다면'
성취와 만족은 얼마나 먼 등대인가
등대와 가을 태양을 보며 사무치는

나의 삼십삼 세란
무엇에든 용감해지는 일이다
바람 속 장작불처럼 거친 외로움은
죽음의 공포쯤은 커피 마시듯 넘겨주는 일

지금껏 사랑했는가 무얼 제대로 사랑했는가
슬프다면 대신 울어주마
불쾌하다면 기분을 바꿔주마
손을 내밀어 情人들을 편안히 맞이하고

내 안의 깊은 산책길을 따라
잊고 지낸 것을 생각하는 일이다
간소하게 사는 매력과
초조하게 들린 시계소리가
얼마나 어여쁜 노래인가 느끼는 일이다

신현림의 시는 조금 달리 읽힌다. 다만, 나는 이제 서정을 좋아하는 삼십대가 되었다는 점이 아쉬울뿐.

 

아, 이렇게 시를 읽는 사이 가을밤은 깊어가고.
나는 어쩌나.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