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병은 에티오피아에서 시작되었다고 하며, 이집트와 리비아로 넘어가 페르시아 제국의 대부분을 지나서 아테네에 나타났다. 투키디데스는 이 병을 앓았고 그 증상을 상세하게 기록했다. 이 병은 폐렴 흑사병, 홍역, 장티푸스, 그리고 여러 다른 병들과 유사한 증상을 보였지만, 정확하게 들어맞는 병명은 알 수 없다. 기원전 427년에 진정될 때까지, 이 병으로 중장 보병 4,400명, 기병 300명, 하층민 다수가 사망했다. 아테네 주민의 약 3분의 1이 휩쓸려나갔다.(92/499) - P92

페리클레스의 정책에 따라 시내에 밀집해 있던 아테네인들은 전염에 대단히 취약했고, 이것은 어떤 이들에게는 죽음을 안겨주었고, 남은 모든 이들에게는 혼란을 불러왔다. 공황, 공포, 그리고 문명의 가장 신성한 유대가 너무나 심하게 붕괴되어서 많은 이들이 그리스 종교의 가장 거룩한 의식인 적절한 장례마저도 등한시할 정도였다. (92/499) - P92


댓글(0) 먼댓글(0) 좋아요(9)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아테나이 인여러분, 여러분은 승리했고 행운을 맞았으므로, 패배하고 불행을 맞은 사람같이 행동하지 마십시오. 신에 의해 주어진 어쩔 수 없는 상황이라는 점을고려하지 않고, 파도 때문에 명령을 수행하지 못한 것을 무능이 아니라 배반으로 간주하는 이율배반을 행하지 마십시오. 나쁜 사람들의 말에 현혹되어 사형으로 그들을 벌하기보다는, 승리한 사람들에게 영광의 관으로 상을 내리는 것이 더욱더 지당합니다.(1권 7.33)
- P47


댓글(2) 먼댓글(0) 좋아요(6)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페크pek0501 2021-07-07 12:5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이 책은 품절이네요.

겨울호랑이 2021-07-07 12:59   좋아요 1 | URL
종이책은 품절이지만, 전자책으로는 구입할 수 있어서 아쉬운대로 구해서 읽을 수는 있을 것 같아요^^:)
 
불안한 승리 - 자본주의의 세계사 1860~1914
도널드 서순 지음, 유강은 옮김 / 뿌리와이파리 / 2020년 1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자본주의는 결코 단순한 경제학의 문제가 아니다. 자본주의의 확장은 사회적, 정치적 문제를 낳으며, 순조롭게 확장하지 못하면 성격은 다를지언정 훨씬 더 많은 문제를 야기한다. 지배 엘리트들은 자본주의가 지나친 정치적, 사회적 혼란을 겪지 않고 발전하며 자신들을 끌어내리려 하는 이들을 좌절시킬 수 있는 방도를 찾아야 한다. 필요한 것은 모든 집단이 차이에 아랑곳하지 않고 자본주의 발전에 공통의 이해관계를 갖게 되는 민족 공동체를 형성하는 일이다. 그러려면 다수의 생활조건이 꾸준히 지속적으로 개선되어야 한다. 그래야 개인들이 자신의 문제를 일시적인 것으로 간주하고, 현재가 아무리 나쁘더라도 미래는 더 나아진다는 희망을 품으면서 진보의 낙관적 이데올로기에 합세할 수 있다. 바로 이것이 자본주의 이데올로기의 토대다._도널드 서순, <불안한 승리>, p41/839


  도널드 서순(Donald Sassoon, 1946 ~ )의 <불안한 승리 - 자본주의의 세계사 1860~ 1914 The Anxious Triumph: A Global History of Capitalism 1860-1914>는 홉스봄(Eric Hobsbawm, 1917~ 2012)이 '자본의 시대'로 규정한 19세기 후반 시기를 국가, 민족, 제도, 식민지(제국주의), 종교 등의 주제와 연결시켜 분석한 책이다. 일반적으로 19세기 제국주의 침탈을 자본주의, 과학, 종교, 제국주의의 결합으로 거칠게 요약하지만, <불안한 승리>는 이들 사이의 관계가 우호적이지는 않았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대표적인 것이 '국가'와 자본과의 관계다. 자본주의가 발전하기 위해서는 '국가'가 필요한 것이 아니라, '자본에 우호적인 국가'가 필요하다. 만일, 자본의 발달에 부정적인 국가권력이 집권한다면 어떤 결과가 초래될지는 루이 14세 시기 낭트칙령의 폐지와 종교개혁 시대 에스파냐 상공업의 몰락의 사례가 잘 보여준다. 이러한 역사적 교훈을 19세기 자본과 국가(권력자)는 어떻게 받아들였는가. 


 국가와 국가제도는 경제발전의 자동적인 옹호자가 아니다. 국가는 자진해서 의식적인 행위자가 되어야 한다. 어떤 상황에서는 국가가 생산성 성장과 혁신의 장애물이 되고 심지어 특정한 반 反산업 계급의 권력을 유지하거나 관료 집단의 이해를 견고하게 지키는 도구가 되기도 한다. 하지만 제도는 중요하다. 자본주의는 강한 국가를 필요로 하며, 그것도 자본주의를 장려할 의지와 능력이 있는 국가여야 한다. 유럽이 이런 경우였다._도널드 서순, <불안한 승리>, p14/839


 이들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져 만들어진 개념이 민족(民族)이라는 근대의 공동체다. 언어, 역사, 종교를 공유하는 집단으로서 민족의 등장은 근대국가를 형성하는데 밑받침이 되었고, '민족정신'이 탄생한다. 또한, '민족정신'은 '공교육'을 통해 사회 전반으로 영향력을 확대하면서 시대 이데올로기가 되었으며, 이로부터 모든 것은 국가(보다 정확하게는 민족국가)간의 다툼으로 치환되었다. 자본가들의 시장 다툼마저도.


 자본주의가 살아남으려면, 제대로 기능하는 정치체제, 즉 국가나 법률의 틀뿐만 아니라 사회적 응집력, 낙관주의, 상황이 나아질 것이라는 믿음, 국가에 대한 일정한 충성심, 국가의 보호를 받으리라는 기대감 같은 정치적, 사회적 조건이 필요하다. 현실 세계 자본주의든 아니든 간에 사람들은 서로에 대해, 각자의 정체성이나 희망. 혐오에 대해 무관심한 단순한 구매자와 판매자가 아니라 민족적 일체감을 필요로 한다._도널드 서순, <불안한 승리>, p358/839


 역사와 언어와 종교 모두 민족을 건설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신생 민족들은 대개 오래된 민족 행세를 했다. 공유하는 과거의 기억을 갖고 있으면 민중이 더욱 굳게 뭉칠 수 있다고 여겨졌기 때문이다.(p313)... 에르네스트 르낭은 "민족의 존재는 매일 치르는 국민투표와도 같다"고 덧붙였다. 민족의 일체성이 끊임없이 구성되고 재구성되어야 한다는 의미였다._도널드 서순, <불안한 승리>, p314/839


 <불안한 승리>에서 저자는 1860 ~ 1914 시기에 이루어진 민족주의 국가 건설을 위해 일어난 민주주의, 식민주의(제국주의), 노동운동을 비롯한 사회개혁에 대해 서술한다. 앞서 가는 제국주의 국가 영국부터 후발 주자 일본에 이르기까지 서로 다른 발전 단계에 있던 국가들에서 거의 동시에 일어난 변화의 효과는 분명치 않다. 미미한 효과를 보이거나, 서로 다른 방향으로 전개되었기에 통일된 법칙을 발견하기 어렵다. 다만, 분명한 것은 이러한 시도들 모두가 민족공동체를 형성하기 위한 시도였다는 것과 '풍부한 노동력'과 '밀집된 시장'을 필요로 하는 자본주의에게 유리한 변화였다는 점에서는 일치한다. 이런 면에서 19세기 후반을 '자본의 세기'로 규정한 홉스봄의 식견은 탁월하다 할 것이다.


 19세기 말에 항상 의식인 것은 아니지만 민족 공동체를 구성하기 위해 다양한 전략이 전개되었다. 민족주의적 국가 건설, 민주화, 식민주의와 해외 팽창, 사회개혁 등이 그것이다. 이 주제들이 이 책의 골격을 형성한다._도널드 서순, <불안한 승리>, p40/839

 

 자본주의는 두 가지 모순되는 요소를 필요로 한다. 첫째는 점점 번영을 구가하는 노동자들로 이루어진 번성하는 시장이다. 이 노동자들의 상품 수요가 투자를 위한 탄탄한 유인이 된다. 둘째는 푼돈을 받고서도 일을 많이 할 각오가 된 노동자다. 자본주의는 비참한 노동자들의 노동으로 생산된 물건을 번영하는 노동자들에게 판매한다._도널드 서순, <불안한 승리>, p132/839


 <불안한 승리>의 마지막은 제1차 세계대전 직전(1914)에서 마무리된다. 이 시점에 이르면 시장은 포화상태이며, 생산은 과잉상태에 놓이게 된다. 제국주의 길을 걷지 않는다는 것은 중국의 사례가 보여주듯, 식민지로 전락한다는 것을 의미했기에 모든 국가들이 민족국가, 자본주의를 지향하던 정책의 방향성은 분명 '자본주의의 승리'를 가리키고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자는 이 시기의 자본주의의 승리를 '완전한 승리'가 아닌 '불안한 승리'로 규정한다. 무엇 때문일까.


 근대 자본주의는 다르다. 자본주의는 분명히 수많은 개인적 결정의 축적에 의지하는 인간의 체제임이 명백하기 때문에 끊임없는 혁신에 따라 승자와 패자가 생겨난다. 이런 만성적 불안정은 체제의 결함이나 우연한 부산물이 아니라 자본주의 발전의 토대다.(p22)... 자본주의는 다르다. 자본주의 역시 생각이 없고 정치와 통일성도 전혀 없지만, 변화는 자본주의 고유의 동학, 고유의 역사의 일부다. 변화는 자본주의 자체 안에서부터 나온다. 자본주의의 유일한 성공 기준은 체제의 생존이며, 이 생존은 다시 끊임없는 변화에 의존한다._도널드 서순, <불안한 승리>, p608/839


 저자는 자본주의의 불안정이 갖는 양면성에서 '불안한 승리'로 규정한 이유를 찾는다. 자본이 갖는 불안정성은 그 자체로 발전의 동력이기도 하지만, 끊임없는 변화는 생존을 위한 투쟁으로 이어지기에 이 과정에서 필연적으로 발생할 수 밖에 없는 '승자 - 패자' 문제는 불안요소로 이어진다고 바라본다. 이러한 속성이 자본주의의 본성이라면 결국 자본주의의 승리는 지속적인 '불안한 승리'일 수 밖에 없을 것이고, 오늘날까지 이어지는 진행형일 것이다.


 이처럼, <불안한 승리>는 '자본주의'의 문제를 당대의 주요 국가들을 중심으로 여러 요인으로 분석했기에, 심도 있는 분석을 보여주지 않는다. 대신, 독자들에게 해당 시기를 총체적으로 이해할 수 있는 키워드와 관점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좋은 근대사 입문서라 여겨진다...

자유무역 아래서 국가는 경제 영역 ‘외부에‘ 존재하는 듯이 행세할 수 있었다. 산업자본가들이 세계 각지에서 더 큰 시장을 차지하기 위해 경쟁하는 가운데 국가는 인자하게 지켜볼 수 있었다. 무역은 사적인 문제처럼 보였다. 정치인들은 ‘자국의‘ 산업자본가들이 성과를 거두면 그들의 성공을 자랑으로 여겼다. 그러면서 마치 작가나 과학자의 성공을 자랑거리로 삼을 때처럼, 그 원인을 민족이나 종족의 우월성 탓으로 돌렸다. 보호주의는 달랐다. 보호주의는 ‘자국의‘ 산업자본가들에게 유리하게 게임 규칙을 바꾸는 것을 목표로 삼는 민족국가의 정책이었다. 국가가 다른 나라의 산업자본가들에 맞서 ‘자국의‘ 산업자본가들을 보호하는 것을 임무로 삼는다는 아주 명백한 신호였다. 민족주의는 기업들 사이의 경쟁을 민족들 사이의 경쟁으로 바꿔놓았다._도널드 서순, <불안한 승리>, p606/839 - P606


댓글(0) 먼댓글(0) 좋아요(44)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하지만 성공한 서양 각국과 일본에는 있고, 중국에는 없는 것은 사회 전체에 권력을 투사할 수 있는 제도적 역량이었다. 국가가 충분히 강하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나라 자체에 기업가들을 도와 자본주의를 발전시킬 수 있는 각종 제도, 은행, 합자회사 나 입법적 틀이 아예 존재하지 않았다.

일본과 중국이 다른 길을 걷게 된 많은 원인 가운데 가장 중요한 것을 꼽자면, 국가의 힘과 조직, 지휘감독의 차이였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5)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조약이나 동맹은 동등한 권리를 보장해야 합니다. 그런데 지금 우리는 전에 부끄럽게 여겼던 로마의 지배권을 인정하려 합니다. 로마는 ‘동맹군‘이라는 허울 좋은 이름 아래, 우리의 군대를 로마의 군대에 추가하여 그들의 병력을 두 배로 늘리려 합니다. 그리고 우리의 군대가 로마의 허가없이는 전쟁을 시작하고 끝내는 독립된 결정을 하지 못하게 합니다. 이것이 공정이고 동맹입니까? 왜 모든 것이 이처럼 공정하지 못합니까? 왜 라틴 인 출신의 집정관은 없는 겁니까? 힘을 공유할 수 있어야 권위도 공유하게 되는 겁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