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일드 폴 서유재 어린이문학선 두리번 10
이병승 지음, 박건웅 그림 / 서유재 / 202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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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은 후드티 소년>을 쓰신 이병승 작가의 2011년 작품인데 이번에 서유재에서 개정판를 냈다. 겉표지가 아주 인상적이다. 책을 읽다보면 표지 그림이 뜻하는 걸 알게 되고 그림 작가의 표현력에 고개를 다시 주억 거리게 된다. 어제 한달음에 읽을만큼 흡인력이 뛰어난 수작이다. 무려 11년 전에 발간되었다니! 예언서도 아니고 말이다. 어제와 오늘 냉장고 청소 하면서 책에서 추구하는 삶과 너무 반대로 살고 있어 부끄럽고 많이 미안하다.

"차일드 폴" 은 지구의 대재앙 이후 만들어진 법이다 . 한 마디로 어린이가 대통령을 하는 법이다 . 이게 무슨 말도 안 되는 소리냐고? 일단 동화니까 말이 되고 동화 속에서도 왜 이런 법이 제정되었는지 후반부에 이유가 밝혀진다. (어제 필 받았을 때 리뷰를 썼어야 하는데 하루 지났다고 필이 많이 떨어지네 ㅠㅠ )

아무튼 이 법에 의거하여 줄반장조차 한 번 해보지 못한 주인공 12세 현웅이가 대한민국 대통령이 된다. 12세가 감히 대통령 역할로 뭘 할 수 있을까 했지만 어린이 대통령은 그 순수한 마음으로 나라 , 세계 더 나아가 지구, 즉 자연과 더불어 사는 삶을 위해 고군분투한다. 어린이 대통령을 도와주는 비서실장과경호팀장의 캐릭터도 너무 매력적이다. 셋의 활약상이 눈에 그려져 한 편의 블럭 버스터 영화를 보는 듯하다 . 내가 영화 제작자라면 이 작품으로 영화 만든다 .

영화 <돈룩업>도 그렇고 현실 정치도 그렇고 정치를 생각만 해도 암울해진다. 나도 정치에 관심 가진다고 무엇이 달라질까? 라는 회의감이 주기적으로 오곤한다. 특히 어린이들은 투표권도 없으니 정치는 더 무의미하게 나랑 상관없는 이야기로 치부될 수 있다. 환경 문제도 마찬가지다. 지금 당장 내 눈 앞에 붉은비가 떨어지지도 않고 숨도 잘 쉬어지는데 환경이 파괴된 거 맞아 진짜야? 빙하가 녹고있다는 것도 뻥 아닐까? 이런 의구심이 생길 수도 있다. 그래서 이런 책이 필요하다 . 정치 , 경제, 환경 문제를 모두 담아내고 있다. 그럼에도 딱딱하거나 지루하지 않고 재밌다. 가독성이 좋다.

고학년 대상이고 온책읽기 하고 싶은 그런 책이다. 아이들과 나누고 싶은 이야기가 너무 많다 . 진정 멋진 책을 만나 기쁘다. 남은 건 지구 살리기를 삶에서 실천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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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우의 화원 북멘토 가치동화 3
이병승 지음, 원유미 그림 / 북멘토(도서출판) / 201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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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2022-012

오늘 읽은 책 <여우의 화원>

이병승 작가의 묵직한 글을 좋아해서 선택했다. 겉표지에 두 아이가 서로 노려보듯이 그려져있는데 제목은 좀 생뚱맞아 호기심이 생겼다. 나같이 궁금한 독자를 위해 좀 스포일을 하자면 이 둘이 꾸민 연극 제목이 바로 < 여우의 화원>이다. 둘 사이에 보이는 나무에 풍경처럼 걸린 장난감 비행기의 의미도 마지막에야 나온다.

왼쪽에 비싼 야구잠바를 입은 아이가 미래자동차 사장 아들 민수이고 , 오른쪽 목이 늘어난 티셔츠에 목발을 짚고 서있는 아이가 억삼이다.

미국 유학에 적응하지 못하고 고향으로 돌아온 미래자동차 사장의 막둥이 민수와 민수 아버지 회사에서 정리해고된 노동자의 아들 억삼이가 짝이 된다. 첫날부터 민수를 달갑지 않게 보는 억삼이와 사사건건 부딪히지만 그런 억삼이를 통해 민수는 하나하나 진실에 다가서게 된다. 억삼이와 다른 아이들이 하던 " 용역놀이" 가 바로 시발점이다. 아버지 때문에 많은 노동자가 하루아침에 정리해고 되었고 더불어 그 노동자의 가족 그러니까 친구들도 생활고에 시달린다는 현실을 쉽게 받아들이지 못하고 아버지는 "냉정하지만 나쁜 사람은 아니야" 라고 믿고 싶었으나 .....

작가는 "해고 노동자 가족의 아이들이 골목길에서 용역놀이 하고 있다" 는 신문 기사를 보고 이 작품을 쓰셨다고 한다. 민수가 억삼이를 만나기 전 , 우물 안 개구리처럼 살았듯이 우리 어린이들도 이런 작품을 접하지 못한다면 이런 현실이 있단 걸 모를 수 있다. 그래서 이런 책이 더욱 귀하고 소중하다. 내가 모르고 있는 세계를 알게 해주니까. 알면 이해하게 되고 이해하면 사랑하게 되고 다같이 행복한 세상을 꿈 꾸게 되니까. 궁극적으로 " 인간에 대한 예의를 반드시 지키게" 결심하로 실천하게 하니까.

민수가 마지막에 억삼이에게 하는 약속이 참 감동적이다 .

-그것 봐, 너희 아빠가 그깟 연극 하나로 달라지겠냐 ?
- 변할 거야.
-?
-내가 변할 거니까 .

내가 변하는게 가장 빠르다는 걸 민수는 알고 있고 그 길만이 억삼이를 비롯해 다같이 행복한 세상을 만드는 지름길이란 걸 민수는 깨달은 것이다.

부록으로 실린 둘이 끝내지 못한 연극 <여우의 화원> 은 기회가 되면 아이들과 연극으로 해 보고 싶다.

믿고 보는 이병승 작가님! 이런 작품 꾸준히 써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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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꿔! - 2018년 제24회 황금도깨비상 수상작
박상기 지음, 오영은 그림 / 비룡소 / 2018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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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젯밤에 절반 읽고 오늘 아침에 마저 읽었다. 황금도깨비상 수상작은 일단 재미는 보장된다. 이 책은 재미에 감동까지 더해진 작품이다. 게다가 작가가 초등교사라는 점. 주변에 이렇게 교사와 작가 겸업을 하시는 분들이 꽤 많으신데 진짜 대단하시다. 교사 작가의 장점은 교실과 아이의 현실을 너무 잘 알고 있기에 세밀하게 표현한다는 점이다.

5학년인 마리는 학교 가기가 너~~무 싫다. 화영이 무리가 매일 놀리고 괴롭히고 왕따를 시키기 때문이다. 학교 가기 싫다는 마리 말에 엄마는 언제나 그렇듯 똑같은 반응이다. 엄마는 항상 마리에게만 " 네가 다 이해해라 " 라고 말한다. 왜 매일 마리만 다른 사람을 이해해야 하냐고 ? 읽는 내가 더 화가 난다. 이런 마리의 속타는 마음을 가족 누구 하나 물어보지도 이해해 주지도 않는다.

마음이 심하게 괴롭던 날, 핸드폰에 " 바꿔" 라는 이상한 앱이 설치되고 진짜 마법같은 일이 발생한다. 몸이 바뀌어 복수할 기회를 얻게 된 것이다 . 그렇담 무조건 화영이랑 몸을 바꿔야지 암 그렇고말고 하지만.... 화영이에 대해 잘 모르니 일단 가장 잘 아는 엄마로 실험해 보기로 한다. 몸이 바뀐 마리와 엄마는 어떻게 될까. 당연히 서로의 입장과 삶을 이해하게 되지 뭐.

이렇게 몸이 바뀌어 역지사지 해보는 내용은 특별하지 않다. 오히려 익숙하다. 그럼에도 이 책이 재밌는 것은 왕따로 인해 힘든 학교 생활을 하지만 가족 누구에게도 위로 받지 못했던 마리와 자기 목소리를 내지 못하고 다소 답답하게 살고 있었던 엄마가 바뀌어 서로를 이해하는 과정이 공감이 팍팍 되기 때문이다 . 게다가 엄마가 된 마리가 자신을 괴롭히던 화영이, 엄마에게만 쌀쌀맞은 할머니(시어머니) 를 향해 사이다 같은 말을 쏟아낼 때 가슴이 뻥 뚫리며 마리를 마음 깊이 응원하게 된다.

이 책은 결국 소통을 다루고 있다고 생각한다. " 네가 다 이해하라 " 는 이 말이 얼마나 소통을 단절시키는지 깨닫게 하는 의미 있는 작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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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책 #동화책 #황금도깨비상 #고양이 #강남사장님

비룡소의 황금도깨비상 수상작은 나름 믿고 보는 편이다. 역시 요즘 대세는 고양이다 . 이 책에도 고양이가 주인공으로 등장한다. 고양이의 이름이 강남이고 부자이다. 유투브 스타인데다 엔터테인먼트 사장님이다 .

강남에서 꽤 좋은 집에 살았던 지훈이는 아빠 사업이 부도가 나는 바람에 원룸으로 이사를 오게 된다. 아빠는 절망하여 가출을 하고, 이쁘게 꾸미고 살던 엄마는 그후로 아빠 대신 가장 역할을 하느라 꾸밀 새가 전혀 없고 집에 오면 동생만 챙긴다. 한창 예민한 시기에 이 모든 과정을 겪은 지훈이는 전학 간 곳의 아이들에게 얕잡아 보이기 싫어 자존심만 내세우다 " 강남 밥맛" 이란 별명을 얻는다. 원룸에 사는 게 창피해 자신이 먼저 마음의 빗장을 걸어잠그고 스스로 고립을 자처하며 섬처럼 살고 있다.

어느 날, 지훈이가 알바 자리를 구하던 중 강남 사장님을 돌보는 집사에 채용되면서 강남- 지훈의 인연이 시작된다. 강남의 말을 알아들을 수 있는 사람은 바로 지훈이처럼 " 마음이 고프고 상상력이 풍부한 사람 " 이란다. 마음이 고프다고 ? 성경에 이와 비슷한 말이 있는데 "마음이 가난한 자는 복이 있나니 " 이렇게 말이다. 강남 사장님의 집사& 유투브 방송 pd가 된 지훈이는 사장님의 해맑은 언행을 통해 서서히 마음문을 열기 시작한다. 그렇지. 고양이는 존재만으로도 사람을 치유한다 . 집사라면 동의할 거다 .

지훈이는 강남 사장님을 통해 현재 자신이 처한 상황도 담담하게 받아들이게 된다. 더 나아가 용기 내어 자신의 상황을 고백하고 친구들과도 사귀게 된다. 무엇보다 가족을 놔둔채 돈 벌러나간 아버지를 믿고 기다린다. 초반에 돈 많이 벌어 예전에 살던 집으로 돌아가고자 했던 온몸에 가시가 돋아있던 지훈이와는 완전 다른 모습으로 성장한 모습을 보며 " 고생값" 이 있구나 끄덕이게 된다.

2020년 유래 없는 코로나 19를 겪으며 지훈이처럼 가정경제가 어려워진 가정이 있을 거라고 예상된다. 특히 자영업 하시는 부모님들. 이 책이 조그마한 위로가 되어줄 수 있지 않을까 조심스레 생각해 본다. 마지막 지훈이가 아빠를 향해 속으로 하는 말이 먹먹하다. " 자랑스러운 아빠가 아니어도 괜찮아요. 그냥 아빠니까요. 그 이유만으로 충분해요." " 그냥 나는 그냥 내가 할 수 있는 걸 할 거다" 모두가 힘들었던 2020년. 잘 버텨온 너와 나 우리 모두에게 " 수고했습니다" 말하고 싶다.

(덧) 겉표지 그림은 삼색 고양이다. 삼색이는 거의 암컷인데.... 삼색고양이 수컷은 매우 희귀하다고 한다. 동화에선 강남사장님이 평소에 드레스 입고 나온다. 그러다 마지막 부분 가면 지훈이가 강남 사장님한테 " 할배" 라고 한다. 이 상황이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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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로 가는 희망 버스 : 행복한 장애인 미래로 가는 희망 버스 5
김혜온 지음, 원정민 그림 / 분홍고래 / 202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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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님이 이번에 나온 책은 지식정보책이라고 하여 내심 ' 좀 지루하겠네' 란 생각을 갖고 읽기 시작했다.

일단 예상했던 것보다 판형이 커서 놀랐고,

나의 예상을 깨고 전혀 지루하지 않아 놀랐다.

장애인에 대한 지식과 정보를 알려주는 책이기는 하지만

"강민" 이라는 장난기 많고 활달한 6학년 남자 아이를 중심으로 이야기가 전개되고 있어 동화 느낌도 물씬 난다.

강민이가 짝꿍과 삼촌의 삶을 통해 장애인을 바라보는 시선이 변하는 과정을 지켜보면서

독자 또한 읽기 전과 읽고 난 후의 마음이 다를 거라 확신한다.

곳곳에 나온 실화들은 지금 우리가 당연하다고 생각한 것들이

한 사람 한 사람의 목숨으로 일궈낸 것이라는 생각에 숙연해졌다.

동화와 지식정보가 마치 씨실과 날실처럼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있는 책이라고 소개하고 싶다.

게다가 "희망" 이라는 존재까지 등장하며 판타지 요소가 더해져 더 흥미롭다.

 

읽는 내내 몇 번 울컥하였는지 모른다.

책 제목이 " 행복한 장애인" 이다.

2020년, 비장애인으로 살아가는 현실도 녹록하지 않은데

상대적으로 약자일 수밖에 없는 장애인의 삶은 어떨까. 

우리 모두는 행복할 권리가 있다.

적어도 학교에서 인권을 가르칠 때 그렇게 가르친다.

어린이인권, 장애인인권은 따로 있기까지 하다. 

사회적 약자이기 때문에 더 강력하게 보호하기 위해서이다.

예전에 봤던 영상 중에 

시각 장애인인데 안내견을 데리고 있어 식당 출입이 제한되는 것을 봤다.

나는 마음만 먹으면 언제든지 들어갈 수 있는 식당인데

장애인한테는 그렇지 않았다. 

이처럼 현실은 장애인이라는 이유 때문에 제약을 받을 때가  많다. 

 

이 책은 우리나라 장애인 복지에 대한 역사와 현주소, 그리고 앞으로 나아갈 비전을 제시해 준다.

강민이 삼촌이 장애인이라서 겪여야 했던 오랜 아픔과

실제로 현재,  지하철 역마다 만들어진 장애인용 엘리베이터, 리프트, 저상 버스 , 장애인 콜택시 등

장애인 편의시설을 만들기 까지 수많은 사람의 투쟁과 희생 부분을 읽어나갈 때는

눈시울이 붉어졌다.

뉴스를 통해 대부분 알고 있던 사실이지만

솔직히 나와 관련되지 않아 지나쳤던 문제들이

이렇게 책으로 나와 다시 한번 읽게 되니

자기 목소리를 내고 목숨을 걸고 싸웠던 분들이 계셨기에

이렇게라도 장애인 복지가 이뤄졌구나 하는 생각이 들어 목이 매였다.

미래의 주인공인 우리 어린이들이 꼭 알아줬으면 하는 내용들이었다.

 

강민이가 짝꿍 솔비와 삼촌을 통해 달라졌듯이

무엇보다

학교 교육은 강민이 같은 아이를 육성할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강민이가 어떤 계기로 달라졌나? 바로 솔비와 삼촌을 통해서이다. 

다시 말해

아주 어릴 때부터 자연스럽게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함께 생활할 환경을 사회구조적으로 만들어주는 게 가장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섞여 있을 때 서로 다름을 인정하고 배려하며 함께 어울려 생활하는 것을 배우게 된다.

책이나 영상 매체를 통해서도 장애인 인식 개선이 가능하겠지만

같은 공간 내에서 삶을 공유하는 것과는 분명 차이가 있을 거다.


난 그런 환경에서 자라지 못했지만

미래의 주역인 우리 어린이들이 일찍부터 진정한 통합 환경에서 자란다면

분명 더 빨리 모두가 행복한 사회가 될 거라고 믿는다.

이 책이 그 마중물이 되기에 충분하다고 생각한다.

 

특수학급 교사이면서 이렇게 소중하고 귀한 책을 오랜 시간 공들여 써주신 작기님께 진심을 담아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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