콜라 요괴 작은걸음 큰걸음 18
한아 지음, 신민재 그림 / 함께자람(교학사) / 201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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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27 오늘 읽은 책

제목도 <콜라요괴>, 애들이 좋아하는 것으로 구성되어 있다. 콜라요괴는 주인공 이강재가 자신의 꿈에 찾아와 콧속에 콜라를 들이붓는 귀신(?)에게 붙여준 별명이다. 강재는 그 요괴 때문인지 비염에 시달리고 있다. 비염이 있는 사람은 잘 알겠지만 이게 여간 불편하고 신경 쓰이는 게 아니다. 하지만 비염보다 강재를 더 괴롭히는 건 아빠다. 강재아빠는 술만 마시면 악당이 되곤 한다. 그런 아빠가 싫고 무서워 강재는 술 안 마셨을 때의 아빠 앞에서조차 아무 말도 못한다. 하지만 학교에선 180도 다르다. 3학년이 된 강재는 선생님한테도 할말 다하고 아랫층 사는 덩치 큰 대수를 때리기도 하고 하루가 멀다 하고 사건사고를 일으켜 반성문을 밥 먹듯이 쓰는 최강 말썽꾸러기다. 이렇게 강재는 학교와 집에서 전혀 다른 삶을 살고 있다.

이런 강재가 담임샘이 글잔치에 제출한다고 쓰라고 하여 울며 겨자 먹기로 써서 제출했던 동시가 은상을 받게 된다. 게다가 방과후 글쓰기 수업반 샘의 응원과 격려를 받아 글을 쓰다 보니 마음의 응어리가 풀리는 것을 깨닫게 된다. 더 나아가 글쓰기 샘의 조언대로 새벽마다 꿈에 나타나는 콜라요괴를 퇴치하고자 용기를 내보려고 한다.

강재가 콜라요괴와 아빠를 극복하고 스스로 치유하고 성장하는 과정에서 글쓰기가 해법이 되고 있다. 글쓰기반 선생님 말씀처럼 글쓰기는 그런 마법 같은 힘이 있다. 강재와 같이 누구에게 말하지 못할 고통을 겪고 있거나 다른 이유로 힘든 어린이들이 있다면 글을 써보라고 권하고 싶다. 강재가 경험한 그 치유의 마법을 우리 어린이들이 모두 경험해보길 나도 간절히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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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토리 사용 설명서 징검다리 동화 16
공진하 지음, 김유대 그림 / 한겨레아이들 / 201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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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25

오늘 읽은 책 <도토리 사용 설명서 >

이 책을 고른 이유 중 하나는 그림을 그리신 김유대 작가 팬이라서다 . 표지에 그려진 어린이가 아주 개구져 보여서 아주 신 나는 이야기가 펼쳐질 줄 알고 선택했는데 절반만 맞았다 . 미처 그림 속에 휠체어를 발견하지 못했다 . 이 책은 뇌병변 장애를 가진 어린이의 좌충우돌하는 이야기이다.

샘들이 교실에서 자주 하는 활동 중에 학년 초에 하는 "나 사용 설명서 " 와 학년말 하는 " 선생님 사용 설명서 " 에 솔직히 부정적이었다 . " 사용 설명서 " 라는 말이 불편했기 때문이다 . " 소개하기 " 가 있는데 굳이 물건에 쓰는 " 사용 설명서" 를 쓰는 걸까 탐탁치 않아서 한 번도 그 활동을 해 보지 않았다 . 그런데 이 책 읽고나니 활동이 이 책을 읽은 어떤 샘이 시작한 게 아닐까 하는 의구심이 생겼다 . 이 책 초판이 2014년이다. 난 요근래 나온 책인 줄 알았다 .

뇌병변 장애를 가진 자람초등학교 2학년 김유대 어린이는 뇌에 독특한 조종장치를 가지고 있다. 그래서 간혹 봉변을 겪기도 하고 뜻하지 않게 누군가에게 오줌물총을 쏘기도 한다. 이런 극한 (?) 상황을 줄이기 위해 고안한 게 바로 " 도토리 사용 설명서" 이다. 짐작했듯이 도토리는 데굴데굴 잘 구르는 김유대 어린이의 별명이다. 도토리는 누구보다 씩씩하고 장난스럽고 기발하다 .

내가 아는 특수교육 샘이자 동화작가는 김혜온 작가님이 유일했는데 이제 한 분 더 늘었다. 이 책 작가님은 특수학교 교사시다. 그래서 이야기는 너무 현실감이 넘친다. 나도 특수반이 있는 학교에서 유대와 비슷한 장애를 가진 아이를 오며가며 만난 적이 있어 책 속 장면이 영화처럼 지나갔고 공감이 정말 잘 됐다 .

언젠가 우리 반 어린이들에게
- 여러분! 주변에서 장애인을 본 적 또는 같이 생활한 경험 있어요?
물어본 적이 있다 . 우리 학교는 그냥 일반 학교이고 특수반(도움반)도 없다. 딱 1명이 유치원 때 같은 반에 장애인이 있었다고 했다 . 생각보다 장애인과 같은 공간에서 생활하는 게 일반적이지 않다 .

교사들도 학교에 특수반이 신설되는 걸 꺼려 하시는 분이 꽤 많다 . 이유는 첫째 통합반 맡게 되면 여러 가지로 신경 써야할 게 많아 힘들다 둘째 보호자가 까칠하고 예민해서 심적으로 힘들다 등이 있다 . 물론 그렇게 생각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 보호자들 입장도 비슷할 거라고 생각한다 . 일반 학교에 특수반이 생기고 통합학급이 운영되어 생기는 교육적인 긍정적인 효과 보다 막연한 우려가 더 많은 게 사실이다 . 안타깝다.

지난 학교가 통합학급을 운영하고 있어 나도 통합학급을 1년 맡은 경험이 있다. 난 6학년 담임이었다. 이 책에 나온 유대와 비슷한 아이는 그 때 신입생으로 입학했다 . @@이와 동급생들은 6년 동안 함께 지내며 저절로 장애인식 개선 교육 및 소수 인권, 같이 사는 법, 배려, 차별과 차이의 다른 점 외 말로 표현하지 못할 "인간다움"에 대해 스스로 느끼고 배우지 않았을까 ! 딸랑 창체 몇 시간으로 절대 배우지 못할 그런 고귀한 가치 말이다.

나태주 시인의
" 자세히 보아야 예쁘다
오래 보아야 사랑스럽다
너도 그렇다"
시처럼 일상에서 우리 어린이들이 장애인을 만날 기회를 (환경을)제공해야 우리 어린이들이 편견 없이 "다같이 행복한 사회" 를 꿈 꾸지 않을까 . 그게 아직 실현 불가능한 먼 이야기라면 이 책으로 온책읽기 하면서 함께 느끼고 공감하고 나누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

(덧) 빌려온 책이 7쇄인데 지금까지 오자를 발견하지 못했나? 7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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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찬샘 2022-02-05 15: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와, 정말 오랜만에 뵈어요. 잘 지내셨지요? 반가워서 지나가다 인사 드립니다.

수퍼남매맘 2022-02-18 14:09   좋아요 0 | URL
샘! 저도 반갑습니다. 알라딘 서재도 환경이 너무 바뀌어서 낯설어요. 자주 뵙도록 해요.
 
딸꾹! 크로커 씨가 왔어요 도토리 동화 18
백정애 지음, 오승만 그림 / 키큰도토리(어진교육) / 202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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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21

오늘 읽은 책 <딸꾹! 크로커씨가 왔어요>는 표지 그림과 제목만 봐서는 외국동화책인 줄 알았는데 아니었다. 2017년 등단한 신진 작가의 셋째 번 책이었다. 작가가 교육대학을 나왔다고 하니 초등교사일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이 책은 장편동화로서는 둘째 번 작품이다. 진짜 요즘은 교사하시며 작가 하시는 능력자들이 많으시다.

개인적으로 이 책에 스페인 이야기가 자주 나와 너무 반가웠다. 우리 가족 모두 함께한 첫 가족여행지가 바로 스페인이었다. 정말 잊지 못할 여행이었는데 이렇게 책으로 조우하게 되니 다시 설레었다. 가우디의 사그라다 파밀리아 성당은 코로나 시국에 과연 완공되었을까 ! 완성되면 꼭 다시 오자 했는데... 그래서 이 책에 더 빠져들었다.

아홉살 제이는 애어른이다. 제이의 다정다감한 아빠는 일 때문에 스페인으로 3년 파견근무를 나갔다. 가족이 왜 같이 안 갔냐고 ? 제이 엄마도 일을 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나잘난 엄마는 너무 바빠서 제이와 함께할 시간이 없다. 제이는 날마다 혼자 덩그라니 남아 아무 데도 못가고 신나는 일도 없이 엄마 하라는 대로 하며 방학을 보내던 중이었다. 너무 착한 아들이다. (하지만 가엾다)

어느 날 " 띵동 택배 왔습니다" 엄마가 주문한 택배가 왔다. 엄마 대신 택배를 풀어보는데 엄마가 주문한 건 악어크림인데 주황색 진짜 악어가 온 거다. 게다가 신통하게 말도 한다. 이 특별한 악어의 이름이 "크로커"다. 현재 제이처럼 심심하게 방콕하며 방학을 보내고 있을 아이들이 이 책을 본다면 얼마나 재밌을까 ! 제이와 크로커가 신나게 상상의 여행을 하는 내용이다.

주황색 악어 크로커 씨는 9살 답지 않게 너무 일찍 애어른이 돼버린 제이와 진짜 중요한 게 무엇인지 놓치고 바쁘게만 사는 워커홀릭 나잘난 엄마에게 적절한 치유를 해 준다.

문제 해결사 겸 치유사 크로커가 온 곳이 바로 스페인 출신 거장 가우디가 설계한 구엘공원이 아닐까 추측해 본다. 작가는 분명 거기를 다녀왔을 거다. 구엘공원의 상징으로 알록달록한 도자기로 만든 도마뱀이 바로 이 크로커의 모티프가 되지 않았을까 싶다. 제이 아빠가 파견 가있는 곳도 스페인이고 . 아무튼 곳곳에 스페인 관련 이야기가 나오니 추억이 소환될 수 밖에 !!!

이 책은 아이도 아이지만 보호자가 읽으면 더 좋겠다. 부모는 아이를 양육할 때 나잘난 엄마 같은 실수를 저지르지 않도록 항상 점검해야 한다. 애들 카우다 보니 아이와 함께할 수 있는 시간이 생각보다 길지 않다. 초등학교만 졸업해도 아이는 예전처럼 부모를 찾지 않는다. 지금 초등 애들이 놀아달라고 한다면 너무 귀찮아 하지 않기를... 곧 끝이 온다. 아이가 나를 필요로 할 때 같이 있어 주는 것이야말로 아이가 부모한테 가장 원하는 사랑이 아닐까. 그런 면에서 이 책에서 얄미운 악역은 나잘난 엄마였다. 내눈엔 어리석어 보였다. 나잘난씨는 부디 워라밸을 찾길 바란다. 사람이 하루아침에 변하긴 어려운데 크로커씨의 처방 덕분에 후반부 보면 쬐끔 달라졌다.

아울러 우리나라는 나잘난 같은 어른이 회사일 걱정 없이 아이와 함께 온전히 저녁 시간을 보낼 수 있도록 부모를 빨리 집에 돌려보내는 제도 및 제반 시스템을 마련해 주면 좋겠다. 여기저기 펼치는 정책 보면 그 반대인 것 같아 심히 걱정스럽다. 아이와 보호자가 함께 하며 다양한 체험을 공유해야 정서적 안정감이 오고 그런 아이들이 교실에서도 공부를 열심히 하고 교우관계도 좋은건데.....

아이 입장에서 어린이집 또는 학교 돌봄 교실에서 저녁까지 먹으며 늦게까지 부모를 기다리는 게 과연 행복할까? 아님 저녁에 보호자와 함께 밥도 먹고 산책도 하고 책도 읽는 생활이 행복할까 ? 이것도 아이가 중학교 가면 학원 다니느라 할 수도 없다. 진짜 한시적이다. 길어봤자 아이 평생 중에서 13년 부모가 필요한 것이다 . 우리 아이들 평균수명은 120년 이라던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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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 해결사 깜냥 4 - 눈썰매장을 씽씽 달려라! 고양이 해결사 깜냥 4
홍민정 지음, 김재희 그림 / 창비 / 202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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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두말 하면 잔소리다. 깜냥은 정말 앙증 맞은 캐릭터이다. 고양이의 시크하고 도도한 매력을 언제나 잘 표현하고 있다. "원래 ~~" 이 말은 입에 착착 감기고 말이다. 그림은 또 얼마나 귀여운지 ... 굿즈로 온 활동복도 진짜 귀엽다. 앞치마로 써야지.

이번에 깜냥의 활동무대는 눈썰매장이다. 눈썰매장에서 벌어지는 소소한 사건을 츤데레 같은 매력으로 척척 해결해 준다. 5권도 나올 건가보다. 4권이 12월 초에 나왔으면 더 좋았을텐데 하는 아쉬움이 있다. 겨울과 눈썰매장이 배경이라서 말이다. 5권은 여름을 겨냥해서 수영장 내지 해수욕장을 배경으로 하면 좋겠단 생각이 든다 .

어제 다녀온 수성동 계곡에서 어린이 3~4 명이 추운 줄도 모르고 노는 모습을 보며 '저렇게 놀아야 어린이인데 ...' 하는 생각이 들었다. 잘 노는 아이가 공부도 열심히 하는 법이다.

나도 어릴 땐 겨울을 가장 좋아했던 것 같다. 눈도 안 내리는 지역에 살았는데도 겨울이 좋았다. 얼굴이 발갛게 트도록 밖에서 놀았다. 울반 어린이들도 설문조사해 보니 여름과 겨울을 좋아한 수가 엇비슷했고 가을은 0명이었다. 가을을 좋아하게 되면 어른이 되었다는 증거가 아닐까 싶다.

이제 눈이 와도 감흥보단 걱정 먼저 하는 입장이 되었지만 책을 읽는 동안 남매 어릴 때 함께 눈썰매장 갔던 추억이 떠올라 입가에 미소가 번졌다. 눈썰매장 졸업한 지가 10 년도 넘은 것 같다. 빙어낚시와 전통 눈썰매 , 스키장, 눈꽃 열차 관광을 함께 못한 게 아쉽다. 나만 아쉬워한다. (남매가 레포츠를 좋아하는 성격이 아니라서) 이젠 눈이 와도 자녀가 나보다 더 감흥이 없다ㅠㅠ 눈 오는 거 구경도 안한다 .

코로나 시국이라 어린이들이 올겨울방학에 제대로 겨울놀이를 했을까 싶은데... 그게 코로나가 아니어도 이런 활동을 전혀 하지 못하고 학원과 집만 왔다갔다 하는 아이도 있고 원래 바깥 활동을 싫어하는 아이도 있고. 반대로 활동적인 아이는 코로나여도 스키장이며 눈썰매장 등을 누볐을테고 . 다음 주 개학하면 방학 중 가장 기억에 남는 일을 함께 나눌 텐데 어떤 이야기가 나올지 궁금하다.

다음에 눈이 펑펑 오면 눈오리를 한번 만들어 보고 싶다. 눈썰매장 못 가본 어린이 위해 이 책도 읽어주고 싶은데 시간이 없다는 게 문제다 .

(덧) 깜냥 굿즈로 "눈고양이 제조기 " 만들면 아주 대박일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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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이순신처럼 일기 쓸래요! 위인에게 배우는 글쓰기
조민희 지음, 김주리 그림 / 키큰도토리(어진교육) / 202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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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에 나온 "이순신"은 우리가 너무 잘 알고 있는 그 이순신이 맞다. 어린이들이 가장 존경하는 인물 중 한 명인 이순신 장군과 가장 싫어하는 일 중 하나인 일기의 조합으로 제목을 붙였다니 제목이 확 끌린다.

그나저나 겨울 방학을 보내는 대한민국의 어린이들은 일기를 꼬박꼬박 잘 쓰고 있으려나! 숙제니까 울며 겨자 먹기로 쓰고 있을 확률이 크다고 본다.

난 일기가 인권 문제로 대두되고나선 일기를 숙제로 안 내준다. 대신 글쓰기는 중요하고 놓쳐서는 안 되는 거라 독후감과 주제 글쓰기를 숙제로 내준다. 나처럼 인권 문제를 계기로 일기에서 다른 글쓰기로 전환하신 교사가 많을 거라고 생각한다.

현실적으로 국어시간에 배우는 것만으로 일기를 잘 쓰긴 힘들다. 저학년 때 꾸준히 써야 실력이 느는데 (그래서 학교에서 숙제로 내줌) 안타깝다. 일기 쓰기 숙제가 사라진 덕분에 일기 쓰기는 오롯이 개인과 가정의 문제로 귀결되었다. 관심 있는 가정에선 논술학원에보내 배우는 하거아 보호자가 직접 지도하고 그렇지 못한 가정에선 그냥 국어시간에 배운 게 끝이다. 당연히 일기 쓰기 실력의 간극이 커질 수밖에 없다.

일기 쓰기는 책 내용대로 글쓰기에서 아주 중요한 연습 도구이자 한 사람의 "소중한 역사책" 이란 의견에 100퍼센트 동의한다. 이처럼 아주 가치 있는 활동이지만 이걸 숙제가 아닌 이상 스스로 하는 아이를 발견하긴 진짜 어렵다. 내 자녀만 해도 초등학교 졸업 후 일기는 완전 굿바이다. 언젠가 시간이 흘러 스스로의 필요와 깨달음에 따라 다시 일기를 쓸 날이 올지도 모르겠지만 현재까지 스스로 일기 쓴 걸 본 적이 없다. 아마 대부분의 아이들이 비슷할 거라고 생각한다.

서두가 길었다. 아무튼 왜 일기를 써야하는지 왜 일기가 중요한지 어떻게 써야 하는지 차근차근 조목조목 알려주는 책을 만나게 되어 정말 반가웠다. "무조건 써야 해 "강요가 아니라 어린이들이 존경하는 이순신 장군의 "난중일기" 를 예로 들어 재미나게 이야기해주니 이보다 더 좋은 설득 자료가 또 있을까 싶다. 스스로 좋으면 하게 된다. 그게 세상의 이치다. 억지로 시켜서 되는 건 없다.

이 책은 크게 세 부분으로 나뉜다.
첫째 "이순신을 만나다" 부분은 장군의 일대기를 들려준다. 늦은 나이에 무과에 급제한 이야기, 억울하게 누명을 쓰고 고초를 겪은 이야기 등이 나온다. 무엇보다 왜 7년 동안 그것도 난중에 일기를 쓰게 되었는지 알 수 있다.

둘째 난중일기를 예로 들어 일기 쓰는 방법을 구체적으로 아주 친절하게 알려준다. 방법을 안다고 해서 제대로 쓸 수 있는 건 아니다. 연습이 필요하다.

마지막은 연습할 장을 마련해 줬다. 여러가지 일기 쓰기 주제를 예시로 주고 독자가 직접 쓸 수 있게 한 쪽을 공책처럼 비어놨다. 아주 마음에 든다. 그대로 복사해서 활동지로 써도 될 것 같다.

일기가 처음 나오는 학년이 지금은 2학년인가 헷갈리는데(저학년 담임한지 오래됨) 아무튼 국어시간 배정된 시간으론 턱없이 부족하다. 그렇다고 현실적으로 숙제로 내주기에도 껄끄러운 세상이다. 이럴 때 이 책을 함께 읽고 생각 나누고 쓰기를 직접 연습 해보면 많은 도움이 될 것 같다. 책의 내용을 이해하고 함께 활동을 해보기엔 저학년은 좀 어려울 것 같고 3학년이 제격인 듯하다.

다음 주 개학이다. 수업일수가 10일 남았다. 어떤 의미 있는 활동을 할까! 그래. 이 책의 앞부분 이순신 장군의 생애 부분을 읽어줘야겠다. 이순신 장군은 국민영웅인데 그의 일생은 나도 잘 몰랐으니 애들도 비슷할 거다. 그러니 읽어주면 잘 경청할 거다. 거기까지가 내 할 일이다. 다 듣고나서 일기를 쓸지말지는 어린이가 결정할 일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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